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서 성형수술비로 받은 돈은 즉시 의사의 소득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사는 "수술 이후 안정기까지 통상 6개월 이상이 필요하고 재수술 가능성도 높아 수술비를 다시 돌려줘야 할 수도 있으므로 수술비를 받은 날이 아니라 치료가 완전히 끝난 날을 기준으로 소득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과의사 강모(47)씨는 2007년 11월부터 강남 신사동에서 양악수술 전문 병원을 운영했다. 강씨가 유명 연예인들의 수술을 도맡은 것이 알려지면서 수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병원도 국내 최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강씨는 환자들에게 수술비를 할인해 주는 대신 현금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다가 세금 47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수술비를 환불해주는 일이 잦다"며 "수술비를 현금으로 받았다고 바로 소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어 포탈 세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종합소득세 47억여원을 탈세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된 강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2013고합4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는 대부분의 고객으로부터 수술비를 수술 전에 완납받았고 재수술이 필요할 때는 추가 수술비를 다시 협상했으며 양악수술에 만족하지 않는 고객에게 곧바로 수술비를 환불해주는 것도 아니었다"며 "강씨가 수술비 명목으로 받은 현금은 단순한 가수금이 아니라 확정된 용역의 대가라고 봐야 하고, 그 현금을 수령할 무렵 곧바로 그 소득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되고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수술비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포탈 세액을 산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