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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서울고등법원 2018노2040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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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 판결

     

    사건20182040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피고인A (5*-1)

    항소인쌍방

    검사배성훈(기소), 김익수, 박경택, 김가람(공판)

    변호인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재협, 법무법인 세양, 담당변호사 김광훈, 한창수, 법무법인 해승, 담당변호사 김원종

    원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29. 선고 2018고합81 판결

    판결선고2019. 1. 17.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 피고인1)

     

    [각주1]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이B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사실을 다루었으나, 항소이유보충서 및 당심 제1회 변론기일 이후부터는 이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과 관련된 항소이유는 철회한 것으로 본다.

     

    1) 뇌물죄의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 B는 피고인에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고 한다) 예산안 증액편성과 관련하여 부탁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라고 한다)가 작성한 2014. 7. 30., 같은 해 8. 8.. 같은 해 9. 3.자 각 검토안에 비추어 보면,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니 기재부 장관에게 예산증액을 부탁하여 달라고 건의하였다.”는 김C, D, E, B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 설령 이B가 피고인에게 전화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B는 의례적 차원에서 국정원 예산안을 잘 살펴봐 달라고 한 것에 불과하고, 이는 국정원장으로서 당연한 업무집행의 일환에 해당하며, 그 전화 일시는 정부 내 예산안 편성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2014. 8. 말경이어서 예산안 편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시기였으므로,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과 인과관계가 없다. 2015년도 국정원 예산안이 전년도보다 472억 원 증액된 것은 국정원의 역할을 중시하고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를 증액하여 경제활성화에 중점을 둔 박HH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정부의 총지불예산 대폭 증가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 피고인은 2013. 5.경 이E, D에게 국정원에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지원해 주라.”는 취지로 말하거나, 2014. 7.경 이B에게 청와대 지원액을 늘려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

    2) 미필적 고의, 국고손실죄 또는 횡령죄와의 관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에 대한 감사나 향후 국회 심의의결과정에서의 도움에 대한 기대는 이B만이 가지는 내심의 주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피고인에게 뇌물수수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이B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하였지만, B로부터 국정원 예산과 관련하여 부탁을 받은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국정원 예산편성에 어떤 도움을 준 바도 없었으며 위 돈을 수수할 당시는 이미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였으므로 위 돈이 국정원 예산편성과 관련된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고, 피고인은 당시 국정원장이 청와대에도 특수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예산안 통과와 관련한 국회대책활동비에 사용하라는 취지로 지원하는 돈이라고 인식하였을 뿐이다. B의 피고인에 대한 국정원 특수활동비 지원이 국고손실죄 또는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지원 자금이 예산인 이상 당연히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3)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의 적법한 사용인지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 ‘2015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변호인 제출 증 제1, 이하 집행지침이라고 한다)의 실질적 모법은 국정원법 제3조나 정부조직법상 각부장관의 직무 범위에 관한 규정들이 아니라 국가재정법의 예외로 마련된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및 그 시행령과 국정원법 제12조 제32)으로 보아야 한다. 국정원이 그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명칭과 역할 등이 변천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위 법령의 실질적인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국정원의 정치관여금지 확대, 사찰 등 활동 금지 등 민주화 움직임에 따라 국정원법상 국정원의 직무범위에 관한 규정을 한정적, 열거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전혀 관련성이 없는 다른 조항의 신설이나 개정 취지로 위 직무규정을 달리 해석한 것으로서 잘못된 것이다.

     

    [각주2] 12(예산회계) 국정원의 예산 중 미리 기획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비밀활동비는 총액으로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할 수 있으며, 그 예산은 정보위원회에서 심사한다.

     

    ) 원심은 정부조직법상 기재부 장관의 직무범위에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이 구체적 직무로 명시되지 않은 점을 들어 국정원장의 1억 원 지원이 특수활동비의 사용범위 내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부조직법이 국가행정기관 직무범위의 전체가 아닌 대강을 정한 것이고(1), 특수활동비가 배정된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행정부처의 직무범위에 관한 규정들에서도 구체적 직무로서 위와 같은 활동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기재부 장관의 국회대책활동 등 업무수행에 국정원장의 특별사업비를 지원한 것도 넓은 의미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을 요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소요되는 경비의 지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정당한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와 판단 누락

    B는 예산안 편성 등으로 고생한 기재부 직원들에 대한 격려 등외 목적으로 기재부 장관에게 1억 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하였고, 이는 결국 대통령, 법무부의 특수활동비와 마찬가지로 집행지침에서 정한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적법하게 사용될 것으로 신뢰하고 지원 지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 1억 원 수수가 위법하지 않다고 인식한 데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

    5) 뇌물액수의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B로부터 받은 1억 원에는 국회대책활동비, 기재부 직원에 대한 격려금 등과 같이 뇌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과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과 관련되어 뇌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뇌물의 액수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위반(뇌물)죄가 아니라 형법상 뇌물수수죄로 의율되어야 한다.

    6)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5, 벌금 15,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의 판단

    (1) 원심은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하였다.3)

     

    [각주3]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관련되는 부분만 적시한다.

     

    국정원 기획조정실(이하 기조실이라고 한다) 예산처 소속 배정과장 김C는 기재부의 예산안 검토가 끝나갈 무렵인 2014. 8. 말경 기재부 예산총괄과장 임F으로부터 국정원의 요구액인 518억 원까지 증액하기는 어렵고 420억 원에서 430억 원 정도 증액하는 수준에서 정부 예산안을 확정하려 한다.”는 연락을 받고 이를 예산관 정D에게 보고하였다(1994). D는 김C로부터 이러한 보고를 받고 기조실장 이E에게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원장님께서 피고인에게 예산 관련 전화를 한 번 드렸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건의를 하였다.

    이에 이E2014. 8. 말경 이B에게 예산 상황이 어렵다는 보고를 하면서 원장님께서 기재부 장관께 전화를 한 번 해주시면 예산확보에 도움이 되겠습니다.”라는 취지로 건의하였고, 이에 이B는 그 무렵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국정원 예산안을 잘 챙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다. 이후 이B는 기조실 간부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정D에게 자신이 피고인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D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11).

    그 후 기재부는 국정원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국정원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고, 이에 이B2014. 10. 중순경 이E를 불러 피고인 덕분에 예산안 문제가 잘 풀렸다. 앞으로도 피고인의 계속적인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피고인에게 특별사업비에서 1억 원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하는 한편,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예산을 잘 챙겨줘서 고맙다. 기조실장을 보내 감사 인사를 할 것이니 한 번 만나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 후 이E는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에서 1억 원을 불출하여 2014. 10. 23. 정부서울청사 경제부총리실에서 피고인을 만나 1억 원을 전달하였다.

    B는 위와 같이 1억 원을 공여한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이 국정원 예산안을 잘 처리해 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와 더불어 기재부의 예산안 편성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국회 심의 등의 절차가 추가로 남아 있으므로 계속 신경 써 달라는 취지도 있을 뿐 아니라 기재부 장관 및 기재부와 관계를 잘 맺어두면 차년도 국정원 예산안 편성, 심의 등에 있어서 편의뿐 아니라 국정원의 업무수행에 관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경제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2002년 이GG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경제특보로 정계에 입문하였고, B는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외교관으로 공직생활을 하다 역시 2001년 이GG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정치특보를 맡으며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다. 피고인과 이B는 위와 같이 2002년경 이GG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알게 되었고, 이후 2007년 박HH 대통령 경선후보 캠프에서도 함께 일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수수한 1억 원은 2015년도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에 대한 감사와 향후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서의 편의제공 등에 대한 대가로 교부된 것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뇌물죄에서의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기재부 장관이자 인맥이 두터운 3선의 국회의원으로 국정원 예산안의 편성 등을 총괄할 뿐 아니라 국정원 예산안의 국회 심의·의결과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B는 기조실장 이E로부터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니 기재부 장관에게 예산증액을 부탁해달라는 취지의 건의를 받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국정원 예산을 잘 챙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으며, 그 후 실제로 당초 예상보다 증액된 예산안이 편성되었다.

    국정원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B로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피고인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고 여전히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예산안 증액에 대한 감사와 향후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기대하면서 피고인에게 금품을 교부할 만한 동기가 충분했다.

    B는 이E를 피고인에게 보내기 전 미리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예산편성과 관련하여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기조실장을 보내겠다고 알렸을 뿐 아니라, 국정원과 기재부 사이에 예산편성 외에 별다른 현안이 없는 상황에서 국정원장이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기조실장을 통해 전달한 이상 피고인으로서도 위 돈이 국정원 예산안 편성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지닌 것임을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피고인과 B 사이에 1억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받을 만큼 각별한 사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객관적·중립적인 입장에서 국가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균형 있게 편성해야 하는 기재부 장관이 예산안 확정 시점에 즈음하여 국정원장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는 것은 국정원 예산안 편성에 편의를 제공하고, 감액해야 할 예산을 감액하지 않거나 증액하지 말아야 할 예산을 증액하는 등 그 직무집행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피고인은 이B가 위 1억 원을 기재부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데 보태쓰라는 뜻에서 지원했다고도 진술하고 있어 위 1억 원은 뇌물이 될 주 없다고 주창하나, 국정원과 기재부는 별개의 정부기관으로서 국정원장이 기재부 공무원들에 대한 격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1억 원은 격려금으로 보기에 지나치게 고액이며, B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B는 피고인에게 1억 원을 교부하면서 용도나 성격을 따로 말하지 않고 단순히 감사의 뜻을 전하였을 뿐이다.

    ) 이 법원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위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 및 당심 증인 이B, E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B2014. 8. 말경 피고인에게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을 부탁하는 내용의 전화를 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B는 당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8월경인가 언제인가 전화했을 때 처음으로 예산 관계 이야기를 꺼냈다. 무슨 예산이 얼마 감액이 되고 증액되는 것을 알고 전화한 것이 아니라 정D 예산관이 이E 실장에게 막바지인데 원장님께서 전화 한 통화 넣어주시면 저희 일하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이E 실장에게서 듣고, ‘알았어, 내가 전화 한 번 하지.’라고 하고 전화를 한 것으로 분명히 기억한다.”라고 명확하게 진술하였고, E도 당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기재부가 작성한 내부 문건인 2014. 7. 30., 같은 해 8. 8., 같은 해 9. 3.자 각 ‘15 예산규모 검토’(증거순번 205~207, 2816~2847)에 의하면, 당시 기재부가 검토하고 있던 국정원 예산안4)증액 규모는 2014. 7. 30.자 검토안의 제2473억 원 증액,5)같은 해 8. 8.자 검토안의 제1473억 원 증액, 2479억 원 증액, 3444억 원 증액, 같은 해 9. 3.자 검토안의 최종안 472억 원 증액으로서 그 금액 모두가 정D가 임F으로부터 들었다는 420억 원 내지 430억 원보다 큰 금액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기재부 예산담당자가 국정원 예산담당자와 협의하는 단계에서는 의도적으로 내부 검토안의 금액보다 낮추어 고지할 가능성이 있고,6)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이었던 송II도 검찰 조사 당시 국정원의 요구액에 대해 감액하는 규모에 대해 국정원 측과 조율을 거치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국정원 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 예산안 검토 과정에서도 해당 부처 측과 조율을 거치게 됩니다.”라고 진술한 점(2216)에 비추어 보면 당시 기재부 예산총괄과장이었던 임F도 국정원 예산관 정D에게 요구액 감액과 관련한 전화를 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2014. 8. 말경 이E의 건의에 따라 이B가 피고인에게 전화를 하였다는 점에 관한 김C, D, E, B의 각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또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변함이 없고, 서로 일치하고 있다.

     

    [각주4] 타 부처 정보예산을 제외하고, 국정원 소관 예산과 안전보장예비비를 합한 부분만 의미한다. 이하 같다.

    [각주5] 2014. 7. 30.자 검토안의 제1안은 국정원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 2안은 실무 협의를 위한 조정안이고, 3안은 전년도 증가율에 따른 방안이다.

    [각주6] 이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변호인도 원심 및 당심에서 기재부 실무관 등이 각 부처 실무자에게 이야기하는 내용도 상당한 여유 재원을 감안하고, 사후에 생색내기용으로 힘들게 호의적 예산안을 편성하였다는 말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 하향해서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항소이유서 31, 원심 변호인 의견서 4, 30, 각주 24](1158~1159)]

     

    비록 김C, D, E, B가 피고인에게 전화한 시기와 관련하여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기는 하나, 그 시기가 이 사건 조사가 이루어진 2017, 10~11.경으로부터 약 3년 전이어서 기억이 불분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2)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위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B는 당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다른 것 다 잘해도 경제 때문에 다 어려운 것 아닙니까?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재부가 제대로 돌아가게 해주면 좋겠다. 우리도 일조해 주자이런 심플한 생각이었고, ‘예산도 무난하게 그런대로 선방했다. 그러니 이렇게 하자이런 것이었다.”라고 하여 1억 원을 지원하게 된 동기에는 예산안 증액편성과 관련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다.

    B가 피고인에게 국정원 예산안과 관련하여서 한 부탁이 의례적이라거나 국정원장으로서 당연히 수행하여야 할 업무집행의 일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관련하여 금품 등 이익을 받는 것은 뇌물수수죄에 해당한다.

    특정범죄가중법 제2조나 형법 제129조에서 정하고 있는 뇌물수수죄는 형법 제131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수뢰후부정처사죄와는 달리 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후 부정한 행위에 나아갈 것까지 요구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이B로부터 부탁 전화를 받은 후 국정원 예산안 증액편성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어 청탁과 부정한 직무집행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한 이상 뇌물수수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3) 피고인과 변호인은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과 달리 피고인이 2013. 5.경 이E, D에게 국정원에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지원해 주라.”고 말하거나, 2014. 7.경 이B에게 청와대 지원액을 늘려달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의 이 부분 설시는 피고인이 국정원장에게 사용권한이 부여되고 사용증빙을 요하지 않는 특별사업비의 존재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사실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바와 같이 기재부 공무원, 국회의원, 여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피고인의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편성원리, 증빙절차 등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설령 피고인이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오인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미필적 고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 등과의 관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고인에게 뇌물수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1) ) (1), (2)항 기재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수수한 1억 원이 2015년도 국정원 예산안 증액에 대한 감사와 향후 국회 심의·의결과정에서의 편의제공 등에 대가로 교부된 것임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이E, B가 당심에서 한 진술들을 종합하면, 국정원장 이B2014. 8.경 피고인에게 국정원 예산을 챙겨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사실, 2015년도 국정원 예산은 요구액 대비 46억 원이 감액되고 전년도 대비 472억 원이 증액 편성되어 국정원 예산담당자들로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였던 사실, B2014. 10. 중순경 기조실장인 이E에게 국정원장 특별사업비 중 1억 원을 피고인에게 전달할 것을 지시하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기조실장을 보낼 테니 만나보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피고인은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대비하기 위하여 2014. 10. 23. 15:00부터 18:00까지 정부서울청사 경제부총리실 집무실에서 기재부 1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국정감사 쟁점보고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위 일정을 30분 정도 늦춘 뒤 집무실을 방문한 국정원 기조실장 이E를 만났고, E와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이E가 두고 간 1억 원이 든 가방을 그대로 수령한 사실, 1억 원을 수령한 후 피고인이나 이B는 위 돈의 수수와 관련하여 어떤 내용으로도 통화하거나 이야기한 적이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당심에서 이B국정원에서 특활비를 지원해 주겠다.”, “이야기가 다 되어 있으니 문제없다. E를 보낼 테니 만나보라.”는 정도의 통화를 하였고, 이를 청와대와 이야기가 다 되었다는 취지로 이해하였으며, 찾아온 이E로부터 1억 원을 전달받아 위 돈을 예산안 통과와 관련하여 국회의원을 설득하고 예산안 심사 때 고생한 기재부 직원들의 격려비용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국정원장이 청와대나 그 밖의 다른 기관에도 특수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은 결국 피고인이 이B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함에 있어서 국정원 예산증액의 대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고, 오로지 예산안 통과 등과 관련하여 국정원에서 사용에 여유가 있는 특수활동비가 있으니 이를 지원받는다는 인식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기재부 장관으로서 국정원을 포함한 모든 정부 예산안의 편성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국정원의 예산은 다른 국가기관의 예산과 달리 총액으로만 구성되고 소관 예산 전체가 특수활동비로 분류되어 있어 그 편성 및 심의·의결과정에서 외부공개·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그 편성에 있어서 주무장관인 기재부 장관의 영향력이 다른 국가기관의 예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큰 점, 피고인은 기재부 장관으로서 국정원 예산편성에 관한 위와 같은 지위와 권한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이B가 피고인에게 교부한 1억 원의 출처인 국정원장의 특별사업비도 국정원 예산편성 과정에서 피고인이 기재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관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피고인은 이B가 피고인에게 위 돈을 지원한 것은 피고인이 이와 같은 국정원 특히 국정원장의 특별사업비 예산 편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재부 장관으로서의 지위에 있다는 점도 그 하나의 지원 동기로서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나아가 피고인은 제1심 선고시 까지도 1억 원의 수수사실을 부인하여 왔는데 이는 국정원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지원받는 것이 비정상적인 것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과 이B는 위 돈의 지원이 국정원 예산편성과 관련되어 있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예산을 잘 챙겨줘서 고맙다. 기조실장을 보내 감사 인사를 할 것이니 한 번 만나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이B로부터 위 1억 원을 수수함에 있어서 대통령이 국정원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지원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기재부 장관으로서 국정수행과정(주로 대국회 관련)에서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받는다고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사실관계만으로도 1억 원을 수수함에 있어서 미필적으로나마 국정원 예산과 관련하여 돈을 수수한다는 취지의 뇌물수수의 고의 역시 함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 등과의 관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국정원의 직무범위 또는 집행지침상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적용범위로 규정되어 있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을 폭넓게 해석하여야 하고, 국정원장이 국정원 업무수행의 원활성 등을 위하여 필요하고 유익하다고 판단하여 기재부 장관에게 국정수행에 팔요한 경비 지원으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준 경우 다른 개인적 불법 목적이 수반되지 않는 한 뇌물공여죄에 해당하지 않고, 그 지원금 수수자를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없으며, 설령 국정원장의 특수활동비 지원이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지원 자금이 예산인 이상 당연히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각 국가기관의 예산은 국회의 심사를 통해 확정되는 것으로 각 기관 간에 예산액을 상호 이용(移用)할 수 없고 다만 법령에 정해진 경우에 한하여 미리 예산으로써 국회의 의결을 얻은 때에 기재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용할 수 있을 뿐이므로(국가재정법 제47), 국정원에 편성된 특별사업비 예산을 기재부 장관에게 교부하는 행위는 설령 기재부 장관의 국정운영을 지원한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한 특별사업비의 불법 전용에 해당하여 이를 특수활동비의 사용목적에 따른 사용으로 볼 여지는 없다고 보아 위 1억 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B가 피고인에게 1억 원을 교부한 행위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죄 또는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하는지는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고, 1억 원의 수수행위가 국가기관의 장 사이에서 예산을 주고받은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뇌물죄의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가 부정될 수도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의 적법한 사용인지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의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국정원장 특별사업비는 국정원의 직무 내용이나 특수활동비의 성격 등에 따라 용도가 제한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집행지침은 특수활동비의 의미와 사용기준 등에 관하여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적용범위로 하고, 업무추진비·기타운영비, 특정업무경비 등 다른 비목으로 집행이 가능한 경비는 특수활동비로 집행하는 것을 지양하며,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의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등 특수활동비의 사용은 당초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하여 부적절한 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국정원장 특별사업비는 특수활동비의 하나로서 위 지침과 같이 국정원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 범위 내에서 사용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은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 업무, 형법 중 내란의 죄, 외환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암호 부정사용의 죄, 군사기밀 보호법에 규정된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국정원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 수행하는 업무는 그 본질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항상 내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에 대하여 국내정치 관여, 민간인 사찰 등의 의혹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에 국정원의 직무범위, 특히 국내 정보의 수집 등에 관하여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율하는 한편, 이를 일탈한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하여는 직권남용죄로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어 왔다. 따라서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등으로만 규정하고 있는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은 국정원의 직무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위와 같은 특별사업비의 사용목적과 사용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특별사업비는 국정원장이 직접 특수공작활동을 하면서 그 소요경비로 사용하거나 실제로 특수공작활동을 수행하는 사람에게 지원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국정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타 정부기관 등 국정원 외부의 기관·단체나 인사를 상대로 특수한 정보활동 등 보안이 요구되는 업무를 집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에도 국정원장으로서는 특별사업비의 본래 사용목적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여 이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집행하여야 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2) 나아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이B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행위가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의 적법한 사용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1억 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정부조직법상 기재부 장관의 직무범위는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수립, 경제·재정정책의 수립·총괄·조정, 예산·기금의 편성·집행·성과관리, 화폐·외환·국고·정부 회계·내국세제·관세·국제금융, 공공기관 관리, 경제협력·국유재산·민간투자 및 국가채무에 관한 사무로서 그 구체적 업무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해당하는 경우를 쉽사리 상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피고인이 이B로부터 받은 1억 원을 위와 같은 국정수행활동에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B는 피고인에게 특별사업비에서 불출한 1억 원을 교부하면서 특별사업비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하거나 검토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특별사업비를 위와 같이 집행하였고, 피고인과도 위 1억 원의 목적과 용도에 관하여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보안정보의 수집 등 국정원의 직무 자체가 포괄적어고 추상적이어서 이를 구체적·개별적으로 한정 짓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순히 기재부 장관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하여 특별사업비를 교부한다는 것이 국정원장의 직무에 포함된다거나 특별사업비의 사업목적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각 국가기관의 예산은 국회의 심사를 통해 확정되는 것으로 각 기관 간에 예산액을 상호 이용(移用)할 수 없고 다만 법령에 정해진 경우에 한하여 비리 예산으로써 국회의 의결을 얻은 때에 기재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용할 수 있을 뿐이므로(국가재정법 제47), 국정원에 편성된 특별사업비 예산을 기재부 장관에게 교부하는 행위는 설령 기재부 장관의 국정운영을 지원한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한 특별사업비의 불법 전용에 해당하여 이를 특수활동비의 사용목적에 따른 사용으로 볼 여지는 없다.

    ) 이 법원의 판단

    (1) 국가재정법 제44조는 기획재정부장관은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매년 예산집행에 관한 지침을 작성하여 각 중앙관서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는 예산집행지침을 통보하여야 하는 시기와 거기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집행지침은 서두에서 집행지침은 국가재정법 제44(예산집행지침의 통보)와 국가재정법 제80(기금운용계획의 집행지침)에 근거, 각 중앙관서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에 대한 기본원칙과 기준을 제시하여 재정지출의 효율성·형평성을 도모하고, 각 중앙관서 및 기금관리주체의 예산집행의 자율성 범위를 명확히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변호인 제출 증 제1, 1186). 또한 집행지침은 일반지침, 사업유형별 지침, 비목별 지침, 자체 이용·전용권 위임범위,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 과목 구분으로 항을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그중 . 비목별 지침 3. 특수활동비항목에서는 특수활동비의 적용 범위를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소요되는 경비라고 하고, 세부지침으로서 집행원칙에 관하여 중앙관서의 장은 특수활동비를 당초 편성한 목적에 맞게 집행하여 부적절한 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라고 전제한 다음, ‘집행방법에 관하여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며, 구체적인 지급대상, 지급방법, 지급시기는 각 중앙관서가 개별 업무특성을 감안하여 집행하여야 한다. 업무추진비·기타운영비(유관기관 간담회 개최, 화환 및 조화구입, ·조의 등), 특정업무경비(단순한 계도·단속, 비밀을 요하지 않은 수사·조사활동) 등 다른 비목으로 집행이 가능한 경비는 특수활동비로 집행하는 것을 지양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1196~197).

    이처럼 집행지침은 기재부 장관이 국가재정법 제44조에 따라 각 중앙관서의 장에게 통보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이므로 형식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국가재정법을 상위법령으로 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다만 집행지침은 중앙관서마다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집행과 관련된 일반적 사항을 정하거나(일반지침) 각 중앙관서에 공통되는 부분을 사업유형과 비목으로 나누어 정하고 있을 뿐이고(사업유형별 지침, 비목별 지침), 중앙행정기관의 직무범위나 이에 따른 예산집행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으므로, 중앙관서별 업무의 특성에 따른 예산의 집행은 집행지침의 통일적 해석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 중앙행정기관의 직무범위를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헌법 제96조는 행정각부의 설치·조직과 직부범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제2조 제1항은 중앙행정기관의 설치와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하고, 2장에서 대통령, 3장에서 국무총리, 4장에서 행정각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4장 제27조 제1항에서 기획재정부장관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수립, 경제·재정정책의 수립·총괄·조정, 예산·기금의 편성·집행·성과관리, 화폐·외환·국고·정부회계·내국세제·관세·국제금융, 공공기관 관리, 경제협력·국유재산·민간투자 및 국가채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정원법 제3조 제1항은 국정원이 수행하는 직무를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1),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 업무(다만 각급 기관에 대한 보안감사는 제외, 2), 형법 중 내란의 죄, 외환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암호 부정사용의 죄,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3), 국정원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4),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5)”으로 규정하고, 9, 18조에서 정치관여 금지, 11, 19조에서 직권 남용의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결국 기재부 장관과 국정원장의 직무범위는 헌법 제96조에 근거하여 제정된 정부조직법, 국정원법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정부조직법이나 국정원법의 개정 내용은 기재부 장관이나 국정원장이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 특수활동비 또는 특별사업비의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데에도 그대로 반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국정원장 특별사업비가 국정원의 직무 내용이나 특수활동비의 성격 등에 따라 용도가 제한되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수차례에 걸친 국정원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집행지침의 실질적 모법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과 그 시행령은 실질적인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은 제2조에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활동에 소요되는 예비비의 사용과 결산은 국가재정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총액으로 하며 기획재정부 소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3조에서 구체적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을 뿐인데,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시행령은 제1조에서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 제2조에 규정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활동에 소요되는 예비비라 함은 국가의 안전에 관련되는 중요한 국내외 정보의 수집처리 및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한 반국가적 범죄의 수사를 위한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와 중대한 기밀에 속하는 군의 시설 및 장비의 보강과 이에 수반되는 경비로서 국회의 의결에 의하여 결정된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B로부터 수수한 1억 원이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의 적법한 사용 내역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위 1억 원이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및 그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국가의 안전에 관련되는 중요한 국내외 정보의 수집처리 및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한 반국가적 범죄의 수사를 위한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 또는 중대한 기밀에 속하는 군의 시설 및 장비의 보강과 이에 수반되는 경비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기록 및 원심과 당심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더욱이 피고인과 변호인은 위 1억 원의 사용 용도로서 국회대책활동비, 기재부 직원에 대한 격려금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용도가 위 , 의 경비에 해당한다거나, 집행지침에서 특수활동비의 적용범위로 정하고 있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 및 판단 누락 주장에 대하여

    ) 관련 법리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자기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 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3717 판결 참조).

    )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B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할 당시 뇌물수수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반면, 피고인이 특별히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였다거나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사정이 없으므호, 피고인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변호인이 원심 제6회 공판기일에 진술한 변호인 의견서 5’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원심이 이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판단 누락 주장도 이유 없다.

    5) 뇌물액수의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 사실 및 사정, 즉 이B가 피고인에게 1억 원을 공여한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이 국정원 예산을 잘 처리해 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와 더불어 기재부의 예산안 편성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국회 심의 등의 절차가 추가로 남아 있으므로 계속 신경 써 달라는 취지도 있을 뿐 아니라 기재부 장관 및 기재부와 관계를 잘 맺어두면 차년도 국정원 예산안 편성, 심의 등에 있어서 편의뿐 아니라 국정원의 업무수행에 관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수수한 1억 원 전액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이 법원의 판단

    (1) 공무원의 직무와 금품의 수수·요구 또는 약속이 전체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뇌물죄가 성립하고, 공무원이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에 그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직무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303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여 인정한 원심 판시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수수한 1억 원은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는 부분과 국회대책활동비, 기재부 직원에 대한 격려금 등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나눌 수는 있지만 단지 그 구체적 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위 두 가지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기재부 장관의 직무에 관한 공정성, 불가매수성 및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국고 자금이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결과가 되었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정이 무겁다는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피고인이 먼저 이B에게 국정원장 특별사업비의 제공 내지 지원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이B의 공여 제안에 소극적적로 응하여 범행에 이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뇌물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미약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015년도 국정원 예산안의 편성·확정 과정에서 피고인이 특별히 위법하거나 부당한 업무지시나 의사결정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형사처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 다음,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원심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및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5, 벌금 15,000만 원으로 정하였다.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피고인과 검사가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이고, 그 밖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1억 원 수수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이 법원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현출된 자료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강문경, 곽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