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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대법원 2007도482

    근로자 파업, 당연한 업무방해로 볼 수 없다

    대법원 판례변경 "사용자의 자유의사 제압될 경우 한해 해당"

    정수정 기자 suall@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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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자들의 파업을 당연히 업무방해죄로 봐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들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수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한해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는 취지다. 근로자들의 단순파업도 당연히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본 종래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7일 파업을 주도해 열차운행이 중단되게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김모(43)씨에 대한 상고심(2007도482)에서 김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가 위력에 해당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지금까지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해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함을 전제로 해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판결은 변경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김씨가 주도한 파업은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만한 세력으로 '위력'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반면, 박시환·김지형·이홍훈·전수안·이인복 대법관은 "근로자들의 단순한 근로제공 거부는 비록 집단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의 실행행위로서 사용자의 업무수행에 대한 적극적인 방해 행위로 인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단순 파업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씨는 2004년부터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2006년 3월1일부터 4일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파업에 돌입해 조합원들이 서울철도차량정비창 등 전국 641개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도록 주도해 한국철도공사의 KTX열차와 새마을호 열차운행을 200~300회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1심에서 김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