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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대법원 2020도355

    약식명령사건, 일반사건과 병합해 징역형 선고는 위법

    '형종상향금지 원칙' 따라 분리 선고해야
    대법원, 원심 파기 환송

    손현수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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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소심이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른바 '고정사건'과 일반사건을 병합해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형종상향금지원칙에 반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정사건은 약식명령에서 선고 받은 벌금형보다 높은 형종을 선고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분리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최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355).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무전취식하고도 오히려 술집 사장에게 욕설을 하고 안주를 던지는 등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술값을 계산해달라는 사장의 목덜미를 잡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한편 A씨는 2018년 11월 폭행 및 모욕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했다. 항소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각 사건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1심 판결들을 각각 파기하고 사건을 병합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항소심이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진행된 정식재판 사건(고정사건)과 일반 형사사건을 병합해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 형종상향금지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2017년 12월 19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약식사건에서도 적용되던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형종상향금지' 원칙으로 완화했다. 고정사건에서 법원이 약식명령으로 선고된 벌금형보다 높은 벌금형을 선고할 수는 있지만 금고나 징역 등 벌금형보다 높은 형종을 선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는 형종상향금지의 원칙에 따라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하지 못한다"며 "항소심이 일반 형사사건과 고정사건을 병합해 경합범으로 처단하더라도 고정사건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선고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원심은 1심 판결들을 병합해 약식명령에서 내린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한 다음 경합범 가중 등을 거쳐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이는 형종상향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