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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무면허 교통사고 내고 도주 10대 소년범, 실형 선고
무면허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10대 소년범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중 소년원에서 다른 보호소년을 때린 것으로 파악된 이 소년은 인터넷에 물품을 판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군(19)에게 지난 11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3고단3075). A 군은 2022년 11월 27일 오전 4시께 서울 광진구의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를 무면허로 운전하다 B 씨의 승용차 오른쪽 뒤 범퍼를 들이받은 후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B 씨의 차량에 타고 있던 B 씨와 대리운전 기사는 각각 2주 상당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A 군은 또 2022년 12월 오전 2시 서울 중랑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휴대전화 기기를 판매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피해자들을 속여 83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10대 피해자 C 양이 돈을 되돌려달라는 요구를 하자 "헛짓거리하면 죽인다"고 협박하거나 가방을 판다고 속이고 19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6월 서울가정법원에서 보호처분 변경결정으로 제10호(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은 A 군은 현재 부산소년원에 재원 중이다. 재판부는 "A 군이 동종 범죄로 2차례 소년보호처분을 받았음에도 보호관찰 기간 중에 무분별하게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러 편취금액이 1000만원이 넘고, 변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고, 이 사건 재판 중에 소년원 내에서 내기 게임을 하고 벌칙으로 다른 보호소년들을 수차례 때려 규율 위반 행위를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소년보호처분
도주치상
무면허
교통사고
홍윤지 기자
2024-01-16
형사일반
마약류관리법 위반 1심 무죄, 2심 유죄…상고심서 뒤집혀
[판결] 모발서 필로폰 성분 검출됐으나…대법 "증거부족" 파기환송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이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31일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8024). 경찰은 A 씨가 2020년 1~6월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의심해 2021년 7월 3일 A 씨 소변과 모발을 압수했다. 소변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모발에서는 검출됐다. 압수된 모발은 4~7㎝ 길이였다. 통상 마약 수사를 할 때 모발을 3㎝씩 잘라 투약 시기를 판별하는데 이때는 구간별 감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A 씨는 기소를 면했다. 같은 해 8월 5일 다른 경찰서에서 A 씨의 뺑소니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차량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중 주사기와 고무호스 등 마약 투약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도구들이 발견됐다. 주사기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경찰은 8월 24일 재차 A 씨의 모발과 소변을 압수해 검사했다. 이번에도 소변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나오지 않았으나 길이 6~9㎝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왔다. 구간별 감정 결과 모근에서 3㎝, 3~6㎝, 6~9㎝ 구간에서 전부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검찰은 1차 소변·모발 압수 다음날인 7월 4일부터 2차 압수날인 8월 24일까지 사이 A 씨가 알 수 없는 장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A 씨를 기소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로 판단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는 1,2심 모두 유죄로 인정해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심은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A 씨가 두 압수수색 사이에 새로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평균 한 달에 1㎝씩 자라므로 7월 압수수색 당시 7㎝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왔다면, 1개월 21일 뒤인 8월 압수수색에서는 최대 9㎝까지 필로폰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두 감정의뢰회보는 사실상 동일한 내용에 불과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투약방법은 '약 0.03g 상당을 물에 희석해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팔 부분에 주사했다'는 취지지만 A 씨가 일관되게 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투약 방법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반면, 8월 24일자 압수수색에 따른 A 씨 소변에 대한 감정의뢰회보에서도 필로폰이 검출되지 않았고 차량에서 발견된 소형주사기에서도 A 씨 DNA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A 씨 양쪽 팔에 여러 차례 근접 촬영이 이뤄졌지만 주사 자국조차 발견되지 못한 점 등은 오히려 A 씨 주장에 부합하는 정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모발감정결과에 기초한 투약가능기간의 추정은 수십 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마약류 투약범죄의 특성상 그 기간 동안 여러 번의 투약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점에 비춰 볼 때 그와 같은 방법으로 추정한 투약가능기간을 공소 제기된 범죄의 범행시기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매 투약 시마다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는 마약류 투약 범죄의 성격상 이중기소 여부나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판단하는 데에도 곤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모발감정결과만을 토대로 마약류 투약기간을 추정하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심 판단에는 증거재판주의,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위반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 중 판시 필로폰 투약 관련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판결 모두 파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발감정
마약
향정
홍윤지 기자
2023-09-19
형사일반
[판결] '여권법 위반, 뺑소니 운전' 이근 1심 징역형 집행유예
<사진=연합뉴스>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고 달아난 혐의와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군특수전단(UDT/SEAL) 대위 출신 이근(사진) 씨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22고단6525, 23고단81). 이 씨의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여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정 판사는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며 의용군으로 참여한 것은 본인의 의도와 달리 국가에 과도한 부담을 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당한 상해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국제여단 소속으로 활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떠났다가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올해 1월 기소됐다. 또 지난해 7월 서울 중구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도 있다.
이근
도주치상
여권법
한수현 기자
2023-08-17
형사일반
대법원, 원심 파기 환송
[판결] "1심서 경제적 빈곤 소명자료 냈다면 2심 때 안냈더라도 국선변호인 선임해줘야"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위한 자료를 내지 않았더라도 1심 때 빈곤으로 인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다는 자료를 냈다면 국선변호인을 선임해줬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8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7901). A 씨는 지난해 4월 오후 8시30분경 경기 평택의 교차로에서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직진하다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려던 피해자 B 씨의 자동차 앞 범퍼를 들이받았다. B 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등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피해 상황을 확인하거나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A 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B 씨와 합의한 점, 상해 정도가 가벼운 점,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 초과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2심도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원심이 A 씨의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기각하고 공판을 진행했는데, 이로인해 A 씨가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의 청구가 있으면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밖의 사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할 때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기록에 의해 사유가 소명됐다고 인정될 때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는 기록상 A 씨가 빈곤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해 그 선정된 변호인이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가 1심에서 △채권압류 및 추심 명령으로 은행계좌 출금이 제한된 점 △가족이 함께 사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인 주거지 내의 유체동산이 압류된 상태인 점 등을 소명하는 자료를 제출한 사실을 들었다. 이어 "원심이 선정청구를 기각한 채 공판을 진행해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A씨가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부연했다.
국선변호인
빈곤
형사소송법제33조
박수연 기자
2022-10-05
교통사고
형사일반
대법원, 무죄 선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 "횡단보도 근처 보행자 발견 즉시 정차해야"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근처를 지나는 운전자는 보행자를 발견한 즉시 정차할 수 있도록 안전 운전해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1401). 2020년 4월 오후 4시30분 A씨는 봉고 트럭을 몰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다 그 근처를 무단횡단하는 9살 여아를 발견해 급제동했다. 하지만 아이의 오른쪽 무릎과 부딪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지만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괜찮냐고 묻자 아이가 괜찮다고 답한 후 절뚝거리며 다른 곳으로 걸어갔고, A씨는 자신의 인적사항 등을 알려주지 않은 채 차를 몰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 혐의를 유죄로 보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사고의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횡단보도 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아이가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 피해자 진술만으로 A씨의 차량이 아이의 신체를 충격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A씨가 차량을 급정거함으로써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서행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 A씨가 주의를 다했다면 피해자의 존재를 좀 더 일찍 인식하고 피해자가 넘어지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고 지점 부근의 도로 상황, 사고 발생 시각, 사고 당시의 교통량, 횡단보도 부근의 보행자 현황 등을 종합해 볼 때 트럭을 운전하던 A씨로서는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횡단보도 구간을 통과한 직후 그 부근에서 도로를 횡단하려는 보행자가 흔히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발견한 즉시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도록 제한속도 아래로 속도를 더욱 줄여 서행하고 전방과 좌우를 면밀히 주시해 안전하게 운전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트럭 앞 범퍼 부위로 피해자의 우측 무릎을 충격해 피해자를 도로에 넘어지게 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피고인의 트럭이 피해자를 직접 충격한 것이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피해자가 도로에 넘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횡단보도를 통과하면서 감속하지 않은 피고인의 차량이 급정거한 때문"이라며 "트럭이 피해자를 직접 충격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이 횡단보도 부근에서 안전하게 서행했다면 사고 발생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횡단보도
교통사고
도주치상
박수연 기자
2022-06-30
형사일반
가해자가 인적사항 제공 등 조치 취하지 않고 사고 장소 떠나도<br>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죄에 해당하지 않아<br> 대법원, 원심 파기 환송
[판결] 구호조치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피해가 경미한 교통사고라면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더라도 그 정도가 경미해 구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고 장소를 떠났더라도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208). A씨는 2019년 11월 무면허 음주상태로 차를 몰다 B씨가 운전하는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B씨와 동승자 C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피해 차량은 12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했다. 검찰은 "A씨가 무면허 음주상태에서 사고를 내고도 B씨 등을 구호하지 않고 인적사항도 제공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며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A씨가 경미한 상해를 입은 B씨를 구호하는 등 관련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떠난 것이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은 '교통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때에는 사고운전자가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사고 장소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A씨의 도주치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앞서 1심은 "사고 당시 피해자의 충격이 크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사고 이후 물리치료 또는 약물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고로 피해자들이 구호 등 조치가 필요한 정도의 상해를 입었음에도 A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도주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도주치상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사고로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해자들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채 사고 장소를 이탈했다면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형에서는 1심과 같이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도주치상죄
교통사고
도주치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3-04
형사일반
대법원, 징역 6개월 선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 '양형부당' 구체적이유 기재 않았다면… 항소심, 1심보다 높은 형 선고 안돼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적고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항소심은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8615). 전씨는 2019년 5월 향정신성의약품인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경기도 성남의 한 도로에서 운전하다 정차하고 있던 A씨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를 내고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 운전자인 A씨와 동승자 B,C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차량 수리비로 800여만원이 들었다. 검찰은 "전씨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운전했고, 사고를 내고도 즉시 정차해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며 기소했다. 1심은 전씨가 사고 현장에서 도주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혐의에 대해서는 "전씨가 사고 발생시각과 근접한 시점에 약물을 복용해 효능이 미치는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약물의 영향에 의해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은 전씨가 받고 있던 혐의들에 대한 유·무죄 여부는 1심과 동일하게 판단하면서도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전씨에게 1심보다 높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만 기재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주장하지 않았는데도 2심이 양형부당 여부를 심리·판단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검사는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에 대해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고 기재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며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에 대해 적법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기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원심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으로든 직권으로든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의 양형이 부당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제1심 판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이상, 전씨에 대해 제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에서도 "검찰이 항소장에 양형 부당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항소심이 1심보다 벌금형 액수를 높인 것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2020도2795).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양형부당
불이익변경금지원칙
도주치상
손현수 기자
2020-09-18
형사일반
도주치상은 물론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인정<br> 벌금 300만원 원심 파기 환송
[판결] 대법원 "경미한 접촉사고라도 피해차량 확인 등 사후 조치해야"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차에서 내려 피해차량을 확인하는 등 사고 후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2019도3225). A씨는 2018년 5월 강원도 삼척에서 덤프트럭을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옆 차로에서 주행중이던 승용차 뒷부분을 들이받은 사고를 내고도 그대로 현장을 떠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충돌 직후 피해차량 운전자는 갓길에 차를 세웠고, A씨의 차량을 뒤쫓지는 않았다.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으며 범퍼 수리비에 380여만원이 들었다. A씨는 재판에서 "사고를 낸 줄 몰랐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가 경미하고, 사고 후 현장에 별다른 조치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사고 발생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을 것"이라며 "A씨는 사고 후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사고 사실을 당시 알고 있었고 이로 인해 피해차량의 운전자 등이 다쳤다는 점을 인정해 도주치상 혐의를 유죄로 봤다. 하지만 사고를 수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사고 후 미조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으로 감형했다. 2심은 "당시 피해자 차량에는 긁힌 정도의 흔적만 있었고, 도로에는 사고로 인한 비산물이 없었다"며 "사고 후 피해차량이 도로 가장자리로 바로 이동해 교통의 흐름에 지장이 생기지 않았고 피해자들 또한 사고 직후에는 사고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해차량 운전자가 A씨 차량을 추격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차량의 정차 위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보면 A씨는 원활한 교통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사고 후 미조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접촉사고
도로교통법
도주치상
손현수 기자
2020-02-24
형사일반
"3개월간 금주하며 밤 10시 전 귀가 약속 지켜"<br> 서울고법, 실형 1심 깨고 '집행유예' 선고
[판결] '3개월 금주' 지킨 음주뺑소니 30대 감형… '치유법원' 첫 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30대 남성이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치유법원 프로그램' 첫 대상자로, 재판부가 내건 준수사항을 3개월간 잘 이행해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2019노1377). 이와함께 1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이는 진심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법원의 직권 보석결정 후 치유법원 프로그램에 따라 부여된 과제를 3개월 이상 성실히 수행하고 음주 자체를 하지 않으며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A씨는 지난 1월 또다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는 A씨에게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 8월 A씨의 보석 석방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치유법원 프로그램 내용으로 A씨에게 △직권 보석 석방 후 3개월 금주 △퇴근 후 오후 10시 내 귀가 △인터넷 카페를 통한 일일 보고서 작성 △채팅을 통한 보석 준수회의 참여 등을 제안했다. 또 A씨의 준수 태도를 보고 이를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석방 후 3개월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카페에 활동보고서와 동영상을 올렸다.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은 이를 통해 과제수행을 감독하고 돌아가며 댓글을 달아 A씨를 격려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가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1년간 보호관찰명령을 내리면서, '가능한 한 술을 마시지 말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후 10시까지 귀가하라'는 특별 준수 사항을 내걸었다. 재판부는 "A씨는 약속을 지켰다"며 "치유법원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면 치유법원 첫 졸업자로서 우리 사회에 밝고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음주운전
도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도주치상
박미영 기자
2019-12-05
형사일반
대법원, 무죄선고 원심 파기
[판결] 사고 경미하고 피해자 추격 없어도 사고 후 도주는 모두 뺑소니
교통사고의 경중(輕重), 피해자의 추격 여부 등과 상관없이 사고를 내고 도주한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뺑소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5651). 앞서 원심은 도주치상과 무면허운전에 대해서는 유죄를,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는데 대법원은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판단한 것이다. 무면허인 A씨는 2016년 12월 아파트단지 내 상가 쪽에서 화물차를 후진하다 B씨가 타고 있던 차량과 충돌했다. 하지만 A씨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B씨는 사고로 전치 2주 상해를 입었고, 차량 앞 펜더 수리비로 46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검찰은 A씨를 도주치상 및 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등을 이유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1,2심이 무죄로 판단한 사고 후 미조치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A씨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벗어났다"며 "B씨가 A씨를 추격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내용이나 피해 정도, A씨의 행태 등에 비추어 그를 추격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로 파편물이 도로 위에 흩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가 실제 피고인을 추격하지 않은 점, 사고 발생 장소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이고 날씨가 맑아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라는 점 등은 사고 후 미조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피해 차량의 견적수리비가 많이 나오긴 했으나 실제 피해 정도가 경미해 충돌로 인한 파편물이 도로에 흩어지지는 않았다"며 "피해자도 비교적 경미한 상해를 입었고,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경찰에 신고만 했을 뿐 A씨를 추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사고 장소는 아파트 단지 내의 도로로서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지 않고 주행 차량도 서행하는 곳이고, 날씨도 맑아 운전자들의 시야가 잘 확보된 상태여서 2차 사고의 위험성은 극히 낮았다"며 "교통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후미조치
뺑소니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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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수 기자
20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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