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가맹계약에도 없는 마케팅, 전산지원, 상담실 운영 명목 등의 '어드민피'를 부과한 것은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에대해 과징금 등을 부과한 공정위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17일 한국피자헛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소송(2017누3863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함으로써 거래 상대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금지돼야 한다"며 "비용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다면 새로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피자헛은 2007년 3월부터 회사 운영비 명목으로 가맹점주주들에게 가맹계약서에 없는 어드민피를 받아왔다. 처음에는 총매출에 0.3%였으나 2012년 4월부터는 0.8%를 일괄적으로 징수했다. 이후 2012년 5월부터는 가맹점주와 어드민피 합의서를 작성했다. 피자헛이 어드민피로 받은 금액은 약 68억원 정도다. 이에 공정위는 피자헛에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했다. 그러자 피자헛은 소송을 냈다.
한편 가맹점주들은 피자헛을 상대로 "어드민피 약정은 위법하므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도 진행중이다.
1심은 "재계약 가맹점주로부터 받은 합의서는 가맹사업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하고, 신규 가맹점주들과의 합의서는 약관 규제법상 불공정한 조항에 해당해 효력이 없다"며 어드민피 부과 전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해 어드민피 전부를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가맹계약상에도 부과 근거가 없는 어드민피를 가맹점주에게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긴 했지만, 신규 가맹점주나 기존 가맹점주와 계약 갱신을 하면서 어드민피 부과에 대해 합의한 이후부터의 어드민피 부과는 적법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