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宋寅準 재판관)는 여관업주 박모씨 등이 “여관 인근에 있는 학교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영업을 해왔는데도 학교설립 이후 학교보건법에 따라 여관을 폐쇄하라는 것은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학교보건법 제6조제1항제11호와 제19조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2002헌바41)에서 지난달 29일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사건 금지조항은 현실적으로 음란·도박행위 등 불건전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여관의 유해환경으로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을 차단, 보호하려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기존시설에 대해 5년의 유예기간을 주는 규정이 있는 만큼 직업수행의 자유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조항은 공익목적을 위해 재산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보상을 요하는 헌법 제23조제3항 소정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과는 구별된다”며 “건물의 소유주는 건물을 여관 용도로 사용하지 못할 뿐이며, 기존시설에 5년간 여관업을 계속하도록 경과규정을 두고 있는 이상 여관영업권에 대해 별도의 보상적 조치를 두지 않았어도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權誠 재판관은 반대의견으로 “영업권도 헌법상의 재산권에 속하는 하나의 구체적 권리로 인정할 수 있다”며 “여관영업권이 다른 데 이전되지 않고 소멸되어 버리는 것 또한 수용으로 보아야 하고 여관영업의 금지에 따른 영업권의 완전한 박탈은 특별한 희생에 해당하므로 손실보상의 규정을 두지 않은 이 사건 규정은 헌법 제23조제3항을 정면으로 위반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여관업을 하던 박모씨 등은 인근에 초등학교가 생겨 여관이 학교환경위생 절대정화구역에 포함, 여관을 폐쇄해야하는데도 영업을 계속해온 혐의로 기소되자 부산지법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으나 기각돼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