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파도가 거센데도 불구하고 항만건설공사를 강행해 인부들을 익사하게 한 현장소장에게 금고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항만건설공사 현장의 안전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기소된 공사 현장소장 공모(40)씨에 대한 상고심(2009도9919)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풍이 불고 파도가 높이 이는 등 기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파도가 해상면에 접해있는 거푸집 하단을 계속 때리고 있어 작업자들이 거푸집 위에서 작업하게 될 경우 파도나 바람에 의해 휩쓸리거나 거푸집이 붕괴해 작업자들이 해상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작업도 평상시보다 훨씬 위험하거나 어렵다는 점은 예견할 수 있음에도 공사를 중지시키거나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시킨 과실이 있고, 이는 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충남 당진군에서 항만건설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공씨는 2007년 10월 작업 인부 8명이 바다에 빠져 5명이 익사하자 시설 안전시설 점검 등을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검찰의 증거는 추측이나 개연성에 관한 언급에 불과하고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사고 당일 강한 바람으로 파도가 거푸집 하단에 직접 부딪치는 상황이었음에도 현장소장 등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공씨의 과실을 인정해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