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판결큐레이션

    판결기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합112404

    한전 비정규직 직원, 정부 '정규직 전환정책' 따라 자회사 들어갔다면

    "한전 직원 지위 상실… 한전에 직고용 요구할 수 없다" 첫 판결
    서울남부지법, 자회사 입사 전까지 임금 차액 등 배상만 인정

    이용경 기자 yklee@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공기업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기업이 설립한 자회사에 들어갔다면 이후 공기업에 직고용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홍기찬 부장판사)는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FMS 직원 A씨 등 6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소송(2019가합112404)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70829.jpg

     

    A씨 등은 한전과 용역계약을 맺은 외주업체 및 한전FMS에 순차로 고용돼 한전 사옥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외주업체가 변경돼도 새롭게 근로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전과 동일하게 한전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A씨 등은 "각 용역계약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데, 우리 업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 등에서 정하는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 외주업체는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아 한전은 각 파견근로 개시일부터 우리에 대한 고용의사표시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한전은 "A씨 등은 외주업체와 한전FMS의 지휘·감독을 받았을 뿐 우리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어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설령 용역계약 실질이 근로자파견이라 해도 A씨 등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자회사인 한전FMS에 입사해 우리의 직접고용 의무는 소멸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외주업체 소속이었던 A씨 등과 한전의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해 한전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면서도 A씨 등이 자회사에 들어간 이상 한전의 직접 고용의무는 이행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에서 법인격이 다른 계열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전적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외주업체가 수행하던 시설관리 업무는 한전FMS로 이관되기 시작했고, 한전은 2019년 6월 외주업체 중 한 곳과 용역계약을 종료하는 한편 홈페이지에 정규직 전환 절차를 안내했다. A씨 등은 이를 알면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해 '전환채용 지원서'를 제출했고, 현재까지 한전FMS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춰 A씨 등은 스스로 자회사 전환에 동의, 한전FMS로 전적해 근로를 제공하고 있어 한전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전FMS는 정부 정책에 따라 파견·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한전 지분 100%로 신설된 자회사이며, 정부 지침도 이들의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직접 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어 한전은 A씨 등에 대한 고용의무를 이행했다고 할 것"이라며 "한전FMS에서는 독자적인 업무 계획을 수립,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한전과 한전FMS 사이에 또다시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돼 한전이 여전히 A씨 등에 대한 고용의사표시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 등은 외주업체에 고용된 후 한전에서 직접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해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면서 "한전은 이들에게 자회사인 한전FMS에 입사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한전 정규직의 임금에서 같은 기간 외주업체에서 받은 임금 등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