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홈페이지에 올려둔 모발이식 환자의 수술 전후 사진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이 아니지만 이익을 목적으로 이를 무단 사용했다면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21일 성형외과 의사인 김모씨가 "우리 병원 환자의 수술사진과 상담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7가합16095)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모발이식수술의 효과를 드러내는 환자의 사진이나 환자와의 상담 내용은 이를 제작한 사람만의 독특한 저작물로 인정돼야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며 "환자의 사진이나 상담내용은 창조성을 드러낸 저작물이라 보기 힘들어 이를 이용해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수술전후 사진 등이 저작물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제3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를 이용해 스스로의 이익을 꾀한 목적이 인정된다면 타인의 영업활동 이익을 침해한 행위"라며 "피고는 원고 병원이 수년간 연구한 성과와 임상경험을 부정하게 이용해 이익을 꾀했으므로 일반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수년간 모발이식수술을 전문으로 연구·시술해왔다. 김씨가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환자의 상담한 내용, 시술사진 등을 최씨는 무단으로 이용해 마치 자신이 치료한 환자인 것처럼 TV에 출연해 병원을 광고했다. 이에 김씨는 저작권침해 내지 불법행위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