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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정치
인터넷
헌법사건
-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의 의미와 기능
Ⅰ. 사건의 개요 헌법재판소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은 2018헌가16, 2018헌마456, 2020헌마406의 3개 사건을 병합한 것으로서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는 법인 또는 유권자 개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이 선거운동기간 중의 실명인증을 요구한 것, 그리고 그 위반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에 따라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 및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들이다. Ⅱ.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인 제82조의6 제1항 등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나, 모든 익명표현을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보다 행정편의와 단속편의를 우선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정치적 의사표현이 가장 긴요한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이용자로 하여금 실명확인을 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모든 익명표현을 규제함으로써 대다수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불이익은 선거의 공정성 유지라는 공익보다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이용자의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 법정의견의 판단이다. Ⅲ. 선거운동의 본질과 기능 민주적 선거는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하는 행위이며, 선출된 대표자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의 부여, 선출되지 못한 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통제, 그리고 선거에의 참여를 통해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주권의식, 나아가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통합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선거의 민주적 기능이 올바르게 발현되기 위한 전제가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이다. 한편으로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통한 정보의 소통, 민의의 수렴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자들의 상호 견제를 통해 허위 또는 과장된 학력이나 경력 등을 밝혀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운동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민주주의 실현이 촉진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며, 선거의 승리를 위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부풀리거나 상대 후보자의 정보를 왜곡하는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유권자들이 왜곡된 정보에 근거하여 잘못된 판단을 내릴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선거운동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공정성은 항상 맞물려 있다. 즉, 선거운동의 자유는 결코 자기목적적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공정성을 깨뜨리는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의 민주적 기능을 침해하며, 나아가 민주주의 전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Ⅳ. 인터넷 선거운동의 확대와 그 장단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선거운동의 방식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21세기의 정보통신사회에서는 인터넷 및 SNS 등을 이용한 온라인 선거운동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TV토론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온라인 선거운동의 확대에 대해서도 찬반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 및 이를 이용한 정보소통의 명(明)과 암(暗)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면서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선입견이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인터넷 선거운동이 갖는 장점도 뚜렷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그 장점으로는 대중적인 접근성 및 편의성, 정보전달의 신속성과 효율성, 저비용 고효율 선거운동의 가능성, 활발한 대화와 토론의 가능성 등이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가짜뉴스의 전파 위험성과 검증의 어려움, 왜곡된 정보로 확인된 이후에도 통제하기 어려움, 고비용 선거운동이 될 가능성, 활발한 대화·토론의 현실적 한계 등이 지적된다. Ⅴ.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의 의미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헌재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등 결정)으로 인하여 포괄적인 인터넷 실명제는 무산되었으나, 제한적·예외적 실명제는 인정되었고,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이다. 2004년 3월 12일 개정을 통해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서 제82조의6을 신설함으로써 인터넷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한 취지는 인터넷게시판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과열·불공정한 선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며, 2008년 2월 29일의 공직선거법 개정에 의해 선거운동기간 중에 한정하여 인터넷게시판 실명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등 결정, 헌재 2015. 7. 30. 2012헌마734 등 결정에서 이 조항의 합헌성을 인정하였다. 그 주된 논거는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각종 흑색선전이 줄어들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의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 실명확인이 필요한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그 대상을 '인터넷언론사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 헌재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판례를 뒤집고, 공직선거법 제82조의6 제1항 등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2항 등에 따른 본인확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헌성이 인정되고 있다(헌재 2019. 9. 26. 선고 2017헌마1209 결정). 차명휴대전화의 생성을 억제하여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범행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잠재적 범죄 피해 방지 및 통신망 질서 유지 등을 위해서는 실명확인이 가능한데,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에서 강조되고 있는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절대적 기본권은 아닐뿐더러, 그 오남용에 대한 합리적 통제는 필요하다. 더욱이 법정의견에서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대해 제시한 근거는 과거의 헌법재판소 판례 및 이 결정의 반대의견에 비해 설득력이 약하다. 더욱이 법정의견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부분적인 제한이 아닌, 익명표현의 자유 전체를 부정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Ⅵ.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 폐지의 파급효과 포괄적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결정에 의해 폐지된 이후에도 공직선거법에서 제한된 인터넷 실명제를 두고 있었던 것은 선거의 특성, 특히 선거의 민주적 기능 및 그 전제로서 선거의 공정성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헌재 2021. 1. 28. 선고 2018헌마456 등 결정은 사실상 익명표현의 무제한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선거운동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이는 불법적 선거운동을 은폐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일 뿐이다. 익명표현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이며, 기본권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익명표현의 자유는 공익적 필요에 의해 제한될 수 있으며, 선거의 공정성은 그러한 공익적 필요의 하나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익명표현이라는 이름 하에 허위사실의 유포까지도 보호되어야 한다면, 최근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죄를 합헌으로 판단한 것(헌재 2021. 2. 25. 선고 2018헌바223 결정)과 모순되지 않는가? 실명표현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처벌되고, 익명표현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괜찮은 것인가? Ⅶ. 결론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성이 의사소통의 자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익명의 그늘 하에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는 물론, 각종 신상털기, 스토킹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심지어 인터넷 게시판 및 각종 댓글을 이용한 여론조작의 폐해는 그 파급효가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렵다. 더욱이 인터넷 선거운동에서의 익명성은 당선을 위해 무슨 일도 마다하지 않는 공직선거 후보자들 및 그 지지세력들에 의해 흑색선전의 온상이 될 우려가 매우 크다. 이미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선거에서 국정원의 댓글조작사건, 민주당의 여론조작사건(이른바 '드루킹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그 위험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실명제에 대해 위헌이라 판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장영수 교수 (고려대 로스쿨)
익명표현
실명인증
선거운동
장영수 교수 (고려대 로스쿨)
2021-08-26
형사일반
- 대법원 2020.7.16.선고 2019도13328 판결 -
죄형법정주의와 법의 해석
1. 서론 대법원 2020.7.16.선고 2019도13328 판결은 원심의 유죄판결을 무죄취지로 파기한 판결이다. 사건의 내용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이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규정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지의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다. 재판부의 합의결과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명이고 그 반대의견이 5명이다. 합의 과정은 비밀투표형식이 아니고 대법관 12명이 개별적으로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인데 이사건의 경우 대법관 10명까지의 의견은 5대5였다. 그렇게 찬반양론이 팽팽히 대립했던 사건이다. 그런데 대법관 7명이 찬동한 무죄취지인 판결에 관하여 그 다수설의 법리를 “토끼는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는 궤변”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침대에 맞춰 다리 자르는 격”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이글을 쓴다. 위 두 사람은 법조인은 아니지만 ‘죄형법정주의’가 무엇인지 또는 ‘법의 해석’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알만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2. 죄형법정주의 어떤 행위가 범죄로 되고 그 범죄에 대하여 어떤 처벌을 할 것인가는 미리 成文의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먼저 법률의 규정을 보기로 한다. ▲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 공표 죄) [①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候補者가 되고자 하는 者를 포함한다. 이하 이 條에서 같다)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 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제64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법의 해석 입법기술상 추상적·일반적으로 불완전하게 규정되어 있는 법규범의 의미·내용을 명확히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안에 추상적인 법규범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법규의 의미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법의 목적에 따라 규범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이론적·기술적 조작이다. 물론 법규가 문자로 표현된 것이어서 법 해석에는 입법자의 의사, 법규의 문법적인 의미관계, 그리고 형식논적 조작을 통한 논리적 해석 등의 전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이는 법의 객관적 의미를 확정하기 위한 자료나 조건이 될 뿐이다. 그러므로 법규의 해석은 객관적·논리적이어야 하며, 입법자의 의사나 법규의 문리적 의미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법에 내재해 있는 법의 이념과 목적, 그리고 사회적인 가치합리성에 기초한 입법의 정신 등을 객관화해야 하며, 단순한 형식논적 방법을 넘어서 목적논적이라야 한다. 무릇 법률용어는 정제(精製)되고 적확(的確)해야 한다. 그런데 어떠한 두 법률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문언은 같아도 그 의미는 서로 다른 경우가 있고 또는 같은 의미를 두 법률에서 서로 다른 용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 사안의 처리를 위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함에 있어서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4. 허위사실 공표와 진정사실 부인 허위인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와 진실한 사실을 부인하는 행위는 둘 다 그 내용은 거짓말이지만, 전자는 공표 즉 세상에 널리 알리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이고 후자는 진실한 사실을 부인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이다. 전자는 그 거짓말이 무고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라고 할 때의 거짓말이지만, 후자는 위증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진술을 한 때”라고 할 때의 거짓말이다. 둘 다 그 내용은 거짓말이지만 개념이 다르므로 항상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다. 속칭 “이재명 대법 판결”에서 대법관 7명은 위의 허위사실 공표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되지만,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행위는 그 말이 거짓말이더라도 위 법제250조에 규정된 구성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즉 법제250조의 범죄구성요건인 거짓말은 ‘무고’개념인 거짓말이다. 이에 반하여 대법관 5명은 진실한 사실을 부인하는 행위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이고 ‘위증’개념인 거짓말이라도 허위인 사실을 말한 것이므로 위 법제250조에 규정된 구성요건에 해당된다는 견해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견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반대의견에 찬동하면서 다수의견인 법리를 ‘토끼는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궤변’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로 다수의견에 찬동하는 사람은 반대의견인 법리를 궤변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5.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여기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관한 이야기가 연상된다. [토끼가 100m 가는 동안에 거북이는 50m 기어간다고 가정한다. 그러한 토끼와 거북이가 400m인 트랙을 일주하는 경주를 한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거북이의 출발지점을 토끼의 출발지점 보다 100m 앞에 지정하더라도 토끼는 거북이를 쉽게 추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위의 경우 토끼가 거북이의 출발지점까지 100m 가는 동안에 거북이는 그 앞으로 50m 기어갈 것이고, 그 다음 토끼가 50m 다가오는 동안에 거북이는 그 앞으로 25m 기어갈 것이고, 그 다음 또 토끼가 25m 다가오는 동안에 거북이는 그 앞으로 12.5m 기어갈 것이다. 그리고 보면 토끼는 앞서 기어가는 거북이에 점점 더 근접할 수는 있어도 끝내 거북이를 추월할 수는 없다는 말이 된다.] 이를 상식에 어긋나는 시간개념을 무시한 궤변이라고 한다. 강해룡 변호사 (서울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사실
이재명
강해룡 변호사 (서울회)
2020-08-05
선거·정치
형사일반
-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6314 판결 -
위탁선거법상 금품제공 ‘지시’죄에서 지시의 개념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 제58조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인(선거인명부를 작성하기 전에는 그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자를 포함한다)이나 그 가족 또는 선거인이나 그 가족이 설립·운영하고 있는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향응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제1호), 위와 같은 행위에 관하여 지시·권유·알선하거나 요구한 자(제4호)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상사건은, 축산업협동조합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피고인이 조합원 A에게 다른 특정의 조합원 11명에게 각 10만원씩 합계 110만원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하면서 현금 110만원을 교부한 사안에서,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금전 제공을 ‘지시’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진 사건이다. 중간전달자 A가 실제로 조합원 11명에게 전달·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수하여 선거인들에게 금전이 제공되지는 않았다. 검사는 위탁선거법 제58조 제1호의 금전 제공죄로 기소하였다가,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의 기부행위제한위반죄의 공모자 사이의 금전 교부가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판결의 취지에 따라 항소심에서 금전제공지시죄로 공소장을 변경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은 선거인 매수행위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예비 내지 미수행위에 그친 사건으로서,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의 금전제공지시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단체나 조직·직장 내에서의 지휘·감독관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쟁점은,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 소정의 금품제공‘지시’죄에서 지시란 상하관계나 지휘감독관계를 전제로 하는지 여부이다. 2. 판시사항 금전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통상적으로 금전 등을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비하여 금전 등의 제공을 ‘지시’하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하여 금전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도록 일방적으로 일러서 시키는 것으로서, 반드시 지시를 하는 사람과 그 상대방 사이에 단체나 직장 등에서의 상하관계나 엄격한 지휘·감독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평석 대상판결은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의 금전제공지시죄에서 ‘지시’의 개념에 대한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판결로서,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3항의 해석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판시사항을 담고 있다. 조합장 후보자가 ‘상하관계에 있지 않은 조합원에게 다른 조합원들에게 금전을 제공하라고 금전을 교부한 경우에 해당 후보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위탁선거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는 일종의 정의관념이나 처벌의 필요성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입법정책적인 필요에 따라 ‘선거인 매수행위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예비 내지 미수행위’도 처벌하는 등으로 법률을 개정·보완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것이다. 피고인이 조합원 A에게 무슨 ‘지시’를 할 만한, 상하관계가 분명한 단체나 조직·직장 내에서의 지휘·감독관계에 있지도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처벌의 필요성 등에 경도되어 형사재판에게 금기시해야 할 유추 내지 확장 해석을 통해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의 금전제공지시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지시’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하라고 특정행위를 시키는 것’이다. 지시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지시를 하는 사람과 지시를 받는 사람 사이에 상하관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14. 3. 27. 선고 2011헌바126 결정도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지시’란 매수행위를 하도록 일방적으로 시키는 것이며 이는 지휘·감독관계를 전제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공직선거법벌칙해설'도, "지시하는 자와 지시 받는 자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지휘·감독관계에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지시받는 자의 의사를 완전히 억압할 정도까지 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위탁선거법 제58조 제4호 소정의 ‘지시’란 상하관계가 분명한 단체나 직장 내에서의 지휘·감독관계에 터잡아 선거인에게 금전의 제공을 하도록 시키는 것을 말하고, 그와 같은 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선거인에게 금전의 제공을 하도록 부탁·의뢰·위탁하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지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의 판시에 반대한다. 황정근 변호사(법무법인 소백)
위탁선거
금전제공지시
선거인매수
황정근 변호사(법무법인 소백)
2019-10-07
방승주 교수(한양대 로스쿨)
재외국민의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 배제조항의 위헌여부
I. 서론 및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2014년 7월 24일 재외국민인 청구인들이 공직선거법 제218조의4 제1항,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 등이 자신들의 국회의원선거권 및 국민투표권 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선거권 및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청구한 헌법소원사건에 대하여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해서만 늦어도 2015년 12월 31일까지 개정을 명하고 동시에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모두 기각하여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의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배제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여전히 합헌으로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2007년 6월 28일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재외국민선거권과 국민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던 공직선거법과 국민투표법 조항들에 대하여 내린 종전 헌법불합치결정(2004헌마644, 2005헌마360 병합)의 입장으로부터 상당히 뒷걸음을 쳤을 뿐만 아니라 재외국민선거권을 확대해 온 선진국들의 헌법재판소 판례의 경향과도 부합하지 않는 퇴보적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지면관계상 결정의 주요 내용은 위에서 제시한 결정내용의 요지로 갈음하기로 하고, 이하에서는 주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위헌여부와 이 사건 헌법재판소 결정의 문제점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 보기로 한다. II. 평석 1.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위헌여부 (1) 관련되는 기본권과 원칙: 보통선거원칙이 아니라 평등선거원칙, 선거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쟁점에 대하여 정리하면서 선거권 내지 국민투표권 침해 여부 및 보통선거원칙 위배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보통선거원칙이 아니라, 평등선거원칙의 위반여부와 헌법 제24조의 선거권의 침해여부이다. (방승주, 재외국민 선거권 행사의 공정성 확보방안 연구(대검찰청 2010년도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대검찰청, 2011, 17, 43면 이하 참조) (2) 평등선거원칙의 위반 여부 평등선거원칙은 모든 선거권자가 동등한 수의 표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계산가치의 평등), 그러한 투표가 의석배분에 있어서 동일한 가치와 영향력을 가질 것(결과가치의 평등)을 요구하는 원칙으로 여기에서의 평등은 엄격한 형식적이고도 도식적인 평등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할 경우 국내거주 국민은 1인 2표,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의 경우는 1인 1표 밖에 행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명백하게 헌법 제41조 제1항의 평등선거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엄격한 평등원칙심사기준을 동원할 때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는 없다. (3) 헌법 제24조 선거권의 침해 여부 먼저 선거권침해여부와 관련해서 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선거원칙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헌법적 법익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안된다. (판례집 19-1, 859, 874;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로는 BVerfGE 132, 39)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종전의 입장과는 달리 별다른 근거제시도 없이 과잉금지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심사를 포기하고 있는데, 이는 종전 2004헌마644 등 결정과 모순되는 태도라고 생각된다. 이하에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에 입각하여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사해 보기로 한다. 가. 목적의 정당성 헌법재판소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의 정당화의 근거로 유권자의 지역적 관련성을 들고 있다. 헌법적으로 볼 때 지역구국회의원은 지역에서 선출되었지만 지역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이다. 국가의 이익과 지역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국회의원은 헌법 제46조 제2항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역구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단순히 지역주민의 대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과의 관련성을 강조하면서 "'특정 지역구의 국회의원'이라면 '지역에 이해를 가지는 자'가 지역의 이익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여야 한다"고 하는 헌법재판소의 판시는 헌법 제46조 제2항의 의의를 간과하거나 오해한 흠이 있다고 볼 것이다. 한편 백보 양보하여 국내에 주민등록이나 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재외국민들이 지역적 관련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막연한 지역적 관련성의 유지가 재적국회의원 300명 중 246명에 해당하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완전히 박탈할 만큼 중대하고도 불가피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되었다면 더 이상 살필 필요도 없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과잉하게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체계상 나머지의 관점에 대해서도 보충적으로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나. 방법의 적정성 백보 양보하여 헌법재판소가 강조하는 지역과의 관련성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그 유지가 정당화될 수 있는 입법목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재외국민들에게 자신들이 몸 담았던 고향과의 지역적 관련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지구촌화 시대에는 발달된 인터넷과 통신수단을 통하여 거주지와 상관없이 고국의 국민들과 교류하면서 여러 가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생활을 펼쳐 나가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재외국민들은 여전히 고국에 대한 지역적 관련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입법목적 실현에 도움이 안되므로 방법의 적정성 역시 없거나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다. 침해의 최소성 최종주소지나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소속지역구를 정하게 되면 지역적 관련성도 유지하면서 재외국민들의 선거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대량 위장전입에 의한 불공정선거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가령 지역구국회의원후보자가 결정되기 훨씬 앞선 시점에 최종주소지나 등록기준지를 기준으로 하여 소속지역구가 확정되도록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지역관련성을 담보하면서도 소위 위장전입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라. 법익의 균형성 지역과의 관련성 유지라고 하는 목적은 막연하고도 추상적인데 반하여, 제한되고 있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은 국민주권과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마. 소결 따라서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배제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그리고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 배제부분에 대하여 곧바로 효력을 상실시켜도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우려는 없으므로 단순 위헌결정을 내려도 좋다고 생각된다. 2. 국민투표권과 재·보궐선거권 배제조항의 위헌여부 이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필자의 견해(방승주, 앞의 보고서, 44, 46면 등 참조)와 같으므로 이에 대한 평석은 생략한다. III. 결론 비교법적으로 고찰해 보면 일본 최고재판소(2005년 9월 14일 일본 최고재판소 대법정 판결, 2001년 제82호 등 재외일본인선거권박탈위법확인등청구사건)의 경우도 이미 2005년 9월 14일 재외일본인들에 대하여 지역구중의원선거권을 배제하고 있던 당시의 공직선거법조항에 대하여 위헌·무효결정을 내렸으며, 또한 최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BVerfGE 132, 39) 역시 2012년 7월 4일 그때까지 재외독일인의 선거권행사의 전제조건으로서 줄곧 유지되어 왔던 독일에서의 최소 3개월 정주(定住)조항에 대하여 보통선거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무효선언을 내린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이와 같은 선진국들의 재외국민선거권 확대인정 추세에 비추어 보거나, 또는 헌재의 2007년 6월 28일 2004헌마644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재외선거제도의 발전에 있어서 상당히 역행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선거권의 제한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가 그간 정립해 왔던 엄격한 심사기준의 법리를 포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연 어떠한 선거원칙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없이 만연히 청구인이 주장하는 대로 보통선거원칙을 기준으로 그 위반을 부인한 것은 전체적으로 논증의 진지성이나 설득력 면에서 매우 부실하다고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앞으로 머지 않아 다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여부를 심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헌법재판소는 반대의견을 낸 이진성, 서기석 재판관의 의견과 같이 재외국민들에게 지역구국회의원선거권까지 모두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2014-09-25
홍완식 교수(건국대 로스쿨)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에 대한 평석 및 입법평론
I. 서론 기본권의 실현과 보장을 국가의 존재이유로 인식하고, 민주주의의 구현을 국가운영의 기본원리로 제도화하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자유민주국가에서 익명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인터넷의 확산 및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커진 반면에, 익명성과 불특정 다수에게의 대량전달가능성 등의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하여 명예훼손, 모욕, 사이버스토킹, 불법정보유통 등의 역기능도 증가하였다. 문제는 인터넷에서의 역기능을 차단하면서도,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표현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이다. 이러한 과제는 우선 법령의 입법을 통해서, 그리고 판결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다. 지난 8월 23일에 내려진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터넷실명제의 유형과 용어가 다양하고, 우리나라의 인터넷실명제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라는 용어가 관련 법령과 제도의 본질에 더 가까운 표현이지만, 이글에서는 대중적인 용어인 인터넷실명제를 사용하기로 한다. II. 판례평석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그 보호영역에 포함된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그리고 오늘날 가장 거대하고 주요한 표현매체의 하나로 자리를 굳힌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하여 질서 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는 점은 이전의 헌재 결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적 기초 하에 헌재는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2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여부를 주로 검토하였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등). 우선 동 규정의 본인확인제가 인터넷상의 언어폭력, 명예훼손, 불법정보의 유통 등을 방지하고 인터넷게시판을 책임 있는 공론의 장이 되도록 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합한 수단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형사법 및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제재수단이 마련되어 있고, 불법정보 등 게시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며, 본인확인제 이외의 여러 규제조항들의 엄정한 집행을 통하여 불법정보 등 게시의 단속 및 처벌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본인확인제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지 아니하고 시행 이후에 입법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에, 본인확인제가 초래하는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되지만,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한 게시판운영자에 해당하는 인터넷언론사인 청구인의 언론의 자유도 침해하였다고 보았다. 앞서 헌재는 선거기간 중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실명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를 검토하면서, 실명확인은 부당한 선거운동이나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을 차단하여 선거의 평온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후보자비방죄 등을 통한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는 실질적 권리구제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점과 실명확인 기간을 '선거운동기간 중'으로 한정한 점 등을 들어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또한 선거의 공정과 평온의 훼손 및 소수인에 의한 여론 왜곡 등의 폐해 방지라는 공익이, 인터넷언론사 이용자가 실명확인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과 주저함 등 사익의 비중보다 더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결국 공직선거법에서의 본인확인제는, 정보통신망법에서의 본인확인제와는 달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러한 헌재 결정을 비교하여 보면, 선거라는 공공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가 사적영역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익명표현의 자유보다 더 제한을 받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비판의 자유'나 '반대의 자유'조차도 엄격히 보장되어야 할 공공영역 특히 선거에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형성을 방해하며 유익한 익명표현까지 사전적이고 포괄적으로 규제하여 오히려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달성에 장애"(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 반대의견 중)가 있어서는 안된다. 공공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엄격한 제한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특히 문제가 된다. 반대로 사적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은 타인을 괴롭히고 모욕하며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보통신망법의 입법당시의 상황을 보면 무분별한 악플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 사례가 많았고 자살을 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이러한 현실이 인터넷실명제의 입법동기가 되었다. 사적 영역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타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 것이다. 익명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 공공영역에서는 기본권제한의 법리에 보다 착안해야 하고, 사적 영역에서는 기본권충돌의 법리에 보다 착안해야 한다. III. 입법평론 인터넷실명제를 구체화 하고 있는 법률은 정보통신망법과 공직선거법이다. 하나는 일반적인 인터넷실명제이고, 다른 하나는 선거부문의 인터넷실명제라고 할 수 있다. 후자가 먼저 도입되었는데, 선거분야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된 것은 2004년 3월 12일의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개정을 통해서이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6(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에 따르면, 인터넷언론사에게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 등에서 실명확인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반적인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된 것은 2007년 1월 26일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서이다. 이번에 위헌 결정을 받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5(게시판이용자의 본인확인)에 따르면, 이용자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판이용자의 본인확인을 위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의 규제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들을 살펴보면 자율규제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본인확인제와 같은 게시판 이용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점을 보면,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를 그대로 방임하자는 의견은 상식적이지 않다. 다만,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의 규제방식이 법령에 의한 타율적 규제냐 인터넷커뮤니티 자율에 의한 자율적 규제냐의 차이 및 사후적 처벌이냐 사전적 억제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율규제가 자유와 권리의 존중 및 민주주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우수하고 바람직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홍완식, 인터넷실명제 관련 법률안의 입법원칙에 따른 검토, 토지공법연구, 제31집, 2006), 우리의 입법자인 국회는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을 통한 사전적·타율적인 규제방식을 택하였다. 방통위에 의해 본인확인제의 적용을 받는 웹사이트는 2007년에 35개, 2008년에 37개, 2009년에 153개, 2010년에 167개, 2011년에 146개, 2012년에 131개나 되었지만,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제한적 본인확인제도는 폐지되었다. 그러나, 이번 헌재의 헌법소원심판에서 문제되지 않은 동 규정 1호의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인터넷게시판에서의 익명표현의 자유의 제한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규정이고, 공직선거법에서의 인터넷실명제도 선거의 공정에 치중한 나머지 선거의 자유를 억제하는 규정(홍완식, 선거법의 지향점으로서의 선거의 공정성과 선거의 자유, 법연, 한국법제연구원, 2012. 4. 20쪽)이기 때문에,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은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문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실명제에 관한 정보통신망법상의 기타 규정 및 공직선거법상의 관련 규정의 비대칭성 내지 비체계성이 시급히 시정되어야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각 진영의 입법의지가 일치할지 및 바람직한 방향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중앙선관위는 이 결정 직후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실명제 폐지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되었지만, '법안제출권'은 없고 '입법의견제출권'만 있는 선관위의 의지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입법평가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해 볼 수도 있다. 비교법적 관점, 기본권의 보호라는 관점, 비용과 편익이라는 관점, 인터넷문화라는 관점, 공적·사적 영역별 효과의 관점 등에서 입법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IV. 결론 인터넷실명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설득력있는 결정이 되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치밀한 법리와 인터넷 현실감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조소영, 인터넷실명제의 의의와 한계, 언론과 법, 제10권 2호, 2011, 65쪽)이다. 사이버공간이 비대면성과 익명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과 당위를 혼동할 수는 없다. 법률을 통하여 익명성의 폐해를 없애거나 줄이려는 인터넷실명제의 문제점이 있는 것처럼, 인터넷의 특징이 익명성이라는 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익명성으로 인한 폐해의 발생을 눈감을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향성은 익명성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익명성의 역기능을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일차적인 과제를 지닌 기관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입법자인 국회이다.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익명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규범적 당위에는 보다 가깝게 접근하였으나, 현실에서의 익명표현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이나 사회적 문제는 재연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절실하다. 또한 공직선거법이나 정보통신망법상 다른 규정에 있는 인터넷실명제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향후 자율규제방식을 합의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사회적 과제이고, 인터넷실명제 관련 법률의 정비를 포함한 법령개정작업은 입법자의 과제이다.
2012-09-06
황성기 교수(한양대 로스쿨)
인터넷 실명제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1. 들어가는 말 헌법재판소는 2012. 8. 23. 재판관 8명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함)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및 제30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본인확인제'에 대해서 위헌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본인확인제란 인터넷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는 그동안 소위 '인터넷 실명제'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어 왔는데,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이 글에서는 이번에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주요 요지 및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본인확인제의 입법목적과 관련하여, 인터넷게시판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정보를 게시하는 것을 억제하고 불법정보 게시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함으로써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본인확인제는 아래와 같이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첫째, 불법정보 게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 특정은 인터넷 주소 등의 추적 및 확인 등을 통하여, 피해자 구제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의한 당해 정보의 삭제·임시조치(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 제2항),(1) 헌법재판소는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시조치제도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 2012. 5. 31. 2010헌마88,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제2항 위헌확인) 게시판 관리·운영자에 대한 불법정보 취급의 거부·정지 또는 제한명령(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2항, 제3항) 등으로 불법정보의 유통 및 확산을 차단하거나 사후적으로 손해배상 또는 형사처벌 등을 통하여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본인확인의 대상인 '게시판 이용자'는 '정보의 게시자'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를 할 가능성이 없는 '정보의 열람자'도 포함하고,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선정에 있어서 그 정확성과 기준이 불분명한 이용자수 산정 결과에 따라 적용대상의 범위가 정해지는 등 본인확인제는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그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함으로써 법집행자에게 자의적인 집행의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본인확인제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하여야 하는 기간은 정보의 게시가 종료된 후 6개월이 경과하는 날까지이므로, 정보를 삭제하여 그 게시를 종료하지 않는 한 본인확인정보는 무기한으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보관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서 본인확인제는 다음과 같이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첫째,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여야 하는데,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시비로 인한 집행 곤란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당초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본인확인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시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 새로운 의사소통수단의 등장으로 본인확인제는 그 공익을 인터넷 공간의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만 실현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본인확인제로 인하여 인터넷 이용자는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하여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재외국민은 인터넷게시판의 이용이 봉쇄되며, 새롭게 등장한 정보통신망상의 의사소통수단과 경쟁하여야 하는 게시판 운영자는 업무상 불리한 제한을 당하고, 본인확인정보 보관으로 인하여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본인확인제를 규율하고 있는 이 사건 법령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3. 해설 이번에 위헌결정이 내려진 본인확인제는 주로 인터넷 실명제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려 왔고,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인터넷 규제의 불합리성,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의 상징으로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사회적 레토릭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실 본인확인제는 그 입법목적과 수단간의 논리적 상관성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인터넷이라고 하는 매체의 특성과 사물의 본성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첫째, 본인확인제가 도입된 배경으로서 인터넷의 특성 중의 하나인 소위 '익명성'과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 간에 논리적 상관성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익명성과 해악적인 의사표현간의 논리적 상관성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익명성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는 원칙을 감안한다면, ('미국과학발전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1997년 11월 회의에서 향후 인터넷에 대한 규제시스템이나 규제정책들을 설계함에 있어서 온라인에서의 익명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기 위해 제시한 4가지 원칙들 중의 하나이다. "익명성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라는 원칙은 익명성을 이용하여 야기될 수 있는 양면성, 즉 순기능적 측면과 역기능적 측면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고, 역기능적 측면이 순기능적 측면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근거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익명성과 해악적인 의사표현간의 논리적 상관성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익명성에 대한 도덕적 가치판단을 전제로 해서 모든 인터넷상의 일탈행위 내지 역기능의 원인이 익명성에 있고, 그 익명성을 제거하면 이러한 역기능이 해소될 것이라는 본인확인제의 기본철학은 굉장히 단순한 발상이자 논리의 비약이라고 할 것이다. 둘째,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과연 익명성을 제거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이 문제제기는 본인확인과 익명성 제거간의 논리적 상관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본인인지 여부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익명성이 완전히 제거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헌법재판소가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 명예훼손 등의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셋째, 본인확인제는 애초부터 그 설계시스템상 개인정보 보호정책 및 개인정보 보호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었다. 개인정보를 가장 잘 보호하는 방법은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을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용자의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그 근본구조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결국 본인확인제의 채택으로 인해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촉진되는 상황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그 근거로 내세운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논리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도출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적용되어 왔던 인터넷 실명제로는 이번에 위헌결정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 이외에,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제도 존재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 위헌확인,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 위헌소원) 사실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와 이번에 위헌결정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는 그 기본취지라든지 운영메커니즘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의 위헌논리가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면 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렸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추측컨대 선거의 공정성 내지 평온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과도한 집착이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결정을 계기로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의 폐지를 국회에 건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편 심판대상과 관련하여, 이번에 위헌이 결정된 법령조항들 중 법률의 경우에는 심판대상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제2호에 한정되고 있어서, 동법 제44조의5 제1항 제1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공기관 등의 본인확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이유의 대부분이 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고 있는 본인확인제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운영하고 있는 본인확인제와 그 운영메커니즘이 동일하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본인확인제에 대해서도 이번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2012-09-03
신봉기 동아대 법대 교수 · 법학박사
주민투표법 미제정의 위헌여부
Ⅰ. 사건의 개요 등 1. 事件의 槪要 (1) 정부는 1998. 12. 울산 울주군 등지에 핵발전소 8기의 건설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였고 울주군수는 세수증대 등을 이유로 이를 적극 지지하였는데, 정작 그곳에 사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격렬하게 핵발전소의 유치를 반대하여 왔다. (2) 정부는 2000. 9. 산업자원부 고시제2000-88호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신리 일대를 4기의 가압경수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하는 한편, 위 서생면 비학리에 신고리원전 1호기를 건설하기로 최종 확정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이에 따라 울산광역시 주민 13만여명은 국회에 그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3) 위 서생면 주민들인 청구인들은 이 사건 원전유치 문제가 주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 보고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소정의 주민투표에 붙이고자 하였으나, 주민투표의 대상·발의자·발의요건·기타 투표절차 등에 관하여 아무런 입법조치가 없어 그 실시가 불가능하자 2000. 11. 이와 같은 입법부작위가 청구인들의 주민투표권(참정권), 주민자치권, 환경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審判의 對象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에 따라 주민투표의 대상·발의자·발의요건·기타 투표절차 등에 관한 법률을 따로 제정하지 아니하는 입법부작위가 위헌인지의 여부 지방자치법 제13조의2(주민투표)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또는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 등에 대하여 주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② 주민투표의 대상·발의자·발의요건·기타 투표절차 등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3. 決定의 要旨 (1)<입법자가 주민투표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여야 하는 것이 「헌법상 의무」인지 여부(소극)> 헌법 제117조 및 제118조가 보장하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은 자치단체의 존재의 보장, 자치기능의 보장 및 자치사무의 보장으로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이다. 따라서 「헌법」은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이 선출한 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를 통하여 자치사무를 처리할 수 있는 대의제 또는 대표제 지방자치를 보장하고 있을 뿐이지 주민투표에 대하여는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대표제 지방자치제도를 보완하기 위하여 현행 「지방자치법」은 주민에게 주민투표권, 조례의 제정·개폐청구권, 주민감사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주민이 지방자치사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이러한 제도는 어디까지나 입법에 의하여 채택된 것일 뿐 헌법이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13조의2가 주민투표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주민투표에 관련된 구체적 절차와 사항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주민투표에 관련된 구체적인 절차와 사항에 대하여 입법하여야 할 헌법상 의무가 국회에 발생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2)<주민투표권이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우리 헌법상 참정권은 국민이 국가의 의사형성에 직접 참여하는 직접적인 참정권(국민투표권)과 국민이 국가기관의 형성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국가기관의 구성원으로 선임될 수 있는 권리인 간접적인 참정권(공무원선거권, 공무담임권)으로 나눌 수 있는바, 지방자치법 제13조의2에서 규정한 주민투표권은 그 성질상 이를 ‘법률이 보장하는 참정권’이라고 할 수 있을지언정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Ⅱ. 평 석 1. 住民投票權이 憲法上 參政權이 아닌지 與否 헌법재판소는 주민투표권을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는바, 그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헌법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성문규정에서 참정권의 근거를 찾는 형식논리에 의존하고 있을 뿐 그 실질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결정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어떠한 이유로 주민투표권을 국민투표권과 달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하나(참정권)로 보지 않는지 및 헌법상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 기본권적 수준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먼저 헌법에서 인정된 참정권으로서의 선거권, 공무담임권 및 국민투표권은 ‘국민’으로서 갖는 정치적 기본권이고, 이들 각 기본권은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국민인 지방자치단체 ‘주민’으로서도 당연히 갖는 정치적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 주민투표는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한 헌법 제1조 제2항과 조화로운 해석하에서 헌법 제118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인정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한 주민투표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하나인 ‘참정권’의 일종으로 보아야 한다. 주민투표권은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정치)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므로 정치적 기본권(참정권)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주민참정권의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투표권은 참정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로서 그 자체로서 이미 기본권에 해당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지방자치단체 구역의 범위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국민인 주민’으로서 지역 차원의 투표권 즉, 주민투표권을 갖는 것은 헌법상의 정치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과 성질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당연히 헌법 제37조 제1항의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주민투표권의 구체적 내용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는 개별 법률에 의하여 정하여질 것이지만, 그 개별법률 역시 기본권(참정권) 내지 헌법상의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의 주민투표권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2. 眞正立法不作爲에 대한 憲法訴願의 許容與否 (1) 眞正立法不作爲訴願의 許容要件 넓은 의미의 입법부작위에는 진정입법부작위와 부진정입법부작위가 있는바, 청구인들이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에 따라 제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주민투표에 관한 법률은 아직까지 전혀 입법이 없는 상태이므로, 이 사건 입법부작위가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는 의문이 없다. 그런데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①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② 헌법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판례태도이다. (2) 眞正立法不作爲訴願 許容要件의 充足 그렇다면 ‘따로 법률로 정’하지 않고 있는 이 건 입법자의 부작위가 이같은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허용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인가? 먼저 주민투표법의 제정을 헌법에서 명시적으로 입법위임한 것이 아니므로 위 ①의 요건은 당연히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는 헌법재판소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과 같은 형식의 입법인 경우에 있어서는 ‘헌법상의 명시적 입법위임’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다소 유연하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주민투표에 관한 권리는 헌법상의 지방정치에의 참정권의 하나 내지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점,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에서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은 그에 관한 헌법위임규정인 헌법 제117조 및 제118조의 근거규정에 따라 제정된 것인 점에서, ‘헌법상의 명시적인 입법위임’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아래의 여러 논거에 따르면 ②의 요건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 제118조 및 제1조 제2항의 해석상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하여 (범위를 획정할 수 있는) 이해관계 있는 주민에게 기본권인 참정권에 포함되는 권리로서 지방의회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미치는 구체적인 주민투표권이 발생하여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헌법에 의하여 발생하였음이 명백하다고 할 것임에도, 입법자가 주민투표법의 제정이라는 입법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입법 당시의 논의과정을 살펴볼 때, 구체적인 근거법률인 지방자치법 제13조의2에서 ‘다른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이 1994년 3월 16일이고 보면 이미 그 입법조치의 불이행상태가 7년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는 정도 이상의 지체에 해당한다고 생각된다. 즉, 동 조항의 신설 당시는 총선거와 맞물려 공직선거법,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의 제정 또는 개정을 목전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법률과 함께 진행되던 지방정치 영역에서의 개정안의 핵심내용 중 하나였던 주민투표 조항의 형성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시급한 정치일정에 쫓겨 추후 계속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이를 따로 정하기로 하고 지방자치법 제13조의2의 형식으로 규정하는데 그쳤던 것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것은 지방자치법상의 주민투표 조항의 신설논의가 위 정치관계법과 달리 지방선거 등에 있어서는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같은 합의가 가능하였던 것임을 고려한다면 7년이상의 입법의 지체는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허용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입법실제를 볼 때, 지방자치법 제13조의2 제2항은 이미 입법과정에서 시급히 제정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따로 법률로 정’하는 입법형식은 단일 법률로 제정하기는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의 규율을 별개 법률로 독립시키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라 할 것이므로 당해 ‘다른 법률’은 입법상태의 공백이 없도록 가능한 한 동시에 또는 신속하게 제정함이 타당한 것이다. 따라서 동 조항의 제정으로부터 7년이상 입법이 지체되었다는 것은 합리적 기간을 넘어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예컨대, 최근 2000년 7월 1일 도시계획법이 전면 개정 시행되었는바, 동법 제34조 및 제56조에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행위제한 등에 관하여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함과 동시에, 같은 날에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을 공포 시행하고 있는바, 이러한 ‘다른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입법의 형식이 곧 이를 합리적 기간을 넘어설 정도로 장기간 방치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제까지 입법부작위가 위헌임을 인정하는 「위헌확인」결정을 2건 판시한 바 있다(1994. 12. 29, 89헌마2; 1998. 7. 16, 96헌마246). 특히 헌법재판소는 전문의자격시험불실시 위헌확인등 사건(96헌마246)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법과 대통령령의 위임에 따라 치과전문의자격시험제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하거나 필요한 조항을 신설하는 등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소원대상인 진정입법부작위로서 위헌”이라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시한 바 있다. 『① 삼권분립의 원칙, 법치행정의 원칙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하에서 행정권의 행정입법 등 법집행의무는 헌법적 의무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행정입법이나 처분의 개입 없이도 법률이 집행될 수 있거나 법률의 시행여부나 시행시기까지 행정권에 위임된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과 같이 “치과전문의제도의 실시를 법률 및 대통령령이 규정하고 있고 그 실시를 위하여 시행규칙의 개정 등이 행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권이 법률의 시행에 필요한 행정입법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행정권에 의하여 입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행정입법의 작위의무”가 있다. ② 상위법령을 시행하기 위하여 하위법령을 제정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함에 있어서는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며 “합리적인 기간내의 지체”를 위헌적인 부작위로 볼 수 없으나, 이 사건의 경우 현행 규정이 제정된 때(1976. 4. 15)로부터 이미 20년이상이 경과되었음에도 아직 치과전문의제도의 실시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합리적 기간내의 지체”라고 볼 수 없고, 법률의 시행에 반대하는 여론의 압력이나 이익단체의 반대와 같은 사유는 지체를 정당화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은 시행규칙의 문제인 점을 제외하고는 본 사안과 관련하여 그 입법실제, 입법당시의 상황 등에 비추어볼 때 논리적 및 법리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결론에 이른 본 사안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3. 結 論 이 사건 결정은 유사한 선판례가 있음에도 그에 대한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이 선판례를 뒤엎는 듯한 결론에 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정문을 보면 비록 각하 결정이기는 하나 그 논리적 정치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논의의 순서상 진정입법부작위 소원의 허용요건과 관련하여 법령에의 명시적 입법위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전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 스스로 제시한 허용요건에의 해당 여부에 대한 검토조차 엄밀히 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또한 주민투표권의 기본권성에 대하여도 형식논리에만 입각하여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입법부작위가 위헌이라고 판단함이 옳았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적어도 진정입법부작위소원의 허용요건을 인정한 후 본안판단에 이르러 -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과 같이 - 주민투표입법의 곤란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위헌적인 입법부작위가 아니라고 하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200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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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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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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