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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신문 판결큐레이션

    판결기사 서울고등법원 2013나74846

    영화상영사의 공짜표 발급은 "무죄"

    불공정거래 성립 안 되고 제작사에 불이익 주는 행위로도 못 봐
    서울고법, 원심 파기… 손배소 23개 영화제작사 패소 판결

    장혜진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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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V 등 대형멀티플렉스극장(영화상영사)들이 홍보를 위해 공짜영화표를 뿌리는 것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극장들이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영화제작사들에게 손실을 입힌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로 인해 손해가 생겼다는 점 역시 증명되지 않는다고 봤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9일 명필름 등 23개 영화제작사들이 "무료입장권을 남발해 손해를 입었다"며 CGV와 메가박스 등 4개 영화상영사(피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74846)에서 원고일부승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국내 영화유통구조는 영화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영화배급사가 극장들로부터 영화의 '총 입장수입'에서 약정 비율을 수익으로 받으면, 영화제작사들이 여기에서 배급수수료를 뺀 금액을 수익으로 받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 '총 입장수입'에는 극장들이 홍보를 위해 발급하는 공짜영화표로 영화를 본 관람객 숫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23개 영화제작사들은 "극장들이 돌린 무료입장권 수량만큼 입장수입에 손해를 입었다"며 "이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을 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영화 81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아이엠픽쳐스가 영화 '타짜1'에 대해 총 4억8000여만원을, 케이엠컬쳐가 '미녀는 괴로워'로 3억2000여만원을, 영화사청어람이 '괴물'로 2억7000여만원을, 아이엠픽쳐스가 '음란서생'으로 1억5000여만원 등을 청구했다.
     
    1심은 공짜표 발급을 불공정거래행위라고 판단하고 일부 원고들의 청구금액 29억여원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무료입장권 관객 수에 해당하는 만큼의 입장수입 감소라는 손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무료입장권이 영화관람료보다 싸게 사고팔리는 유통시장까지 만들어져 있어 무료입장권을 구매해 영화를 보는 관객도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CGV 등 영화상영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은 거래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거래관계가 없는 자에 대해서까지 그 적용범위를 확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 제작사들과 피고 극장들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고, 단지 원고들은 배급사 등과의 계약에 따라 배급사가 극장들로부터 받는 수익 중 일부를 배급사로부터 지급받는 위치에 있을 뿐"이라며 "제작사들과 극장들 사이에 불공정거래행위 성립의 전제가 되는 거래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극장들에게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료입장권을 돌리지 않았더라면 모든 관객들이 당연히 입장료를 지급하고 영화를 관람했을 것이라거나 무료입장권 때문에 유료 영화관람객이 영화를 볼 수 없었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들의 무료입장권 발급행위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볼 수 없고 손해가 생겼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 2심에서 CGV 등 극장 측을 대리한 문강배 태평양 변호사는 "1심은 영화관에서 받은 수익을 배급사와 투자자가 나눠갖는 구조이므로 간접적인 거래관계를 인정해 이를 불공정거래행위로 판단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이같이 거래 관계의 상대방을 확대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장에서 영화 10편을 보면 마일리지로 1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무료입장권을 주는 것과 관련해 1심은 무료입장권이 없었으면 돈을 주고 봤을테니 그만큼 손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마일리지 제도는 이미 항공서비스 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 전문 교수에게 의뢰해 보고서를 만들어 재판부에 제출했고, 무료 초대권을 받은 사람이 초대권을 받지 않았다면 반드시 돈을 내고 영화를 본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유료고객을 동반해 영화 시장의 파이를 더 넓혔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