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업체가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회원들의 지위를 일방적으로 부인하더라도 이는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일방적 회원권 계약해지 통고로 회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까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부산고법 민사6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7일 김모씨 등 36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산)이 경남 고성의 모 골프장을 운영하는 A관광개발을 상대로 낸 회원지위박탈금지소송(2017나52323)에서 최근 "김씨 등이 정회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면서 "A사는 김씨 등에게 각 30만~5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골프장 회칙에는 회원의 해지권만 규정돼 있을 뿐, 골프장 운영사의 해지권은 규정돼 있지 않다"며 "이는 A사의 의사에 의한 일방적 해지조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되므로, A사의 해지통고에도 불구하고 김씨 등 회원들의 회원권 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사는 회칙상 회원자격 양도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과 이사회 승인을 얻어 양도정지기간을 정할 수 있다는 조항, 회사 방침에 따라 명의개서절차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회원권 양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현저하게 공정성을 잃은 약관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회원들은 A사가 부당하게 회원지위를 부인함에 따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VIP 지위를 가진 회원들에게는 50만원, 일반 회원의 지위를 가진 회원들에게는 3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 등 회원들이 주장한 '절대적 우선 예약권(언제든지 우선적으로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는 권리)'은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사는 2010년부터 경남 고성군에 있는 A노벨컨트리클럽 골프장을 회원제로 운영해 왔다.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회칙에 따라 소정의 입회금을 납부하는대신 골프장 및 부대시설을 일반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5년 10월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영업방식을 전환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회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회원권 계약해지를 통고했다. 이후 기존 회원들의 우선 예약을 받아주지 않거나 그린피 지불을 요구하는 등 회원대우를 중단했다. 또 회원자격의 양도를 제한하는 한편 명의개서절차도 이행을 거부했다. 이에 김모씨 등은 2016년 7월 재산적·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