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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법원 "산재 유족, 수급권자 자격 유지된다면 보상일시금 초과해 받았어도 유족연금 청구 가능"
산업재해 피해자 유족이 사업주로부터 유족보상 일시금 이상의 배상을 받았더라도 수급권자의 자격이 유지되는 한 별도로 유족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A 씨의 유족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6034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8월 C사 소속 근로자로서 D사가 시공하는 서울도시철도 건설공사현장에서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사고 이후 A 씨의 유족은 C사, D사로부터 손해배상금 3억3000만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 배상금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을 수 있는 유족급여(일시금)이 포함됐다. 장의비는 유족이 공단으로부터 직접 수령하고, 회사에서 유족에게 3억2500만 원 상당을 지급한 뒤 공단에 유족급여를 대체 청구하는 내용이다. 산재보험법은 유족급여의 경우 장해급여와 달리 수급권자에게 연금과 일시금 사이의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연금의 형태로 지급하도록 하고, 수급권자가 유족보상일시금을 원하는 경우에도 그 전액이 아닌 50%에 상당하는 금액만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유족보상연금을 50%로 감액해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A 씨의 유족 B 씨는 나머지 유족보상연금을 신청했지만 공단은 "이미 사업주로부터 유족보상일시금 환산액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아 유족보상일시금 청구권이 소멸됐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업주 또는 제3자로부터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때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족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연금수급권의 침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급여의 경우 연금수급권을 가지는 수급권자의 범위를 제한하면서 이러한 수급권자의 연금수급권을 강화해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하려는 목적에서 급여 전부를 일시금으로 받을 수 없도록 한 이상 사업주로부터 유족보상일시금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유족보상연금수급권 전부가 소멸한다고 해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를 통해 받은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금이 유족보상일시금을 초과하기 때문에 유족보상연금수급권 역시 소멸했음을 전제로 하는 공단의 처분은 잘못된 법령해석에 따른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산업재해
유족급여
유족보상연금
한수현 기자
2023-10-23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라돈 검출 사태' 대진침대·정부 상대로 소비자들 손배소 냈지만 1심서 패소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의 제조사인 대진침대와 정부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는 19일 A 씨 등 소비자 478명이 대진침대와 대진침대 대표이사, DB손해보험,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2018가합552160). 재판부는 A 씨 등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진침대가 제조 및 판매한 매트리스가 그 당시 기술수준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대진침대가 매트리스를 제조 및 판매한 행위가 당시 시행된 관련 법령에 저촉되는 등 법질서에 반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진침대가 매트리스로 인한 피폭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이를 인식하지 못한 데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매트리스 가격 상당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청구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진침대에 대한 주장이 인정될 수 없는 이상, 대진침대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제로 하는 대표이사와 DB손해보험에 대한 청구도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계획 수립 및 시행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원료물질 유통현황 관리의무나 매트리스와 같은 가공제품에 대한 조사계획 수립 및 시행의무를 소홀히 했다거나, 조사 결과 각 매트리스가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음에도 관련 조치를 소홀히 하는 등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다량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폐암 발병 요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두 차례의 조사를 거쳐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에 달한다고 발표하면서, 해당 매트리스에 대한 수거명령 등 행정조치를 실시했다. A 씨 등은 "대진침대 주식회사가 방사성물질을 포함해 침대 매트리스를 제조 및 판매했고, 수년간 그 매트리스를 사용하면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연간 피복방사선량을 초과해 피폭을 당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중대하게 침해됐다"며 각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매트리스 가격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대표이사에게는 상법 제401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DB손해보험에게는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계약 체결 회사로서의 손해배상금 상당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라 방사성물질을 사용해 가공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를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러한 작위의무를 해태함에 따라 자신들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을 요구했다. 앞서 적은 소가로 제기된 유사 사건에 대해 단독재판부에서 판단한 적이 있지만, 합의부에서 이 쟁점을 다룬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진침대
라돈
제조물책임
한수현 기자
2023-10-19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김 전 부장검사, 국가에 8억5000여만 원 지급하라"
(단독)[판결] 국가, '故김홍영 검사 폭행' 김대현 전 부장검사 상대 구상금 소송 일부승소
상관의 폭행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들에게 10억 원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던 국가가 당시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회일 부장판사)는 7월 6일 국가가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1가합571321)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국가에 8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국가와 김 전 부장검사 양측은 모두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016년 5월 상관이었던 김 전 부장검사의 가혹 행위와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검사의 유족들은 2019년 11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에서는 2021년 6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졌고, 국가는 해당 결정에 따라 총 13억여 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했다. 이후 국가는 2021년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유족들에게 지급한 13억여 원에 대한 구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직무를 집행하면서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망인에게 폭언·폭행을 반복해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검사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한 결과 망인이 결국 자살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며 "피고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고, 비록 피고가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피고의 행동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린 망인이 자살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에게는 망인의 사망에 대해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는 관련 민사사건에서 내려진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라 망인의 유족들에게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피고에게 이를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상권의 범위에 대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2016년 9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망인의 부친에게 순직유족보상금 1억여 원을 지급했고, 당시 재판부는 망인의 일실수입에서 순직유족보상금을 공제하지 않은 채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지급한 순직유족보상금은 재해보상적 성격의 급여로서 소극적 손해에서 공제됐어야 함에도 원고가 이의 제기 없이 망인의 유족들에게 그와 같이 산정된 손해배상금을 전액 지급했고, 공무원연금공단이 직접 피고를 상대로 구상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에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순직유족보상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원고가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산하 공무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 국가 등은 당해 공무원의 직무내용, 불법행위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고에게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의 망인에 대한 폭언·폭행이 짧은 기간 동안 수차례 반복됐고, 그 정도가 가볍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살 사고의 특성상 책임을 피고에게 전적으로 묻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3월부터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같은 부 소속이던 김 검사를 폭행한 혐의로 2020년 10월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1년을, 2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국가배상
구상권
검사
직장내괴롭힘
이용경 기자
2023-07-28
민사일반
언론사건
[판결] 주진우 비서관 '죄수와 검사' 정정보도 소송… 대법, 패소 취지 파기환송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할 때 검찰 전관 출신 변호사와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이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주 비서관이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소송대리인 강병국)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등 청구의 소(2022다291320)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뉴스타파는 2019년 9월 '죄수와 검사' 시리즈 기사를 통해 검찰 출신 박수종 변호사가 주 비서관 등 검사 22명과 통화한 기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주 비서관은 뉴스타파를 운영하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소속 기자를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및 정정 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며 "그리고 신문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 불법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는 기사의 전체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해당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 비서관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시기인 2015년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박 변호사와 통화 47번, 문자 31건 등 총 78건의 연락을 주고받은 점이 인정된다"며 "박 변호사 수사 일정과 일정한 관련성을 보이는 패턴이 있었던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자 혹은 수사피의자와 같은 기관에 근무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 청와대 행정관 사이 상당한 횟수 연락이 이뤄졌던 사정은 그 자체로 관련 수사 공정성의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정황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정정보도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2심은 주 비서관이 박 변호사와 사건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엔 문제가 없으나, 주 비서관이 수사에 개입하고자 외압을 행사했음을 암시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정정보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주 비서관이 수사에 개입하거나 이를 무마하고자 외압을 행사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는 이와 관련한 정정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타파에 해당 기사와 관련해 뉴스타파 홈페이지 메인 최상단에 48시간 동안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주 비서관이 수사에 개입하거나 이를 무마하고자 외압을 행사하는 등 위법·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것까지 이 사건 기사에서 적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사 도입 부분에서 이 사건 기사 내용이 피고가 입수한 통화내역에서 추정하는 것임을 전제하고 있고, 주 비서관의 수사 개입이나 무마를 위한 외 행사 등 위법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 또는 주 비서관을 비판하는 취지의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나아가 기사에서 그 사실이 암시되었다고 보더라도 그 존재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정보도를 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적 인물과 관련된 공적 관심사에 관하여 의혹을 제기하는 형태의 표현행위에 대해서는 암시에 의한 사실의 적시로 평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언론중재법에 의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경우에 그 언론보도 등이 진실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증명책임은 정정보도 청구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정정보도
뉴스타파
언론
공적관심사
박수연 기자
2023-07-13
민사일반
[판결] "'한강 몸통 시신' 유족 구조금, 장대호 배상금서 공제"
[대법원 판결]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해자 가족이 이미 받은 유족구조금을 가해자인 장대호에게서 받을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살인 피해자의 유족이 범죄자 본인에게는 불법행위를, 범죄자의 사용자에게는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법원이 범죄자 본인과 범죄자의 사용자에게 공동해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되 사용자에 대해서만 책임제한을 인정해 범죄자 본인보다 더 적은 금액의 지급을 명했다면 범죄피해자의 유족이 지급받은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유족구조금 상당액은 다액채무자인 범죄자 본인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에서만 공제해야 한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2나228704(2023년 3월 9일 판결) [판결 결과] 2019년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장대호에게 살해 당했던 모텔 투숙객이었던 피해자의 유족이 모텔 주인과 직원(장대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는 범죄자 본인과 사용자가 부담하는 채무 금액이 서로 다른 경우, 범죄피해자 유족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지급받은 유족구조금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방법 [사실관계와 1,2심] 장대호는 2019년 8월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 씨가 시비를 걸고 숙박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로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범죄자 본인(장대호)에게는 불법행위책임을, 그 사용자에게는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공동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송 진행 중 피해자 유족은 국가로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상 유족구조금 약 8800만 원을 지급 받았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면(2심), 책임제한으로 인해 사용자보다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는 범죄자가 무자력일 때 그 위험까지 부담하게 되어 구조피해자나 유족의 채권자로서 지위가 약화되므로 연대채무보다 채권자 지위를 강화하는 의미를 가지는 부진정연대채무의 성질에 반한다.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소극적 손해배상의 일부에 불과한 범죄피해구조금을 수령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액채무자인 범죄자의 단독 부담 부분이 소멸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사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면(2심),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범죄자로부터 충분한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신속하고 간편하게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범죄피해자구조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 "손해배상액에서 구조금 공제를 긍정해 이중배상은 방지하되, '피해자 보호'라는 사용자책임 및 부진정연대채무의 취지뿐만 아니라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구조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게 구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신속·간편하게 범죄피해자를 구조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범죄피해자 구조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손해배상에 앞서 구조금을 먼저 받은 사람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함으로써 범죄피해자 보호에 충실한 판결이다."
구조금공제
범죄피해자
범죄피해구조금
박수연 기자
2023-04-10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따른 손해배상 청구 하려면 계약갱신 요구했어야<br>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해석 싸고 하급심 판단 엇갈려
[판결] ‘실거주’ 이유 임대차 갱신 의사 없다 밝혀놓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임대인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해놓고 이후 다른 임차인과 새 임대차 계약을 맺었더라도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 자체를 하지 않았더라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렇게 임대인이 사전에 명백하게 계약갱신 거절 의사를 밝혀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따로 하지 않게 된 것이라면 이는 임대인의 별도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비슷한 사건에서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명시적으로 먼저 계약갱신 거절 의사를 밝힌 경우에는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 1심 판결이 나온 적이 있어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의정부지법 민사2부(재판장 김기현 부장판사)는 16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2340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A 씨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A 씨의 예비적 청구에 따라 B 씨는 9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6년 12월 임대인 B 씨와 보증금 4억4000만 원에 2년간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맺고 거주하다 B 씨와의 합의로 2021년 2월까지 임대차 기간을 더 연장했다. 그런데 A 씨는 2020년 11월 B 씨로부터 임대차 계약 만료 이후 실거주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문자를 받았다. B 씨가 직접 거주 목적을 밝히며 계약 갱신을 거절할 뜻을 밝히자 A 씨는 2021년 2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런데 B 씨는 A 씨가 이사한 지 3개월 만에 새 임차인과 보증금 6억50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를 알게 된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실제 거주하겠다면서 임대차 계약갱신을 거절했음에도 제3자에게 아파트를 임대했다”며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금 1050만 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기 위해선 먼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B 씨에게 임대차 계약에 대한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A 씨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B 씨가 2020년 11월 고의 내지 과실로 마치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말해 A 씨가 임대차 계약에 대한 갱신요구권 행사기회를 상실하게 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A 씨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며 B 씨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A 씨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비슷한 사건에서 C 씨가 임대인 D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소1067836)에서 “D 씨는 C 씨에게 225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D 씨도 C 씨에게 실거주를 이유로 집을 비워달라고 했지만 C 씨가 이사하자 다른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은 사례였다. D 씨는 “C 씨가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사실조차 없어 갱신 거절에 따른 손해배상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D 씨가 구체적인 사유를 들어 먼저 계약갱신을 거절할 것임을 확실하게 밝힌 상황에서까지 C 씨에게 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D 씨는 C 씨에게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임대인이 실거주 할 경우 등에는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제5항은 임대인이 실거주 하겠다고 계약 갱신을 거절해놓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해당 주택을 임대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법제6조의3
임대차계약
계약갱신
이용경 기자
2023-02-23
민사일반
서울동부지법, 원고일부승소 판결
[판결] "지하철 엘리베이터 급정지 사고로 이용객 부상… 서울교통공사, 1800만원 배상"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엘리베이터 급정지 사고로 부상을 당한 이용객에게 서울교통공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7단독 정도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6일 A 씨가 서울교통공사와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B 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141712)에서 "서울교통공사는 A 씨에게 18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지난달 28일 그대로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5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지하철 6호선 구산역에서 엘리베이터 사고를 당했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서 지상 층으로 올라가던 중 갑작스런 브레이크 코일 고장으로 일시 정지한 뒤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엘리베이터가 층간 사이에 급작스럽게 정지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져 크게 다쳤다. 이 사고로 A 씨는 병원에서 척추 근육과 인대손상 판정을 받았고 공황 장애까지 겪었다. A 씨는 2017년 8월 B 사와 부제소 합의를 하며 B 사가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손해배상금 19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해당 금액은 치료비를 간신히 충당하는 수준"이라며 서울교통공사와 B 사에 추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등이 이를 거절하자 A 씨는 2017년 11월 소송을 냈다. B 사는 "이 사건 소송은 A 씨와 맺은 부제소 합의에 반해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당시 A 씨와 B 사 측 보험사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에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하며 향후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이의나 소송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도 이 같은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근거로 맞섰다. 하지만 A 씨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측은 "부제소 합의는 A 씨가 경험이 없어 경솔하게 이뤄졌다"며 "이는 A 씨가 금전적, 신체적으로 궁박한 상태에서 이뤄진 현저하게 공정성을 잃은 법률행위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A 씨와 B 사 측 보험사 간 맺은 부제소 합의를 배척할 근거가 없다"며 "다만 이 같은 합의는 A 씨와 B 사 간 합의이므로 서울교통공사에는 효력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엘리베이터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해 발생했다"며 "서울교통공사는 해당 엘리베이터의 점유자 겸 소유자로서 A 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한 73세의 여자 승객은 사고로 인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걸어서 귀가했다"며 "A 씨가 입었다고 주장하는 손해가 모두 이번 사고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송영경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지하철은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법원의 엄정한 판결로 향후 발생할 소지가 있는 안전사고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제소합의
지하철
하자
이용경 기자
2022-08-18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후발손해 발생 확정 시점에 불법행위 완성된다고 봐야<br> 현가산정 기준·지연손해금 기산일도 후발손해발생일<br>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환송
[판결] 교통사고 당시에는 예상 못한 후발 손해 발생했다면
교통사고 당시 예상 못한 후발손해가 발생한 경우 후발손해 발생 확정 시점에 불법행위가 완성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후발손해발생일을 현가산정의 기준 시기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또 사고일로부터 시간적 간격을 두고 계속적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일시금으로 현가를 산정할 때, 사고일이 아닌 후발손해발생일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중간이자의 공제기간이 414개월을 초과해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이 제한된다면 과잉배상 방지를 위해 현가산정기준일을 후발손해발생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도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A씨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8953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씨는 2010년 6월 승용차를 운전하다 보행자 A씨를 들이받아 우측 견봉골절 등 상해를 입혔다. B씨 차량의 자동자종합보험사인 삼성화재는 2012년 12월 A씨에게 손해배상금 1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삼성화재와 A씨는 이후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고 민·형사상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는 합의를 했다. 그런데 2014년 11월부터 A씨에게 갑자기 폭력성과 충동조절 장애가 나타났고, A씨는 이날부터 여명 종료일인 2062년 5월 2일까지 성인 여성 1명의 개호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A씨는 삼성화재에 개호비와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었지만 후유증 등으로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후발손해가 새로 발생한 경우처럼 사회통념상 후발손해가 판명된 때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후발손해 판명 시점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하고, 지연손해금도 그때부터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개호비는 사고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후발손해로, 2014년 11월 17일 무렵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봐야 해 이 날이 불법행위시로서 현가산정일과 지연손해금 부가의 기준일"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는 사고일과 후발손해 발생일 중 어느 때를 기준으로 현가를 산정하더라도 중간이자 공제기간이 414개월을 초과한다는 이유 등으로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이 제한되는 경우 현가산정일과 지연손해금 부가 기준일을 언제로 봐야 하는지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종래 과잉배상을 방지하기 위해 호프만식 계산법을 이용할 때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을 240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판시해왔다. 재판부는 "현가산정의 기준시기를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과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월 단위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240을 넘게 돼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모두 240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중간이자를 공제한 금액이 서로 같아지게 된다"며 "결국 현가산정을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항상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할 때보다 사고발생시부터 후발손해발생시까지의 기간만큼 지연손해금이 더 발생해 중간이자를 공제한 금액과 그 지연손해금의 합이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보다 많아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는 불법행위로 인해 장래에 예정된 손해의 현가액 산정에 있어 과잉·과소배상을 방지하고 정당한 배상액을 정하기 위한 손해액 조정의 기본 이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가산정의 기준시기를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과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월 단위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240을 넘게 됨에 따라 그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모두 240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 후발손해발생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후유증
후발손해
교통사고
박수연 기자
2022-07-08
군사·병역
산재·연금
행정사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항고소송 통해 구체적 권리 인정 받은 뒤<br> 국가를 대상으로 한 당사자소송 제기해 보상급여 지급 청구해야<br>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환송
[판결] 순직 군인 해당하고 유족이 사망보상금 지급 결정 받았더라도
숨진 군인이 순직자에 해당돼 국방부장관 등으로부터 사망보상금 지급 결정을 받았더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유족은 해당 결정을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은 뒤 당사자소송으로 보상급여 지급을 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사망보상금 지급 청구소송(2019두36711)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육군에 입대한지 2개월 만에 부대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육군본부가 A씨를 '일반사망'으로 결정하자,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부대가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A씨의 유족은 2016년 6월 9300여만원의 국가 배상금을 지급 받았다. 한편 A씨의 유족은 법원 판결에 따라 국방부에 군인사법에 의한 전공사상 재심사 청구를 해 2017년 4월 순직자 결정을 받은 뒤 2017년 5월 사망보상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훈지청의 보상과장은 한 달 뒤 A씨의 유족에게 지급된 손해배상금을 공제한 1400여만원만 지급한다는 내부결재문건에 결재를 했고, 보훈지청은 같은 해 6월 초 해당 금액만 지급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과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은 법적 성질이 다르고, 군인연금법에도 기지급 받은 손해배상금을 사망보상금에서 공제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망보상금 9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사망보상금은 일실손해 보전을 위한 것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배상과 같은 종류의 급여이므로, 유족이 국가배상을 받은 경우 국가는 사망보상금에서 소극적 손해배상금 상당액을 공제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를 넘어 정신적 손해배상금 상당액까지 공제할 수는 없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2심 본안 판단 내용을 옳지만 이 사건이 당사자소송 대상이 아니라며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구 군인연금법에 의한 사망보상금 등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법령의 규정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속했던 군 참모총장의 확인을 얻어 청구해 국방부장관 등이 지급결정을 함으로써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고, 국방부장관 등이 하는 급여지급결정의 의미는 단순히 급여수급대상자를 확인·결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급여수급액을 확인·결정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며 "구 군인연금법령상 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우선 관계 법령에 따라 국방부장관 등에게 급여지급을 청구해 국방부장관 등이 이를 거부하거나 일부 금액만 인정하는 급여지급결정을 하는 경우 그 결정을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은 다음 비로소 당사자소송으로 그 급여의 지급을 구해야하고,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국가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으로 급여의 지급을 소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순직자에 해당하고 유족이 사망보상금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있었더라도 유족으로부터 사망보상금의 지급 청구를 받은 보훈지청장이 일부 금액만 지급한 이상 나머지 군인연금법상 사망보상금과 관련해 유족에게 구체적 권리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사망보험금 일부 지급의 내부 결재만 이뤄진 상태에서 일부 금액을 지급했을 뿐 행정의사를 외부에 표시하지 않아 보훈지청장의 처분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유족은 당사자소송으로 사망보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고, 만약 명시적인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보훈지청장을 상대로 사망보상금 지급 청구에 관한 부작위의 위법을 다투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했어야 하며 이미 처분이 이루어졌다면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당사자소송에서 항고소송으로 소를 변경할 것인지 석명권을 행사해 유족이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게 했어야 하고, 만약 유족이 부작위위법소송으로 소를 변경한 뒤 보훈지청이 처분을 했다면 재차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으로 소를 변경할 것인지 석명권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망보상금
국가배상
군인연금
박수연 기자
2022-04-25
민사일반
수분양자 피해, 분양자에 배상책임 있다
[판결](단독) 분양자의 ‘조정채무 불이행’으로 대출한도 축소됐다면
분양계약 무산에 따른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금을 분양자가 대신 갚는 조정이 성립됐지만 분양자가 이를 거부해 수분양자에게 대출한도 축소 등의 피해가 생겼다면 분양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A씨가 호텔업주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1가단5063187)에서 최근 "B씨는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12월 B씨가 제주도에 짓는 C호텔의 한 호실을 분양받는 계약을 맺었다. A씨는 계약금 1700여만원과 5차 중도금 1700여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고, 1~4차 중도금 총 8900여만원은 B씨가 지정한 중도금 대출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아 지급했다. 그러다 A씨는 2018년 7월 B씨에게 분양계약 해제와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는데, 이 사건은 2019년 1월 조정이 성립했다. 당시 성립된 조정 조항 중에는 'A씨가 호텔 분양과 관련해 부담하고 있는 중도금 대출채무를 B씨가 2019년 4월까지 대위변제하거나 제3자 명의로 분양계약자를 변경해 그로 하여금 채무인수를 하게 하며,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B씨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B씨는 이 조항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중도금 대출만기가 지났는데도 대출이자와 지연손해금 지급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 판사는 "이 사건 채무는 분양계약에 따른 1~4차 중도금 대출채무를 B씨가 대위변제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채무인수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 실질은 대출금을 실제로 수령한 B씨가 분양계약 해제에 따라 A씨에게 이를 반환하는 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B씨의 채무불이행으로 A씨는 대출채무를 변제해야 하는 책임을 현실적·확정적으로 부담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A씨는 원금 8900여만원에 이르는 대출채무의 존재로 인해 대출한도가 축소돼 다른 대출을 받지 못함으로써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손해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일부청구로 그 중 3000만원과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며 "구체적 손해배상금 액수를 산정할 필요 없이 이 청구금액을 모두 인용한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대출
중도금
분양
분양계약
대출금
수분양자
이용경 기자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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