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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연금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9헌바161
구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바161 구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소원 【청구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산경 담당변호사 전석진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65576 연금청구 【선고일】 2022. 1. 27. 【주문】 1.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2호 중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 및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2조 제1항 단서 중 ‘제47조 제1항 제2호의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 2.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0조 제1항 제2호 중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3. 6. 30.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수급자이면서 2014. 6.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회의원들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6. 2.경부터 그 무렵 개정·시행된 구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1항 제2호, 같은 법 부칙 제1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청구인들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위 각 조항은 퇴직연금수급자가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그 재직기간 중 퇴직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위 법 시행 전에 급여사유가 발생한 사람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다. 청구인들은 2018. 5. 25.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연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8구합65576호) 위 소송계속 중 위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4. 18. 기각되었다. 청구인들은 2019. 5.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공무원연금법’을 ‘법’이라 한다) 제47조 제1항 제2호 중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 및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2조 제1항 단서 중 ‘제47조 제1항 제2호의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구법 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한편 국회는 법을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하였는바, 개정 전 법 제47조 제1항 제2호는 개정 법 제50조 제1항 제2호로 조문위치가 변경되고 일부 문구가 수정되었을 뿐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개정 법 제50조 제1항 제2호는 그 위헌여부에 관하여 개정 전 법 제47조 제1항 제2호와 결론을 같이할 것이 명백하므로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0조 제1항 제2호 중 ‘지방의회의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라 한다)도 이 사건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헌재 2021. 6. 24. 2018헌가2 참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지급정지) ①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수급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재직기간 중 해당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한다. 다만, 제3호부터 제5호까지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근로소득금액이 전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의 100분의 160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선거에 의한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2조(급여지급에 관한 경과조치) ① 이 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급여의 지급은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다만, 제47조의 개정규정 및 부칙 제5조는 이 법 시행 전에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사람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0조(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지급정지) ①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수급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재직기간 중 해당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한다. 다만, 제3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근로소득금액이 전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의 160퍼센트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선거에 의한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관련 조항] 공무원연금법(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0조(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지급정지) ①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수급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재직기간 중 해당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한다. 다만, 제3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근로소득금액이 전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의 160퍼센트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이 법이나 군인연금법 또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을 적용받는 공무원·군인 또는 사립학교교직원으로 임용된 경우 3.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중 국가가 전액 출자·출연한 기관에 임직원으로 채용된 경우 4. 지방공기업법 제2조에 따른 지방직영기업·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중 지방자치단체가 전액 출자·출연한 기관에 임직원으로 채용된 경우 5.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에 따른 기관 중 지방자치단체가 전액 출자·출연한 기관에 임직원으로 채용된 경우 ③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자가 연금 외의 소득세법 제19조 제2항에 따른 사업소득금액 또는 같은 법 제20조 제2항에 따른 근로소득금액이 있고, 각 소득금액 또는 이를 합산한 소득금액의 월평균금액(이하 “소득월액”이라 한다)이 전년도 평균연금월액(퇴직연금액과 퇴직유족연금액을 합한 금액을 해당 수급자 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을 초과한 경우에는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에서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의 지급을 정지한다. 이 경우 지급정지액은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1. 전년도 평균연금월액을 초과한 소득월액(이하 “초과소득월액”이라 한다)이 50만원 미만인 경우: 50만원 미만 초과소득월액의 30퍼센트 2. 초과소득월액이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인 경우: 15만원 + 50만원 초과소득월액의 40퍼센트 3. 초과소득월액이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인 경우: 35만원 + 100만원 초과소득월액의 50퍼센트 4. 초과소득월액이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인 경우: 60만원 + 150만원 초과소득월액의 60퍼센트 5. 초과소득월액이 200만원 이상인 경우: 90만원 + 200만원 초과소득월액의 70퍼센트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재산권 침해 (1) 퇴직연금 중 2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은 재산권적 성격이 강하여 입법형성의 폭이 좁고, 지방의회의원으로서 받는 보수를 이중수혜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지방의회의원의 보수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퇴직연금 중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까지 그 지급을 정지하고 있어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 (2) 청구인들의 후불임금에 해당하는 퇴직연금까지 그 지급을 정지하는 것은 재산권의 소급적 박탈이므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된다. 설령 이 사건 구법 조항이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 나. 평등권 침해 이 사건 구법 조항은 법상 퇴직연금을 받는 지방의회의원을 법 제50조 제3호 내지 제5호에서 정한 기관 임직원 등 다른 연금수급자와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 다. 기타 주장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무원에 대한 연금지급을 연대보증한 국가의 계약상 의무 이행을 면제하고 있어 계약상 의무 이행 침해를 금지하는 법치주의원칙 등 헌법상 원리에 위배되며, 퇴직연금 중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의 지급을 정지하는 것은 보상 없는 수용에 해당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공무원연금 지급정지제도 (1) 공무원연금 의의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폐질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위의 사유와 같은 사회적 위험이 발생한 때에 국가의 책임 아래 보험기술을 통하여 공무원의 구제를 도모하는 사회보험제도의 일종이다(헌재 2003. 9. 25. 2001헌마93등). 공무원연금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금재정의 장기적 건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수명연장에 따라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연금재정의 건전성 확보는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다만 공무원연금 역시 개인 부담을 전제로 운영되는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개인 분배의 몫이 수긍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하고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2) 지급정지제도 (가) 의의와 유형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 포함)의 수급자가 수급기간 동안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연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① 퇴직연금의 수급자가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교직원으로 임용된 경우(법 제50조 제1항 제1호), 선거에 의한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제2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액 출자‧출연한 기관에 임직원으로 채용된 자의 근로소득금액이 전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 월액 평균액의 160퍼센트 이상인 경우(제3호 내지 제5호)에는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한다. 2015년까지는 법 제50조 제1항 제1호의 경우에만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하였으나, 2016년부터 이 사건 구법 조항을 포함한 제2호 내지 제5호가 신설되었다. 연금 전부의 지급이 정지되는 면에서는 동일하나, 제3호부터는 소득 정도를 고려하고 있는 면에서 제1호, 제2호와 구별된다. ② 퇴직연금의 수급자가 연금 외의 사업소득 또는 근로소득이 있고, 각 소득금액 또는 이를 합산한 소득금액의 월평균금액이 전년도 평균연금월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초과액의 단계에 따라서 일정 비율로 퇴직연금의 지급을 정지한다(소득심사제). 이 경우 지급정지액은 퇴직연금의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법 제50조 제3항). (나) 취지 이와 같은 지급정지제도는 퇴직공무원이 소득활동을 지속적으로 하여 생계 및 부양 필요성이 적은 경우에는 연금의 일부 또는 전부의 지급을 정지함으로써, 한정된 재원을 연금제도의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 연금재정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위 ① 유형의 경우에는 연금수급자가 국가의 부담, 즉 세금으로 보수와 연금이라는 이중의 수혜를 받게 되므로 연금지급을 정지함으로써 이중수혜를 막고자 하는 데도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① 유형의 경우에는 ② 유형과 같이 소득액과 연계한 연금의 지급정지나 지급정지액의 상한(연금의 2분의 1 초과금지) 등의 조건 없이 연금 전부의 지급정지를 규정하고 있다. (3) 지방의회의원 보수체계 (가) 보수체계와 지급액 지방자치법 제40조,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 등을 종합할 때,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하는 의정비는 의정활동비, 여비, 월정수당으로 구성된다. 의정활동비는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월 지급하는 경비를 말하고(지방자치법 제40조 제1항 제1호), 광역의회의원에게는 연 1,800만 원(월 150만 원), 기초의회의원에게는 연 1,320만 원(월 110만 원)이 일률적으로 지급된다. 의정활동비는 2003년 인상된 이래 현재까지 동결되어 있다. 여비는 공무여행을 허가받고 실제로 여행을 다녀오는 의원에게 지급되는 경비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결정한 금액을 지급기준으로 하고 있다. 월정수당은 지방의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매월 지급되는 것으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수, 재정능력,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고 있다(지방자치법 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2호). 이 사건 구법 조항이 시행된 2016년 기준 전국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월정수당을 보면, 매월 129.7만 원에서 370.8만 원 정도이고, 월 150만 원 이하의 월정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지방의회가 9개, 200만 원 이하의 월정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지방의회가 138개이다. 월 200만 원 이하의 월정수당이 지급되는 지방의회는 모두 기초의회이고, 퇴직연금수급자에 해당하는 지방의회의원 214명 중 174명(81.3%)이 기초의회의원이다. 그 후 지속적으로 월정수당이 증액되어 2020년 기준 월 150만 원 이하 월정수당이 지급되는 지방의회는 없고 월 150만 원 이상 160만 원 이하의 월정수당이 지급되는 의회가 6개, 월 200만 원 이하 월정수당이 지급되는 지방의회가 105개이다. 2016년과 마찬가지로 월 200만 원 이하의 월정수당이 지급되는 지방의회는 모두 기초의회이고, 퇴직연금수급자에 해당하는 지방의회의원 147명 중 108명(73%)이 기초의회의원이다. (나) 재정절감 효과 2016년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연금지급정지로 연간 약 68억 원의 연금재정이 절감되었으나, 2020년에는 약 47억 원의 재정이 절감되어 그 효과가 약 21억 원 감소하였다. 2016년 제7대 지방의회의원 중 지급정지 대상자가 214명이었던 반면, 제8대 지방의회의원 중 지급정지 대상자가 147명으로 67명(31.3%)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기초의회의원으로 좁혀서 보면 174명이던 지급정지 대상자가 108명으로 66명(38% 감소) 감소하였다. 거의 모든 재정절감 효과 감소분이 보수가 낮은 기초의회에서 발생하였다. 나. 제한되는 기본권 공무원연금법상의 각종 급여는 기본적으로 모두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공로보상 내지 후불임금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진다(헌재 1998. 12. 24. 96헌바73; 헌재 2002. 7. 18. 2000헌바57 참조). 특히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수급권은 경제적 가치 있는 권리로서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헌재 1994. 6. 30. 92헌가9; 헌재 2002. 7. 18. 2000헌바57 참조). 청구인들은 퇴직공무원으로서 퇴직연금을 수령하여 오다가 2014년 지방의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회의원들인바, 이 사건 구법 조항으로 지방의회의원 임기 동안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이 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이 제한받게 되는 기본권은 재산권이다. 이하에서는 이와 같은 재산권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구법 조항의 입법목적은 누적된 연금재정의 악화를 개선하여 공무원연금제도의 건실한 유지·존속을 도모하고, 퇴직연금수급자인 지방의회의원이 국민의 세금으로 연금과 보수라는 이중수혜를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퇴직연금수급권자인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퇴직연금 지급을 정지하면, 그만큼 연금지출이 감소하여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이 퇴직한 후 생계 및 부양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절한 소득을 보장하는 데 주된 취지가 있으므로, 연금을 정지하기 위해서는 연금을 대체할 만한 소득이 있을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정한 소득이 발생할 경우 생계 및 부양의 필요가 작아지거나 없어진다는 전제에 선 지급정지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지급정지의 요건과 내용을 정할 때 소득의 유무뿐만 아니라 소득 수준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이다(헌재 2003. 9. 25. 2000헌바94등 참조). (나)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의정비에는 의정활동비, 여비, 월정수당이 있는데, 지방의회의원이 받게 되는 보수가 이 사건 구법 조항에 의하여 지급정지되는 퇴직급여를 대체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지방의회의원의 ‘생계유지 또는 생활보장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급여’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공무여행의 실비변상을 위해 지급되는 여비를 보수로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의정활동비는 의정 자료의 수집·연구와 이를 위한 보조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 보전을 위하여 지급되는 것이므로,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의정활동비를 퇴직연금을 대체할 소득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방자치법의 취지에 위배된다. 지방자치법은 1988년 지방의회의원을 무보수인 명예직으로 규정하고 회기 중 일비와 여비만 지급하였고, 1994. 3.부터 매월 의정활동비를 지급하였는데 이는 비과세대상이고 그 이후에도 명예직 조항이 유지되다가, 2003년에 이르러서야 무보수 명예직 조항이 삭제되고 그 무렵 월정수당이 도입되었다. 이와 같은 입법연혁에 의하더라도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의정활동비를 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보수나 소득으로 고려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월정수당을 기준으로 연금을 대체할 만한 소득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 2016. 6. 기준 퇴직연금수급자인 지방의회의원 214명 중 172명(81.3%)이 퇴직연금보다 적은 액수의 월정수당을 받았고, 2020년 기준 퇴직연금수급자인 지방의회의원 147명 중 100명(68%)이 퇴직연금보다 적은 액수의 월정수당을 받고 있음에도 퇴직연금이 전액 정지되고 있다. 특히 군 소속 기초의회의원의 경우, 300만 원 안팎의 퇴직연금을 받다가 150만 원을 약간 상회하는 월정수당을 받음에도 연금 전액이 정지되어, 2020년 기준 정지된 연금월액과 월정수당의 차액이 100만 원이 넘는 지방의회의원이 36명(24.4%)에 이른다. 월정수당은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수, 재정 능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의 규모나 재정 상태에 따라 큰 편차가 있고, 그 내용이 수시로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낮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지급정지되는 연금액이 보수액보다 커 연금 전액정지의 전제조건으로서 연금을 대체할 만한 적정한 소득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연금전액의 지급을 정지하여, 지급정지제도의 본질 및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라) 지급정지제도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것임에도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같이 재취업 소득액에 대한 고려 없이 퇴직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할 경우 수급권자에게 재취업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정책목적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와 달리 기대여명이 증가하면서 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연금생활이 현저히 확대·연장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퇴직연금수급자의 소득활동 참여 유인 및 잠재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실효적인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금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월정수당이 퇴직연금보다 적은 경우에도 퇴직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정하고 있어 지급정지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연간 68억 원 정도의 재정절감효과가 있었는데,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실시된 지방선거 이후에는 다른 선출직 공무원과 달리 유독 퇴직연금수급대상자인 지방의회의원 수만 67명(그 중 66명이 월정수당이 적은 기초의회의원임) 감소하여, 연간 47억 원 정도의 재정절감 효과만 발생하였다(연간 21억 원가량 감소). 이와 달리 지방의회의원으로 선출된 퇴직연금수급자에 대하여 보수수준과 연계하여 연금의 일부만 감액하거나 적어도 연금과 보수의 합계액이 취임 전 퇴직연금보다 적지 않은 액수로 유지할 경우,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는 경우보다 퇴직연금수급자의 지방의회 진출이 많아질 수 있고, 연금지급이 감액되는 지방의회의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재정절감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독일이나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이 사건 구법 조항처럼 퇴직연금보다 적은 액수의 보수를 받음에도 퇴직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는 예는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중첩되는 액수의 범위 내에서 연금과 보수 중 일부를 공제하거나 연금과 보수의 구체적 액수를 고려해 일부를 감액하는 방식으로 선출직에 취임하여 보수를 받는 것이 생활보장에 더 유리하도록 지급정지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국가의 부담이 발생하는 연금과 보수 이중수혜라는 법적 상태는 연금과 보수 중 적은 부분을 지급하지 아니하거나 다른 항목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전부 해소되므로, 보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퇴직연금 전액의 지급정지가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마) 따라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지급정지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사회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한 연금과 보수 수령의 이중수혜를 막고 이를 통해 연금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공익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특정집단의 특별한 희생을 강요하여서는 안 되고 이는 그 대상이 공직자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공직에서 퇴직한 후 퇴직연금을 받는 공무원이 선출직 공무원으로 취임하여 새로 얻게 되는 보수가 기존의 연금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임에도 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여, 공직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보다 공직을 수행하는 경우에 오히려 생활보장에 불이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은,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 사건 구법 조항으로 발생하는 재산권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추구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비례관계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4) 소결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반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라.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1)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구법 조항이 재산권을 소급적으로 박탈하고 있다거나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한 이상, 이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2) 또한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구법 조항이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다거나 보상 없는 수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그 내용상 재산권 침해 주장과 다름없거나 이 사건 구법 조항의 내용과 관련이 없는 주장이므로 이에 대해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마. 헌법불합치결정과 적용중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법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위헌성은 연금지급정지제도 자체에 있다기보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받게 되는 보수가 기존의 연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는 것에 있고, 위와 같은 위헌성을 제거하는 방식에 대하여는 입법자에게 재량에 있으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한다. 그리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이미 개정되어 향후 적용될 여지가 없지만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으므로, 계속적용을 명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위헌선언의 효력이 당해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그 적용을 중지한다. 다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바, 당해사건에서는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 개정될 때를 기다려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18. 1. 25. 2017헌가7등 참조).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은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전부개정된 것으로서, 조문위치가 변경되고 일부 문구가 수정되었을 뿐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도 여전히 지방의회의원의 월정수당이 연금보다 적은 경우에도 연금전액이 정지되는 문제가 그대로 발생하고 있어,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을 선언하면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는 위헌적인 상태를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므로,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현행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인하여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연금정지의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23. 6. 30.까지는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적용 중지를 명하고,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2023.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이를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래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이 사건 구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헌법재판소 결정(헌재 2017. 7. 27. 2015헌마1052)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이나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남긴다. 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수십 년간 누적되어온 연금재정의 악화를 개선하여 공무원연금제도의 건실한 유지·존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퇴직연금 지급을 정지하게 되면, 그만큼 연금지출이 감소하여 공무원연금재정의 안정과 적자 해소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 최소성 (가)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폐질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법 제1조), 위의 사유와 같은 사회적 위험이 발생한 때에 국가의 책임 아래 보험기술을 통하여 공무원의 구제를 도모하는 사회보험제도의 일종이다(헌재 2003. 9. 25. 2001헌마93등 참조). 그런데 지방의회의원인 청구인들은 공무원으로 근속한 후 2015년 12월 말까지 공무원연금법 소정의 퇴직연금을 수령해 왔고, 지방자치법에 따른 구의원 또는 시의원, 도의원 등 지방의회의원으로 당선됨으로써 다시 소득활동을 계속하게 되었으므로 실질이 ‘퇴직’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청구인들이 지방의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받게 되는 보수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퇴직연금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1988년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원을 무보수 명예직(회기 중에 한하여 일비와 여비 지급)으로 하였다가, 1994. 3. 일비와 여비 외에 매월 의정활동비를 지급하도록 하였고, 2003. 7. 18. 무보수 명예직 조항을 삭제한 후 2005. 8. 법 개정으로 2006. 1.부터 월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매달 의정비(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를 지급받게 되었는데, 보건복지부장관이 2016년 고시한 기준 중위소득과 비교해보면, 2016년 기준 광역의원 월 평균의정비는 472.6만 원으로 4인 가구 중위소득(439.1만 원)과 5인 가구 중위소득(520.3만 원)의 중간 수준이고, 기초의원의 월 평균의정비는 313.9만 원(헌재 2017. 7. 27. 2015헌마1052결정에서 376.7만 원으로 기재된 것은 계산착오로 인한 오기임)으로 2인 가구(276.6만 원) 중위소득과 3인 가구 중위소득(357.9만 원)의 중간 수준이다. 2020년에도 광역의원 월 평균의정비는 490.8만 원으로 4인 가구 중위소득(474.9만 원)과 5인 가구 중위소득(562.7만 원)의 중간수준이고, 기초의원의 월 평균의정비는 333만 원으로 2인 가구 중위소득(299.1만 원)과 3인 가구 중위소득(387만 원)의 중간수준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면, 지방의회의원인 청구인들은 실질이 ‘퇴직’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연금을 통해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사회적 위험’이 발생한 자라고 볼 수 없다. (나) 퇴직연금수급자가 공무원이 되는 경우 보수를 받게 되는데, 이 때 국민의 세금으로 현직공무원으로서의 보수와 퇴직공무원으로서의 연금이라는 이중수혜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연금법은 퇴직연금수급자가 다시 공무원이 된 경우 그 기간 동안 연금 지급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의회의원들도 재차 공무원관계를 설정하여 다시 국가 등의 부담으로 보수를 받게 된 자들이라는 점에서 다른 일반 공무원과 차이가 없고, 퇴직공무원과 그 유족의 생활안정이라는 연금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보더라도 연금을 통해 생활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자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특별히 이들에 대해서만 연금 지급을 정지하지 않고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 청구인들은, 연금 지급정지 시 필수적으로 소득수준을 고려하여야 하고, 본인이 납부한 기여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임금 후불적 성격이 강하므로 1/2 범위 안에서만 지급정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서 연금액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하도록 한 것은, ‘소득정도에 따른 연금 지급의 필요성’ 외에 ‘국가 등의 부담으로 보수와 연금을 동시에 지급받는 것은 그 액수와 관계없이 그 자체가 이중수혜’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므로, ‘공무원이 아닌 다른 근로활동을 통하여 급여를 받게 된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연금수급자가 ‘재차 공무원관계를 설정하여 다시 국가 등의 부담으로 보수를 받게 된 경우’에는 반드시 구체적 소득수준이나 기여율을 고려하여 지급정지되는 연금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퇴직공무원이 사립학교교직원으로 재임용된 경우 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한 조항에 대하여, 비록 소득과 연계된 지급정지나 1/2 범위에서의 지급정지와 같은 제한규정을 두지 않았으나, ‘퇴직공무원이 사립학교기관에 재직함으로써 보수 기타 급료를 받고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의 적용을 받음과 동시에 법상의 퇴직연금까지 지급받으면 국가의 부담으로 중복하여 수혜를 받는 것이 된다’는 이유로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헌재 2000. 6. 29. 98헌바106 참조). (라)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법익 균형성 지방의회의원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그 임기 동안 퇴직연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으나, 매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으므로 경제적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수십 년간 누적되어온 연금재정의 악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이상 공무원연금제도의 정상적인 운영과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의 일환으로 두게 된 것이다. 2014년 재직 공무원의 기여금과 정부의 부담금 등 7조 7,148억 원의 연금수입이 발생하였음에도 퇴직급여 등에 10조 2,696억 원을 지출하였기 때문에 부족분 2조 5,548억 원의 연금수지 적자가 정부의 보전금으로 충당되었다. 당시의 공무원연금제도가 유지될 경우 퇴직급여는 2080년까지 약 5.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연금수지 적자를 메우는 정부의 보전금 규모가 2030년에는 14조 4,221억 원, 2060년에는 22조 4,007억 원, 2080년에는 34조 2,23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러한 입법배경과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 개선의 시급성과 불가피성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 균형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 심판대상조항 중 부칙 제12조는 퇴직연금수급자가 지방의회의원에 취임한 경우 그 재직기간 중 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한 법 제47조를 이 법 시행 전에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사람에 대하여도 적용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이미 종료된 과거의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새로운 법률이 소급적으로 적용되는 진정소급입법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나, 청구인들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법적 상태에 대한 신뢰를 법치국가적인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인지의 문제를 불러오므로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헌재 2008. 2. 28. 2005헌마872등 참조). (2) 일반적으로 국민이 어떤 법률이나 제도가 장래에도 그대로 존속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일정한 법적 지위를 형성한 경우, 국가는 그와 같은 법적 지위와 관련된 법규나 제도의 개폐에 있어서 법치국가의 원칙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최대한 보호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여야 한다(헌재 1997. 11. 27. 97헌바10; 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참조). 그런데 사회환경이나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른 필요성에 의하여 법률은 신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고, 변경된 새로운 법질서와 기존의 법질서 사이에는 이해관계의 상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국민이 가지는 모든 기대 내지 신뢰가 헌법상 권리로서 보호될 것은 아니고, 개정된 법규·제도의 존속에 대한 개인의 신뢰가 합리적이어서 권리로서 보호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헌재 2002. 2. 28. 99헌바4 참조). 결국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 입법을 통해 실현코자 하는 공익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1995. 10. 26. 94헌바12; 헌재 2008. 9. 25. 2007헌마233 참조). (3) 퇴직연금수급권의 성격상 그 급여의 구체적인 내용은 불변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재정, 다음 세대의 부담 정도, 사회적 여건의 변화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것이고, 공무원연금제도가 공무원신분보장의 본질적 요소라고 하더라도 ‘퇴직 후에 현 제도 그대로의 연금을 받는다’는 신뢰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정도로 확고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헌재 2005. 6. 30. 2004헌바42 참조). 연금의 내용은 그동안 재정 형편에 따라 무수한 변화를 겪어 왔고 지급정지제도 역시 그러하다. 지방의회의원의 경우 2006. 1.부터 월정수당의 지급으로 총 받는 금액이 상향조정되었다. 광역의원의 경우 2005년경 월 260만 원의 의정비(의정활동비와 회기수당을 합한 금액)가 2006년경 390.2만 원(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합한 금액)으로 증액되었고, 기초의원의 경우 2005년경 176.7만 원의 의정비가 2006년경 231.3만 원으로 증액되었다. 그 후 의정비는 지속적으로 증액되어 2020년에는 광역의원의 경우 평균 월 490.8만 원, 기초의원의 경우 평균 333만 원에 이르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의정비 체계의 개선으로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의정비가 보수로서의 성격을 보다 강하게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보수의 현실화로 과거의 법 상태에 대한 신뢰는 보호의 필요성이 적어졌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지방의회의원에 취임할 당시의 연금제도가 그대로 유지되어 그 임기 동안 같은 액수의 퇴직연금을 계속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신뢰는 보호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연금 지급정지제도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처음 도입된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제정 후 몇 차례에 걸쳐 시행된 바 있다.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는 별정직공무원’에 대하여는 1975. 4. 1.부터 1981. 11. 30.까지 연금 전액의 지급이 정지되었고, 1981. 12. 1.부터는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는 모든 공무원’에 대하여 연금 전액의 지급이 정지되었으며, 1989. 3. 18. 연금 ‘전액’ 지급정지가 ‘1/2’ 지급정지로 변경되었고, 소득심사제가 도입되면서 2005. 7. 1. 약 30년간 유지되어 왔던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연금 지급정지규정이 삭제되었다. 이와 같이 공무원연금제도가 시행된 후 선출직 공무원에 대하여는 오히려 연금 지급이 계속되었던 기간보다 정지되었던 기간이 훨씬 더 길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지방의회의원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계속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청구인들의 신뢰는 그다지 확고한 법질서에 기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공무원연금재정의 악화를 개선하여 공무원연금제도의 유지·존속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공무원연금은 제도 실시 후 약 60여 년이 경과하는 동안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로 그 내용이 크게 변화하였는바, 인구의 고령화와 연금수급자의 증가, 부담보다는 급여가 많은 불균형 수급구조 등이 겹치면서 1995년, 2000년, 2009년, 2015년 4차에 걸친 연금개혁에도 불구하고 재정은 악화되었다. 1960년 공무원연금법 제정 이후 30년간 연금회계의 수입이 지출을 웃돌면서 기금의 적립금도 순조롭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 후 30년이 지난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연금회계 적자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기금으로부터 적자를 보전받기 시작하면서 기금적립금액도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1993년 처음으로 연금지출이 기여금과 부담금에 의한 연금수입을 초과하여 연금회계적자가 발생하였고, 1995년에는 연금지출이 연금수입과 기금운용수입을 합한 금액을 초과함에 따라 적립된 기금으로부터 부족분을 충당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여기에 1997년 경제 위기 여파로 1998년과 1999년 공무원 대량퇴직이 발생하였고 이에 따른 대규모 연금회계 수지 적자를 기금으로 충당하여 1997년 6조 2,000억 원이던 연금기금 적립액이 1조 7,700억 원으로 감소하여 책임준비금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연금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00년 보전금제도를 신설하여 연금회계의 적자를 메우게 되었는데, 보전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여 2008년 1조 4,294억 원, 2009년 1조 9,028억 원이었다가, 2009년 연금개혁 이후 2010년 1조 3,071억 원으로 감소하였으나 다시 증가하여 2015년에는 3조 728억 원에 이르렀고, 2015년 연금개혁으로 2016년 2조 3,189억 원으로 감소하였다가 2020년에는 다시 2조 5,644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재정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공무원연금제도의 장기적 운영과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는 매우 중대하다. (4)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공무원
공무원연금법
퇴직연금
2022-01-27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8헌마1162, 2020헌바428(병합)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 위헌확인 등,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마1162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 위헌확인 등, 2020헌바428(병합)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위헌소원 【청구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청구인】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2018헌마1162)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74799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2020헌바428) 【선고일】 2022. 1. 27. 【주문】 1. 국회법(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의2 제1항 본문은 헌법에 위반된다. 2. 청구인 오○○, 청구인 강○○, 청구인 김○○, 청구인 이○○, 청구인 이□□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18헌마1162 청구인 오○○, 청구인 강○○, 청구인 김○○, 청구인 이○○, 청구인 이□□(이하 ‘청구인 오○○ 등’이라 한다)는 2018. 11. 22. 피청구인에게 국회 정보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이하 ‘이 사건 회의’라 한다)에 대한 방청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국회 정보위원회 사무처 담당직원이 청구인 오○○ 등에게 ‘국회법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회의는 방청 허가 여부 자체가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문서로 답변을 보내줄 수 없다’는 내용을 유선으로 전달하였을 뿐, 피청구인은 달리 청구인 오○○ 등의 방청신청에 대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청구인 오○○ 등은 이 사건 회의를 공개하지 않은 피청구인의 조치 및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이 헌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 오○○ 등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2018. 12. 4.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0헌바428 청구인 김□□은 2019. 4. 8. 국회사무총장에게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3차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회의록 중 특정 부분의 공개를 청구하였으나, 국회사무총장은 2019. 5. 3.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 및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청구인 김□□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하였다. 이에 청구인 김□□은 위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서울행정법원 2019구합74799), 재판 계속 중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20아11343), 2020. 7. 24. 위 청구 및 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20. 8.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2018헌마1162 청구인 오○○ 등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이 사건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한 조치의 위헌확인 및 이러한 조치의 근거규정인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방청신청에 대한 허가 여부를 정하는 것은 상임위원회 위원장에게 속하는 권한이므로(국회법 제55조 제1항, 제57조 제8항), 피청구인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확정하기로 한다. 또한 방청신청에 대한 불허는 별도의 형식 없이 구두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정보위원회 소속 직원이 청구인 오○○ 등의 방청신청에 대하여 ‘국회법 규정에 따라 방청 허가 여부 자체가 논의될 수 없다’는 의사를 유선으로 전달함으로써 피청구인은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회의의 방청을 불허한다는 거부의사를 사실상 확정적으로 표명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청구인 오○○ 등의 방청을 불허한 작위행위를 심판대상으로 본다. 나. 2020헌바428 청구인 김□□은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당해사건에 적용되고 청구인 김□□이 구체적으로 위헌성을 다투는 부분은 위 조항 중 본문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2018헌마1162 사건의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청구인 오○○ 등의 이 사건 회의 방청을 불허한 행위(이하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라 한다) 및 국회법(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의2 제1항 본문이 청구인 오○○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2020헌바428 사건의 심판대상은 국회법(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의2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회법(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의2(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 ① 정보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공청회 또는 제65조의2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의결로 이를 공개할 수 있다. [관련조항] 대한민국 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0조 ①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② 공개하지 아니한 회의내용의 공표에 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구 국회법(2018. 7. 17. 법률 제15713호로 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상임위원회와 그 소관) ① 상임위원회의 종류와 소관 사항은 다음과 같다. 16. 정보위원회 가. 국가정보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 나.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대상 부처 소관의 정보 예산안과 결산 심사에 관한 사항 국회법(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된 것) 제37조(상임위원회와 그 소관) ① 상임위원회의 종류와 소관 사항은 다음과 같다. 16. 정보위원회 가. 국가정보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 나. 국가정보원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대상 부처 소관의 정보 예산안과 결산 심사에 관한 사항 국회법(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된 것) 제54조의2(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 ② 정보위원회의 위원 및 소속 공무원(의원 보좌직원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직무수행상 알게 된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을 공개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해서는 아니 된다. ③ 정보위원회의 활동을 보좌하는 소속 공무원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장에게 신원조사를 의뢰하여야 한다. ④ 이 법에서 정한 사항 외에 정보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회규칙으로 정한다. 제55조(위원회에서의 방청 등) ① 의원이 아닌 사람이 위원회를 방청하려면 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57조(소위원회) ⑤ 소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소위원회의 의결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75조(회의의 공개) ① 본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의장의 제의 또는 의원 10명 이상의 연서에 의한 동의(動議)로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118조(회의록의 배부‧배포) ① 회의록은 의원에게 배부하고 일반인에게 배포한다. 다만, 의장이 비밀 유지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부분에 관하여는 발언자 또는 그 소속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게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④ 공개하지 아니한 회의의 내용은 공표되어서는 아니 된다. 다만, 본회의 의결 또는 의장의 결정으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소멸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공표할 수 있다. ⑤ 공표할 수 있는 회의록은 일반인에게 유상으로 배포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된 것)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①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대통령령 및 조례로 한정한다)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18헌마1162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와 그 근거 법률인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사공개원칙에 위반되고, 일체의 예외 없이 모든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 권리를 침해한다. 나. 2020헌바428 심판대상조항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배제하여 국민주권주의에 위반되고, 헌법 제50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의사공개원칙은 같은 항 단서의 헌법유보 조항에 의해서만 제한될 수 있으므로 헌법 제50조 제1항의 의사공개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내용 중 국가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보로서 그 공개가 부적절한 경우만을 비공개대상으로 할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정보위원회의 모든 의사를 비공개하고 이에 대해 국민이 통제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하고 있지 아니하여 알 권리를 침해하고, 다른 상임위원회와 달리 정보위원회 회의만 비공개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관한 판단 청구인 오○○ 등이 방청을 신청하였던 이 사건 회의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심판청구 당시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관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다만,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한다(헌재 2011. 12. 29. 2009헌마527; 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 참조).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대해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것인지를 살펴본다.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는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와 유사한 기본권침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현존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청구인 오○○ 등이 종국적으로 다투고자 하는 것 역시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이다. 따라서 청구인 오○○ 등의 주장 취지 및 권리구제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하여 본안 판단에 나아가는 이상,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지 아니한다(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 참조). 따라서 청구인 오○○ 등의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판단 가. 국회 의사공개원칙 및 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 개관 (1) 의사공개원칙 헌법 제50조 제1항 본문은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라고 하여 의사공개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의사공개원칙은 의사진행의 내용과 의원의 활동을 국민에게 공개함으로써 민의에 따른 국회운영을 실천한다는 민주주의적 요청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국회에서의 토론 및 정책결정의 과정이 공개되어야 주권자인 국민의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가능하고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의제에 대하여 이해하고 의견을 발표할 수 있도록 정보가 제공되고 국가의사결정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가 부여되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공개원칙은 대의민주주의 정치에 있어서 공공정보의 공개를 통해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요소라 할 수 있다(헌재 2009. 9. 24. 2007헌바17 참조). 의사공개원칙은 방청 및 보도의 자유와 회의록의 공표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의사공개원칙의 헌법적 의미를 고려할 때, 헌법 제50조 제1항 본문은 단순한 행정적 회의를 제외하고 국회의 헌법적 기능과 관련된 모든 회의는 원칙적으로 국민에게 공개되어야 함을 천명한 것으로(헌재 2000. 6. 29. 98헌마443등 참조), 국회 본회의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회의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본회의든 위원회의 회의든 국회의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하여야 하며, 원하는 모든 국민은 원칙적으로 그 회의를 방청할 수 있다(헌재 2000. 6. 29. 98헌마443등; 헌재 2010. 12. 28. 2008헌라7등 참조). 다만, 의사공개원칙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 국회법 역시 의사의 공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회법 제75조 제1항은 “본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의장의 제의 또는 의원 10명 이상의 연서에 의한 동의로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원회 회의의 공개에 대해서는 명문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아니하나 국회법 제71조에 따라 국회법 제75조 제1항이 위원회의 회의에도 준용된다. 나아가 국회법 제57조 제5항에서 “소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소위원회의 의결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소위원회 회의 역시 공개가 원칙임을 명시하고 있다. (2) 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 (가) 국가정보원(정보위원회가 신설될 당시에는 그 명칭이 ‘국가안전기획부’였으나, 1999. 1. 21. 법률 제5681호로 국가정보원법이 개정되면서 ‘국가정보원’으로 기관의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현행법을 기준으로 양자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국가정보원’으로 표시하기로 한다) 소관에 속하는 사항과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예산안과 결산 심사에 관한 사항은 본래 국방위원회의 소관사항이었으나, 국회법이 1994. 6. 28. 법률 제4761호로 개정되면서 국회법 제37조 제17호에 정보위원회가 신설되어 정보위원회의 소관사항으로 이관되었다. 이는 별도의 상임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국내 유일의 정보기관으로서 다른 행정부처와 성격을 달리 하는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보위원회가 신설되면서 국가의 기밀정보를 다루는 정보위원회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보위원회의 경우 위원정수를 12인으로 국회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국회법 제38조 단서), 정보위원회 위원은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부터 해당 교섭단체 소속 의원 중에서 후보를 추천받아 부의장 및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선임하거나 개선하도록 하되, 다만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당연직 정보위원회 위원이 되도록 하며(국회법 제48조 제3항), 정보위원회에 국가정보원 소관 예산안과 결산에 대한 실질적인 최종 심사권을 부여하고(국회법 제84조 제4항), 국가정보원의 예산심사를 비공개로 하도록 하였다(국가정보원법 제16조 제7항). 이외에도 정보위원회 신설 당시에는 정보위원회의 경우 폐회 중 최소한 월 1회 정례회의를 개회하도록 정하고 있었으나[구 국회법(1994. 6. 28. 법률 제4761호로 개정되고, 2016. 12. 16. 법률 제143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이후 2016. 12. 16. 법률 제14376호로 국회법을 개정할 당시 3월과 5월에 1회 이상 정례회의를 개회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가, 2020. 12. 22. 법률 제17756호로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삭제하는 등, 입법자는 정보위원회를 다른 위원회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게 규정하였다. 또한 국회법은 국회법 제54조의2에서 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규정을 마련하여, 정보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하지 아니하고(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본문), 정보위원회의 위원 및 소속 공무원은 직무수행상 알게 된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을 공개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되는 의무를 부담하며(국회법 제54조의2 제2항), 기밀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 가중처벌되고(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3), 정보위원회의 활동을 보좌하는 소속 공무원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장에게 신원조사를 의뢰하도록 하였다(국회법 제54조의2 제3항). (나) 1994. 6. 28. 법률 제4761호로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은 이후 2005. 7. 28. 법률 제7614호로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공청회 또는 인사청문회는 위원회의 의결로 공개할 수 있다는 예외를 규정하였고, 2018. 4. 17. 법률 제15620호로 개정되기는 하였으나, 일부 자구의 수정을 제외하고는 내용의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에서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특례를 마련한 것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서도 국외 정보 등을 수집하고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에 대한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정보원 직무의 성격을 고려하여(국가정보원법 제4조 제1항) 국가의 기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나. 쟁점 (1) 알 권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에 대한 참여를 보장하고,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을 도모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수집의 자유와 권리를 의미한다(헌재 1991. 5. 13. 90헌마133 참조). 국민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에의 접근 및 수집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이 그들이 선출한 대표자의 의정활동을 파악하고 비판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에 내재된 헌법적 요청이다. 특히 헌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국회의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하고, 국민은 국회의 회의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헌재 2009. 9. 24. 2007헌바17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명시적으로 국회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의사공개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50조 제1항에 반하거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배제하여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되고 다른 상임위원회와 달리 정보위원회 회의만 비공개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정보위원회 회의를 일률적으로 비공개하는 것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의사공개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과 사실상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다. 의사공개원칙 위배 여부 (1) 헌법 제50조 제1항의 해석 헌법 제50조 제1항은 의사공개원칙을 명문으로 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의사공개원칙은 의사진행의 내용과 의원의 활동을 국민에게 공개함으로써 민의에 따른 국회운영을 실천한다는 민주주의적 요청에서 유래한 것이다. 국회에서 하는 토론 및 정책결정의 과정이 공개되어야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 참여,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사를 공개함으로써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정치적 야합이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공개원칙은 대의민주주의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불가결한 요소이다(헌재 2000. 6. 29. 98헌마443등 참조). 헌법 제50조 제1항은 본문에서 국회의 회의를 공개한다는 원칙을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러한 헌법 제50조 제1항의 구조에 비추어 볼 때, 헌법상 의사공개원칙은 모든 국회의 회의를 항상 공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나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가 정하고 있는 회의의 비공개를 위한 절차나 사유는 그 문언이 매우 구체적이므로, 예외적인 비공개 사유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헌법 제50조 제1항으로부터 일체의 공개를 불허하는 절대적인 비공개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회의의 내용이 국가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나 회의의 구성원인 출석의원 과반수가 회의의 공개에 찬성하는 경우에도 회의를 공개할 수 없도록 정하여, 국회의 회의의 공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헌법 제50조 제1항의 문언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한 내용의 국회의 회의나 특정 위원회의 회의를 일률적으로 비공개한다고 정하면서 공개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은 헌법 제50조 제1항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는지 여부 정보위원회는 국민이 선출한 대표로 하여금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재량의 남용, 밀행성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 통제의 한 방법이므로, 정보위원회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국가안전보장에 위험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한 회의를 공개하여 국민의 비판 또는 견제가 가능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정보위원회의 회의 일체를 비공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의결로 공개할 수 있는 것도 공청회와 인사청문회뿐이어서(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 단서), 이를 제외하고는 출석한 정보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정보위원장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무관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도 회의를 공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정보위원회 활동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견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바, 이는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49조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의 존재 자체가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의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없다.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는 번거롭더라도 개별·구체적인 회의마다 회의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실질적인 합의나 회의 내용을 고려한 위원장의 결정을 통해 공개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하라는 취지이다(헌재 2000. 6. 29. 98헌마443등 참조).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 또는 ‘위원장의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결정’은 각 회의마다 충족되어야 하는 요건으로 이를 달리 해석할 여지는 없으며, 입법과정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의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는 것은 헌법 제50조 제1항을 장식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해석이다. 만일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여 의결되어 국회법으로 성립되었다는 이유로 헌법 제50조 제1항의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해석하게 되면, 본회의를 포함한 모든 국회의 회의를 비공개한다는 내용의 입법이 이루어져도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한 것이 되어 헌법재판소로서는 이러한 입법이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 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의사공개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50조 제1항은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3) 소결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청구인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고, 이 사건 방청불허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의사공개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보므로,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을 개진한다. 가. 의사공개원칙 위배 여부 (1) 헌법 제50조 제1항의 해석 헌법은 국가의 최고규범으로서 헌법규범을 해석함에 있어 그 문언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개별 헌법규범이 정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항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는 시대의 변화나 현실상황을 고려하여 전체 헌법 체계 내에서의 정합적인 해석을 통해 그 구체적 의미를 도출하는 것이 허용된다. 헌법 제50조 제1항은 본문에서 국회의 회의를 공개하도록 정하여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불가결한 요소인 의사공개원칙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단서에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이에 대한 예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의사와 그 내부 사항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가지며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 역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는 경우를 회의의 비공개사유로 정함으로써 국회 회의의 공개 여부에 관하여 회의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허용하고 있는 점,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에서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것은 국가안전보장을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는 사유의 하나로 정하고 이러한 사유가 인정되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 국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음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헌법 제50조 제1항의 회의에는 단순한 행정적 회의를 제외한 국회의 헌법적 기능과 관련된 모든 회의 및 위원회의 회의가 모두 포함되는데(국회법 제71조, 제75조 제1항) 현행 헌법이 개정된 1987. 10. 29. 이후 국회의 상임위원회가 폐지되거나, 명칭이 변경되거나, 신설되기도 하여 헌법 제50조 제1항이 현재 국회법에 규정된 상임위원회의 개별적인 특수성을 모두 고려하여 예외사유를 구체적이고 열거적으로 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헌법 제50조 제1항은 대의민주주의의 전제가 되는 의사공개원칙을 명문으로 규정하여 주권자인 국민이 정보를 제공받고 국가의사결정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부여하면서도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절차적 요건과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필요라는 내용적 요건을 의사공개원칙을 제한할 수 있는 핵심적인 사유로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헌법 제50조 제1항은 국회 스스로 회의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 자율권 행사에 대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조항인 것이다. 이처럼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는 국회 회의의 비공개를 위해서 모든 회의마다 반드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나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의장의 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하는 조항이라기보다는 회의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비공개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거나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의사공개원칙에 대한 예외가 허용된다는 것으로, 국회의 자율권의 한계를 개방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따라서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회의 내용의 비공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구성원들의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개별 회의에서 회의의 비공개를 위해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에서 열거하고 있는 절차나 요건을 생략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면, 이는 국회의 자율권의 한계 내에 있는 것으로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예컨대, 국회법 제158조는 “징계에 관한 회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본회의나 위원회의 의결이 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회의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위원회의 심사, 안건 심의, 본회의 상정 및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로 이러한 법률안이 통과되었다면, 징계에 관한 회의의 비공개에 있어 개별 회의마다 의결 및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장의 결정이라는 요건을 생략하더라도 이를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2)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국회법은 국회의 회의운영과 조직을 규정하는 근간이 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국회의 자율적인 영역에 관해 정하는 법률이다. 따라서 입법자는 헌법 제50조 제1항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각 위원회의 특성에 따라 회의의 비공개에 관한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를 국회법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헌법과 국회법의 체계에 비추어 타당하다. 국회는 헌법이나 법률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의사의 공개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할 수 있고, 특히 국회 회의의 절차적 사항을 정하고 있는 국회법 조항에 관해서는 헌법이 정한 자율권의 한계를 명백히 넘어서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이를 존중함이 바람직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먼저 정보위원회는 국가정보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 및 국가정보원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대상 부처 소관의 정보 예산안과 결산 심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바, 정보위원회의 모든 회의는 실질적으로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므로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회의의 비공개가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일률적으로 회의를 비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이는 개별 회의마다 일정 수 이상의 구성원의 동의나 위원장의 비공개 결정과 같은 절차를 따를 필요 없이 헌법에서 정한 비공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법률의 형식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50조 제1항의 취지를 고려할 때, 국회는 헌법 제50조 제1항 단서가 적시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보다 더 엄격한 본회의 의결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법률의 형식으로 위원회 회의의 비공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본회의 의결을 통해 국회가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필요를 고려하여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결정한 이상, 개별 회의마다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장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는 요건을 생략하도록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국회법은 1994. 6. 28. 신설된 정보위원회가 국가의 기밀정보를 다룬다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보위원회에 관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다. 심판대상조항 역시 국가안전보장을 위해서는 정보위원회 회의의 비공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헌법 제50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절차적 요건과 내용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마련된 것인바,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50조 제1항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50조 제1항의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의사공개원칙에 관하여 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으로, 정보위원회 회의를 비공개하는 것은 국외 정보 등을 수집하고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에 대한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정보원 직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국가의 기밀을 보호하고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의 안전보장은 독립적 주권국가로서 국가의 존립과 영토의 보전, 국민의 생명·안전의 수호를 위한 불가결한 전제조건이자 모든 국민이 자유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라 할 것이므로(헌재 2011. 8. 30. 2008헌가22등 참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공청회와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비공개하는 것은 이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심판대상조항은 정보위원회 회의가 국가기밀 등 국가안전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모든 정보위원회 회의를 비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정보위원회 회의를 안건의 내용만을 기준으로 국가안전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원활하고 효율적인 의사진행을 곤란하게 한다. 정보위원회의 소관 사항은 국가정보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 일체로 국가정보원법 제8조, 제16조 제7항 등 법률에서 비공개로 규정한 국가정보원의 조직, 소재지, 정원, 예산 등이 포함되고, 성질상 국가기밀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을 별도로 분리하기 어렵다. 특히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대통령의 명령에 귀속되는 국가기관을 적절하게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이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대통령 소속으로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국가정보원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가정보원장을 포함하여 국가정보원 관계자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충실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어야 하며, 국회의원들 사이에 활발한 의견 교환도 필요하다. 그런데 안건의 내용을 기준으로 회의를 공개하게 되면 국가정보원장이나 관계자들이 정보제공이나 의견제시를 꺼릴 수 있고, 국회의원들 역시 국가의 안전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을 논의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정보위원회 회의내용을 세세하게 구분하여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사항과 관련이 없는 사항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개별 회의마다 의결이나 의장의 결정을 거쳐 일일이 회의의 공개 또는 비공개를 결정할 경우 국가정보업무에 대한 국회의 효율적인 통제라는 정보위원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각 안건의 주제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다음으로 회의를 원칙적으로 비공개하되 위원회의 의결 또는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각 회의마다 일일이 공개 또는 비공개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 역시 국가정보업무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효율적 통제라는 정보위원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특히 방청 및 보도를 허용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회의의 공개 여부를 사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안건의 주제만으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신청 시기에 따라 판단 시점이 촉박하여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보위원회 회의를 일률적으로 비공개하면서 이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알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의사공개원칙에 관한 헌법 제50조는 국회 회의의 공개 여부에 관하여 회의 구성원의 자율적 판단을 허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각 위원회는 위원회 소관 업무의 성격, 심사대상인 의안의 특성, 회의 공개로 인한 장단점, 그간의 의사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회의 공개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헌재 2000. 6. 29. 98헌마443등 참조). 나아가 의사공개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각 국이 각자의 현실과 회의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 내용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은 연방의회의 회의는 공개하되(기본법 제42조 제1항) 위원회 회의는 원칙적으로 비공개하도록 정하면서(연방의회 의사규칙 제69조 제1항) 다만 의결로써 위원회 회의의 공개 여부를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연방정보기관을 통제하는 통제위원회의 심의에 대해서는 이를 비밀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연방의회통제법 제10조 제1항). 미국 의회에서는 상원 정보특별위원회와 하원 상설정보특별위원회가 정보기관에 대한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 회의는 공개함이 원칙이나 상원 정보특별위원회 회의의 경우에는 국방 또는 연방정부의 기밀한 외교관계 수행상 비밀을 요하는 사항이 공개되는 경우 등 ‘상원 의사규칙’ 제26장 제5조 제b항에 열거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이를 비공개할 수 있고(상원 의사규칙 제26장 제5조 제b항), 하원 상설정보특별위원회 회의의 경우에는 국가안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는 경우, 민감한 수사정보에 해가 되는 경우,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품위손상·비방이 되는 경우 및 기타 법률 또는 하원 의사규칙을 위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하원 상설정보특별위원회 운영규칙 제4조). 입법자는 우리가 현재 북한과 휴전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고 국가정보원이 국외 및 북한에 관한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하는 등의 직무를 수행하여 직무내용의 비밀을 유지할 필요성이 크다는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사항을 소관 사항으로 하고 있는 정보위원회 회의를 일률적으로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정한 것인바, 이를 과도한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 한편, 국회법은 공개하지 않은 회의의 내용은 공표되어서는 안 되나 본회의 의결 또는 의장의 결정으로 비밀유지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소멸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회의의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국회법 제118조 제4항), 본회의의 규정은 위원회에 준용되므로(국회법 제71조) 정보위원회의 회의록의 공표까지 모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법률안의 경우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 후 위원장의 심사보고를 듣고 질의‧토론을 거쳐 표결하므로(국회법 제93조) 공개된 본회의 결과를 통하여 정보위원회에서 이루어진 법률안의 심의 내용을 일정 부분 파악할 수 있고, 정보위원회는 관례적으로 회의를 마친 후 위원장과 간사, 정보기관의 협의 하에 회의 내용을 요약하여 보안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그 경과 및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고 있어 정보위원회가 회의의 내용이나 기타 위원회의 활동을 전혀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밀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면적 비공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단은 어느 정도 방지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정보위원회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3) 법익의 균형성 정보위원회 회의의 비공개로 인해 정보의 취득이 제한됨으로써 발생하는 알 권리에 대한 제약에 비하여 국가의 기밀을 보호하고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비공개
국회법
국회정보위원회
2022-01-27
헌법사건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상사일반
선거·정치
헌법재판소 2019헌바211
형사소송법 제200조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바211 형사소송법 제200조 등 위헌소원 【청구인】 유○○, 대리인 변호사 김민지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186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선고일】 2021. 12. 23.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공소제기된 사람으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186), 재판 계속 중 형사소송법 제200조, 제312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초기1024)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19. 6. 24.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한편, 청구인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이후인 2020. 1. 13. 당해사건 법원은 청구인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검사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20노132) 및 상고(대법원 2021도2485)가 모두 기각되어 2021. 10. 14. 청구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이하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이라 한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 제1항 및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 제2항(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조서 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피의자의 출석요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①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횟수, 시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여, 검사가 횟수의 제한 없이 피의자를 공개적으로 소환하여 장기간 추궁함으로써 사실상 자백을 강요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이 사건 조서 조항은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요건을 합리적 이유 없이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비해 완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 및 이 사건 조서 조항은 적법절차의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피고인의 진술거부권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되었고, 검사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20노132) 및 상고(대법원 2021도2485)가 모두 기각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 및 이 사건 조서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당해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헌재 2016. 3. 31. 2015헌바264; 헌재 2018. 4. 26. 2016헌바343 참조).5.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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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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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20헌마1008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마100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오○○, 대리인 법무법인 모든 담당변호사 권영준, 김상용, 박하영 【피청구인】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검사 【선고일】 2021. 12. 23. 【주문】 피청구인이 2020. 5. 29.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9년 형제985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5. 29. 피청구인으로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2019년 형제985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6. 6.경부터 2017. 8.경 사이에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회(이하, ‘학부모회’라 한다)’의 회장으로 재직한 자로서,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16. 10. 초순경 공직자등에 해당하는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인 김○○에게 100만 원을 교부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7. 8. 1.경까지 사이에 매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총 15회에 걸쳐 교부하여 합계 2,540만 원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공직자등인 위 김○○에게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초범이고, 학부모회 회장으로서 그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부정한 청탁 등의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7.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학부모회에서 제공한 것이므로, 청구인이 제공한 금품 등의 액수는 청구인이 제공한 금원을 학부모회 구성원의 수로 나누어서 산정해야 하고, 이를 계산하면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1회 당 27,000원에서 119,000원 사이이며, 전체 합계 591,444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품은 1회 100만 원을 초과하지도 않았고, 매 회계연도 기준으로 300만 원을 초과하지도 않았다. 3. 쟁점 및 관련조항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라 한다)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조항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2015. 3. 27. 법률 제13278호로 제정된 것)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 ①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④ 공직자등의 배우자는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공직자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등(이하 “수수 금지 금품등”이라 한다)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⑤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아니 된다. 제22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8조 제5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공직자등(제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또는 그 배우자에게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한 자 4.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6. 6.경부터 2017. 8.경까지 ○○고등학교 야구부 소속 야구선수의 학부모 및 후견자들로 구성된 학부모회의 회장으로 재직하였는데 ○○고등학교의 야구선수는 2016년도에 40명, 2017년도에 47명이었다. (2) 앞서 살펴본 피의사실의 요지와 같이, 청구인은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인 김○○에게 2016. 10. 초순경부터 2017. 8. 1.까지 사이에 매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총 15회에 걸쳐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하였다’는 내용의 피의사실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되었고, 김○○은 ‘위 15회를 포함하여 총 39회에 걸쳐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제공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었다. (3) 제1심 법원은 김○○에 대한 공소사실 중 ‘청구인으로부터 총 15회에 걸쳐 금품등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0. 12. 15. 선고 2019고단606 판결), 항소심 법원은 ‘금품등 제공의 주체인 학부모회는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의 동일인에 해당하지 않고, 김○○이 받은 돈을 선수의 수로 나누면 그가 선수 1인의 학부모로부터 받은 돈은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마다 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20노3288 판결). 한편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대법원 2021. 9. 15. 선고 2021도8789 판결), 위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판단 앞서 살펴본 김○○에 대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과 같이,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은 문리해석상 동일한 자연인과 법인을 의미하는데, 학부모회는 법인에 해당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회칙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비법인 사단 또는 재단 등 독립한 단체로서의 조직과 독자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창원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20노3288 판결 참조). 나아가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김○○에게 제공된 금품은 학부모회 회칙 제10조에 따라 학부모회 구성원 각자가 매월 65만원을 학부모회의 회비 계좌로 입금하여 모아진 것인 점, ② 학부모회 구성원들은 위와 같이 입금한 금원 중 일부가 학부모회 회칙 제13조 및 제14조에 따라 연구비 또는 성과급의 명목으로 김○○에게 지급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위하여 금품들을 입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청구인은 위와 같이 학부모들의 의사에 따라 모아진 금품들을 학부모회 회칙 제13조 및 제14조에 따라 학부모회의 회비 계좌 명의자인 조○○을 통해 기계적으로 집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청구인이 김○○에게 제공한 금원은 학부모회라는 동일인이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학부모회 구성원 개개인’이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학부모회를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으로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청구인을 통해 김○○에게 지급된 금원 중 청구인이 지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금원은 피의사실에 기재된 금원을 학부모회 구성원 숫자인 40명 내지 47명으로 나눈 액수이고, 이를 계산하면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 밖에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들만으로는 청구인이 김○○에게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원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 제1항에 규정된 동일인에 대한 법리 및 수사기록 상의 증거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청탁금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청탁금지법 조항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청탁금지법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야구선수
2022-01-04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8헌바152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바152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강○○,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김지형, 박성철, 박보영 【당해사건】 대법원 2016도16757 공직선거법위반 【선고일】 2021. 12. 23. 【주문】 1.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66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구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4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7. 14.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여 선거일 당일에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고(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6고합53), 2016. 10. 12. 청구인의 항소가 기각되었다[부산고등법원 (창원)2016노271]. 나. 청구인이 상고하여 상고심 계속 중(대법원 2016도16757)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6초기985) 2018. 2. 8. 상고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8. 3.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4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 및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66조 제1항(이하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 ① 선거일에 투표마감시각 전까지 선거운동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66조(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등의 제한) ①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230조부터 제234조까지, 제237조부터 제255조까지, 제256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제257조부터 제259조까지의 죄(당내경선과 관련한 죄는 제외한다)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간,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간,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으며,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 자의 경우에는 그 직에서 퇴직된다. 1. 제53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제53조 제1항 제1호의 경우 ‘고등교육법’ 제14조 제1항·제2항에 따른 교원을, 같은 항 제5호의 경우 각 조합의 조합장 및 상근직원을 포함한다) 2.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제1항 제6호 내지 제8호에 해당하는 직 3. ‘공직자윤리법’ 제3조 제1항 제12호 또는 제13호에 해당하는 기관·단체의 임·직원 4. ‘사립학교법’ 제53조(학교의 장의 임면) 또는 같은 법 제53조의2(학교의 장이 아닌 교원의 임면)의 규정에 의한 교원 5.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위원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일 당일에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처벌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정치적 표현 내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은 사안의 경중이나 죄질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공무담임권을 박탈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평등권도 침해한다. 또한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은 그에 따른 제재가 실질적으로 형사처벌과 중복으로 가하여지는 처벌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하거나 최소한 그 기본정신에 위배된다. 4.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되려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할 때 구체적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야 하고, 그 법률이 그 사건의 재판에서 적용되어야 하며,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그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1993. 7. 29. 90헌바35; 헌재 1995. 7. 21. 93헌바46 등 참조).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은 청구인의 선거운동기간 위반행위에 대한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라, 형사사건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적용되고 그 효과가 발생하는 조항이다. 나아가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이 위헌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해사건에서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헌재 1997. 11. 27. 96헌바60; 헌재 2018. 7. 26. 2018헌바112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처벌조항에 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과 심사기준 (1)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운동의 시간적 범위를 제한하여 선거일에 투표마감시각 전까지(이하 ‘선거일’이라 한다)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공직선거 후보자의 선거운동원인 청구인의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위헌소원 심판청구에서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그 법적 효과를 고려하여 모든 헌법적인 관점에서 심사할 수 있는바(헌재 2013. 8. 29. 2011헌바176 참조), 이 사건 처벌조항은 특별히 수범자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일반 국민의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제한한다. (2)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정한 언론·출판의 자유 보장 규정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등; 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등 참조). 나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단순히 개인의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피치자가 스스로 지배기구에 참가한다고 하는 자치정체(自治政體)의 이념을 근간으로 하는 것이므로(헌재 2013. 12. 26. 2009헌마747 참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구성요소로서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다. 선거는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통치기관을 구성하고 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국민 스스로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 참여하여 국민주권과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수단이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에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현대 민주정치 아래에서는 국민이 선거과정에서 정치적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교환함으로써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참조). 한편, 선거에 있어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거나, 여론조작과 흑색선전 등으로 인하여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선거제도의 본래적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선거의 공정성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정원리로 기능할 수 있다(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등 참조). 다만 선거의 공정성을 위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서는 선거에 있어 자유와 공정이 반드시 상충관계에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참조). 이와 같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헌법상 지위, 그 성격과 중요성, 선거의 공정성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선거의 공정성을 위하여 부득이하게 선거 국면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이러한 제한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등 참조).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고(제59조 본문)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거운동을 한 자에 대해서는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254조 제2항),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일에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만일 기간의 제한 없이 선거운동을 무한정 허용할 경우에는 후보자 간의 오랜 기간 동안의 지나친 경쟁이 선거관리의 곤란으로 이어져 부정행위의 발생을 막기 어렵게 될 수 있다. 후보자 간의 무리한 경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경비와 노력이 지나치게 소요되어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후보자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이 생기고 아울러 막대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없는 정치 신인의 입후보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헌재 2016. 6. 30. 2014헌바253 참조). 특히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을 허용할 경우 무분별한 선거운동으로 인하여 선거일 당일의 평온이 유지되지 않고 유권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선거일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유권자의 평온을 해치거나 혼란을 발생시키는 등 무분별한 선거운동을 억제하는 데에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이 사건 처벌조항이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는 하나, 선거일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무분별한 문자메시지 등으로 경쟁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 등이 이어질 경우 유권자가 선거일 당일에 평온과 냉정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나) 청구인은 선거일 당일 투표소 인근에서의 질서유지 및 소란언동금지 등(공직선거법 제166조)을 통해 입법목적의 달성이 가능하다거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거나 온라인을 통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라인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경우 대면 방식의 선거운동에 비하여 전파의 규모가 크고 속도도 대단히 빠르므로 그 파급력이나 유권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투표소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은 그 시간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유권자의 판단에 불가역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선거일 당일의 무제한적 선거운동으로 후보자에 대한 비난이나 반박이 이어질 경우 왜곡된 사실이나 주장을 바로잡을 수 없어 혼란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제한된 규제를 통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선거일 당일에도 일정한 방법적 제한을 전제로 문자메시지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 전자우편을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되고 있으나, 이는 선거일 당일 허용되는 투표 독려 행위와 선거운동 사이의 구별이 모호한 데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 사건 처벌조항의 규제가 지나쳐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루어진 반성적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한편 현행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선거운동이 제한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전투표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어서 일상을 영위하는 유권자들 대부분이 선거운동에 크게 영향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므로, 사전투표일에 선거운동이 허용된다고 하여 선거일의 선거운동 제한이 불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우리의 선거문화가 이전에 비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선거운동기간 제한을 폐지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후보자 간의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여전하고, 이러한 경쟁의 장기화는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선거운동방법이 점차 다양화되어 이를 일일이 규율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포괄적인 규제조항을 두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일의 선거운동을 금지하여 유권자가 평온한 상태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거운동의 과열 및 그로 인한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에 대한 방해를 방지한다. 이러한 공익은 민의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서 중요성이 크다. 반면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하여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기간은 선거일 0시부터 투표마감시각 전까지로 하루도 채 되지 않고 선거일 전일까지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운동이 보장되며 선거기간 개시일 이전에도 일정한 선거운동이 허용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앞서 살핀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4) 소결론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한 자를 처벌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공무담임제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이 사건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이 사건 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7.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이 사건 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이 사건 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기간을 제한하고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의 선거운동을 처벌하는 것 자체를 위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이 사건 처벌조항의 목적이 선거일 당일의 무분별한 선거운동으로 인해 유권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려는 데에 있고, 선거일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이러한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 한다. 그러나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을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 나.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선택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전면 허용할 경우 무분별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제한하여 투표권 행사가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게 하고, 선거 당일의 선거운동에 의하여 유권자가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를 결정하는 데에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투표소의 질서유지나 선거운동의 과열경쟁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방지, 유권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등은 선거 당일 투표소 또는 그 인근에서의 선거운동이나 선전물 등의 게시나 확성장치 사용에 의한 선거운동, 방송매체 등을 통한 선거운동 등을 금지하고, 허위사실 공표행위와 후보자 비방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상당 부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에 예상되는 부작용을 우려하여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면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태도는 오히려 유권자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방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데, 이 사건 처벌조항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후보자를 알릴 기회뿐만 아니라 선거일 전일에 제기된 경쟁 후보자 측의 의혹 제기나 비난에 대하여 반박할 기회마저 전면 차단되어 유권자에게 후보자에 관한 왜곡되지 않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게 되고, 이는 결국 유권자로 하여금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의 송수신, 인터넷 이용이 일상생활에서 보편화된 현실에서, 선거일 당일에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한다고 해서 선거운동기회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진다거나 선거운동의 혼탁 등 선거의 불공정성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앞서 든 사례와 같이 선거일 전일에 제기된 의혹이나 비난에 대해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권자의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보장할 수 있다. 선거운동은 정치적 표현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서는 선거운동에 대한 일정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는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벌조항은 선거일 당일 선거운동을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세심한 고려 없이 어떠한 예외도 없이 전면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의 선거문화가 선거일 당일의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의 전송,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말미암아 유권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방해될 정도로 성숙되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2014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이미 사전투표일의 선거운동이 아무런 제한 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20대 및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이 미미하지 않았음에도 사전투표일 당일의 선거운동으로 인해 유권자의 혼란이나 압박이 발생하였다거나 선거의 공정이 침해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당일에도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 개정은 우리의 개선된 선거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봄이 옳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선거일 당일 문자메시지 활용 등 가능한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전면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덜 침해적 수단을 통해 입법목적 달성이 가능함에도 과도하게 선거운동을 제한하여 피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 다.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원동력은 일반 유권자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에 있고,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진작하는 것은 선거가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하여 민주적 정치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에 필수적이다. 이 사건 처벌조항이 선거일 당일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선거의 공정성은 명백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사전투표일 당일 이루어지고 있는 선거운동이나 선거일 당일 이루어지는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 등이 선거의 공정을 해하고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점이 그 반증에 해당한다. 반면 선거일 선거운동이 전면적으로 금지됨으로써 제한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선거운동이 아닌 일반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경우 오히려 유권자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투표 참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벌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운동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공직선거법
투표
선거
처벌
2022-01-04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8헌바435, 2018헌바436(병합)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바435, 436(병합)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1. 황○○(2018헌바435, 2018헌바436), 2. 황□□(2018헌바435), 3. 이○○(2018헌바435),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조영관, 이형준, 김성주, 현지현, 신하나, 김범준, 김상현, 류재상, 박지현 【당해사건】 1. 서울고등법원 2017누89669 개발부담금부과처분취소(2018헌바435), 2. 대법원 2018두46988 개별공시지가결정취소(2018헌바436) 【선고일】 2021. 12. 23. 【주문】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3항, 같은 조 제7항 중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부분 및 구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2014. 1. 14. 법률 제12245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2013. 3. 29. 오산시장으로부터 오산시 ○○동 (지번생략) 외 16필지 합계 25,840㎡(이후 오산시 ○○동 (지번생략) 25,850㎡로 합병됨)를 사업시행지로 한 오산시 도시계획시설사업(자동차 및 건설기계 운전학원 설치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됨과 동시에 위 사업의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나. 오산시장은 2015. 6. 1. 위 토지의 2015년도 개별공시지가를 846,500원/㎡으로 결정·고시하였다. 이에 청구인 황○○이 이의하자, 오산시장은 2015. 7. 30. 위 토지의 2015년도 개별공시지가를 720,100원/㎡으로 조정하여 결정·고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결정’이라 한다). 청구인들은 2015. 6. 18. 위 운전학원 신축공사를 완료하였고, 오산시장은 같은 날 청구인들에게 도시계획시설사업 준공검사필증을 교부하고 공사완료 공고를 하였다. 다. 오산시장은 2015. 11. 10. 청구인들에게, 위 사업의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 시점을 2015. 6. 30.로 적용하여 산정한 개발부담금 2,137,767,740원을 부과하였다. 청구인들이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6. 8. 25. 위 사업의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 시점을 2015. 6. 18.로 적용하여 개발부담금을 재산정한다는 내용의 재결을 하였다. 오산시장은 위 재결에 따라 위 사업의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 시점을 2015. 6. 18.로 적용하여 개발부담금을 다시 산정한 다음, 2016. 9. 8. 청구인들에게 개발부담금을 2,132,879,110원으로 감액하는 처분(이하 위와 같이 감액되고 남은 2015. 11. 10.자 처분을 ‘이 사건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이 사건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수원지방법원 2016구합61113), 2017. 11. 23. 위 처분 중 2,062,546,9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들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고(서울고등법원 2017누89669), 항소심 계속 중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제7항 및 구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8아1430), 2018. 9. 28. 항소가 기각되고 위 신청도 기각되자, 2018. 11. 2. 위 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18헌바435). 마. 청구인 황○○은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수원지방법원 2016구합804), 2017. 1. 24. 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7누38210) 2018. 5. 15. 항소가 기각되었다. 위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고(대법원 2018두46988), 상고심 계속 중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및 제7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8아607), 2018. 10. 4. 상고가 심리불속행 기각되고 위 신청도 기각되자, 2018. 11. 2. 위 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18헌바436).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7항 전부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조항이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의 위헌성만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2018헌바435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부동산공시법’이라 한다) 제11조 제3항(이하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이라 한다), 같은 조 제7항 중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이라 한다) 및 구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2014. 1. 14. 법률 제12245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개발이익환수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2018헌바436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개별공시지가의 결정·공시 등) ③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개별공시지가를 결정·공시하는 경우에는 당해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지가를 산정하되, 당해 토지의 가격과 표준지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⑦ 제1항 내지 제6항에 규정된 것 외에 개별공시지가의 산정·검증·결정 및 공시, 이해관계인의 의견청취, 감정평가업자의 지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구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2014. 1. 14. 법률 제12245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지가의 산정) ① 종료시점지가는 부과 종료 시점 당시의 부과 대상 토지와 이용 상황이 가장 비슷한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제9조 제2항에 따른 표준지와 지가산정 대상토지의 지가형성 요인에 관한 표준적인 비교표에 따라 산정한 가액(價額)에 해당 연도 1월 1일부터 부과 종료 시점까지의 정상지가상승분을 합한 가액으로 한다. 3. 청구인들 주장 가. 2018헌바435 (1)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 관련 개별공시지가는 토지가격비준표, 당해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표준지 및 토지특성조사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은 토지가격비준표의 작성, 표준지의 선정, 토지특성조사에 관한 원칙 및 항목의 대강에 대하여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당해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지가를 산정하되 당해 토지의 가격과 표준지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유사한 이용가치’ 및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의 기준과 범위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은 개발부담금의 산정 기초가 되는 개별공시지가의 산정 및 그 핵심적인 범위와 한계에 관한 사항을 전부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 관련 개발부담금은 미실현이득에 대하여 부과되므로, 실현이득에 대한 조세의 경우보다 더 정확한 부과기준에 의하여야 한다. 그런데 실현이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서는 과세 대상의 정확한 시가를 평가하기 위하여 공시지가뿐만 아니라 매매사례가액, 감정평가액 등을 시가의 산정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지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는 공시지가만을 부과기준의 산정 근거로 인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공시지가와 시가 간의 불일치 및 획일적인 평가방식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2018헌바436 2018헌바435 사건 청구인들의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에 관한 주장과 같다. 4. 판단 가.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 (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이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대강의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여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별공시지가는 ‘법령이 정하는 목적을 위한 지가산정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결정·공시하는 매년 공시지가의 공시기준일 현재 관할 구역 안의 개별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을 의미하는바[구 부동산공시법(2007. 4. 27. 법률 제8409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참조], 관련 법률의 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상속세 및 증여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취득세·등록면허세 등의 과세표준 산정 및 견해에 따라서는 ‘실질적인 조세’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개발부담금 부과를 위한 부과 개시 시점의 부과 대상 토지의 가액(이하 ‘개시시점지가’라 한다)의 산정을 위하여 사용된다. 한편, 개별공시지가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등록대상 토지의 가액,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협의나 재결에 의하여 취득하는 토지에 대한 보상금, 농지법에 따른 매수대상 토지의 매수가격 등의 산정을 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개별공시지가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개별공시지가의 결정·공시 자체만으로 납세의무나 개발부담금 납부의무가 성립 또는 확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개별공시지가 자체가 조세의 부과·징수와 직접 관련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에 조세법률주의가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조항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위 조항이 규율하고자 하는 사항을 하위 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일반적으로 법률에서 일부 내용을 하위 법령에 위임하는 경우 위임을 둘러싼 법률규정 자체에 대한 명확성의 문제는 그 위임규정이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과는 무관하게 법률 자체에서 해당 부분을 완결적으로 정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즉, 법률에서 사용된 추상적 용어가 하위 법령에 규정될 내용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규율 내용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면 별도로 명확성원칙이 문제될 수 있으나, 그 추상적 용어가 하위 법령에 규정될 내용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라면 명확성의 문제는 결국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의 문제로 포섭된다(헌재 2019. 11. 28. 2017헌가23 참조).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개별공시지가 산정에 관한 사항의 일부를 직접 완결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는 문제될 여지가 없고, 위 조항 중 ‘유사한 이용가치’ 및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은 ‘같은 조 제1항 내지 제6항에 규정된 것 외에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이 규율하고자 하는 사항을 하위 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그 취지는 위 조항이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므로,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심사기준 모든 법률은 법치국가적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행정과 사법에 의한 법적용의 기준으로서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명확성원칙에서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론으로는 어떠한 규정이 부담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수익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비하여 명확성원칙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개별공시지가는 다양한 목적의 지가 산정을 위하여 사용되는데, 개별공시지가가 토지 관련 조세나 부담금의 부과 등을 위한 지가 산정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재산권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부담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사항은 행정청의 자의적인 법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국민으로 하여금 행정청의 행위를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법규범의 문언을 순수하게 기술적 개념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어느 법률조항이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문언,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 그 의미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등; 헌재 2020. 9. 24. 2017헌바412 참조). (나) ‘개별공시지가 산정 대상인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표준지’의 의미 1) 토지의 경우 위치·면적·지형·환경 및 용도 등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요소가 서로 흡사한 다른 토지를 목적물로 하여 다수의 공급자나 수요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한 경우를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가격을 곧바로 산정하기 곤란하다. 그러므로 토지의 가격 산정은 부득이 위치나 용도가 비슷하여 가장 근사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예상되는 인근유사토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추산하는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는데, 인근유사토지의 거래가격이 가격산정 대상 토지의 객관적 가치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여 양 토지간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조정을 거쳐야 비로소 가격산정 대상 토지의 객관적 가치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평가는 해당 토지와 인근유사토지의 일반적인 이용방법에 의한 객관적 상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며, 소유자가 가지는 주관적 가치, 투기적 성격을 띠고 우연히 결정된 거래가격, 객관적 가치의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 투자비용 등에 좌우되어서는 아니 된다(헌재 2009. 6. 25. 2007헌바60 참조). 2)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의 입법취지는 앞서 살펴본 개별공시지가 결정·공시의 목적에 부합하는 산정 기준 및 방법을 규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고 토지의 적정한 가격형성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토지의 가격 산정은 인근유사토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추산하는 방법에 의하게 되는바,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개별공시지가 산정 대상인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니는 표준지’(이하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라 한다)의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 산정 대상 토지의 공시지가를 추산하도록 한 것이다. 3)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공시지가의 산정 기준 및 방법에 관한 구 부동산공시법의 규정을 살펴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표준지공시지가의 결정·공시를 위하여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일반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일단의 토지’ 중에서 표준지를 선정하여야 하고[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참조], 표준지의 적정가격을 조사·평가하는 경우에는 인근유사토지의 거래가격·임대료 및 해당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토지의 조성에 필요한 비용추정액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하며[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참조], 표준지공시지가의 공시사항에 표준지의 지번·단위면적당 가격·면적 및 형상, 표준지 및 주변토지의 이용상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되도록 하여야 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참조]. 4)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유사한 이용가치’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부동산공시법의 다른 규정에서도 ‘유사한 이용가치’의 개념을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의 입법취지, 표준지의 선정 기준을 비롯한 표준지공시지가의 산정 기준 및 방법에 관한 부동산공시법의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개별공시지가 산정 대상인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표준지란 해당 토지와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일반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표준지를 의미한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헌재 2009. 6. 25. 2007헌바60; 헌재 2012. 3. 29. 2010헌바370 참조). 대법원도 ‘유사한 이용가치’의 의미를 대체로 이와 같이 파악하고 지목·용도·이용상황·위치·지형 및 지세·주위환경 등의 동일·유사성 여부를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 산정을 위한 표준지 선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93. 11. 12. 선고 93누9378 판결,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누12920 판결 등 참조). (다)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한다는 것의 의미 ‘토지가격비준표’란 국토교통부장관이 작성하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제공하는 ‘표준지와 지가산정대상토지의 지가형성요인에 관한 표준적인 비교표’를 의미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13. 8. 6. 법률 제12018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참조]. 여기서 지가형성요인이란 위에서 살펴본 토지의 이용가치, 즉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 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표준(標準)이란 ‘사물의 정도나 성격 따위를 알기 위한 근거나 기준’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비교(比較)란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이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한다고 규정한 것은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와의 비교 대상인 개별공시지가 산정 대상 토지의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기타 자연적·사회적 조건을 포함하는 지가형성요인에 대한 조사·평가를 전제로,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와 대상 토지의 지가형성요인별 유사점과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된 표인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와 대상 토지의 지가형성요인 간 차이를 반영함으로써 대상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라) ‘당해 토지의 가격과 표준지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의 의미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에 사용된 ‘균형(均衡)’이라는 용어는 일상적으로 사용되거나 다른 법령들에서도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로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는 점,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의 입법취지, 표준지공시지가의 산정 기준 및 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당해 토지의 가격과 표준지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은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에 따라 산정한 대상 토지의 가격이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에 비하여 과다하거나 과소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마) 소결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의 문언과 입법취지, 구 부동산공시법의 관련조항의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준 및 방법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위 조항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거나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심사기준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위임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 누구라도 그 자체로부터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예측가능성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위임입법의 위와 같은 구체성·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각종 법률이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처벌법규나 조세법규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된다(헌재 2014. 4. 24. 2013헌가4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은 ‘같은 조 제1항 내지 제6항에 규정된 것 외에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구 부동산공시법 제11조 제1항 내지 제6항 중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은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이므로, 결국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은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에서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선정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 ‘토지의 이용가치’, 즉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을 포함하는 지가형성요인은 매우 다양하고,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와 대상토지의 지가형성요인을 표준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며, 주기적으로 산정되는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정확성·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토지이용에 대한 공법적 규제나 국민의 의식 변화, 관련 기술의 발전 등 규범적,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다양한 지가형성요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적시에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준 및 방법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법률에서 모두 직접 규정하기보다는 하위 법령에 이를 위임하여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산정조항은 개별공시지가의 산정에 관하여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지가를 산정하되, 당해 토지의 가격과 표준지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여 개별공시지가의 산정 기준과 방법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직접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이 사건 구 부동산공시법조항의 입법취지, 표준지공시지가의 산정 기준 및 방법 등에 관한 구 부동산공시법의 관련조항의 규정 내용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면,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은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 선정을 위한 전제로서 시장·군수·구청장이 대상 토지에 대하여 실시하여야 할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기타 자연적·사회적 조건 등을 포함하는 지가형성요인에 대한 조사·평가 기준 및 방법,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 및 방법,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와 대상 토지의 지가형성요인을 비교하여 대상 토지의 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토지가격비준표의 사용 방법, 그리고 대상 토지의 개별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가격 조정에 관한 사항 등이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개별공시지가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 (가) 개발이익환수법을 통해 도입된 개발부담금 제도는 사업시행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가 등을 받아 개발사업을 시행한 결과 개발사업 대상토지의 지가가 상승하여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불로소득적인 개발이익이 생긴 경우 이를 사업시행자에게 독점시키지 아니하고 국가가 이를 환수하여 그 토지가 속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분함으로써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며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의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바(헌재 2016. 6. 30. 2013헌바191등 참조),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한 지가산정 방식에 기초하여 개발부담금을 부과·징수하는 것은 가공의 이익에 대한 부과·징수로 되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참조). 개발부담금의 부과 기준은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 시점의 부과 대상 토지의 가액(이하 ‘종료시점지가’라 한다)에서 개시시점지가, 부과 기간의 정상지가상승분 및 개발비용을 뺀 금액으로 한다[개발이익환수법(2008. 3. 28. 법률 제904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참조].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개발부담금의 부과 기준 중 종료시점지가를 ‘부과 종료 시점 당시의 부과 대상 토지와 이용 상황이 가장 비슷한 표준지’(이하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라 한다)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위 조항이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한 지가산정 방식에 기초하여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청구인들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서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등도 시가의 산정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공시지가만을 시가의 산정기준으로 인정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상속세 및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법인세와 개발부담금은 부과의 목적과 대상에 차이가 있고, 개발부담금은 미실현이익에 대하여 부과된다는 점에서 실현이익에 대하여 과세하는 위 조세들의 납세의무자와 개발부담금의 납부의무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의 재산권 침해 여부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개발부담금의 부과 기준 중 종료시점지가를 객관적·합리적으로 산정함으로써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개발부담금을 효율적으로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의 시행이나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그 밖에 사회적·경제적 요인에 따라 정상지가(正常地價)상승분을 초과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나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토지 가액의 증가분을 의미하는 개념으로서[개발이익환수법(2008. 3. 28. 법률 제904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 제1호 참조], 객관적 기준에 의해 평가되는 이익으로 해석되고 있다(헌재 2002. 5. 30. 99헌바41; 헌재 2008. 5. 29. 2007헌바16 참조).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토지의 경우 지가형성요인이 서로 흡사한 다른 토지를 목적물로 하여 다수의 당사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한 경우를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토지의 객관적 가치는 해당 토지와 가장 근사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예상되는 유사 토지의 일반적인 이용방법에 의한 객관적 상황을 기준으로 추산할 수밖에 없다(헌재 2009. 6. 25. 2007헌바60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1) 개발부담금은 미실현 상태의 개발이익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인바, 미실현이익은 아직 자본과 분리되지 아니하여 현실적으로 지배·관리·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특성을 가지므로, 이를 환수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부담금 부과대상이 되는 개발이익 계측의 공평성·정확성이 합리적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부과 종료 시점의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에 의한 종료시점지가 산정의 공평성·정확성 여부는 결국 표준지공시지가 제도 자체의 적정성,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 선정의 적정성 및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방법의 적정성 여부에 달려 있다. 2) 표준지공시지가란 국토교통부장관이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일반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일단의 토지 중에서 선정한 표준지에 대하여 매년 공시기준일 현재의 단위면적당 적정가격을 조사·평가하여 공시한 것을 의미하고[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적정가격’이란 해당 표준지에 대하여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을 의미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6호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국토교통부장관은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일반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일단의 토지’ 중에서 표준지를 선정하여야 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참조]. 또한, 국토교통부장관이 표준지의 적정가격을 조사·평가하는 경우에는 인근유사토지의 거래가격·임대료 및 해당 토지와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되는 토지의 조성에 필요한 비용추정액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하고 둘 이상의 감정평가사 또는 감정평가법인에게 이를 의뢰하여야 하며[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항 참조],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현행법상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공시하여야 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참조]. 나아가, 국토교통부장관이 표준지공시지가를 공시한 때에는 그 내용을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를 거쳐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지방자치단체인 구의 구청장에 한한다)에게 송부하여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참조]. 표준지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자는 그 공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국토교통부장관은 위 이의신청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심사하여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며, 이의신청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당해 표준지공시지가를 조정하여 다시 공시하여야 한다[구 부동산공시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항 참조]. 위와 같이 표준지공시지가는 전문가들의 조사·평가 및 심의를 거쳐 공시되고 이에 대한 의견 청취 및 불복절차도 마련되어 있는바, 이러한 절차를 거쳐 확정된 표준지공시지가는 공시기준일의 해당 표준지의 객관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참조). 3)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 즉 ‘부과 종료 시점 당시의 부과 대상 토지와 이용 상황이 가장 비슷한 표준지’란 부과 종료 시점 당시의 부과 대상 토지와 용도지역, 지목, 실제 용도, 주위 환경, 위치, 기타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가장 유사한 인근 지역 소재 표준지를 의미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7누6636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두13771 판결 등 참조). 이는 결국 부과 대상 토지와 지가형성요인이 가장 비슷한 표준지로서,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는 부과 대상 토지의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적정한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4)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부과 대상 토지의 가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토지가격비준표는 전국의 시·군·구를 대상으로 하여 읍·면·동 용도지역별로 토지의 특성과 지가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개별 토지의 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계량적으로 고안된 표로서, 행렬표(matrix)의 형식으로 세로 방향에는 표준지의 토지특성을, 가로 방향에는 지가산정 대상 토지의 토지특성을 각각 나열하고 있다. 토지가격비준표는 표준지와 지가 산정 대상 토지의 특성 차이를 가격배율로 계량화함으로써 서로의 특성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지가 산정 업무 담당자의 자의적인 판단을 방지하고 있으며, 지가형성요인의 변동 및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되고 있으므로,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격비준표를 사용하여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추산하는 것은 객관성·합리성이 인정된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참조). 또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표준지공시지가의 공시기준일이 원칙적으로 1월 1일임을 감안하여[구 부동산공시법(2005. 1. 14. 법률 제7335호로 전부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구 부동산공시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되고, 2016. 8. 31. 대통령령 제2747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본문 참조], 해당 연도 1월 1일부터 부과 종료 시점까지의 ‘정상지가상승분’을 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지가의 변동을 반영하여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정상지가상승분’이란 금융기관의 정기예금 이자율 또는 관련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조사한 평균지가변동률(그 개발사업 대상 토지가 속하는 해당 시·군·자치구의 평균지가변동률을 말한다)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의미한다[구 개발이익환수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 참조]. 정상지가상승분은 부과기간 중 각 연도의 정상지가상승분을 합하여 산정하고, 각 연도의 정상지가상승분은 해당 연도 1월 1일 현재의 지가에 해당 연도의 정상지가변동률을 곱하여 산정하며[개발이익환수법 시행령(2014. 7. 14. 대통령령 제25452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참조], 정상지가변동률은 원칙적으로 관련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조사한 연도별 또는 월별 평균지가변동률(해당 개발사업 대상 토지가 속하는 시·군 또는 자치구의 평균지가변동률을 말한다)을 의미하는바[구 개발이익환수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 구 개발이익환수법 시행령(2014. 7. 14. 대통령령 제25452호로 개정되고, 2020. 9. 8. 대통령령 제309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본문 참조], 해당 토지가 속하는 시·군 또는 자치구의 평균지가변동률을 기준으로 정상지가상승분을 산정하도록 한 것은 개발부담금의 정확한 산정과 법적용의 예측가능성 및 객관성을 모두 고려하여 규정한 것으로 합리적이다(헌재 2008. 5. 29. 2007헌바16 참조).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추산하는데 사용하는 방법 또한 객관성·합리성이 인정된다. 5) 개발이익환수법(2008. 3. 28. 법률 제904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조 제2항은 부과 대상 토지를 분양하는 등 처분할 때에 그 처분 가격에 대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인가·허가·면허 등을 받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처분 가격을 종료시점지가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구 개발이익환수법 시행령(2014. 7. 14. 대통령령 제25452호로 개정되고, 2016. 8. 11. 대통령령 제27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각 호에서 해당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것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부과 대상 토지의 처분 가격에 대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인가·허가·면허 등을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부과 대상 토지의 처분이 이루어지고 납부의무자가 부과 대상 토지의 실제 거래 가액 등 처분 가격에 관한 증빙을 제출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가액의 적정성이나 개별적 증빙의 객관성·신빙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부과 종료 시점 전후에 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처분 시점과 부과 종료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에 따른 지가의 변동을 반영하기 위한 시점 보정이 필요하며, 부과관청이 이를 일일이 조사·평가할 경우 개발부담금의 효율적인 부과·징수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감정평가사나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에 의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대안을 상정하여 보더라도, 토지를 감정평가하는 경우 그 토지와 이용가치가 비슷하다고 인정되는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구 부동산공시법(2013. 8. 6. 법률 제12018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9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본문 참조],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의한 종료시점지가의 산정 방식이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경우보다 부정확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개발부담금 부과 시마다 감정평가를 거칠 경우 개발부담금 부과·징수의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 나아가, 개발부담금의 납부의무자는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따른 종료시점지가 산정 시 부과 대상 토지의 특성에 대한 조사·평가,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선정, 토지가격비준표의 적용, 정상지가상승분의 반영이 잘못되어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이 위법하다는 점을 다툴 수 있다. 6) 위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원칙적으로 종료시점지가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도록 한 것은 객관성·합리성이 인정되고, 달리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도 같은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위 조항으로 인하여 납부의무자가 받는 불이익이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 확보, 개발부담금의 효율적인 부과·징수 등의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의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의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개발부담금의 본질 및 부과의 한계 헌법 제2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일정한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형태로 구체화될 것이지만, 그 정도는 재산의 종류, 성질, 형태,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지닌 사회적인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이 크면 클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더 광범위한 제한이 허용된다. 토지는 원칙적으로 생산이나 대체가 불가능하여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가용 토지 면적은 인구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모든 국민이 생산 및 생활의 기반으로서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그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나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다른 재산권과 같게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공동체의 이익이 보다 더 강하게 관철될 것이 요구된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참조). 헌법 제122조는 토지가 지닌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하여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토지재산권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부여하고 있다(헌재 1999. 4. 29. 94헌바37등 참조). 개발부담금은 정상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토지 소유자 등에게 귀속되는 이익을 징수하는 것으로서,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경제적 이익에 대하여 부과된다. 헌법재판소는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제도인 ‘토지초과이득세’에 관한 결정에서, “미실현이득을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 토지초과이득세는 조세의 기본원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나 과세대상이득 그 자체는 아직 자본과 분리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지배·관리·처분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한 과세라는 데 그 특성이 있으며, 미실현이득을 수득세(收得稅)의 형태로 환수함에 있어서는 다른 수득세와 비교하여 과세대상이득에 대한 보다 공평·정확한 계측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하였다(헌재 1994 7. 29. 92헌바49등; 헌재 1999. 4. 29. 96헌바10등 참조). 개발부담금 역시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그 부과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실현되지 않은 이득을 과세대상으로 한 토지초과이득세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미실현이득을 부담금 등으로써 환수하는 제도 자체가 부담금 원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나, 이 경우 부담능력은 예컨대 양도소득세처럼 실현된 이득에 대한 환수제도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살펴본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합헌론과 같다. (2) 침해의 최소성 개발부담금 제도는 사업시행자가 개발사업을 시행한 결과 개발사업 대상토지의 지가가 상승하여 정상지가상승분을 초과하는 불로소득적인 개발이익이 생긴 경우 국가가 그 일부를 환수하여 배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발부담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개발이익을 산출할 때에는 가능한 한 부과 대상자가 현실적으로 얻게 되는 개발이익에 가깝도록 산정하여야 한다. 만약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한 지가산정 방식에 기초하여 개발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면 이는 가공의 이익에 대한 부과·징수가 되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헌재 1994. 7. 29. 92헌바49등 참조). (가) 환수 대상 개발이익 계측의 공평성·정확성 1) 앞서 본 바와 같이 개발부담금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경제적 이익을 ‘개발이익’으로 포착하여 환수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개발이익의 공평하고 정확한 계측이 담보되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헌재 1994 7. 29. 92헌바49등 참조). 따라서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환수대상인 개발이익 계측의 공평성·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2)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것은 먼저 표준지 공시지가 제도 자체 및 비교표준지 선정의 적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장관은 토지이용상황이나 주변 환경, 그 밖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일반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일단의 토지 중에서 해당 일단의 토지를 대표할 수 있는 필지의 토지를 표준지로 선정한다(구 부동산공시법 제3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및 부동산공시법 제3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참조). 또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비교표준지의 선정 기준으로 ‘부과 종료 시점 당시의 부과 대상 토지와 이용 상황이 가장 비슷한 표준지’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용도지역, 지목, 실제 용도, 주위 환경, 위치, 기타 자연적·사회적 조건이 가장 유사한 인근 지역 소재 표준지를 의미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7누6636 판결 등 참조). 부과 대상 토지와 이용 상황이 가장 비슷한 비교표준지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지가의 대표성, 토지특성의 중용성, 토지용도의 안정성, 토지구별의 확정성이라는 기준을 충족하는 표준지가 이미 충분히 선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표준지 수는 1994년 300,000필지, 1995년 450,000필지, 2003년 500,000필지, 2006년 481,000필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500,000필지인바(국토교통부 2020년도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연차보고서), 전국의 표준지 수는 여전히 개별 필지 수의 2%에 미치지 못하며, 시기별·지역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의 편차도 크게 나타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부과 대상 토지와 가격의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적정한 비교표준지의 선정이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산정조항이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 토지의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도록 하는 이상 종료시점지가의 공평·정확한 계측이 객관적·합리적으로 담보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정당하고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이루어질 더 면밀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납부의무자로서는 언제든 개발이익이 현실보다 과도하게 산정되어 가공의 이익에 대한 개발부담금을 부과·징수당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3) 헌법재판소는 개별공시지가를 기초로 개발부담금을 산정하는 것이 합헌이라는 이유로, 개별공시지가는 객관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있는 표준지공시지가와 비준표를 기초로 산정하는 것이고, 감정평가업자의 검증 및 토지평가위원회의 심의 등 전문가의 평가와 심의를 거치며, 이의신청이라는 불복절차까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정도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참조). 그러나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와 개발이익환수법 제10조 제3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는 구별되고, 종료시점지가 산정이 개별공시지가 결정에서와 같은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납부의무자가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따른 종료시점지가 산정 시 부과 대상 토지의 특성에 대한 조사·평가, 비교표준지의 선정, 토지가격비준표의 적용, 정상지가상승분의 반영이 잘못되어 개발부담금부과처분이 위법하다는 점을 다툴 수 있다 하더라도, 어느 표준지가 비교표준지가 될 것인지 공시되지 아니하는 상황에서 개발부담금의 납부의무자에게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를 다투도록 기대하기는 어려운바, 표준지공시지가의 이의신청기간이나 제소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종료시점지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비교표준지의 공시지가 자체에 대하여는 이를 다툴 방법이 없게 된다. 4) 이상의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공평·정확한 개발부담금의 계측 내지 조정이 객관적·합리적으로 담보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양도소득세 등 조세와의 누적·중첩 문제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종료시점지가를 산정하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이를 기준으로 개발이익을 산정하여 개발부담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상 토지의 가액 증가분에 대한 이익의 상당 부분은 이미 재산세 등 각종 조세 제도를 통해 환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컨대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 개발사업으로 말미암은 가치상승분을 반영한 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매년 부과된다(지방세법 제4조, 제110조, 종합부동산세법 제7조, 제13조 등 참조). 개발사업이 완료되어 해당 토지를 취득한 이후에도 토지 소유자가 이를 보유하는 동안에는 계속하여 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개발부담금의 상호 간에는 별다른 공제 등 조정 규정이 없으므로, 개발사업 대상 토지의 소유자는 거듭하여 토지가액 상승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개발사업이 완료된 토지를 소유한 자가 해당 토지를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토지 등 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얻은 소득에서 해당 자산을 취득한 시점의 가액을 뺀 것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에서 개발부담금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띤다.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산정이 바탕이 되는 양도소득의 총수입금액(양도가액)은 그 자산 양도 당시의 양도자와 양수자 간 실지거래가액에 따른다(소득세법 제92조, 제93조, 제95조, 제96조 참조). 개발사업이 이루어진 토지의 경우에는 그 개발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시장가격에 반영되기 마련이므로, 결국 양도자는 개발이익이 포함된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개발사업 대상 토지 소유자는 개발이익과 관련하여 이미 개발부담금을 냈으면서 다시 동일한 이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까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양도소득세의 세율이 50% 등 고율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개발부담금의 부담률(25% 또는 20%)과 결부되어 사실상 개발이익 대부분을 몰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소득세법 제104조, 개발이익환수법 제13조 참조). 이와 관련하여 부과 개시 시점 후 개발부담금의 부과 전에 부과 대상 토지를 양도하여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양도소득세가 부과된 경우에는 해당 세액 중 부과 개시 시점부터 양도 시점 또는 부과 종료 시점까지에 상당하는 세액을 개발비용에 계상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공제하고(개발이익환수법 제8조 제3호, 제1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참조), 양도소득세보다 개발부담금이 먼저 부과된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산정 시 이를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 필요경비로 보아 양도가액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소득세법 제95조 제1항, 제97조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163조 제3항 제3호의2 참조). 그러나 양도소득세액에서 개발부담금 전액을 세액공제하는 등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중부담의 문제는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에 대하여는 개발부담금과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조세 부담이 누적적·중첩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결과적으로 개발사업 대상 토지 소유자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부담이 초래됨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 토지가치 하락에 상응하는 보완규정의 부재 헌법재판소는 ‘토지초과이득세’에 관한 결정에서 “장기간에 걸쳐 지가의 앙등과 하락이 반복되는 경우에 최초 과세기간 개시일의 지가와 비교할 때는 아무런 토지초과이득이 없는 경우에도, 그 과세기간에 대한 토지초과이득세를 부담하지 않을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토지초과이득세 과세로 인하여 원본 자체가 잠식되는 경우로서, 수득세(收得稅)인 토지초과이득세의 본질에도 반함으로써 헌법 제23조가 정하고 있는 사유재산보장 취지에 위반된다.”고 하였다(헌재 1994. 7. 29. 92헌바49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개발부담금의 경우 부과 대상 토지의 지가(地價) 즉, 토지가액이 상승하여 ‘종료시점 토지가액’이 ‘개시시점 토지가액’보다 높을 때 비로소 개발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토지가액이 상승·하락하는 국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토지 수급상황, 산업구조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시기별·지역별로 부동산 경기 흐름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개발부담금 산정 당시에는 부동산 호황기여서 해당 토지가액이 종전보다 오른 것으로 파악되더라도 그 이후에는 후퇴기 등 다른 순환주기에 들어섬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토지가액이 오히려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토지의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 관한 아무런 보완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개시시점’과 ‘종료시점’ 사이에는 토지가액이 상승했으나 그 ‘종료시점’ 이후에는 토지가액이 하락하여 전체적으로는 손해만 있는 경우에도, 개발부담금에 관한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 확보, 개발부담금의 효율적인 부과·징수 등과 같은 입법목적이 중요한 공익에 해당함은 분명하나, 위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종료시점지가 산정의 기준 및 방법만으로는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목적 달성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그 가능성이 미미한 반면, 위 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들과 같은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은 매우 중하다. (4) 소결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위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다. 결론 이 사건 종료시점지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부동산
토지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가에관한법률
2022-01-03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9헌마656
의료법 제82조 제3항 등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마656 의료법 제82조 제3항 등 위헌확인 【청구인】 [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공동심판참가인 [별지 2] 공동심판참가인 명단과 같음 【선고일】 2021. 12. 23. 【주문】 1. 청구인 1 내지 67의 심판청구 및 공동심판참가인 정○○의 참가신청을 모두 각하한다. 2. 나머지 청구인들 및 공동심판참가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비시각장애인으로 시·도지사로부터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지 아니한 채,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다음 사실상 안마시술소 내지 안마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청구인들은,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82조 제1항 중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부분, 시·도지사로부터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지 아니한 자가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의료법 제82조 제3항 중 제33조 제2항 제1호를 준용하는 부분, 시·도지사로부터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지 아니한 채 영리 목적으로 안마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88조 제3호가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9. 6. 21.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82조 제1항 중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부분(이하 ‘이 사건 자격조항’이라 한다),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2조 제3항 중 제33조 제2항 제1호를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개설조항’이라 한다),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21. 9. 24. 법률 제18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3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안마사) ① 안마사는「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시·도지사에게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 1.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에 따른 특수학교 중 고등학교에 준한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제4항에 따른 안마사의 업무한계에 따라 물리적 시술에 관한 교육과정을 마친 자 2. 중학교 과정 이상의 교육을 받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의 안마수련과정을 마친 자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안마사) ③ 안마사에 대하여는 이 법 중 제8조, 제25조, 제28조부터 제32조까지, 제33조 제2항 제1호·제3항·제5항·제8항 본문, 제36조, 제40조, 제59조 제1항, 제61조, 제63조(제36조를 위반한 경우만을 말한다),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 제68조, 제83조, 제84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의료인”은 “안마사”로, “면허”는 “자격”으로, “면허증”은 “자격증”으로, “의료기관”은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으로, “해당 의료관계단체의 장”은 “안마사회장”으로 한다.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고, 2021. 9. 24. 법률 제18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82조 제1항에 따른 안마사의 자격인정을 받지 아니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안마를 한 자 [관련조항]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로 개정되고, 2020. 3. 4. 법률 제17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개설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들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시각장애 여부를 절대적 기준으로 설정하여 안마사 직역에 대한 일반인의 진입 자체를 봉쇄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직업선택의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의 보호와 생계보장을 위한 다른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국가의 재정규모와 수준이 열악하거나 여타의 보완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를 두는 것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일정한 복지관련시설에만 비시각장애인의 안마행위를 금지하거나, 일정한 규모의 사업장에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방법 등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기본권 침해가 적은 방법들이 존재함에도, 심판대상조항들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비시각장애인을 차별취급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무자격 안마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책임에 비례하지 아니한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책임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4. 청구인추가신청의 적법 여부 청구인들의 대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인 2019. 6. 25. 이○○, 신○○이 당초 제출한 청구인 목록에서 누락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보정하는 내용의 보충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이는 청구인의 추가를 구하는 것으로서 당사자표시정정의 범위를 넘는 임의적 당사자 변경에 해당하여 헌법소원심판절차에서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19. 5. 30. 2018헌마1208등; 헌재 2020. 6. 25. 2018헌마974 참조). 가사 이를 공동심판참가신청으로 선해한다고 하여도 이와 같은 공동심판참가신청은 헌법소원심판 청구기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는바, 위 이○○, 신○○은 심판대상조항들 중 그 시행이 가장 늦은 이 사건 처벌조항이 시행(2016. 12. 20.)되기 전부터 안마업에 종사하고자 하였던 자이므로 늦어도 이 사건 처벌조항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이○○, 신○○은 그로부터 1년이 훨씬 도과하여 2019. 6. 25. 이 사건 공동심판참가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신청은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역시 부적법하다. 5. 공동심판참가신청의 적법 여부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인 2019. 9. 5. 이□□, 최○○, 정○○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에 참가하기 위한 신청을 하였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그 목적이 청구인과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경우, 그 제3자는 공동청구인으로서 심판에 참가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83조 제1항). 다만 공동심판참가인은 별도의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대신에 계속 중인 심판에 공동청구인으로서 참가하는 것이므로 그 참가신청은 헌법소원 청구기간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헌재 2009. 4. 30. 2007헌마106 참조). 공동심판참가신청인 정○○은 심판대상조항들 중 그 시행이 가장 늦은 이 사건 처벌조항이 시행되기 전부터 안마업에 종사하고자 하였던 자이므로 늦어도 이 사건 처벌조항의 시행(2016. 12. 20.)과 동시에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인데, 위 정○○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 9. 5. 이 사건 공동심판참가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정○○의 공동심판참가신청은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공동심판참가신청인 이□□, 최○○은 이 사건 처벌조항 시행 이후인 2019. 6. 24. 및 2019. 7. 17. 각 사업자등록을 함으로써 안마업에 종사하고자 한 자이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이 시행된 이후 그 법령에 해당하는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이□□, 최○○은 그로부터 1년 이내인 2019. 9. 5. 이 사건 공동심판참가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신청은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및 민사소송법 제83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다. 6. 적법요건 판단 가. 청구인 1 내지 46의 심판청구 심판대상조항들의 시행 이후 안마시술소 등을 하기 위하여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면 이 사업자등록을 한 때 심판대상조항들로 인한 기본권침해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위 청구인들은 안마시술소 등을 하기 위하여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날인 [별지 1] 청구인 명단 기재 해당 사업자등록일부터 1년이 지난 2019. 6. 21.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므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나. 청구인 47 내지 67의 심판청구 이 사건 처벌조항은 심판대상조항들 중 가장 늦은 2016. 12. 20. 시행되었다. 그런데 위 청구인들은 위 조항이 시행되기 전부터 안마시술소 등을 하기 위하여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별지 1] 청구인 명단 기재 해당 사업자등록일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 영업을 시작하였으므로, 늦어도 위 조항의 시행과 동시에 심판대상조항들로 인한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위 청구인들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 6. 21.에 비로소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므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다. 청구인 68 내지 136의 심판청구 위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들의 시행 이후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실상 안마시술소 등의 영업을 한 자들인바, 위 청구인들이 안마시술소 등을 운영하기 위하여 체형관리 등의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별지 1] 청구인 명단 기재 해당 사업자등록일에 비로소 심판대상조항들로 인한 기본권침해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안마시술소 등을 하기 위하여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날부터 1년 이내인 2019. 6. 21.에 이루어진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라. 소결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청구기간을 준수한 청구인 68내지 136 및 공동심판참가인 이□□, 최○○의 심판청구에 대하여만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이하 7.항에서부터는 위 청구인들과 위 공동심판참가인들을 모두 합하여 ‘청구인들’이라 한다). 7. 본안 판단 가.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자격조항 및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구 의료법상 안마사 자격조항에 대하여 네 차례에 걸쳐 합헌결정을 한 바 있는데(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등; 헌재 2010. 7. 29. 2008헌마664등; 헌재 2013. 6. 27. 2011헌가39등; 헌재 2017. 12. 28. 2017헌가15 참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자격조항은 신체장애자 보호에 대한 헌법적 요청, 장애인복지정책의 원칙 등에 바탕을 두고서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 삶의 보람을 얻게 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실현시키려는 데에 위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다른 직종에 비해 공간이동과 기동성을 거의 요구하지 않을 뿐더러 촉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이 영위하기에 용이한 안마업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독점시킴으로써 그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직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 된다. (나) 안마업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이 사건 자격조항으로 말미암아 일반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므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점, 이에 반하여 일반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종류와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고 안마업 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자격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생활전반에 걸쳐 시각장애인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을 보상해 주고 실질적인 평등을 이룰 수 있는 수단이며, 이 사건 자격조항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권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따라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적절하게 형량한 것으로서, 위 법률조항으로 인해 얻게 되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등 공익과 그로 인해 잃게 되는 일반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 사익을 비교해 보더라도, 공익과 사익 사이에 법익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자격조항이 비시각장애인을 시각장애인에 비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차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2) 또한 헌법재판소는 2013. 6. 27. 2011헌가39등 결정과 2017. 12. 28. 2017헌가15 결정에서 이 사건 개설조항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개설조항은 일정한 교육을 거쳐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인정을 받은 자만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에게 제공되는 안마서비스의 적정성을 기하고, 무자격자가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의 건강상 위험을 미리 방지하며,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자아실현의 기회부여라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나) 엄격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자가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경우, 안마시술소 등에서 제공되는 안마의 질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지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으며, 비시각장애인도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시각장애로 말미암아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운영함에 있어 비시각장애인보다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시각장애인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인정을 받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사건 개설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다)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안마시술소 등에서 비시각장애인 고용주와 시각장애인 종업원의 구조가 고착화되어,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일단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에는 행정비용이나 단속인력의 한계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보호하거나 이들의 최저한의 근무환경을 보장함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를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이를 넘어선 자아실현의 기회 제공이라는 입법목적을 보다 더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 및 운영에 있어서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 자격인정 단계에서부터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직업활동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에 관한 독점권을 시각장애인에게 인정하는 것 이외에 이를 위한 덜 침익적인 수단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개설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라) 한편,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미흡한 현실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가 헌법 제10조 및 제34조 제5항에 의한 요청에 따라 시각장애인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을 보상해주고 실질적인 평등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서 채택된 것인 점, 만약 비시각장애인에게도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는 것이 허용될 경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자격을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취지가 몰각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개설조항 역시 비시각장애인을 부당하게 차별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마) 이와 같이 이 사건 개설조항은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은 자만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반 국민에게 제공되는 안마의 질을 담보하고, 시각장애인들이 목표를 가지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반면, 이 사건 개설조항으로 인하여 비시각장애인들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없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들에게는 다양한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로 인해 제한되는 비시각장애인의 사익이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개설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 (바) 따라서 이 사건 개설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3)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안마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나 안마업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비시각장애인의 증가, 시각장애인의 경제활동 현황 등을 들어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업 진입을 차단하는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에 대한 법익형량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의하면, 15세 이상의 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고용률은 60.2%이지만, 시각장애인의 경우 고용률은 42.3%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증 시각장애인의 경우 고용률은 18.2%에 불과하여, 중증의 전체 장애인 고용률 19.9%보다도 낮고, 고용률 48.2%인 경증 시각장애인과도 현저히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현재 총 시각장애인 안마사 11,305명 중 중증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10,613명으로 안마사 중 중증 시각장애인이 약 93.9%에 이른다. 안마업은 육체적으로 힘을 요구하는 직업으로서 일정한 연령 이상인 시각장애인이 안마업에 종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2020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장애인의 고용률은 25.9%에 불과하다), 시각장애인의 교육기회가 국민 평균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점까지 덧붙여 고려하면, 취업이 어려운 18세에서 60세 사이의 중증 시각장애인의 상당수가 안마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장애인과 달리, 비장애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기회를 바탕으로 안마업 이외에 선택가능한 직업의 종류와 범위가 상당히 넓다. 특히 물리치료사의 경우는 안마사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 직종으로서 일련의 수련과정과 시험을 거쳐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 분야에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넓게 보면, 반드시 안마 등의 시술을 직업으로 선택할 다른 방법이 완전히 봉쇄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시각장애인 중 다수가 후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되는 이른바 중도 실명자이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시각장애가 최초로 발생된 시기는 돌 이후가 대부분인데(95. 4%), 돌 이후 시각장애인이 된 사람의 비율을 연령별로 보면 1-4세 8%, 5-9세 11.2%, 10-19세 9.8%, 20-29세 7%, 30-39세 10.9%, 40-49세 13.2%, 50-59세 18.8%로 나타난다. 즉 왕성하게 근로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30대-50대)에 시각장애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처럼 비시각장애인으로서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하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시각장애를 얻게 된 경우, 기존에 해오던 경제활동이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것을 쉽게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새롭게 점자나 음성낭독프로그램 등 자립생활 기술을 익히기 어렵고, 실직 이후 재취업이 어려워 생계마저 위협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교육은 무료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안마교육을 통하여 재취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등 안마업은 중도 실명자인 시각장애인의 생계 보장을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기능하게 된다. 결국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여전히 시각장애인들, 특히 중증시각장애인 내지 중도 실명자들의 최소한의 삶을 지탱해 주는 직업교육 및 취업의 틀로서 기능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 비시각장애인이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에 대한 종전 결정 이후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고, 시각장애인의 직업활동과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다른 효율적인 대안들이 새롭게 자리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헌법재판소의 종전 결정들과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이 비시각장애인인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처벌조항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는 2010. 7. 29. 2008헌마664등 결정에서 벌금형의 상한이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이 사건 처벌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구 의료법 조항에 대하여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특정의 행위를 불법이며 범죄라 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여 이를 규제할 것인지의 문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와의 상호관계를 함수로 하여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그 결과를 달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은 그 사회의 시대적인 상황, 사회구성원들의 의식 등에 의하여 결정될 수밖에 없으며,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의지 즉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어떠한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것은 그것이 입법자에게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아니하는 한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안마사의 자격 없이 안마를 하는 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1982. 4. 1. 시행된 개정 의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이래, 조문의 형태에 일부 변동이 있기는 하였지만 처벌조항 자체는 현재까지 계속 존재하여 오고 있는데도 비안마사들의 안마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빈발하고 있음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자격조항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되고 있는 사정 등을 감안하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위하여 비안마사들의 안마행위를 실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벌조항을 통하여 비안마사들의 안마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입법자의 결단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서 입법형성자유의 범위 내에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 이에 덧붙여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벌금형과 징역형을 모두 규정하고 있으나, 그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상한만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제한하여 법관의 양형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죄질에 따라 벌금형의 선고나 선고유예까지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정형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따라 마련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의 취지 등을 감안한다면, 이 사건 처벌조항을 통하여 비안마사들의 안마시술소 개설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법정형으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둔 입법자의 결단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벌조항은 입법형성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8. 결론 청구인 1 내지 67의 심판청구 및 공동심판참가인 정○○의 참가신청은 부적법하여 이를 모두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 및 공동심판참가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이영진의 보충의견이 있다. 9. 재판관 이영진의 보충의견 나는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의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으며, 안마사 자격인증을 받지 아니한 자는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한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이하 ‘이 사건 자격조항 등’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하나,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양자 모두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는 규범조화적인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므로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힌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은 제1차적으로는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데 있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소수자인 장애인이 진정한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형성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정책은 때로 일반국민에 비하여 장애인을 우대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로 말미암아 일반국민의 기본권 행사가 제한받게 될 경우 입법자로서는 장애인의 보호와 일반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양 법익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등 참조). 예컨대,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허용하면서도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취업할 수 있는 보건복지 관련 시설을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외에 보건소,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하여 시행하는 방법이나 일정한 규모의 사업장에 산업안마사(헬스키퍼:Health Keeper)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방법, 일정한 규모 이상의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또는 스포츠마사지 업소의 경우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일정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쿼터를 두는 방법, 시각장애인의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사업 개시에 필요한 자금을 재정적 지원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방법, 영업장을 두지 아니하는 출장안마나 일정규모 이상 또는 이하의 안마업에 한하여 시각장애인에게 독점권을 주는 방법, 안마를 필요로 하는 일반인이 안마바우처를 구입하여 자택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로부터 손쉽게 안마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 등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및 직업활동 참여기회 제공을 폭넓게 달성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기본권을 덜 침해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지원방법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등 결정의 위헌의견 참조). 우리나라와 같이 안마사라는 특정 직업을 시각장애인에게만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입법례는 매우 드물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는 그러한 입법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한 예도 있다.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가 소유, 사용, 점유하는 부동산에서 자동판매기나 카페테리아 등 판매시설의 운영을 허가함에 있어서 시각장애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법률(Randolph-Sheppard Act)을 시행하여 위 판매시설에서 얻은 이익을 그 시설을 운영한 시각장애인에게 귀속되도록 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일반 노동시장에서 고용기회를 가질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별도의 시각장애인용 작업장(Blindenwerkstätte)을 설치하여 일정한 생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국의 경우 특정 직업을 안마사에 독점시키지 않으면서도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및 직업활동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위와 같은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될 수 있음에도 그에 관한 검토나 또 다른 대안의 개발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자격조항 등에 안주하려는 입법자의 태도는 신체장애자 등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도록 한 헌법규정(헌법 제34조 제5항)에 기대어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국가의 의무(헌법 제34조 제2항)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안마사의 자격을 비시각장애인에게도 허용할 경우, 비시각장애인들의 탈법적인 안마사 영업을 양성화하여 안마의 수요가 확대될 수 있고 안마사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발달시켜 국가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오히려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활동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나아가 안마사업계 수익의 일부를 시각장애인의 복지를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 볼 수 있다(헌재 2010. 7. 29. 2008헌마664등 결정의 위헌의견 참조). 2020년 5월 현재 15세 이상의 시각장애인 251,565명 중에서 안마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1만 1천여 명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안마사 수는 안마나 마사지를 통하여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이에 따라 마사지 관련업계에서는 마사지 행위가 이루어지는 업소 수가 약 8만여 개, 관련 종사자 수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는 등 비시각장애인들이 발 마사지 등 스포츠마사지나 피부미용마사지의 명목으로 안마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의료법에서 ‘안마’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면서, 하위법령인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서 안마사의 업무를 ‘안마·마사지·지압 등 각종 수기요법(手技療法)이나 전기기구의 사용, 그 밖의 자극요법으로 인체에 물리적 시술행위를 하는 것’(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2조)이라고 너무나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시각장애인에게 허용되는 안마와, 스포츠마사지나 피부미용마사지 등 비시각장애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안마의 경계가 모호하여 많은 비시각장애인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내몰리는 한편, 법의 문외한인 일반인들은 업무나 운동 등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하여 안마사의 자격이 없는 비시각장애인들로부터 마사지 등을 받음으로써 그 진정한 의사와 관계없이 불법행위에 동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안마 내지 스포츠마사지 업계의 현실과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업을 독점시키는 규범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시각장애인에 한하여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구 ‘안마사에 관한 규칙’ 조항에 대하여 2006년 헌법재판소가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헌재 2006. 5. 25. 2003헌마715등 결정 참조)한 이래, 입법자는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내용을 의료법에 직접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내용의 의료법 조항에 대하여 네 차례 합헌 결정을 한 바 있으나, 이 결정 중에는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사업이 허용되더라도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영업활동이 전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시각장애인이 아닌 일반 안마사들과 경쟁하는 입장에 처하게 될 뿐이며, 전체 시각장애인 인구 중에서 안마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므로, 이로써 시각장애인 전체의 복지에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고 보기 어려워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내용의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의견이 개진되기도 하였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독점은 오로지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회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직업선택의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배제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이 안마를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또 안마사 간의 경쟁을 통해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공급받을 기회마저도 상실시키고 있다는 의견 등도 꾸준히 제기되어 오면서, 안마업과 관련하여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의 소모적인 갈등상황이 반복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끊임없는 갈등상황은 일반국민이 안마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 역시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헌법적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법정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시각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의 보호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요건에 의한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측면 또한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이 사건 자격조항 등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으로서, 비록 위헌이라고 선언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자격조항 등으로 인하여 비시각장애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에 대하여 보다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입법자를 비롯한 정부 당국에서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제에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덜 제한할 수 있도록 입법적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의료법
안마사
시각장애인
2022-01-03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20헌마1620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마162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김○○, 대리인 변호사 윤석민 【피청구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선고일】 2021. 12. 23. 【주문】 피청구인이 2020. 10. 29. 수원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8262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0. 10. 29. 청구인에 대하여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8262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20. 9. 27. 10:00경 ○○시 ○○로(주소 생략) ○○아파트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서, 의붓딸 강○○이 방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고에 있던 펜치(플라이어)를 들고 와 방문 손잡이를 부수어 시가 불상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12. 7.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아파트는 청구인의 배우자인 강□□와 청구인의 공유재산이므로 방문 손잡이는 타인의 재물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행위는 강○○의 생명침해라는 위난을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에 해당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8. 4. 5. 강□□와 혼인신고하였고, 강○○은 강□□와 전처와 사이의 자녀이다. (2) 2020. 9. 27. 12:00경 강○○으로부터 ‘가족폭력으로 신고 드립니다. 문을 부수고 있습니다. 빨리 출동해주세요’라는 112신고가 접수되었다. 출동한 경찰관은 거실 바닥에 부서진 방문 손잡이와 파편이 흩어져 있고, 방문 손잡이 고장으로 강○○이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현장에서 청구인으로부터 ‘강○○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것으로 부부 간의 갈등이 생겼고, 수년 째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강○○ 방에 인기척이 없어 혹시나 자살을 하는 줄 알고 방문 손잡이를 부수었다’는 진술을 청취하였다. (3) 강○○은 경찰에서 “부친이 청구인과 살면서 자신은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다가 2020. 9. 8.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평소 부친이 자신에게 과외비를 지원하는 것을 청구인이 못마땅해 하였는데, 엊그제 부친이 자신에게 용돈을 준 것에 대하여 청구인이 ‘정신병 있는 아이한테 왜 돈을 주냐’는 식의 말을 하면서 화를 내어 당일 남자친구 집으로 가서 하룻밤을 보낸 후, 이 사건 전날 저녁 19:00경 청구인이 집에 없는 것을 알고 귀가하여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 사건 당일 아침 청구인이 ‘씨발년아 문 안열어’라고 욕설을 하면서 방문을 손으로 쳤고, 며칠 전에도 청구인이 자신의 마스크를 벗기어 귀걸이가 떨어진 적이 있어 무서워서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청구인이 무언가 물건으로 방문을 치는 소리와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서 동영상을 촬영하여 아빠에게 보내고, 문자로 신고를 하게 되었다. 부친이 재혼하면서부터 우울감이 찾아와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 청구인과 함께 사는 것이 싫고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이 사건 당일 출동한 경찰관은 강○○의 긴급임시조치 요청에 따라 청구인에 대하여 퇴거 등 격리, 접근금지 등의 긴급임시조치를 하였고, 2020. 10. 7. 법원의 임시조치결정이 이루어졌다. (5) 청구인은 경찰에서 “강□□와 10년 전부터 동거를 하다가 혼인신고를 하였다. 강○○이 술을 마시면 울고, 정신적으로 심각해져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술을 마시게 하지 말라고 한다. 이 사건 며칠 전에도 강○○이 눈썹손질용 칼로 왼쪽 손목을 그었다. 이 사건 전날 술을 마시러 나간다는 강○○에게 강□□가 돈을 주기에 이를 만류한 것으로 강○○이 삐친 것 같다. 이 사건 당일 오전에 화분을 사서 집에 들어와 보니 강○○의 방문이 잠겨 있었고, 시간이 지나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아니하여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에 펜치를 가져와 문을 두드렸으나 여전히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에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겁이 나 펜치로 문을 계속 두드렸다. 그러자 방문 손잡이 나사가 빠졌고, 구멍을 통해 강○○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는 것을 확인한 후, 부엌에서 집 안 일을 보고 있던 중 경찰관이 방문하였다. 경찰관이 온 것을 안 강○○이 문을 열어 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경찰관의 요구로 망치를 꺼내주자 경찰관이 문을 열었다. 강○○의 방문을 두드릴 때에 얼른 문을 열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을 뿐 부서진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 강○○과 가까워지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강○○이 아직 자신을 엄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2020. 10. 20. ‘이 사건은 서로를 오해한 일이며, 사과하고 화해하였으며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취지가 자필로 기재된 강○○ 명의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다. (7) 강○○은 2019. 2.경부터 2020. 4.경까지 이루어진 정신치료 및 상담과정에서 ‘친어머니의 가출과 아버지의 잦은 외박 및 그에 이은 재혼으로 인하여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몇 차례 자해를 시도하였다. 술을 마시면 자살 생각을 하게 된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8) 이 사건 아파트는 강□□가 분양받아 2020. 7. 31. 매매 잔금까지 모두 납입하였고, 2020. 8. 21. 주식회사 ○○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되었다가, 이 사건 직후인 2020. 11. 2. 강□□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한편 강□□와 청구인은 이 사건 발생 이전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였으며, 2020. 10. 29. 전입신고를 마쳤다. 나. 판단 (1) 재물의 타인성 인정 여부 타인의 재물이란 재물의 소유권이 행위자 이외의 타인에게 속하는 것으로, 타인과 공동소유에 속하는 재물도 타인의 재물에 해당된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도2432 판결 참조).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부동산등기부상 소유명의자는 주식회사 ○○이었고, 청구인의 남편인 강□□가 수분양자로서 이 사건 아파트를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청구인은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소유권 등 어떠한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는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 (2) 위법성조각사유 인정 여부 (가) 오상피난 인정 여부 청구인은 강○○이 정서적으로 불안하여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이전에 자해를 한 전력도 있기 때문에 이 사건 당시 불행한 상황을 막고자 하는 마음에 긴급히 방문을 열고자 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형법 제22조 제1항은 위법성조각사유로서 긴급피난에 관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위난’이란 일정한 상황진전을 그대로 방치하면 법익침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위난은 법익침해의 발생이 근접한 상태 즉 현재적이어야 하며, ‘위난의 현재성’은 피난행위자의 주관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살핀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객관적인 관점에서 강○○의 생명·신체에 자해 등 침해행위의 발생이 근접한 상태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청구인의 손괴행위가 긴급피난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법익침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상태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행위자가 위난의 발생이 근접한 상태였다고 오인하였고, 그와 같은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즉 오상피난의 경우에는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로서 범죄성립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406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13999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청구인은 강○○이 과거 자해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에도 자해를 시도한 적이 있어서, 이 사건 발생 당시 수차례 강○○의 방문을 두드렸음에도 계속 아무런 반응이 없어 강○○이 자해를 하였거나 자해를 시도하는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이 사건 발생 이전에 강○○은 상당기간 정신과 상담 및 진료를 받아 왔고, 강○○이 몇 차례 자해를 시도하였으며, 술을 마시면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당시 강○○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청구인이 수차례 방문을 두드렸음에도 방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면 청구인으로서는 강○○이 자해를 하였거나 자해를 시도할 지도 모른다고 오인할 만한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나) 피해자 승낙 인정 여부 또한 형법 제24조는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현실적인 승낙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만일 피해자가 행위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승낙하였을 것으로 예견되는 경우 추정적 승낙이 인정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8081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 및 점유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의 남편이자 강○○의 아버지인 강□□가 이 사건 아파트의 방문 손잡이에 관하여 사실상 및 실질적으로 처분권한을 가진 자로서 형법 제24조 소정의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의 손괴행위에 대하여 강□□가 명시적으로 이를 승낙한 사실은 없지만, 강□□와 적시에 즉각적인 연락을 할 수 없는 등 현실적 승낙을 얻기 불가능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 및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 말하자면, 강○○이 최근에 자해를 시도한 사실이 있었는지, 강○○이 이 사건 전날 술을 마시러 나간다고 하였는지, 청구인이 방문을 두드릴 때 강○○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강□□가 청구인의 손괴행위를 당연히 승낙하였을 것으로 예견된다면 이 경우 추정적 승낙을 인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이 사건 당시의 객관적 사정 및 강□□의 승낙 가능성 등을 추가로 수사하여, 오상피난을 인정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강□□의 추정적 승낙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재물손괴 혐의를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물손괴
긴급피난
행복추구권
오상피난
위난
2022-01-03
헌법사건
선거·정치
헌법재판소 2020헌마395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등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마395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청구인】 흐○○(외국인) 외 4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별지] 대리인 명단과 같음 【선고일】 2021. 12. 23. 【주문】 1.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1항, 구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로 개정되고, 2021. 4. 1.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및 제5조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국인고용법’이라 한다)에 의한 고용허가를 받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이다. 나. 청구인 흐○○(외국인)은 캄보디아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9. 12. 18.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같은 달 23.부터 ○○시 소재 ○○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구인 흐○○(외국인)는 사용자가 근무시간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연장근로수당 없이 연장근로를 시키고 있고, 기숙사비를 추가로 공제하여 근로계약서상 통상임금보다 적은 월급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다. 청구인 추○○(외국인)는 몽골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8. 12. 26.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2019. 1. 22.부터 안성시 소재 태광산업 주식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구인 추○○(외국인)는 사용자가 건설기계조종사면허가 없는 청구인에게 무면허 건설기계(지게차) 조종을 강요하였고, 협박성 발언을 일삼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라. 청구인 트○○(외국인)은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6. 4. 12.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시 소재 ○○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구인 트○○(외국인)는 취업활동 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사용자의 재고용 허가 요청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용자의 요구로 근로계약 불이행 위약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사용자에게 예치하였고, 이후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를 통해 위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마. 청구인 나○○(외국인)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3. 12. 24.경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시 소재 ○○에서 근무하였다가, 2018. 12. 19. 성실 외국인근로자로 재입국하여 같은 사업장에서 자동차 부품 화학처리 도금업무를 하고 있다. 청구인 나○○(외국인)는 사용자가 보호장구를 지급해 주지 않아서 인체에 유해한 유기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 청구인 미○○(외국인)은 미얀마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3년경 ○○시 소재 주식회사 ○○에 입사한 뒤 성실 외국인근로자로 재입국하여 현재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구인 미○○(외국인)는 2020. 1. 31. 위 공장에서 10명이 사상한 산재 사고를 목격한 후 사용자에게 사업장 변경을 요청하였으나 사용자가 이를 거절하였다고 주장한다. 사. 청구인들은 2020. 3. 15. 자신들이 처한 위 각 상황이 외국인고용법 제25조 제1항, 제25조 제4항,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4조, 제5조, 제5조의2가 규정한 사업장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사업장을 변경하지 못한 채 근로를 계속하여야 하므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이 사건 고시 제5조의2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기숙사의 구조와 설비, 설치장소, 주거환경, 면적, 사생활보호 및 기숙사에 대한 정보제공 등을 규정한 것이어서 청구인들이 이 사건에서 다투는 내용과 관련이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라 한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71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4항(이하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이라 한다), 구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로 개정되고, 2021. 4. 1.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5조(이하 ‘이 사건 고시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74호로 개정된 것) 제25조(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의 허용) ① 외국인근로자(제12조 제1항에 따른 외국인근로자는 제외한다)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의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1.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로 근로계약기간 중 근로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거나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갱신을 거절하려는 경우 2. 휴업, 폐업, 제19조 제1항에 따른 고용허가의 취소, 제20조 제1항에 따른 고용의 제한, 제22조의2를 위반한 기숙사의 제공,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 3.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71호로 개정된 것) 제25조(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의 허용) ④ 제1항에 따른 외국인근로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은 제18조에 따른 기간 중에는 원칙적으로 3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제18조의2 제1항에 따라 연장된 기간 중에는 2회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제1항 제2호의 사유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변경한 경우는 포함하지 아니한다. 구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2019. 7. 16. 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9호로 개정되고, 2021. 4. 1.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근로조건 위반) 법 제2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 근로조건 위반 등에 해당하는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사용자가 다음 각 목과 같이 임금체불 등을 한 경우(이 경우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 중이거나, 임금체불 또는 지급 지연이 종료된 날부터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하며, 사용자의 단순 계산착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 가. 월 임금의 3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2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 나. 월 임금의 10 퍼센트 이상의 금액을 4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지급한 경우 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에 미달하여 지급한 경우 2. 사용자가 채용할 때 제시하였거나, 채용한 후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던 임금 또는 근로시간을 20 퍼센트 이상 감축한 기간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2개월 이상인 경우(이 경우 해당 임금 또는 근로시간이 감축되고 있는 중이거나, 해당 임금 또는 근로시간 감축이 종료된 날부터 4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한다) 3. 사용자가 채용할 때 제시하였거나, 채용한 후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던 근로시간대를 외국인근로자의 동의 없이 2시간 이상 앞당기거나 늦춘 사실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1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4. 사용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외국인근로자가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가 해당 부상 또는 질병 발생일부터 1개월이 경과하는 시점까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제5조(부당한 처우 등) 법 제2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사업장 변경이 허용되는 부당한 처우 등에 해당하는 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의 성폭행 피해를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 경우로써 긴급하게 사업장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2.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하여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3.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 등 사용자의 관리가 미치는 범위 내에서 직장 동료, 사업주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을 당함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4.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국적, 종교, 성별, 신체장애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5.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한 것을 이유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자율개선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자율개선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관련조항]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5. 14. 대통령령 제23785호로 개정된 것) 제30조(사업 또는 사업장의 변경) ① 법 제25조 제1항 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상해 등으로 외국인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는 부적합하나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들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변경’(이하 ‘사업장 변경’이라 한다) ‘사유’와 ‘횟수’를 제한함으로써 체류기간 동안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강제근로 금지를 위반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신체의 자유(제12조 제1항), 직업선택의 자유(제15조) 및 근로의 권리(제32조)를 침해하며, 사업장 변경 사유나 횟수에 제한이 없는 외국국적동포 등 다른 외국인근로자와 비교하여 평등권(제11조)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구체적 범위를 정하지 않고 사업장 변경 사유를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어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 다. 이 사건 고시조항은 근로조건 위반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 사유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부당한 처우가 발생한 경우에도 긴급성이나 계속 근로 불가능성을 요구하는 등 과도하게 사유를 제한하고 있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 판단 가. 청구인들의 기본권 주체성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 여부는 기본권의 성질에 좌우되는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과 같은 ‘인간의 권리’로서의 성격을 갖는 기본권들이 외국인에게 인정된다(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참조). 고용허가를 받아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노동인력으로서 지위를 부여받은 외국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는 인간의 권리로서 보장되고(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헌재 2011. 9. 29. 2009헌마351 참조), 근로의 권리 중 인간의 존엄성 보장에 필요한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 역시 외국인에게 보장된다(헌재 2007. 8. 30. 2004헌마670; 헌재 2016. 3. 31. 2014헌마367 참조). 평등권도 인간의 권리로서 원칙적으로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고, 다만 참정권 등에 대한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참조). 청구인들은 국내 기업에 취업을 목적으로 외국인고용법상 고용허가를 받고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생활관계를 형성·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바, 직장선택의 자유 및 근로의 권리 가운데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의 주체가 된다. 또한 청구인들은 외국인근로자들 사이의 차별취급을 문제 삼고 있어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평등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밖에 청구인들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에 관해서도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됨에 의문이 없다. 나.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인해 장차 언젠가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고 그러한 우려가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20. 9. 24. 2018헌마739등 참조).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은 사업장 변경 횟수를 취업활동기간 동안 3회, 취업활동 연장기간 동안 2회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은 허용되는 사업장 변경을 모두 마친 후 추가로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고자 하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 그런데 심판기록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3회 이상 사업장 변경을 시도하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청구인들이 허용되는 사업장 변경 횟수를 모두 소진할지가 불분명하여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고 볼 수 없고, 장차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으로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잠재적인 것에 불과하다. 청구인들은 사업장 변경 사유와 횟수를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들이 서로 연결되어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정되어 사업장을 변경한 경우는 횟수 제한에 포함되지 않으므로(이 사건 횟수제한조항 단서),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의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은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및 이 사건 고시조항과 구별하여 달리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에 관하여서는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및 이 사건 고시조항(이하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제한하고 있는바, 이로 인하여 외국인근로자는 일단 형성된 근로관계를 포기하고 직장을 이탈하는 데 있어 제한을 받게 되므로 이는 직업선택의 자유 중 직장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참조). (2)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은 방문취업(H-2) 외국인근로자와 달리 비전문취업(E-9) 외국인근로자인 청구인들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3) 청구인들은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근로의 권리를 구체화한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법령은 외국인근로자에게도 모두 적용되고, 사용자가 의무를 위반한 경우 외국인근로자가 그에 따른 법정 구제절차를 이용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나아가 헌법상 근로의 권리에, 열악한 근로환경을 갖춘 사업장을 이탈하여 다른 사업장으로 이직함으로써 사적(私的)으로 근로환경을 개선하거나 해결하는 방법을 보장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참조). 따라서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은 근로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다. (4) 청구인들은 신체의 자유와 강제노역 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규정한 제15조에서 강제노동 금지 원칙이 도출되므로, 그 위반 여부를 심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57년 강제노동철폐협약(제105호)을 채택하였으나 우리나라는 현재 위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고, 설령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것이 위 협약에서 말하는 ‘강제노동’에 해당할지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위헌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신체의 자유는 신체의 안전성이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힘이나 정신적인 위험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아니할 자유와 신체활동을 임의적이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헌재 2016. 9. 29. 2014헌가9). 이에 따르면 직장 변경을 제한하거나 특정한 직장에서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이 곧바로 신체의 안전성을 침해한다거나 신체의 자유로운 이동과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청구인들은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의 사업장 변경 제한이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 볼 만한 주장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 아니한다. (5)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그것만으로 청구인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제한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보호영역으로서 ‘직업’이 문제되는 경우 직업의 자유는 행복추구권에 대하여 특별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직업의 자유 가운데 직장선택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심사하는 이상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는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참조). (6)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 또는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된다. 나.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1) 직장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헌법 제75조 및 제95조가 인정하고 있는 위임입법의 형식은 예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하고,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고시 등 행정규칙에 위임하더라도 헌법 제40조의 국회입법 원칙과 상치되지 않는다(헌재 2004. 10. 28. 99헌바91; 헌재 2017. 9. 28. 2016헌바140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고용노동부 고시에 위임한 것이 헌법에서 정한 위임입법의 형식을 갖추지 못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행정규칙은 법규명령과 같은 엄격한 제정 및 개정절차를 요하지 아니하므로, 직장선택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작용을 하는 법률이 입법위임을 할 때에는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 법규명령에 위임함이 바람직하고, 고용노동부의 고시와 같은 형식으로 입법위임을 할 때에는 적어도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제2항 단서에서 정한 바와 같이 법령이 전문적·기술적 사항이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한 사항에 한정된다 할 것이고, 그러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상 법률의 위임은 반드시 구체적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져야 한다(헌재 2004. 10. 28. 99헌바91; 헌재 2016. 10. 27. 2015헌바360등 참조). 2)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헌법상 근로의 권리를 구체화한 법령들은 사용자가 준수하여야 할 근로조건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고, 법정 근로조건 위반에는 이르지 않지만 고용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의 부당한 처우 역시 다양한 태양과 정도로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는 그 범위가 넓고 내용이 세세하므로, 법률에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적절하지 않다. 또한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가운데 어느 범위까지를 외국인근로자가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볼 것인지는,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이동 규모를 얼마나 억제 또는 허용할 것인가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외국인근로자의 주관적 사정만을 기초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근로자의 규모와 종사 업종,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의 일반적인 작업환경 수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이 해당 사업장이나 동일 업종의 내국인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미칠 영향 등 정책적 사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행정부가 결정하도록 위임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의 근로조건이나 작업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높아진 법준수능력을 고려하여 근로조건 위반 사유를 추가하거나 정도를 엄격하게 상향할 수 있고, 고용허가제를 운영하면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부당한 처우가 나타나거나 발견되는 경우 이를 사업장 변경 사유에 포함하는 등 즉시 대처할 필요도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위임을 받은 이 사건 고시조항은 제정 이후 지금까지 수시로 개정되어 왔으며, 그 방향은 대체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거나 불분명한 사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사업장 변경 사유로 인정되는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의 구체적·세부적 내용을 법률로써 자세히 규정하기보다는, 전문적·정책적 능력을 갖춘 행정부가 상황의 변동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선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중 제2호 전체를 보면,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는 ‘휴업, 폐업, 외국인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른 고용허가의 취소, 제20조 제1항에 따른 고용의 제한, 제22조의2를 위반한 기숙사의 제공’(이하 ‘휴업등’이라 한다)과 함께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에 해당하고, 이러한 사유가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휴업등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용자의 귀책 유무를 불문하고 사업을 더는 지속할 수 없거나, 사업은 지속가능하지만 사용자의 귀책이 중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역시 휴업등의 사유에 준하여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사용자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들이 포함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고용법은 외국인근로자를 체계적으로 도입·관리함으로써 원활한 인력수급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고용노동부장관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외국인근로자 도입 업종 및 규모 등이 포함된 외국인근로자 도입계획을 매년 공표하며(제4조 제2항 제2호, 제5조), 고용허가를 받아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에 고용과 관련된 중요 사항을 변경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제17조 제1항). 이처럼 국가는 외국인근로자의 도입 및 고용관리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역시 전체적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 신청을 금지하고,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 가운데 일부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려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입법목적이 이 사건 고시조항에도 반영되어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가운데서도 비교적 엄격한 사유들이 규정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문언상 의미와 입법취지 및 관련 법률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고려하면,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위임을 받아 고용노동부고시에 규정될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에는, 근로관계의 지속을 어렵게 할 정도에 이르는 중대한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근로시간, 산업안전 등 핵심적인 근로조건 위반 및 고용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격적 모멸행위 또는 내국인근로자와의 차별대우 등이 포함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 고시조항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의 내용을 고용노동부 고시에 위임하고 있고, 수범자인 사용자와 외국인근로자 등으로서는 이 사건 고시조항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위 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입법형성권 일탈 여부 1)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제도를 마련함에 있어서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 외국인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는 입법자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법률로써 그 제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때 비로소 구체화된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그 내용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현저히 자의적인 경우에만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참조). 2) 고용허가제는 우리나라 기업 중 내국인 고용이 어려운 업종에 정부가 외국인 고용을 합법적으로 허가하는 제도이다. 즉 내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기회 보호의 원칙하에 외국인근로자를 체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인력수급을 원활히 하여 중소기업 등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와 근로자로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헌재 2009. 9. 24. 2006헌마1264 참조).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원칙적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금지하고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함으로써 중소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로 근로계약기간 중 근로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거나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갱신을 거절하려는 경우에만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외국인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입법자의 재량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3) 우선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외국인근로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을 억제함으로써 고용허가를 받은 사용자가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비전문취업의 외국인력을 도입하는 업종은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어업 및 건설폐기물처리업 등 일부 서비스업이며, 제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 원 이하의 기업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들은 국민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업종의 특성상 내국인근로자를 구하기 어렵고 대체로 규모가 영세한 사업장으로서 노동력의 안정적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 있다. 그런데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다수의 사업장이 외국인근로자 고용 시 애로사항으로 ‘잦은 사업장 변경’을 언급하고 있고, 특히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는 내국인근로자는 물론 외국국적동포에 비해서도 의사소통이 어렵고 문화적 차이가 있어 근무기간이 짧은 경우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하고 자유롭게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용자로서는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원활한 사업장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4) 최근 불법체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국인근로자의 효율적인 관리 차원에서도 사업장의 잦은 변경을 억제하고 취업활동 기간 내에서는 장기 근무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외국인고용법이 채택한 고용허가제는 사용자에 대한 규율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입국하는 외국인근로자 본인에 대한 검증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는 입국에 있어서의 완화된 통제를 체류와 출국에서의 강화된 규제로 만회할 필요성을 가지며, 외국인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할 때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5)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외국인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근로관계 해소를 사업장 변경 사유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외국인근로자의 책임 없는 사유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또한 부상 또는 질병 등으로 외국인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는 부적합하나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용허가제에 따른 사업장 이동 제한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외국인근로자에게 필요한 경우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그 제한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6) 세계 각국은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 가운데 자국의 실정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고, 우리 입법자 역시 노동허가제와 고용허가제 등 외국인고용제도를 자유롭게 선택할 입법재량을 가진다. 외국인고용법이 채택한 고용허가제에 따라 입국한 외국인근로자는 사용자에 의해 선정되어 특정 사업장에 배치되어 근무를 시작하고, 취업기간 동안 사업장 변경 사유와 횟수가 제한되는 등 사업장 변경이 억제된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을 허용하는 것은 고용허가제의 취지와 맞지 않고 자칫 외국인고용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외국인근로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고용허가제를 취지에 맞게 존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한으로 볼 수 있다. 7) 물론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에 엄격한 사유를 요구함으로써 제한되는 사익은 결코 작지 않다. 외국인근로자 역시 객관적으로 열악하거나 본인에게 부적합한 근로환경에서 벗어나 사업장을 옮길 필요가 있고, 변경된 사업장에서 더 높은 노동생산성을 발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경제에 더욱 이바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은 입국 당시부터 취업할 수 있는 사업장이 제한되어 있고, 향후 사업장 변경을 함에 있어서도 사유와 횟수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감수하고 입국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제한이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사용자의 근로계약 해지 또는 갱신거절이 없었음에도 외국인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현행 고용허가제의 목적과 체계에 반하고, 외국인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현실적 상황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8) 따라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소결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가) 한국에서 취업이 가능한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근로자들 가운데서도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인근로자들은 외국인고용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외국인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비전문취업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인근로자(이하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라 한다)인 청구인들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제한하고 있으나, 방문취업 체류자격으로 입국하여 특례고용허가를 받은 재외동포(이하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라 한다)는 사업장을 변경함에 있어 사유의 제한이 없다(외국인고용법 제25조 제1항). 따라서 양 집단 사이에 차별취급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나)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은 재외동포를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로 구분하면서(제2조) 외국국적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재외동포가 대한민국 안에서 부당한 규제와 대우를 받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여야 하고(재외동포법 제4조),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가 90일 이상 국내에 체류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재외동포법 제14조),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또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훈급여금을 받을 수 있다(재외동포법 제16조).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취업하려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하는데(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의 하나로 방문취업(H-2)을 두고 있다(제23조 및 별표1의2). 재외동포법상 외국국적동포에 해당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18세 이상인 사람의 경우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고,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받으면 사증 유효기간의 범위 내에서는 자유로운 출입국이 가능하며,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에 비해 비교적 넓은 분야(현재 46개 업종)에서 취업활동이 허용된다. 방문취업제도는 대한민국 수립 이전에 해외로 이주한 중국 및 구 소련 지역 동포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이들을 포용할 목적으로 2007년 도입되었다.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는 외국인고용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취업교육을 받은 후 구직신청을 하여 취업알선을 받거나(외국인고용법 제12조 제2항), 특례고용가능확인을 받은 사업장에 자율적으로 취업할 수 있다(같은 법 제12조 제1항). (다) 이처럼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는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와 외국국적동포 여부, 체류자격 요건, 취업활동 범위, 도입 취지, 취업절차 등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외국인고용법이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청구인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유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고시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1) 직장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가)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제도를 마련함에 있어서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 외국인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는 입법자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법률로써 그 제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때 비로소 구체화된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의 책임 없는 사업장 변경 사유를 구체화하고 있는 이 사건 고시조항 역시 그 내용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현저히 자의적인 경우에만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11. 9. 29. 2007헌마1083등 참조). (나) 이 사건 고시조항은 중소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를 도모하는 한편, 외국인근로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사업장 변경 허용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다) 이 사건 고시조항의 개정 전 조항은 종래 사업장 변경 사유를 ‘근로조건이 현저하게 낮아지게 된 경우’라고 규정하는 등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와 외국인근로자 사이의 의견불일치의 원인이 되고 사업장 변경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어렵게 되어 사실상 사업장 변경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고시조항은 2019. 1. 11. 전부개정된 이후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사용하고 있어 불명확성으로 인한 사업장 변경 제한의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라)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근로조건 위반의 경우 임금체불 및 지급지연, 근로조건 저하, 근로시간대 변경, 산재 후 미조치가 사업장 변경 사유가 됨을 규정하고 있고(이 사건 고시 제4조, 이하 고시명 생략), 부당한 처우에 관해서는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차별 대우, 비닐하우스 숙소 제공 등을 명시하고 있다(제5조). 이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사업장 현장에서 경험하는 불합리한 대우를 반영하여 종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여 이 사건 고시조항에 지속적으로 사유가 추가되고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에도 임금체불과 지급지연 사유를 추가하고(제4조 제1호), 사용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인하여 사업장에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외국인근로자가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재해를 입은 경우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4조 제4호).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가 아닌 직장동료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긴급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였고(제5조 제1호), 비닐하우스 숙소 제공의 경우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자율개선명령이나 그에 대한 불이행을 요건에서 삭제하였다(제5조 제5호). 나아가 사용자가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거부하거나(제5조 제6호) 고용 관련 보험 미가입 또는 체납이 있는 경우(제5조 제7호)도 사업장 변경 사유로 신설하는 등 외국인 고용 실무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그때그때 반영하여 사업장 변경 사유를 조정·확대함으로써 외국인근로자의 권익을 보장하려고 하고 있다. (바) 외국인근로자 권익보호협의회(소위원회)는 사용자와 외국인근로자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거나 입증자료 부족 등으로 이 사건 고시 제2조부터 제5조의2까지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곤란한 경우(제6조 제1항), 그리고 이 사건 고시 제2조부터 제5조까지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되어 외국인근로자가 더 이상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업장 변경 허용을 인정할 수 있다(제6조 제2항).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외국인근로자 관련 업무 수행 시에 외국인근로자 권익보호협의회에서 협의된 내용이 반영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외국인고용법 시행규칙 제15조의2 제3항). 이처럼 사업장 변경 사유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거나 사업장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외국인근로자 권익보호협의회를 통해 사업장 변경을 허용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외국인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는 비교적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 (사) 이 사건 고시조항이 외국인근로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사업장 변경을 비교적 중대한 근로조건 위반과 부당한 처우로 한정하고 있어, 그에 해당하지 않거나 미치지 못하는 경우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는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우리 외국인고용법이 채택한 고용허가제는 사용자에 대한 고용허가를 전제로 하는 제도이고 개별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입국 통제는 비교적 완화되어 있다. 따라서 사업장 변경을 무분별하게 허용할 경우 외국인근로자를 체계적으로 도입·관리함으로써 불법체류 또는 정주화를 방지하고, 나아가 원활한 인력수급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려는 고용허가제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 사건 고시조항은 사업장 변경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함으로써 고용허가제의 도입 취지를 달성하면서도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중대한 근로조건 위반과 부당한 처우를 억제하고 있다. (아) 따라서 이 사건 고시조항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앞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에서 살펴본 것처럼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는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와 외국국적동포 여부, 체류자격 요건, 취업활동 범위, 도입 취지 등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외국인고용법이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에 대해서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고시조항이 청구인들에는 엄격한 사유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 사건 고시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중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및 이 사건 고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의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의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본안 심판대상조항들이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직장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법정의견은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원칙적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금지하고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함으로써 중소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2) 우선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의 입법목적 가운데 하나로 들고 있는 내국인 고용 보호에 관해서 살펴본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임금 및 근로조건의 차이가 커서 내국인근로자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각하며, 특히 이른바 3D업종 영세 사업장의 경우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업종에 취업하는 외국인근로자는 내국인근로자와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내국인근로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미 우리나라의 많은 사업장은 단순기능 외국인근로자가 없다면 사업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경우가 많다. 이처럼 내국인근로자가 진입하지 않는 노동시장에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함으로써 내국인의 고용을 보호한다는 것은 합리성이 없다. 설령 외국인근로자로 인하여 특정 업종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외국인근로자의 국내 도입을 허용하는 것 자체의 문제이지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외국인근로자는 외국인 고용이 허가된 사업장으로만 이직이 가능한데, 이러한 사업장은 어차피 내국인을 고용하려고 하였으나 구할 수 없었던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매년 외국인근로자의 도입 업종 및 규모를 결정하여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이상,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더욱 폭넓게 허용함으로써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가 추가적으로 침해되거나 근로조건이 하락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법정의견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감독을 위해서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과 같이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나, 사업장 변경 사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비판이 유력하다. 고용허가제 출범 이후 2016년까지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도 약 24,478명의 외국인근로자가 불법체류를 선택하였다. 2019년 한 해 동안 취업자격 등록외국인 중 불법체류자가 된 숫자는 모두 10,935명인데, 그 가운데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가 8,025명으로 73.4%에 달하는 반면,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신규 발생된 불법체류자가 1,127명(10.3%)에 그치고 있다. 비전문취업 외국인근로자와 방문취업 외국인근로자가 전체 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점(2019. 12. 31. 기준으로 276,755명 및 226,322명)을 고려하면, 외국인근로자들이 수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사업장 변경 사유의 제한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감독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정주화 방지라는 고용허가제의 기본원칙에 역행하여 고용허가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물론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내국인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업종 또는 중소기업이 외국인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을 벗어나려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사업장 변경 제한을 통해 저지함으로써 비로소 수익을 달성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 이것이 외국인고용법의 목적 가운데 하나인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는 특별한 노력 없이 외국인근로자를 현재 사업장에 묶어둘 수 있는 이상 사업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할 유인이 없으므로, 외국인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 작업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이로 인하여 내국인근로자의 해당 업종 및 사업장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능력이 없는 부실기업을 존속시킴으로써 산업구조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5) 한편, 외국인고용법은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 외에도 사업장 변경을 억제하고 장기 근무를 유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제도를 두고 있다. 우선 이 사건 횟수제한조항은 사업장 변경 횟수를 외국인근로자의 취업활동 기간 중 3회로, 사용자의 재고용 허가 요청에 따라 연장된 기간 중 2회로 각 제한함으로써 최소한의 근속기간을 담보하고 있다. 또한 취업활동 기간 연장 여부를 전적으로 사용자의 의사에 달려있도록 하고(외국인고용법 제18조의2 제1항 제1호), 취업활동 기간 중에 사업장 변경을 하지 않거나 사업장 변경을 하더라도 재입국 후의 고용허가를 신청하는 사용자와 취업활동 기간 종료일까지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등에 한하여 근로자에 대해 재입국 특례를 보장함으로써(외국인고용법 제18조의4 제1항 제1호) 사업장 변경을 억제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나아가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근무처 변경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출국하여야 하는데(외국인고용법 제25조 제3항), 특히 계절적 요인으로 근로자의 수요가 적은 겨울철과 같은 경우에는 사업장 변경을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제약이 있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에게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다 폭넓게 인정하더라도, 고용허가제의 취지와 목적을 해할 정도로 잦은 사업장 변경의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6)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외국인근로자에게 사업장 변경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외국인근로자를 종속적인 지위에 위치시킴으로써 근로조건이나 작업환경 개선을 주장하기 어렵게 한다. 이는 외국인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외국인근로자의 국내취업은 사용자가 구직근로자 명단을 보고 일방적으로 지명하면서 시작되고, 외국인근로자는 취업 전에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근로조건과 작업환경에서 근무하게 될지 거의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근로를 시작하게 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사업장 변경 사유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외국인근로자가 받는 직장선택의 자유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고 할 수 있다. (7) 이 사건 사유제한조항이 원칙적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금지하고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명백히 불합리하여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고시조항의 직장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흔히 외국인근로자는 더 높은 임금을 위해 사업장 변경을 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업장의 위생, 안전, 근무강도 등 다른 사유로 사업장 변경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법무부 용역보고서 ‘2013년 체류외국인 실태조사: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 외국인의 취업 및 사회생활’을 보면, 사업장을 변경한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물어본 결과, 임금이 낮아서(24.1%)가 가장 큰 이유였으나, 일이 힘들어서(8.7%), 일이 위험해서(6.8%), 일하는 환경이 더럽고 불결해서(4.0%) 사업장을 변경한 근로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가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0년 외국인력 고용관련 종합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국인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3D 직종의 열악한 작업환경(39.9%)이 지적되었으며, 이는 임금, 복지 등 근로조건(23.1%)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내국인근로자가 취업을 기피하는 사유는 곧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 변경을 희망하는 사유와 같다고 볼 수 있고, 내국인근로자가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 등을 지키기 위해 취업을 기피하거나 직장을 이탈할 수 있는 것처럼 외국인근로자도 열악한 환경의 사업장에서 이탈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고시조항은 더럽거나 위험한 작업환경, 높은 노동강도, 사용자의 반복적인 부당한 업무지시 등 외국인근로자가 사업장 변경의 합리적인 이유로 삼을만한 것을 거의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이 사건 고시조항이 사업장 변경 사유로 정하고 있는 근로조건 위반이나 부당한 처우만으로는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 고시 제4조와 관련하여 근로조건 위반 및 위험한 작업환경 문제를, 이 사건 고시 제5조와 관련하여 사용자의 반복적인 부당한 업무지시 및 요건의 불명확성 문제를 차례로 살펴본다. (2) 이 사건 고시조항 중 제4조 제1호부터 제3호까지 근로조건 위반으로 열거한 사유들을 살펴보면, 그 내용을 임금 체불과 근로시간 감축 또는 변경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그마저 일정 정도를 초과한 위반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여러 가지 근로조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 기준이 현저히 자의적이고 그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예컨대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에 관해서 연장 근로를 제한하고(제53조), 휴게(제54조) 및 휴일을 보장하며(제55조), 연장ㆍ야간 및 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제56조) 등을 규정하고 있는 한편, 근로계약에 관해서는 위약 예정을 금지하고 있다(제20조). 그러나 외국인근로자는 사용자가 위와 같은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조건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은 임금체불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데 반해(제43조 제2항) 이 사건 고시조항은 체불임금의 비율과 기간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사업장 변경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 근로기준법과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에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근로자로 하여금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제19조 제1항), 외국인근로자는 근로계약 체결 시 약정한 임금 또는 근로시간이 일정한 비율과 기간을 넘어서 감축 또는 변경되어야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이 설정한 근로조건을 사실상 하향시킬 우려가 있고,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6조와 외국인고용법 제22조가 규정한 차별대우금지원칙을 잠탈할 위험이 있다. (3) 이 사건 고시조항이 누락한 사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위험한 작업환경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산재사망률은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아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통계를 살펴보아도 한 해에 약 2천여 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산업재해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49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 사망자가 77.8%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특히 사망사고가 많았다. 이처럼 산재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사업장의 업종과 규모는 고용허가제의 대상으로서 외국인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장의 그것과 대체로 일치한다. 실제로 2013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재해율[(재해자수/근로자수)×100]은 0.59인 데 비해 외국인근로자의 재해율은 0.84로 더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근로자가 내국인근로자에 비해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더라도 위험한 유기용제를 다루는 업무를 외국인근로자가 전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08년 ‘이주 노동자의 건강실태 및 건강관리 방안 연구’에서 외국인근로자는 내국인근로자에 비해 혈중 납 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또한 연령·업종·성별 등 비슷한 조건의 외국인근로자와 내국인근로자의 디메틸포름아미드(DMF) 노출 수준을 측정한 결과, 2016년 조사와 2018년 조사에서 모두 외국인근로자가 내국인근로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유해물질 노출 사업장의 외국인 노동자 건강취약성 평가’). 이 사건 고시조항 중 제4조 제4호는 사용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외국인근로자가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가 그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는 시점까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ㆍ보건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사업장 변경을 허가하도록 하고 있어,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거나 위에 미치지 못하는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근로자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이탈하여 다른 사업장으로 옮길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은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넘어서 생명과 신체를 위협할 우려마저 있다. (4) 이 사건 고시조항 중 제5조는 사업장 변경 사유가 되는 사용자 등의 부당한 처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그 사유가 지나치게 협소하다. 특히 사용자 등이 외국인근로자에게 신체적ㆍ인격적 위해를 가한 경우를 규정한 제1호부터 제3호까지를 살펴보면, 그 행위태양을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무면허 건설기계 운전을 강요하는 등 외국인근로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사회통념상 근로를 계속하기 어려운 정도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반복하는 것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용자의 개별적인 부당한 업무지시를 일일이 법률로 규율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우리 법제는 사용자와 달리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을 비교적 자유롭게 해지할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건강하고 합리적인 작업환경에서 일할 환경을 보장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민법 제660조 제1항 및 제661조 참조). 특히 민법은 사용자가 노무자에 대하여 약정하지 아니한 노무의 제공을 요구한 때 노무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제658조 제1항), 이 사건 고시조항은 이러한 경우에도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청구인들은 사용자의 반복적인 부당한 업무지시를 수인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5) 이 사건 고시조항 중 제5조 제1호부터 제4호까지 정한 부당한 처우에는 긴급성이나 계속근로 불가능성과 같이 불명확하면서도 지나치게 엄격한 요건이 부가되어 있다. 특히 사용자의 성희롱, 성폭력, 폭행, 상습적 폭언 등은 피해자인 외국인근로자 외에 다른 목격자가 없는 경우에 발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국어 구사능력과 국내법 지식이 부족한 외국인근로자 입장에서 이 사건 고시조항에 해당하는 증거를 수집하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이 사건 고시조항의 불명확성 때문에 부당한 처우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사용자와 외국인근로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그 사유의 입증 역시 쉽지 않으므로,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신청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이 사건 고시는 사업장 변경 사유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거나 사업장 변경 사유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외국인근로자 권익보호협의회가 사업장 변경을 허용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지만, 사업장 변경 사유에 ‘준하는 사유’가 무엇인지 불명확하여 외국인근로자에게 신뢰할 만한 해결책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 이용률도 저조한 편이다. (6) 고용노동부는 2017년과 2018년에 고용허가를 받아 외국인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6,197곳에 대한 점검을 통해 모두 12,711건의 불법을 적발하였다. 위반사항으로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5,20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국인고용법 위반(2,309건), 기타법령 위반(1,118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1,106건) 순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11,295건)은 시정지시 조치에 그쳤고, 고용제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는 1.7%(218건)에 불과했으며,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은 한 곳도 없었다. 고용노동부의 지도·점검 실태를 보면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의 노동관계법령 위반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관계법 위반이 있더라도 이 사건 고시조항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경우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없고, 사용자에 대한 고용허가취소나 고용제한처분을 기다려 사업장을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7)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 변경을 신청하더라도 자유롭게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고용허가를 받은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직장을 소개받게 되므로(외국인고용법 제25조 제3항, 제8조 제3항), 장래 변경될 사업장의 근로조건이나 작업환경이 현재의 사업장보다 반드시 개선되리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사업장 변경 횟수는 제한되어 있으며, 사업장 변경을 하는 경우 성실근로자 재입국 특례 적용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사건 고시조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외국인근로자가 위와 같은 불확실성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사업장 변경을 원한다는 것은, 현재 사업장의 근로환경이 열악하여 즉시 이탈의 필요성이 높은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추단케 한다. (8)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고시조항이 열거하고 있는 사업장 변경 사유는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외국인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 이 사건 고시조항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여 청구인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근로자
공직선거법
선거구
외국인
평등권
근로조건
인구편차
인구편차기준
선거구구역표
인구과다
외국인고용법
2021-12-24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8헌바524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바524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이○○, 대리인 변호사 장윤기 【당해사건】 대법원 2018도15169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추행) 【선고일】 2021. 12. 23. 【주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0조 제6항 중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 부분 가운데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위력으로 13세 미만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수차례 추행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대구지방법원에서 2018. 2. 2. 징역 6년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을 선고받았다(2016고합520). 한편, 청구인은 위 1심 공판에서 각 영상녹화CD에 수록된 19세 미만인 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에 관하여 증거부동의 하였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각 영상녹화CD에 수록된 위 피해자의 진술을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로 채택·조사한 후, 이를 청구인에 대한 유죄 판결의 증거로 사용하였다. 다만, 그 과정에서 위 증거의 원진술자인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 청구인은 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대구고등법원은 2018. 9. 5. 위 1심 판결과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하여 재차 유죄판결을 선고하되,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관한 취업제한 기간을 정하기 위하여 1심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징역 6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 및 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 5년을 선고하였다(2018노59). 항소심 법원 역시 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위 각 영상녹화CD에 수록된 위 피해자의 진술을 유죄 판결의 증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하여 신문하지는 않았다. 다. 청구인은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하였고, 위 상고심 계속 중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제6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법원은 2018. 11. 29. 위 상고 및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2018도15169, 2018초기1107), 이에 청구인은 2018.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다투는 것은, 청구인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의 증거로 사용된 각 영상녹화CD에 수록된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이하 ‘미성년 피해자’라 한다)의 진술에 관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내지 진술조력인’(이하 ‘신뢰관계인 등’이라 한다)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된 경우에도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의 위헌 여부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해 사건에 적용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30조 제6항 중 관련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나. 청구인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4항에 관하여서도 다투고 있으나, 위 조항은 2010. 4. 15. 법률 제10258호 개정으로 삭제되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0조 제6항 중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 부분 가운데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주요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고, 나머지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0조(영상물의 촬영·보존 등) ⑥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피해자나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 [관련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0조(영상물의 촬영·보존 등)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비디오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보존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영상물 녹화는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이를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촬영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가해자가 친권자 중 일방인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에 따른 영상물 녹화는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녹화하여야 하고, 녹화가 완료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원본을 피해자 또는 변호사 앞에서 봉인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④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해자가 제1항의 녹화장소에 도착한 시각, 녹화를 시작하고 마친 시각, 그 밖에 녹화과정의 진행경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조서 또는 별도의 서면에 기록한 후 수사기록에 편철하여야 한다. 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영상물 촬영과정에서 작성한 조서의 사본을 신청인에게 발급하거나 영상물을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여야 한다. ⑦ 누구든지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을 수사 및 재판의 용도 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청구인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청구인은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였음에도, 법원은 신뢰관계인 등 다른 사람의 진술에 따라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유죄판결의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하였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1항에서 도출되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인을 신문할 권리, 즉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박탈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의의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는 “제311조 내지 제316조에 규정한 것 이외에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는 공개된 법정에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척함으로써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고, 직접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철저히 하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1항은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조사 과정을 비디오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보존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은 위 조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은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부여되도록 하여,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진술 없이도 전문증거인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을 성폭력범죄의 ‘본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미성년인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함으로써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것으로, 원진술자의 법정출석을 전제로 하여서만 보장될 수 있는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의미를 갖는다. 한편, 형사소송법은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를 규정한 제315조와 원진술자의 사망, 질병, 외국거주 등으로 인한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제314조에서도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 부여 없이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전자는 공무상 또는 업무상 기계적·반복적으로 작성되거나 고도의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있어 굳이 반대신문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후자는 반대신문을 위한 증인 소환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여 반대신문을 할 수 없는 경우라는 점에서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문제되는 전문증거인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이 위와 같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라는 적극적인 목적을 위하여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 조항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헌법적 문제를 야기한다(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참조). 나. 제한되는 기본권 (1)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같은 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형사피고인에게 공정하고 신속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속에는 신속하고 공개된 법정의 법관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격·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재판, 즉 원칙적으로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주의가 보장되어 당사자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과 입증 및 반증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7조 제4항을 종합하면, 형사피고인은 형사소송절차에서 단순한 처벌대상이 아니라 절차를 형성·유지하는 절차의 당사자로서, 검사에 대하여 ‘무기대등의 원칙’이 보장되는 절차를 향유할 헌법적 권리를 가진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3 참조). (2) 헌법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헌법상의 기본권으로까지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제161조의2에서 상대 당사자의 반대신문을 전제로 한 교호신문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제310조의2에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한 진술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아니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12조 제4항, 제5항에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내지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는 때에 한하여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나 진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하여 반대신문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바, 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형사소송절차에서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헌재 1998. 9. 30. 97헌바51; 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참조). (3)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에 대하여 원진술자의 법정진술 없이도 증거능력이 부여될 수 있도록 정함으로써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27조에서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제한이 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하여 형사절차 등에서의 보호 필요성이 큰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서 반복하여 피해경험을 진술하거나 반대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심리적·정서적 고통 등과 같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이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도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하여,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는 데 일응 기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그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참조). (2) 피해의 최소성 (가) 미성년 피해자 보호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조화 필요성 심판대상조항은 성폭력범죄의 미성년 피해자 보호라는 적극적인 목적을 위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필요성이나 가능성을 묻지 않고 이에 관하여 일률적으로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피고인은 반대신문의 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 물론, 미성년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은 성폭력범죄에 관한 형사절차를 형성함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역시 헌법상 보장되어야 하며,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과 피고인에게 적정한 방어권을 보장하는 것이 상호 모순적이거나 양립불가능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형사절차에서 미성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피고인에게 공격·방어 방법을 적절히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강구할 때에만 비로소 기본권 제한입법에 요구되는 피해의 최소성 요건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중 반대의견 참조). (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반대신문권 보장의 의의 자기에게 불리하게 진술한 증인에 대하여 반대신문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절차적 권리의 보장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는 것이다. 이처럼 반대신문권의 보장이 강조되는 것은, 전문증거의 내용이 되는 ‘진술증거’는 불완전한 인간의 지각과 기억에 기초한 것일 뿐 아니라 그 표현과 전달에 잘못이 있을 수 있고 신문자의 신문방식에 의해서도 진술자의 원래 의사나 기억과 다른 내용이 전달될 가능성이 커서 본질적으로 오류가 개입할 가능성이 큰 증거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반대신문에 의한 검증의 기회가 배제된 전문증거는 실체적 진실발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같은 이유에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증거를 배제할 때보다 질문을 배제하는 경우에 더욱 손상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나아가, 절차적 정의의 측면에서도, 피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원진술자를 반대신문할 기회를 가질 경우, 이는 피고인이 단순한 형사절차의 객체로 취급되지 아니하고 재판에 대한 형성과 참여를 보장받게 된다는 점에서, 그 불리한 진술을 기초로 한 형사처벌을 수용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중 반대의견 참조). (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피고인의 방어권 제한의 중대성 1) 성폭력범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범죄의 특성상 범죄를 경험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하거나 가장 유력한 증거인 경우가 적지 않고, 이를 탄핵할 수 있는 별개의 독립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를 대체하거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경우, 피고인은 핵심적인 진술증거에 대하여 제대로 탄핵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할 위험에 놓이게 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하며, 그 대상이 되는 증거방법을 촬영 당시의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영상물’로 한정하고,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등 위 예외가 적용되는 경우를 일정하게 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진술증거에 대한 반대신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다음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서 예정한 방법들은 반대신문권을 대신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적정히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뚜렷한 한계를 가진다. 가) 예외가 인정되는 증거방법을 영상물로 한정하는 것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은, 범죄 현장, 범행 과정이 그대로 촬영된 영상증거가 아니라, 사후적인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피고인 또는 그 변호인의 참여 없이’, 수사기관 등의 질문에 대하여 미성년 피해자가 자신의 기억에 따라 답변하는 내용을 녹화한 ‘진술증거’이다. 위와 같은 형성과정상의 한계와 ‘진술증거’가 내포하는 오류 가능성, 영상물이 가지는 기계적·시각적 재현이라는 특성이 왜곡 가능성을 은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영상물이 반대신문에 의한 검증과 탄핵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거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형사소송법은 원칙적으로 영상물의 용도를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거나 참고인 등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을 뿐, 이를 공소사실의 입증을 위한 본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것이다(제312조 제4항, 제318조의2 제2항 참조). 물론, 영상물이 ‘조사 과정’에서 나타나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진술 태도 자체를 보존하고 재생하여 보여 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기능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그 조사 과정은 수사기관이 원하는 질문을 하면서 피해자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은바,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관점에서 사건을 구성할 수 있는 질문이나 답변이 녹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진술의 신빙성 판단을 위해서는 피해자 인식의 불명확성, 기억의 오류나 왜곡을 지적하는 탄핵적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타나는 태도증거가 유의미할 수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영상물증거는 그 형성과정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내용을 충분히 담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영상물 증거의 내용을 아동진술전문가나 심리학자 등으로 하여금 과학적 기법에 의하여 분석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증거가 제공하는 제한적인 정보로 인하여 반대신문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나)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권 보장의 한계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피고인은 위 진술을 위해 법정에 출석한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미성년 피해자와 동석한 신뢰관계인 등은 탄핵 또는 검증의 대상이 되는 진술의 원진술자가 아닐 뿐 아니라 그 신뢰관계인 등이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도 아니므로,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증인신문은 영상물의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을 대체하는 수단으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3) 한편,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여전히 미성년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피고인의 방어권과 미성년 피해자 보호의 이익을 형량하고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미성년 피해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언제나 피고인이 미성년 피해자를 반대신문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증인신청이 반드시 받아들여진다거나 이미 자신의 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받은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 반드시 출석하리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여전히 자신이 탄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유죄를 선고받을 수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인 내용으로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반대신문을 기대할 수 있는 단순한 가능성의 부여가 아니라 반대신문을 위한 충분하고도 적절한 기회의 부여를 의미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그 행사의 전제가 되는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이 전제되는 것이다. 즉, 법원의 재량에 의하여 비로소 부여되는 권리는 ‘보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3. 12. 26. 2011헌바108 중 반대의견 참조).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법관은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하며, 범죄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해야 할 책임은 여전히 검사에게 있으므로, 위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증거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와 피고인에게 그 증거의 신빙성을 탄핵할 기회가 있는지 또는 그 증거의 증명력이 인정되어 유죄의 근거로 사용되는 결과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 할 것이다. 따라서 후자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이 전자에서 보장되어야 할 방어권인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4) 미성년인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보호가 어느 나라에서나 예외 없는 중대한 관심사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과 같은 여러 주요 국가 가운데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수사 및 공판단계를 통틀어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의 보장 없이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만으로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인정하는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려운바, 이 역시 피고인의 여러 방어권 중 반대신문권의 보장이 갖는 중요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5) 위에서 본 사정을 종합할 때, 성폭력범죄의 특성상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이 사건의 핵심 증거일 경우가 적지 않고, 이러한 진술증거에 대한 탄핵의 필요성이 여전히 인정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그러한 주요 증거의 왜곡이나 오류를 탄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그 결과 피고인은 사건의 핵심적인 진술증거에 관하여 충분히 탄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피고인의 방어권 제한의 정도는 매우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라) 미성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화적인 대안의 존재 1)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미성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 자체를 배제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반복진술과 반대신문을 포함한 증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2) 우선, 미성년 피해자는 증언과정에서 고통스러운 범죄 경험에 대한 반복적 회상과 진술로 인하여 2차 피해를 받을 수 있는데, 성폭력범죄 사건 수사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증거보전절차를 적극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반복진술로 인한 2차 피해를 적절히 방지할 수 있다. 가) 형사소송법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증인신문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184조 제1항). 그리고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경우 공판절차에서 뒤늦게 이루어지는 증인신문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성폭력처벌법 등은 추후 공판기일에서의 증언이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미성년 피해자 등이 사건 초기 1회 또는 최소한의 진술만으로 범죄규명에 필요한 진술을 적법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증거보전의 특례를 두고 있다. 즉,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 또는 경찰은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사유를 소명하여 성폭력처벌법 제30조에 따라 촬영된 영상물 또는 그 밖의 다른 증거에 대하여 해당 성폭력범죄를 수사하는 검사에게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1항에 따른 증거보전의 청구를 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이 경우 피해자가 16세 미만인 경우 등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제41조 제1항), 성폭력범죄 사건에 있어 형사소송법상 증거보전의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재판예규로 ‘성폭력범죄 등 사건의 심리·재판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예규(재형 2013-2)’를 마련하여, 검사로부터 19세 미만의 성폭력범죄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하는 증거보전의 청구가 있을 경우 원칙적으로 그 증인을 신문하도록 정하고 있다(제3조 제1항). 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하여 증거보전절차를 적극적으로 청구·실시할 경우, 미성년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사실과 피의자(피고인) 측의 반대신문 등에 관하여 사건 초기에 ‘증언’함으로써 법원의 판단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의자 내지 피고인 역시 자신의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미성년 피해자는 공판단계에서 증거능력이나 피고인의 탄핵에 대한 답변 등을 위해 갑작스레 증인으로 소환되어 반복진술해야 하는 불필요한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수사단계에서도 피의자(피고인)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칫 반복적인 조사를 받게 되는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 한편, 증거보전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는 법원 또는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이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84조 제2항), 공소 제기 후 수소법원이 행하는 증인신문에 관한 규정이 증거보전절차에도 준용되고, 아래 3)항에서 살피는 성폭력범죄 사건에서 증인 보호를 위하여 마련한 조치 역시 동일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다. 또한, 증거보전 담당 판사는 검사 또는 피고인, 피의자,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증인신문과정을 영상녹화장치를 사용하여 녹화하도록 명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56조의2 제1항), 그 결과인 영상녹화물은 소송기록에 첨부하거나 전자적 형태로 보관하여 조서의 일부로 할 수 있는바(형사소송규칙 제29조 제1항), 본안 재판부는 이 영상을 통해 피해자 증언 과정, 개별 답변의 뉘앙스, 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3) 앞서 살핀 반복진술로 인한 고통 외에, 미성년 피해자가 증언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로는, ① 공개된 법정에서 증언하게 됨으로써 피해자의 신상정보나 사생활에 관한 사항이 노출될 위험, ② 공식적이고 권위적으로 설계된 법정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와 법정에서 피고인을 대면하게 됨으로 인한 충격, ③ 방어력이 취약한 미성년 피해자가 재판과정의 날선 공방에 노출되고 반대신문 등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받게 됨으로써 입을 수 있는 심리적, 정서적 고통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입법자는 다음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미성년 피해자가 증언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고려하여, 피고인의 반대신문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이러한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여러 조화적인 제도들을 마련하고 있다. 가) 신상정보나 사생활 노출 위험 방지 수단 성폭력처벌법은 공개 법정에서의 증언으로 인한 피해자의 신상정보 노출 위험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성폭력범죄에 대한 심리를 결정으로써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고, 증인으로 소환받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은 증인신문의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31조 제1항, 제2항). 또한, 재판에 관여하는 공무원이나 진술조력인 등은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사생활에 관한 비밀 등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외 누구든지 피해자의 인적사항,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38조 제2항). 그리고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여 피해자의 신상정보 공개나 사생활 비밀 누설로 인한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2항). 나) 법정 환경 및 피고인 대면 등으로 인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피고인을 퇴정시키고 증언하도록 할 수 있다(성폭력처벌법 제23조,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11조 제5항, 제6항). 아울러, 증인으로 법원에 출석하는 피해자가 재판 전후에 피고인이나 그 가족과 마주치지 아니하도록 하고,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증인지원시설을 법원 내에 설치하여야 하며, 증인지원관을 두어 재판의 진행절차 등을 안내하고, 증인신문 전후 증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을 하도록 하고 있다(성폭력처벌법 제32조, 성폭력범죄 등 사건의 심리·재판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규칙 제15조 제1항). 나아가, 법원은 성폭력처벌법 제3조 내지 제15조에서 정한 범죄의 피해자 등 일정한 경우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 등을 통하여 신문하도록 할 수 있다(성폭력처벌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이용한 증인신문의 경우, 피해자가 법정 외에 마련된 증언실에 출석하여 증언하게 되므로 나이 어린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함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게 되고, 피해자가 피고인과 직접 대면할 필요도 없게 된다. 중계장치를 통하여 증인이 피고인을 대면하거나 피고인이 증인을 대면하는 것이 증인의 보호를 위하여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재판장은 검사,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증인 또는 피고인이 상대방을 영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장치의 작동을 중지시킬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9 제2항 등 참조). 그리고 증인은 비디오 등 중계장치 등에 의한 증언을 하는 동안 담요, 장난감, 인형 등 자신이 선택하는 물품을 소지할 수도 있다(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8 제2항). 다) 피해자가 반대신문 과정 등에서 받을 수 있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수단 성폭력처벌법 등은 피해자가 증언과정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일정한 요건 하에 피해자와 부모, 가족 등 신뢰관계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성폭력처벌법 제34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3세 미만의 아동인 경우 진술조력인에 의해 의사소통 등에 관한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성폭력처벌법 제37조). 진술조력인은 정신건강의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아동·장애인의 심리나 의사소통 관련 전문지식이 있거나 관련 분야에서 상당 기간 종사한 사람으로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교육을 이수한 사람 중에서 선정되며, 중립적인 지위에서 아동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에 참여하여 그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을 중개 또는 보조하게 된다(성폭력처벌법 제35조 제1항, 제2항, 제38조 제1항). 또한,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검사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1항, 제6항). 나아가, 반대신문 과정에서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 증인인 미성년 피해자를 위협하고 괴롭히거나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명예를 해하는 신문은 허용되지 않는다(형사소송규칙 제74조 제2항 제1호, 제77조 제2항 단서). 이와 같은 법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재판과정에서 위와 같은 무분별한 질문을 내용으로 하는 반대신문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 주신문 후 반대신문 진행에 앞서 신문사항을 제출하도록 하고 소송참여자인 검사, 변호인, 진술조력인 등의 의견을 들어 미성년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를 제한하거나 수정하여 질문하게 하는 등으로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를 통해 증인을 보호할 수 있다. 이를 강제하거나 일률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면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면서 증인인 미성년 피해자가 불필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수단을 보완할 수도 있다. 4) 끝으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가치 있는 증거’를 얻고 재판결과에 대한 승복의 기초가 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처럼 피고인의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권 행사 자체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그 재판결과를 피고인에게 설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피해자 본인을 위한 것일 수도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배제로 인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심판대상조항에 안주하기보다는, 가급적 수사 초기에 피고인 측의 참여가 보장된 증거보전절차에서 진술증거를 확보함으로써 반복진술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증인신문과정에서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증인신문제도 등 미성년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각종 증인보호제도를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그 과정에서 법원·수사기관 등 담당기관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피고인은 물론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공백 없는 보호를 위해서도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마) 소결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영상물의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배제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3) 법익의 균형성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겪게 되는 심각한 피해를 고려할 때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인에 비하여 취약할 수 있는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서 반복진술하는 것을 최소화함으로써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공익에 해당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형사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역시 헌법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중대한 가치라 할 것이므로, 피해자의 보호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은 최대한 조화적으로 도모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형사절차에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행사는 피해자의 진술을 효율적으로 탄핵할 수 있는 핵심적인 방어수단이고, 성폭력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반대신문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그에 비하여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과 제도들이 다수 존재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그로 인하여 제한되는 피고인의 사익보다 우월하다거나 중요하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4)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므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남긴다.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같은 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공정하고 신속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헌재 2012. 7. 26. 2010헌바62 참조). 다만 재판청구권의 실현은 법원의 조직과 절차에 관한 입법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은 불가피하다(헌재 2002. 10. 31. 2001헌바40 참조). (2)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는 “제311조 내지 제316조에 규정한 것 이외에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경험자 자신이 직접 법원에 진술하지 않고 타인의 진술이나 서류 등의 형태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전문증거’(傳聞證據, hearsay evidence)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문법칙(傳聞法則)을 규정한 것으로, 피고인의 반대신문기회를 보장하고, 직접심리주의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철저히 함으로써,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4. 4. 28. 93헌바26; 헌재 2005. 12. 22. 2004헌바45 참조). 그러나 예외없이 전문법칙을 관철하려는 경우,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할 수 없는 자의 진술을 기다리다가 재판의 지연을 초래하여 신속한 재판이 저해될 수 있다. 또한 증명력 있는 증거들을 이용하지 못하여 실체적 진실발견이 저해됨에 따라 재판의 최대과제인 공정한 재판과 사법정의실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즉 헌법상 요구되는 신속한 재판의 내실화 및 실체적 진실을 통한 공정한 재판의 실현과 긴장 내지 괴리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소송경제와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하여, 전문증거도 일정한 제한 하에 증거능력을 예외적으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헌재 1994. 4. 28. 93헌바26 참조). 형사소송법은 전문증거라고 하더라도 신용성이 보장되어 있거나 특별히 필요하다고 평가되는 경우 등에는 소송경제와 실체적 진실발견 등의 관점에서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11조 내지 제316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역시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것으로서,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은 미성년 피해자뿐 아니라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에 의한 성립인정의 진술만으로도 증거능력이 부여되도록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원진술자의 사망, 질병, 외국거주 등으로 인한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나 일정한 공문서 등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형사소송법 제315조와 형식적으로 구분되는 요건 하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 나.항에서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미성년 피해자의 증언 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심각한 심리적·정서적 충격이나 그로 인한 후유 장애를 입을 개연성이 있는 등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할 수 없는 예외적인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 및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촬영된 영상물에 수록된 진술의 신용할 만한 정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점에서 형사소송법상 인정되고 있는 전문법칙의 예외와 궤를 같이 한다. (3)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적법절차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1항, 재판청구권 및 신속한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27조 제1항, 제3항, 무죄추정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27조 제4항에 근거하여 형사소송절차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한 것이고(헌재 2010. 11. 25. 2009헌바57; 헌재 2016. 12. 29. 2015헌바221 참조), 전문법칙의 중요한 근거가 되나 그 자체가 제한이 불가능한 절대적 기본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피고인은 형사소송절차에서 단순한 처벌대상이 아니라 절차를 형성·유지하는 절차의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향유하고, 검사에 대하여 무기대등의 원칙이 보장되는 절차를 향유할 헌법적 권리를 갖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절차를 어떠한 내용으로 구체화 할 것인가의 문제는 우선적으로 입법자의 과제이다 (헌재 1996. 12. 26. 94헌바1 참조). 또한 그 결과 형성된 형사피고인에게 유리한 모든 절차적 권리에 대한 수정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입법자는 형사소송절차를 규율함에 있어서 형사피고인인 국민을 단순한 처벌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헌법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요소를 무시하거나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는 내용의 절차를 형성하지 아니하는 한, 여전히 재판절차를 합리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입법형성권을 가진다(헌재 1998. 12. 24. 94헌바46; 헌재 2010. 11. 25. 2009헌바57 참조). (4) 심판대상조항은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하는 전문법칙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헌법 제27조가 정한 재판청구권, 그중에서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 제한이 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판단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형법이 형벌권의 발생요건을 규정하는 법률이라면, 형사소송법은 형벌권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한 법률이다. 국가형벌권의 실현은 결과적으로 범죄자의 기본권 제한을 예정하므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장이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형벌권 행사의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이를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호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형사소송의 지도적 이념들은 때에 따라 충돌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한다. 다만 종래 형사소송절차의 형성과 관련해서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피고인의 권리 보장이라는 목적에 가려져, 피해자의 지위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이 형사절차에서 소송의 주체로서 역할하는 것과 달리 피해자는 단순한 소송의 객체로서 심리의 대상이 되었다. 헌법에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보장되고(헌법 제27조 제5항), 타인의 범죄행위로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한 국가의 구조가 인정되고 있으나(헌법 제30조), 피해자가 사법절차에서 새로운 위험에 노출되는 현상에 대한 대응은 최근에 들어서야 비로소 주목받고 있다. 국가형벌권 행사의 목적을 고려한다면, 형사소송절차에서 피해자 보호는 경시되어서는 안 될 가치이다. 성폭력처벌법은 성폭력범죄자의 처벌에 관한 형사법적 규율 이외에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수사 및 재판절차에 관한 형사소송법적 규율을 포함하고 있는데, 수사기관이 미성년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가 아닌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의 성립인정 진술만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증거능력의 특례를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 진술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심리적·정서적 충격 등 새로운 추가피해(이하 ‘2차 피해’라 한다)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 진술 없이도 전문증거인 영상녹화물을 일정한 요건 하에 성폭력범죄의 본증으로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2) 피해최소성 및 법익균형성 (가) 2019년을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는 14.3% 증가하였으며, 상대적으로 13세 미만 연령층 대상 성폭력범죄 증가폭은 더 크다.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주거지나 노상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13세 미만의 경우 주거지 37.7%, 노상 17.5%, 청소년의 경우 주거지 24.4%, 노상 14.1%), 범죄의 30% 이상은 친족, 이웃, 지인, 친구 등 피해자와 일정한 관계가 있는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며, 특히 13세 미만 피해자의 경우 친족 등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가해자인 비율이 높다. 성폭력범죄의 파괴적 영향 및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범죄의 특성으로 인하여 미성년 피해자의 상당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나 후유 장애를 겪고, 각종 사회부적응 현상을 겪는 등 범죄행위로 인한 피해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성폭력범죄의 경우, 범행 당시 특별한 물적 증거가 남지 않거나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한 사건이 다수여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법정 증언 시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격렬한 탄핵이 이루어지게 된다. 피고인의 반대신문은 법관이 피해자의 진술태도를 눈으로 보는 가운데 주신문 속에 숨어 있거나 은폐된 정황과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유력한 수단이 되지만, 법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복기하고 격렬한 탄핵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범죄행위만큼이나 피해자에게 강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줄 수 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의 약점을 지적하여야 할 반대신문이 피해자에 대한 공격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예컨대 피해자의 성품이나 평소 행동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경우에는 반대신문에 기대하는 기능과 달리 피해자에게 수치심, 곤혹, 공포 기타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고통 등 2차 피해만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법원은 당해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신문 또는 진술이 이루어지거나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 또는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하고(성폭력범죄 등 사건의 심리·재판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규칙 제2조 제2항), 반대신문권의 남용은 법관의 소송상 신문지휘권을 통해 억제될 수 있지만, 위협적이고 모욕적인 신문의 금지 등 추상적 제한(형사소송규칙 제74조 제2항) 외에는 규범적으로 신문사항에 대한 구체적 제한이 없고, 반대신문사항의 경우 사전에 미리 제출을 명할 법률적 근거가 없어 질문이 진행되는 짧은 순간에 즉시 판단하여 제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반대신문의 제한에 관한 실무례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는 연령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발달 및 진술 특성에 따라 성년 피해자에 비하여 법정 진술로 인하여 2차 피해를 입을 우려는 훨씬 큰 반면, 실체진실의 발견에 대한 기여는 적을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기억과 인지능력의 한계로 말미암아 유도신문과 암시적 질문 등 부적절한 신문방법에 의하여 그 기억과 진술이 왜곡될 가능성이 성인에 비하여 크고, 질문의 사회적·법적 의미를 이해하여 이를 표현해 내는 능력 또한 성인에 비하여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동의 특성이나 성폭력범죄에 관한 전문성이 없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 의하여 진술의 일부 부정확함이나 세부적 사항의 일관성에 대한 집요하고 날선 공격이 이루어질 경우, 실체적 진실 발견과 무관하게 미성년 피해자에게 심리적·정신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피고인과 미성년 피해자가 가까운 관계에 있는 많은 사안의 경우, 미성년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이나 주변인의 계속되는 회유와 압박 등으로 인하여 법정에서 진술하는 미성년 피해자가 추가 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더 크다. 한편, 성폭력처벌법은 수사 및 재판절차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심리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제31조), 각급 법원에 피해자가 재판 전후에 피고인 등과 마주치지 아니하고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증인지원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며(제32조), 증인신문 시 신뢰관계인을 동석하게 하고(제34조), 진술조력인이 증인신문에 참여하여 중개하거나 보조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며(제37조),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를 통한 신문이 가능하도록 하는(제40조) 등의 규정들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대면으로 인한 미성년 피해자의 충격과 공포감을 완화시키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는 모두 미성년 피해자의 증언을 전제로 한 것이다.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증인의 진술이 거짓임을 탄핵하는 것을 본질적인 목적으로 하는 반대신문의 거친 공격 앞에 미성년 피해자를 노출하는 위험은 피할 수 없고, 이를 통해 미성년 피해자가 과거의 끔찍한 피해경험에 대한 반복적인 회상을 강요받게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미성년 피해자에게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성폭력범죄의 미성년 피해자는 증언 시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심각한 심리적·정서적 충격이나 그로 인한 후유 장애를 입을 개연성이 있으므로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 증언을 일정한 요건 하에 최소화하는 등 미성년 피해자를 사법절차의 남용으로부터 특별히 보호할 필요성과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정책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나) 성폭력처벌법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9세 미만인 경우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보존하고(제30조 제1항), 영상물 녹화는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녹화하도록 하며(제30조 제3항), 피해자가 녹화장소에 도착한 시각, 녹화를 시작하고 마친 시각, 그 밖에 녹화과정의 진행경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조서 또는 별도의 서면에 기록한 후 수사기록에 편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0조 제4항). 심판대상조항은 위 규정에 따라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 내용 및 조사 과정이 적법하게 촬영·보존된 영상물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경우에 한하여 원진술자의 법정진술 없이도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한다. 즉,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전문법칙의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일반적인 진술조서나 진술서가 아닌 진술의 전체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물에 수록된 진술에 한정된다. 이러한 영상물은 진술이 이루어지는 당시의 시각적 장면과 음성을 기술적으로 거의 완전하게 재생할 수 있고, 진술의 취득과정 전체와 이른바 ‘태도증거’에 해당하는 진술자의 표정, 어조, 진술태도 및 언어의 미묘한 차이 등을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이 드러낸다. 이를 통해 법원 및 피고인 등은 질문자의 부적절한 암시나 잘못된 정보제공·반복적인 질문을 통한 유도신문, 진술의 강요나 회유 등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학자, 그 밖의 관련 전문가로부터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성폭력처벌법 제33조 제1항). 전문심리위원은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을 확인하거나 피해자를 직접 면담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 진술을 지득하여 그 신빙성을 전문적·과학적으로 검토하여 의견을 제출하고, 이는 반대신문과 유사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즉,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 내지 수사 초기의 생생한 기억 속에서 이루어진 진술로서, 녹화·보존의 방법 및 영상물이 갖는 증거방법의 특성상, 진술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적고 진술내용의 임의성에 대한 판단이 용이하여 신용성이 정황적으로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증거방법에 의한 통상의 전문증거에 비하여 반대신문에 의한 검증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필요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전문법칙을 분별없이 적용하여 일률적으로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를 법정에 출석시켜 진술하도록 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피고인의 형사소송절차상 권리의 보장과 성폭력범죄 미성년 피해자의 보호 사이의 조화를 도모한 규정일 뿐, 피고인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을 전적으로 금지하거나 피고인을 단순한 처벌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규정이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영상물에 수록된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조사 과정에 동석한 신뢰관계인 등이 성립인정에 관한 진술을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경우에도 피고인은 그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영상녹화 당시의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 태도, 진술의 경위와 내용, 왜곡 가능성 등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 및 증명력 판단에 필요한 사정들을 1차적으로 탄핵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참여 없이 수사기관에 의하여 작성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이라는 한계 내에서만 증거능력을 갖는다.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포함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게 된다. 그로 인하여,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나 구체성, 사건의 내용 등을 통한 심증의 형성 가부, 피고인 주장의 합리성이나 구체성을 비롯한 반대신문의 필요성, 그 밖에 피해자의 연령과 출석의지 등 실체적 진실발견과 미성년 피해자의 보호를 포함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고 관련된 이익을 비교하여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94조, 제295조에 따라 원진술자인 미성년 피해자를 피고인 및 변호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증인으로 소환하여 신문할 수 있다. 이 경우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 제163조에 따라 증인신문에의 참여권과 반대신문권 등을 보장받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위와 같이 피해자에 대한 신문 필요성이 인정되어 법원이 증인채택결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반대신문권이 행사되지 못하였다면, 법관은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 판단에서 그러한 사정을 적절히 고려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이 부인될 수도 있다. 범죄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해야 할 책임은 여전히 검사에게 있고,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라) 증거조사는 공판정에서 수소법원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이 원칙이나, 공판정에서 정상적인 증거조사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증거방법의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에는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청구에 의하여 제1회 공판기일 전에 판사가 증거조사 또는 증인신문을 하여 증거를 보전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184조). 한편 성폭력범죄에 있어서는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을 때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 경찰의 요청에 따른 검사의 청구로 증거보전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피해자가 16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에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본다(성폭력처벌법 제41조). 일반적으로 증거보전절차는, 수사단계에서 수사기관인 검사에게 증거를 수집·보전하기 위하여 여러 강제처분의 권한이 인정되는 반면, 피의자나 피고인에게는 유리한 증거를 수집·보전할 길이 제한됨에 따라 수사절차를 소송구조화하여 당사자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 설명된다.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증거보전의 특례는 증거보전청구 신청권을 피해자 측에 부여한다는 점에서 피해자 보호 내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보장을 위한 제도로 설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성폭력범죄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하여 증거보전절차에 의한 증인신문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경우, 미성년 피해자는 형사절차에서 반복하여 피해경험을 진술함에 따른 심리적·정서적 고통을 조기(早期)에 덜게 되는 측면이 있으나, 이 경우에도 최소한 수사기관의 조사에 따른 진술 이후에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밖에 없으므로, 반복진술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보장 여부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이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에 관하여 증거부동의를 하는 경우에 문제되는 것인데, 증거보전절차를 확대 적용할 경우 사건 초기에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반대신문에 미성년 피해자를 일률적으로 노출시켜 미성년 피해자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증거보전절차에서도 교호신문제도에 의하는 증인신문 방식은 공판절차와 다르지 않으므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주신문에 따른 피해자의 증언을 탄핵하는 것을 본질적 목적으로 하고, 원칙적으로 유도신문이 허용되는 반대신문의 속성(형사소송규칙 제76조 참조)에서 비롯되는 2차 피해를 방지하지는 못한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한 것은, 공판절차 또는 증거보전절차의 증인신문에서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가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만으로는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의 방지가 불충분하였다는 현실 인식에 기초한 것인데,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을 가볍게 여기기는 어렵다. 따라서 미성년 피해자의 증인신문을 위한 증거보전절차의 활용을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정도로 그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마) 심판대상조항은 그 적용대상을 19세 미만의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함으로써 미성년이기만 하면 연령이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보호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소아의 시기를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청소년 역시 심리적·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하고,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있어 성폭력범죄 및 그에 따른 2차 피해로 인해 보다 장기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으며, 이는 신체적 측면에서 성년에 가까운 일부 청소년의 경우에도 예외일 수 없다. 더욱이 이 연령대의 청소년이 대부분 학령기에 있으므로, 성폭력피해 후 반복적인 사법절차에의 관여는 학업에 대한 부적응, 또래들 사이의 부정적인 소문의 확산 등으로 인해 그 피해가 증폭될 위험이 있다.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증거능력 특례의 적용범위는 관련 법률의 수차 개정으로 13세 미만의 피해자에서부터 16세 미만의 피해자로 확대되었다가 미성년 피해자를 모두 포함하게 되었다. 이는 성폭력범죄로부터 기존 법률로 포섭되지 않던 연령의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경험적으로 강하게 대두된 데 따른 입법적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개별 피해자별로 능력을 평가하여 증거능력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적합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고 그러한 과정 자체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반복 진술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미성년 피해자 모두를 보호대상으로 한 것이 그 적용 범위를 부당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성폭력범죄 사건에서 미성년 피해자 진술 및 조사의 전체 과정을 그대로 녹화한 영상물이 증거로 제출된 경우에 한하여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한 것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미성년 피해자를 피고인의 반대신문 절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고려에서 비롯된 부득이한 조치라 할 것이다.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보장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의 주체인 형사피해자가 궁극적으로 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형사소송절차 진행 도중 오히려 2차 피해를 입는 현상을 방지하여야 할 공익 또한 매우 중대하다. 이러한 공익의 중요성이 형사소송절차가 발전하여 온 과정에서 최근에서야 비로소 주목받게 되었음을 고려하면, 성폭력범죄에 관한 형사재판의 경우 피고인의 반대신문 절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로부터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마련한 장치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공정한 재판과 재판의 결과적 정확성을 보장하는 도구적 의미를 가지며 공정한 재판의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진술이라 하더라도 강한 신빙성을 가진 것으로 그에 관한 진실성 여부가 시험되고 평가될 수 있어 피고인의 권리가 적절한 조치에 의하여 보장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전문진술이 유죄판결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앞서 살핀 것과 같이, 피고인은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이 아니더라도 조사 과정이 그대로 녹화된 영상물을 활용하여 그 적법성 및 미성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구체적으로 탄핵하거나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에 대한 신문 등을 통하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증명력이 부인될 수 있음은 물론이며, 구체적인 사건에서 미성년 피해자의 보호와 실체적 진실발견 등 제반 요소를 고려한 법원의 개별적 판단에 따라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도 여전히 부여받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전문법칙의 예외를 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피해자의 보호만을 앞세워 피고인의 방어권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바, 위 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갖추었다. (3)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증거
성폭력처벌법
성폭력범죄
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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