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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782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75576

    정부의 대학 연구지원비 환수소송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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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대학 연구지원비 환수와 관련한 판결이 잇따라 선고돼 주목된다.


    ◇"상위법 위임 범위 초과해 연구비 환수는 부당"= 정부가 대학과 연구개발협약을 체결하면서 대학이 협약을 위반하면 해당 연도 사업비뿐만 아니라 이전 연도의 사업비까지 전부 환수한다는 부가 조건을 달았더라도 이는 법령에 위반된 것으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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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유진현 부장판사)는 최근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A교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제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상대로 낸 연구비 환수 등 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78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연구책임을 맡은 A교수는 2013년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과 3년간 연구개발과제 협약을 맺고 매년 3억여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로 했다. 2013년 1차 협약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은 A교수가 1년 이내에 기초과학연구원(외부연구단 포함)의 연구단장, 그룹리더 등으로 선정돼 기초과학연구원 수행과제에 전념하는 경우 평가결과에 따라 지출한 인건비를 제외한 연구개발비 전액을 환수할 수 있다'는 부가 조건을 달았다. 이어 2014년 5월 2차 협약을 맺으며 부가조건을 '한국연구재단은 A교수가 연구중에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등 타 사업으로의 이동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위반시 참여제한 및 지급 연구비 전액을 환수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강화했다.

     

    그런데 2차 협약 이후 A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 외부연구단 단장으로 선임됐고,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2차 협약에 따른 연구책임자의 협약 위반을 이유로 1,2차 협약에 따라 2년간 지원된 6억여원의 연구개발비를 환수하고 향후 2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A교수는 "협약의 상위법인 과학기술기본법과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협약 위반의 경우 '해당 연도의 출연금 범위에서 위반행위의 경중 및 위반사유를 고려한 금액'만 환수할 수 있는데도 한국연구재단은 이 범위를 넘어 환수처분을 내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대해 법령상 처분기준의 범위를 벗어나 1차 협약에 따라 지원된 이전 연도의 사업비까지 전부 환수하는 처분을 했다"며 "이는 법령이 부여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의 환수기준은 상위법인 과학기술기본법 위임에 따른 것으로, 법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기 부적합한 경우로 협약을 위반한 경우 해당 연도의 출연금 범위에서 환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2차 협약의 부가조건은 법규명령이 정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또 "추후 참여제한처분을 할 것인지 여부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A씨가 2차 협약 체결까지 연구과제 주관연구책임자로서 문제없이 연구과제를 수행했고, A씨가 단장을 맡아 진행할 연구와 기존 국가연구개발이 함께 진행될 경우 상호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므로 2년의 참여제한 처분 역시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정부 지원 연구비, 사학연금 전용은 부당"= 정부가 지급한 연구개발비를 대학 측이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으로 전용해 사용한 것은 부당하므로 이를 모두 환수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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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학교법인 포항공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상대로 낸 연구개발비 환수처분 취소소송(2017구합7557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학연금법은 '학교법인은 법인부담금을 법인회계 수입으로 충당하되 법인회계 수입으로 법인부담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없을 때는 그 부족액을 학교회계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사립대학 학교회계의 부실을 방지하고 재정 건정성을 제고해 사립대학 교육의 충실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법인 포항공대는 연구개발비를 사학연금의 법인부담금을 집행·사용함으로써 학교법인이 아닌 대학교(학교회계)가 이를 부담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교육부장관의 승인조차 얻지 않았다"며 "국가개발연구사업은 참여한 연구기관이 연구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취지인데, 사학연금의 법인부담금은 학교법인이 부담하는 비용일 뿐 연구기관인 연구소 내지 대학교가 부담하는 비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항공대 측은 연구개발비로부터 집행·사용한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상당액을 국가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포항공대는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1년간 '연구개발 과제 표준협약'을 맺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은 이듬해인 2016년 협약에 따라 지급한 연구개발비 사용실적에 관한 정산을 실시했는데, 연구비 중 일부가 부당하게 사용된 사실을 적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18억여원을 국고에 반납하라고 통보했다. 포항공대는 "사학연금법은 법인부담금 부담주체가 학교가 아닌 학교경영기관(학교법인)이라 선언하는 일반적 규정에 불과하고, 학교에서 제3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그 비용을 지급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학연금 법인부담분도 연구개발비 집행대상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