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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 '한미약품-OCI 통합 반대' 가처분 신청 기각
<사진=연합뉴스> 한미약품 창업주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26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2024카합10030). 재판부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통합 결정과 관련해 현 경영진의 수장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의 경영권·지배권 강화 목적 등이 의심된다면서도 "경영권 방어의 부수적 목적이 있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2년에 이르는 기간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했고, 내용과 과정을 볼 때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이라며 "이 사건 주식거래계약 이전에 한미사이언스의 차입금 규모, 부채 비율,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 수요, 특히 신약 개발과 특허 등에 투여돼야 할 투자 상황을 볼 때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재무 구조 개선, 장기적 투자 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자본 제휴의 필요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 회장 등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이 통합을 결정하게 된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상속세로 인한 부담으로 송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이 다량 매각될 경우 주가와 회사의 안정적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신주발행과 구주 이전 등을 포함한 '통합 패키지딜'이 오직 송 회장 등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금을 조달할 다른 대안과 비교해 신주발행 방식이 여타 방식에 비해 합리성이나 목적-수단 간 비례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통합 관련 주식 거래 계약의 취지나 보호예수 설정 등을 살펴봤을 때 신주 유통에 따라 거래 안전이 침해될 우려도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같은 형태의 거래가 이사의 충실의무에 부합하는 결정인지, 이사회 경영 판단이 합리성과 적정성을 갖췄는지 등은 향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1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OCI홀딩스가 7703억 원을 들여 유상증자와 구주 인수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송 회장의 자녀 임주현 사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의 통합 결정을 했다. 이에 임종윤·종훈 형제는 "통합 결정이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통합에 반대하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형제는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하는 한편, 본안 소송을 통해 재판부의 정확한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이 운영자금의 조달과 재무구조 개선, R&D 투자 기반의 구축이라는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정당한 결정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경영권
신주발행
주식
홍윤지 기자
2024-03-26
공정거래
행정사건
[판결] '기내식 계열사 부당지원' 아시아나항공, 공정위 81억 과징금 불복소송에서 패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 부당지원 등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81억여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고 불복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1부(황의동·위광하·홍성욱 고법판사)는 지난달 31일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2020누6647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현행법상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서울고법에 낼 수 있다. 사실상 2심제다. 2010년 이후 경영 위기를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정상화하기 위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5년 이후 수차례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 금호고속을 설립했다. 하지만 금호고속이 금호건설 등 주요 계열사를 인수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4월부터 A 사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에 기내식을 독점 공급하도록 했다. 아시아나와 A 사의 공급계약은 5년 단위로 두 차례 갱신돼 2018년 6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시아나는 2015년 6월 경부터 2016년 7월 경까지 A 사에 기내식 공급계약 연장조건으로 1500~2000억 원 규모의 자금제공을 요구했다. 금호건설 등 계열사 인수에 필요한 금액을 조달하려고 한 것이다. 이에 A 사는 "기내식 계약의 거래 상대방인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 제3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자사 내부 규정에 반할 뿐만 아니라 배임 또는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아시아나의 투자 요구에 대해 지속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결국 아시아나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한편 2016년 12월 아시아나는 게이트그룹과 합작으로 세운 게이트고메코리아에 기내식 공급계약과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양 그룹은 기내식 공급계약 체결과 동시에 BW 계약 무산 시 일방의 의사로 기내식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속계약을 함께 체결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제3자 그룹을 매개로 해서 간접적으로 금호고속을 지원하는 행위로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라고 판단해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과 과징금 81억여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의 재무상태가 열악하고 추가 자금 조달이 곤란한 상황에서 이뤄진 BW 인수계약 역시 기내식 공급계약으로 인해 가능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아시아나는 금호고속에 대한 BW 투자 제안을 거절한 다른 사업자들과 더 유리한 조건으로 기내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아이아사는 일괄거래 구조를 수락한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합리적 경영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BW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계열사 및 협력사의 차입금을 상환해 박 전 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 및 경영권 유지하는 부당한 이익이 아시아나에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시아나는 A 사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거래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게이트고메코리아에게 30년간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제공했다"며 "박 전 회장은 금호고속에 대한 BW 발행자금으로 계열사 및 협력사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에 BW 발행 이끌어 얻은 이익은 실질적으로 금호고속과 그 지배주주인 박 전회장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의) BW 발행 지원 행위로 인한 공정거래저해성 및 부당성에 비춰 볼 때, 공정위가 아시아나에게 과징금납부명령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BW 발행 지원행위처럼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 계열사들 간 제3자를 매개로 자금 지원을 통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특수관계인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게 되는 경우, 과징금과 같은 제재를 통해 행정법 위반자가 향후 다시는 그러한 지원행위를 못하도록 유도하는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과징금을 형사법의 벌금에 준해 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거나 지원주체나 이익제공주체에 대한 과징금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부당내부거래는 경제력 집중을 통해 결국 부당지원을 한 기업에게도 상당한 부당이득을 발생시키게 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비록 그것이 기업진단 내부의 직접적인 내부거래가 아니라 제3자를 매개로 한 지원행위라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공정거래
부당이익
기내식
한수현 기자
2023-06-07
민사일반
대법원, 씨모텍 주주 집단소송서 "손해액의 10% 배상하라"
[판결] 증권관련 집단소송, 대법원서 첫 '승소'… 피해자 모두에 기판력
2011년 불거진 '씨모텍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주주들이 유상증자 주관사인 DB금융투자를 상대로 낸 증권관련 집단소송에서 "전체 손해액의 10%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증권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소수가 대표로 소송을 수행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으로, 이번 판결은 총 4972명에게 기판력이 미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7일 A씨 등 씨모텍 주주 185명이 DB금융투자를 상대로 낸 증권 관련 집단소송(2019다22374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등은 2011년 1월 씨모텍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기명 보통주식을 취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후 발생한 최대주주의 횡령, 배임행위 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해 9월 씨모텍은 상장폐지됐다. 이에 A씨 등은 "유상증자 당시 대표주관사 겸 증권인수인인 DB금융투자가 증권신고서 등의 중요 사항을 거짓 기재했다"며 "씨모텍의 최대 주주 나무이쿼티의 자본금이 30억5000만원에 불과했음에도 차입금 220억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됐다고 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집단소송은 거래과정에서 생긴 집단적 피해 구제를 위해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치게 하는 일괄구제 제도다. 국내에서는 2005년 증권 분야에만 도입돼 허위공시·주가조작·분식회계·부실감사 등이 원인인 손해배상청구에 한해 적용한다.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A씨 등은 2011년 서울남부지법에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냈고, 법원은 2013년 집단소송 허가결정을 했다. 허가결정은 2015년 서울고법, 2016년 대법원을 거쳐 확정됐다. 이후 진행된 1,2심은 "DB금융투자가 투자자의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사항'인 자본금 전환 여부에 거짓으로 기재해 주주들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면서도 "다만 주주들이 입은 손해가 전적으로 기재의 허위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책임 손해액을 10%로 제한해 투자자들에게 총 14억5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쌍방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주가조작
씨모텍
증권거래
손현수 기자
2020-02-27
부동산·건축
조세·부담금
[판결] 부동산매매법인이 부동산 취득 후 업무사용 유예기간인 5년 뒤 팔았다면
부동산매매법인이 취득 후 보유만 하고 있던 부동산을 업무사용 유예기간인 5년이 지나 팔았더라도 일반 법인과 달리 5년간의 대출이자는 법인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하는 과세특례가 적용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일반 법인이 부동산을 업무에 사용하지 않고 5년이 지난 뒤 부동산을 팔면 부동산을 취득한 날로 소급돼 법인세가 다시 부과되지만, 부동산매매법인은 부동산 매매가 본래 업무이기 때문에 법인세법 시행규칙이 규정하고 있는 '부동산을 업무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양도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인세법 시행규칙은 '부동산을 업무에 사용하지 아니하고 양도하는 경우'에는 부동산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 기간 전부의 대출이자에 대해 과세를 하지만, 유예기간이 지난 뒤 업무용으로 사용한 부동산의 경우는 유예기간이 끝나고 업무용으로 사용하기까지 걸린 기간의 대출이자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부동산 개발·공급 등 부동산매매업을 하는 ㈜부영(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율촌·태평양·양헌)이 서울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4두4434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법인세법령은 부동산매매업을 주업으로 영위하는 법인의 경우 일반 법인과 달리 부동산을 매매하는 것 자체가 법인의 업무에 해당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여러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며 "따라서 부동산매매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이 부동산매매용 토지를 양도하는 것 자체를 법인의 업무에 직접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부동산매매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이 매매용 부동산을 취득한 다음 유예기간이 지난 후 물적분할 등을 통해 양도한 경우는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26조 9항 단서의 '업무에 사용하지 않고 양도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단서에 따라 부동산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의 기간 전부가 아니라, 본문에 따라 유예기간이 지난 다음날부터 양도를 통해 직접 사용하기 전까지의 기간만이 업무와 관련이 없는 기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영은 1997~2004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토지 193만여㎡를 보유하다 2009년 지주회사 전환을 하면서 설립한 부영주택에 이 토지를 이전했다. 부영은 이 과정에서 부동산 취득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과세특례가 적용되고, 유예기간 5년 이후부터 부영주택에 이전하기 전까지는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과세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2009년 사업연도 법인세를 계산해 남대문세무서에 신고했다. 법인세법령은 비업무용 부동산 등 자산을 취득·관리하면서 생기는 차입금 지급이자 등의 비용은 당해 사업연도의 소득금액 계산에서 손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해 법인세 부과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업무에 사용하려고 하는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비업무용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추후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부동산은 5년의 유예기간 내에는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유예기간 중이나 후에 업무용 부동산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처분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을 취득한 때부터 세제혜택을 소급해 적용하지 않는 조항을 두고 있다. 반면 유예기간이 지난 후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5년의 세제혜택을 인정하고, 이후 기간은 세제혜택은 주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남대문세무서는 2012년 "부영이 토지를 고유업무에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다가 유예기간이 지나 양도했다"며 "유예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토지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의 기간 전체를 과세대상으로 봐야 한다"며 법인세 173억여원을 부과했다. 이에 부영은 "일반법인과 달리 부동산매매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이라 재고자산인 부동산을 양도하는 것은 업무에 직접 사용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부영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법인세법 시행규칙 단서에서 양도의 개념에 '부동산매매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이 매매용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지 않다"며 "부영이 토지를 취득한 때로부터 물적분할일까지의 기간을 업무와 관련이 없는 보유 기간으로 본 세무서의 처분은 적법하다"며 부영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용택(41·사법연수원 36기) 화우 변호사는 "부동산매매법인의 5년 과세특례의 인정범위를 명확하게 정리함으로써 법인이 주택공급을 위한 주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법인세법
법인세
법인
매매
부동산
이장호 기자
2018-06-07
금융·보험
주택·상가임대차
대출금 회수 어려워도 곧바로 배임죄 처벌 못해<br> 서울고법 "상환 못할 상황 알면서 대출해준 사실 입증돼야"<br> 새마을금고 前 이사장 유죄 1심 깨고 무죄 선고 확정
[판결](단독) 금융기관이 DTI 규정 적용하지 않고 대출했더라도
금융기관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정책을 따르지 않고 대출을 해줬다가 대출금 회수가 어렵게 됐더라도 곧바로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배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출신청자의 재산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출채권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대출을 해준 사실이 입증돼야만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DTI는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정모씨(변호인 법무법인 소망)의 항소심(2016노3080)에서 1심을 깨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그대로 확정됐다. 2006년 4월 참여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투기지역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신규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DTI 40% 이내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같은해 11월부터는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 소재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DTI를 40% 이내로 적용하기로 하는 등 대상을 확대하고, 새마을금고에 이 같은 DTI 규정을 적용해 대출을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정씨는 이를 적용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줬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정부의 DTI 정책에 따른 대출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에 따르지 않은 채 이사회에 DTI 적용을 배제하자고 제안했고 이 안건이 가결되자, 실무자들에게 "대출할 때 DTI 규정을 적용하지 말고 대출을 해주라"고 지시해 정부의 DTI 정책에 따르지 않은 대출금은 늘어갔다. 그러다 2009년 10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해준 29건, 총 21억1800만원에 대한 채권회수가 어렵게 되자 대손상각(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 처리를 했다. DTI를 적용하면 3억원 정도만 대출이 가능했기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5년 7월 정씨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정씨를 기소했다. 1심은 정씨의 행위가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마을금고 여신업무방법서는 새마을금고가 대출을 취급할 때 준수해야 하는 DTI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실행한 것에 대해 시정을 지시하고, 대출 실무진들이 DTI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수차례 건의도 했는데 정씨는 이사회 찬성 결의를 이끌어낸 뒤 실무자들에게 DTI 규정을 적용하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나 대출 실무진이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의 담보가치 평가의 적정성에 대해 별도 조사 등을 해 부실채권 발생 방지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며 "정씨가 A새마을금고의 이익과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의사로 DTI규정을 위배해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은 채권회수가 곤란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미필적으로나마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DTI 규정을 위반해 대출을 실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생겼다거나 업무상 배임의 죄책을 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DTI 적용 배제라는 임무위배와 함께 대출 당시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기타 채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상황 등을 종합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 대출을 하더라도 대출채권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어 새마을금고가 손해를 입게 될 상황이고, 그런 사정을 충분히 알면서도 대출을 실행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새마을금고는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신청인의 신용평가 내용과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의 비율로 담보인정비율이라고도 한다) 등을 고려해 아파트담보대출을 실행했으며 채권들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대손상각처리됐다는 사정만 인정된다"면서 "대출신청인의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 대출채권 회수에 문제가 있는데도 정씨가 대출을 감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새마을금고는 자본금이 저조하고 대출활성 및 당기순이익 증대로 내부건실화와 경쟁력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씨의 DTI 규정 적용 배제 제안은 금고의 이익과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새마을금고가 DTI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대출건수는 702건에 이르지만 그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은 30건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정씨를 변호한 오승원(56·사법연수원 19기) 소망 변호사는 "DTI나 LTV 등 정부 시책들은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위험성 있는 대출을 해주지 말자는 정책적인 요소가 있는 잠정적 기준선이지 그 기준을 반드시 지켜 대출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데,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로 처벌하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았다고 무조건 배임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총부채상환비율
DTI
이장호 기자
2017-08-02
금융·보험
[판결](단독) 금융당국 신고 않고 해외 관련 기업서 거액 송금 받았더라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관련 회사로부터 거액을 송금받았더라도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없다면 추징은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선교회 사무총장 김모씨에게 벌금 3000만원과 추징금 235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3도8389). 김씨는 세계 각지에서 A선교회가 소속한 종교단체로 보내온 헌금이나 기부금을 취합해 각 국가에 있는 이 종교단체 관련 협회나 본부에 편성·배분하는 실무총괄자 역할을 해왔다. 김씨는 2009년 11월 이 종교단체와 관련된 외국기업 B사의 사장에게 당일 차용금을 정리해 줄 것을 요구해 한화 160억원과 미화 700만달러 등 총 235억원을 A선교회 계좌로 송금받았다. B사의 계좌는 국내 거주자가 아닌 비거주자 원화계정이기 때문에 국내거주자 계좌인 A선교회로 입금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에게 거래내역을 신고해야 한다. 이러한 신고절차 때문에 당일에는 A선교회 계좌로 입금될 수 없었다. 그러자 김씨는 외환관리 업무에 정통한 직원을 통해 국내간 자금이체 방식으로 당일 B사로부터 A선교회 계좌로 돈을 이체받았다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환거래법 제30조가 규정하는 몰수·추징의 대상은 범인이 해당 행위로 인해 취득한 외국환 기타 지급수단 등을 뜻하고, 이는 범인이 외국환거래법에서 규제하는 행위로 인해 취득한 외국환 등이 있을 때 이를 몰수하거나 추징한다는 취지"라며 "여기서 취득이란 해당 범죄행위로 인해 결과적으로 이를 취득한 때를 말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전대차계약의 차용 당사자는 A선교회로서, 비록 김씨가 금전대차 거래행위를 실제로 집행했지만 A선교회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A선교회의 기관으로서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 "차입금 역시 모두 대여자인 B사로부터 A선교회 계좌로 입금됐고 그 후 A선교회로부터 그 금액이 B사에 반환돼 김씨가 A선교회 계좌로 직접 입금된 차입금을 교부받았다고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 차입금을 김씨가 개인적으로 분배받는 등으로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귀속시켰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국부가 유출되거나 개인이 이득을 취한 것은 없지만, (김씨는) 신고의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당국의 권한을 침해했다"면서 "취득한 이득이나 반환여부에 상관없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징벌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되어 있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계좌 입출금된 전액을) 추징해야 한다"며 김씨에게 벌금과 함께 추징금을 선고했다.
외환
외국환거래법
신지민 기자
2017-06-22
형사일반
[판결] '횡령·배임' 장재구 前 한국일보 회장, 징역 2년6월 확정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한국일보 옛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축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196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장재구(68) 전 한국일보 회장의 상고심(2015도6363)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장 회장은 2006년 1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한국일보 옛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축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 측에 19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또 2007년 1월 한국일보 유상증자 당시 출자 의무가 없는 서울경제신문에 60억원을 출자하도록 하고, 2008년 9월에는 한국일보 계열사인 한남레저의 은행 대출금 23억원과 관련해 한국일보가 지급보증을 서게 하거나 한국일보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며 서울경제신문에 갚아야 할 개인 빚 40억원을 상계 처리하고, 2007년 3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서울경제신문 자금 13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언론사의 대주주로서 일반기업의 사주보다 엄격하게 법질서를 준수해야 하는데도 적법절차와 투명한 회계처리준칙을 무시한 책임이 크다"며 대부분의 범죄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장 전 회장이 한국일보 신축사옥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한국일보 유상증자를 위한 차입금의 담보로 제공해 196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는 혐의에 대해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거나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징역 2년6월로 감형했다.
한국일보
장재구
우선매수청구권
신축사옥
횡령
배임
유상증자
지급보증
언론사
홍세미 기자
2015-10-19
기업법무
형사일반
서울고법, 징역 2년 6월 선고
[판결] 장재구 前 한국일보 회장, 항소심서 6개월 감형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장재구(68) 전 한국일보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장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2014노620). 재판부는 장 전 회장이 (한국일보 계열사인) 서울경제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며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와 서울경제가 한국일보의 유상증자에 60억원을 출자하도록 해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유죄로 봤다. 그러나 한국일보 중학동 사옥 부지의 신축건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한국일보 유상증자를 위한 차입금의 담보로 제공해 196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는 1심 판단은 뒤짚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07년 한국일보 신축건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담보로 제공한 시점에는 신축건물의 예상되는 시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어 그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고, 2011년 매수인 지위를 포기함에 따라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신축건물 준공 이후 시가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액보다 오히려 낮으므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당사자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면 액수가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경가법 위반죄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으로 특정돼야 그 액수에 따라 형벌을 가중할 수 있다. 재판부는 아울러 장 전 회장이 한국일보에 끼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일보가 항소심 재판부에 낸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했다. 장 전회장은 한국일보 옛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축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196억여원의 손해를 끼치는 등 한국일보와 그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에 456억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횡령·배임액 338억여원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재산상 손해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돼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 회복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장 전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장재구한국일보회장
특정경제범죄법상횡령
형법상배임
한국일보
특정경제범죄법
장혜진 기자
2015-04-16
파산·회생
법원, 롯데관광개발 회생계획 인가 결정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재판장 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28일 롯데관광개발㈜에 대해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내렸다(2013회합47). 결정에 앞서 개최된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의 찬반표결에서는 회생담보권자조 99.6%와 회생채권자조 95.5%, 주주조 100%의 동의로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롯데관광개발㈜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회생계획이 인가됐다. 이처럼 신속한 결정이 내려진 것은 법률상 관리인인 김기병 대표이사와 김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동화투자개발㈜이 롯데관광개발의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 1100억 원 상당을 대위변제하고 이를 모두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이같은 결정은 회생절차를 좀 더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만큼 채무자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일정을 재조정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레일에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롯데관광개발은 2008년 거액의 차입금을 끌어들여 1700여억원을 용산 개발사업에 투자했지만, 사업이 불확실해지면서 추가 자금조달 등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결국 회사가 부도날 가능성이 있자 지난 3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롯데관광개발
회생계획인가
회생
회생절차
김승모 기자
201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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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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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전부로 보면 비방목적 인정 안돼”
판결기사
2024-03-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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