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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18헌마825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6호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마825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6호위헌확인 【청구인】 1. 김AA, 2. 이BB,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노경환 【선고일】 2019. 12. 27. 【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2017. 5. 10. 문CC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고(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사천시법원 2017가소20438), 해당 손해배상채권의 강제집행을 위하여 2017. 5. 24. 사천시 ○○길 ○○, ○○동 ○○호(○○아파트)에 관한 문CC의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하 ‘이 사건 보증금반환채권’이라 한다)에 대하여 가압류명령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사천시법원은 2017. 12. 7. 청구인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7. 12. 29. 확정되었다. 청구인들은 위 판결에 기하여 2018. 1. 10. 이 사건 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8타채30029). 그런데 이 사건 보증금반환채권의 채권액은 12,592,000원으로, 문CC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임차인(이하 ‘소액임차인’이라 한다)에 해당하고, 위 채권액은 전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하 ‘소액임차보증금’이라 한다)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거나 압류하여 추심할 채권의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6호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8. 8.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집행법(2010. 7. 23. 법률 제10376호로 개정된 것) 제246조 제1항 제6호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집행법(2010. 7. 23. 법률 제10376호로 개정된 것) 제246조(압류금지채권) ① 다음 각 호의 채권은 압류하지 못한다. 6.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같은 법 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채권자의 채권이 채무자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경우에까지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여 채권자인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보유한 채무자와 다른 종류의 재산을 보유한 채무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를 행하여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를 다른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 또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채권자보다 더 보호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집행채권이 채무자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보유한 채무자와 다른 종류의 재산을 보유한 채무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를 행하여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를 다른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 또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채권자보다 더 보호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집행채권의 종류를 불문하고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함으로써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23조 제1항 전문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라고 규정하고,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사용·수익과 그 처분을 보장하고 있으며, 헌법 제23조 제1항 후문에서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입법자가 정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재산권의 사회적 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헌법은 제34조 제1항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제2항에서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국가에 부여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강제집행은 국가가 강제력을 행사함으로써 사법상 청구권의 실현을 도모하는 절차이나, 국가는 강제집행절차를 마련함에 있어서도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약자인 채무자의 생존기반을 보장하기 위한 배려를 하여야 할 의무를 지는바, 입법자는 채무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 사회보장·사회복지를 증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강제집행을 제한할 수 있다(헌재 2009. 7. 30. 2007헌바139등 참조). (2)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은 소액임차인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이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압류를 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된다. (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비롯한 여러 법률은 소액임차인에 대하여 소액임차보증금의 회수를 보장하기 위한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예컨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는 소액임차인이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소액임차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4호 및 지방세기본법 제71조 제1항 제4호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가 적용되는 임대차관계에 있는 주택의 매각금액에서 국세 또는 지방세 및 가산금을 징수하는 경우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15조 제2항은 소액임차인이 파산재단에 속한 주택의 환가대금에서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소액임차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임대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소액임차인이 소액임차보증금에 대한 처분권을 박탈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국세징수법 제31조 제13호, 지방세징수법 제40조 제13호는 소액임차인이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한 경우에도 소액임차보증금만큼은 회수할 수 있도록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적어도 소액임차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는 소액임차보증금이 타인에게 귀속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소액임차보증금만큼은 최대한 소액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하여 사용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을 신설한 2010. 7. 23. 개정 민사집행법(법률 제10376호)의 개정이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규정들만으로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통하여 소액임차인인 채무자로부터 소액임차보증금의 처분권을 박탈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므로, 소액임차인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 청구인들은 집행채권이 채무자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경우에까지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는 것은 채권자의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액임차인의 경우 비록 그 임차보증금이 소액이라 하더라도 그에게는 큰 재산이므로, 소액임차인의 주거생활의 안정과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하여는 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인의 지위를 다소 해하게 되더라도 소액임차보증금의 회수를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사회보장적 고려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집행채권의 종류에 따라 소액임차인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채무자가 다른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고 있으나, 채무자인 소액임차인이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 외에 다른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채권자로 하여금 가급적 다른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채권을 실현하도록 유도하고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만큼은 채무자에게 귀속시킬 필요가 있고, 채무자인 소액임차인의 유일한 재산이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인 경우에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의 회수를 보장하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소액임차인인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당할 정도의 경제적 위기 시기에도 최대한 주거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집행채권의 종류나 채무자의 다른 재산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만큼은 압류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 이외에 달리 채권자의 재산권을 덜 제한하면서도 입법목적을 동등한 정도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은 당사자가 신청하면 법원이 채권자와 채무자의 생활형편,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제1항의 압류금지채권에 대하여 압류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소액임차인인 채무자의 주거 안정과 채권자의 권리 보호라는 상반된 요청 사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를 아울러 두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소액임차인의 채권자는 소액임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그러나 주거의 안정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국가는 경제적 약자인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고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는 점에서, 소액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 제34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고(헌재 1998. 2. 27. 97헌바20; 헌재 2014. 3. 27. 2013헌바198 참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에 따라 구체적 상황에서 채권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압류금지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주택임대차보호법
민사집행법
소액임차보증금
2020-01-14
기업법무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 2014다206983
부당이득금
대법원 판결 【사건】 2014다206983 부당이득금 【원고, 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욱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자산관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박종관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14. 2. 11. 선고 2013나103573 판결 【판결선고】 2019. 7. 18.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준비서면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가. 원고는 일반채권자로서 담보권 실행을 위한 부동산경매절차에 참가하여 배당요구를 한 후 배당기일에 출석하였지만 배당표에 이의하지 않았다. 다른 일반채권자인 피고는 배당기일에서 근저당권자인 주식회사 □□□□저축은행(이하 ‘□□□□저축은행’이라 한다)을 상대로 이의한 다음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배당금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수령한 배당금 중 원고의 채권액에 비례한 안분액에 대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고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가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이의하지 않아 배당표가 확정된 후에도 그 배당절차에서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이 사건 쟁점에 관한 아래의 논의에는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여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로서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경우는 물론, 적법한 통지를 받고도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배당표에 따른 배당의 실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민사집행법 제153조 제1항), 배당이의를 하였다가 이의를 취하한 경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고도 제1회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배당이의의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이하 위와 같은 채권자들을 통틀어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라 한다)를 포함한다. 그러나 ① 배당요구를 하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민사집행법 제148조 제2호)가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배당에서 아예 제외된 경우와 ② 배당기일에서 이의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제기 증명서류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처럼 민사집행법 제155조에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는 제외된다. 2.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허용 여부 가.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입법연혁과 종래 대법원 판례 (1)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입법연혁 민사집행법 제155조는 ‘이의한 채권자가 제154조 제3항의 기간(배당이의의 소제기 증명서류 제출기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에도 배당표에 따른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소로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입법연혁은 다음과 같다. 1960. 4. 4. 법률 제547호로 제정된 민사소송법 제593조는 “이의를 당한 채권자가 전조의 기간을 해태한 경우에도 배당표에 의한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소로 우선권을 주장하는 권리는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이는 의용 민사소송법 제634조를 통해서 독일 구 민사소송법 제764조 제2항(현재의 독일 민사소송법 제878조 제2항으로 유지되고 있다)을 받아들인 것이다. 독일에서는 위 규정의 입법취지를 배당절차가 실체법상 권리관계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규정으로 보면서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이의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독일은 배당표에 기판력이나 배당참가자들에 대한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배당결과가 실체적 권리관계와 달라질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우리 법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제정 민사소송법 제593조는 1963. 12. 13. 법률 제1499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이의를 당한’ 부분이 ‘이의를 신청한’으로, ‘우선권을’ 부분이 ‘우선권 기타를’로 각 변경되었고, 이는 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민사집행법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다만 ‘우선권 기타’ 부분의 표현을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로 바꾸었다). 위 민사소송법 규정은 1963. 12. 13. 개정 당시 ‘우선권’ 부분이 ‘우선권 기타’로 개정되었는데, 그 개정이유에 대해서는 독일과 달리 평등주의(平等主義)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의 법제에서 ‘순위에 의한 우선권’에 한정할 이유가 없으므로 일반채권자도 배당표에 의해 부당이득을 얻은 사람을 상대로 그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확하게 하는 입법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2) 종래 대법원 판례 실제로 위와 같은 민사소송법 개정 이후 선고된 대법원 1964. 7. 14. 선고 63다839 판결은 경매법(1962. 1. 15. 법률 제968호로 제정되어 같은 날부터 시행되다가 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폐지되었다)에 따른 임의경매절차 사안에서 배당을 받아야 할 자가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면 배당에 관하여 이의를 하였는지 여부나 배당절차가 확정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발생하고 이는 우선채권과 일반채권의 관계에서도 같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경매법이 폐지되고 구 민사소송법 (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된 것)에서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를 포괄하여 규율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다(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55241 판결,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51585 판결, 대법원 2000. 10. 10. 선고 99다53230 판결 등 참조). 그 후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절차(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를 포함한다)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일관되게 같은 취지로 판단함으로써(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39546 판결,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 90708 판결 등 참조) 이는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으로 굳어졌다. 나. 대법원 판례의 법리적 근거 (1) 대법원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가 자신이 배당받을 몫을 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권리 없는 다른 채권자가 그 몫을 배당받은 경우에는 배당이의 여부 또는 배당표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배당받을 수 있었던 채권자가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러한 법리의 주된 근거는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절차가 종료되었더라도 그의 몫을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에게 그 이득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는 이상 잘못된 배당의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체법 질서에 부합한다는 데에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배당이의의 소의 한계나 채권자취소소송의 가액반환에 따른 문제점 보완), 현행 민사집행법에 따른 배당절차의 제도상 또는 실무상 한계로 인한 문제, 민사집행 법 제155조의 내용과 취지, 입법연혁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2) 잘못된 배당과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성립 (가)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① 이득의 취득과 이로 인한 손해의 발생, ② 이득에 대한 법률상 원인의 결여라는 요건을 충족하면 부당이득이 성립한다. 경매절차에 참가한 채권자들은 정해진 매각 대금을 둘러싸고 어느 채권자에게 우선적으로 또는 더 많은 액수가 배당되면 다른 채권자가 배당을 받지 못하거나 덜 받게 되는 반대의 이해관계를 가진다. 경매목적물의 매각대금이 잘못 배당되어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가 배당받을 몫을 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권리 없는 다른 채권자가 그 몫을 배당받은 경우에는,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는 배당받을 수 있었던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여 이득을 얻은 것이 된다. 위와 같이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는 그 이득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는 이상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민사집행법상 배당의 순위는 민법, 상법 그 밖의 법률에 의한 우선순위에 따라야 하고(제145조 제2항), 배당에 참가한 채권이 모두 일반채권이면 채권자평등 원칙에 따른 안분비례(按分比例)의 방법으로 배당되어야 한다. 그러나 확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이 실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가 그 이득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 즉 민법 제741조가 규정한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배당절차는 실체적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는 경매절차의 일부를 이루는 데 그칠 뿐, 이에 따라 실체적 권리를 확인하거나 형성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배당에 관한 민사집행법 규정 자체가 실체적 권리와 그 내용을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채권자가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민사집행법 제153조 제1항에 따라 배당표와 같이 배당을 실시하는 데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거나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는 배당절차에서 ‘배당표에 따른 배당 실시’라는 절차의 진행에 동의한 것일 뿐 다른 채권자의 실체법상 권리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더욱이 민사집행법은 배당이의를 하지 않거나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채권자의 권리를 상실하게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확정된 배당표에 기판력이나 배당참가자들에 대한 기속력을 인정하고 있지도 않다. (다) 적법한 배당요구가 필요함에도 이를 하지 않아 배당에서 제외된 선순위 채권자는 대신 배당받은 후순위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10263 판결,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2379 판결 등 참조).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기 전의 단계에서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부터 액수 미상의 돈을 분배받으리라는 잠재적이고 추상적인 기대를 가질 뿐이다. 그러나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여 배당절차에 참가하고 경매절차의 진행으로 배당요구의 종기가 지나면 특정 금액의 배당금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어느 채권자가 자신이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넘어 배당을 받거나 배당받을 지위에 있지 않음에도 다른 채권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배당금을 받아갔다면, 그는 다른 채권자의 손실로 인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라) 민사집행법 제150조 제2항은 ‘배당기일에 출석한 이해관계인과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가 합의한 때에는 이에 따라 배당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제152조 제2항은 ‘배당이의에 관계된 채권자가 이의를 정당하다고 인정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합의한 때에는 집행법원은 이에 따라 배당표를 경정하여 배당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배당절차에 참가한 이해관계인과 채권자들 사이에 ‘합의’나 배당이의에 관계된 채권자의 ‘동의’가 있음을 전제로 그들 상호간에 배당관계를 자주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합의나 동의 없이 단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표가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잘못된 배당의 결과로 수령한 배당금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 즉 ‘법률상 원인’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 민사집행법 제155조는 채권자가 배당이의 등과 같은 일정한 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나 배당이의의 소의 소송계속이 소멸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로 인해 자신의 실체법상 권리까지 잃게 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 규정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3) 부당이득반환 청구 허용의 필요성 (가) 배당이의의 소의 한계 보완 민사집행법은 배당기일에서 이의진술과 그에 따른 배당이의의 소와 같이 채권자가 자신의 실체법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별도의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배당이의의 소는 제소권자를 ‘배당기일에 이의를 진술한 채권자나 채무자’에 한정하고 제소기간을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정하는 등 그 행사요건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은 배당절차의 조속한 확정을 위한 것이지만, 잘못된 배당으로 인한 결과를 실체법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도록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당사자에게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채권자가 제기한 배당이의의 소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으면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다른 채권자의 채권을 참작할 필요 없이’ 피고가 배당받을 수 없게 된 금액을 원고의 채권액에 달할 때까지 원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경정하도록 하고 있다(이른바 ‘흡수설’, 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다 3818 판결 등 참조). 이는 배당이의소송 제도의 본질이 배당이의에 관계된 당사자들 사이의 상대적인 해결을 도모하는 데 기인한 것으로 소송심리의 효율성이 확보되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를 따를 경우 당초 권리 없는 피고를 제외하고 배당을 실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배당액 이상을 원고가 보유하도록 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채권자평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면 위와 같은 배당결과가 사후적으로라도 채권자평등 원칙에 맞게 조정될 수 있다. 나아가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는 청구권자의 손해를 한도로 하면서 배당에 참가한 다른 채권자의 채권도 참작하여 반환할 부당이득의 범위가 정해지므로, 배당이의소송과 달리 채권자평등 원칙에 맞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 따라서 배당절차 종료 후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위와 같은 배당이의소송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나)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가액반환의 문제점 보완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취소채권자는 원상회복으로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여야 하지만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부동산이 매각되고 매수인이 대금을 납부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집행법원의 촉탁에 따라 말소되면 취소채권자는 더 이상 원상회복으로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없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의 방법으로서 가액 반환이 허용된다(대법원 2001. 2. 27. 선고 2000다44348 판결 등 참조). 취소채권자는 이미 배당금을 현실적으로 수령한 수익자인 (근)저당권자에 대하여 직접 자기에게 배당금을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으나(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8316 판결, 대법원 1999. 9. 7. 선고 98다41490 판결 등 참조), 취소채권자가 회복해 온 재산(배당금)은 모든 채권자를 위한 공동담보로 제공되어야 한다(민법 제407조 참조). 원상회복된 배당금에 대하여 취소채권자는 우선권을 가지지 않지만, 실제로는 취소채권자가 수령한 배당금을 채무자에게 반환할 채무와 채무자에 대한 자신의 채권과 상계하는 등으로 사실상 우선변제 받는 것을 막을 수 없어 민법 제407조의 채권자평등 원칙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현행법상 제도적 미비로 인해 취소채권자가 독점적 이득을 취득할 수도 있게 되는 문제가 있지만, 종래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배당절차에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다른 채권자들도 취소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들 사이에 채권자평등 원칙이 구현될 수 있는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그런데 만일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여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게 되면 위와 같이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반환 사안에서 취소채권자의 독점적 이득 취득 문제를 보완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수단을 잃게 되는 문제가 있다. (4) 현행 민사집행법에 따른 배당절차의 제도상 또는 실무상 한계로 인한 문제 (가) 배당기일 통지와 관련한 문제 배당절차는 법원사무관 등이 이해관계인과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에게 배당기일을 통지하고 채권계산서의 제출을 최고함으로써 시작한다(민사집행법 제146조, 민사집행규칙 제81조). 위와 같은 통지와 최고는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민사집행규칙 제8조 제1항). 그런데 현재의 배당기일 통지 실무는 배당기일 통지서를 등기부상 주소나 채권자가 신고한 주소로 우편송달하고 송달불능이 되면 발송송달하며 채권자의 주소를 알기 어려운 경우 직권으로 공시송달을 하고 있어 채권자의 귀책사유 없이 배당기일을 알지 못하여 배당절차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등기된 가압류권자의 주소가 경매개시결정 전에 변경되어 주소를 알 수 없게 된 경우가 그러하다. 가압류등기는 가압류 당시 집행법원의 촉탁에 의해 이루어지므로(민사집행법 제293조 참조), 가압류권자로서는 변경된 주소만을 별도로 신고하여 등기할 방법이 없는데, 이 때문에 송달을 받지 못하여 배당절차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가압류권자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현행 민사집행법에 따른 배당기일 통지 실무상 적법한 발송송달이나 공시송달을 받은 채권자임에도 배당이의 등을 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함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할 것은 아니다. (나) 단기간의 배당표원안 열람기간 및 배당이의의 소 제기기간에 따른 문제 채권자들이 제출한 계산서와 집행기록을 토대로 사법보좌관이 작성한 배당표원안(配當表原案)은 채권자와 채무자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배당기일 3일 전에 법원에 비치되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149조 제1항). 채권자는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다른 채권자의 채권 또는 그 채권의 순위에 대해 이의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151조 제3항). 다른 채권자에 대해 이의한 채권자는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154조 제1항, 제3항). 현행 민사집행법에서는 배당에 참가한 채권자가 권리관계나 순위 등을 확인하고 배당이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배당표원안의 열람기간도 최대 ‘3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배당기일 전에 배당표원안을 열람하지 못하거나 열람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에 배당표를 검토하여 이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가장 임차인, 가장 임금채권자나 사해행위의 수익자인 근저당권자와 같이 배당을 받아서는 안 되는데도 배당채권자로 기재된 경우를 가려내어 이의하고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다) 채무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한 문제 채권이 없음에도 배당이 되었거나 채권의 범위를 초과하여 배당이 이루어진 때에는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제한하더라도 그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런데 채무자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면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고,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가 여전히 채무자를 대위하여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절차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판례를 변경하는 실익은 적을 수 밖에 없다. (라) 배당표가 실체적 권리관계와 달리 작성될 여지가 크고 배당표의 옳고 그름을 조사하거나 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나 정보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배당절차의 제도상 또는 실무상 한계를 고려할 때, 배당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하여 배당요구를 하고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할 경우 진정한 권리자가 부당하게 희생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채무자와 통모한 가장 채권자들에 의한 이른바 ‘배당금 빼돌리기' 등의 문제를 배제할 수 없는 우리의 집행현실에서 단순히 절차를 게을리 하였다는 이유로 실체적 권리의 실현요청을 봉쇄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 대법원 판례에 대한 비판의 검토 (1)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가 잘못된 배당으로 인해 배당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민사집행법 제155조를 비롯한 배당절차에 관한 여러 민사집행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잘못된 배당에 따른 실체법상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성립 여부 등에 근거한 결론이다. 민사집행법 제정 당시 배당요구의 종기를 앞당기는 입법적 결단을 하여 경매절차의 안정을 도모하였다거나 우선주의를 취하고 있는 독일의 법제가 평등주의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법제와 다르다는 사정은 위와 같은 결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만 종래 대법원 판례에 대해서는 일단 ‘종결’된 것으로 여겨지는 사항에 대해서 다시 문제제기를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배당절차의 안정성을 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특히 배당절차가 모두 종료되었음에도 민사집행법이 예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배당결과를 사후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은 배당표에 의한 배당의 결과를 불안정하게 하고 배당절차에 성실하게 참여한 다른 채권자나 이해관계인의 수고를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지적이나 비판에는 수긍 할만한 부분이 있다. (2) 그러나 우리 민사집행법에서는 판결이 아닌 배당표, 재판기일이 아닌 배당기일에서 배당받을 권리의 존부와 순위 등이 결정되고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더라도 배당이의판결은 상대적 효력만 인정되므로, 배당표가 실체적 권리관계와 달리 작성될 가능성이 높고 배당이의소송을 거치더라도 실체적 권리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적지 않다. 따라서 배당절차의 전반적인 제도보완 없이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행사만을 배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 될 염려가 있다. 제도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배당의 기초가 되는 배당표 작성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보완해야 하고, 배당절차의 종료로 실권되는 채권자의 절차보장을 위해 송달제도, 배당표원안 열람제도, 배당기일 운영방식 등을 개선하여 채권의 존부나 우선권 등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확정된 배당표에 대해서는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들 모두가 배당표에 기속되도록 하는 법령상의 근거를 마련하거나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개정 등의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보완이 선행되지 않은 채 절차의 안정만을 강조하여 배당 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함부로 제한할 수는 없다. (3)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배당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해서는 안 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오랫동안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해 왔지만 소송실무상 배당의 잘못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이 남발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소송이 눈에 띠게 증가하였다고 볼만한 현상은 발견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일괄적으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보다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과정에서 충실한 심리와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제도운영이라고 할 것이다. 3. 사안에 대한 판단 가.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소외인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1995. 5. 25. 주식회사 ◆◆은행(합병 전 주식회사 ○○은행) 앞으로 채권최고액 2억 원, 채무자 ▽▽산업 주식회사의 이 사건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2) 이 사건 근저당권부 채권을 전전 양수한 주식회사 △△△△△△△대부(이하 ‘△△△△△△△대부’라 한다)의 신청에 따라 2011. 10. 13.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서 이 사건 경매가 개시되었다. (3) 원고는 2011. 11. 1. 소외인 등에 대한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채권자로서 배당요구를 하였다. 주식회사 ◎◎◎◎◎대부(이하 ‘◎◎◎◎◎대부’라 한다)는 2011. 11. 18. 소외인에 대한 집행력 있는 정본에 근거하여 배당요구를 하였고, 피고는 2012. 5. 2. ◎◎◎◎◎대부로부터 위 채권을 양수한 다음 2012. 7. 3. 권리신고를 하였다. (4)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2. 8. 17. 배당기일이 열렸는데, 경매신청채권자인 △△△△△△△대부로부터 이 사건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수한 □□□□저축은행에게 2순위로 148,417,809원(이하 ‘이 사건 배당금’이라 한다)이 배당되고[1순위부터 5순위까지는 채권액 전부(배당비율 100%)가 배당되었다], 일반채권자인 원고와 피고 등에게는 6순위로 자신들의 채권금액 중 일정금액(배당비율 0.53%)이 배당되었다. (5) 피고는 2012. 8. 17.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 사건 배당금에 관하여 이의하고 같은 날 □□□□저축은행을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그 배당이의소송에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저축은행은 곧바로 청구를 인낙하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였고 이에 법원은 기일 외에서 이 사건 배당금을 모두 피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경정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다. 위 화해권고결정은 2012. 11. 23. 확정되었고, 피고는 2012. 12. 13. 경정된 배당표에 따라 이 사건 배당금 전액을 수령하였다. (6) 원고는 2012. 8. 17. 배당기일에 출석하였으나 이의하지 않았고, 피고와 □□□□저축은행 사이의 위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인 2013. 2. 28.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배당금에 대한 6순위 채권자들(원고, 피고, ▷▷▷▷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주식회사 ◁◁◁◁◁,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앙회)의 채권액 비율에 따른 안분액 중 원고의 몫인 99,733,514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채권자가 배당이의소송에서 승소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 등에 관한 판단 (1)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허용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배당이의소송은 대립하는 당사자인 채권자들 사이의 배당액을 둘러싼 분쟁을 상대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 판결의 효력은 오직 소송당사자인 채권자들 사이에만 미칠 뿐이므로, 어느 채권자가 배당이의소송의 승소확정판결 또는 이와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권고결정 등에 기초하여 경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을 받은 경우에도, 그 배당이 배당이의소송의 당사자 아닌 다른 배당요구채권자가 배당받을 몫까지도 배당받은 결과로 된다면 그 다른 배당요구채권자는 배당이의소송의 승소확정 판결 또는 화해권고결정 등에 따라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39546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다 49130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사실관계를 살펴본다. □□□□저축은행에 잘못 배당되었던 이 사건 배당금은 이 사건 배당절차에서 자신의 채권액 전부를 배당받지 못한 6순위 채권자들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이 사건 배당금 중 6순위 채권자인 원고의 채권액 비율에 따른 안분액 99,733,514원은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함에도, 피고가 원고의 몫을 포함한 이 사건 배당금 전액을 배당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99,733,51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비록 원고가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이 사건 배당금에 대해 이의를 하지 않았거나 피고가 □□□□저축은행과 사이에 배당이의소송을 통해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이 사건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 것이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앞서 살펴 본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당이의를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및 그 반환청구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소멸시효 중단 및 신의성실 원칙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 등에 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가 가압류로 인하여 중단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의 중단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안철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5.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허용 여부에 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안철상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배당이의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채권자가 스스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표가 확정되고 배당절차가 종료되어도 그 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종래 대법원 판례를 유지해야 된다고 한다. 그러나 종래 대법원 판례와 같이 배당절차 종료 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문언은 물론이고 민사집행법의 전체적인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확정된 배당절차를 민사집행법이 예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사후에 실질적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배당절차의 조속한 확정과 집행제도의 안정 및 효율적 운영을 저해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배당절차에서 이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는 더 이상 해당 절차로 형성된 실체적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을 의사를 소극적으로 표명한 것이므로, 그러한 채권자의 자주적인 태도결정은 배당금의 귀속에 관한 법률상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배당절차 종료 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일련의 배당절차와 이에 투입된 집행법원과 절차 참가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적법한 소환을 받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자기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고도 이러한 기회를 이용하지 않은 채 배당절차가 종료된 이상, 그 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새삼스럽게 자신의 실체법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아래에서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가. 민사집행법 제155조와 민사집행법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 (1) 민사집행법 제155조는 배당기일에 이의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제기에 관한 증명서류 제출기간(1주일)을 지키지 아니한 경우에도 배당표에 따른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소로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위 조항이 확인적 규정이거나 예시적 규정임을 전제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도 허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위와 같은 절차를 게을리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로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영향이 없는 채권자의 범위를 ‘이의한 채권자’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그 문언대로 ‘이의한 채권자’에 대해서만 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만일 채권자가 배당기일에 이의하였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입법의도가 있었다면 입법기술상 그러한 의도를 반영한 입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의한 채권자’만을 명시함으로써 이의한 채권자에 대해서만 위 조항을 적용하려는 입법의도를 분명하게 표명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을 함부로 확인적이거나 예시적인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2) 민사집행법이 제정되기 이전의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다수의 경합하는 채권자들 사이의 배당순위에 관하여 프랑스 등이 채택하고 있던 이른바 ‘평등주의(平等主義)’ 법제를 바탕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채권자가 매각결정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할 수 있게 하였다(구 민사소송법 제605조 제1항).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위와 같이 배당요구의 허용시기가 늦추어짐에 따라 선순위 담보권이 매각기일 후에 소멸되어 그 후순위 용익물권 등이 예기치 않게 매수인에게 인수되거나 매각기일 후 우선변제권 있는 자의 배당요구에 의해 남을 가망이 없게 되어 경매절차가 취소되는 등 경매절차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폐단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리하여 민사집행법을 제정하면서 배당순위 등에 관하여 ‘평등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구 민사소송법에 비하여 배당요구의 종기를 앞당기는 입법이 이루어졌다. 즉, 민사집행법은 첫 매각기일 이전의 적당한 날로 집행 법원이 배당요구의 종기를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제84조 제1항) 재산발견을 위한 압류채권자의 노력이 무시될 수 있는 ‘평등주의’ 법제의 단점을 완화하면서 경매절차의 불안정을 제거하고자 하였다. 민사집행법을 제정하면서 배당요구의 종기를 앞당긴 것을 비롯하여 배당절차의 조속한 확정과 집행제도의 안정을 꾀하는 방향으로 입법적 결단이 이루어졌으므로, 민사집행법 조항에 대한 해석이나 배당절차 전반에 관한 법리 전개도 이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민사집행법 제155조에서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아님에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배당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폭넓게 허용하는 것은 입법자의 의도에 어긋나고 민사집행법이 지향하는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 법해석이다. (3) 독일과 프랑스, 일본, 미국의 입법례와 판례를 보더라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일반채권자의 배당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밖에 없고, 그 외의 나라들은 적어도 일반채권자에 대해서는 배당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우선주의(優先主義)’를 바탕으로 배당절차에서 압류채권자의 우선적 권리를 인정하는 강제집행법 체계를 취하고 있으므로, 우리 민사집행법을 해석할 때 독일의 이론이나 실무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나. 민사집행법이 정한 배당절차의 특수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 (1) 민사집행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집행법원은 배당에 관한 진술 및 배당을 실시할 기일을 정하여 이해관계인과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고(제146조 본문), 채권자 등에게 보여 주기 위하여 배당기일의 3일 전에 배당표원안을 작성하여 법원에 비치하여야 한다(제149조 제1항). 집행법원은 배당기일에 출석한 이해관계인과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를 심문하여 배당표를 확정하여야 하고(제149조 제2항), 배당기일에 출석한 채권자는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그의 채권 또는 그 채권의 순위에 대하여 이의할 수 있다(제151조 제3항). 배당기일에 배당이의가 완결되지 않은 때에는 배당표에 기재된 각 채권자에 대한 배당액 가운데 배당이의와 관계없는 부분에 한하여 배당을 실시한다(제152조 제3항). 배당기일에 다른 채권자에 대하여 이의한 채권자는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고(제154조 제1항),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집행법원에 그와 같이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는데(제154조 제3항), ‘이의한’ 채권자가 제154조 제3항의 기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에도 배당표에 따른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소로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제155조). 민사집행법은 채권자에게 배당기일을 통지하여 배당기일에 이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이의가 완결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배당이의의 소라는 권리구제 수단까지 마련하고 있고,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 이외의 소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경우를 ‘이의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의 제소기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배당에 관한 분쟁이 집행절차 내에서 종결되도록 함으로써 배당절차를 조속히 확정하고 집행제도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종래 대법원 판례처럼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가 배당절차 종료 후에 아무런 제한 없이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민사집행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쳐 확정된 배당표를 사후에 민사집행법이 예정하지 않은 수단에 의하여 뒤집는 것이 되어 그 입법 취지에 반하고, 배당표에 의한 배당의 결과를 불안정하게 하며, 배당기일에서 이루어진 여러 절차를 헛수고에 그치게 할 우려가 크다. (2) 민사집행법이 배당기일에서의 이의(제151조 제1항)나 배당이의의 소(제154조)라는 제도를 마련하여 채권자의 실체법적 권리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구제수단을 보장하고 있는데도, 스스로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은 채권자는 배당표에 의해 정해진 실체법적 권리관계를 더 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소극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표가 확정된 후 그 배당표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파생된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 더욱이 절차법이 정한 진행단계에 따른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은 설령 그가 실체법상 정당한 권리자라고 하더라도 그 절차에서는 ‘실권’되는 것이 당연한 법리이다. 채권자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 배당절차가 종료되었더라도 실제 배당을 받지 못한 이상 실체법상 권리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권자는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대해서 얼마든지 강제집행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배당절차에서 그러한 실체법상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절차적 구제수단에 제한이 있다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고, 그 배당절차에서 확정된 권리관계를 다른 방법으로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소송·집행절차상 원리나 필요에 의해 실체법적 권리가 제한될 수 있는 것은 비단 배당절차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가령 민사소송절차에서는 실기한 공격 방어 방법의 각하(민사소송법 제149조), 소송절차에 관한 책문권(責問權), 소취하 후의 재소금지(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상소기간 등이 있고, 민사집행절차에서는 배당요구의 종기(민사집행법 제84조)나 즉시항고 등이 있다. 특히 대법원은 배당요구권의 행사시기는 민사집행법 제84조 제1항에 의하여 종기의 제한을 받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 임금 등 청구권 행사가 종국적으로 제한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제한은 특정한 절차에 한정된 일시적 제약에 불과한 것이고 권리의 존재와 내용 및 실체법상의 권리행사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배당요구의 종기 제도에 의하여 달성되는 경매제도의 효율적 운영은 더욱 중요한 공익에 속한다는 이유로 배당요구의 종기를 첫 매각기일 전까지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인 입법조치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4. 6. 17.자 2014그85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이 ‘배당요구의 종기’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집행절차법 원리에 의한 실체법상 권리의 제약은 ‘배당절차의 종료’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에 대한 예외는 민사집행법 제155조(이의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제기 증명서류 제출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와 같이 명시적 규정이 있는 경우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다. 민사집행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배당을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 (1) 민사집행법은 배당표의 확정과 그에 따른 배당을 실시할 때 채권자에게 다른 채권자와 합의하거나 그에 대하여 이의를 하는 등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제150조 제2항, 제151조 제3항). 그리고 배당기일에 출석한 채권자들의 합의가 있는 경우와 배당이의에 관계된 채권자가 이의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때에 집행법원이 이에 기속되도록 하고 있다(제152조 제2항). 민사집행법은 배당을 실시할 때 1차적으로 합의에 의한 배당을 하고 그러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비로소 법률에서 정한 우선순위나 안분비례(按分比例)의 방법으로 배당하도록 하고 있다. 배당에 참가한 채권자 상호간의 배당관계는 채권자의 자주적인 태도결정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고, 배당의 순위나 액수 등이 실체관계와 엄밀하게 합치될 것을 요구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배당기일에서의 ‘합의’와 같이 채권자의 자주적인 태도결정의 결과로 배당금이 다른 채권자에게 귀속되었다면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적법한 배당기일 통지를 받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이의하지 않은 경우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의할 기회를 부여받은 채권자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았다면 이 역시 채권자의 자주적인 태도결정에 해당하고, 합의배당에 준하여 그 배당결과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 대법원은 구 민사소송법 제605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배당요구 채권자는 매각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비록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더라도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서 그를 배당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되어 배당이 실시되었다면 그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 상당의 돈이 후순위 채권자에게 배당되었다고 하여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2379 판결, 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다14595 판결 등 참조). 또한 대법원은 근저당권자가 경매신청서에 피담보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금액으로 기재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한 후 그대로 경매절차를 진행시켜 경매신청서에 기재된 청구금액을 기초로 배당표가 작성·확정되고 그에 따라 배당이 실시되었다면, 신청채권자가 청구하지 않은 부분의 해당 금원이 후순위채권자들에게 배당되었다 하여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495 판결,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다39479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채권자나 경매신청서에 피담보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금액으로 기재한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배척하고 있는데, 이와 달리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거나 채권의 일부만을 청구금액으로 기재한 경우와 같이 당사자의 의사에 기인한 사정으로 인해 실체관계와 달리 배당이 실시되었음에도 그러한 배당결과에 대해 ‘법률상 원인’을 인정하였다. 배당이의 등을 할 것인지 여부도 배당요구나 일부청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채권자의 의사에 맡겨져 있으므로, 배당이의 등의 경우만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특히 경매 진행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였거나 법률의 부지 등으로 인하여 배당요구를 하지 못한 채권자보다 배당기일 통지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은 채권자나 배당기일에 출석하였음에도 이의하지 않은 채권자 등을 더 보호하는 것은 형평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라. 종래 대법원 판례를 유지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 (1) 일반적으로 배당절차에는 다수 채권자들이 경합하는 경우가 많고, 배당금이 모든 채권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하여 배당절차에서 충분히 만족을 받지 못하는 일반채권자들이 다수 발생하게 되는데, 종래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배당기일에서 이의를 하지 않은 채권자도 그 채권의 소멸시효(통상 10년)가 완성되기 전이면 언제라도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민사집행사건기록의 보존기간은 ‘배당의 실시(지급 또는 공탁)가 완료된 때부터 3년’이므로(재판서·사건기록 등의 보전에 관한 예규 제2조 바목 및 별표 참조), 적어도 기록보존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 소송당사자들은 모두 불충분한 증거와 그로 인해 불명확한 법률관계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배당결과는 다수의 채권자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채권자 한 명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채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배당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장기간 그 배당과 관련한 법률관계를 불안정한 상태에 놓아두게 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2) 현행 민사집행법상 배당에 참가한 채권자가 권리관계나 순위 등을 확인하고 배당이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배당표원안의 열람기간이 최대 3일에 불과하고(제149조 제1항),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그 증명서류까지 집행법원에 제출해야 하므로(제154조 제1항, 제3항), 배당에 참가한 채권자가 실체적 권리관계의 존부, 액수와 순위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과 정보의 제약을 받는 배당 실무상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전면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실체적 배당금 수령권의 존부는 최종적으로 배당이의소송 등을 통해 판단될 수밖에 없고, 집행절차 내에서는 아무리 충분한 시간과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그 확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제한하는 데 위와 같은 사정이 결정적인 장애사유가 될 수 없다. (3)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제한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채권자가 배당표에 대하여 이의를 하여 다툴 수 있는 절차적 보장을 받았음을 전제로 하므로, 종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더라도 채권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법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가령 채권자가 적법한 배당기일 통지를 받지 못하였거나 다른 채권자의 기망이나 강박에 의하여 이의하지 못한 경우 또는 채권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배당기일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채권자가 이의할 기회 자체를 부여 받지 못하였으므로,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적법한 절차의 보장을 전제로 한다면, 배당기일에서 나타난 채권자의 자주적인 태도결정(배당기일 불출석, 배당이의 미진술 등)을 객관적 요건으로 하여 배당절차의 조속한 확정, 집행제도의 안정 및 효율적 운영과 같은 더욱 중요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마.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할 수 없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본다. (1) 배당이의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채권자가 스스로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표가 확정되고 배당절차가 종료되어도 그 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부당이득반환 제도의 실체법적 측면만이 아니라 집행제도와 배당절차의 절차법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이다. (2) 앞서 본 구 민사소송법 당시 대법원 판례는, 비록 실체법상 우선변제 청구권이 있더라도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배당을 받을 수 없고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도 없다고 하여 집행절차와 배당절차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그 후 제정된 민사집행법은 배당요구의 종기를 더 앞당기고 배당에 관한 분쟁이 집행절차 내에서 종결되도록 함으로써 배당절차를 조속히 확정하여 집행제도의 안정을 꾀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사집행법 제155조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한 채권자가 아닌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널리 허용하는 것은 민사집행법의 문언과 입법취지 및 관련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반한다. (3) 민사집행법은 배당기일에서 ‘이의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실체적 권리관계를 다툴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배당이의의 소 이외의 방법으로 실체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한 민사집행법 제155조도 그 권리행사 주체를 ‘이의한 채권자’로 한정하고 있다. 민사집행법의 위 규정 내용과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4)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제한하더라도, 채권자는 그 배당절차로 형성된 권리관계에 대해서만 자신의 실체법상 권리실현이 제한될 뿐, 그 권리에 기초하여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 등을 할 수 있으므로 진정한 권리자가 부당하게 희생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채권자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그 배당절차에서 다른 채권자가 그 몫을 배당받는 경우에도 다른 채권자는 자기 채권의 범위에서 배당금을 수령한 것이므로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민사집행법이 마련한 일련의 절차를 모두 거쳐 확정된 배당결과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손쉽게 뒤집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소송경제에 부합하고 배당절차의 불안정으로 인한 혼란을 막는 길이다. (5)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규정과 아울러 배당절차에 관한 민사집행법의 규율 태도,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한 실체법적 측면과 절차법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배당절차 종료 후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불허함이 타당하다. 바. 이 사건에 대하여 살펴본다. (1) 원심은, 원고가 2012. 8. 17.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배당표에 대해 이의하지 않았으나 피고는 위 배당기일에서 이의한 후 □□□□저축은행에 대한 배당이의소송에서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이 사건 배당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배당이의를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피고가 배당받은 이 사건 배당금 중 6순위 일반채권자들의 채권액 비율에 따른 원고에 대한 안분액 99,733,514원은 원고에게 반환되어야 할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가 배당기일에 출석하고도 배당표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상 배당절차가 종료된 이후에 다시 자신에게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내세워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를 받아들여 피고에 대해 일정한 금액의 지급을 명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허용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결국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한다. (3) 이 사건에서 피고가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하고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적극적인 소송수행을 함으로써 화해권고결정을 받아 이 사건 배당금을 수령한 것은 민사집행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의 권리 일부를 되찾은 것이다. 피고는 수고와 비용을 들여 자신의 권리를 찾은 것뿐인데, 배당절차와 배당이의소송이 모두 종료된 다음, 뒤늦게 원고가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의 상대방이 되어 위와 같은 권리회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던 원고에게 그의 몫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주어야 하고 그로 인한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더욱이 피고는 원고 외의 다른 6순위 일반채권자들(이 사건에서는 ▷▷▷▷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주식회사 ◁◁◁◁◁,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앙회가 이에 해당한다)로부터 장기간(10년의 소멸시효 기간)에 걸쳐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다시 제기당할 위험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는 이 사건 배당절차에서 이루어진 배당기일의 진행, 배당표의 확정과 실시 등과 같은 일련의 절차와 이를 위해 집행법원과 절차 참가자들이 들인 수고와 노력을 무위로 만들고 소송경제에도 반하는 부당한 결과가 됨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조희대(주심),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김상환
부당이득
경매
배당금
2019-07-18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 2016다33752
대여금
대법원 제3부 판결 【사건】 2016다33752 대여금 【원고, 피상고인】 왕AA (王AA, 198*. *. **.생), 소송대리인 경인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덕모 【피고, 상고인】 1. 공BB (Kong BBBBB, 197*. *. **.생), 2. 강CC (197*. *. **.생),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창후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2016. 7. 6. 선고 (제주)2014나1166 판결 【판결선고】 2019. 6. 13.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참고자료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상고이유 제1점) 가. 국제재판관할의 판단기준 (1)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은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질적 관련’은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관련성이 있는 것을 뜻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당사자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과 경제 등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당사자의 공평, 편의,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판결의 실효성과 같은 법원이나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국재재판관할의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는 개별 사건에서 실질적 관련성 유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다59788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71908, 71915 판결 등 참조). 국제사법 제2조 제2항은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제1항에서 정한 실질적 관련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 또는 방법으로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제시한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관할 규정은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관할 규정은 국내적 관점에서 마련된 재판적에 관한 규정이므로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할 때에는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도록 수정하여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2) 민사소송법 제3조 본문은 “사람의 보통재판적은 그의 주소에 따라 정한다.”라고 정한다. 따라서 당사자의 생활 근거가 되는 곳, 즉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가 토지관할권의 가장 일반적·보편적 발생근거라고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조는 “소는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에게 피고의 주소지 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관할 배분에서 당사자의 공평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제재판관할에서도 피고의 주소지는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로서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국제재판관할에서 특별관할을 고려하는 것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국가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11조는 “대한민국에 주소가 없는 사람 또는 주소를 알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 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청구의 목적 또는 담보의 목적이나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있는 곳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원고가 소를 제기할 당시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으면 바로 집행하여 재판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다면 당사자의 권리구제나 판결의 실효성 측면에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산이 우연히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까지 무조건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은 피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가 피고의 재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그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게 된 경위, 재산의 가액, 원고의 권리구제 필요성과 판결의 실효성 등을 고려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을 판단해야 한다. 나아가 예측가능성은 피고와 법정지 사이에 상당한 관련이 있어서 법정지 법원에 소가 제기되는 것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피고가 대한민국에서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거나 재산을 취득하여 경제활동을 할 때에는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재산에 관한 소가 제기되리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3)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도 있다. 지리, 언어, 통신의 편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나. 사실관계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으로 중국 천진시에 거주하면서 사채업에 종사하던 사람으로 2014년 무렵 대한민국에서 영업을 하려고 입국하였고, 피고들은 중국 국적으로 중국 산동성 연대시에 거주하면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던 부부로서 2013. 3.경부터 2013. 6.경까지 대한민국과 중국을 수시로 오가며 그 무렵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라 한다)에 거주지를 마련하였다. (2) 피고 공BB는 2013. 3. 12. 제주시 ○○읍 ○○리 **** 외 4필지 ○○○○○○타운 ***동 ***호를 매수하여 2013. 4. 8.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고, 2013. 5. 21. 디스커버리4 3.0D 차량의 소유권이전등록을 하였으며, 2013. 5. 28. 같은 읍 ○○리 ****-* 대지 1,584㎡와 그 지상 건물 1동을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피고 강CC은 주식회사 국○은행과 주식회사 신○은행에 예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3) 피고 공BB는 2013. 6. 12.경부터 이 사건 소 제기 시점까지 제주도에 계속 거주·생활하면서 자녀를 한국○○학교 ○○캠퍼스에 입학시키고 양육하였다. 피고 강CC도 대한민국과 중국을 오가며 상당한 기간을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가족과 생계를 같이 하다가 2013. 7. 23. 중국으로 출국한 다음 중국에서 출국금지처분을 당하였다. (4) 피고들은 2013. 4. 4. 유효기간 1년의 관광통과(B-2) 비자를 취득하였다가 2013. 4. 15. 투자이민제에 따른 투자대상 부동산을 매수하였다는 이유로 거주자격 변경을 신청하여, 자녀와 함께 유효기간 2년의 거주(F-2) 비자를 취득하였다. 거주 비자는 2년의 유효기간이 지난 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효기간이 3년 연장되고, 그 때까지 투자재산을 보유하여 투자자의 자격이 유지되면 만 5년이 되는 날 영주권을 취득하게 된다. (5) 원고는 피고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2009. 5. 24.부터 2011. 11. 25.까지 원고로부터 합계 5,000,000위안을 차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2)항 기재 부동산과 차량, 채권 등에 관하여 가압류 결정을 받았고, 2014. 1. 18. 대한민국 제주지방법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6) 피고 공BB의 재산에 관하여 위에서 보았듯이 가압류 결정이 내려지자 위 피고의 비자등급이 하향 조정되었고 피고 강CC의 비자도 유효기간이 단축되었다. 피고 공BB는 피고 강CC이 중국에서 출국금지처분을 당한 다음 2015. 2. 대한민국을 출국하여 중국에서 형사사건의 조사를 받고 보석처분으로 석방된 상태로서 피고들은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다. 원심 판단의 당부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에 관한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부동산과 차량을 구입하여 이를 소유·사용하고,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취득한 부동산에서 실제 거주해 왔으며, 자녀를 대한민국에 있는 학교에 입학시키고 피고들과 자녀 모두 대한민국 영주권 취득의 전제가 되는 비자를 취득하였다. 당시 피고들이 중국을 떠나 대한민국에 입국하게 된 이유는 중국 거주 당시 민·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더 이상 중국에 거주하기 어렵게 되자, 이와 관련된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 피고들이 중국에서 거주하지만 이 또한 민·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부득이 중국으로 귀국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고도 이 사건 소 제기 무렵 대한민국에 입국하였고 변론 당시까지 상당한 기간을 대한민국에서 거주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나 피고들이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 피고들은 분쟁을 회피하고자 중국을 떠난 뒤 대한민국에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재산을 취득하였으므로 원고가 자신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이 대한민국에 부동산과 차량 등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원고가 이를 가압류한 상황에서 이 사건 청구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해서 원고가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실익이 있다. (다) 중국 국적인 원고가 중국 국적인 피고들을 상대로 스스로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여 재판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들도 대한민국에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응소하였다. 이 사건에 관하여 상당한 기간 대한민국 법원에서 본안에 관한 실질적인 변론과 심리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의 요증사실은 대부분 계약서나 계좌이체 내역 등의 서증을 통해 증명이 가능하고 반드시 중국 현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대한민국에서 소송을 하는 것이 피고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이 사건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부인하여 중국 법원에서 다시 심리해야 한다면 소송경제에 심각하게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라) 이 사건 법률관계의 준거법이 중국법이라 하더라도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은 서로 다른 이념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소와 대한민국 법원의 실질적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2) 원심의 판단은 위 가.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채증법칙 위반과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상고이유 제2~4점) 가. 원심 판단 원심은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법률관계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으므로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해야 한다. 국제사법 제26조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상거소와 영업소가 있는 중국법이 준거법이 된다. (2) 원고가 중국에서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자기 명의의 금융계좌뿐만 아니라 친구나 친지의 금융계좌를 이용하여 피고들에게 합계 5,000,000위안을 변제기 2011. 11. 25., 이자 월 2%로 정하여 빌려주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국 관련 법령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차용금과 이에 대한 약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들이 원고에게 합계 14,509,120위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별개의 금융거래에 따른 차용금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위 차용금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 판단의 당부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거결정과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제주도
중국인
외국국적
국제재판관할
2019-06-19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 2018다266198
청구이의
대법원 제1부 판결 【사건】 2018다266198 청구이의 【원고, 상고인】 서AA 【피고, 피상고인】 이BB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8. 22. 선고 2018나40461 판결 【판결선고】 2018. 12. 1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재산명시신청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실현을 위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민사집행법이 정한 재산명시신청을 하고 그 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되었다면 거기에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만이 인정되므로, 재산명시결정에 의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그로부터 6개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는 등 민법 제174조에 규정된 절차를 속행하지 아니하는 한 상실된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2161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860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06차39618호로 건강보조식품 영업 관련 선불금 반환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06. 12. 28.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는 피고에게 43,203,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고 한다)을 받아, 그 지급명령이 2007. 1. 20. 확정되었다. 2)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2010. 11. 10. 원고를 상대로 재산명시(이하 ‘이 사건 재산명시’라고 한다) 신청을 하였고, 원고는 2010. 12. 28. 재산명시기일 출석요구서 등을 송달받았다. 다. 그런 다음 원심은,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시효중단사유로 규정한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서 재산명시신청을 통하여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등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 시에 소급하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은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일인 2010. 11. 10. 소멸시효가 중단되어 재산명시절차가 종료된 2011. 6. 28.부터 새로이 진행한다는 이유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그러나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재산명시신청을 하여 그에 따른 결정이 채무자인 원고에게 송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만이 인정될 뿐이므로, 피고가 그로부터 6개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를 하는 등 민법 제174조가 정한 절차를 속행하지 않은 이상 그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상실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것은, 재산명시신청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한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
민사집행법
소멸시효중단
재상명시신청
최고효력
2019-02-07
기업법무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 2016다18753
집행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건】 2016다18753 집행판결 【원고, 피상고인】 □□ 아펙스 □□□ (□□□□-Apex □.□.), 네덜란드 **** ○○ ○○○○○ ○○○○○○ **○, 대표이사 ○○○○○ ○○○ 아네케 (○○○○○ ○○○ Anneke),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세연, 안정혜, 정소영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아펙스, 인천 ○○구 ○○○로***번길 **(○○동), 대표이사 조○○,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김용상, 임병우, 윤선우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4. 7. 선고 2015나8423 판결 【판결선고】 2018. 11. 29.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중재판정 주문 제9항에 기초한 강제집행허가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가. 라이선스 이용자(licensee)인 피고는 라이선스 제공자(licensor)인 원고로부터 원고의 특허, 상표와 각종 정보를 포함하는 일반적인 노하우(general knowhow)를 제공받아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대한민국에서 제조와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 라이선스계약(이하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은 1993. 2. 22.부터 효력이 발생하였다. 나.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 제15조는 “라이선스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네덜란드 헤이그를 중재판정지로 하고, 네덜란드 중재원(Netherlands Arbitration Institute, 이하 ‘NAI'라 한다)의 중재규칙(Arbitration Rules)에 따라 영어로 이루어지는 중재에 의하여 분쟁이 해결되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다. 2000년대 들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으나 협의가 성사되지 않자 원고는 2007. 3. 12. 피고에게 ‘계약 체결일부터 15년이 되는 날인 2008. 2. 22.자로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을 해지한다.’는 통고를 하였다. 이어 원고는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 제15조에 따라 피고를 상대로 NAI에 약식중재절차(arbitral summary proceedings)를 신청하였다. 위 사건에서 NAI는 2008. 7. 9.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2008. 2. 22.자로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는 중재판정을 내렸다. 라. 그런데 피고는 위 약식중재절차가 진행 중이던 2008. 6. 11. 대한민국 특허청에 특허(발명의 명칭 : 판형 열교환기)를 출원하여 2008. 10. 17. 위 특허가 등록되었고(이하 ‘이 사건 제1특허’라 한다), 2008. 7. 9. 특허(발명의 명칭: 판형 열교환기용 전열쉘, 전열조립체 및 이들의 제조방법)를 출원하여 2009. 7. 28. 위 특허가 등록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2특허’라 한다). 또한 피고는 2008. 10. 6. 인도 특허청에 ‘판형 열교환기’와 ‘열교환기용 전열쉘, 전열조립체 및 이들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을 특허출원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도특허’라 한다). 마. 원고가 2009. 5. 20.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 제15조에 따라 NAI에 ‘피고가 특허를 출원함으로써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을 위반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코펙스 기술)을 공개하였으며,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이 해지되었음에도 절차 매뉴얼, 소프트웨어, 상표 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출원특허에 대한 모든 권리와 이익의 반환, 기존 특허 출원 금지, 간접강제 배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하여 중재절차가 개시되었다(이하 ‘이 사건 중재절차’라 한다). 바. 원고는 그 무렵 대한민국 특허청에 이 사건 제1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청은 2010. 7. 28. 위 특허에 관하여 무효심결을 내렸으며 위 결정은 확정되었다. 사.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중재인으로 선정된 AA 드 리(AAAAA De Ly)는 2011. 12. 23.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1차 중재판정(이하 ‘이 사건 중재판정’이라 한다)을 내렸는데, 이 사건 제1, 2특허와 이 사건 인도특허의 출원행위가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의 비밀유지조항(제3.7조)을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제1특허 등록은 무효가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 원고의 구제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 이 사건 중재판정문은 2012. 1. 4.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2.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의무 이행에 따른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상고이유 제1점) 가. 집행판결은 외국 중재판정에 대하여 집행력을 부여하여 우리나라 법률상 강제집행절차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서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집행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재판이다. 중재판정 성립 이후 채무 소멸과 같은 집행법상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여 중재판정문을 기초로 강제집행절차를 밟아 나가도록 허용하는 것이 우리 법의 기본적 원리에 반한다는 사정이 집행재판의 변론과정에서 드러난 경우에는, 법원은 외국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이하 ‘뉴욕협약’이라 한다)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그 중재판정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201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7항은 피고에게 이 사건 중재판정 통지 후 30일 이내에 이 사건 인도특허에 대한 모든 권리와 이익을 원고에게 이전하고, 원고의 첫 번째 요청이 있는 날부터 3일 이내에 인도 특허법과 적용가능한 인도 법률의 요건에 따라 위 특허권리와 이익 이전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서류를 서명·작성하고 제출할 의무를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9항은 피고가 주문 제7항의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 간접강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7항에 따른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의무와 서류교부의무를 이행하여 주문 제9항의 간접강제 배상금 지급의무가 소멸하는 경우에 주문 제9항에 대한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여 중재판정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나. (1) 인도 특허법(the Patents Act, 1970)은 특허가 부여되기 이전에 특허출원인이 서면으로 양도 또는 계약하는 방식으로 특허출원권을 이전할 수 있다고 정하고(제20조 제1항), 인도 2003년도 특허규칙(the Patents Rules, 2003)은 신청인이 신청서식에 양도증서(Deed of Assignment)나 계약서 원본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특허출원권 이전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34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인도특허 출원에 관한 권리를 이전하기 위해서는 양도증서나 계약서 원본을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원고를 대리한 대리인이 이 사건 중재판정이 있은 후 피고와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을 위한 양도증서 작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 대리인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양도증서의 효력에 다툼이 있다. 여기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으므로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 국제사법 제18조 제1항은 “본인과 대리인 간의 관계는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의 준거법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 전문은 “대리인의 행위로 인하여 본인이 제3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지의 여부는 대리인의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제5항은 대리권이 없는 대리인과 제3자 간의 관계에 관하여 제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원고는 네덜란드 회사이고 원고 대리인은 네덜란드 법률회사이다. 원고와 원고 대리인 사이의 관계와 원고가 대리인의 행위로 피고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지는 네덜란드 법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 (3) 네덜란드 민법 제3:61조 제2항은 표현대리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대리권이 없는 사람이 본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상대방이 본인의 의사표시와 행위를 기초로 대리권을 수여한 것으로 믿었고 그 상황에서 그것을 합리적으로 믿을 수 있었던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효력이 본인에게 귀속된다. 본인의 의사표시와 행위를 기초로 한 대리권 수여를 믿은 경우는 대리행위를 한 사람에게 대리권이 없는데도 본인이 대리권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외양을 형성하거나, 거래관념상 법률행위의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게 된 사실이나 정황에 대하여 본인에게 책임이 있어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HR 19 februari 2010, NJ 2010, 115 (ING Bank/Bera Holding) 등 참조]. 따라서 대리권이 있는 것과 같은 외관이 본인에 의해 형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본인이 부담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상황으로 인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보호된다. 당사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의 경우 소송절차 내의 행위에서는 대리권이 추정되지만, 소송절차 외의 행위에서는 그렇지 않다. 법률행위의 상대방은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 만일 여러 사정에 비추어 대리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대리권이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대리권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대리권을 조사할 의무(onderzoeksplicht)가 있다. 그러나 본인에 의하여 형성된 외관이 명백하여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대리권을 조사할 의무가 없다[Danny Busch, Laura J. Macgregor (eds.), The Unauthorised Agent: Perspectives from European and Comparative Law, 2008, 152-153면 참조]. 다.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중재판정이 있은 다음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을 위한 양도증서 작성에 관하여 협상을 진행한 원고 대리인은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원고를 대리한 자로서,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7항에 따라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과 관련된 모든 서신의 사본을 원고 대리인에게 제출하도록 하면서 원고 대리인의 주소와 팩스번호를 기재하였다. 이 사건 중재판정은 제1차 중재판정(First Partial Final Award)이고, 제2차 중재판정(Second Partial Final Award)은 2013. 12. 24. 내려졌는데, 원고 대리인은 제2차 중재판정의 중재절차에서도 원고를 대리하였고 제2차 중재판정에 따른 배상금과 비용 지급 과정에서도 원고를 대리하여 배상금 등을 피고로부터 송금받았다. (2) 원고 대리인은 이 사건 중재판정이 내려진 직후인 2012. 1. 27. 피고에게 이 사건 인도특허의 이전을 위하여 관련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면서 서신 끝부분에 ‘원고를 대리하여(on behalf of)'라고 기재하였다. 위 서면에 양도증서 초안이 첨부되었는데, 초안의 전문 B항에는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라 특허를 이전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었다. (3) 원고 대리인은 2012. 2. 4. 피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중재판정이 언급되지 않도록 피고가 이 사건 중재판정대로 특허를 조속히 이전하는 데 협조하기를 더 선호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여기에는 ‘원고가 오로지 원고 대리인을 통해서만 의사교환을 하고 원고의 대표나 직원에게 직접 접촉하지 말 것을 요청하였다.’는 내용도 기재되었다. (4) 원고 대리인과 피고는 이 사건 인도특허 양도증서의 내용에 관하여 협의하면서 특허권 명의 이전의 원인을 ‘이 사건 중재판정의 집행’으로 할 것인지 중재판정을 언급하지 않고 ‘매매’로 할 것인지, 준거법, 중재지와 비용부담 등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여러 차례 양도증서의 내용을 수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 대리인은 2012. 3. 30. 피고에게 ‘원고가 싱가포르 중재와 인도특허 이전과 관련된 등록비용 부담에 대하여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5) 원고 대리인은 2012. 4. 3.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수정된 양도증서 초안을 보내면서 피고의 서명을 요청하였는데, 이 양도증서 초안의 전문 B항에는 이 사건 중재판정을 언급하지 않고 ‘피고는 이 사건 인도특허 출원과 관련 특허권을 원고에게 양도·이전하고자 하고, 원고는 이를 피고로부터 양수하기로 하였다.’고 기재되었다(이하 ‘2012. 4. 3.자 양도증서’라 한다). (6) 피고는 2012. 4. 3.자 양도증서에 서명하고 공증을 받은 다음 2012. 4. 9. 원고 대리인에게 그 사본을 이메일로 보내 확인을 요청하였다. 원고 대리인은 2012. 4. 11. 피고가 양도증서의 서명 부분을 정확하게 작성하였음을 확인하였으니 원본 서류를 보내주면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을 위한 나머지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7) 피고는 2012. 4. 12. 앞서 본 바와 같이 서명하고 공증을 받은 2012. 4. 3.자 양도증서 원본을 원고 대리인에게 보냈다. (8) 원고 대리인은 2012. 4. 11. 원고에게 피고가 보낸 2012. 4. 3.자 양도증서 사본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2012. 4. 12. 원고 대리인에게 ‘사전 통지 없이 원고에게서 제품을 훔쳐간 도둑으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려는 것이냐’고 항의하면서 관련 논의를 중지할 것과 원고의 명시적 승인 하에서만 피고와 논의할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피고에게 원고 대리인이 한 행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9) 원고 대리인은 피고가 2012. 4. 3.자 양도증서 원본을 보낸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2. 10. 6. 피고가 서명일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인도특허에 관한 권리를 원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합의계약 초안을 이메일로 보냈다. 원고 대리인은 2012. 12. 3. 원고가 양도증서와 관련하여 이 사건 인도특허의 이전 원인을 이 사건 중재의 집행으로 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가 이전 원인을 매매로 변경하였음을 이유로 양도증서에 서명하는 것을 거절하였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2013. 6. 8.에도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라.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인도특허에 관한 양도증서에 특허 이전의 원인으로 이 사건 중재판정이 아닌 매매를 기재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거나, 원고 대리인과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가 원고에게도 효력이 미친다거나, 피고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문안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양도증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마.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1) 원고 대리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인도특허 양도증서 작성에 관한 대리권을 명시적으로 수여받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 (2) 그러나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에서는 이 사건 인도특허의 이전과 관련된 모든 서신의 사본을 원고 대리인에게 제출하도록 정하면서 원고 대리인의 주소와 팩스번호를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대리인은 판정이 내려진 직후인 2012. 1. 27. 피고에게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인도특허의 이전을 위한 관련 서류의 작성과 제출을 요구하면서 양도증서 초안을 첨부하여 서신을 보냈다. 또한 원고 대리인은 2012. 2. 4. 피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원고가 오로지 대리인을 통하여 의사교환을 해달라고 요청하였다’고 전달하기도 하였다. 원고 역시 2012. 4. 12. 원고 대리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12. 4. 3.자 양도증서의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피고와의 논의를 중단하고 원고의 승인 하에서만 논의하라고 요청하면서도 정작 피고에게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고 대리인은 피고로부터 서명과 공증을 마친 2012. 4. 3.자 양도증서를 제출받은 날부터 약 6개월이 지난 2012. 10. 6.에서야 새로운 합의계약서 초안을 보내면서 이 사건 인도특허 명의 이전의 원인으로 이 사건 중재판정을 언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원고 대리인은 제1차 중재판정인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뿐만 아니라 2013. 12. 24. 제2차 중재판정이 내려지기까지 중재절차에서 원고를 대리하였고 제2차 중재판정에 따른 배상금과 비용의 지급절차에서도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로부터 배상금 등을 지급받았다. (3)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 대리인과 이 사건 인도특허 양도증서의 작성에 관한 합의를 하면서 그 효과를 본인인 원고에게 귀속시킬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믿었고, 이러한 합리적 신뢰는 원고가 작위 또는 부작위로 행한 의사표시나 행동에 근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네덜란드 법상 표현대리 권한에 대한 이의제기 기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가 장기간 침묵한 것이 곧 표현대리 행위에 대한 추인으로 간주되지는 않지만 앞에서 본 여러 다른 사정과 함께 살펴보면 원고 대리인의 대리권에 대한 피고의 합리적인 신뢰를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인도특허 양도증서 작성에 관한 협의가 이 사건 중재판정의 집행 과정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연속되는 중재절차에서 일부 판정에 대한 이행의 일환이고 원고 대리인이 이 사건 중재판정뿐만 아니라 제2차 중재판정에 이르는 중재절차와 그 이후의 판정에 대한 이행에서도 원고를 대리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대리권 조사의무는 매우 약화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인도특허 양도증서 작성에 관하여 원고 대리인이 피고와 한 법률행위의 효력은 원고에게 미친다. (4) 나아가 원고 대리인과 피고 사이에 특허 이전의 원인과 관련하여 2012. 4. 3.자 양도증서 초안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지 살펴본다. 원고 대리인과 피고는 이 사건 인도특허 명의 이전의 원인, 준거법, 중재지와 비용부담 등을 포함하여 양도증서의 내용에 관하여 협의를 하면서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하고 내용을 수정하였다. 이어 피고는 원고 대리인이 보낸 2012. 4. 3.자 양도증서 초안에 따른 원본에 서명·공증하고 그 사본을 원고 대리인에게 보냈고, 이를 확인한 원고 대리인의 원본 송부 요구에 따라 2012. 4. 12. 위와 같이 서명·공증한 원본을 원고 대리인에게 보냈다. 원고 대리인은 2012. 10. 6.에 이르기까지 이에 대해 이의나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 따라서 원고 대리인이 2012. 4. 3.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보낸 양도증서 초안의 전문 B항에 특허 이전의 원인으로 이 사건 중재판정이 삭제되고 ‘양도·이전’으로만 기재된 것은 원고 대리인과 피고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그러므로 원고 대리인과 피고 사이에 특허 이전의 원인을 2012. 4. 3.자 양도증서 초안과 같이 정하기로 하여 이 사건 인도특허에 관한 양도증서 작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합의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는 2012. 4. 12. 위 2012. 4. 3.자 양도증서에 서명·공증을 마치고 이를 원고에게 제출함으로써 인도의 관련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인도특허의 이전의무와 서류제출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바. 그러나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인도특허 이전의무와 서류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9항의 간접강제 배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간접강제 배상금의 발생 시점과 의무 이행으로 인한 소멸 시점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못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간접강제를 명하는 중재판정 주문에 집행거부사유가 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 내지 제5점, 제8점) 가.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점) (1)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에 따르면,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그 국가의 공공의 질서에 반하는 경우 집행국 법원은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이는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집행국의 기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사회질서를 해치는 것을 방지하여 이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위 조항에 관해서는 국내적인 사정뿐만 아니라 국제적 거래질서의 안정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외국중재판정에 적용된 외국법이 우리나라의 실정법상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하여 바로 승인거부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중재판정을 인정할 경우 그 구체적 결과가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할 때에 한하여 승인과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3다53054 판결,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9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중재판정 중 간접강제 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이 집행을 거부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 특허권 이전과 같은 의사표시를 할 채무에 관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263조 제1항에 강제집행방법이 규정되어 있으므로 간접강제 보충성 원칙에 따라 특허권의 이전에 관하여는 간접강제가 허용되지 않는다. (나) 그러나 우리나라 민사집행법과 달리 의사표시를 할 채무에 대하여 간접강제를 명한 이 사건 중재판정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간접강제는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압박이라는 간접적인 수단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의사표시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불과하여 의사결정의 자유에 대한 제한 정도가 비교적 적어 그러한 간접강제만으로 곧바로 헌법상 인격권이 침해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외국중재판정은 우리나라에서 집행을 위해서 집행판결이 필요하고 그 절차에 장기간 소요되는 특수성이 있다. 뉴욕협약에서 정해진 집행거부사유를 해석할 때 ‘국제적 거래질서의 안정’을 고려하면 국내법 체계에서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집행권원에 대하여 간접강제를 허용하지 않는 취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중재판정 제1, 7항은 피고에게 이 사건 제2특허와 이 사건 인도특허를 이전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다. 이 사건 중재판정 제5, 9항은 피고가 그 의무를 위반할 경우 간접강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한 조항에 불과하고 반드시 제1, 7항이 이 사건 중재판정 통지 시부터 국내에서 집행력을 가지는 것을 전제로 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3) 원심 판결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간접강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간접강제의 중재가능성 결여 여부(상고이유 제3점) (1)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가)호에 따르면, 분쟁의 대상인 사항이 그 국가의 법에 따라서는 중재에 의하여 해결될 수 없는 경우 그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여기에서 분쟁 대상의 중재가능성(arbitrability)은 중재 대상 분쟁의 성질상 당사자들이 사적 자치에 따라 중재로 해결하기로 합의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분쟁의 중재가능성은 국가에 따라 상이할 수 있으나 국제적으로 보편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기준으로 특정 분쟁의 중재가능성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분쟁에 관한 특정 구제수단이 단순히 집행국 특정 법원의 전속적 토지관할에 속하는 것만으로는 해당 분쟁 자체의 중재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2) 이 사건 중재판정 중 간접강제를 명하는 부분은 분쟁의 대상인 사항이 아니라 분쟁에 따른 권리구제방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재가능성과는 다른 문제이다. 또한 우리나라 민사집행법 제21조, 제261조에서 간접강제결정을 제1심 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한 것은 우리나라 법원에서 간접강제결정을 내릴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중재지법에 따라 간접강제 배상금을 부과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사집행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중재판정의 집행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은 집행 단계의 문제로서 그 전단계인 중재판정에서 간접강제 배상금의 지급을 명할 수 없다고 볼 논리필연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중재판정 중 간접강제를 명한 부분에 중재가능성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분쟁의 중재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특허이전의무와 서류인도의무가 병렬적 의무인지 여부(상고이유 제4점) 원심은,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의 취지상 피고가 특허이전의무를 완전히 이행한 경우에는 관련 서류를 굳이 따로 제출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중재판정 주문에서 특허이전의무와 서류제출의무의 이행기를 달리 정한 점과 그 문언에 비추어 이는 별개의 의무로 해석되고 서류제출의무가 처음부터 이행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중재판정 조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행불능된 채무에 대한 간접강제 배상금 부과가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5점) 이 사건 제2특허는 이 사건 중재판정 이후인 2012. 7. 21. 피고의 특허료 미납을 이유로 소멸되어 특허이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간접강제의 집행허가가 불가능하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하는 주장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피고에게 더 이상 이 사건 제2특허권을 이전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의무불이행 기간 동안 부과된 간접강제금까지 모두 소멸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간접강제를 명한 중재판정에 대한 집행허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고의 수령지체로 권리남용에 따른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상고이유 제8점)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이전과 서류제출에 관한 수령을 지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가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이전의무와 서류제출의무의 이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청서에 첨부할 서류를 현실로 제공하거나, 원고의 협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채무를 이행할 수 있을 정도로 서류를 갖추는 등 준비를 마친 다음 그 뜻을 원고에게 통지하여 그 수령을 최고하여야 한다. ②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1항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중재판정 통지 후 30일 이내에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권리를 이전하여야 한다. 원고와 피고가 이전의무의 이행시기를 연기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중재판정문이 피고에게 도달한 2012. 1. 4.부터 30일이 지난 2012. 9. 26.과 2012. 10. 9. 비로소 원고에게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한 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양도증을 작성하여 제공하였다. ③ 피고가 2012. 10. 9.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특허권 이전을 위해 필요한 문서나 자료를 알려달라는 내용이 있을 뿐이어서 피고가 특허권 이전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추고 그 뜻을 원고에게 통지하면서 수령을 최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 ④ 피고는 2013. 6. 19.에 이르러 양도증 등 관련 서류를 공탁하였으나 그 이전인 2013. 6. 9.에 이 사건 제2특허에 관하여 피고의 등록료 미납을 이유로 소멸등록이 이루어졌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수령지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영구적으로 금지한 것이어서 공공질서에 반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6점) 원심은, 이 사건 중재판정 제4항과 제6항에서 이 사건 라이선스계약상 기술에 기초한 일체의 특허출원을 금지한다고 해서, 특허출원이 곧 라이선스계약상 기술을 이용하는 행위 전부를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라이선스계약상 기술을 이용하는 전반적인 행위가 영구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영업비밀침해행위 금지기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중재판정 이유 모순 주장에 대한 판단(상고이유 제7점) 피고는,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4항 내지 제6항에는 그 판정 이유에 명백한 모순이 있고 이는 중재판정의 집행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상고심에서 하는 새로운 주장이므로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6. 결론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중재판정 주문 제9항에 기초한 강제집행허가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특허권
네덜란드
국제중재판정
뉴욕협약
간접강제
2018-12-11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전문직직무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4083
집행관 징계처분 취소
서울행정법원 제11부 판결 【사건】 2018구합4083 집행관 징계처분 취소 【원고】 이AA 【피고】 서울△△지방법원장 【변론종결】 2018. 11. 2. 【판결선고】 2018. 11. 3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12. 6. 원고에 대하여 한 과태료 200만 원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4. 1. 1.부터 집행관으로 임명되어 서울지방법원 소속 집행관으로 근무하다가 2017. 12. 31. 퇴임한 사람이다. 나. 이BB는 자신의 소유인 서울 종로구 ▲▲동 소재 건물 중 *층 점포(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에서 ‘◆◆◆◆◆◆’이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차인 김CC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20**가단*******호로 임대차계약 종료를 원인으로 한 건물인도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6. 12. 6. 가집행선고부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서울△△지방법원 소속 집행관에게 부동산인도집행을 신청하였으나, 김CC이 항소를 제기하면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여 위 판결에 기한 부동산인도집행이 정지되었다. 그 후 항소심 법원(서울△△지방법원 20**나***)은 2017. 6. 22. 김CC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1심 판결은 2017. 7. 7.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이BB는 2017. 8. 22. 위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서울△△지방법원 소속 집행관에게 부동산인도집행의 속행을 신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10. 10. 06:57경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인도집행을 실시하고자 하였으나, ‘○○○ 상인모임’ 회원 약 50여 명이 이 사건 점포 앞에서 집회를 하며 강제집행을 방해하는 바람에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인도집행을 실시하지 못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2017. 11. 9. 18:55경 노무자 10명을 사용하여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인도집행을 다시 실시하였다. 당시 김CC이 이 사건 점포 바닥에 누워 퇴거 요청에 불응하자, 원고는 위 노무자들로 하여금 김CC을 손으로 들어서 이 사건 점포 밖으로 내보내게 한 다음 이BB에게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제집행’이라 한다). 김CC은 이 사건 강제집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왼손 손가락을 다쳤다. 마. 이 사건 강제집행 종료 이후 언론을 통해서 ‘임차인이 강제집행 과정에서 손가락이 일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였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었고, 이에 서울△△지방법원은 2017. 11. 16.부터 같은 달 22.까지 이 사건 강제집행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였다. 피고는 2017. 11. 22.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 과정에서 노무자 등을 보조자로 사용하는 집행사건에 있어서의 노무자 등의 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법원 집행관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17. 12. 5. “① 원고가 노무자 등을 사용하여 이 사건 강제집행을 한 경우 사용한 노무자 등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였어야 하는데, 일부 노무자 등의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아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5항을 위반하였고, ②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집행관 사무소에 등록되지 않은 노무자를 임의로 사용하여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2항을 위반하였으며, ③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에 착수하기 전에 노무자 등으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고 이 사건 지침 별지 제3호 소정의 상의(조끼, 이하 ‘조끼'라고만 한다)를 착용하도록 관리·감독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였음이 인정되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집행관법 제23조 제1항 제1호, 제2호의 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징계양정에 있어서 은밀성과 긴급성이 요구되는 부동산인도집행의 특수성, 현장 상황의 어려움 및 2017. 12. 30.자로 원고의 집행관 임기가 만료되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과태료 200만 원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7. 12. 6. 위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과태료 200만 원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바. 이에 원고는 법원행정처 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8. 3. 1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 종료 후 언론기관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서울△△지방법원의 집중 감사가 실시되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에서 사용한 노무자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지 못하고 있다가 법원 감사에서 이를 지적을 받은 후 보완을 하였다. 사용노무자 등 관리부 기재는 반드시 강제집행 종료 직후에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가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이하 ‘이 사건 ①주장’이라 한다). 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노무자 10명 중 6명을 임의로 다른 노무자로 교체하여 이 사건 강제집행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김CC의 처를 이 사건 점포에서 퇴거시키기 위해 여성노무자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위 10명 중 5명을 여성노무자로 교체한 것이고, 위 노무자 10명 중 1명은 급한 사정이 생겨 다른 남성노무자로 교체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2항을 위반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이하 ‘이 사건 ②주장’이라 한다). 다)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 당시 일부 노무자에게 조끼를 착용시키지 않은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사건 강제집행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김CC이 강제집행 착수 사실을 알아차리고 출입문을 막기 전에 이 사건 점포에 들어가는 것이 관건이었으므로, 원고는 강제집행의 성공을 위해 이 사건 점포에 먼저 들어가는 일부 노무자들에게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을 위반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이하 ‘이 사건 ③주장’이라 한다). 2) 피고가 징계사유로 주장하는 내용들은 모두 경미한 절차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두로 주의를 촉구하거나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어도 충분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언론보도와 여론을 의식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이하 ‘이 사건 ④주장'이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①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5항은, ‘노무자 등을 사용하여 집행에 착수한 경우 집행의 종료 여부에 관계없이 집행관은 사용한 노무자 등의 인적사항을 집행일시 및 사건번호를 특정하여 별지 제2호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고, 대표집행관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은, ‘집행관은 집행에 착수하기 전에 노무자 등으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고 노무자 등으로 하여금 조끼를 착용하게 하여야 하고, 착용한 조끼 번호를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집행관으로 하여금 사용노무자등 관리부를 작성하게 하는 취지는 강제집행에 사인인 노무자를 사용함에 있어 그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사용노무자등 관리부는 집행착수 시 작성되거나 늦어도 집행종료 직후에는 작성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이 2017. 11. 9. 종료되었음에도 2017. 11. 16.부터 실시된 법원 감사에서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와 관련한 지적을 받기 전까지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에서 사용한 노무자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자인하고 있고,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에 실제로 참여한 바 없는 노무자 14명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 종료 직후에 사용노무자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실제 사용하지 아니한 노무자의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함으로써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②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1항은, “집행관은 그 직무집행에 필요한 노무자 등을 ‘직업안정법에 의하여 근로자 공급 사업을 허가받아 집행관 사무소에 등록한 자(제1호)’와 ‘관할구역 내에서 거주하는 자로서 집행관 사무소에 등록한 개인(제2호)’ 중에서 직접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무자 등의 선정이 불가능한 경우는 관할 지방법원장의 승인을 받아 그 외의 자를 노무자 등으로 선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집행관이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갖추어 집행관 사무소에 등록한 사람이 아닌 사람(이하 ‘동록 외 노무자’라 한다)을 그 직무집행에 사용할 노무자로 선정할 때에는 관할 지방법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함을 알 수 있다.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7. 9. 14. 피고에게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2항에 따라 등록 외 노무자 10명에 대한 사용승인을 신청하여 2017. 9. 19. 사용승인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위 10명의 노무자 중 6명을 피고의 승인 없이 다른 등록 외 노무자로 교체하여 이 사건 강제집행에 사용하였다고 자인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지침 제3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2017. 9. 14. 피고에게 등록 외 노무자에 대한 사용승인을 신청하여 2017. 9. 19. 사용승인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등록 외 노무자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는 데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이 사건 강제집행을 실시한 당일에 반드시 강제집행을 실시하였어야 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전에 피고로부터 등록 외 노무자 6명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③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은, ‘집행관은 집행착수 전 노무자 등으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고 조끼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며, 착용한 조끼 번호를 별지 제2호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강제집행 착수 당시 이 사건 점포에 먼저 들어가는 일부 노무자들에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지시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바, 원고는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점포에 먼저 들어가는 일부 노무자들에게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강제집행의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 당시 일부 노무자들에게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부동산인도집행의 경우 대부분 채무자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강제적인 물리력이 행사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바, 그 집행과정에서 물리력이 과도하게 행사되는 것을 막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절차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 이 사건 지침 제7조 제3항에서, “집행관이 노무자를 사용하여 집행에 착수하는 경우 노무자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고 노무자로 하여금 조끼(소속 법원과 ‘집행’이라는 문구 및 조끼 번호가 각 표시된 것)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 조끼 번호를 사용노무자등 관리부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강제집행에 참여하는 노무자를 특정하고 이를 외부에서도 알 수 있게 표시함으로써 강제집행 과정에서의 적법절차의 준수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다) 민사집행법 제5조 제1항은, ‘집행관은 집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의 주거·창고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하고, 잠근 문과 기구를 여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김CC이 강제집행의 착수 사실을 알아차리고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을 잠그더라도 원고로서는 강제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 제거를 위한 전문 인력의 필요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등록 외 노무자 10명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다). 라) 원고는 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노무자들이 이 사건 점포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였음에도 그 이후 강제집행이 종료될 때까지 이들에게 조끼 착용을 지시하지 않았다. 4) 이 사건 ④주장에 관하여 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있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2006. 5. 11. 선고 2004두5546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처분의 경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부동산인도집행의 경우 대부분 채무자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강제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이 발생하는바, 그 집행과정에서 물리력이 과도하게 행사되는 것을 막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절차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 원고는 집행관으로서 재판의 집행 등 사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사법기관으로서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이 더욱더 요구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절차 규정을 위반한 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2) 원고는, 피고가 등록 외 노무자에 대한 사용승인신청을 반려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어 사용승인을 받은 노무자와 그렇지 않은 노무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 사건 강제집행 당시 피고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등록 외 노무자 6명을 사용하였고, 강제집행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미한 규정을 위반해도 된다고 생각하여 일부 노무자들에게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는 위 행위들이 이 사건 지침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오로지 강제 집행의 목적 달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고의로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인바, 그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할 수 없다. (3) 집행관법 제23조 제2항은, 집행관의 징계로 ‘견책,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정직 및 면직'을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원고에 대하여 200만 원의 과태료 징계처분이 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강제집행을 하면서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한 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거나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할 수 없으나, 피고는 은밀성과 긴급성이 요구되는 부동산인도집행의 특수성, 현장 상황의 어려움 및 2017. 12. 30.자로 원고의 집행관 임기가 만료되는 점 등을 감안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보다는 징계수위가 낮은 과태료 200만 원의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피고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순(재판장), 김병훈, 김우진
강제집행
과태료
징계처분
궁중족발
집행관
2018-12-10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대법원 2015다232316
[소멸시효연장을위한]대여금반환청구의소
대법원 판결 【사건】 2015다232316 [소멸시효연장을위한]대여금반환청구의소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조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7. 17. 선고 2015나2019672 판결 【판결선고】 2018. 10. 18.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는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로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에게 1997년 2월 말경 6,000만 원, 1997년 4월 초경 1억 원을 각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며 대여금 1억 6,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하여, 2004. 11. 11.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받고 2004. 12. 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② 원고는 2014. 11. 4. 위 대여금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피고를 상대로 1억 6,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이행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제1심은 피고가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서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청구의 표시로 위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 대여금반환 사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 청구'와 같이 기재하여 무변론으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원심에서 피고는, 파산절차에서 면책결정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판결금 채권에 대하여도 면책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를 누락하였으므로 비면책 채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재항변하였다. 원심은 제1심과 같이 청구원인에 관한 요건사실로 청구권의 내용에 관하여는 특정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로 대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억 6,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고, 원고가 위 판결금 채권의 소멸시효 연장을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기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1억 6,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그런 다음 피고의 위 항변에 대하여,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에서 정한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에 해당하므로, 피고에 대한 면책허가결정에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판결금 채무에 관하여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의 채무자 악의 여부 판단의 기준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 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직권으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에 관하여 본다. 가.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그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前訴)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後訴)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종래 위와 같은 후소가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이라 하더라도 소의 이익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여 왔고, 이러한 법리는 위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도 재확인되었다. 나. 1) 민법 제168조 제1호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청구'를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170조는 ‘재판상의 청구'의 시효중단 효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시효제도의 존재 이유는 영속된 사실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 있어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므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에는 시효중단사유가 되는 것이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여기서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통상적으로는 권리자가 원고로서 시효를 주장하는 자를 피고로 하여 실체법상의 권리관계를 소송물로 하여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를 가리키지만, 이와 반대로 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원고가 되어 소를 제기한 데 대하여 피고로서 응소하여 그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경우도 이에 포함되고(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다478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권리자가 원고로 되어 소의 형식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 청구도 이에 포함된다(위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이처럼 종래 대법원은 시효중단사유로서 재판상의 청구에 관하여 반드시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로 제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널리 시효중단사유로서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이와 같은 법리는 이미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가 그 판결상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채권자가 전소로 이행청구를 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후 그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의 형태로서 항상 전소와 동일한 이행청구만이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많은 법리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아래에서 보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역시 판결이 확정된 채권의 채권자가 그 채권을 재판상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하는 것으로서, 재판상의 청구인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한 형태로 허용되고, 채권자는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 또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하에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 소송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하여 본다. 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관한 종래 판례와 실무의 주된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후소의 소송물은 원칙적으로 전소의 소송물과 같다.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다시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만,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2) 후소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도 후소 판결은 이미 확정된 전소 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청구 원인인 요건사실을 부인할 수 없고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이전의 사유를 들어 항변할 수 없으며, 후소 법원도 이와 같은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후소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3) 반면,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는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를 후소에서 주장할 수 있고 후소 법원은 이에 관하여 심리 및 판단을 하여야 한다. 라. 위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여러 측면에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1) 우선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의 소가 제기된 결과 그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새로이 심사하여 판단하는 것은 채권자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항을 심리·판단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결과는 당사자의 사적자치를 대원칙으로 하는 민사법체계와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를 제기하는 채권자의 진정한 의사는 이미 기판력과 집행력이 있는 청구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단지 그 시효소멸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외에 채권자 입장에서 이미 기판력과 집행력이 있는 청구권에 관하여 다시 동일한 내용의 이행판결을 받을 이유나 필요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채권자의 진의와 무관하게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를 다시 심리·판단하게 된다. 심지어 채권자는 이미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을 유효하게 보유함을 전제로 앞으로도 이를 계속 보유하기 위해 후소를 제기하는 것임에도, 채무자의 항변 여하에 따라서는 청구권의 존재 자체가 부정될 수도 있다.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를 제기한 채권자의 실질적인 의사를 감안하면, 후소에서 채무자의 항변이 받아들여져 청구권의 존재 자체가 부정되는 것과 같은 결과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재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후소를 제기한 채권자의 의도와 목적은 오로지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을 계속 보유함을 전제로 하여 그 시효중단의 법률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일 따름이므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구조도 그에 맞게 설계되면 충분하며 채권자가 가진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를 재심사하는 절차이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2)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미 판결이 확정되어 기판력과 집행력이 있는 전소 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함에도 그것과 같은 소송물을 대상으로 다시 심사를 하는 점에서 여러 문제가 야기된다. 가) 위와 같은 형태의 소송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지 여부와 그 시기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채무자의 원고적격자로서의 법률적 지위를 침해하는 한편, 당사자와 법원으로 하여금 무익한 절차를 반복하게 만든다. (1) 판결이 확정되면 기판력과 집행력이 생기고 이는 재심 등에 의해 판결이 취소되거나 청구이의의 소에 의해 집행력이 배제되지 않는 한 영구적인 것이다. 한편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이 변제 등 그 변론종결 후의 사유로 소멸 또는 감축된 경우에는,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그 사유를 주장·증명함으로써 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고, 채권자는 그 소송에서 항변으로써 그와 같은 사유의 부존재 또는 무효를 주장하여 다투는 것이 원칙적 모습이다. 이 경우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지 여부 및 그 시기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해 이행소송을 제기해 온 경우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채무자는 후소의 변론종결시까지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소멸시효의 완성 등 실체적 사유를 빠짐없이 주장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소에서도 전소 판결과 동일한 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고 그 기판력이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게 되어, 채무자는 전소의 변론 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들어 후소 판결에 기한 집행을 저지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채무자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고 적절한 시기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사실상 그에 응하여 위와 같은 사유를 조기에 제출하도록 강요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심지어 채무자가 후소에서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제출하여 승소하더라도 전소 판결의 집행력이 소멸하는 것도 아니므로, 채권자가 전소 판결에 기해 강제집행을 시도하는 경우, 채무자가 그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전소 판결을 대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후소에서 주장했던 청구이의사유를 다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후소에서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제출하고 심리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채무자에게는 근거 없이 특정한 소송행위를 하도록 강요함과 동시에 무익한 절차를 반복하도록 하는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2)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결과 경우에 따라서는 불필요한 심리가 행해지고 법원과 당사자의 노력과 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야기하기도 한다.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를 제기한 채권자의 실질적인 의도는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데에 있다. 채권자의 의사가 그러함에도 후소 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는 결과 채무자는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지 않을 수 없고 채권자는 그에 대한 답변을 하여야 하며, 법원은 그 존부에 관해 심리하고 판단하여야 한다. 하지만 채권자가 전소 확정판결을 받고도 10년의 소멸시효가 임박하도록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채무자에게 집행할만한 별다른 재산이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채무자에게는 청구이의사유가 별다른 의미가 없어,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착수하지 않는 이상 굳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려 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이 제기되는 결과 채무자는 부득이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하게 되고 채권자는 답변을 하며, 법원은 그에 대한 심리와 판단을 하게 된다. 이는 채권자가 의도한 효과도 아닐 뿐만 아니라, 당사자와 법원 모두에게 불필요한 절차를 강요하는 결과이다. 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동일한 청구권에 관하여 집행권원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는 이중집행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시효중단을 위해 제기된 후소에서 이행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면 그 판결은 기판력과 함께 집행력을 갖게 된다. 앞서 보았듯이 판결의 기판력이나 집행력은 원칙적으로 영구히 존속하므로, 위와 같은 후소 판결의 선고로 동일한 청구권에 대하여 유효한 집행력을 가진 두 개의 집행권원이 존재하게 되고, 이는 이중집행의 위험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나의 집행권원에 대해서도 여러 통의 집행문이 부여될 수는 있다. 그러나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장의 명령이 있어야 집행문을 내어 줄 수 있다. 재판장은 그 명령에 앞서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고, 만일 심문 없이 여러 통의 집행문을 내어 주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사유가 판결원본과 집행문에 기재되므로 이를 통하여 이중집행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민사집행법 제35조 참조).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에서 이행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전소 이행판결과 후소 이행판결을 연계하여 관리하면서 집행문 부여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 결국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의 필요성에 관한 별다른 심리 없이 새로운 집행권원을 발생시키고, 필연적으로 이중집행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채권자에 대하여 이중집행을 통제하고자 하는 민사집행법의 취지를 잠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처사이다. 심지어 현재 대다수의 실무는 후소 이행판결에 대해 가집행 선고를 붙임으로써 이중집행이 가능한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다)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후소의 적법 여부가 지극히 불분명한 기준에 의해 좌우되고, 그 기간 동안 시효중단 조치를 금지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기판력에 저촉되므로, 예외적으로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만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그러나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법관에 따라서는 예를 들어 전소 판결 확정 후 8년만 지나도 시효완성이 임박하였다고 인정할 경우가 있는 반면 적어도 9년은 지나야 된다고 판단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소송의 적법 요건인 소의 이익의 존부에 대한 판단이 이처럼 불분명한 기준에 의해 결정되고, 법관의 재량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절차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한편 현재의 대다수 실무와 같이 전소 판결 확정 후 ‘9년 전후의 장기간'이 지나야 시효완성이 임박한 것으로 인정한다면, 이는 9년이라는 ‘시효중단 조치 금지기간'을 설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채무자에게 압류할 만한 재산이 없고 채무자의 승인을 얻을 수도 없어 ‘재판상의 청구'가 유일한 시효중단 수단인 상황에서 이러한 근거 없는 금지기간을 설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다른 시효중단 사유인 압류, 가압류나 승인은 기간의 제한이 없는데, 그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재판상의 청구'에 대해서만 그와 같은 기간을 설정할 근거 또한 없다. 라) 채무자가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에 해당하는 후소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그 비용의 액수 또한 적지 않다. 현행법상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집행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한편, 민법 제473조 본문은 변제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비용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적인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예컨대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옳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는 기판력과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소와는 달리 단지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해 제기하는 것으로, 그 소송 자체가 채권의 관리·보전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행 실무는 예외 없이 시효중단을 위한 채권자의 후소에 있어서 그 소송비용을 패소한 피고(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후소에서 원고와 피고가 모두 소송대리인을 선임하는 경우,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인지대와 쌍방의 변호사보수 등 소송비용이 판결 원금의 수십 퍼센트에 달하기도 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는 성질상 확정된 청구권의 관리·보전행위임에도 그것이 일반적인 이행소송의 형태로 제기되는 바람에 소송비용으로 취급되어 채무자가 상당한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불합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마.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의 형태에 관하여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1)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와 같은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이 제기되면서 채권자가 실제로 의도하지도 않은 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실체 심리를 진행하는 데에 있다. 채무자는 그와 같은 후소에서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조기에 제출하도록 강요되고 법원은 불필요한 심리를 해야 한다. 채무자는 이중집행의 위험에 노출되고, 실질적인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며 그 금액도 매우 많은 편이다. 채권자 또한 자신이 제기한 후소의 적법성이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는지 여부라는 불명확한 기준에 의해 좌우되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이를 제기한 채권자의 의사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의 법률적 지위마저 불안정하게 한다. 그럼에도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만이 제기되어 온 것은 종래 ‘재판상의 청구'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이행소송이라고 하는 고정 관념에 따라 확정판결의 기판력과 집행력에 관한 깊이 있는 고찰 없이 단지 기판력 저촉을 우회하는 수단으로서 시효완성이 임박했다는 모호한 기준에 기초하여 이를 규율해 오면서도, 보다 적정하고 효율적인 절차적 도구를 고안함으로써 위와 같은 불합리를 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데 그 원인이 있다. 2) 위와 같은 종래 실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가)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다르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전소의 소송물이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임에 반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송물은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 및 범위는 배제된 채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된다.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하고 전소 판결의 사본과 확정증명서 등으로 이를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채무자는 설사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이를 주장할 필요가 없고, 법원은 채무자가 이를 주장하더라도 심리할 필요가 없다. 채무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가 있다는 점을 다툴 필요나 실익이 없으므로 후소 판결은 제1심에서 자백간주 등에 의한 무변론판결 등으로 종결되고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법원은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된 사실과 그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된 사실만 심리하여 인정하면 된다. 채권자는 전소 판결이 확정되고 적당한 시점에 이와 같은 후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 시기에 관하여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다. 단지 불필요하게 단기간 내에 소제기를 반복하는 경우 소권 남용의 일반론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후소는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서 역할을 하므로, 후소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후소의 제기로 중단되었다가 후소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한다. 채무자는 위와 같은 후소 판결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전소 판결의 변론 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에 기하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그 청구이의사유의 존재 여부는 여기서 비로소 심리된다. 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 의할 경우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데서 오는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다. 우선 전소 판결과 후소 판결의 소송물이 달라 이행판결(전소 판결)의 기판력의 표준시가 그대로 유지되므로,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에 대하여 심리할 필요가 없다. 이는 단지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중단만을 의도한 채권자의 의사에 가장 부합하며, 채무자는 그 소송절차에서 청구이의사유를 제출하고 증명하도록 강요되지도 않는다. 법원도 많은 경우에 무익하고 불필요한 심리를 위한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게 된다. 전소와 소송물이 달라 동일한 청구권에 대해 집행권원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중집행의 위험도 없다. 또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시기적 제한이 없으므로, 소의 적법 여부가 소멸시효기간 경과의 ‘임박'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통상 채권자는 판결이 확정된 후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시점에 소를 제기하게 되겠지만, 예컨대 장기간 해외체류 후 귀국할 예정인 채권자는 그보다 앞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제기해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 보전을 위하여 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그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함으로써 채무자가 상당한 정도의 액수에 달하는 채권자의 채권관리·보전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피고)의 무익한 주장·증명과 불복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로 하여금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시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소송의 실질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형태의 소송에 대해 소송목적의 값을 특히 낮게 책정함으로써 그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바.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에서 ‘이행소송'만을 허용하는 현행 실무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현행 실무는 아마도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 없다는 전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미 판례는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 뿐만 아니라,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 또는 ‘피고로서 응소하는 경우'에도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기존 판례의 입장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엄연히 채권자가 소의 제기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서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하는 때에 해당하여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중분하다. 2) 현행 실무는 앞에서 지적된 많은 문제점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행 실무는 후소 판결에서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까지 반영할 수 있어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를 새롭게 일치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보는 듯하다.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를 새롭게 일치시킨다는 의미가 분명하지는 아니하나, 일응 전소 변론종결 후에 채권의 일부 변제 등으로 채권이 감축된 경우 현재 남아 있는 채권에 대해 후소 판결을 받음으로써 양자의 현실적 범위를 일치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판결 확정 후 채권이 일부 소멸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로써 다투면 되고, 굳이 현실적으로 남아 있는 채권에 대해 기판력과 집행력을 얻기 위해 다시 이행의 소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후소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전소 판결의 집행력은 여전히 존속하므로, 과연 위와 같이 기판력과 집행력을 새로이 일치시킨다고 하는 것을 이행소송의 장점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만약 위와 같은 이점만 있으면 동일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면, 이는 기판력의 법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부인하지 않는 한 단지 전소 판결 확정 후 감축된 채권에 대해 새로이 기판력과 집행력을 얻기 위하여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후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법원이 동일한 청구권에 기초하여 서로 중복되는 여러 집행권원을 만들어 내고, 이중집행의 위험은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로써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이행소송 형태의 후소를 통해 채권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청구이의사유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채무자의 청구이의의 소 제기에 관한 자유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 신청의 당부에 관한 심사를 회피함으로써 법을 위반하여 여러 통의 집행문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며, 통상 상당한 금액에 이르는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을 채무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도록 한다. 더구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 소송은 당사자와 법원으로 하여금 불필요하고 무익한 주장과 증명을 위해 비용과 노력을 소모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명백한 불합리와 비효율에 대해 별다른 대안의 제시 없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입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 위와 같은 논의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1)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전소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전소의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동일한 청구의 후소를 제기하면 그 후소는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여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즉 종래 오랜 기간에 걸쳐 실무상 정착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서 이행소송은 여전히 허용된다. 아울러 채권자가 굳이 전소 판결 외에 별도의 집행권원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채권 자체를 대상으로 그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허용된다. 후소에서 청구이의사유를 심리하는 등의 동일한 문제가 있는 이행소송의 소의 이익을 인정하는 이상, 동일한 청구권에 대해 중복되어 집행권원을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제거한 위와 같은 형태의 소송을 불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 한편으로 전소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는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시효중단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실체관계에 관한 다툼이 있어 채권자가 특별히 이행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채권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시효중단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확인소송은 이행소송에 의한 후소 제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래 판례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 인정하여 온 다양한 유형의 소송 또는 소송행위에 더하여 재판상의 청구의 유형을 추가하는 것으로서, 권리자가 재판상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널리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3) 위와 같은 형태의 소송들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제기하는 채권자가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4) 앞에서 보았듯이 원고는 전소 판결인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 대여금 사건의 승소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 연장을 위하여 동일한 청구인 이 사건 이행의 소를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고는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재판상의 청구로서 이 사건 소의 제기가 있다는 점에 대한 확인청구를 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은 형태의 이행소송도 여전히 허용되고, 전소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음이 인정되므로 소의 이익도 있다. 다만 원고가 이행소송 형태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에도, 원심이 이 사건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판결 효력의 전제가 되는 청구의 특정 없이 단지 전소 판결의 확정사실과 소멸시효 연장을 위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을 요건사실로 기재한 것은 다소 충분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청구원인은 전소 청구원인과 같고 통상의 이행의 소와 다르지 않으므로, 후소 판결이유에도 전소 청구원인과 같은 정도의 요건사실을 기재해 주어야 한다. 원심과 같은 설시만으로도 전소 판결의 청구원인 요건사실에 대한 기재가 포함된 것이라고 못 볼 바 아니지만, 청구원인이 무엇인지는 판결이유에 보다 명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 원심의 위와 같은 요건사실의 설시는 원고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제기해 온 경우에 기재하여야 할 요건사실의 설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지만, 이행소송인 이 사건에서의 요건사실 설시로는 충분하지 못한 것이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에 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의 의견과 대법관 김재형의 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으며, 다수의견에 대하여 대법관 이기택의 보충의견이 있다. 4.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에 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의 의견 가. 이 사건에서 상고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고 상고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수의견과 견해가 다르지 아니하다. 다만 방론 부분에서 다수의견이 밝히고 있는,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이행소송을 허용하는 현재 실무의 폐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는 법리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고, 이행소송 외에 굳이 이를 허용할 실익이나 필요도 크지 않아 보인다. 나. 이행소송을 허용하는 현재의 실무에 문제가 많다고 보이지 않는다. 1) 이행소송의 허용으로 인하여 무익한 절차가 반복된다거나 당사자와 법원에게 불필요한 심리를 강제하는 결과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시효중단을 위하여 후소가 제기된 경우 후소 판결은 전소 확정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 없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즉 후소 법원은 청구원인의 요건사실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 없고 전소 변론종결 이전의 사정에 대해서도 심리할 수 없다. 이는 확립된 판례이자 실무이다. 실무상 후소에서 불필요한 심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채무자가 청구이의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 사유가 주로 이에 해당할 것이다)은 후소에서 심리될 수 있고 후소 판결의 기판력 표준시는 후소 변론종결시가 되므로, 채무자는 변제 등의 청구이의사유를 후소에서 빠짐없이 주장해 놓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그러나 이는 채무자로서 당연히 감수하여야 하는 것이다. 채무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고 적절한 시기에 청구이의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고 하여 그것이 부당하다거나 채무자의 법률적 지위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채무자의 응소를, 반드시 응소를 강요당한다는 ‘의무'로서의 측면만 강조하여 보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채무자는 상황에 따라 응소 여부 및 그 범위 등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권리'로서의 측면도 있다. 아울러 채무자 입장에서는 굳이 스스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보다는 채권자가 제기한 후소에서 그러한 사유를 항변으로 제기하는 것이 더 간편할 수 있고, 항변으로 주장한다고 하여 주장이나 증명에 더 어려움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소송경제나 분쟁의 1회적 해결의 측면에서도 이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위와 같은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에 대한 심리가 채권자가 의도하지 아니한 불필요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 채권자가 선택하는 가장 일반적인 소송 형태는 이행소송일 것이다.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채권자의 의사가 오로지 시효중단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채권자가 후소를 제기하는 주된 목적은 시효중단인 경우가 많을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후소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를 다시 정하는 것이 채권자의 후소 제기 목적을 벗어나는 것이라거나 전혀 불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채권자는 후소에서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까지 반영함으로써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를 새롭게 일치시킬 수 있고, 기판력의 표준시를 후소 변론종결시로 늦춤으로써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을 근거로 채무자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2) 집행권원의 추가로 인한 이중집행의 위험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중집행의 위험은 비단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하나의 집행권원에 대해서도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여러 통의 집행문이 부여될 수 있다. 주채무자와 보증인에 대하여 따로 소가 제기되어 중첩되는 금액에 관하여 별개의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만약 채권자가 집행권원이 2개임을 기화로 후소 판결로 확정된 금액을 넘어서서 집행을 시도한다면,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그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여기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어 전소 판결 확정일로부터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때에 제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이다. 자력이 없는 채무자가 이중으로까지 집행을 당할 경우가 과연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지도 의문이다. 3)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적법 여부가 지극히 불분명한 기준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한 문제가 크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전소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 그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이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라는 기준이 분명하지 않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개별 사건마다 그 기준에 큰 차이가 나고 있지는 않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가급적 10년의 경과가 최대한 임박한 시점에 후소를 제기하는 것이 경제적이므로,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무분별하게 후소가 제기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견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경우 후소를 제기할 수 있는 시기에 제한이 없어 언제든지 후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인 듯하나, 후소를 지나치게 빨리 제기하면 시효중단을 위한 소로서의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 4) 후소 소송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채권자가 후소를 제기한 근본적인 이유는 전소 승소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로부터 변제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소송비용을 패소 당사자인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민사소송법 원칙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타당성이나 형평에도 맞는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가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채무자가 무자력인 경우가 보통이므로, 실제로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후소의 소송비용까지 받아낼 수 있는 경우도 별로 없을 것이다. 즉 후소 소송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하더라도, 실제 현실에서는, 다수의견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경우와 마찬가지의 결과(다수의견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가 될 가능성이 많다. 한편 이처럼 후소의 소송비용은 종국적으로 채권자의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많은데, 굳이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후소를 제기할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 후소 제기를 포기할지 여부를 채권자 스스로 선택하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후소가 남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보인다. 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법리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고, 이를 인정할 실익도 크지 않아 보인다. 1) 다수의견이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아래와 같은 의미로 이해된다. 즉 채권자는 후소로써 채무자를 상대로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후소를 제기할 수 있는 시기에 특별한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 이러한 후소에서 채권자는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만 주장·증명하면 되고, 전소 변론종결 후의 사정(청구이의사유)은 심리 대상이 아니다. 후소의 소송물은 전소의 소송물과 다르므로 전소 판결에서 확정된 소송물에 관한 기판력의 표준시는 여전히 전소 변론종결 당시로 유지된다. 따라서 채무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증명할 필요가 없고, 후소 판결 확정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청구이의사유에 대해서 주장하면 된다. 전소 판결 확정일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후소가 제기되더라도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어야 하고, 다만 채무자는 언제라도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후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음을 주장할 수 있다. 2) 그러나 우선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과연 ‘소송'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소송은 구체적 권리의무에 관한 분쟁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말하는 소송의 대상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이다. 이러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채무자가 다툴 여지가 전혀 없다. 그러한 사실이 판결로써 확인되었다고 하여 그 자체로 어떠한 법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소 제기 사실의 확인'은 소송의 대상이 아니라 ‘증명서'를 신청할 사항이다. 법원으로부터 소제기증명을 받으면 될 것을 가지고 상대방을 상대로 ‘소제기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피고가 다툴 수도 없고 다툴 필요도 없는 소송이 가능하다는 것인지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현재의 권리·법률관계이어야 하고 ‘사실'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다. 물론 ‘증서의 진정여부를 확인하는 소'(민사소송법 제250조) 등 그 예외가 있지만,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확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실관계(후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실)가 이러한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러한 사실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채무자가 다툴 여지가 없고 다툴 필요도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견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송물이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라고 하고 있고, 그 판결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중단'이라는 실체법상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대상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일 뿐이다. 그러한 사실 자체만으로는 곧바로 어떠한 법률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한 ‘재판상의 청구'가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있었다는 점 등까지 인정이 되어야 ‘시효중단'이라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수의견 스스로도, 채무자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전소 판결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후소 판결 확정 여부에 관계없이 언제라도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후소 판결 자체만으로는 시효중단의 효력 발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청구취지 자체가 ‘후소 제기 사실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일 뿐이다. 이를 가지고 채권자가 어떠한 ‘청구'나 ‘권리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이다. 시효중단은 재판상의 청구의 효과 중 하나일 뿐이다. 시효중단만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따로 존재한다고 보고, 그러한 소송을 거치면 재판상의 청구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은 순환론적 모순이다. 한편 다수의견이 근거로 삼고 있는 위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이나 92다47861 전원합의체 판결은, 채권자가 ‘해당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거나 ‘응소의 방법으로 해당 권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경우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 있다고 한 것으로서, 실체적 권리 자체는 확인이나 주장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과는 기본 전제 자체가 다르다. 요컨대, 다수의견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입법론적으로는 몰라도 현재의 민사소송의 틀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이다. 3) 위와 같은 법리적인 문제 외에도,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실효성에 의문이 있고 정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경우 오히려 이행소송의 경우보다 당사자의 불편이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행소송의 경우 지급명령이나 이행권고결정을 통해 채권자가 굳이 판결 절차를 거칠 것 없이 손쉽게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엄연히 ‘확인소송'이므로 반드시 판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송목적의 값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도 문제인데, 시효가 중단되는 채권의 가액으로 볼 경우 이행소송의 경우와 마찬가지가 되고, ‘소가를 산출할 수 없는 경우'로 보아 5,000만 원으로 볼 경우(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2)에는 이행소송의 경우보다 소송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견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경우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하고 소송목적의 값도 특히 낮게 책정하여 소송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제소기간에 제한을 두어서도 안 된다고 한다. 이는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현재보다 훨씬 더 용이하게 해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허용하는 것 자체에도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위와 같은 방향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민사소송법 제98조에서 엄연히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소송비용을 승소자인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만약 그러한 실무 운용이 가능하다면 시효중단 목적의 이행소송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소송비용을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하면 그만인 것이다. 4) 원칙에 대한 예외는 분명하고 최소한이어야 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기판력 원칙에 대한 예외이다. 예외를 인정하면서 다시 예외적이고 이례적인 소송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의 이행소송은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을 통해 허용된 이래 30년 이상 실무로 정착되었고 그동안 큰 문제점이나 혼란도 없었다. 최근의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이행소송이 허용됨을 재확인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삼스레 이행소송에 여러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굳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라는 낯설고 설익은 소송형태를 추가하여,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당사자의 편리보다는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상과 같이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 둔다. 5.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에 관한 대법관 김재형의 의견 가. 다수의견이 방론에서 취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견해에는 그대로 동의하기 어렵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로서 이행소송과 함께 해석을 통하여 다른 형태의 소송을 허용하고자 한다면, ‘청구권 확인소송'으로 충분하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입법을 통하여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지 법률의 해석을 통하여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가 있음을 확인한다'는 것으로, 그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분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송은 확인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분쟁이 있는 경우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형식적' 확인소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확인소송에서 상대방은 다툴 여지가 전혀 없어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특히 다수의견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 이행소송과 함께 위와 같은 확인소송을 추가적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라서 법률의 개정 없이는 확인의 이익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청구권 확인소송은 전소 판결의 소송물이자 전소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그 자체를 대상으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다. 예를 들어, 2000. 1. 1.자 대여를 원인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전소(前訴) 판결이 있은 경우에,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後訴)로 ‘2000. 1. 1.자 대여에 기초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100만 원의 채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청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의 청구'에는 이행청구는 물론 그 권리 자체의 확인청구도 포함된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형태의 확인소송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과 달리, 구체적인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형태이므로 종래 판례의 태도나 학설에 따르더라도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기판력 작용에 대한 예외로서 시효중단을 목적으로 한 이행소송을 허용하는 이상, 청구권 확인소송을 허용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시효중단을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형태의 확인소송을 허용한 사례가 있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방법으로 청구권 확인소송을 택할 경우 후소에서 같은 청구권에 관하여 집행권원이 추가로 생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행소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이중집행의 위험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 두 가지 형태의 확인소송을 간략히 비교해 보고자 한다. 1) 청구권 확인소송은 이행소송과 마찬가지로 전소 판결에 따른 채권의 소멸시효기간 만료가 임박한 때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위와 같은 시기의 제한 없이 언제든지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채권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기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제기할 이유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이 점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장점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확인소송에서는 이행소송과는 달리 집행권원이 추가로 생성되지 않아 이중집행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청구권 확인소송과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중집행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청구권 확인소송을 인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3) 청구권 확인소송에 의할 경우 이행소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판력의 표준시는 후소 변론종결일이 되므로, 전소 판결 변론종결일 후의 사정은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채무자는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후소에서 주장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이를 후소 변론종결일 후에 다시 주장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는 위 청구이의사유를 심리할 수 없고, 채무자는 후소 판결과 관계없이 언제라도 청구이의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 다수의견은 후소에서 청구이의사유를 심리하는 것에 따른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하나,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의 의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러한 결과가 반드시 부당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4) 청구권 확인소송에서 채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되면, 그 채권은 민법 제165조 제1항에서 정한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에 해당하여 소멸시효기간이 10년이 된다. 이와 달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는 승소판결을 받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이 민법 제165조 제1항에서 정한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에서 말하는 판결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청구권 확인소송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보다 채권에 관한 권리관계가 명확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라. 청구권 확인소송에 비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큰 이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청구권 확인소송을 허용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는 반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는 확인의 이익을 비롯하여 법리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적지 않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정책적 측면까지 고려하더라도, 이론적으로 문제가 많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굳이 무리하게 도입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이행소송과 청구권 확인소송의 경우 그 심리방법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채권자가 어느 소송을 선택하든 채무자나 법원이 별다른 혼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심리방법이 전혀 다르므로 이로 인한 혼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하자는 다수의견은 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확정판결이 있은 후에 시효완성에 임박하여 시효중단을 위해 다시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데서 오는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성을 지적한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이는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해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주장도 현행 민사소송법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서 이 문제도 입법사항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방론에서 다수의견이 취하고 있는 견해에는 그대로 따를 수 없다는 점을 별도의 의견으로 개진한다. 6.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기택의 보충의견 가.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함에 있어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의 형태로만 제기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는,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 외에 시효중단의 법률관계를 소송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되고, 오히려 후자의 방식이 원칙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 다수의견이 지적하듯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현행 실무의 태도는 법리적으로 무리일 뿐만 아니라 실무상으로도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문제점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어서,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면서도 중요하다. 다수의견이 대안으로 제시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이론적으로도 타당하고 실무상으로도 적절하다. 이하에서 그에 관한 몇 가지 근거에 관하여 보충하고자 한다. 1) 다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는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을 앞으로도 그대로 보유함을 전제로 단지 소멸시효를 연장하기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으로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에서 그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를 다시 심리하고, 이미 집행력 있는 확정판결을 보유한 채권자에게 다시 이행판결을 부여하는 것은 당사자가 의도하지도 않은 효과로서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채권자가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한 이상 그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기판력을 갖는 새로운 이행판결을 받고자 하는 의사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후소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라는 실질을 무시한 형식적인 지적에 불과하다.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후소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다시 판단 받고자 하는 의사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기존의 판례와 실무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그의 의사에 더 부합하는 절차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데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2) 채권자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해 오는 경우 채무자는 자신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주장·증명하면 되는 사유를 위 소송에서 제출하도록 강요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차단효가 발생하여 추후 후소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행해지더라도 이를 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지 여부와 그 시기에 관해 채무자가 가지는 자율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된다. 무릇 어떤 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자는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의 정리와 증거의 수집을 마쳐 모든 상황이 무르익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고, 그와 같은 법률적 지위와 이익은 함부로 무시되어서는 아니된다. 간혹 법률에서 일정한 제소기간을 정한 경우라도, 적어도 그 기간 내에서는 원고가 언제 소를 제기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상법 제529조 제2항이 합병무효의 소는 그 등기가 있은 날로부터 6월내에 제기하도록 규정한 취지에는, 합병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에 더하여, 합병과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법률효과를 가진 조직법적 행위에 대해 원고가 그 소송에 관한 주장을 정리하고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데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6개월의 제소 준비기간을 부여한 취지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회사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 등을 상대로 합병등기 다음 날 ‘합병무효사유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미쳐 준비가 되지 않은 주주 등으로 하여금 정리되지 않은 주장과 증거를 제출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정당한 소송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 이는 주주 등에게 보장된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채무자를 상대로 채권자가 후소로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이는 채권자로 하여금 민사집행법이 예정하지도 않은 ‘청구이의사유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후소에서 채무자가 유효하게 청구이의사유를 주장·증명하여 채권자 패소판결이 선고되더라도 전소 판결의 집행력은 사라지지 않으므로, 역으로 채권자는 전소 판결에 기해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고, 채무자는 결국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집행행위가 소송사기로 평가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집행 자체는 유효하여 집행에 따른 결과를 부인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채권자가 후소를 다른 형태의 소송으로 제기한 경우에는 필요하지 않았을 청구이의사유에 관한 주장을, 이행소송으로 제기해 온 바람에 제출하였으나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무익한 소송행위로 될 수 있는 것이다. 3)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제기는 채권의 관리·보전행위이므로, 성질상 그로 인한 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그 비용이 곧 소송비용이다 보니, 이 사건 원심을 포함하여 현행 실무는 예외 없이 그 비용을 패소한 채무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라는 이유만으로 소송물이 같은 이행소송에서 소송목적의 값을 달리 취급하거나 소송비용을 승소자인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이행소송으로 제기하는 한 위와 같은 결론 자체는 부득이한 것이나,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이와 같은 비용이 그 액수 측면에서도 결코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다. 예컨대 1억 원의 대여금청구를 하는 후소에서 쌍방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3심까지 거쳐 채권자가 승소한 경우 채무자가 부담해야 할 채권자의 소송비용액은 인지대와 변호사보수(2018. 3. 7. 개정되기 전의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산정)만 하더라도 16,447,500원에 달한다. 통상 채무자도 채권자와 비슷한 금액의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상정할 수 있고, 그 비용도 결국 채무자가 부담해야 할 것이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시효중단을 위하여 원금의 30%가 넘는 비용을 요구하는 소송 제도는 결코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앞에서 본 문제들은 모두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이 제기되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미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가 동일한 청구권에 기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그 소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고, 법령에 보다 간이하고 경제적인 특별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에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이를 소구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소송절차는 그 속성상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필요하고도 적절할 것을 요구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원칙적으로 확정된 전소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원고가 실질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사항을 심리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절차가 무익하기까지 하다는 점에서 소송제도의 기본적인 속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채무자의 지위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만들고, 실제로 많은 경우에 후소를 접하는 채무자는 이미 전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동일한 청구를 또 제기 당하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각각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이를 해결할 개별적인 방안이 존재한다면 그 방안들의 조합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겠으나, 후소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이상 그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전소와 소송물이 다른 새로운 형태의 소송을 허용하면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전소 판결과는 소송물을 달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통해 같은 문제를 야기하지 않으면서도 채권자는 보다 손쉽게 시효중단이라는 자신이 의도한 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기판력의 법리와 소송제도의 기본원리, 그리고 민법과 민사집행법의 법리에 보다 더 부합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라.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 있는지 등과 관련하여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나, 이는 다수의견이 적절히 밝힌 바와 같이 ‘재판상의 청구'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인소송으로서 ‘확인의 이익'도 있다. 1) 민법은 제168조 제1호에서 시효중단사유로 ‘청구'를 규정하고, 제170조부터 제174조까지 그 구체적 형태로서 재판상의 청구와 파산절차참가, 지급명령, 화해를 위한 소환과 임의출석, 최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민법이 청구를 시효중단사유로 삼은 것은 그것이 권리를 행사하는 것, 즉 권리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이익을 얻게 될 자에 대하여 그의 권리내용을 주장하는 것으로서, 이를 통해 시효의 기초가 되는 사실상태를 뒤집는다는 점에 있다. 재판상의 청구의 원칙적 형태는 소의 제기로서, 채권자가 원고가 되어 법원에 소송 절차를 개시하는 때에 재판상의 청구가 있게 된다. 그 소송의 형태는 이행소송은 물론 확인소송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판례는 이러한 재판상의 청구가 반드시 소의 제기여야 한다거나, 청구된 권리 자체가 소송물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일찍이 대법원 1979. 7. 10. 선고 79다569 판결은 ‘재판상의 청구를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와 일치시켜 고찰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고, 앞에서 본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다47861 전원합의체 판결은 ‘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원고가 되어 소를 제기한 데 대하여 피고로서 응소하여 그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경우'에도 시효중단 사유로서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고 하였으며,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은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오납한 조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한 확정판결의 피고가 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한 것은 상대방의 시효취득과 양립할 수 없는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표명한 것이므로, 이는 취득시효의 중단사유가 되는 재판상의 청구에 준하는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6다26961 판결 참조). 즉 판례는 이른바 ‘권리행사설'의 입장에서 시효중단의 근거를 권리자가 어떤 방법이나 형식에 의하더라도 그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권리 위에 잠자지 않는 자임을 표명하는 한편 시효의 기초인 사실상태를 파괴하는 데 있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민법이 청구를 시효중단사유로 삼고 있는 취지와 재판상의 청구에 관한 종래 판례의 태도를 고려하면, 시효중단사유로서 ‘재판상의 청구'의 의미를 반드시 이행청구나 권리 자체에 대한 확인청구로 제한하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하였다는 점에 관한 확인을 구하는 것도 채권자가 소의 제기라는 방식을 통해 그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자신이 권리 위에 잠자지 않는 자임을 표명한 때에 해당함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그로써 시효의 기초인 권리불행사의 사실상태가 파괴되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므로, 위와 같은 확인소송도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또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확인의 소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나 그 종류나 성질에는 제한이 없고, 어떠한 법률관계로부터 현재 또는 장래의 법적효과가 파생되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의 문제는 국민의 재판청구권 행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므로, 과거의 경직된 태도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7. 5. 17. 선고 2006다1905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종래 판례는 확인의 소로써 위험·불안을 제거하려는 법률상 지위는 반드시 구체적 권리로 뒷받침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그 법률상 지위에 터잡은 구체적 권리 발생이 조건 또는 기한에 걸려 있거나 법률관계가 형성과정에 있는 등 원인으로 불확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보호할 가치 있는 법적 이익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2429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2156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확인의 이익을 확대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판결이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채권자의 법률적 지위와 연관되어 있다. 즉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제기할 당시 실체법적으로는 전소 판결에서 확정된 채권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지 여부가 불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에 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장래 그 채권의 시효소멸 여부, 즉 채권의 존부라고 하는 법적 효과가 파생되어 나오므로, 시효중단을 위한 조치의 유무는 단순한 ‘사실'의 문제가 아닌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문제인 것이다. 또한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다시 동일한 청구의 후소를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보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소멸시효 완성을 막기 위한 보다 유효·적절한 수단으로서, 확인의 이익을 널리 인정하여 위와 같은 형태의 소송을 허용하여야 한다. 마.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허용되지 않고 이행소송만 허용된다고 하는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노정희의 의견(이하 ‘의견1'이라고 한다)과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청구권의 실체적 확인을 구하는 소송만이 허용될 수 있다고 하는 대법관 김재형의 의견(이하 ‘의견2'라고 한다)에 관하여 본다. 1) 의견1은 어차피 하나의 집행권원에 대해서 여러 통의 집행문이 부여될 수 있고, 주채무자·보증인과 같이 중첩되는 채권에 대해 별개의 판결이 확정될 수도 있으므로, 집행권원의 추가로 인한 이중집행의 우려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부분 주장은 다수의견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문제는 민사집행법이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에 관한 절차를 정하고 있음에도, 후소의 심리 과정에서는 그 절차가 준수되지 않고 준수가 요구되지도 않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를 질서 있게 통제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민사집행법의 취지가 잠탈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점은 채무자와 청구권이 동일할 것을 전제로 한다. 주채무자와 보증인에 대해 별개의 판결이 확정되어 서로 다른 집행권원이 발생하고 이에 대해 각별로 집행문이 부여되는 것은 채무자와 청구권이 달라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문제점과 차원을 달리하는 것임에도, 의견 1이 이를 혼동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 의견1은, 원칙에 대한 예외는 분명하고 최소한이어야 하고,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기판력 원칙의 예외이므로, 다시 예외적이고 이례적인 소송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원칙에 대한 예외가 최소한이어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판결이 갖는 효력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므로, 그 예외를 널리 인정하는 것은 자칫 소송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학설상 기판력의 예외로서 승소 확정판결이 있음에도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례로 판결원본이 멸실되어 집행문을 부여받을 수 없게 된 경우(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다1888, 1889 판결 참조), 판결 내용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집행을 할 수 없는 경우(대법원 1998. 5. 15. 선고 97다57658 판결 참조) 등이 소개되고 있으나, 이는 엄밀히 말하면 기판력의 예외라고 볼 수 없다. 판결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를 사후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고, 전소 판결의 내용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기판력의 범위 또한 특정할 수 없어, 이를 특정한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그것과 같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유일한 기판력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기판력의 법리는 민사소송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적 원리이다. 의견1과 같이 그 예외를 인정하려면 재심제도에서 보듯이 입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바로 이러한 기판력의 법리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기판력의 예외적 형태인 이행소송만을 허용하자는 전제에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또 다른 예외이니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다수의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의견2가 제시하는 형태의 청구권 확인소송도 가능함은 이미 다수의견에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의견2는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동일한 청구권에 대하여 중복하여 집행권원이 발생하고 민사집행법이 정한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 절차가 잠탈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청구권 확인소송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한 점을 제외하고는 앞에서 본 이행소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의견2는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나 타당할 수 있는 의견이다. 채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송에 드는 비용과 노력 및 효과가 동일하다면 새로운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는 이행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굳이 위와 같은 형태의 청구권 확인소송을 제기할 아무런 동기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 대한 심리와 처리에 관하여 몇 가지 보충하고자 한다. 1)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주문의 기재는 장차 사례의 축적에 의해 자연스럽게 실무가 정립될 것이다. 위 소송의 소송물이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와는 무관하게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하여 후소를 제기하였다는 시효중단의 법률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문에서는 당사자와 법원, 선고일자, 사건번호 등으로 이미 확정된 전소 판결을 적절히 특정한 후 그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를 예로 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수원지방법원 2004. 11. 11. 선고 2003가합15269 대여금 사건의 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이 사건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확인한다.”는 정도의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송비용과 관련하여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위 소송은 실질이 채권의 관리·보전행위이므로, 채권자가 원고로서 승소하더라도 그 소송비용을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으로 위 소송은 그 청구원인이 전소 판결의 확정과 후소의 제기 사실 뿐이고, 심리가 극히 단순하며 채무자가 이를 다툴 여지도 없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소송목적의 값을 대폭 낮추어 정하는 특칙을 둠으로써 소를 제기하는 채권자의 인지대와 변호사 비용 등 소송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등을 정비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사. 1) 절차법은 실체법상의 권리와 상태를 가장 잘 구현하도록 구축되고 해석되어야 한다. 행정법이 없으면 행정소송법이 필요 없고, 회사제도가 없으면 회사 관련 소송 절차가 존재할 이유가 없듯이, 절차법은 실체법질서를 구현하는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절차법이 불충분하여 실체법상의 권리 실현이 제한되거나 실체법질서가 어느 정도 변용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으나, 그로 인해 실체법상의 권리나 질서가 형해화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 민법은 재판상의 청구를 압류, 가압류, 가처분이나 승인 등 다른 시효중단사유와 동등하게 규정하고 있을 뿐 그에 대해서만 특별히 9년이라는 시효중단조치 금지기간을 설정해 두고 있지 않다. 또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소송비용은 일반 소송비용과 달리 그 실질이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으로서, 실체법상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함은 앞서 보았다. 그럼에도 현행 실무상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이 제기되는 결과 전소 판결 확정 후 9년 상당이 경과하지 않으면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하여 불허하고, 후소의 비용을 오로지 절차법적 측면에서 소송비용으로 취급하여 이를 채무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이는 명백히 실체법질서에 반하는 결과로서, 실체법질서가 절차법에 의해 왜곡되는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견해를 발견할 수 없으나, 이는 집행권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소와 그 시효중단만을 목적으로 하는 후소의 본질적 차이에 대한 인식부족 탓에 양자를 구별하여 고찰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시효중단을 위한 소송제도로 인한 이와 같은 민법 질서의 변형은 절차법이 근거 없이 실체법에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그러므로 그 해결책도 절차법 내에서 찾아야 한다.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 절차법질서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민법 질서를 무단히 변형시키는 데 반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후소의 소송물을 별개로 파악하여 실체법질서에 변형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절차법의 테두리 내에서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민법 질서를 수호함과 아울러 청구이의의 소 제기에 관한 채무자의 자율권 침해나 집행권원이 중복하여 발생되는 다른 절차상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와 동일한 현행 실무는 일견하여 원칙에 충실하고 일관성 있는 듯이 보이는 반면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소송물이 다르다는 이유로 원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피상적인 모습일 뿐이다. 진실은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전소와 후소의 성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실체와 절차 법률관계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바람직한 법질서의 모습을 구축하는 소송형태라는 점이다. 2) 앞서 보았듯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해 다시 소를 제기하는 데에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법리 및 실무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① 청구이의사유 부존재 확인소송의 창설 ② 민사집행법 규정을 잠탈한 여러 통의 집행문 부여 ③ 9년의 시효중단조치 금지기간 설정 ④ 채권 관리·보전비용의 채무자 전가 ⑤ 입법적 근거 없는 기판력의 예외 인정 비록 위와 같은 문제점에 불구하고 채권자가 후소로서 이행의 소를 선택하여 제기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그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히려 향후에는 새로운 방식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원칙적인 모습으로 실무가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행소송 형태의 후소가 가지는 여러 문제점을 명백히 인식하고서도, 그것을 단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수 없다고 하는 의견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과 국가로 하여금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도록 소송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마치 국가가 인프라를 잘못 구축하여 그것이 사회간접자본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간접비용'을 가중시켜 국민과 국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과 같다. 현행 실무가 안고 있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개선책을 강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당사자와 법원 모두에게 더 효율적이면서도 실체법질서를 가장 잘 구현하는 절차적 도구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이다. 아무쪼록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향후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원칙적인 형태로 활용되고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주심), 김재형, 조재연, 박정화,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지연손해금
소멸시효
대여금
전원합의체
상표법
외국유명상표
히요꼬
청우식품
우리말발음표기
2018-10-18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부산지방법원 2018나40461
청구이의
부산지방법원 제4민사부 판결 【사건】 2018나40461 청구이의 【원고, 피항소인】 서AA, 부산 ○○구 ○○로 **(○○*동) 【피고, 항소인】 이BB, 부산 ○○구 ○○로 **, *층(○○동, ○○○ 빌딩), 송달장소 부산 ○○구 ○○로 *, *층(○○동)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7. 12. 21. 선고 2017가단27101 판결 【변론종결】 2018. 7. 11. 【판결선고】 2018. 8. 22.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부산지방법원 2006차39618 대여금 사건의 집행력 있는 지급명령 정본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정지한다. 4.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5.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2006차39618 대여금 사건의 2006. 12. 28.자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을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 연대보증인인 서CC에게 채권액인 43,203,600원을 반분하여 각 21,601,800원씩 청구하여야 함에도 서CC에 대한 채권이 따로 존재한다는 허위의 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과 서CC에 대한 지급명령을 따로 받음으로써 합계 86,407,200원의 채무명의를 작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은 무효이다. 2)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후 이 사건 압류집행을 신청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따른 원고의 채무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이후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 전 피고가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을 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 2) 가사 달리 보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압류집행을 통하여 2017. 9. 28. 채권 금액 일부를 변제받았으므로, 이때로부터 소멸시효가 10년 연장되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지급명령의 효력 주채무자와 보증인은 공동하여 채권자에게 채무 전액을 변제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 서CC에 대하여 채권액을 반분하지 않고 각기 채권액 전부에 관한 지급명령 신청을 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과 서CC에 대한 지급명령을 별도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법원을 기망하여 채무명의를 편취하였다거나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재산명시신청과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 1) 재산명시결정과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대법원 판결 요지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2161 판결은, “재산관계명시결정에 민법 제168조 제2호 소정의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에 준하는 효력까지 인정될 수는 없고, 재산관계명시결정으로부터 6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는 등 민법 제174조에 규정된 절차를 속행하지 아니하는 한 상실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재산명시신청에 관하여 민법 제174조 ‘최고’로서의 효력만 인정한 것으로 재산명시절차가 강제집행의 보조절차 내지 부수절차 또는 강제집행의 준비행위와 강제집행 사이의 중간적 단계의 절차임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재산명시절차를 단순히 강제집행의 부수절차로 규정하여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서 최고의 효력만 갖는다고 보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2) 검토 소멸시효 제도는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그 자의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로서, 오랜 기간 동안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한 자는 이른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서 법률의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며 시효제도로 인한 희생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반대로 장기간에 걸쳐 권리행사를 받지 아니한 채무자의 신뢰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그 주된 존재이유가 있다.1) [각주1] 헌법재판소 2009. 10. 29. 선고 2008헌바4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위 제도는 시효기간 내에 채권자가 소 제기, 채권의 만족을 위한 보전절차 내지는 강제집행절차에 착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실행하는 경우 또는 그와 같은 권리실행행위를 할 수 없거나 그 행위를 하는 것이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채권자를 보호함으로써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상호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행 민법은 제168조에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청구(제1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제2호), 승인(제3호) 세 가지를 규정하며, 제174조에서 ‘최고는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또는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 최고를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 보고 있다. 민법 제168조 제2호가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석론에 의하여 확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2)가 있으나,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89880 판결 등에서 보는 것처럼 채권자의 배당요구나 채권신고 등을 압류에 준하는 독자적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결국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볼 것인지는 해석의 문제이지 입법론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각주2] 이재목, 재산명시신청과 소멸시효 중단효, Jurist 409(2006), 537면 참조. 재산명시절차는 일정한 집행권원에 기한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법원이 그 채무자로 하여금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하여 재산관계를 공개하고 그 재산목록의 진실함을 선서하게 하는 법적 절차로(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에 대하여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결정인 재산명시명령을 통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탐지할 수 있어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하고, 자기재산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그로 하여금 채무를 자진 이행하도록 유도하여 채무의 간접강제를 그 주된 목적으로 두고 있다.3) [각주3] 진성규, 재산명시절차 및 채무불이행자명부, 사법논집 제21집(1990), 354면 이하 참조. 재산명시신청을 하기 위하여는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에 필요한 문서가 요구되고 법원은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으며, 재산명시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는 1주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없거나 기각된 경우 법원은 재산명시기일을 정하여 출석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의 제출이나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며, 거짓의 재산목록을 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러한 점에서 재산명시절차는 다른 강제집행절차에 선행하거나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가 독립적인 절차이고4), 엄연히 법원의 재판절차이다. [각주4]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Ⅰ)(2014), 324면 참조.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하나로서 민법 제174조가 규정하고 있는 ‘최고’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 이행을 구한다는 채권자의 의사통지(준법률행위)로서5), 이에는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묵시적인 최고로써도 족하다. 이러한 점에서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요건의 구비를 필요로 하고 법원의 재판에 따라 이루어지는 재산명시절차와는 그 성질이나 요건, 효과 등의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개인이 아무런 형식 없이 재판 외에서 하는 의사의 통지인 최고를 법원의 정식 재판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재산명시명령과 동일선상에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각주5] 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41118 판결 참조. 압류는 확정판결 기타의 채무명의에 기하여 행하는 강제집행으로서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이고 가압류·가처분은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의 실행행위로서(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2161 판결 참조), 이들은 권리자의 강한 권리실행의사를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전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 그러나 채무자가 자진하여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내역과 소재를 채권자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재산을 은닉한 경우, 채권자는 위와 같은 보전절차에 착수할 수 없게 되거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이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러한 경우 시효중단을 위해서 채권자는 소를 제기하여야 하지만 채무자의 재산이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채권자에게는 무의미한 절차를 되풀이 하게 할 뿐이어서, 이는 매우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채권의 만족을 위한 보전절차나 강제집행절차와 같은 권리실행행위를 할 수 없거나 그 행위를 하는 것이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요건과 절차에 있어서 압류 등 강제집행과 대등할 정도로 엄격성을 가진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여 보아야 할 사정이 존재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멸시효제도의 대전제인바, 재산명시절차를 거친 채권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이 명백하며 이는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을 신뢰한 채권자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또한 법원 재판의 권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따라서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시효중단사유로서 규정한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 보되, 다만 재산명시신청을 통하여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등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 시에 소급하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살피건대, 이 사건 지급명령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채권은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날인 2007. 1. 20.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데, 피고가 2010. 11. 10. 원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0카명8245호로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을 하여 같은 달 12. 위 법원으로부터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진 후, 위 결정등본은 같은 달 16. 채무자인 원고에게 도달되었고, 2011. 1. 24. 재산명시기일이 열린 후 이 사건 재산명시절차는 2011. 6. 28. 집행기간도과로 종국 처리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일인 2010. 11. 10. 중단되었고, 재산명시절차가 종료된 2011. 6. 28.부터 새로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이 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이와 반대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6) [각주6] 이 판결은 법원조직법 제53조의2의 규정에 따라 제4민사부 소속 류호정 재판연구원의 조사·연구 등에 힘입어 완성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민희진, 이지혜
재산명시신청
시효중단
강제집행절차
청구이의소송
2018-09-05
엔터테인먼트
민사소송·집행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287156
손해배상(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가단5287156 손해배상(기) 【원고】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이원, 담당변호사 김학자, 우정우, 노영진, 박정호, 【피고】 1. 주식회사△△△엔터테인먼트, 2. 김AA,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박민성 【변론종결】 2018. 4. 10. 【판결선고】 2018. 8. 16.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엔터테인먼트는 원고에게 6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6. 11. 12.부터 2018. 8. 1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김AA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가운데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엔터테인먼트 사이에 생긴 부분 중 50%를 원고가, 나머지를 위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김AA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주식회사 △△△엔터테인먼트는 130,000,000원, 피고 김AA는 50,000,000원과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6. 11. 1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비만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주식회사 △△△엔터테인먼트(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가수로 활동하는 피고 김AA를 소속 연예인으로 두고 있었다. 나. 원고는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는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홍보할 모델로 피고 김AA를 기용하기로 하였다. 이에 원고의 광고대행사인 주식회사 ☆☆☆☆☆컴퍼니와 피고 회사는 2015. 9. 9. 전속모델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위 전속모델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 [각주1] 전속모델계약서(갑 제2호증)에 의하면, “갑”은 주식회사 ☆☆☆☆☆컴퍼니를 가리킨다. [각주2] “병”은 피고 김AA를 가리킨다. [각주3] “을”은 피고 회사를 가리킨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 광고모델 출연료 13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 김AA는 원고와 목표체중을 85kg으로 정하고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체중 감량에 노력한 결과 2016. 4. 28. 85.83kg을 달성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 김AA가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체중을 28kg 감량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여 송출하고 회사 페이스북과 인터넷 사이트에 홍보 영상을 올리는 등 광고 마케팅을 진행하였다. 피고 김AA도 그 무렵 여러 방송에 출연하여 체중 감량에 성공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마. 이와 같이 피고 김AA가 목표체중에 도달한 이후 원고는 한 달에 12회 관리하는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피고 김AA에게 제공하였는데, 피고 김AA는 방송 일정 등의 문제로 2016. 5. 이후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제대로 참여하지 아니하였고, 그 결과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6. 8.에는 체중이 95.42kg으로 목표체중보다 10kg을 초과하게 되었다. 바.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피고 김AA는 계약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감량된 체중의 유지를 위하여 매주 한 번씩 요요방지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여 관리를 받아야 하나, 한 번도 관리를 받지 않았다. 사. 이에 원고는 2016. 10. 12. 피고 회사에 이 사건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내지 5, 갑 제6호증 내지 갑 제9호증, 갑 제13호증, 갑 제14호증의 3, 4,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 가. 주장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들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의 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는 주식회사 ☆☆☆☆☆컴퍼니이지 원고가 아니므로 이 사건 계약에 근거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다툰다. 나. 판단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전속모델계약서를 작성한 주체가 주식회사 ☆☆☆☆☆컴퍼니인 사실, 이 사건 계약서는 주식회사 ☆☆☆☆☆컴퍼니를 “갑”으로 칭하면서 피고들이 “갑”에 대하여 부담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그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 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다60882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주식회사 ☆☆☆☆☆컴퍼니는 원고의 광고대행사에 불과한 점, 이 사건 계약서에 따르면 피고 김AA는 “갑”이 기획 및 제작하는 체중관리에 참여하여야 하고, “갑”과 동일 또는 유사업종인 다이어트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경쟁업체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으며, “갑”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는데, 피고 김AA는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원고가 기획하고 제작한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원고의 전속 모델로 활동하기로 되어 있는 점, 따라서 피고 김AA의 행위로 광고효과 내지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 회사는 주식회사 ☆☆☆☆☆컴퍼니가 아닌 원고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주식회사 ☆☆☆☆☆컴퍼니는 원고를 대행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효과는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 부분 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채무 발생 1)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 김AA로 하여금 원고가 기획 및 제작하는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 원고와 피고 김AA의 스케줄을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변경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전에 협의를 통해 변경하여야 하며, 피고 김AA가 정해진 날짜에 체중 관리를 받을 수 없을 때에는 사전에 그 사유를 통지하고 체중관리 일정을 조정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단순히 피고 김AA로 하여금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으로 그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피고 김AA가 위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 김AA를 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김AA가 체중감량에 성공하여 목표체중에 도달하였으나, 2016. 5.부터 제대로 체중관리를 받지 아니하여 체중이 다시 증가하였으며,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계약기간 종료 후에 참여하기로 한 요요방지 프로그램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제18호증 내지 갑 제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김AA가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체중을 감량한 것이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광고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고 김AA의 체중이 다시 증가한 내용도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진 사실, 이에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의 효과를 의심하면서 환불신청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피고 김AA로 하여금 원고의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여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 제9조에 따라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피고 김AA가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5항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피고 회사는 위 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하나, 뒤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 김AA가 위 조항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이 사건 계약 제9조는 피고 회사의 계약 위반으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계약금(광고모델 출연료)을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지불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민법 제398조 소정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같은 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란,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위와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 관행 등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광고모델 출연료로 지급한 금원이 130,000,000원인 점, 피고 김AA의 체중관리 실패로 원고의 매출이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그 전에 피고 김AA가 체중 감량에 성공함으로써 원고가 얻은 광고효과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매출 감소가 오로지 피고 김AA의 체중관리 실패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로 하여금 광고모델 출연료 전액을 손해배상예정액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과다하고,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당초 약정한 예정액의 50%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65,000,000원(130,000,000원 × 0.5)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 회사에 손해배상을 촉구한 2016. 10. 12.로부터 30일이 지난4)2016. 11. 12.부터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8.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각주4] 이 사건 계약 제9조 참조 4. 피고 김AA에 대한 청구 부분 가. 프로그램 관리비용 반환청구에 대하여 1) 피고 김AA가 2016. 4. 28. 목표체중을 달성한 이후 곧바로 체중이 증가하여 2016. 8.에는 목표체중보다 10kg을 초과한 95.42kg에 달한 사실,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3항에서 피고 김AA가 계약기간 혹은 계약 종료 후 감량한 목표체중에서 3kg 이상 증가해서 증가된 체중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계약기간 내 받은 프로그램 관리비용을 반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이에 의하면, 피고 김AA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에게 계약기간 내 받은 프로그램 관리비용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 김AA는,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3항이 피고 김AA의 신체적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3항의 문언이나 다른 조항, 특히 제5조 제2항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제5조 제3항은 피고 김AA가 계약기간 종료 후 1년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지 못하고 목표체중에서 3kg 이상 체중이 증가된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 사건 계약이 원고가 운영하는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하여 체결된 점과 체중유지의무 기간을 계약 종료 후 1년으로 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5조 제3항이 피고 김AA의 신체적 자유를 심하게 제한한다거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김AA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3항에 의하면, 피고 김AA는 계약기간 내 실제로 받은 프로그램의 비용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 김AA가 계약기간 내 받은 프로그램의 비용이 47,344,000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비용은 원고의 일반적인 고객에게도 적용되는 것이고 원고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만 주장할 뿐,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 결국 원고의 피고 김AA에 대한 프로그램 관리비용 상당액의 반환 청구는 그 반환액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1) 원고는, 피고 김AA가 체중관리에 실패한 모습을 공공연히 언론에 노출시키고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다이어트 모델로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시켜 원고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주어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5항을 위반하였으니,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무형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5항은 피고 김AA가 다이어트 모델로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형사처벌 이상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로 원고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 한편, 각 호에서 위와 같은 행위를 구체화한 행위를 예시하고 있다. 이 사건 계약의 목적과 제5조 제5항의 문언 및 체계에 비추어 보면, 여기서 ‘다이어트 모델로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원고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행위’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 김AA가 가지고 있던 긍정적인 이미지를 상당한 정도로 추락시킬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것인데, 피고 김AA가 체중관리에 실패한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켰다거나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다이어트 모델로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원고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김AA가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5항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 김AA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미선
손해배상청구소송
비만관리업체
체중관리업체
홍보모델
김태우
전속모델계약
2018-08-31
민사소송·집행
대법원 2018다227865
손해배상(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건】 2018다227865 손해배상(기) 【원고, 피상고인】 노인요양센터 ◇◇실버, 서울 ○○구 ○○로 ***, 대표자 ○○○,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홍경, 장희성, 이유진, 최아영, 김시온 【피고, 상고인】 양AA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3. 22. 선고 2017나59466 판결 【판결선고】 2018. 8. 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민사소송법 제51조는 ‘당사자능력은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 그 밖의 법률에 따른다.’고 정하고, 제52조는 ‘법인이 아닌 사단이나 재단은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단이나 재단의 이름으로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권리능력이 있는 자연인과 법인은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당사자능력이 있으나, 법인이 아닌 사단과 재단은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능력이 인정된다. 노인요양원이나 노인요양센터는 일반적으로 노인성질환 등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위하여 급식·요양과 그 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 즉 노인의료복지시설을 가리킨다. 이는 법인이 아님이 분명하고 대표자 있는 비법인 사단 또는 재단도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원심판결과 기록에 따르면, 원고는 서울 ○○구 ○○동 ***-**에 있는 노인요양시설의 명칭으로서, 법인이나 민사소송법 제52조가 정한 비법인 사단이나 재단에는 해당하지 않아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노인요양시설의 명칭에 불과한지, 비법인 사단이나 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는지를 심리하여 원고에게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한다. 이를 간과하고 이 부분 소의 본안에 관하여 심리·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당사자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사소송법
재단
노인요양원
사단
당사자능력
노인요양시설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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