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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서울고등법원 2020토1

    인도심사청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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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고등법원 제20형사부 결정

     

    사건20201 인도심사청구

    범죄인A, 국적 대한민국

    청구인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안성수

    청구국미합중국

    변호인법무법인 고도, 담당변호사 이용환

     

    주문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경위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청구국의 범죄인 인도청구 전까지의 주요 경과

    1) 범죄인에 대한 대한민국에서의 수사절차 진행과 신병확보

    ) 범죄인은 2015. 4.경 토르 네트워크(Tor Network)에 기초한 이른바 다크 웹(Dark Web)’에 개설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행위시법인 개정 전 법률에 따라 이하 아동·청소이용음란물이라 한다) 전용 웹사이트인 ‘Welcome To Video’(이하 ‘W2V 사이트라 한다)의 운영권과 W2V 사이트에 업로드 된 동영상 파일 등 관련 자료를 전 운영자로부터 인수하였다

    ) 범죄인은 W2V 사이트에 기존 동영상 파일에 더하여 자신이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아두었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업로드하고, W2V 사이트의 동영상 파일 다운로드에만 사용한 수 있는 포인트 운영방식을 설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W2V 사이트에 접속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아이디(ID)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무료 계정을 만들어 회원가입을 할 수 있고, 회원들은 이용료 지급시마다 W2V 사이트로부터 1회성 비트코인 지갑주소(가상계좌)를 생성·부여받아 해당 가상계좌로 일정 금액의 비트코인을 송금하기나 W2V 사이트에 새로운 아동·청소이용음란물을 업로드 또는 신규 회원을 추천함으로써 포인트를 배정받아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 범죄인은 2015. 7.경 국내외 8개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신과 아버지 명의로 위와 같이 W2V 사이트의 가상계좌로 들어온 이용료를 지급받을 계좌들을 개설한 다음 그 무렵부터 당진시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 방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여 W2V 사이트를 운영하였다.

    ) 청구국은 국토안보수사국(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 HSI) 등을 중심으로 W2V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오던 중 2017. 8.W2V 사이트와 관련된 수천 개의 비트코인 계좌들을 이른바 클러스터링(clustering) 방법을 통해 그룹화한 결과 해당 비트코인 거래소 중 일부가 대한민국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2017. 9.W2V 사이트에서 은닉되지 못한 IP주소들을 추적한 결과 대한민국의 통신업체가 제공한 것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수사결과를 토대로 청구국의 국토안보수사국은 2017. 9. 28.경 대한민국에 W2V 사이트에 대한 국제형사사법공조수사를 요청하였다.

    ) 이에 대한민국의 수사기관은 2017. 10.W2V 사이트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여 2018. 2.경까지 청구국, 영국 등과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아래 수사를 진행한 결과, W2V 사이트의 운영자를 범죄인으로 특정하고 범죄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018. 3. 4. 범죄인을 그 주거지에서 체포하였다.

    2) 범죄인에 대한 대한민국에서의 기소와 유죄판결의 확정

    ) 범죄인은 2018. 3. 2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1640호로, 범죄인이 2015. 7. 8.경부터 2018. 3. 4.경까지 W2V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3,055개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위 사이트에 게시하여 4,073명의 회원에게 7,293회에 걸쳐 415.53026469 비트코인(한화로 약 406,674,621원 상당)을 지급받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배포·제공·공연히 전시하는 등으로 인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위반의 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위반의 점으로 기소되었다.

    ) 위 법원은 2018. 9. 7. 기소된 범죄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범죄인에 대하여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의 형괴 압수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몰수 및 355,928,317원의 추징 등을 선고하였다.

    ) 검사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2855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2019. 5. 2. 범죄인에 대하여 징역 16월의 형과 몰수 및 추징 등을 선고하였다. 이에 범죄인이 2019. 5. 7. 상고하였다가 2019. 5. 14.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위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범죄인은 2020. 4. 27. 위 확정판결에 따른 형의 집행을 마쳤다.

    . 청구국의 범죄인 인도청구 경과

    1) 범죄인에 대한 청구국에서의 수사절차 진행과 기소

    ) 대한민국에서의 범죄인에 대한 위와 같은 수사·기소·재판 진행과는 별도로, 청구국은 세게 여러 국가와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아래 W2V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였고, 위싱턴D.C. 연방지방법원 치안판사는 2018. 2. 28. 범죄인에 대하여 연방형법(18 U.S.C)에서 규정하는 아동음란물 광고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였다.

    ) 범죄인은 워싱턴D.C. 연방대배심의 판단을 거쳐 2018. 8. 9.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아래와 같이 연방형법에서 규정하는 6개 죄명과 각 죄에 해당하는 9개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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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와 같이 기소된 범죄 중 자금세탁죄는 특정 불법 활동, 즉 노골적인 성행위를 하는 실제 미성년자에 대한 시각적 묘사가 포함된 아동음란물과 관련한 범행(2252A) 및 미합중국으로 수입하기 위한 특정 아동음란물 제작 범행(2260)을 조장할 의도로, 미합중국 내의 장소에서 미합중국 밖의 장소로 또는 이를 통해 내지는 미합중국 밖의 장소로부터 또는 이를 통해 미합중국 내의 장소로 통화수단이나 자금을 운반, 전송, 이체하거나 그러한 시도를 하는 경우 2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금세탁죄로 기소된 3개 혐의는 워싱턴D.C.에 있는 W2V 사이트 회원이 W2V 사이트의 가상계좌로 아래와 같이 비트코인을 송금하였고, 그 무렵 범죄인이 위 비트코인을 대한민국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 자신이 관리하는 비트코인 계좌로 송금함으로 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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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청구국의 범죄인 인도청구의 주요 내용

    ) 청구국은 2019. 2.경부터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범죄인인도조약’(1998. 6. 10. 서명, 1999. 12. 20. 발효, 이하 이 사건 조약이라 한다)에 따라 범죄인에 대한 인도청구 절차를 진행하여 2019. 4. 19. 청구국의 인도청구서와 관련 자료가 대한민국 외교부장관에게 도달되었다.

    ) 청구국의 인도청구서 등에 의하면, 인도청구된 범죄의 죄명은 범죄인에 대하여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기소된 범죄와 같다.

    . 청구인의 인도심사청구 주요 내용

    1) 이 사건 조약과 범죄인 인도법의 관련규정

    ) 이 사건 조약에 의하면, 인도대상범죄는 인도청구시에 양 체약당사국의 법률에 의하여 일정한 법정형 이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 및 그 미수범, 음모범 또는 공범으로 하고(2조 제1, 2), 인도청구된 자가 인도청구된 범죄에 관하여 피청구국에서 이미 유·무죄선고를 받은 경우 인도는 허용되지 않는다(5).

    ) 대한민국의 범죄인 인도법은 위 조약과 같은 취지의 규정으로, 대한민국과 청구국의 법률에 따라 인도범죄가 일정한 법정형 이상으로 처벌될 수 있는 경우에만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6), 인도범죄에 관하여 대한빈국 법원에서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재판이 확정된 경우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안 되는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7조 제2).

    2) 인도범죄사실과 적용법조

    ) 대한민국 법무부장관은 2019. 4. 24. 외교부장관으로부티 청구국의 인도청구서 등을 전달받은 후 청구국으로부터 2020. 4. 15.자 추가진술서를 송부받았다. 법무부상관은 인도청구된 범죄에 대하여 위와 같은 관련규정에 따른 검토를 거친 결과, 2020. 4. 16. 그중 자금세탁죄(범죄 혐의 7 내지 9)만을 인도심사청구의 대상이 되는 인도 범죄로 특정하여 서울고등검찰청 소속 검사로 하여금 범죄인의 인도허가 여부에 관한 인도심사를 청구하도록 명하였다.

    ) 법무부장관은 인도청구된 범죄 중 아동음란물 광고 음모 및 아동음란물 광고(범죄 혐의 1, 2)는 대한민국에서 처벌될 수 있는 범죄가 아니어서 이른바 쌍방가벌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이유로(이 사건 조약 제2조 제1, 2항 및 범죄인 인도법 제6조 참조), 미합중국으로 수입하기 위한 미성년자의 노골적인 성표현물 제작, 아동음란물 유동 음모 및 아동음란물 유통(범죄 혐의 3 내지 6)은 해당 범죄에 관하여 이미 대한민국에서 유죄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 선고 20182855 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각 인도심사청구의 대상이 되는 범죄사실에서 제외하였다.

    ) 이에 청구인은 2020. 4. 28. 이 법원에 인도범죄를 청구국의 자금세탁죄에 상응하는 대한민국 법률에 의한 범죄로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특정하여 범죄인에 대한 인도심사청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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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적용법규와 그에 따른 인도범죄의 해당 여부

    . 적용법규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범죄인의 인도에 관하여 인도조약에 이 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청구국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에 관한 이 사건 조약이 체결되어 있으므로 인도범죄 해당 여부와 인도거절 사유의 존부 등 법원의 인도심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조약 규정이 우선 적용되고, 조약 규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는 범죄인 인도법 규정이 적용된다.

    . 인도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조약 제2조 제1, 2항은, 인도범죄를 인도청구시에 양 체약당사국의 법률에 의하여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 및 그 범죄의 미수범, 음모범 또는 공범으로 규정한다. 한편 범죄인 인도법 제6조는, 대한민국괴 청구국의 법률에 따라 인도범죄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장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 사건 인도범죄는 청구국의 연방형법 제1956(a)(2)(A)항의 자금세탁죄에 해당하는 범행으로 위 범행에 대하여는 최대 2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인도범죄는 대한민국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에서 정한 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범행으로 이에 대하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인도범죄는 대한민국과 청구국의 법률에 따라 1년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로서 이 사건 조약에서 정한 인도범죄에 해당한다.

     

    3. 범죄인의 주장과 이 사건의 쟁점

    범죄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을 허가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 범죄인 인도법 제10조에서 정한 인도요건으로서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의 범죄로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등에 관한 청구국의 보증이 없고, 범죄인 인도법 제7조의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로서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며, 범죄인 인도법 제9조의 임의적 인도 거절 사유로서 범죄인이 대한민국 국민이고(1), 인도범죄의 전부 또는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에서 범한 것이며(2), 인도범죄의 성격과 범죄인이 처한 환경 등에 비추어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이 비인도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5)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범죄인 인도법 제10조에서 정한 취지의 청구국의 보증이 있는지,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범죄인의 국적·인도범죄가 발생한 장소·인도범죄의 성격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할 수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4. 인도범죄 외의 범죄와 관련한 청구국의 보증의 존부

    범죄인 인도법 제10조는 인도된 범죄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의 범죄로 처벌되지 아니하고 제3국에 인도되지 아니한다는 청구국의 보증이 없는 경우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1호에서 인도가 허용된 범죄사실의 범위에서 유죄로 인정될 수 있는 범죄를 규정하고, 4호에서는 대한민국이 동의하는 경우를 규정한다. 그런데 이 사건 조약 제15조는 특정성의 원칙(Rule of Speciality)’라는 제목 아래 범죄인 인도법 제10조와 유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 이 사건 조약 제15조에서는 이 사건 조약에 따라 인도되는 자에 대하여 위 조항에서 열거하는 범죄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청구국에서 구금·재판 또는 처벌을 받거나 제3국으로 인도되는 것을 금지한다. 그리고 청구국에서 구금·재판 또는 처벌될 수 있는 범죄로 인도가 허용된 범죄, 또는 다른 죄명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인도의 근거가 된 범죄사실과 같은 사실에 기초한 범죄로서 인도범죄이거나 인도가 허용된 범죄의 일부를 이루는 범죄”(1항 가호)피청구국의 행정당국이 당해인의 구금, 재판 또는 처벌에 동의하는 범죄”(1항 다호) 등을 규정한다.

    위와 같은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약에 따라 인도된 범죄인이 청구국에서 구금·재판 또는 처벌을 받는 대상범죄의 범위나 제3국으로 인도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하여는 앞서 본 범죄인 인도법 제3조의2에 따라 이 사건 조약 제15조의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 그런데 조약은 체약당사국의 협의를 통해 체결된 것이므로 당사자인 국가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고, 체약당사국은 조약을 성실하게 준수할 법적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약 제15조에서 인도된 범죄인에 대한 청구국에서의 구금·재판 또는 치벌범위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조약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별도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조약에 따른 범죄인 인도 실무상 현재까지 체약당사국 사이에 범죄인 인도와 관련하여 별도의 보증까지 요구·제공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청구국의 법무부 담당자가 2020. 5. 27.자 추가의견서에서 이 사건 조약 제15조와 관련하여 청구국은 이 사건 조약에 따른 제반 의무를 준수하므로 인도청구대상 범죄 중 일부에 대하여만 인도허기가 있는 경우 인도거절 된 범죄에 대한 기소는 기각(dismiss)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도 이러한 취지로 볼 수 있다.

    결국 범죄인이 이 사건 조약에 따라 청구국에 인도될 경우 이 사건 인도범죄 외에 어떠한 범죄가 청구국에서의 구금·재판 또는 처벌범위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이 사건 조약 제15조의 규정과 청구국의 형사법 해석에 따라 정하여 질 것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조약 외에 범죄인 인도법 제10조에서 정한 별도의 보증이 있어야만 인도가 허용된다는 범죄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5. 절대적 인도거절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 범죄인 인도법 제7조 제3호는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범죄인을 인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범죄인 인도심사는 인도범죄사실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제출된 소명자료를 토대로 인도범죄와 관련하여 범죄인의 인도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재판이다. 따라서 범죄인 인도법 제7조 제3호에서 말하는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란 인도범죄사실이 함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재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범죄인이 해당 범행을 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범죄인이 이 사건 인도범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범죄인은 W2V 사이트의 이용료를 범죄인 명의의 비트코인 계좌로 직접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매 이용료 지급시마다 W2V 사이트에서 자동 생성한 1회성 비트코인 가상계좌로 지급받았다.

    범죄인은 위와 같이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청구국과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내외 8개의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범죄인 및 아비지 명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장외거래를 통해 다른 암호화폐로 환전하거나, 인터넷 도박사이트로 송금한 후 재인출하기나, 자신의 아버지 명의로 개설된 농협은행 계좌를 이용하여 현금화하는 등 이 사건 인도범죄사실과 같이 치분하였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범죄인은, 이러한 범죄수익의 처분이 이 사건 인도범죄인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인 범죄수익 등의 은닉이나 가장에 해당한다거나 그에 관한 고의나 목적이 있었음을 다툼 없이 그대로 인정하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해당 구성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하여는 추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익명거래라는 암호화폐의 특징에 더하여 W2V 사이트의 이용료 지급방식과 이후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통해 이루어진 암호화폐의 송금·환전·현금화 등으로 인해 범죄인이 취득한 자금의 출처가 W2V 사이트 운영으로 인한 범죄수익임을 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특수 수사기법을 활용하여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청구국도 국제형사 사법공조수사 없이는 W2V 사이트 관련 범죄수익의 자금흐름을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범죄인의 신원을 확인하기는 쉽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청구국이 범죄인에 대하여 아동음란물 광고·유통 등과 함께 이 사건 인도범죄인 자금세탁 혐의로도 기소한 반면, 앞서 본 것처럼 대한민국에서는 당초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판매·배포·제공·공연히 전시 등으로 인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으로만 기소하였을 뿐 이 사건 인도범죄인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으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와 당초 기소된 범죄들은 서로 구성요건이 전혀 달라 증명의 대상과 증거방법 확보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 사건 인도범죄에 대한 기소가 함께 이루이지지 않은 것을 두고 그 범죄에 관한 상당한 개연성조차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범죄인 인도법 제7조 제3호에 따른 절대적 인도거절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이에 관한 범죄인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에서 범죄인 인도법 제7조가 규정하는 다른 절대적 인도거절사유로서, 대한민국 또는 청구국의 법률에 따라 인도범죄에 관한 공소시효 또는 형의 시효가 완성된 경우(1), 인도범죄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재판이 확정된 경우(2), 범죄인이 인종, 종교, 국적, 성별, 정치적 신념 또는 특정 사회단체 속한 것 등을 이유로 처벌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분을 받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4)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만한 사정도 없다.

     

    6. 임의적 인도거절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 형사관할권의 배분과 인도허가 여부의 재량

    1) 범죄인인도제도의 취지

    범죄인인도제도는 한 나라의 형법 기타 법을 위반한 범죄인이 다른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범죄인의 현재지국가가 법익을 침해당한 국가의 청구에 의하여 범죄인의 신병을 청구국에 넘겨주는 제도이다. 범죄인인도제도의 가장 기본적인 취지는 범죄인을 처벌함으로씨 범죄를 진압하고 법질서를 유지함에 있고, 이를 위하여 범죄인의 수사·재판·형의 집행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국가가 통상 범죄지 관할국이라는 점에서 범죄인을 범죄지 관할국으로 인도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부합한다는 데에 있다. 또한 범죄인인도제도는 국가별로 스스로 정하고 있는 형사관할권을 국가간에 합리적으로 배분함으로써 범죄인이 어느 한 사건에 대하여 형사관할권을 가지는 모든 국가의 형벌권 행사로 인해 이중처벌 받게 되는 결과를 피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범죄인의 보호라는 기능도 수행한다. 이처럼 범죄인인도제도는 국가주권의 일부분인 형벌권 행사를 호양(互讓)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위와 같은 범죄인인도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범죄인 인도 여부를 판단함에 있이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범죄의 예방과 진압에 대한 당사국 간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요구된다.

    2) 이 사건 조약의 관련 조항에서 규정하는 인도허가 여부의 재량

    이 사건 조약 제1조는 인도의무라는 제목 아래 체약당사국은 청구국에서 인도대상 범죄에 대한 기소, 재판 또는 형의 부과나 집행을 위하여 수배된 자를 본 조약의 규정에 따라 상호 인도하기로 합의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체약당사국에 이 사건 조약에서 정한 인도요건 충족시 원칙적으로 범죄인을 청구국으로 인도할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조약 제2조 제4항은 인도청구의 대상이 된 범죄의 일부 또는 전부가 피청구국의 법에 의하여 피청구국의 영토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청구국에서 그 범죄에 대한 기소가 계속중인 경우에는 범죄인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또한 이 사건 조약 제3조는 국적이라는 제목 아래, 어느 체약당사국도 자국민을 인도할 의무는 없으나, 피청구국은 재량에 따라 인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국민을 인도할 권한을 가지되(1), 단지 국적만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하는 때에는, 청구국의 요청에 따라 자국이 기소당국에 사건을 회부하여야 한다(2)고 규정한다.

    이러한 조약의 규정은 체약당사국의 사법주권에 대한 상호 존중을 토대로 한다. 인도청구의 대상이 된 범죄에 대한 형사관할권이 있는 청구국의 인도청구에 대하여 피청구국은 원칙적으로 이 사건 조약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있지만, 피청구국 역시 범죄지 관할국이거나 범죄인의 국적국으로 형사관할권을 가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인도 여부에 관한 재량을 가진다. , 피청구국이 범죄지 관할국인 경우에 피청구국에서 그 범죄를 기소함으로써 형사재판권을 행사하였다는 점에 근거하여 인도 여부에 재량을 가지고, 피청구국이 범죄인의 국적국인 경우에는 자국민 보호의 원칙에 근거하여 그 국적만을 이유로도 자국민의 인도 여부에 재량을 부여하되, 국적만을 이유로 한 인도거절시 피청구국으로 하여금 그 형벌권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재량을 제한하고 있다.

    피청구국이 이 사건 조약에 따라 범죄인 인도 여부에 재량을 가지는 경우 그 재량의 행사는 피청구국의 고유하고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진 것이고, 거기에는 피청구국의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인도거절사유의 유무도 고려될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재량이 부여된 근거에 더하여 앞서 본 범죄인인도제도의 취지와 이에 바탕을 두고 범죄의 예방과 억제에 효율적인 협력 제공 및 범죄인 인도 분야에서의 양국간 관계 증진을 위해 체결된 이 사건 조약의 취지, ‘범죄 진압 과정에서의 국제직인 협력 증진이라는 범죄인 인도법의 목적 등을 종합해보면, 그 재량은 체약당사국 상호간 사법주권의 존중과 국제형사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형사관할권의 합리적인 배분이라는 관점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또한 범죄인 신병 확보를 통한 범죄의 예방과 진압을 둘러싼 체약당사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 이 사건에서 범죄인을 청구국으로 인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불 수 있는지 여부

    1) 범죄인 주장의 임의적 인도거절사유와 인도허가 여부의 재량 판단

    이 사건 인도범죄는 대한민국 국적의 범죄인이 범한 범행이므로, 피청구국인 대한민국은 이 사건 조약 제3조 제1항에 따라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 그 인도 여부를 결정할 재량이 있다.

    그러나 설령 범죄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인도범죄의 전부 또는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조약 규정이 범죄인 인도법보다 우선 적용되고, 이 사건 조약 제2조 제4항에 따르면 피청구국인 대한민국에서 아직 이 사건 인도범죄에 대해서는 기소되지 아니하였으므로, 대한민국은 범죄인 인도를 거절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이 사건에 범죄인 인도법 제9조 제2호에서 정한 임의적 인도거절사유가 있다는 범죄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청구국의 형사사법제도에 비추어 보면, 범죄인의 주장과 같이 범죄인이 이 사건 인도범죄에 대하여 청구국에서 재판을 받더라도 부당하거나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외에 범죄인의 성장배경과 그 처한 환경 등 범죄인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는 것이 비인도적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점에서 이 사건에 범죄인 인도법 제9조 제5호에서 정한 임의적 인도거절사유가 있다는 범죄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2) 형사관할권의 합리적 배분과 체약당사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재량 행사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과 이 사건 인도범죄의 성격, 이 사건 조약의 취지 등을 토대로 한 체약당사국의 관련 이해관계를 종합해보면, 관련 범죄의 예방과 진압이라는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범죄인을 청구국으로 인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민국의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고, 이를 고려하여 범죄인 인도를 거절하는 것이 형사사법정의의 국제적 실현을 위한 형사관할권의 합리적익 배분과 이 사건 조약의 취지 등에 현저히 반하는 재량 행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범죄지와 관련한 이른바 네트워크 기반 범죄의 특성

    이 사건 인도범죄로서 청구국의 자금세탁죄와 그에 상응하는 대한민국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는, 범죄인이 W2V 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암호화폐로 이용료를 지급받아 이를 국내외에서 처분한 것과 관련된 것이므로, 범죄인의 소재지는 물론 W2V 사이트 회원의 국적이나 소재지, 암호화폐 거래소 소재지, 서버 소재지 등에 상관없이 다크 웹과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접속이 가능한 네트워크가 연결된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W2V 사이트 회원들의 국적이나 소재지는 청구국과 대한민국에 국한되지 않고, 범죄인이 W2V 사이트 운영과 관련하여 자신과 아버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8개 암호화폐 거래소 소재지만 하더라도 청구국과 대한민국을 비롯한 수개의 국가에 걸쳐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범죄지 관할국이 체약당사국으로만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른바 전통적이 범죄대면 범죄와 달리 이 사건에서는 범죄지가 체약당사국간 범죄인 인도 여부를 좌우한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청구국에서 W2V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용료를 지급한 회원이 있고, 이용료 지급과 그 처분 과정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가 청구국에 소재하는 등 청구국이 범죄지 관할국임을 이유로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할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비록 범죄인이 대한민국 내 주거지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여 W2V 사이트와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접속함으로써 이 사건 인도범죄행위를 하였고, 범죄수익의 취득·처분 과정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와 금융기관의 소재지가 대한민국이며,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W2V 사이트 회원 중 상당수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정 등이 있더라도, 이 사건 인도범죄의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에서 범한 것인 경우임을 이유로 범죄인 인도를 거절할 것도 아니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대한민국 영역에서 행한 이 사건 인도범죄 범행에 대하여 범죄인을 인도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범죄인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의 예방과 억제

    이 사건 인도범죄인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는 그 범죄수익을 얻은 이는바 전체 범죄가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여 음란한 영상을 배포·판매·공공연하게 전시하였다는 것이고, 더욱이 그 음란한 영상이 청소년성보호법에서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서 범죄인은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매우 크다.

    특히 범죄인이 W2V 사이트를 통해 설계하고 운영한 거래구조는 단순히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배포·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아동·칭소년이용음란물의 소비자가 잠재적인 제작·촬영자가 될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이상 또 다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사이트의 운영자가 등장하여 다시금 음란물의 소비와 재생산을 조장하는 악순환적 연결고리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리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크나큰 문제이다. 범죄인 역시 처음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단순 소비자였다가 이를 이용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하기 위한 배포·판매자로 나아갔다. W2V 사이트의 포인트 운영방식은 회원으로 하여금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데 사용할 포인트를 얻기 위해 새로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업로드하도록 조장하였고, 그 과정에서 실제로 아동들이 감금·납치·인신매매되어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였다. 범죄인이 직접 해당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이 제작·촬영되어 배포·소비되도록 하는 거래구조를 설계하고 운영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의 무게와 비난가능성은 가늠하기 어렵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와 같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소비자이자 잠재적인 제작자가 되거나 새로운 관련 사이트의 운영자를 등장시킬 수 있는 W2V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소비자가 존속하는 한, 범죄인과 같은 배포·판매업자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그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한다고 하여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발생의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W2V 사이트에서 생성한 비트코인 가상계좌 등의 자금흐름을 추적한 결과 범죄인이 W2V 사이트를 운영하는 동안 약 4,000명의 회원이 약 7,000회에 걸쳐 이용료를 지급하였고, 국제형사사법공조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으로는 그중 대한민국에 있는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개설된 계좌가 288개이며, 국적 등 신원이 확인된 회원 346명의 국적은 대한민국 223, 청구국 53명 및 기타 70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민국 국민인 회원들 중 신원과 다운로드 이력이 확인된 일부 회원들에 대하여는 대한민국의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별건으로 인지하여 수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범죄인이 이른바 딥 웹(Deep Web)’상 한국인이 주로 접속하는 사이트에 W2V 사이트에 대한 광고를 하여 회원을 모집하기도 한 점과 위와 같이 국적 등 신원이 확인된 회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 및 암호화·익명화라는 기술적 특징으로 다크 웹사이트의 운영자나 이용자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한민국 국민인 W2V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의 악순환적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다크 웹에 개설된 세계적 규모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전용 웹사이트 운영자였던 범죄인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하여 관련 수사활동에 필요한 정보와 증거를 추가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수사과정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국으로 범죄인을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범죄인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주도적으로 대한민국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철저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범죄인이 청구국으로 인도된다면 범죄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대한민국에서는 W2V 사이트 국내 회원들에 대한 수사가 현 단계에서 미완의 상태로 마무리되거나 그 진행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청구국이 범죄인을 인도받아 자국 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이익이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경우가 더 시급하고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조약 서문에서 규정하는 범죄인인도제도의 목적은 범죄의 예방과 억제이다. 청구국으로 범죄인을 인도함으로써 법정형이 더 높은 청구국의 형사법에 따라 범죄인을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 이 사건 조약이나 범죄인 인도법의 기본취지나 입법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역으로, 인도범죄에 대한 청구국의 법정형이 더 낮다고 하더라도 조약과 관련 법령에 따라 범죄인 인도의 요건과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범죄인 인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배포·판매되도록 하는 거래구조를 설계하고 운영하여 이득을 취한 범죄인을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그러한 위하적 효과에 의한 범죄의 예방과 억제가 일정 부분 달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에 더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소비자이자 잠재적인 제작 또는 배포·판매자가 될 수 있는 우리사회의 W2V 사이트 희원들에 대한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만 이와 같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가 근절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아동·청소년성착취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그 예방과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노력에 부응하는 것으로서, 관련자에 대한 수사와 합당한 처벌을 통해 이 사건 조약의 취지를 실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사건 인도범죄와 관련한 대한민국에서의 수사·기소의 경과

    대한민국 수사기관은 2017. 9. 28.경 청구국으로부터 국제형사사법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후 W2V 사이트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였고, 검찰은 2018. 3. 22. 범죄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판매·배포·제공·공연히 전시 등에 관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으로 기소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기한 범죄수익의 몰수·추징보전을 하면서도 특별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인도범죄가 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으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반면 청구국은 아동음란물 광고 및 음모, 아동음란물 유통 및 음모 등과 함께 이 사건 인도범죄인 자금세탁 혐의로도 기소하였다.

    물론 이와 같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으로 기소하면서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으로는 기소를 하지 않은 대한민국 검사의 공소제기 방식이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위법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범죄인에 대한 당초 기소 당시 함께 또는 그 이후 청구국이 2019. 4.경 대한민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하기 전이라도 추가수사를 통해 이 사건 인도범죄가 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을 기소하였더라면 범죄인으로서는 당초 기소된 범죄에 대한 재판과에서도 예측하지 못한 범죄인 인도 절차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범죄인인도제도가 범죄의 예방과 진압이라는 목적 외에도 범죄인의 보호라는 또 다른 이념이 반영된 제도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범죄인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검찰의 분리 기소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에 관한 불기소 내지 기소유보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비록 이를 범죄인 인도거절사유로 삼을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비인도적 범죄인 인도, 이중처벌 논란을 야기하였다는 점 등에서 다소 바람직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다.

    ) 이른바 국제성 범죄근절을 위한 국제형사사법공조에 대한 기대와 강화

    이른바 국제성 범죄에 대하여 각국이 자국의 법체계의 차이점을 넘어 적극적인 협력과 공조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와 학대 범죄에 대하여,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against Corruption)’은 자금세탁방지에 대하여 각 국제형사사법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청구국의 입장에서 범죄인 인도를 통해 실현하려는, 아동음란물 범행과 관련된 자금세탁 범죄를 예방하고 억제한다는 목적 내지 이해관계는 반드시 범죄인 인도가 아니라도 위 법률과 협약에 따른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해서도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구국의 위와 같은 목적 내지 이해관계의 달성만을 이유로 이 사건 조약 제3조 제1항 따라 주어진 재량행사가 제약되거나 축소되어 대한민국 국민인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해야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론

    이 사건 조약의 취지는 범죄의 예방과 억제에서 양국간에 보다 효율적인 협력을 제공하고 범죄인 인도 분야에서 양국간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범죄인 인도를 하는 데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국경을 넘어서 익명성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국제적 성격의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과 아동성착취 범죄 및 국제자금세탁 척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범죄인을 청구국으로 인도하는 것으로만 결론이 일원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인도범죄는 범죄지 관할국이 체약당사국 중 어느 하나로 일도양단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고, 범죄인을 인도하지 않는 것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의 예방과 억제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상당한 이익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지 않는 것은 이 사건 조약에 의하여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에 따른 판단이다.

     

    7. 결론

    이상의 이유에서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할 수 없다고 인정되므로, 범죄인 인도법 제1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범죄인을 청구국에 인도하지 아니한다.

     

    2020. 7. 6.

     

     

    판사 강영수(재판장), 정문경, 이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