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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판결] 4.76㎏ 신생아 출산과정서 제왕절개 권유 않은 의사에 "3억 배상"
몸무게가 평균보다 많이 나가 난산이 예상되는 아기를 가진 임산부에게 제왕절개를 권유하지 않고 자연분만을 유도해 아기가 장애를 입었다면 의사에게 거액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분만 과정에서 후유장애를 입은 이모군과 그의 어머니가 인천의 A산부인과 병원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66087)에서 "이씨는 이군에게 3억여원을, 이군의 어머니에게 4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군은 2012년 11월 A산부인과에서 4.76㎏의 거대아로 태어났다. 그런데 자연분만 과정에서 엄마의 자궁에 어깨가 걸리면서 신경이 손상돼 오른팔과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장애를 안게 됐다. 이에 이군의 어머니는 "이씨가 제왕절개 방식의 분만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임신성 당뇨를 앓아 거대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었는데도 이씨는 예방조치를 소홀히 했다"면서 10억36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가 실제 체중과의 오차 가능성이나 임신성 당뇨에 따른 거대아 임신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연분만을 진행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산모의 임신성 당뇨 증상을 면밀하게 관찰해 거대아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군의 어머니가 A산부인과에 첫 내원했을 당시 이미 임신 35주차였던 점과 기본적인 출산 위험성 등을 고려해 이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임산부
분만
제왕절개
이순규 기자
2018-01-03
금융·보험
의료사고
서울중앙지법 "보험금 1억7900여만원 지급하라"
[판결] "분만 중 태아 뇌손상도 태아보험 적용 대상"
출산 과정에서 아기가 입은 뇌손상도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상해보험과 같은 인보험(人保險,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해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등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보험계약자는 이에 대해 보험료 등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보험계약)에서는 태아도 피보험자가 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분만중 일어난 응급 사고 등은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오상용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가단5371443)에서 "현대해상은 1억7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임신중이던 2010년 2월 자신과 태아(딸 A양)를 피보험자로 설정해 현대해상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5개월 뒤 A양을 분만했는데, 이 과정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딸인 A양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 이에 김씨는 2015년 11월 "보험금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은 "약관에 '임신, 출산 등을 원인으로 해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오 부장판사는 "김씨와 현대해상은 출산 전 태아를 피보험자로 해 계약을 체결했고, 보험기간은 체결일부터 시작됐다"며 "(김씨가 가입한 상해보험) 약관은 '태아는 출생 시 피보험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보험기간 개시 시점과 불일치해 문구 그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는 어머니 몸에서 전부 노출됐을 때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지만, 인보험의 피보험자가 반드시 권리나 의무의 주체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인보험의 목적이 생명과 신체 보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태아에게도 피보험자의 지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경우 분만중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분만 과정이 아니다"라며 "이는 약관상 보험금 지급 대상인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출산
상해보험
태아
응급사고
분만
이순규 기자
2017-11-20
의료사고
설명의무 등 위반은 의사 책임<br> 중앙지법, 80% 배상 판결
[판결](단독) 제약사가 주최한 ‘데모시술’ 이라도
제약사가 주최한 치료실습 프로그램에 참석해 필러를 시술받은 여성에 피부 괴사 등 부작용이 생겼다면 시술한 의사에게 8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진상범 부장판사는 20대 여성 현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셀)가 성형외과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4가단3700)에서 "이씨는 2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제약회사는 2013년 8월 안면부 볼륨 소실 및 윤곽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시간 시범실습(demonstration)을 통해 환자치료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하는 목적의 '볼륨 포럼' 프로그램을 주최했다. 다른 제약회사 영업직 사원이던 현씨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시범실습을 받았다. 성형외과 의사로 이 시범실습에 참가한 이씨는 A사가 제공한 필러를 현씨의 이마 부분에 약 1.4㏄, 양쪽 팔자주름 부위에 각 0.3㏄씩 주입하는 시술을 했다. 이후 현씨는 시술 부위가 괴사하면서 레이저 치료 및 피부재생치료 등을 받지만 콧구멍 변형 및 피부결이 달라보이는 후유증이 생겼다. 현씨는 2014년 1월 "이씨가 필러를 동맥에 주입해 시술 부위가 괴사했다"며 "1억4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진 부장판사는 "의사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에 따른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고 제약회사가 주최하는 치료실습 프로그램에서 미용 성형시술이 이뤄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이씨가 혈관 폐색에 의한 피부괴사 등 필러 시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필러를 주입하기 전 주사기를 역류시켜 주사 바늘 끝이 혈관 내에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현씨가 시술 다음날 이씨의 병원으로 찾아와 멍과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씨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되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건 필러 시술은 정식 진료계약이 체결돼 이뤄진 것이 아니고 현씨가 자원해 받았다"며 이씨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제약사
치료실습
필러
시술
부작용
설명의무
이순규 기자
2017-11-13
소비자·제조물
의료사고
서울중앙지법 "의사가 물어내야"
[판결](단독) 틀니는 도급 성격 치료행위…맞지 않아 못쓰면
70대 할머니에게 틀니 치료를 한 치과의사가 150만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틀니가 맞지 않았기 때문인데, 법원은 틀니 치료도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도급계약의 일종이기 때문에 제작한 틀니가 맞지 않았다면 환자가 계약을 해제하고 치료비 일부에 대한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부장판사는 김모(76·여)씨가 치과의사 주모씨를 상대로 낸 치과 진료비 반환소송(2017가소185508)에서 "주씨는 15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강 부장판사는 "틀니 제작의무는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지는 치료행위"라며 "틀니가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면 이는 불완전 이행에 해당하므로 당사자는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원상회복의무로서 치료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씨의 교정 치료에도 불구하고 교정되지 않아 결국 김씨는 틀니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김씨가 틀니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책임은 주씨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강 부장판사는 다만 "김씨도 자신의 잇몸상태 등를 정확하게 알려 주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치아 치료행위와 틀니 제작의무가 혼재돼 그 치료비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으나 틀니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체 의료비용의 3분의 1가량으로 보여진다"며 주씨가 반환할 비용을 150만원으로 제한했다. 김씨는 2015년 8월 주씨로부터 치아와 틀니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주씨가 제공한 틀니가 잘 맞지 않고 계속 아픈 부분이 생기자 김씨는 주씨에게 불편을 호소했다. 주씨는 이후 계속적인 교정과 치료를 했지만 김씨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이에 김씨는 "틀니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아 치료와 틀니 제작비용으로 지급한 49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의료비용
도급계약
치료비
틀니
이순규 기자
2017-11-09
의료사고
"의사, 자기결정원 침해… 배상해야"<br> 중앙지법 "60%책임… 1400만원 물어줘라"
[판결] '코 성형 부작용' 母女에 설명 없이 재수술
코 성형수술을 받은 모녀 환자가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의사가 충분한 설명없이 수 차례에 걸쳐 재수술을 시행했다면 의사에게 60%의 책임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진상범 부장판사는 최모씨와 최씨의 딸 임모씨가 성형외과 전문의 추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368447)에서 "추씨는 최씨에게 1100여만원, 임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진 부장판사는 "추씨가 삽입된 실리콘 보형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해 보형물 조각이 최씨의 코에 남게 됐다"며 "이 때문에 지속적인 항생제 치료에도 염증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코끝 피부가 검게 변색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씨는 최씨의 반복된 염증에도 실리콘 보형물을 재삽입하는 시술법을 시행하기로 했다면 그로 인해 예상되는 위험이나 부작용 등에 관해 최씨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추씨는 최씨가 보형물 재삽일 시술 등의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시술을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씨가 재시술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씨에게 상세한 설명을 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추씨는 최씨에게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최씨에게 발생한 염증은 인공보형물에 대한 체질적 거부 반응과 당뇨 병력 등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추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진 부장판사는 또 "추씨가 임씨에게도 설명의무를 위반해 임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위자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씨는 2013년 3월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추씨로부터 실리콘 보형물과 동종진피를 이용한 코높임 수술을 받았다. 추씨는 같은해 8월 최씨의 코에 염증이 발생하자 보형물을 제거하고 코높임 재수술을 했다. 이후에도 염증이 계속되자 최씨는 추씨로부터 2차례에 걸쳐 실리콘 보형물을 이용한 코높임 재수술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최씨는 보형물 제거 후에도 염증이 계속되고 코끝이 검게 변색되자 같은해 11월 "3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최씨의 딸 임씨도 앞서 2012년 9월 추씨로부터 코높임 수술을 받았으나 코가 휘어져 재수술을 받았다. 이에 임씨는 "14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수술
설명의무
의사
성형수술
이순규 기자
2017-10-30
의료사고
[판결] "낳자마자 숨진 아기… 출산전 이상 발견 못한 의료진 책임 50%"
선천성 횡경막 탈장 증상을 안고 태어난 신생아가 사흘만에 숨졌다면 의료진에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신 기간 중 태아의 건강 상태를 충실히 검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지법 민사16부(재판장 홍기찬 부장판사)는 A씨 부부(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고도)가 B씨 등 인천의 모 산부인과 병원 의사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58330)에서 "1억6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A씨는 2014년 8월부터 B씨 등이 일하는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았다. 임신 20주차인 같은해 11월 말 태아 정밀초음파검사에서 의료진은 A씨에게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다. A씨는 2015년 1월 임신성 당뇨 진단도 두 차례 받았지만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혈당을 조절하면 되는 정도라는 말에 안심했다. 이후 여러차례 진행된 초음파검사에서도 의료진은 태아의 체중과 양수가 적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출산 3일만에 아이를 잃었다. A씨는 2015년 4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15분 만에 몸무게 3.32㎏의 남자아이를 출산했지만 아이는 산소포화도 수치가 정상보다 낮고 피부도 창백했다. 대학병원 정밀검사 결과 아이는 간을 제외한 소장, 대장, 췌장 등 거의 모든 장기가 탈장한 상태였다. 특히 탈장 된 쪽의 폐가 완전히 펴지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횡격막 탈장' 진단이 내려졌다. 급히 수술을 받았지만 아이는 회복하지 못하고 태어난지 사흘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A씨 부부는 "출산 전까지 총 22차례에 걸친 산전 진찰을 통해 아이가 선천성 횡격막 탈장을 앓는 사실을 진단할 수 있었다. 의료진이 진찰을 소홀히 해 태아의 상태를 정상으로 오진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 등 의료진은 "초음파검사 결과 선천성 횡격막 탈장을 의심하거나 진단할 만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고, 출산 후에도 신생아 소생술에 따른 응급조치를 적절하게 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출산 전 A씨를 진찰하는 과정에서 초음파 검사 결과를 토대로 태아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을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추가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을 진단할 때 위장의 음영이 관찰되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소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신 중인 아이를 안정화하려는 의료진의 조치가 늦었고 그것이 생존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숨진 아이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이 의료진의 치료 행위로 발생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돼 B씨 등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산부인과
선천성횡경막탈장
태아
의료진
신생아
강한 기자
2017-10-10
국가배상
군사·병역
의료사고
[판결](단독) 독감 주사 놓다 수은 주입한 軍의무대
군대에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다 의무대의 실수로 몸에 수은이 주입된 남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김모씨는 제대를 석달 앞둔 2004년 9월 의무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는데 주사를 맞은 후 오른쪽 팔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방사선 검사 결과 김씨의 팔에서 이물질이 발견됐고, 김씨는 같은해 12월 '오른쪽 어깨 이물 주입상태'라는 병명으로 공무상병 인증서를 받은 뒤 만기 제대했다. 제대 후 김씨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혈중 수은 농도가 120(체내 수은 농도 안전기준치 5 미만)에 달했다. 조직 검사 결과 김씨의 팔에서 발견된 이물질이 수은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이 나오자 김씨는 수술을 해 수은 덩어리를 빼냈다. 김씨는 부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맞던 무렵 의무대에서 수은이 함유된 체온계와 혈압계를 사용했으며 당시 체온계가 깨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2006년 6월 "국가가 부대 내의 수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예방접종시 다량의 수은이 주입됐다"면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김씨는 이와 별도로 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도 신청했지만 2011년 10월 거부당하자 행정소송도 냈다. 우여곡절 끝에 보훈청의 등록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을 받아냈지만, 부상 정도가 상이 등급 기준에 미치지 못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그러자 김씨는 행정소송에서 예방접종과 수은 주입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은 점을 토대로 2015년 12월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국가는 "김씨가 2011년 10월 보훈지청에서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 통보를 받은 후 소멸시효인 3년이 지나 소송을 냈다"며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국가는 2100만원을 지급하라"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국가는 김씨가 제기한 민사소송과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행정소송에서 과실을 부인했고, 결국 4년에 걸친 소송 끝에 공무 관련성을 인정받았지만 상이등급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또다시 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내렸다"면서 "국가가 국가의 과실로 상해를 입은 김씨에게 시효 소멸을 주장해 손해배상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최근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2017나15989) . 재판부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의 기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며 "김씨는 처음 소송을 제기한 2006년 6월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한데 그로부터 3년은 물론 불법행위일인 2004년 9월경부터 5년이 경과한 2015년 12월에 소송을 제기해 김씨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하지만, 행정소송의 판결 이유에서 김씨의 청구원인이 인정됐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멸시효
손해배상
군대
예방주사
의무대
이순규 기자
2017-09-21
소비자·제조물
의료사고
[판결] "공개된 치료방법 이용 유사 의료기기 판매, 부정경쟁 아니다"
비슷한 의료기기를 만들어 팔았더라도 그 기기가 이미 널리 공개된 치료법을 이용한 것이라면 위법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치료법 자체의 독점적·배타적 지위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부(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는 통증치료법 연구자 A씨와 의료기기 생산업체 B사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과 유사한 상품을 출시한 C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소송(2016가합53498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A씨는 미세전류를 이용해 통증을 줄이는 치료법인 '비침습적 무통증 신호요법(Scrambler Therapy)'을 개발한 뒤 B사와 계약을 맺고 2011년 7월부터 이 치료법을 토대로 의료기기인 '페인스크램블러(Pain Scrambler)'를 제조·판매했다. A씨는 연구내용을 논문에 게재하고 학회에서 발표했으며 2014년 8월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그런데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C사가 지난해 1월 A씨의 치료법을 구현하는 유사 의료기기인 '페인잼머(Pain Jammer)'를 제조·판매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 "오랜 연구를 통해 치료법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해 임상시험, 마케팅 등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다"며 "C사가 이런 성과물을 무단 도용해 부정경쟁방지법과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다만 특허 관련 부분은 제외했다. 이에 C사는 "A씨 등이 도용했다고 주장한 부분은 모두 의료기기에 관한 것으로 치료법과는 구분돼야 한다"며 "비침습적 무통증 신호요법은 과거부터 있던 통증 치료법의 일종으로 이를 단순히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내용 등에 불과해 특허법상 독점적 권리가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법원은 C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해도 특허를 주장에서 배제한 이상 치료법 그 자체에 독점적 지위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B사도 계약에 따라 권리·의무를 부담했을 뿐 치료법에 상당한 투자나 노력을 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광고·판촉행위 등 간접 비용을 지출했다고 해도 이를 성과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허로 보호되지 않는 나머지 부분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C사가 불법행위 또는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C사가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B사의 의료기기를 일부 참조한 것은 사회상규에 반하거나 경쟁질서에 반해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지적재산권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성과물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인정돼야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며 단순히 타인의 성과물을 이용·모방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인정되는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C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품 심사를 신청하며 A씨의 연구자료 등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행정절차를 위해 공개된 학술논문을 이용한 것은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부정경쟁
의료기기
치료법
통증치료법
이순규 기자
2017-06-26
민사일반
의료사고
수면내시경검사로 저산소성 뇌손상… 의사도 책임<br> 대법원, "응급상태 대비 충분한 준비 없었다"
[판결] 수면무호흡증으로 코골이 수술 전력 환자…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 심한 코골이 등으로 수면 중 호흡 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해 이로 인한 저산소혈증으로 심폐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으로 코골이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 수면 내시경 검사를 했다가 무호흡 증상이 발생해 환자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다면 의사에게 50%의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김모씨가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다20896)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주치의로서 진료기록을 통해 김씨에게 수면무호흡 증상이 있음을 확인하고 큰 병원으로 보내거나 수면내시경 검사 도중 호흡정지 등의 응급상태를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했어야 함에도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수면내시경 검사 중 김씨가 무호흡 증세를 보였을 때 신속하게 기도를 확보하고 산소를 공급해 김씨의 산소포화도가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등 의사로서 기대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적인 치료라 하더라도 프로포폴의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고, 빠른 수면효과와 환자의 높은 만족도 등을 이유로 프로포폴을 사용한 수면내시경 검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다 이씨가 기관 삽관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후 응급조치 등은 신속하게 취했다"면서 이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김씨는 2010년 7월 위궤양 증상으로 이씨가 운영하는 동네 병원을 찾아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이씨는 김씨의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포폴 4㎎ 투여했지만 효과가 없자 4㎎을 더 투여했다. 이후 검사 도중 김씨에게 무호흡 증세가 나타났고 이씨는 급히 김씨를 큰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김씨는 이 사고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기억력이 떨어졌고 왼쪽 다리에 마비 증상도 왔다. 김씨는 과거 수면 무호흡증으로 두 차례 코콜이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고, 코골이 수술의 후유증으로 침이 흐르고 발음이 새는 증상으로 혀 수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 이씨는 김씨를 5년간 진찰해왔기 때문에 김씨의 수술 경력을 알고 있었다. 앞서 1,2심도 이씨의 책임을 50%로 인정해 "1억744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면무호흡증
내시경
의사
손해배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신지민 기자
2017-05-02
의료사고
법원 "신해철 집도의, 유족에 15억9200만원 배상하라"
가수 신해철씨를 수술한 서울 송파구의 S병원 전 원장 강모(46)씨가 유족에게 손해배상금 15억92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25일 신씨의 유족(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호균)이 강씨와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531124)에서 "강씨 등은 신씨 아내에게 6억8600여만원, 두 자녀에게 각각 4억5300여만원을 지급하라. 강씨가 신씨의 가족에게 내야 할 금액 중 2억원은 보험사와 공동해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별히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강씨가 다른 치료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거나 시도하지도 않은 채 곧바로 유착박리술을 했다"며 "과실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가 유착박리술과 함께 위 봉합술을 시행하면서도 사전에 신씨의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며 "퇴원 후 신씨가 병원에 찾아왔을 때도 강씨는 복막염 가능성을 검사하지 않은 채 퇴원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씨가 수술 시행 전에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씨가 설명의무를 위반해 신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수술에 내재하는 위험성과 수술 당시 신씨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및 증상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강씨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신씨는 2014년 10월 복통을 일으켜 병원에 방문했다가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을 받고 고열과 통증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인 끝에 같은달 27일 숨졌다. 유족은 "강씨가 환자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영리적인 목적으로 위 축소술을 강행했고, 이후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검사·치료를 소홀히 해 숨지게 했다"며 소송을 냈다. 유족은 소송을 처음 낸 2015년 5월 23억여원의 배상을 청구했으나 이후 소송 과정에서 청구액을 45억2000여만원으로 올렸다. 강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은 뒤 항소했다. 강씨의 형사재판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해철
의료사고
이순규 기자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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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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