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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결기사 대법원 2015도1809

    돈 빌리며 '부도 위기' 숨기지 않았다면

    대법원 "사기죄 처벌 안돼"

    홍세미 기자 saym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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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곧 갚겠다'는 말을 하며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사기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사기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돈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이웃에게 7000만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김모(56·여)씨에 대한 상고심(2015도1809)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11일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김씨가 돈을 빌릴 당시 운영하던 사업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있다'고 말하는 등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돈을 가로채기 위해 빌렸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돈을 빌리면서 '내일 들어올 돈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급박한 재정위기에 처해 다른 수입금의 입금예정시기에 대해 다소 과장해서 표현할 것일 뿐 속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데 원심은 김씨에게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잘못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도 단순히 돈을 갚겠다는 말만 믿고 돈을 빌려줬다기보다는 오랜 기간 알고 지내며 쌓인 친분에 따라 돈을 빌려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남편이 운영하던 여행사가 자금난을 겪던 중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웃 주민 이모씨에게 '남편 회사가 부도위기에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내일 바로 갚겠다'고 말하며 70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김씨가 돈을 빌릴 당시 사업이 악화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빚도 심각했던 것에 비춰봤을 때 빌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이 돈을 빌린 것으로 봐야한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