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화훼업자들이 독일의 세계적인 장미 육종회사인 코르데스사를 상대로 벌였던 '장미전쟁'에서 이겼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용우·李勇雨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독일의 장미 육종회사인 코르데스사가 (사)한국화훼협회를 상대로 낸 상표등록 무효심결 취소소송 상고심(☞2001후2283)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로써 약 3년간 지속된 '장미전쟁'은 국내 화훼업자의 승리로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르데스사가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농수산물유통공사를 상대로 낸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에도 이번 판결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미 품종인 '레드산드라(Red Sandra)'는 1987년 최초로 국내에 도입된 이후 화훼업자들에 의해 재배되는 절화장미 중 거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 널리 보급돼 왔다"며 "이미 장미의 한 품종을 지칭하는 것으로 널리 사용되고 인식돼 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등록사정일인 97년1월 경 레드산드라는 장미 시장에서 특정인의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식별력이 있는 상표로서가 아니라 장미의 한 품종의 일반적 명칭으로 사용·인식돼 온 만큼 지정상품의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상표법에 따르면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코르데스사는 지난 97년3월 지정상품을 나무와 화초, 장미꽃 등으로 해 '레드 산드라'의 상표를 등록했으나, 특허심판원이 국내 화훼업자들의 사단법인인 한국화훼협회가 낸 상표등록 무효심판청구를 받아들여 2000년5월 이 상표의 등록이 무효라는 심결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특허법원에서는 승소했었다.
한편 코르데스사는 지난 99년 농수산물유통공사를 상대로 "상표권자의 허락없이 레드산드라 등의 장미를 경매를 통해 유통시켜 상표권을 침해한 만큼 모두 1억4백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1심(99가합103123)에서는 패소했으나, 2심(2000나42078)에서는 "공사는 4천9백64만여원을 지급하라"는 일부승소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