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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판결 -
착오와 담보책임의 경합에 관한 해석론적 쟁점
Ⅰ. 서 민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면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착오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표의자는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민법 제580조 제1항 및 제575조 제1항에 의하면 매매의 목적인 권리나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하자가 있는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한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착오와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매수인이 매매의 목적인 권리나 물건에 하자가 있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하자가 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라면 착오로 인한 취소와 담보책임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이른바 '착오와 담보책임의 경합'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이 문제는 어느 한 구제수단(특히 담보책임)에 대하여 법정된 기간을 도과한 경우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어느 한 구제수단이 배제된 경우 및 매수인이 양 구제 수단 중 어느 하나 특히 착오취소만을 주장하는 경우와 관련하여 실천적인 의미를 가진다.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착오와 담보책임이 경합하는 경우 매수인은 착오에 의한 취소와 담보책임을 모두 주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착오에 관한 특별규정으로 보아 담보책임에 관한 주장만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여전히 학설이 대립하고 있고 정립된 판례가 없어 혼선이 반복되어 왔다. 외국의 해석론은 중요부분의 착오로 인한 법률행위의 효과를 무효로 취급하는지 아니면 취소의 대상으로 취급하는지, 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 그 기간을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각각 그 입장과 근거를 달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착오와 담보책임이 경합하는 경우에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만을 적용하고 착오규정의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근자에 들어서는 양자의 경합적 적용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다. 대상판결은 경합적용설의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Ⅱ. 사실관계 및 법원의 판단 1. 사실관계 및 당사자의 주장 (1) A는 2007년 6월 25일 B와 대금 1억9400만 원에 이 사건 서화내역표에 기재된 서화(김홍도의 단원산수화 등 10점)를 매수하였고 대금 지급 후 위 서화를 인도받았으나 감정 결과 대부분의 감정평가원에서 단원산수화를 위작 또는 전(傳)이라고 판정하였다. 이 사건 매매계약 제3조는 서화가 위작으로 판명되면 B는 수령한 대금을 즉시 반환하고 위 서화를 인수해 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2) A는 2013년 8월 12일 매매계약 제3조에 따라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고 이 사건 각 서화가 진품이고 일부 서화에 대해서는 B의 주장과 같은 연대에 작성되어 보물지정이 될 것이라는 착오에 빠져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하였다. (3) B는 A가 하자담보책임을 묻는 것은 민법 제582조에서 정한 6개월의 제척기간을 도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고 A가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는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는 착오에 관한 규정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항변하였다. 2. 법원의 판단 (1) 제1심 법원은 단원산수화가 위작이라는 회신을 받은 시점이 2013년 6월 19일이므로 역수상 A의 하자담보청구권 행사는 제척기간 내에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으나 매매목적물의 범위와 관련하여서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의 해석상 위작인 서화에 대해서만 해제권의 행사가 가능하다고 보아 A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2) 원심은 A가 위작이거나 중요부분(작성시점)의 착오로 인하여 매수한 것이라고 주장한 일부 서화가 진품으로 감정되었으나 5점의 서화가 위작으로 판정된 점을 이유로 중요부분의 착오를 인정하였다.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는 착오에 관한 규정이 배제된다는 B의 주장에 대하여는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후에도 매수인이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담보책임과 착오는 그 요건과 효과가 달라 양자를 경합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B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은 착오와 담보책임에 관한 법리에 원심법원의 오해가 있다는 B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과 같이 A가 위작인 서화를 진품으로 알고 매수한 것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위작인 서화에 대하여 매매계약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아 B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Ⅲ. 검토 1. 착오로 인한 취소와 하자담보책임의 경합 담보책임과 경합이 문제되는 착오는 목적물의 성질에 관한 것으로서 이른바 '연유 내지 동기의 착오'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위작을 진품으로 알고 매수한 경우는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바 동기 착오에 의한 취소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착오와 하자담보책임의 경합은 권리와 물건의 하자에 모두 적용될 수 있지만 물건의 하자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담보책임은 착오와 그 성립범위가 다르고 동일 사안에 적용되는 경우에도 법적 효과와 권리행사기간에 있어 차이를 나타낸다. 착오와 담보책임의 경합을 인정하게 되면 제척기간의 도과로 인해 매수인이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때에도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함으로써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실익이 있다. 2. 종래의 해석론 (1) 외국법 독일은 성상의 착오(Eigenschaftsiritum)의 경우 담보책임의 요건이 존재하는 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담보책임우선적용설이 제국법원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판례의 태도이자 지배적인 견해이다. 프랑스 민법의 경우에도 목적물의 중요한 성질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는 담보책임과의 경합이 가능한데 파기원은 경합설을 취하다가 최근에는 입장을 바꾸어 담보책임 우선적용설을 따르고 있다. 일본은 법률행위 중요부분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는데 담보책임과 착오를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로 보아 담보책임 우선적용설을 따른다. (2) 우리나라 학설 및 판례 우리나라에서 착오와 하자담보책임의 경합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의미 있는 대법원 판례를 찾기는 어렵다. 다만 대법원 2000.1.18. 98다18506판결에 대해 경합을 인정한 취지로 이해하는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입장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대법원 1980. 10. 14. 선고 79다1389 판결에 대해서도 적어도 하자담보책임과 착오와의 관계에서 착오의 규정은 배제되고 하자담보의 규정만이 적용된다는 설을 배척한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평가한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원심이 원고의 하자담보책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본 것일 뿐 이를 두고 곧바로 담보책임우선적용설을 배척하였거나 경합설을 지지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의제라고 볼 것이다. 학설은 담보책임우선적용설과 경합적용설이 첨예하게 맞섰으나 최근에는 후설이 유력해 지고 있다. ① 담보책임우선적용설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 한 착오에 관한 규정을 배제된다고 하는 견해이다. 제척기간의 차이로 인한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담보책임만으로도 매수인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으며 입법 취지상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이 착오규정의 특별규정이라는 점 등을 그 논거로 든다. ② 경합적용설은 매수인에게 유리한 법적 구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절차법과의 정합성도 고려해야 하며 제척기간의 차이가 학설대립에 있어 실천적 의의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법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Ⅳ.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매매계약에서 착오와 담보책임의 요건이 모두 충족된 경우에 매수인은 담보책임의 제척기간이 도과한 후에도 착오를 이유로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는 경합적용설을 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 초기 학설이 착오에 관한 입법 내용을 달리함에도 일본의 담보책임 우선적용설의 논거를 여과 없이 수용해왔다는 그간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양 규범의 체계와 내용, 절차법과의 관계, 매수인 보호와 거래안전 보호의 이익균형 등의 관점에서 입법적 개선 여지가 없지는 않다. 특히 착오에 의한 취소의 제척기간을 단축하는 대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우리나라의 입법 상황을 고려하면서 매수인의 권리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고 또한 절차법과의 정합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재목 교수(충북대 로스쿨)
매매계약
미술품
서화
하자담보
위약약정금청구소송
이재목 교수(충북대 로스쿨)
2020-01-06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11. 21.자 2014스44·45 전원합의체 결정 -
상당한 기간 피상속인을 동거·간호한 배우자의 기여분
[대상 결정] 1. 사실관계 가. 피상속인(1918년생 남자)은 1940년 10월 1일 청구외인(1916년생 여자)과 혼인하여 그 사이에 청구인들 9명을 자녀로 두었다. 피상속인은 1971년 초 상대방 A(1944년생 여자)를 만나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 상대방 B, C를 자녀로 두었다. 피상속인은 청구외인이 1984년 7월 26일 사망하자 1987년 5월 16일 상대방 A와 혼인신고를 하고 2008년 3월 1일 사망할 때까지 피상속인 소유의 주택에서 함께 살았다. 나. 상속재산으로는 부동산 13건 시가 합계 약 32억원, 상속채무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등 5억원이 있다. 특별수익액은 청구인들 중 3명이 각 1억5900만원, 1억6300만원, 9500만원이고 상대방 A는 5억1200만원, 상대방 B와 C는 각 3억8100만원 상당이다. 다. 피상속인은 2003년 3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약 5년 동안 여러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 왔고 10여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상대방 A는 그 대부분의 기간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다. 라. 상대방 A는 2002년 10월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2007년 12월경 담도암 판정을 받았으며 이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 중이던 2014년 8월 8일 사망하였다. 2. 제1, 2심의 경과 피상속인 상속재산의 적정한 분할을 구하는 청구인들의 본심판청구에 대하여 상대방들은 상당한 기간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였음을 주장하면서 30%의 기여분을 반심판으로 구하였다(다만 피상속인의 자녀들인 상대방 B, C의 기여분 청구는 여기서의 논의에서는 제외한다). 제1, 2심은 피상속인이 병환에 있을 때 상대방 A가 피상속인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상대방 A는 피상속인의 배우자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함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인 공평을 기하여야 할 정도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방 A의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였다. 3. 대상 결정의 판단 가. 다수의견의 요지 배우자의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는 민법 제1008조의2의 문언상 가정법원이 배우자의 동거·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더불어 동거·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동거·간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따져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에서 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A에게 기여분 청구를 배척한 원심결정에는 잘못이 없다. 나. 소수의견(조희대 대법관)의 요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는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배우자의 이러한 부양행위는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에서 정한 기여분 인정 요건 중 하나인 '특별한 부양행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결정은 기여분 인정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한다. [연구] 1. 배우자의 부양행위와 기여분 대상 결정의 소수의견은 ① 다수의견이 배우자의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려는 2005년 3월 31일 개정 민법의 입법 취지나 기여분의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구별해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08조의2의 문리적·체계적 해석에 맞지 않고 ② 부부가 동거하고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 것과 동거하고 부양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배우자에 대하여 기여분을 인정하는 것은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③ 배우자의 기여분은 부부공동형성재산의 청산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배우자와 다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분을 공평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고 ④ 배우자의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인구 고령화, 핵가족화, 노인 돌봄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의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는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는 부양행위의 여러 태양 중 하나이고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가 1차적 부양의무로서 성년의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보다 더 높은 정도를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러한 행위가 신분관계로부터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는 '특별한' 부양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기여분을 인정하는 것이 문리적으로나 법률의 일반적인 규정 형식이나 다른 상속 규정들과의 체계적 해석의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또한 기여분이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위하여 법정상속분을 수정하는 요소라면 동거나 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여분 인정 여부를 법원이 후견적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사회 현실의 변화에 따라 배우자 기여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기여분 인정보다는 '부양의 특별성'에 대한 해석과 구체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법원의 실무에 의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고려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에서 다수 의견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배우자의 상속분 가. 기여분과 특별수익 인정에 관한 실무 경향 종래 상속재산분할을 담당하는 하급심에서는 기여분 인정에 매우 엄격한 경향이 있었고 기여자가 배우자인지 혹은 자녀인지 등 신분상의 지위에 따라 기여분 인정 여부를 달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하급심에서는 기여분 인정에 관하여 엄격성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산적인 기여뿐 아니라 피상속인을 간호하고 부양하는 것과 같은 무형의 비재산적 기여행위에 대하여도 기여분을 인정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서울가정법원 2018. 4. 16.자 2014느합30039 심판, 서울가정법원 2018. 9. 10.자 2016느합93 심판, 부산가정법원 2018. 11. 22.자 2016느합200041 심판 외 다수). 나아가 배우자의 기여분이 직계비속 등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기여분보다 인정되는 빈도와 비율이 대체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한편 배우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를 받았더라도 그것이 기여의 대가로 평가될 수 있다면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실무례도 보인다. 이는 배우자에 대한 피상속인의 생전 증여가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는 이유로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자녀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결(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참조, 다만 위 판결은 기여분을 고려할 수 없는 유류분반환청구에 관한 것이다) 등을 근거로 한다. 나. 상속에 있어서 배우자 보호에 대한 논의 이러한 실무례는 이혼의 경우와 비교하여 상속의 경우 현재의 법정상속분만으로는 배우자 보호에 미흡하므로 생존 배우자의 상속분을 강화하자는 입법론과도 어느 정도 생각이 맞닿아 있다. 2014년 법무부 민법 개정 시안에서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2분의 1을 배우자 몫으로 우선 공제하는 규정(배우자의 선취분)의 도입이 논의된 바 있다. 한편 2018년 7월 13일 공포된 일본의 개정 상속법에서는 배우자의 상속분 인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혼인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일방 배우자가 타방 배우자에게 거주용 부동산을 유증·증여한 경우 그 부동산은 배우자의 특별수익 계산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일본 개정 민법 제903조 제4항 참조). 다. 대상 결정의 기여분 판단 대상 결정은 상대방 A의 특별수익액이 전체 특별수익액의 30%에 해당하는 정도이고 부양 비용을 피상속인의 수입으로 충당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상대방 A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상속인과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동거하였고 자신 역시 고령임에도 오랜 기간 80대가 넘는 피상속인의 병시중을 한 점, 상대방 A도 피상속인의 간호 중 암에 걸려 결국 사망하게 된 점, 상대방 A의 특별수익액은 간주상속재산 가액의 11% 정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기여분을 인정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더구나 대상 결정의 다수 의견이 무형의 비재산적 기여행위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하급심 실무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해당 사안에서는 상대방 A의 기여분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3. 결론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그 자체로 기여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부양의 '특별성'을 인정할 만한 여러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상 결정의 다수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대상 결정이 부양행위와 같은 무형적 기여행위에 관한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되는 것은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기여행위의 '특별성'을 판단하는 법원의 실무가 중요할 것인데 급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긴밀해진 부부관계에서 생존 배우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동거·간호와 같은 부양행위를 기여분으로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실무가 필요하다.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상속
간병
유산
부양의무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20-01-02
민사소송·집행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05373 판결 -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
I. 판결요지와 쟁점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증거로 제출된 중국 행정기구가 발행한 문서에 대하여 '당사자가 외국의 공문서라고 하여 제출한 문서가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되기 위해서는 제출한 문서의 방식이 외관상 외국의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하는 방식에 합치되어야 하고, 문서의 취지로부터 외국의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은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심사할 때 공문서를 작성한 외국에 소재하는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유심증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므로 다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도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외국 공문서에 대해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을 준용하는 것(민사소송법 제356조 제3항)이 타당한지와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이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인가 하는 점이다. 이 글은 '정선주,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대법원 2016. 12. 15.선고 2016다205373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민사소송 제23권 제3호, 2019.10.'를 기초로 작성된 것임을 밝혀 둔다. II. 공문서의 진정성립과 법정증거규정 문서가 요증사실의 인정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어야 한다. 문서작성자라고 주장되는 자의 의사에 의하여 문서가 작성되었으면 이 문서는 진정성립한 것이다. 문서의 진정성립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은 사문서와 공문서를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진정성립이 증명되어야 하지만(민사소송법 제357조), 후자에 대해서는 일단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다(민사소송법 제356조 제1항). 이 추정규정은 대표적인 법정증거규정이다. 법정증거주의는 증거능력이나 증거가치를 미리 법률로 정해놓고 법관이 여기에 구속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자유심증원칙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민사소송절차에서 법관의 자유심증원칙이 자리 잡음에 따라 법정증거규정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몇몇 경우에 아직 그 잔재가 남아있는데 많은 국가에서 공문서의 진정성립과 관련하여서는 법정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은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고 미국은 진정성립이 증명된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공문서에 대해 이처럼 법정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정증거규정은 법관의 자유로운 증거평가를 제한하는 측면도 있지만 법관으로 하여금 증거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경험칙상 인정될 수 있는 사실을 추정규정으로 법규범화하는 것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방지하여 법관의 판단과 일반 경험칙이 상반되는 것을 피함으로써 법적 명확성과 안정성을 꾀하려는 것이다. 입법자는 경험칙을 바탕으로 공문서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진정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법규화하여 추정규정을 둠으로써 법관에게 당해 문서를 진정성립한 것으로 취급해도 좋다는 행동양식을 지시해 주고 이를 통해 법관의 판단이 일반 경험칙과 어긋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다. III.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대한 판단 외국 공문서도 증거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진정하게 성립되어야 하는데 그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입법태도가 나누어져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데 비해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국내 공문서와는 달리 진정성립의 판단을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기고 있다. 미국 연방증거법은 국내 공문서에 대해서는 진정성립을 바로 인정하는 데 비해 외국 공문서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명의 진정성과 서명자나 인증자의 공적 지위의 진정성에 대한 최종적인 인증서가 첨부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에게 문서의 진정성을 증명할 합리적인 기회가 보장된 경우에는 최종적인 인증서 없이도 진정성립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공문서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작성자가 공무원처럼 공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문서 작성이 작성자의 직무범위 내 활동이어야 하고, 문서가 법정방식을 준수하여야 한다. 이는 외국 공문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많은 국가에서 국내 공문서의 경우 진정성립을 바로 추정하고 있는 것은 제출된 문서가 공문서인지 여부를 외관상 드러나 있는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에 비추어 비교적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공문서는 표준화된 양식을 따르고 있다. 판결서는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의 형식을 갖추어야 하며 행정공문서는 행정안전부의 행정업무운영편람의 양식을 따라야 한다. 이처럼 국내 공문서는 그 방식 등이 알려져 있어 공문서인지 여부를 외관상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관상 드러난 문서의 방식과 취지에 의하여 공무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하면 우리의 경험칙상 일단 해당 공무원의 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외국문서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특정 국가의 공문서의 방식을 국내법원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문서가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를 문서의 방식 등 외관을 통해 판단하기 어렵다. 대법원도 2016. 3. 10. 선고 2013두14269 판결에서 '현실적으로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은 난민신청자가 제출한 외국의 공문서의 경우, 반드시 엄격한 방법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문서의 형식과 내용, 취득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외국의 공문서임을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외 공문서의 이러한 차이는 외국의 입법자도 인식하여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진정성립을 달리 취급하고 있다. 국내 공문서에 대해서는 진정성립을 바로 추정하거나 인정하는 데 비해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은 법관의 재량에 맡기거나 증명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입법자 또한 국내외 공문서의 차이를 인식하여 형법에서는 공문서위조변조를 사문서의 경우보다 엄하게 처벌하는데(제225조), 외국 공문서는 사문서에 준하여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등기규칙, 재외공관공증법, 외국 공문서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등에서는 외국 공문서의 처리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외국 공문서나 외국 공증인이 공증한 문서의 경우 재외공관 공증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공증담당영사로부터 문서의 확인을 받거나 아포스티유를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외 공문서의 이러한 차이를 인식한다면 우리 민사소송법이 외국 공문서에 대해서도 국내 공문서와 마찬가지로 진정성립을 추정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외국 공문서는 국내 공문서와는 달리 그 양식 등이 알려져 있지 않아 외관상 드러난 문서의 작성방식과 취지로부터 공문서임을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진정성립에 관하여서는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IV.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의 의미 외국 공문서의 취급과 관련하여 실무에서는 '외국의 공문서인지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중략)…그 나라에 주재하는 우리나라의 영사 대사 공사에게 조회하여 그 인증으로 추정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는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는 방법이다. 영사인증이나 아포스티유가 있으면 해당 외국 공문서는 진정성립한 것이 증명되기 때문에 이때에는 공문서의 진정성립의 추정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외국 공문서에 대한 인증의 요구를 폐지하는 아포스티유 협약(Apostille Convention, Hague Convention Abolishing the Requirement of Legalisation for Foreign Public Documents)의 가입국이면 해당 국가의 정부가 발행한 아포스티유를 첨부함으로써, 그리고 협약 미가입국은 해당 국가에 주재하는 대한민국 영사의 확인을 받음으로써 당해 외국 공문서는 진정성립이 증명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판례나 문헌 등에서 아포스티유나 영사확인을 받은 외국 공문서에 대해 '민사소송법의 진정성립 추정규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Ⅴ. 결론 대상판결에서는 중국 공문서가 문제 되었는데 대법원의 판시처럼 '대한민국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을 거치는 것'은 당해 문서가 '외국의 공문서'임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아니다. 영사확인은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이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만 아포스티유 가입국이며 중국 본토는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영사의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하여 우리 민사소송법이 국내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추정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입법론적으로 외국 공문서의 진정성립에 대해서는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정선주 교수 (서울대 로스쿨)
외국공문서
법정증거주의
진정성립
공문서
정선주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12-26
정보통신
행정사건
- 서울고등법원 2019. 11. 1. 선고 2018누56291 판결 -
해킹과 인과관계 없는 취약점도 과징금 부과 대상인가
2016년 2,500만 건의 고객정보를 유출 당한 인터파크에게 방통위는 44억 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정부가 부과한 과징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참고로 민사에서 최대 배상금액을 기록한 소송은 단연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이다). 인터파크는 방통위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서울행정법원 및 항소심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했다. 소송에서는 인터파크의 법위반행위와 해킹 간 인과관계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다. 법원은 방통위 처분을 지지하면서 “유출사고가 난 이상 이것과 법위반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본고에서는 이 쟁점에 대해 살펴본다. 인터파크가 당한 해킹의 유형은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공격이다. 이는 해커가 특정 목표 대상을 정한 후 그 허점을 집요하게 노려 침입하는 기법이다. 해커는 인터파크 직원 A의 가족사진을 가지고 화면보호기(SCR 파일)를 만들고 여기에 악성코드를 심어 A에게 이메일로 전송하면서, 마치 A의 친동생이 보내는 것처럼 발신 이메일 주소를 위장하고 동생의 어투까지 흉내냈다. A는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 화면보호기의 확장자가 EXE가 아니라 SCR이라서 A는 별 의심을 하지 않고 첨부파일을 열었을 것이나, SCR 파일도 악성코드 유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특정 공격을 위해 특별 제작된 악성코드는 백신에도 탐지되지 않는다. 해커는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A의 PC를 거점으로 삼아 DB 관리자 직원 B의 PC에 원격 데스크탑 접속했다. 당시 B가 퇴근한 시간이었는데, 그때까지 DB 서버와의 접속이 유지된 터미널이 B의 PC에 그대로 떠 있었다고 한다. 자동 로그아웃(이하 ‘idle timeout’) 설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커는 DB 서버에 손쉽게 침입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 인터파크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바로 이번 사고이다. 정보통신망법의 위임을 받아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의 내용을 정한 방통위 고시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idle timeout 설정을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한 법상 의무를 위반하면 그 자체로 과태료, 개인정보 유출까지 되면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부수적으로, A의 PC를 손에 넣은 해커가 인터파크 사내 네트워크를 스캔했더니 업무용 파일서버가 발견되었다. 거기에는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이 있었다. 직원들이 수많은 인터파크 서버들의 접속계정을 외우기 어려워 이를 메모해둔 것이었다. 다만, 개인정보가 유출된 DB 서버의 접속 패스워드는 여기에 없었다고 한다. 즉, 패스워드 장부 노출이라는 법위반행위와 개인정보 유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음이 분명했다. 그런데 방통위는 idle timeout 미설정은 물론 및 패스워드 장부 노출까지 모두 처분원인사실로 삼아 과징금을 부과했다. 인터파크는 행정소송에서 idle timeout 미설정은 APT 해킹의 핵심 원인이 아니다, 나아가 패스워드 장부 노출과 개인정보 유출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인터파크를 패소시킨 1심 및 항소심 법원은 인과관계 자체가 과징금 부과 요건이 아니라고 근거법률을 해석했다. 개정 전 법조문은 “법상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구조로서 '미조치'가 '유출'의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명확했다. 이와 달리 2014년 개정된 법조문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 한 경우로서 법상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유출'이라는 결과와 '미조치' 행위가 인정되기만 하면 둘 사이의 인과관계는 요구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해킹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즉 ‘인과관계’ 없는 사업자의 위반행위까지 과징금 처분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 법해석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사료된다. 민사와 형사의 영역에서는 자신의 행위와 인과관계 없는 결과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형법 제17조(인과관계) 및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모두 ‘인과관계’를 법적 책임의 성립요건으로 요구한다. 이것이 법의 대원칙이다. 행정상의 제재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마찬가지이다. 행정상 금전제재는 크게 과징금과 과태료로 나뉜다. 일반론적으로, 단지 절차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질서벌의 일종인 과태료(가벼운 제재)가 부과되는데 그치는 반면, 행정목적을 침해하는 결과까지 야기한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벌의 일종인 과징금(무거운 제재)이 부과된다. 정보통신망법 또한 이 체계에 따라 과태료와 과징금의 각 구성요건이 차등되어 있다. 사업자가 단지 idle timeout과 같은 법상 조치를 불이행한데 그쳤다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지만(제76조 제1항 제3호), 더 나아가 개인정보 유출(해킹)이라는 결과까지 야기했다면 관련매출액에 비례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제64조의3 제1항 제6호). 해킹을 당했다는 결과에 대해 사업자에게 과징금이라는 법적 책임을 지우려면, 마땅히 사업자의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사료된다(만약 해킹과의 인과관계를 불문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꾼다면 굳이 행정질서벌을 운영할 필요가 없으니 과태료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균형에 맞을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도록 개정 전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는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누출’이라는 형식으로 규정함으로써 미조치가 해킹의 원인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3. 11. 21. 방통위가 입법예고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에서 “현재 대규모 개인정보 누출 등 침해사고 발생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위반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움” 이라는 이유를 들어 과징금 부과요건 중 ‘인과관계’ 요건을 삭제할 것이 제안되었다. 참고로 이때까지는 개인정보 유출(해킹) 사고에 대해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전력이 없었다(2014. 6. 26. 비로소 첫 과징금 사건인 KT 마이올레 사건의 방통위 처분이 내려졌다). 위 방통위가 제안한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 개정안은 독자적인 법안으로 국회에 발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대신 2014. 5. 2.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안법안의 일부로서 반영되었다. 그런데 정작 그 대안법안의 의안원문 및 이에 관한 국회 검토보고서, 소관위 회의록 등 가운데 ‘인과관계’ 입증 없이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기재는 어디에도 없다. 즉, ‘인과관계’ 요건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라도 되었는지 의문이다. 참고로 그 당시는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사실이 2014. 1. 8.자 검찰 발표에 의해 알려진 이래 국회에서 앞 다투어 개인정보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된 시점이어서, 위 대안법안에는 무려 18건의 발의안이 통합되어 있었다(예컨대 300만 원 이하 법정손해배상 규정도 이 때 신설된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의 의도에 ‘인과관계’ 요건 삭제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는 불명확한 측면이 있으며, 만약 진정한 입법의도가 그러했다면 위헌 소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과징금 부과요건에서 ‘인과관계’를 뺄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요건과 균형이 맞지 않게 된다. 정작 본인의 정보를 유출 당한 이용자는 사업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사업자의 과실과 해킹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 행정청은 피해자인 일반 국민들보다 현저히 강력한 조사권한을 가졌음에도 ‘인과관계’ 요건 입증을 생략하고 과징금이라는 공법적 제재를 손쉽게 부과할 수 있어야 하는지, 응보와 억지가 피해배상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인지는 심히 의문스럽다. 향후 만약 행정청이 ‘인과관계’ 요건 입증을 생략하고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이번 판결이 해석한 입법의도와는 오히려 반대로,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별도로 인과관계 요건을 입증하는데 곤란을 겪어 이용자 구제에 흠결을 낳을 수도 있다. 한편, 만약 본고의 주장에 따라 ‘인과관계’를 여전히 현행법상 과징금 부과요건으로 해석할 경우, 인터파크 사건에서 두 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의 인과관계는 존재하는가. 제1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곧 “Idle timeout 조치를 취했을 때 인터파크가 당한 유형의 APT 해킹을 통상 막을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점철된다. 이는 세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 여지가 있는 문제이다. 인터파크 사건의 경우, 해커가 DB 관리자 B의 PC(관리용 단말기)에 원격 데스크탑으로 접속해보니 마침 B가 퇴근하여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망분리 프로그램 및 DB 서버 접속 터미널이 로그아웃 되지 않고 그대로 떠 있었다. 이와 달리, 위 망분리 프로그램 및 DB 서버 접속 터미널에 최대접속시간이 설정되어 있었고 해커가 B의 PC에 접속했을 때 위 터미널이 로그아웃 된 상태였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해커가 DB 서버에 침입할 수 있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만약 예컨대 해커가 B의 PC에 키로거 등을 용이하게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커로서는 수고스럽더라도 위 PC에 키로거를 심어 내부망 ID·PW 및 DB 서버 ID·PW를 도청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 경우 idle timeout 조치를 했었더라도 해킹은 막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싸이월드 판결은 DB 서버 계정 ID·PW가 해커에게 이미 도청당한 상태에서 idle timeout 설정은 무용지물이라는 이유로 그 미설정과 해킹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바 있었다. 달리 가정하여, 만약 해커가 B의 PC 제어권한을 완전히 탈취하지 못했거나, 또는 해커의 관점에서 우연히 접속해 본 B의 PC가 DB 관리자의 것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DB 서버 접속 터미널이 idle timeout 되지 않고 그대로 떠 있었던 것이 해킹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셈이므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적어도 두 번째 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DB 서버의 관리자 비밀번호는 문제된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에 쓰여 있지 않았고, 해커는 다른 경로로 DB 서버에 침입했으므로, 위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이 노출된 것은 DB 서버 해킹의 원인과 무관하다. 해킹과 인과관계 없는 위반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인터파크의 입장에서는 다른 경로로 해킹을 당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해킹의 원인이 아닌 행위에 대해서까지 경한 과태료 대신 중한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된 셈이다. 요컨대, 정부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것을 과징금 부과요건에서 뺀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정부의 역할은 침해사고 원인조사의 실효성을 높임으로써 해킹과 ‘인과관계’ 있는 취약점이 무엇이었는지를 현장에서 밝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고시는, idle timeout과 같은 지엽적인 의무를 나열할 것이 아니라, 로그(Log) 보존 등 사고조사에 꼭 필요한 조치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향후 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승재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개인정보유출
과징금
인터파크
전승재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2019-12-23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 -
분할연금수급권을 둘러싼 사회보장수급권과 재산권의 줄다리기
1. 사건의 개요 원고 갑은 을과 혼인하고 그 사이에 자녀를 두었다. 갑은 2016년 을을 상대로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소송 진행 중 이혼 및 재산분할에 관한 조정이 성립되었다. 이 조정조서에는 재산분할로 갑이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을에게 1억7000만 원을 지급하고 미성년자녀의 양육비를 부담하기로 하였고, "갑과 을은 향후 상대방에 대하여 위 조정조서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이 사건 이혼과 관련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아니한다(이하 '이 사건 청산조항')"는 내용이 기재되었다. 그 후 을은 위 조정이 성립된 후 피고 국민연금공단에 국민연금법 제64조의3에 따른 분할연금 선청구를 하자 갑은 피고에게 위 조정조서와 함께 국민연금법상 연금에 대한 원고의 분할 비율이 100%, 갑의 분할 비율이 0%로 된 '연금분할 비율 별도결정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갑에게 위 조정조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민연금법 제64조의2(이하 '특례조항')에 의한 분할 비율 별도결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거부처분을 하였고, 갑은 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특례조항 신설로 분할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포섭되어 당사자가 그 분할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 이상,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분할연금수급권을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달리 취급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1, 2심은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1] 국민연금법 제64조에 규정된 이혼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은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국민연금법에 따라 이혼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직접 수령할 수 있는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이다. [2]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라고 보기 위해서는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당사자 사이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거나 법원이 이를 달리 결정하였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이와 달리 이혼당사자 사이의 협의서나 조정조서 등을 포함한 재판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이 명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산분할절차에서 이혼배우자가 자신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분할 비율 설정에 동의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법원 심판이 있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3. 평석 가. 분할연금의 의의 국민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와의 실질적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ⅰ)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ⅱ)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ⅲ) 60세가 되었을 것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한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 이러한 연금을 노령연금에서 분할된 연금이라는 의미에서 '분할연금'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부부관계에 있던 갑과 을 중 갑이 노령연금수급권자인 경우 을이 갑과 이혼하여 위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을 신청하면 갑이 지급받던 노령연금 중 일부를 떼어내 을에게 분할연금으로 지급된다. 분할연금제도는 1998년 국민연금에 도입된 후 2015년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에도 규정되었다. 분할연금의 분할비율은 당초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만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국민연금법 제64조 제2항). 이후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는 취지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었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바로 이 특례조항의 해석에 대한 것이다. 나. 분할연금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줄다리기 사회보험인 공적 연금제도는 헌법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연금수급권의 법적 성격을 논함에 있어서는 '사회보장수급권'이라는 특성이 무엇보다 중요시되어야 한다. 이에 반해 연금수급권의 '재산권'적 성격은 연금제도의 재원조달이라는 측면과 사회보장수급권이 이행되는 결과적 측면에 착목한 것으로서 이 두 측면은 사회보장수급권에 기초하여 공적연금제도가 설계된 이후에야 비로소 논의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는 점에서 연금제도의 부수적 성격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수적 성격인 재산권성이 본래적·근원적 성격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제치고 전면에 나타나면 공적 연금제도의 취지에 대한 왜곡이 발생한다. 이 사건 하급심의 판단이 그러한 예이다. 즉 하급심의 판단에 따르면 연금수급권은 여느 재산권과 아무런 차별성을 가지지 못하며 심지어 재산분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언급되지 않더라도 주목받지 못한다. 마치 만기가 되면 인출가능한 은행에 넣어둔 예금채권과 다를바 없다. 그러나 공적 연금수급권은 여느 재산권과 달리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에 대비한다는 명확한 사회보장적 목표가 존재한다. 하급심의 판단은 연금수급권과 예금채권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차이점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헌법 제34조의 규범력을 약화시켰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연금수급권이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는 점을 논거삼아 재산분할 과정에서 별도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있어야 함을 지적함으로써 연금수급권의 특수한 성격을 되새겨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분할연금의 입법 변천사를 보면 그동안 사회보장수급권으로서의 성격과 재산권적 성격 사이의 좌충우돌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 먼저 전업주부와 같이 납부예외가 인정되어 연금가입 자체가 면제되는 국민에 대한 보호필요성에서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사회보장수급권 강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2) 그 후 이른바 '놈팽이 배우자'와 같이 연금형성에 실질적 기여가 없음에도 분할연금을 수급받는 자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법원은 이 경우에도 연금을 균분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왔다(대구지법 2014. 4. 4. 선고 2013구합2411 판결 등). 이 판결은 자신의 노령연금을 분할해 주는 당사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아래 헌법재판소 판결의 단초가 되었다. (3) 이에 2015년 특례조항의 신설을 통해 당사자의 의사를 고려하거나 법원이 사정을 참작해 분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당사자의 처분가능성, 즉 재산권성을 존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당사자가 합의하기만 하면 혹은 법원이 결정하기만 하면 사회보장수급권을 포기 내지 박탈하는 것까지도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재산권성이 지나치게 강조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공적 연금수급권의 사회보장수급권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입장은 당사자의 처분가능성보다는 노후생계보장에 방점을 두며 재산권성을 강조하는 입장은 그 반대이다. 분할연금을 둘러싼 논란은 이 두 성격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분할연금제도는 이혼한 배우자가 혼인기간 중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하는 재산권적 성격과 이혼배우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지므로 입법자는 이 두 요소를 고려하여 분할연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수 있고 두 요소 중 어느 요소를 더 중시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입법형성권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는 분할연금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위 두 요소 중 어느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어느 한 요소를 간과한다면 이는 분할연금제도의 도입취지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 다. 대상판결 평가 이 사건의 하급심 판결은 이 사건 청산조항의 문구 해석에만 착목한 나머지 분할연금의 법적 성격을 경시하였다. 이는 하급심 재판부가 재산권을 중심으로 사고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사회권적 시각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분할연금이 가지고 있는 사회보장수급권적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명명하면서,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의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를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분할연금제도가 가진 이중적 성격을 잘 살린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라. 입법적 개선의 필요성 끝으로 특례조항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완전포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가 있다. 연금수급권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하기 위해서는 향후 최소한도의 노후소득 보장에 필요한 일정 금액 내지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연금분할은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김린 교수 (인하대 로스쿨)
이혼
재산분할
조정조서
김린 교수 (인하대 로스쿨)
2019-12-23
민사일반
-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판결 -
시효중단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Ⅰ.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이행소송의 승소 확정판결 후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하여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선택적으로 허용된다. Ⅱ. '권리관계'가 아닌 '사실'이 확인의 대상으로 될 수 있는지 원칙적으로 확인의 대상은 '권리관계(권리 또는 법률관계)'이어야 하고 '사실'은 확인의 대상이 아닌데, '이 사건 소의 제기가 있었음'은 '사실'이고 '사실'을 어떻게 수식하거나 포장하여도 '권리관계'로 변경되지 않는다. 대상판결은 위 확인소송의 소송물이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라고 강변하지만, 위 확인소송의 대상은 '무슨 소의 제기가 있었음'이라는 '사실'이고 '시효중단의 법률관계'는 위 '사실'이 있을 때에 발생하는 '법률효과'일 뿐이다{同旨 : 호문혁, 권영준. 대법원이 '이 사건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법률관계'라고 강변한 것에서 필자는 '대로남불(대법원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느낀다}. 그러나 필자는, 사실의 확인 중에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예가 많지는 않을 것이지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만큼은, 민사소송법 제250조 '확인의 소는 법률관계를 증명하는 서면이 진정한지 아닌지를 확정하기 위하여서도 제기할 수 있다'를 유추적용하여 사실을 확인의 대상으로 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그런 경우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민사소송법 제250조는 '사실의 확인의 소는 증서진부 확인의 소이어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이 점에서 민사소송법 제251조가 '장래에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어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 위와 같은 유추적용이 가능하다.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특히 결의가 아예 없었는데 회의록만 작성되어 있는 경우에)의 확인은 사실의 확인인데도 상법 제380조가 1984년 4월 10일 개정되어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를 규정하기 전에 대법원 1977. 5. 10. 선고 76다878 판결 등과 학설이 주주총회결의 부존재 확인소송을 인정한 것, 현재 법률의 근거 없이 종중결의부존재 확인의 소(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40089 판결 등)와 주식병합 부존재확인의 소(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8다15520 판결)가 인정되고 있는 것도 필자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근본적으로, 확인소송의 소송물에 관한 ① 사실의 확인은 허용되지 않는다, ② 과거의 권리관계의 확인은 허용되지 않는다, ③ 무엇이 아니라는 소극적 확인이 아니라 무엇이라는 적극적 확인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3개의 도그마가 만고불변이 아니다(同旨 : 일본의 新堂幸司, 高橋宏志). '역전앞', '처갓집'은 중복표현이라서 문법위반이었으나, 그런 중복표현도 상당수의 국민이 사용하니까 허용하는 쪽으로 문법을 수정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장점은 많고 단점은 적으니까 위 도그마를 수정하여 허용함이 타당하다. 일본의 학설은 한정된 요건 아래에서 사실의 확인의 소가 증서진부 확인의 소 외에도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다수설로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옛 도그마 내지 고전문법에 언제까지고 매여 있을 것이 아니다. 확인소송의 적법 여부에 있어서 확인의 대상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확인의 이익의 유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Ⅲ.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확인의 이익 확인의 이익은 확인소송이 당사자의 법적 불안의 제거에 '가장' 유효·적절한 때에만이 아니라 유효·적절하거나 상당히 유효·적절하기만 하면 있다고 보아 확인의 이익을 다소 확대해야 한다고 필자는 1990년대부터 피력해 왔고, 판례상 확인의 이익이 지난 수십 년간 조금씩은 확대되어 왔다. 확인의 이익과 관련하여, 일본 최고재판소는 위 '가장(最も)'이라는 단어를 1972년 11월 9일 선고의 판결에서는 부적절하게 일반론으로 넣었다가 2004년 12월 24일 선고의 판결과 2005년 11월 8일 선고의 판결에서는 넣지 않았고 그 후 일본의 하급심판결에서도 넣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주로 확인의 이익을 부정할 때 '가장'을 넣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소멸시효 완성을 막기 위하여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 이상에는,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처럼 굳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소멸시효 완성을 막기 위하여 종래의 이행소송보다 더 유효·적절한 수단인지는 따질 것 없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확인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유효·적절한 수단' 내지 '상당히 유효·적절한 수단'의 의미가 너무 추상적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인과관계에 관한 상당인과관계설이 '상당'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지 않는 것에 비추어 볼 때 판례의 축적으로 위 비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6다240338 판결이 주주권확인을 구하는 것은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확인의 이익을 부정하였으나 '가장'을 넣지 않고 유효·적절한 수단이라는 이유로 주주권 확인의 이익을 긍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Ⅳ. 제소의 반복보다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의 부존재라는 요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제소의 반복보다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의 존재를 위 확인소송의 소극적 요건으로 설정하고 심리하였으면 한다. 재산명시절차를 참고하여, '채무자의 재산이 있음'을 채무자의 항변사유로 하는 것이다. 위 소극적 요건을 설정하고 심리하면, 채무자가 다툴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고 다툴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며, 단순한 '소 제기 사실의 확인'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제소의 반복보다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이 없어서 소가 제기된 사실의 확인'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확인은 소송의 대상으로 볼 수 있고 단순한 '증명서' 신청 사항이 아니게 되어 대상판결의 제1소수의견과 호문혁 서울대 명예교수의 예리한 비판들을 상당히 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Ⅴ. 후소로 확인소송을 허용할 것인지의 직권 판시의 부적절성 대상사건에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확인소송이 허용될 것인지는 제1, 2, 3심을 통틀어 전혀 쟁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직권으로 판시하였는바, 이는 쟁점이 아닌 것에 대한 판시이니까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방론(obiter dicta)에 불과한데, 방론에서 그런 판시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방론에서 다수의견과 제1소수의견과 제2소수의견으로 나뉘어 상세하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인 것이 적절하지 않다. 방론에서 그런 판시를 하기 전에 대법관회의의 의결로 민사소송규칙과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였다(헌법재판소 2016. 6. 30. 선고 2013헌바370 등 결정 등이 헌법 제108조 등을 한정적 열거로 보지 않고 예시적으로 보는 것을 참조). Ⅵ. 결론 필자는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 ① 이행소송, ②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③ 확정된 채권 자체의 확인소송(평석대상판결의 제2소수의견, 독일 BGH 2018. 2. 22. 판결, 일본 佐賀地方裁判所 1994. 8. 26. 판결이 인정함)의 셋 다 가능하며 채권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채권자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고, 위 ②와 ③을 원고의 선택지로 추가한다고 하여 채무자에게 별 불이익이 없고 법원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다고 본다. 대상판결이 선고되고 그 직후에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의 개정에 따라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인지대가 최대 14만 원에 불과하게 되어 이행소송의 승소 확정판결 후의 시효중단을 주권자이며 사법수요자(司法需要者)인 국민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으로 간편하고 저렴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을 결과적으로 환영한다. 금년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일선 법관들이 말한다. 다만, 대법원이 '무슨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권리관계라고 강변하지 말고 그것은 '사실'이지만 예외적으로 민사소송법 제250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확인의 대상으로 될 수 있다는 입론을 하고, 확인의 이익은 확인소송이 당사자의 법적 불안의 제거에 '가장' 유효·적절한 때에만이 아니라 유효·적절하기만 하면 있다고 보아 확인의 이익을 다소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입장에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확인의 이익을 긍정하고, 제소의 반복보다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의 존재를 위 확인소송의 소극적 요건으로 설정하고 심리하였으면 한다. ※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11월 30일 한국민사소송법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토론결과를 추가한 후 압축한 것이다. 이충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소멸시효
지연손해금
대여금
전원합의체
이충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2019-12-16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40424(본소), 240431(반소) -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의 목적물 계속점유와 실질적 이득
1. 판결의 소개 가. 사안의 개요 ① 원고들은 2015년 2월 1일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 월 차임 150만원(부가가치세 별도), 임대기간 2015년 2월 1일부터 2016년 2월 27일까지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피고에게 위 점포를 인도해 주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는 월 임대료를 3회 이상 연체 시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이 있었다. ② 피고는 2015년 3월 3일 및 2015년 4월 7일 원고들에게 각 150만원을 차임 명목으로 지급하였을 뿐 그 외에는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③ 원고들은 2015년 12월 2일 피고에게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통고를 하였고, 위 해지통고는 2015년 12월 3일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점포에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다가 2016년 9월 28일 폐업신고를 하였고, 이후에도 이 사건 점포에 영업비품들을 그대로 비치하는 등 이 사건 점포를 계속하여 점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목적물반환청구, 임대목적물 인도완료일까지 연체차임 지급 또는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 청구를 하였다. 나. 소송의 경과 ① 제1심 판결 : 청구 전부인용 피고가 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항변을 하지 않았고, 원고들의 청구는 전부인용되었다. ② 원심판결 : 청구 일부인용 1심 전부승소판결에 따라 가집행이 이루어져 2017년 9월 26일 이 사건 점포는 원고들에게 반환되었다. 피고는 2016년 9월 28일 이후로는 더 이상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보증금 5000만원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금원을 반환받을 때까지 목적물반환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동시이행항변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2016년 9월 28일 이후 피고가 더 이상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계속 발생하므로 이를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보증금이 모두 소멸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동시이행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③ 대상판결 : 파기환송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근거로 2016년 9월 28일 이후 피고가 더 이상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741조), 여기에서 이익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 임차인이 임차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임차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수익하지 못하였거나 임차인이 자신의 시설물을 반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의 법리는 매우 간명하다. 임차인이 영업을 목적으로 임차를 하였는데 임대차계약 종료 후 영업을 하지는 않지만 영업에 필요한 자신의 시설물을 아직 반출하지 않고 임차목적물을 마치 창고처럼 활용한 경우에도 임차인은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시(이른바 '실질적 이득론')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종전 대법원 판례 중에도 비슷한 판시를 한 것이 있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45219 판결). 그런데 이러한 법리가 항상 타당한가? 임대보증금이 아예 없거나 연체차임 등의 공제로 인해 임차인이 영업을 종료한 시점에서 임대보증금이 모두 소멸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동시이행관계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임차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임차인도 위 판시에 따라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임대차종료 후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임차인은 그 목적물을 사용·수익하지 않고 단순 점유하는 경우에도 임대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에게 사용·수익 '가능성'을 급부한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면 임차인은 사용·수익 '가능성'을 급부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판례가 확립한 실질적 이득론은 동시이행항변권이 존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예외법리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임차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경우까지 임차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은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이행지체에 빠트리더라도 보증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지연손해금과 임차목적물의 사용수익 이익이 서로 맞비기는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임차인은 여전히 불리할 수 있다. 3.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 : 필요조건? 충분조건? 다만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는 실질적 이득론을 적용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임차인이 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것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한 방편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으로 돌아가 임차인은 - 설령 목적물을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지 않더라도 -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가령 ① 임차인의 영업종료 시점 또는 임대차종료 시점 중 나중 시점에서의 잔존 임차보증금이 매우 소액이어서 임대인이 이를 지급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임차목적물에서 임차인이 영업을 종료한 후에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계속 인정함이 타당하다. ② 또한 임차인이 이전부터 계속 차임을 연체해 오고 있었고 임대차계약 종료 전에 이미 폐업을 하였으며 사업부도로 연락이 두절된 경우처럼, 설령 임대인이 보증금의 변제제공을 하더라도 임차인이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을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시설을 반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버려둔 임차인을 굳이 보호할 필요성은 없다. ③ 또한 임차인의 연체차임 누적액이 이미 보증금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비록 임대인이 명시적으로 공제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에게 동시이행항변권이 있으므로 이를 이유로 '실질적 이득'이 있는 경우에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겠다는 임차인의 주장은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사료된다. 위와 같은 사례들에서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를 이유로 임차인이 부당이득반환을 거부한다면 이는 동시이행항변권의 법률효과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생각의 확장 임차목적물을 단지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임차인은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대상판결의 판시는 다른 쟁점에 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보증금이 있는 건물소유 목적의 토지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자기 소유 건물을 단순 점유하고 있는 경우 임차인은 건물이 놓인 토지를 단순점유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토지를 점유할 뿐만 아니라 사용·수익하고 있는 것인가? 임차인이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인이 건물을 사용·수익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건물을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그 건물이 놓인 토지를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토지에 대한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이 경우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 및 매매대금지급의무와 임차인의 건물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놓이고,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과 건물매매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방편으로 '건물'을 '소유(+단순 점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임차인의 토지 사용·수익은 소극적·부수적 사용·수익에 불과하므로 임차인은 토지 사용·수익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결론은 토지 임대차에 관하여 보증금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판례는 건물 소유자는 그 건물이 놓인 부지를 점유하고 사용·수익한다는 명제를 일관되게 적용하여 토지임차인 겸 건물소유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긍정하는 취지로 보인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8다2389 판결, 대법원 2001. 6. 1. 선고 99다60535 판결).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와 관련하여 판례가 취하는 실질적 이득론과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재고를 요한다. 최준규 교수 (서울대 로스쿨)
상가
임대차
임대료
최준규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12-12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
부동산명의신탁과 불법원인급여
1. 사안의 개요 농지 X의 소유자 C는 2000년 4월께 농지법상 '농지처분의무 통지'를 받자, 2001년 4월께 D와 명의신탁약정을 하고, 2001년 4월 12일 D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2009년 1월 28일 C의 사망으로 처인 원고가 X를 상속받았다. 2012년 3월 23일 D도 사망하여 처인 피고가 상속을 원인으로 X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피고에게 X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했다,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이하 '부실법'이라 함)상 명의신탁약정 및 D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이며, D의 상속인인 피고는 C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이행의무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 피고는 명의신탁약정이 농지법상 처분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과 농지법에서 정한 농지의 소유·이용에 관한 규정을 잠탈하는 반사회질서 행위이고, 명의수탁자인 D 앞으로 마쳐진 X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명의신탁자 C의 상속인인 원고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 1심과 2심의 판단 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명의신탁 약정은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명의신탁자가 다른 법률관계에 기하여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까지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점, 탈세목적, 강제집행 면탈의 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약정에 해당되어 부실법을 위반하여 수탁자 명의로 등기되어도 이를 불법원인급여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설시했다. 2심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농지법 위반의 효과로 농지의 소유권 자체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추가로 설시했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어 원고 승소의 원심이 확정되었다. 부실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마친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안의 핵심쟁점이었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는 다수의견의 논거로 i) 부실법은 소유권이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임을 규율하고 있으며, ii) 입법자의 의사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하며, iii)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하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판례의 태도나 부실법 규정에도 합치되지 않으며, iv) 헌법상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하며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없는데, 명의신탁자의 재산권 박탈은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게 된다는 점, v) 농지법상 제한을 회피하는 명의신탁이라고 해서 불법원인급여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달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제시했다. 반면, 소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루어진 명의신탁등기는 불법원인급여라는 입장을 취한다. 그 논거로 i) 부동산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한 사법적 결단이 필요하며, ii)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iii) 명의신탁자의 명의신탁 부동산 반환 등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점, iv) 이러한 해석이 사법부가 부동산거래질서를 바로잡는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연 구] 대상판결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약정이 반사회질서행위에 해당하여 제746조의 불법원인에 해당되는지,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인지를 다루었다. 그동안 판례는 일관되게 불법원인급여를 부정했다. 그러나 부실법이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났으므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는지 재검토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라 대상사건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다. 대상판결은 부실법을 위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음을 전원합의체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 부실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관계를 조속히 해소하고 실체적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표상이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를 유도함에 있다(제1조). 실권리자란 명의신탁자를 말한다(제2조 2호). 또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에 대한 제재는 과징금(제5조 1항 제1호) 및 이행강제금의 부과(제6조 2항), 형사제재(제7조 1,2항) 등의 방법을 채택했을 뿐이다. 입법과정에서 명의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귀속시키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부실법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명의신탁관계가 있기 전의 권리상태로 되돌아가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인정됨을 원칙으로 한다. 결국 이 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할 방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해석론은 입법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2. 명의신탁약정은 민법 제746조의 불법한 원인이 아니다 명의신탁약정이 불법원인에 해당되면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데(민법 제746조 본문), 이 때 부당이득반환청구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다면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제756조 단서). 그렇다면 수익자도 불법원인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수익자의 불법성이 더 큰 경우에도 문리해석상 제746조의 단서의 단서가 적용될 수 없어 급부자는 소유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이런 불합리한 결론은 불법원인급여의 반사적 효과로 불가피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득력이 없다. 결국 불법원인급여일 때 반환청구금지규정(제746조 본문)의 적용범위는 제한되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불법성을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이 있으면 인정하는 주류 판례의 견해와는 달리, 선량한 풍속 위반만이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둘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를 넓게 인정하여 제746조 단서의 적용영역을 확대하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이러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4다50426 전원합의체 판결). 셋째 제746조의 불법성 판단기준을 제103조에서 찾지 않고 급부이익을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남기는 것이 더 정당한지라는 결과의 관점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 생각건대 제103조는 '불법의 실현'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인 반면, 제746조는 '불법적 급부결과의 회복'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의 판단기준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 번째의 견해가 타당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판결례가 나오고 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제746조의 불법성은 제103조의 공서양속위반이 있고, 추가적으로 i) 원인행위의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ii) 강행법규의 위반에 따른 급부의 반환이 규범목적에 반할 때에 비로소 인정된다. 이를 부동산명의신탁에 적용해 보면 명의신탁약정이 현저한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부실법의 입법취지상 급부의 반환을 긍정하는 것이 규범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 특히 공익적 목적(탈법·투기·탈세의 방지)를 위해 소유권을 박탈하는 해석은 헌법합치적이지도 않다.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아무런 대가 없이 박탈하는 소수의견이 탈법·투기·탈세의 방지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법의 목적달성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해석론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자의 대가없는 소유권 박탈이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확실한 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판례도 명의신탁자가 궁극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을 전제로 부실법상 여러 제재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4554 판결). 3.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결과는 정의관념에도 배치된다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이 명의수탁자에게 귀속되는 결론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논증하지 못한다.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이 부정되는지에 대해서 긍정·부정의 상반된 두가지 주장이 가능할 때에는 반환을 부정하는 견해에서 '법률상 급여자의 반환청구를 허용하는 것'보다 '급부의 회복을 거절함으로써 현상태를 고착시키는 것'이 정의관념에 더욱 부합하는 적극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양쪽의 근거가 모두 합리적이지 못하다면 권리가 원래 있어야 할 곳, 즉 종래의 권리자(대상판결에서는 명의신탁자)에게 회복됨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가 신탁자를 제재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는 점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4. 결론 결국 현재의 부실법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과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고 본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타당하다. 그러나 다수의견 중 부실법을 개정하여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면 헌법상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대가 없이 박탈하는 규정을 두더라도 충분한 입법예고와 실명전환의 유예기간을 다시 부여하고, 동시에 다른 제재규정을 삭제하거나 완화한다면 그러한 개정이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질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토지의 공공재적 성격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부동산
민법
부동산실명법
불법원인급여
명의신탁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19-11-28
가사·상속
- 서울가정법원 2018브15 결정 2018. 5. 18. 선고 -
대리모 출생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사실관계] 불임부부인 甲(男)과 乙(女)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2016년 7월 이 병원에서 한국인 대리모 丙에게 위 부부의 수정란을 착상시켰다. 丙은 2017년 3월 미국 LA 소재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였고 캘리포니아 주로부터 모(母)란에 丙, 부(父)란에 甲이 기재된 아이의 출생증명서가 발급되었다(한편 유전자검사 결과 아이와 甲 및 乙의 친자관계가 확인되었다). 甲은 귀국하여 종로구청에 출생신고를 하면서 모(母)란에 의뢰모 乙의 이름을 기재하였다. 2017년 12월 26일 구청의 가족관계등록공무원은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모의 이름과 출생증명서상의 모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출생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에 甲은 불복하여 소를 제기하였다. 1심 법원은 각하하였고, 항고심에서 서울가정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甲은 재항고하였으나 2019년 8월 8일 재항고를 취하하여 위 결정은 확정되었다. [판결의 이유] "우리 민법상 부모를 결정하는 기준은 '모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이고, 인공수정 등 과학기술의 발전에 맞추어, 법률상 부모를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이 아니라 유전적인 공통성 또는 수정체의 제공자와 출산모의 의사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은 다른 기준에 비해 그 판단이 분명하고 쉽다. 또한 모자관계는 단순히 법률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정, 약 40주의 임신기간, 출산의 고통과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그러한 정서적인 유대관계 역시 '모성'으로서 법률상 보호받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유전적 공통성 또는 관계인들의 의사를 기준으로 부모를 결정할 경우 이러한 모성이 보호받지 못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출생자의 복리에도 반할 수 있는 점, 유전적인 공통성 또는 수정체의 제공자를 부모로 볼 경우 여성이 출산에만 봉사하게 되거나 형성된 모성을 억제하여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그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의 가치와 정서에도 맞지 않는 점, 정자나 난자를 제공한 사람은 민법상 '입양', 특히 친양자 입양을 통하여 출생자의 친생부모와 같은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우리 민법상 부모를 결정하는 기준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의 결정 기준이 '모의 출산사실'인 점, 가족관계등록법상 출생신고를 할 때에는 출생신고서에 첨부하는 출생증명서 등에 의하여 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하여야 하는 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생명윤리와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생명윤리법의 입법목적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고전적인 대리모의 경우뿐만 아니라, 본건과 같이 '자궁 대리모'도 우리 법령의 해석상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러한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평석] 1. 문제의 제기 대리모를 통한 출산은 전세계적인 추세가 되었다. 불임부부의 증가와 의학기술의 발달이 배경이다. 현재는 보조적 생식기술을 이용하여 수정란을 대리모에게 착상시켜 대리모가 임신 및 출산하는 자궁대리모가 대세이고, 대리모가 난자를 제공하는 전통적 대리모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대상판결은 하급심 판단이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그리고 정면으로 대리모계약의 효력과 대리모 출생아의 모의 결정기준에 대해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인우보증(隣友保證)에 의한 출생신고가 2016년 폐지됨에 따라, 비로소 출생신고단계에서 대리모 출생아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2. 대리모계약의 효력 대리모계약의 궁극적 목적은 대리모가 출산한 아이를 인도하면서 아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의뢰인은 아이와 법적 친자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대리모계약의 효력에 대해서는 무효설·유효설의 견해가 대립한다. 비교법적으로도 법률상 대리모출산을 금지하는 나라(프랑스·독일 등), 규율하는 법률이 없는 나라(일본·우리나라 등), 이타적 대리모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나라(영국·그리스 등), 상업적 대리모까지 허용하는 나라(인도·우크라이나·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제각각이다. 그러나 대리모의 신체에 대한 착취라는 점, 친자관계를 규율하는 법은 자녀의 복리, 신분관계의 명확성과 안정성 등과 같은 독자적 목적을 가진 영역으로 친권의 포기와 법적 친자관계의 성립을 사적자치에 맡길 수 없다는 점에서 대리모계약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는 대상판결의 결론에 동의한다. 3. 대리모출산과 모자관계 1) 모의 결정 기준 모자관계의 성립에 대해 우리 민법은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아이를 출산한 여자가 모(母)라는 원칙(mater semper certa est, pater is est quem nuptias demonstrant, 엄마는 항상 확실하지만 아빠는 혼인이 가리키는 자)이 로마법 이래 확립되어 왔다. 한편 대리모 출생아의 엄마가 누구인가에 관하여 출산모설·난자제공자설·의뢰모설의 견해가 대립한다. 그러나 모자관계는 수정 후 약 40주의 임신기간 동안 한 몸이 되어 육체적 일체성을 갖게 되고 출산의 고통과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 유대관계는 '모성'으로서 법률상 보호받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의뢰모가 대리모 출생아에게 제공할 총체적 환경이 대리모의 환경보다 나을 수 있어 대리모 출생아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은 의뢰모가 입양을 신청할 때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 모의 결정기준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출산모인 대리모를 엄마로 하여 출생신고를 함으로써 아이가 성년이 된 후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대상판결의 결론과 같이 '모의 출산사실'이라는 일반적인 모자관계의 정립 기준은 대리모 출산에도 유지되어야 한다. 2) 출생신고에서 모의 인적사항의 의미 출생증명서에는 출산모의 인적사항 등이 기재될 뿐 출생신고를 할 때 비로소 아이의 이름이 기재되므로, 모의 인적사항의 동일성은 출생증명서와 출생신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대상판결이 설시하는 바와 같이 출생신고시 출생증명서에 모의 인적사항을 요구함은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인 '모의 출산사실'을 출생신고에 의하여 확인하고 출산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자관계를 법률상 일치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으로 모의 인적사항이 동일하지 않은 출생신고서를 수리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3) 의뢰모의 친양자입양 그렇다면 의뢰모와 아이의 모자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야 할까? 영국의 친권명령제도와 유사한 독립된 '모를 정하는 소'를 도입하자는 견해도 있으나, 이는 제한적이나마 대리모계약의 효력 즉, 이행강제를 인정하자는 전제에서 출발하는데 공서양속에 반하는 대리모계약을 인정할 수 없고, 가사소송법의 개정 없이도 현행법의 해석론으로 합리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친양자입양을 통해 법적 모자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에 동의한다. 4. 대리모출산과 부자관계 1) 부의 결정기준 민법상 부자관계는 출산이라는 사실에 의해 먼저 모가 확정된 후 법률상 혼인 여부를 기준으로 그 아이가 혼인 내의 자라면 출산한 자의 배우자가 법률상 부로 추정되고 혼인 내의 자가 아니라면 부의 인지를 통해 비로소 부자관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대리모 출산의 경우 법률상 혼인한 부인이 아이를 '출산'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부자관계는 부의 추정문제가 아닌 부의 인지를 통해서만이 성립될 수 있다. 2) 부의 출생신고와 인지 대상판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리모가 출생신고를 한 뒤 의뢰부 역시 의뢰모와 마찬가지로 친양자입양을 통해 대리모 출생아와 법적 친자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 즉 출생신고 전부에 대해 불수리처분을 할 것이 아니라 의뢰부와의 관계에서는 인지의 효력을 부여하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리처분을 하고 의뢰모와의 관계에서만 불수리처분을 하는 것이 아동의 복리를 위해 바람직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 결론 대리모계약이 공서양속에 반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출생한 아이는 보호되어야 한다. 출생신고를 막아 우리 사회의 유령으로 취급하여서는 안 된다. 대리모계약이 바람직한가와 이미 태어난 아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문제의 국면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리모 출산사실이 아이의 출생신고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일단 의뢰부의 출생신고에 부분적 효력을 부여하여 인지신고로 인정한 뒤 의뢰모가 배우자의 아이에 대해 친양자입양을 하도록 함이 실체관계에도 부합하고 절차적으로도 효율적인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진 교수 (인하대 로스쿨)
대리모
모자관계
출생신고
김현진 교수 (인하대 로스쿨)
2019-11-25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차등강사료지급의 법적 문제점
Ⅰ. 사실관계 갑은 A국립대학교의 예술체육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로서, 2014년 2월 A국립대 총장과 시간강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4학년도 1학기에 매주 2시간,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강의료는 직위와 강의시수에 따라 지급하는데, 2014학년도 1학기 강의료의 단가는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8만원, 비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3만원의 기준에 의하였다. 한편 갑은 학교에 자신이 전업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하였고, 이에 따라 학교는 갑에게 전업 시간강사 단가를 기준으로 2014년 3월분 강사료로 64만원을 지급하였다. 2014년 4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갑이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국민건강보험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 학교는 갑에게, 이미 지급한 2014년 3월분 전업시간강사료 64만원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40만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아울러 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만원을 감액하여, 2014년 4월분과 5월분 비전업 시간강사료를 지급하였다(통칭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 Ⅱ. 원심의 태도 원심(대구고법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은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예산상 문제로 인하여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에 차등을 두되, 그 취지에 맞추어 전업강사의 강의료 단가를 대폭 인상하여 시간당 8만원으로 정한 것이므로, 시간강사의 경우에만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거나 시간당 강의료의 지급차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자 측의 재정 상황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피고는 국립대학교의 장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를 하여서는 안 되는 지위에 있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전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위법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Ⅳ. 문제의 제기 원심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 비전업 강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어서 그 차등지급을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 차별로 본 데 대해서 대상판결은 정반대로 보았다. 대상판결의 이 사건근로계약의 무효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처분의 위법성을 도출하였다. 평등권에 대한 사법심사에서 헌법재판소는 이원적 심사기준에 의거한다. 즉, 자의금지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구별해서 적용하는데, 전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는 데 대해서, 후자는 차별대우를 정당화할 정도로 차별대우가 비중이 있는 중대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결정 참조). 헌법재판소의 이원적 심사기조와는 별개로, 대상판결은 근로계약에 초점을 두고서 사안을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대우의 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입각하여 접근하였다. 그런데 근로계약상의 강사료 차등지급은 강의료의 단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는데, 대상판결은 강의료의 단가책정의 위법성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하에선 이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하고자 한다. Ⅴ. 책정된 강의료단가의 법적 성질 사안의 근로계약의 위법성은 기실 위법한 강의료단가에서 비롯되었다. 구 기획예산처가 2002년 및 2003년 세출예산집행지침을 통해 시간강사를 다른 직업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도록 정하였고, 이에 A국립대는 시간강사들에게 '전업·비전업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여 전업·비전업 여부를 확인한 다음 강사료를 지급하였다. 2005년 기획예산처가 강의료 지급단가를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변경한 후에도, A국립대는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강의료 지급단가를 결정하였다. 현재 각 대학교는 나름의 학교규정으로 '강사료지급규정'을 두고 있는데, 통상 총장이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를 당해연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따로 정한다(경북대 강사료지급규정 제3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총장이 책정하는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는 비록 정액이지만, 향후 개별적인 강사료지급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마치 법집행의 근거가 되는 규범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강사료지급규정'이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기에, 책정된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 역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는다. 조문형식의 행정규칙에 익숙하여서 이런 지적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판례가 법률보충적 접근을 통해 구 계엄법 제13조상의 계엄사령관의 특별한 조치로 행한 '일체의 집회·시위 기타 단체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계엄포고를 법규명령으로 봄으로써(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도1397 판결; 2018. 11. 29. 선고 2016도14781 판결) 공인된 점을 고려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Ⅵ. 위법한 강의료단가에 대한 사법통제 문제 책정된 강의료단가를 내부규정으로 행정규칙으로 보면, 그것의 위법성은 궁극적으로 행정규칙에 대한 사법통제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 행정규칙이 문제될 때, 법원에 의한 부수적 구체적 규범통제의 차원에서는 두 가지의 방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행정규칙의 비구속성을 내세워 즉, 재판규범성을 부인하면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상위 법령에 의거해서 판단하는 방법과 근거규정인 행정규칙의 하자여부에 연동시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판례는 전자의 방법을 취하여 벗어난 부분에 대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대처하는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역시 그러하다. 그런데 전자의 방법에 의하면, 행정규칙에 대해 법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법통제가 배제되는 이상한 결과가 빚어진다. 또한 자칫 상위법령에 의해 집행행위가 부당하게 정당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률유보의 원칙 및 본질성이론에 비추어 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규범통제에 이바지한다(김중권, 행정법, 제3판, 2019, 443면). 한편 오래 전에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누382 판결은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음을 들어 행정규칙의 무효를 논증한 다음, 그 집행행위의 하자 역시 중대명백하다고 하여 그것을 무효로 판시하였다. Ⅶ. 맺으면서 - 대상판결의 나비효과 대상판결의 결과는 소송당사자인 원고만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과 비슷하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해 미칠 수 있다. 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주문되었기에, 대상판결은 비단 국립대만이 아니라 사립대에도 엄청난 파고를 미칠 수 있다. 자칫 미증유의 나비효과가 생길 수 있다. 비전업 시간강사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우대조치가 도리어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빵을 준다는 것이 자칫 돌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개인적 이익은 매우 다양하다.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는 더욱더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정책적 선의만으로 법적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비록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우대적 조치라 하더라도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 도리어 아니한 것보다 못할 수 있는 심각한 역효과가 빚어진다는 좋은 사례이다.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평등원칙
전업
차등지급
강사료
시간강사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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