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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결기사 대법원 2019도8583

    "가해자가 성추행 사실 인정했다면, 피해진술 다소 불명확해도…"

    대법원 "진술의 신빙성 인정해야"
    모 언론사 대표에 무죄 판결 파기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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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자가 성추행 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했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범행 일시나 장소 등에서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진술이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가 없다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최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언론사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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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2014년 9월 비서인 B씨를 강제로 포옹하는 등 총 16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인 B씨는 조사과정에서 16건의 추행 중 2건에 대해 범행일시 등을 여러차례 번복하다가 특정했다. A씨는 B씨에 대한 추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시각에 회의를 하는 등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년간 거의 매일 동의 없이 추행했다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진술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법정에서 최초 추행 시점 등을 불명확하게 진술한 것은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것에 불과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진술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보다도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느낌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해 얻게 된 심증까지 고려해 신빙성을 평가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피해자 진술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신빙성을 배척해 무죄로 판단했는데 이는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동의 없이 포옹 등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 등을 보면 추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2건의 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나머지 14건의 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진술 외에 피해 일시와 장소, 방법에 관한 충분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피고인이 공소장에 기재된 일시와 장소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A씨가 받고 있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