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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대법원 2021도6416

    "징계혐의 대상자 징계절차 회부사실 공시는 명예훼손"

    개략적인 사유 기재… 단순 절차공개로 볼 수 없어
    대법원, 모 회사 인사담당자 무죄 원심 파기

    박수연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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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계 혐의 대상자를 명시해 징계 절차 회부 안내문을 회사 게시판에 게시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모 기업 인사업무 담당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6416).

    A씨는 회사 전기관리 업무 담당자인 B씨가 근무 중 관리소장과 마찰을 빚자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했고 이후 B씨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됐다. A씨는 2019년 7월 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B씨에게 발송한 뒤, 관리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인 담긴 문서를 게시판에 게시하라고 지시했다. 관리소장은 회사 직원 40여명이 볼 수 있도록 방재실과 기계실, 관리사무실 게시판 등에 이 문서를 게시했다. 검찰은 A씨가 관리소장과 공모해 B씨에 대한 징계 절차 회부 사실을 공연히 적시해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근로자를 징계 절차에 회부하는 내용의 안내문 게시 행위가 회사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문서 내용에 공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 징계 절차에 회부된 단계부터 그 과정 전체가 낱낱이 공개돼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징계 혐의 사실은 징계절차를 거친 다음 확정되는 것이므로 징계 절차에 회부됐을 뿐인 단계에서 그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이를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문서에 징계절차에 회부된 사실뿐 아니라 개략적인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절차에 관한 사항'이 공개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A씨가 발송한 문서를 관리소장이 대신 수령해 개봉한 후 게시판에 게시하도록 한 것 또한 B씨가 징계절차 회부 사실을 통지받기 전에 근무현장 게시판에 그 사실을 게시해 공지할 만한 긴급한 필요성을 찾아보기 어렵고 관리소장이 임의로 개봉해 게시한 것에 중대한 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의 징계절차 회부 사실을 공지해 회사 내부의 원활한 운영 도모라는 공익이 달성될지 의문이며 그런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 의결 후 그러한 사실을 공지해도 충분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문서 내용이 B씨에 대한 징계절차 회부와 징계사유의 존재에 관한 것으로 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정도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고, 문서 게시로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A씨의 행위를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은 행위로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징계위 회부 사실은 사생활에 관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공적 절차에 해당해 공적 관심의 대상이고, A씨가 문서를 사내 게시판에 게시한 것에 특별한 근거가 없고 절차상 적절하지 않은 측면은 있지만, 그런 사정만으로 징계절차 회부 사실의 공적인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서 내용은 회사 내부의 원활하고 능률적인 운영의 도모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