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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대법원 2018다295103

    사해행위취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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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제2부 판결

     

    사건2018295103 사해행위취소

    원고, 피상고인A,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희은

    피고, 상고인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박봉규, 배기완, 최승수

    원심판결부산고등법원 2018. 11. 7. 선고 201758932 판결

    판결선고2022. 1. 14.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무자의 재산이 채무의 전부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경우에 채무자가 그의 재산을 어느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나 담보조로 제공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곧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것으로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이고, 위와 같이 대물변제나 담보조로 제공된 재산이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이 아니라거나 그 가치가 채권액에 미달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18218 판결 등 참조). 다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자금을 융통하기 위하여 부득이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고 그로부터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았다면 채무자의 담보권 설정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5001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채무자에게 사업의 갱생이나 계속 추진의 의도가 있더라도 신규자금의 융통 없이 단지 기존채무의 이행을 유예받기 위하여 자신의 채권자 중 한 사람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10456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한방병원을 운영하는 C2015. 9. 8. 피고로부터 1억 원을 대출받기로 하고(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 이에 대한 담보로 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하여 현재 보유하거나 장래 보유할 요양급여채권 30억 원을 양도하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라 한다). 피고는 2015. 9. 9. C에게 대출금 상환만료일을 2018. 9. 9.로 정하여 이 사건 대출금을 지급하였다. C은 이 사건 대출 당시 D은행에 대한 1억 원 상당의 대출금 채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사건 대출금의 상당 부분을 위와 같은 기존 대출금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 9. 21.부터 2017. 5. 18.까지 발생한 C의 요양급여비용 합계 633,822,350원을 피고에게 입금하였다. 피고는 자신의 메디칼론 여신전결처리지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되면 이 사건 대출금의 상환 원리금을 변제에 사용한 다음 나머지를 C의 계좌로 반환하였다.

    . 피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으로 이 사건 대출금을 2017. 5. 18.까지 모두 변제받은 다음 2017. 5. 19.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 사건 채권양도를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 C은 이 사건 채권양도 당시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었다.

     

    3. .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핀다.

    1) 이 사건 채권양도처럼 의료기관 운영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의료기관 운영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현재 또는 장래의 요양급여채권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기관의 통상적인 자금운용 상황이나 현실적인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신규자금의 유입을 통해 영업을 계속하여 변제능력을 향상시키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의 담보제공도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것이라면 사해행위로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 운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실행한 대출이 신규자금의 유입이 아닌 기존채무의 변제에 사용되거나 채무자의 변제능력의 향상에 기여하지 않고, 나아가 담보로 제공된 요양급여채권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어서 상당한 기간 동안 다른 채권자들이 요양급여채권을 통한 채권만족이 어려워진 경우에는 위와 같은 담보제공이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2) CD은행에 대한 기존 대출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서 이 사건 대출을 받고 그 담보로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대출과 이 사건 채권양도가 신규자금 유입을 통한 C의 변제능력 향상에 기여하였다고 볼 근거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채권양도로 피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C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이 30억 원에 이를 때까지 C 대신 이를 지급받게 된다. 그 기간 동안 C의 다른 일반채권자들은 요양급여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이 사실상 배제되어 이를 통한 채권만족이 어려워졌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채권양도는 C의 채무초과 상태를 더욱 심화시키고 피고에게만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자신의 채권을 회수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원고를 비롯한 C의 일반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나아가 C에게는 사해의사가 인정되고 피고의 악의도 추정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17. 5. 18.까지 지급받은 633,822,350원을 이 사건 채권양도가 사해행위로 취소된 데 따른 가액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 중 상당한 금액을 C에게 반환하였다고 하더라도 양도받은 채권 자체를 반환한 것이 아닌 이상 가액배상의 의무를 면하는 것은 아니다.

    . 원심의 판단은 이와 같은 취지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해행위취소의 권리 보호이익, 사해행위의 성립, 처분문서의 해석, 가액배상의 범위와 원상회복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