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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대법원 2018도2069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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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제2부 판결

     

    사건20182069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피고인피고인

    상고인피고인

    변호인변호사 백재욱(국선)

    원심판결부산고등법원 2018. 12. 6. 선고 2018424 판결

    판결선고2019. 6. 20.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은 상습으로 2016. 10. 3.경부터 2017. 10. 28.경까지 20회에 걸쳐 피해자들의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합계 21장을 절취하고, 같은 기간 동안 위와 같이 절취한 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인출기에서 46회에 걸쳐 피해자들 소유의 현금 합계 111,360,900원을 절취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상습적으로 절도죄를 범하였다.

    2) 피고인은 위 1)항과 같은 기간 동안 26회에 걸쳐 절취한 타인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

    . 피고인에 대하여는 이 사건 공소사실 이전에 저지른 범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각 재심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1) 피고인은 상습으로 2003. 2. 9.부터 2003. 8. 16.까지 신용카드를 절취하고 절취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을 인출하여 절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03. 10. 13.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2003. 12. 1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위 판결에 적용되었던 법률조항인 구 특정범죄가중법(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5조의4 1항 중 형법 제329조에 관한 부분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14헌가16 등 결정). 피고인은 위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여 같은 법원에서 상습절도로 공소장이 변경된 다음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가 2016. 12. 22.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고, 2016. 12. 30. 위 재심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이라 한다).

    2) 피고인은 2001. 8. 31.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았고 2001. 12. 5.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재심절차를 거쳐 2018. 4. 27. 같은 법원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인 상습절도에 대해 면소를, 나머지 공소사실인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죄에 대해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았고 2018. 8. 10. 위 재심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2재심판결이라 한다).

    . 원심은 위 각 재심판결 확정 후인 2018. 12. 6.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가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정한 경합범 관계(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 또는 면제를 하지 않았다.

    .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확정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은 제1재심판결 범행과 포괄일죄(상습범) 관계인 범행으로서 제1재심판결 선고 전에 범한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에 미치므로 면소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는 후단 경합범의 관계이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3)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행위는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의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한 것이 아니므로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4)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된 형(징역 5)이 지나치게 무겁다.

     

    2. 기판력과 후단 경합범 관련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의 쟁점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가 어떠한지 및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는지 여부이다. 이 부분 쟁점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나 재심심판절차에서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이 허용되는지 여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보고, 기판력과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차례로 판단한다.

    . 재심절차의 특수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1) 형사소송법은 제4편에서 특별소송의 하나로 재심을 규정하면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420), 헌법재판소법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허용하고 있다(47조 제4). 재심은 해당 심급에서 또는 상소를 거쳐 확정된 사실관계를 재심사하는 예외적인 비상구제절차로서(대법원 2009. 7. 16.2005472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확정된 종국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확정력으로 유지되는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813382 판결, 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09헌바430 결정 등 참조).

    형사소송법은 유죄의 확정판결과 항소 또는 상고의 기각판결에 대하여 각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이른바 이익재심만을 허용하고 있다(420, 421조 제1). 또한 이익재심의 원칙을 반영하여, ‘재심에는 원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439). 이는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재심을 허용하지만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또한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15782 판결 등 참조).

    2) 형사소송법상 재심절차는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대상사건에 대한 심판절차로 구별된다. 재심개시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고, 나아가 재심사유가 재심 대상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가의 실체적 사유는 이를 고려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4. 24.200877 결정 참조). 한편 재심의 청구는 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고(형사소송법 제428), 재심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때에도 결정으로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을 뿐(형사소송법 제435조 제2) 그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당연히 정지되는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의 성질과 그 판단 범위, 재심개시결정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유죄의 확정판결 등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는 확정판결의 존재 내지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 종전의 확정판결이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4019 판결, 대법원 2005. 9. 28.2004453 결정 등 참조).

    3)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436조의 경우 외에는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 재심심판절차는 원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종전 소송절차의 후속절차가 아니라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심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소송절차이다(2015157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는 재심심판법원으로 하여금 이익재심 원칙의 제한 하에 재심대상판결의 내용에 구속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을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이지, 일반 절차에 적용되는 법령이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심판절차에 모두 그대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 절차에 관한 법령은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의 취지와 특성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심판절차에 적용될 수 있다. 재심의 취지와 특성, 형사소송법의 이익재심 원칙과 재심심판절차에 관한 특칙 등에 비추어 보면,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가 재심대상사건과 별개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에 일반 절차로 진행 중인 별개의 형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 재심심판절차와 기판력에 관하여 살펴본다.

    상습범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이하 앞서 저질러 재심의 대상이 된 범죄를 선행범죄라 한다)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습벽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는데(이하 뒤에 저지른 범죄를 후행범죄라 한다)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동일한 습벽에 의한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선고 전에 저지른 범죄라 하더라도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상습범이라 함은 범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가 그 범죄행위를 반복하여 저지르는 습벽, 즉 상습성이라는 행위자적 속성을 갖추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가중처벌의 사유로 삼고 있는 범죄유형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러한 상습성을 갖춘 자가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하여 저지른 경우에는 각 죄를 별죄로 보아 경합범으로 처단할 것이 아니라 그 모두를 포괄하여 상습범이라고 하는 하나의 죄로 처단하는 것이 상습범의 본질 또는 상습범 가중처벌규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는 점은 일찍부터 대법원이 견지하여 온 견해이다(대법원 2004. 9. 16. 선고 20013206 전원합의체 판결 등 다수). 따라서 상습범으로서 포괄적 일죄의 관계에 있는 여러 개의 범죄 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상습범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확정판결의 사실심 판결선고 전에 저질러진 나머지 범죄에 대하여 새로이 공소가 제기되었다면 그 새로운 공소는 확정판결이 있었던 사건과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다시 제기된 데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

    한편 상습범에서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는 사실심리의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므로 공소제기의 효력과 판결의 기판력은 그때까지 행하여진 행위에 대하여만 미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3929, 99감도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상습범에서 상습성에 의해 저질러진 일련의 범행 사이에 그것들과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또 다른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전후 범죄사실의 일죄성은 그 확정판결에 의해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범죄가 된다(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21342 판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2744 판결 등 참조). 이는 유죄의 확정판결 전후의 범죄사실은 그것이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졌다 하더라도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2)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즉 재심대상판결의 공소사실에 후행범죄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추가로 공소를 제기한 후 이를 재심대상사건에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후행범죄에 대하여 사실심리를 할 가능성이 없다. 또한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개시결정의 확정만으로는 재심대상 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으므로 재심대상판결은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을 전후하여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재심대상 판결에 의하여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 그러므로 선행범죄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고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3) 형사소송법은 재심청구의 시기에 관하여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427조 등 참조). 만약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판결의 선고 전에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의 선고 이후 재심판결 선고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이 없었음에도 모두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후행범죄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선행범죄에 미치지 아니한다. 후행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거나 심판할 때에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고,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는 유죄의 확정된 재심대상판결에 의해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이 분단되어 별개의 상습범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심판결이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는 경우 그와 달리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친다고 본다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가 달라져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 재심심판절차와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후행범죄가 그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하여졌다 하더라도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형법 제37조 후단 및 제39조 제1항의 문언,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고,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수개의 죄가 판결 확정을 전후해 저질러진 경우에는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라고 해서 마치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 수개의 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인정되어 형법 제38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판결 확정을 전후한 각각의 범죄에 대해 별도로 형을 정해 선고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4469 판결 등 참조).

    )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된 경우에 후행범죄에 대해 재심판결을 근거로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려면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이 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재심심판법원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후행범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할 당시에는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어 존재하고 있으므로 재심대상 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심판결이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에는 재심판결을 근거로 형식적으로 후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2) 이와 달리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에,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재심사건 범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12190 판결과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17440 판결 등은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한다.

    .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1)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선고 당시에는 재심 대상판결이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어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는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되며, 이 사건 제1재심판결 심판법원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도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확정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는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양 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에 대해 형법 제39조 제1항을 적용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후단 경합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행위에 대해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으므로,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노정희의 보충의견과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

    . 재심절차의 특수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재심 절차는 특별소송절차이기는 하지만, 특별소송으로서의 성격은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뚜렷하게 드러나는 반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다시 심판하는 단계와 재심판결의 효력에서는 일반 절차와 다르지 않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이후 재심심판절차에서는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을 소멸시키는 새로운 판결을 선고하기 위해서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한다.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은 재심심판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때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한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당 심급에 관한 일반 절차에 따라 다시 심판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회복할 수 없는 심신장애인에 대한 공판절차정지 규정과 사망한 피고인에 대한 공소기각결정 규정의 각 배제, 피고인의 재정원칙에 관한 예외(형사소송법 제438조 제2, 3)와 같이 법률이 특별히 정한 경우, 그리고 공소취소와 같이 재심심판의 성격에 비추어 당연히 허용될 수 없는 것(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3203판결 참조)이 예외적으로 제외될 뿐이다. 따라서 재심절차가 개시되어 확정된 단계에서는 재심사건과 관련하여 일반 절차의 해당 심급에서 허용되는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위와 같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에서도 일반 절차의 해당 심급에서 허용되는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이상, 재심사건에 다른 사건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이나 다른 일반 사건을 병합하여 함께 심판하는 것도 허용된다. 형사소송법은 재심의 청구는 원판결의 법원이 관할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423) 공소장변경이나 병합심리를 금지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의 범죄사실이 공소장변경이나 병합 등을 통하여 추가되더라도 그 자체로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아니함은 물론이다. 이 경우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사건에 합당한 양형의 몫을 정하고 이어 후행범죄에 대하여 그 행위에 합당한 양형의 몫을 정한 다음 하나의 형을 선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 따라 정해진 형이 재심대상판결의 형보다 결과적으로 중하다고 하여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드시 반한다고는 볼 수 없다. 즉 재심사건과 일반 사건의 병합 등을 통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재심사건과 일반 사건 모두에 대하여 함께 형벌이 과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 형과 재심대상판결의 형을 단순히 비교하는 방법으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 이 경우에는 다른 사건에 대한 법정형, 형의 가중·감경사유, 형법 제51조의 양형조건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하여 재심판결에서 선고된 형이 재심대상판결의 형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6784 판결 등 참조).

    ) 수개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되고 그중 일부 범죄 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 형식상으로는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도 재심개시의 결정을 하지만 이 부분에 관한 심리는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정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477 판결 등 참조).

    위 판결 등은 경합범 관계인 수개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하나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심리를 자제하여야 한다는 취지일 뿐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후행범죄와 재심사건을 함께 심리·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 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 민사절차에서는 재심의 소에 새로운 청구를 굳이 병합할 필요가 없다. 민사절차는 소송물별로 재판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새로운 청구에 관하여 별소를 제기하면 족하다. 별소를 제기하여 판단 받는 것과 재심의 소에 병합하여 판단 받는 것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반면 형사절차는 범죄별로 재판하는 절차가 아니므로 민사절차와 다르다. 여러 범죄 중 유죄로 인정된 범죄에 대하여 각 선고형을 따로 정하여 합산하는 것이 아니고, 유죄로 인정된 범죄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선고형을 정하는 것이 형사절차의 기본 모습이다. 따라서 하나의 상습범죄에 속하는 죄에 대하여 일부는 재심심판사건으로 일부는 일반 사건으로 나누어 재판하는 것과, 재심심판사건에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일반 사건을 병합하여 하나의 재판을 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민사절차와 형사절차의 이러한 차이점을 고려하면, 재심심판사건에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일반 사건을 병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형사절차의 구조에 더 적합하다.

    ) 재심사건에 다른 사건이 병합되거나 공소장변경으로 다른 공소사실이 추가되었는데, 나중에 재심청구가 취하되면 병합되거나 추가된 공소사실만 남게 되므로, 그에 대하여는 해당 심급에 따른 통상의 공판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따라서 이로 인하여 불필요한 절차상의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기판력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선행하는 상습범죄에 대하여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상습성에 기하여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고 양 사건이 병합심리되지 아니한 채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면 그 기판력은 후행범죄 사건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이 원칙은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 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하여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1. 5. 31. 선고 99헌가18 등 결정 참조). 상습범 등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 일부에 대하여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그 확정판결의 효력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범행 전부에 미치지만, 기판력의 시적 범위, 즉 언제까지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기판력이 미치는가라는 기준시점은 사실심리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하여 가리게 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5068 판결 등 참조). 한편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다시 심판한다는 것은 재심대상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심판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014282 판결 등 참조). 선행범죄에 대하여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은 소멸하므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기준시점은 재심대상판결 선고시가 아니라 재심심판절차에서 사실심리의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재심판결 선고시이다(민사사건에 관한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25151 판결 등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선행범죄에 관하여 확정된 재심판결의 효력은, 재심심판 절차에서 다른 사건을 심리할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재심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발생하였고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당연히 미친다. 선행범죄에 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이미 확정된 이상 재심심판절차에서도 공소장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 후행범죄에 대하여 사실심리를 할 수 있으므로, 선행범죄에 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친다고 하여 처벌의 공백을 야기하는 등의 부당한 결과가 생기지 않는다.

    4) 다수의견은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를 심판할 수 있었는지를 살피면서 재심대상 판결의 효력이 재심판결의 확정 전까지 상실되지 않은 이상 재심사건 범죄와 후행범죄는 여전히 확정판결인 재심대상판결에 의하여 차단된 별개의 상습범죄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확정판결의 효력이 사실심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그때까지 범한 범죄에 미친다는 기판력의 일반원칙과 헌법 제13조 제1항에 따른 이중처벌금지 원칙을 배제할 명문의 규정 없이 재심판결의 효력을 재심대상판결 선고시까지로 제한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리한 예외를 설정하는 것이다. 법원으로서는 통상의 공판절차에 따라 재심심판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친 후 종국재판으로서 재심판결을 선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재심판결의 효력을 일반 절차에 따른 판결의 효력과 달리 보아야 할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다수의견은 재심대상판결이 재심판결의 확정 전까지 형식적으로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전제에서, 재심사건에서의 선행범죄와 후행범죄는 재심대상판결에 의해 나눠지고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되므로 선행사건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재심심판법원은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이 소멸될 것을 전제로 처음부터 새로 심판을 하는 것이지,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이 유지됨을 전제로 심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재심대상판결이 형식적으로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전제에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가 별개의 상습범죄가 된다는 논리는 지나치게 형식적·도식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5) 피고인에 대한 재심은, 형법상의 범죄와 동일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면서 법정형만 상향 조정한 구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1항 중 형법 제329조에 관한 부분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14헌가16 등 결정)에 따른 것이다. 피고인에 대한 재심이 개시된 것은 피고인의 잘못이 아니라 국가의 입법상 과오 때문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하여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게 되더라도 이는 감내해야 할 불가피한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하여 재심판결 확정에 따른 효력을 제한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6) 검사가 단순일죄로 보아 사기 범행을 먼저 기소한 다음, 포괄일죄인 상습사기 범행을 추가로 기소하였으나 그 심리과정에서 전후에 기소된 범죄사실이 모두 포괄하여 상습사기의 일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검사로서는 원칙적으로 먼저 기소한 사건의 범죄사실에다가 추가기소된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추가하여 전체를 상습범행으로 변경하고 죄명과 적용법조도 이에 맞추어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고, 추가기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공소취소를 하는 것이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충실한 온당한 처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검사의 추가기소 자체에는 전후에 기소된 각 범죄 사실 전부를 포괄일죄로 처벌할 것을 신청하는 취지가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어 공소 사실을 추가하는 등의 공소장변경과는 그 실질에서 별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추가기소한 공소장의 제출이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행위 중 먼저 기소된 공소장에 누락된 것을 추가 보충하고 죄명과 적용법조를 포괄일죄의 죄명과 적용법조로 변경하는 취지의 것으로서 한 개의 죄에 대하여 중복하여 공소를 제기한 것이 아님이 석명에 의하여 분명해진 경우에는 추가기소에 의하여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전후에 기소된 범죄사실 전부에 대하여 실체 판단을 하여야 하고 추가기소에 대하여 공소기각판결을 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3929, 99감도9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과 같이 후행범죄 사건이 기소된 당시에는 이중기소의 문제가 없었더라도 그 후행범죄 사건의 심리 중에 선행범죄 사건에 대하여 재심심판절차가 개시된 이상, 양 사건에 대하여 따로 공판절차가 진행되도록 허용하게 되면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하나의 죄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중으로 기소되는 결과를 용인하고, 두 개의 판결을 선고하도록 방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두 사건을 병합하거나 후행범죄 사건의 공소사실을 선행범죄 사건의 공소사실에 추가함으로써 하나의 절차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재심으로 인하여 생긴, 당초에 예측할 수 없었던 이중기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재판진행이라고 하겠다.

    다수의견은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이 유지된다고 볼 경우 이중기소에 해당하게 되므로 일죄성은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순환논리를 취하게 된다. 이는 법원이 하나의 죄에 대하여 생긴 이중기소의 문제를 시정하지 아니한 채 두 개의 판결을 선고하도록 허용하는 것일 뿐 아니라 명확하지 않은 제도상의 문제로 인한 불이익을 피고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므로, 형사소송의 이념이나 절차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7)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하나에 대하여 먼저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나머지 사건에 미치는지 여부는,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다른 사건을 심리할 가능성이 있었는지에 달려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와 같이 본다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사건에 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에 관한 결론이 불합리하게 달라지지 않는다.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나서 재심심판법원이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를 본다.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시까지 선행범죄 사건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를 심리할 가능성이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재심사건에 미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 이전에 선행범죄 사건의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병합하는 등의 절차를 통해 하나의 절차에서 사실심리를 할 수 있으므로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재심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볼 이유가 없다.

    이와 같이 두 사건이 병합 또는 공소장변경 등의 절차를 통해 하나의 절차에서 심리될 가능성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살펴서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를 결정하면 충분하므로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불합리는 발생하지 않는다.

    .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고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그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 같은 취지에서 후단 경합범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12190 판결과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17440 판결 등의 결론은 지극히 정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 형법 제37조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후단 경합범으로 규정하고 있고, 39조 제1항 전문은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형법 규정은 후단 경합범을 심판하는 법원이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비교하여, 피고인이 별개의 절차에서 심판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라는 의무를 지우고 있다.

    3)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 후행범죄 사건에 대하여 판결하는 법원으로서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후행범죄가 저질러진 것임이 분명한 이상 확정된 재심판결의 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보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후행범죄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은 이와 달리 명문의 규정 없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후단 경합범의 성립을 부정하는 해석을 하고 있는데, 그에 합당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 후행범죄에 대하여 재심 판결의 범죄와 후단 경합범이 성립된다고 보는 데에는,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음을 전제로 한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에 관한 사건을 병합하는 등으로 동시에 판결할 수 있으므로 후행범죄를 재심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재심판결의 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4) 선행범죄 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하나에 대하여 먼저 판결이 선고되어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는지 여부는,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사건의 판결절차에서 다른 사건 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는지에 달려있다고 보면 족하다. 이와 같이 본다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판결이 먼저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에 관한 결론이 불합리하게 달라지지 않는다.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법원이 재심사건의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를 본다.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확정시까지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 사건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가 후행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후행범죄 사건의 판결확정 이전에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 개시결정이 확정되었다면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병합하는 등으로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으므로 그 경우에는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이 실제로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판결절차에서 다른 사건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서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면 되므로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살펴본다.

    1) 피고인은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2003. 12. 13.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그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2016. 6. 14. 이루어져 그 무렵 확정됨으로써 재심심판절차가 개시되었다. 재심심판절차의 제1심은 2016. 8. 18.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였고, 2016. 12. 22.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됨으로써 같은 달 30.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변경된 공소사실이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그것이 새로운 공소의 추가적 제기와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도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7843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재심사건 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기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행에 대하여 재심심판절차의 항소심은 공소장변경 등을 통하여 사실심리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행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행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2) 피고인은 2001. 8. 31. 부산지방법원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아 2001. 12. 5.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그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이 2017. 2. 16. 이루어져 그 무렵 확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2018. 4. 27. 피고인에게 징역 16개월을 선고한 이 사건 제2재심판결이 2018. 8. 10. 확정되었다. 이 사건 제2재심 판결에 관한 재심심판법원은 이 사건을 병합하여 동시에 판결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한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는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후단 경합범 관계라고 보아 형법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후단 경합범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후단 경합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 역시 정당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한다. 이것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이유이다.

     

    6.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노정희의 보충의견

    . 반대의견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 단계에서는 재심절차도 일반 절차와 다르지 않으므로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의 공소사실에 후행범죄 사건의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두 사건을 병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재심의 목적이나 재심절차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형식적 해석일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의 규정 및 입법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1) 형사소송법은 재심의 목적 내지 취지와 재심절차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명문으로 재심심판절차를 포함한 재심절차에 관하여 특칙을 두고 있다. 재심은 검사가 제기한 공소에 의하여 개시되는 일반 절차와는 달리, 법에 열거된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 등 법이 정한 재심청구권자의 재심청구에 의하여 시작된다(형사소송법 제420, 424조 등). 재심절차에서는 사망자 또는 회복할 수 없는 심신장애인을 위하여 재심의 청구가 있는 때 또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가 재심의 판결 전에 사망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심신장애인으로 된 때에도 공판절차가 정지되지 않고, 피고인이 출정하지 아니해도 심판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38조 제2, 3). 또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재심청구인은 재심청구를 취하하여 재심절차를 종결시킬 수 있고, 다만 동일한 사유로써 다시 재심을 청구할 수 없을 뿐이다(429). 나아가 재심 청구는 심급을 달리하여 경합될 수도 있다(형사소송법 제436, 형사소송규칙 제169).

    이와 같이 재심절차는 일반 절차와 그 목적을 달리하며, 그에 따라 재심절차는 일반 절차와 절차의 개시와 종결, 구조를 달리하는 특별소송절차이다. 따라서 재심개시단계에서뿐 아니라 재심심판단계에서도 재심절차의 이와 같은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2)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은 재심개시의 결정이 확정한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다시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형사소송법이 정한 일반 절차에 관한 내용이 특별소송인 재심절차에 모두 그대로 적용된다고 새길 수는 없고, 절차의 목적과 구조를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일찍이 형사소송법 제255조 제1항에 의하면 공소는 제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해당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미 오래전에 제1심 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확정되어 이에 대한 재심절차가 진행 중에 있으므로 재심절차에서는 공소취소를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1976. 12. 28. 선고 763203 판결 등 참조). 또한 대법원은 경합범 관계인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한 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해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형식적으로 이를 심판의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사실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해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다만 그 부분에 관해 새로이 양형을 해야 하므로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해서만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하였다(1996. 6. 14. 선고 96477 판결 등 참고). 이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한 개의 형을 선고받은 일부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심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심사유가 없는 다른 범죄사실에 대하여까지 유·무죄 심판을 새롭게 할 수는 없고 양형을 위한 심리만을 하여 형을 다시 정하는 것이 재심제도의 본질과 입법취지에 합치된다는 취지이다. 재심절차에 일반 절차에 관한 법령의 적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재심제도의 본질과 입법취지, 법적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3) 재심은 법에 열거된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해서 확정된 판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비상구제절차이다. 이는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재심을 허용하지만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로서, 단순히 재심절차에서 전의 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원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2938 판결 등 참조).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사유가 있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심판하는 재심심판절차에서 공소장변경 등을 통해 다른 공소사실을 추가·병합하여 함께 심리하는 것은 재심청구권자가 재심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추가적인 방어의 부담을 지게 하므로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재심절차에서 재심대상사건 이외의 새로운 공소사실을 추가·병합하여 심리하는 것은 재심제도의 본질이나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한다.

    4) 민사절차에서도 재심의 소에 병합해 새로운 청구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41977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은 법적 안정성과 형식적 확실성이 요구되는 절차인바, 형사재심 절차에서 재심사건에 새로운 공소사실을 추가·병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합당하다.

    . 반대의견은 재심심판법원은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이 소멸됨을 전제로 처음부터 새로 심판하는 것이라는 근거로,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은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재심심판절차에서는 재심 대상판결의 효력이 잠정적으로 상실되거나 유동적인 상태에 있게 된다는 이유로,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

    1)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사건을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한다는 것과 재심개시결정 후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되는지의 여부는 논리필연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다. 재심제도에서 재심개시단계와 재심심판단계의 구별이나 재심개시결정 후 재심판결의 확정 전 재심대상판결의 효력 존속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재심개시의 결정이 확정한 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뿐(438조 제1), 재심개시결정에 의하여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오히려 재심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어 재심개시의 결정을 하더라도 재심대상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을 임의적으로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435조 제2). 이 규정은 재심 개시결정이 되더라도 재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재심 대상판결의 효력이 유지되므로 원칙적으로 형을 집행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형의 임의적 정지를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다른 효력은 상실되지만 집행력만 유지되는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도 없다.

    2)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잠정적으로 상실된다거나 유동적인 상태에 있게 된다는 의미가 불분명하다. 이러한 해석은 우리 형사소송법의 규정내용에 반하고 형사소송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형식적 확실성의 원칙에 반한다.

    3)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다수의견의 논거가, 재심판결이 확정된 후 후행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재심대상판결을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하여야 한다거나 하나의 사건에 두 개의 확정판결을 인정하는 의미가 아니다. 재심개시결정 확정만으로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재심심판법원은 그 내용에 구속되지 않고 재심심판 및 재심판결을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재심심판법원이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판단하면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남아 있다고 보아 모순이라거나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견은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재심심판법원은 재심대상판결의 존재로 인하여 후행범죄를 선행범죄와 별개의 상습범으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후행범죄를 동시에 심리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심판결이 확정된 후에는 재심판결만이 유효하게 존재하지만, 후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이다.

    . 반대의견은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 이전에 선행범죄 사건의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병합하는 등의 절차를 통해 하나의 절차에서 심리 및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사건에 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와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에 관해서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설령 반대의견처럼 후행범죄 사건의 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판할 수 있다고 해도,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 이전에 선행범죄에 대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이 개시되지도 않은 다수의 사안을 상정하여 보면, 재심사건과 후행범죄 사건 중 어느 사건에 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와 후단 경합범의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 후행범죄 사건의 사실심 판결선고 이전에 선행범죄 사건의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다소 예외적인 사안을 전제로 논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은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범행을 포괄하여 일죄로 보는 것은 너무 쉽게 상습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상습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이 좀 더 직접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절도죄에서 상습성은 절도범행을 반복 수행하는 습벽을 말하는 것으로서, 동종 전과의 유무와 그 사건 범행의 횟수, 기간, 동기 및 수단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11550 판결 등 참조). 상습성의 인정 여부와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시적 범위 또는 확정판결에 의해 그 전후 범죄사실의 일죄성이 분단되는지의 여부는 그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의 논거를 보충하고자 한다.

    7.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

    . 기판력(旣判力, res judicata)은 이미 판결한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도 더 이상 심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서 유래한다. 판결이 확정되어야 기판력이 발생하므로, 기판력은 확정판결의 효력이라고 할 수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당사자는 통상의 절차로는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확정판결에 매우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법률에 정해진 재심절차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을 뿐이다.

    재심절차는 재심대상판결의 확정력을 제거하고 사건 자체를 다시 심판하는 절차이다. 형사소송절차에서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재심심판절차와 관련해서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잠정적으로 상실되고,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은 확정적으로 상실된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마치 제1심 판결이 상소된 것과 같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은 유동적인 상태에 있고 재심심판절차에서는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이 아니라 재심판결이 확정판결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재심심판절차가 진행 중인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

    다수의견은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심판법원이 재심대상판결의 존재와 효력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재심대상사건 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확정판결인 재심대상판결로 분단되고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어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후행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마치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재심대상사건 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이 분단된다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심심판법원이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판단하면서 선행사건에 대하여 재심대상판결이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은 모순이다. 재심심판법원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확정판결에 따른 제약에서 벗어나 해당 사건에 대하여 새롭게 사실인정과 판단을 할 수 있다.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판결을 확정판결로 취급하는 것은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한쪽에서는 확정판결 전과 범죄사실로 인정함과 동시에 그 범죄사실에 관해서 새로이 판단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재심판결이 확정되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이미 확정적으로 상실되었는데도 다른 형사재판절차에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다루어도 안 된다. 하나의 사건에 대하여 두 개의 확정판결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형사절차, 민사절차, 행정절차 재심에 모두 공통되는 원칙이다.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누범가중의 사유가 되는 전과(형법 제35조 제1항 에서 정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나 집행유예 결격사유가 되는 전과(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가 된다. 이때 유죄의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재심판결이 새로운 확정판결 전과가 되고 재심대상판결을 확정판결 전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후행범죄를 심리하는 법원도 선행범죄에 관한 재심대상판결을 유효한 판결로 취급하여서는 안 된다.

    형사소송법 제435조 제2항은 재심개시결정을 할 때에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만, 이는 판결의 집행력에 관한 이례적인 규정으로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아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재심개시결정은 법이 정한 제한적인 사유가 있어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므로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은 상실되는 것이 원칙이다. 재심개시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해야 하고 재심사유가 재심대상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실체적 사유는 고려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4. 24.200877 결정 참조).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더라도 편의상 형 집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보아 법원이 재심사유가 재심대상판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형의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위와 같은 특별규정을 둔 것이다.

    요컨대, 재심심판절차에서는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잠정적으로 상실된다고 보아야 한다. 형사절차에서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다.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해서 헌법과 법률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도 판결의 효력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다.

    . 절도죄에서 상습성은 절도범행을 반복 수행하는 습벽을 말하는 것으로서, 동종 전과의 유무와 그 사건 범행의 횟수, 기간, 동기 및 수단과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습성 유무를 결정해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11550 판결 등 참조). 상습성이 발현된 여러 범행이 있는 경우에 범행 상호간에 보호법익이나 행위의 모습과 방법, 의사의 단일 또는 갱신 여부,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 포괄일죄 인정의 기준이 되는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범행을 하나로 묶어 포괄하여 일죄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는 2003. 2. 9.부터 2003. 8. 16.까지 신용카드를 절취하고 현금을 인출하여 절취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제1재심판결 확정 이전에 범하여 기판력이 문제 되는 범죄는 2016. 10. 3.경 신용카드를 절취하고 현금을 인출하여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절도 범행이 비록 불특정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우연한 만남을 가장하여 환심을 산 다음 신용카드 등을 절취하고 현금을 인출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범행 방법이 유사하고 범행 횟수도 많지만 무려 13년 이상의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발생한 이들 범행에 대해서 동일한 상습성이 인정되는 포괄일죄로 보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범행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매우 길고 오랜 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일정한 시기의 범죄별로 상습범이 인정될 수는 있겠지만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행을 모두 포괄하여 일죄로 보는 것은 너무 쉽게 상습범을 인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에 관한 요소를 고려하여 상습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이 좀 더 직접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2003년경 범한 상습범과 2016년경 범한 상습범을 모두 처벌하고자 한다면 두 개의 상습범이 별개의 상습범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습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범행에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중대한 사실정의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아 무고하고 죄 없는 피고인의 인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5. 5. 21. 선고 20111932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재심절차는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이지만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2938 판결 등 참조). , 재심절차는 피고인을 위해서 마련된 제도이므로 재심재판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는 원판결의 증거가 허위임이 드러난 때(1호 내지 제4),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5), 원판결의 기초(전제)가 되는 판결이 변경된 때(6), 원판결 또는 수사의 절차에 현저한 하자가 있는 때(7) 등의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재심사유들은 모두 원판결의 확정력을 도저히 그대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할 뿐(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09헌바430 결정 등 참조) 피고인의 책임으로 볼 수 있는 사유는 없다.

    이 사건 피고인과 같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 이 역시 법률이 위헌이기 때문이지 피고인의 책임으로 볼 수 있는 사유는 아니다. 피고인에 대한 재심이 개시된 것은 피고인의 잘못이 아니라 국가의 입법상 잘못 때문이다. 피고인에게 재심재판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다른 이유나 근거도 없다.

    다수의 견은 재심재판의 특수성만을 강조하여 재심심판절차에서 공소장변경이나 병합 심리를 허용하지 않고 재심재판의 효력과 관련해서는 효력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재심재판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고 있다. 피고인에게 별다른 잘못이 없는데 피고인에 대한 처벌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다수의견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는 재심제도의 본질에도 반하여 찬성하기 어렵다.

    .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심판대상인 판결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상습으로 저지른 별개의 동종범죄도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사건의 병합을 통해서 함께 재판받도록 형사소송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운용할 필요가 있다.

    재심심판절차에서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사건의 병합을 금지하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이 없는 이상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해석이 바람직하다. 피고인이 저지른 후행범죄가 선행범죄와 동일한 상습성에 기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실체법상 포괄일죄가 되므로 피고인은 한 번의 절차에서 심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 피고인이 저지른 후행범죄가 선행범죄와 실체법상 별개의 범죄이더라도 피고인은 경합범으로 동시에 판결 받을 이익이 있다. 검사는 재심절차에서 후행범죄를 공소사실에 추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저지른 후행범죄에 대하여 처벌의 공백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를 심판하지 못하도록 해석하는 것은 검사가 후행범죄에 대한 소추의무를 게을리 한 것을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해석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재심은 형법상의 범죄와 똑같은 구성요건을 규정하면서 법정형만 상향 조정한 구 특정범죄가중법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개시되었으므로 적용 조문만 달리하여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큰 사건이다. 이렇게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한 재심심판절차의 특수성을 강조해서 후행범죄와 함께 처벌받을 수 없다고 해석할 실질적인 이유가 없다. 반면 재심판결에서 또 다시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피고인이 다른 범죄와 함께 처벌받을 이익은 매우 크다.

    재심심판대상인 판결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상습으로 저지른 별개의 동종범죄도 함께 심판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간명한 해결방법이다. 이처럼 재심심판절차에서 함께 심판과 처벌을 할 수 있으므로 재심판결의 기판력도 당연히 후행범죄에 미치고 확정된 재심판결을 근거로 해서 재심대상 범죄와 후행범죄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으로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이 재심심판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에도 부합한다.

    다수의견은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를 심판하지 못하도록 해석하고 그 결과 후행 범죄에 대한 심리가능성이 없다면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후행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판결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확정된 선행범죄를 근거로 후행범죄에 대하여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감경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간명하고 쉬운 해결방법을 두고 확정판결과 기판력에 관한 일반 법리, 나아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성립에 관한 일반 법리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예외를 너무 쉽게 인정한 것이어서 부당할 뿐만 아니라 법리적인 정당성도 인정되기 어렵다.

    이상으로 반대의견을 보충하고자 한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주심),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