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외에 직원에게 로또를 판매하게했다는 이유로 온라인 복권판매인 계약을 해지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6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복권판매업을 하는 A사가 나눔로또를 상대로 낸 온라인복권판매인 계약해지 무효확인소송(2018나206370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온라인 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A사는 2017년 10월 복권판매 및 판매중개업을 하는 나눔로또와 같은해 12월부터 1년간 온라인 복권판매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A사는 종업원 B씨에게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인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가 아닌 오전 11시부터 로또를 판매하게 했다. 나눔로또는 이 같은 행위가 종업원 지위가 없는 자로 하여금 온라인복권을 판매하게 한 것이라며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어겨 계약해지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A사는 B씨의 근로계약서를 비치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복권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근로계약서, 종업원 신분증 사본 등 제시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나눔로또는 A사에 대해 2018년 2월 한달간 판매정지조치를 취했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은 복권사업자와 온라인복권 판매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나 법인 등에 한해 온라인복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권의 발행·관리 및 판매에 관한 지침을 두고 있으며 특히 판매자가 종업원을 고용해 판매할 경우 고용계약서, 종업원 신분증 사본 등을 판매점에 비치하도록 하는 등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 원고승소판결
한편 A사는 B씨에 대해 근로계약상의 시간외에 로또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같은해 4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나눔로또는 A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B씨가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보다 이른 오전 11시부터 로또를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B씨의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이같은 행위가 종업원 지위에 있지 않은 자에게 온라인복권을 판매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B씨는 A사의 관리·감독 하에서 로또를 판매했을 뿐이고, 복권위원회가 규정한 제3자 판매허용기준은 종업원에 의한 판매를 본인 판매로 간주한다고 규정한다"며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위반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눔로또는 계약해지로 인해 5개월여간 A사가 입은 손해 41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