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박철완 상무가 자신의 '고배당' 주주제안 내용을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송경근 부장판사)는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측을 상대로 낸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2021카합20285)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제안한 의안을 오는 26일 개최 예정인 2021년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며 일부인용 결정했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은 정기 주주총회 2주 전까지 각 주주에 대해 박 상무 측의 의안을 기재해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이에 갈음하는 공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 상무의 최초 주주제안 안건인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만1000원 및 우선주 1주당 배당금 1만1100원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반영한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수정 주주제안 안건인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만1000원 및 우선주 1주당 배당금 1만1050원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반영한 재무제표 승인 안건'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다"며 "수정 제안에 이르게 된 경위와 박 상무가 안건을 수정 제안하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최초 안건과 변경 안건의 차이의 정도를 종합하면 안건 수정도 비교적 단기간에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소수주주권으로서의 주주제안권의 취지를 함께 고려할 때 최초 주주제안 안건과 수정 주주제안 안건 사이에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고, 수정 주주제안 안건은 최초 주주제안 안건을 일부 보완한 것에 그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최초 주주제안 당시 상법 제363조의2에서 정한 주주제안의 요건이 충족된 이상 박 상무에게는 정기 주주총회에 수정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을 구할 수 있는 피보전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반 사정에 비춰볼 때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되므로 수정 주주제안 안건의 상정과 관련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공고를 구하는 신청은 이유 있다"고 했다.
다만 "소수주주의 주주제안권에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안건의 상정순서나 표결 방법을 지정할 권한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관한 의안상정 및 표결의 순서·방법의 지정을 구하는 신청 부분은 그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박 상무는 배당금을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100원으로 높일 것을 제안했지만, 금호석유화학 측이 "박 상무가 제안한 '고배당' 주주제안이 상법과 정관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자 지난달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