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여직원을 추행한 중국 대기업 회장을 국내로 입국하지 못하도록 한 출입국 당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중국 유통 대기업인 금성그룹 회장 A씨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입국불허처분 취소소송(2017구합7338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6년 자신의 전용기 승무원과 비서로 일하던 20대 한국인 여성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로 고소 당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성폭행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내렸고,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후 출입국 당국은 A씨에 영구 입국불허 처분을 내렸다. 출입국관리법은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A씨는 "재범 위험성이 없어 입국을 불허할만한 사유가 없다"며 "성추행이 중국에서 발생했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한국에 거액을 투자해 실버타운 개발을 총괄하는 등 (자신이) 입국하지 못하면 사업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한국 국익에도 반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 과정을 보면 A씨가 피해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점은 합리적으로 증명된다"며 "대한민국 여성을 위력에 의해 추행한 외국인은 국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가 대한민국의 공공 안전을 해치고 선량한 성풍속을 해치는 행위로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A씨를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얻는 공익은 이로써 침해되는 A씨의 사익보다 더 크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