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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헌법사건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의 적용범위
대상결정은 헌법재판소가 신규성 상실 예외 조항에 관하여 최초의 헌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나 그 사안 자체의 한계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인 이 사건 단서 중 정작 위헌성이 깊이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주된 판결이유로 적용된 관련판결이 존재하고, 국제화의 정도가 깊으며, 인공지능(AI)에 의한 디자인 창작이 매우 쉽게 이루어질 것이 예상되는 지금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될 가능성도 적지 않으므로 특히 ‘국외’에서의 출원공개를 규정한 이 사건 단서를 헌법재판의 시각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사안의 개요 청구인은 ‘골프클럽용 헤드’에 대하여 디자인등록출원(이하 ‘선행디자인’)을 하고 출원공개신청을 함으로써 2018. 5. 4. 디자인공보에 게재되었다. 청구인은 같은 달 6일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기 위하여 선행디자인 출원을 취하하고 새롭게 ‘골프퍼터 헤드’로 등록출원(이하 ‘출원디자인’)을 하였다. 특허청 심사관은 출원디자인은 선행디자인과 유사하고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청구 기각심결을 내렸다. 청구인은 특허법원에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2019허7252, 이하 ‘당해사건’)를 제기하였으나 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 청구인은 당해사건 계속 중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 단서에 관하여 특허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20카허2713)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이하 ‘대상결정’)을 청구하였다. 2. 대상결정의 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디자인보호법(이하 ‘법’) 제36조 제1항이나, 심판대상은 그 단서 부분 중 당해사건에 적용된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출원공개된 경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로 한정한다. ① 신규성 상실 예외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미 출원되어 공개된 디자인은 재출원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출원인에게 불이익이 없다.②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대하여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 ③ 디자인권의 효력, 관련디자인제도 등을 고려할 때 디자인 등록 출원인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청구인은 디자인권을 취득한 사실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제한하지 아니한다. 3. 해설 가. 입법경과 등 디자인보호법은 신규성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엄격히 관철하면 디자인을 창작한 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고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법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개정 연혁을 보면, 1997. 8. 22. 법개정시 특허법의 규정을 참조하여 소위 ‘자기공지’와 ‘의사에 반한 공지’로 구분하였다가 2013. 5. 28. 개정시 ‘의사에 반한 공지’에 관한 법 제8조 제2항 단서를 삭제하고, 특허법 제30조 제1항 제1호 단서를 참조하여 이 사건 단서를 신설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공지가 의사에 반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단서가 적용되게 되었다. 나. 입법형성권의 한계 일탈 여부 결정사유를 살펴보면, ①, ③에 관하여 보면 청구인은 출원절차에서 수정을 하는 경우 요지변경에 해당한다는 등 이유로 보정각하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수정 후 다시 출원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실무운영의 현황과 무관하게 적어도 선행출원공개 후 취하하는 경우를 상정하지는 아니한 사유로 보이고, ②는 출원공개 이외의 모든 공지예외 근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출원공개 등을 일반적인 공개와 다르게 취급하여야 하는 구체적 이유로 제시되기는 부족해 보인다. 대상결정은 ‘국내에서 출원공개’가 이루어진 당해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법률층위에서의 법익형량’으로만 설명한 것으로 보이고, 그 형성위임의 헌법적 목적이 무엇인지의 문제는 여전히 충분하게 논증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출원디자인은 등록을 마친 재산권으로 형성되기 이전 상태이었고, ‘국내’에서의 ‘자기공지’ 유형이란 점에서 당해사건에서 관련입법이 입법재량권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면 역시 존재한다. 아래 관련판결은 ‘국외(중국)에서 국내 디자인권자의 의사에 반하는 출원공개 등’에 대한 것이고, 특히 이미 재산권(디자인권)이 부여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권리범위확인 사건에서의 논의라는 점에서 국면이 다르다. 다. 특허법원 2019. 10. 25. 선고 2019허2653 판결(적극적 권리범위확인, 확정, 이하 ‘관련판결’)에서의 재산권 침해 여부[1]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창작자인 중국인 S로부터 권리를 승계한 후 국내에서 2016. 3. 15. 등록된 ‘휴대용 선풍기’에 관한 등록디자인권자이다. 선행디자인은 S가 중국에서 출원하여 2015. 7. 8. 중국 디자인특허공보에 실린 “다용도 선풍기”에 관한 것이다. 디자인권자인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2018당1584)을 제기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인용심결을 내렸다. 원고는 위 심결취소의 소송 중 새 증거로 선행디자인을 제출하였다. 법원은 등록디자인은 신규성이 부정되어 그 보호범위를 인정할 수 없어 확인대상디자인은 등록디자인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심결을 취소하였다. [1] 재산권 침해 외에도 직업수행의 자유, 특허법 등과의 평등권 침해논의도 가능할 것이다. 2) 쟁점 요소 관련판결에서 헌법적 쟁점은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나, 대상결정 심판대상에서 제외된 이 사건 단서의 나머지 부분이 주된 법적 판단근거로 되어 있으므로 그 부분의 헌법적 타당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전에 헌법적 쟁점을 살펴본다. 첫째, 관련판결에서의 등록디자인은 명백히 취득된 재산권이고 사후적으로 그 신규성이 부인되어 권리범위가 인정되지 않는 결과로 되었으므로 재산권 제한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미 형성된 디자인권이라는 재산권이 소급적으로 박탈될 수 없는 권리범위확인 심판절차라는 점에서 특유한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이 사건 단서는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도 디자인권을 사실상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특히 무효확인심판의 전형적 무효사유이므로 전체적으로 재산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본다. 둘째, 재산권형성적 법률유보에는 이미 구체적으로 형성된 재산권에 대한 공용침해적 제한(헌법 제23조 제3항) 보다는 폭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고, 심사강도가 완화될 수 있는 점은 분명하다. 지식재산권 관련입법의 위헌심사기준으로 일정한 보호영역을 전제로 하여 공익을 위한 가장 최소한의 제한 수단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과잉금지원칙의 심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견해[2] 역시 완화된 심사기준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보면 유사한 입장이라 할 것이다. 한편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된 선등록상표도 비교대상 상표로 될 수 있다는 상표법 조항이 위헌임을 선언한 헌법재판소 2009. 4. 30. 2006헌바113, 114(병합) 결정은 광범위한 입법재량에도 불구하고, 상표권의 보호에 관한 입법자의 선택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여 국민의 재산권 등을 침해함으로써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시한바 있다. [2] 서경미, “위헌심사에 있어서 헌법 제22조 제2항의 규범적 의미”, 「헌법재판연구」 제6권 제2호(2019), 210. 결국 재산권 관련 위헌심사는 여러 단계의 판단기준이 존재하고, 나아가 지식재산권에 이르게 되면 논란이 가중되게 되는데 이는 지식재산권의 특수성, 즉 창작법에는 인격적 요소가 강한 저작권부터 순수 재산권에 가까운 특허권·디자인권이, 표지법에는 공정한 경쟁질서를 유지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익적 성격을 가진 상표법이 이론상·실무상 같은 범주에서 논의되는 점에서 기인한다. 그런 점에서 지식재산권 관련 헌법심사기준에 관하여는 그 발전과 더불어 독립적 논의가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3) 재산권 침해 여부 가) 관련판결에서의 고려요소 및 디자인권자 보호 강화 추세 앞서 본 2013. 5. 28. 법개정에 의하여 디자인보호법에서는 공지가 의사에 반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단서가 적용되게 된 것으로, 미국의 경우 공지예외적용(유예기간) 대상을 발명자 또는 발명자로부터 지득한 자에 기인한 공지로 제한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우리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자기공지와 의사에 반하는 공지를 구별하여 이 사건 단서를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특허법(디자인특허 포함)의 경우 이 사건 단서 같은 규정이 없고, 예외주장시기도 제한이 없어 최선공지일부터 1년 내에 특허출원하기만 하면 적용제외요건이 갖추어 진다. 예컨대, ‘발명자가 한국에 특허출원한 다음 그로부터 1년 이내에 미국에서 특허출원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특허출원이 한국에서 출원공개가 된 후에 미국에서 특허출원한 경우 자신의 발명에 대하여 다른 공지가 없는 경우’라면 그 출원공개일로부터 1년 이내에 미국에서 한 특허출원은 공지예외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3] 이와 반대의 경우를 한국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상정한다면 설사 승계인이 미국에서 ‘의사에 반한 출원공개’를 하더라도 한국에서 공지 예외 적용이 어려울 것이다. [3] 윤기승, ‘특허법상 공지예외적용에 관한 연구’, 국제법무 제11집 제1호(2019), 63. 나아가 최근 디자인권자 보호 강화 추세는 최근 신규성 상실의 예외제도와 관련하여 신규성상실 예외 규정의 주장시기와 관련한 사안[특허법원 2022. 4. 7. 선고 2021허4591 판결(확정) 등]과 그 대응으로 제36조 제2항 삭제[4], 분할출원의 공지예외 사안(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0후11479 판결), 자유실시디자인 주장 관련사안(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1후10473 판결 등)에 반영되었다. [4] 관련논의는 정태호, “디자인 신규성 상실의 예외 인정과 자유실시디자인의 관계”, (사)한국특허법학회 2024. 3. 16. 공개세미나 발표자료, 73 이하. 나) 법개정론 - 위헌성 해소방안 위헌심사기준 등 사정을 종합하여 관련판결의 사안을 살펴보면, 이 사건 단서에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권의 보호에 관한 입법자의 선택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여 국민의 재산권 등을 침해함으로써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 해당하여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위헌성 해소방안을 제안하여 본다. 첫째, 대상결정 및 관련판결에 적용된 이 사건 단서가 정하는 신규성 예외 적용시 ‘출원공개 또는 등록공고’ 부분만 차별취급할 이유가 충분히 논 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단서를 아예 삭 제하는 방안이다. 다만 권리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 사건 단서는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리하면 외국 발명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고, 이런 규정이 없는 중국과 유럽의 특허법은 공 개의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서를 유 지하며 외국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견해 [5] 가 있 다. [5] 윤기승, 앞의 글, 77. 둘째, 적어도 이 사건 단서 중 ‘의사에 반하는 공지’에는 이 사건 단서가 적용되지 않도록하고, ‘국외’부분은 삭제하는 것으로 개정하는 방안이다. 내외국인의 차별 대우를 막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유지하며 나아가 최소침해성 요건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대상결정의 의의 대상결정은 헌법재판소가 신규성 상실 예외 조항에 관하여 최초의 헌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나 그 사안 자체의 한계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인 이 사건 단서 중 정작 위헌성이 깊이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주된 판결이유로 적용된 관련판결이 존재하고, 국제화의 정도가 깊으며, 인공지능(AI)에 의한 디자인 창작이 매우 쉽게 이루어질 것이 예상되는 지금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될 가능성도 적지 않으므로 특히 ‘국외’에서의 출원공개를 규정한 이 사건 단서를 헌법재판의 시각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상세한 논문은 ‘정보법학’ 참조). 이규홍 수석연구위원(사법정책연구원)
디자인권
출원
신규성상실
디자인보호법
이규홍 수석연구위원(사법정책연구원)
2024-05-15
지식재산권
헌법사건
한의사의 초음파골밀도 측정기 사용 허용 가능성에 대한 소고
- 헌법재판소 2013. 2. 28. 자 2011헌바398 결정 - Ⅰ. 사안의 개요 한의사가 초음파골밀도측정기(‘osteoimager plus’)를 이용하여 환자들에게 성장판 검사 등을 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한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례가 의료법위반으로 고발이 되는 경우 검찰은 대체로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위반으로 의율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내리고 있다. 대상결정은 이처럼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한의사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에 불복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면서, 한의사의 골밀도측정기 사용은 한의사면허범위 내의 행위이고 해당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거나 헌법상 요구되는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였으나 기각된 사례이다. Ⅱ.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인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의사는 ‘의료행위’, 한의사는 ‘한방의료행위’만을 할 수 있는데,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및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와 그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한방의료행위’는 우리의 옛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위 규정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2] (중략) 영상의학과는 의료법상 서양의학의 전형적인 전문 진료과목으로서 초음파검사의 경우 영상의학과 의사나 초음파검사경험이 많은 해당과의 전문의사가 시행하여야 하고, 이론적 기초와 의료기술이 다른 한의사에게 이를 허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Ⅲ. 대상결정의 평석 가. 중국의 경우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한 한의사와 유사한 중의사 제도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제한도 없고, 초음파골밀도측정기 뿐만 아니라 CT(컴퓨터단층촬영기기), MRI(자기공명영사기기), 엑스레이 등 모든 종류의 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진찰하고 있으며, 중의사들은 골밀도측정기 등 현대적 의료기기를 활용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논문으로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한의학인 중의학을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육성함으로써 노벨수상자를 배출하거나 신약을 개발하여 미국 FDA의 승인을 받는 등 학문적 측면에서는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는 모두 중의사들이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질병의 변화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진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일이다. 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의 초음파골밀도측정기 사용현황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국 각 지사 건강측정실에 의사의 상주 없이 이 사건과 동일한 초음파 골밀도측정기를 설치하고 민원인들이 비전문가인 상담원들의 상담만 받고서 자가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반인들의 자가 검사를 목적으로 골밀도측정기를 비치한 것이므로, 의료인이 환자를 대상으로 면허받은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는 것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초음파골밀도측정기가 의료인의 도움 없이 자가 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의료기기임이 인정된 것인데, 역설적으로 의료인인 한의사가 이러한 기기를 활용하여 진료할 수 없고 환자도 의료인인 한의사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의료기의 사용이 결국은 국민의 보건과 질병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한 의료기를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고 일반인은 사용가능하다는 입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다. 참고되는 위헌의견 대상결정과 동일한 사례인 헌법재판소 2012. 2. 23.자 2010헌마109결정 및 2012. 2. 23.자 2009헌마623결정에는 위헌의견이 소수의견으로 개진된 바 있다. “청구인을 처벌하는 근거규정인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와 같은 법률규정만으로는 한의사 면허로 할 수 있는 한방의료행위에 어떤 의료용 진단기기의 사용은 허용되고 어떤 기기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중략)…‘한방의료행위’에 관한 불명확한 해석을 전제로 청구인의 이 사건 초음파 기기의 사용이 막연히 면허의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라고 함으로써 청구인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의료법에서 직접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는 무엇이라고 명확히 규정한 다음, 그 법률조항을 근거로 청구인을 처벌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한방의료행위’에 대한 해석만으로 한의사를 처벌한다면 결과적으로 법률규정이 아닌 법률의 해석으로써 구성요건을 창설하여 한의사를 처벌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중략)…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 라.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태도 변화 헌법재판소는 한의사의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이 의료법위반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이 사건 기기들은 측정결과가 자동으로 추출되는 기기들로서 신체에 아무런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측정결과를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고, 한의사인 청구인이 이 사건 기기들을 사용하여 한 진료행위는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한층 진일보한 결정을 내린바 있다(헌법재판소 2013. 12. 26. 자 2012헌마551 결정). 위 의료기기들도 이 사건 의료기기와 안전성이나 사용의 전문성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헌재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마. 초음파골밀도측정기의 특성 대상결정은 “영상의학과는 의료법상 서양의학의 전형적인 전문 진료과목으로서 초음파검사의 경우 영상의학과 의사나 초음파검사경험이 많은 해당과의 전문의사가 시행하여야 하고, 이론적 기초와 의료기술이 다른 한의사에게 이를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초음파골밀도측정기는 측정결과가 자동으로 수치화되어 도출되는 기기로서 별도의 영상판독작업이 수반되지 않으며, 그 사용에 있어서 영상의학과의 전문분야와 관련성이 없을 정도로 자동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상결정이 반드시 이 사건 의료기기를 영상의학과나 초음파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시행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이를 일반적인 초음파의료기기와 약간의 혼선을 빚은 것이거나, 한의사가 첨단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 아닌가 한다.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혈액분석기, 소변검사기, 혈압측정기, 안압측정기,자동안굴절검사기,세극등현미경,자동시야측정장비,청력검사기 등의 수많은 의료기기들은 측정결과를 자동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순차적으로 한의사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변화와 사회통념을 고려한 헌법재판소의 전향적 입장이 기대된다고 할 것이다. Ⅳ. 결 어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무엇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의료법의 목적(제1조)이 중심이 되어야 하므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어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자격이 있는 의료인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 스스로 건강보험공단 각 지사에 비치된 골밀도측정기를 통해 자가 검사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여, 의료인인 한의사에게도 이러한 현대적 의료기기를 진료의 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국민 건강의 보호 · 증진’과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보장에 부합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 볼 때가 되었다. 의료법에서 의사와 한의사의 이원적 의료체계를 규정하게 된 입법연혁의 기본취지가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나란히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서양의학 뿐만 아니라 한의학으로부터도 그 발전에 따른 의료혜택을 누리도록 하기 위함임을 고려하면, 한의사들의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에 대하여 이제는 보다 전향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할 것이고 대상결정의 논지는 더 이상 찬성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는 이제 의료환경이 많이 달라졌으므로 그에 맞는 입법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의사
초음파골밀도측정기
의료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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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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