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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정부, '유병언 차명의혹' 10억대 주식 인도 항소심도 패소
정부가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명 의혹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이강세·이재영 전 아해(현 정석케미칼) 대표와 이순자 전 한국제약 이사 등 5명이 소유한 정석케미칼 주식 19만1417주 인도를 청구한 소송(2021나2011679)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주당 가격은 약 5000원으로 9억5700만 원 상당이다. 정부는 2017년 유 전 회장이 생전 측근인 피고들에게 해당 주식을 차명으로 맡겼다며,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 등 비용 지출에 대한 구상금을 확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강세 전 대표 측은 해당 주식을 맡긴 주체는 정석케미칼 혹은 구원파 교단으로, 유 전 회장과는 관련이 없는 주식이라고 맞섰다. 1심은 2021년 1월 이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나 사정들만으로는 각각의 명의신탁 계약이 유 전 회장과 성립됐다고 인정하기가 부족하다"며 "명의신탁자는 정석케미칼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석케미칼은 주식에 관한 주권을 현재 보유하고 있고, 주식 양수 관련 서류도 직접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립당사자로 소송에 참가한 구원파 교단은 "교단이 피고인들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뒤 계약이 해지됐으므로 교단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와 교단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차명주식
세모그룹
세월호
안재명 기자
2023-08-09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사고로 언어장해 등 입었어도 “신체 동일 부위 장해로 볼 수 없어”
화물차량에 물품 적재작업을 하다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로 언어장해와 중추신경계 장해를 입은 경우, 두 장해 모두 두부 부위의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이지만 ‘신체 동일 부위에 발생한 장해’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A 씨(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광 권경열 변호사)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공제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다283742). A 씨는 2006년 10월 18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20년을 기간으로 배우자 B 씨를 피공제자로 하고 자신을 공제금 수령인으로 하는 상해공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던 중 2017년 2월 B 씨는 화물차량에 물품 적재작업을 하다가 도로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언어장해 및 중추신경계 장해 등을 입게 됐다. 이후 2017년 12월 A 씨는 새마을금고에 B 씨의 사고로 인한 공제금 지급을 청구했고, 새마을금고는 B 씨의 장해가 약관상 제4급 장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18년 4월 A 씨에게 재해장해공제금 350만 원을 지급했다. 당시 계약에는 장해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경우,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생활연금과 치료연금 또는 재해장해공제만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러자 A 씨는 "B 씨가 사고로 인해 입은 장해는 공제계약의 장해등급분류표상 별개의 장해를 입었으므로 매월 각각의 연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측은 "B 씨의 언어장해 및 중추신경계 장해는 모두 두부 부위의 외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서 중추신경계라는 신체의 동일한 부위에 발생한 장해에 해당한다"며 "B 씨의 장해 중 최상위 등급인 1급 장해에 대해 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고 맞섰다. 1심은 "공제계약 약관에서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는 그 문언상 장해가 발생한 위치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말 또는 씹어먹는 기능'에 장해가 있는 경우와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장해가 있는 경우'는 별도의 항목으로 구분돼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각 장해가 신체의 동일한 부위에 발생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며 각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B 씨에게 나타난 장해는 둘 다 중추신경계의 손상이 원인이 되어 중추신경계와 말하는 기능에 각각 나타난 장해로, 약관상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장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며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장해의 공제금만 지급하면 된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의 약관상 '장해상태가 신체의 동일부위에 발생한 경우'란 문언 그대로 동일한 신체부위에 발생해 존재하는 장해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문언 그대로 동일한 신체부위에 발생해 존재하는 장해상태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객관적·획일적 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신체의 동일부위에서 비롯했다는 이유로 둘 이상의 다른 신체부위에 발생한 장해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확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그와 같이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신체의 동일부위에 관한 공제계약 약관의 의미가 명백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약관의 해석에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신체동일부위장해
상해공제계약
장해공제금
한수현 기자
2023-08-07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
[대법원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하며,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 2019다300934(2023년 6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법적 성질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한 사망보험금청구권이 상속재산인지 아니면 그들의 고유재산인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1998년 A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A 씨는 2008년 C 씨를 상대로 약정금 3000만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해 승소하여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C 씨는 2012년 모 보험회사와 만기 10년, 피보험자 C 씨인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 1억 원을 일시에 납입했다. 보험수익자가 △매월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납입 보험료와 동일한 액수의 만기보험금을 지급받고 △만기가 도래하기 전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당시까지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립된 금액과 일정 금액을 합산한 액수의 사망보험금을 받는 보험계약이었다. C 씨는 자신이 생존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자기 자신으로, 사망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했다. 계약에 따라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 도래 전인 2015년 C 씨가 사망하자, C의 자녀인 공동상속인 B 씨 등은 2016년 보험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에서 C 씨의 기존 보험대출 원리금을 공제한 3800만 원을 수령했다. B 씨 등은 2017년 C 씨에 대한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해 신고가 수리됐다. 이에 A 씨는 B 씨 등을 상대로 C 씨가 부담하던 약정금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니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약정금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상속한정승인을 인정해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법정단순승인을 의제해 한도 제한 없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스스로를 피보험자로 하면서 자신이 생존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자기 자신을, 자신이 사망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상속인을 지정한 후 그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상속재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속인들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사망과 생존을 보험사고로 하는 이상 이는 생명보험에 해당하고, 그 보험계약에서 다액인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여야 한다거나 사망보험금이 일시 납입한 보험료와 유사한 금액으로 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생명보험으로서의 법적 성질이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 지위에서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의 성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여전히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대법원 관계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피보험자의 사망 또는 생존 모두를 보험사고로 하여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보험금이 일시 납입 보험료와 유사하게 산출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다."
생명보험
사망보험금
상속재산
박수연 기자
2023-07-24
금융·보험
상사일반
“보험자대위 범위는 받은 분담금 뺀 나머지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
(단독)[대법원이 주목한 판결] 보험사가 보험금 선지급 후 분담비율에 따라 분담금 수령했다면…
[대법원 판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뒤 다른 중복보험사에게 분담비율 따라 분담금 받은 경우, 약관에 따라 지급된 보험금 중 분담금 받은 부분을 뺀 나머지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보험자대위가 축소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 2019다237586(2023년 6월 1일 판결) [판결 결과] 한화손해보험이 A 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이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의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인 한화손해보험은 피보험자(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중 일부만 지급받은 상태에서 배상의무자(가해차량 소유자 및 운전자)를 상대로 보험자대위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분담금을 전액 그대로 공제하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보험자대위 범위에 관하여 중복보험자들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손해배상채무액을 각 분담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한도로 공제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보험자대위란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그 보험사고에 관해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갖던 권리(특히 손해배상청구권) 등은 일정한 범위에서 보험회사에 당연히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판단(요지)] "중복보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다른 중복보험자에 대하여 분담금 청구권(①) △배상의무자에 대하여 보험자대위에 의한 청구권(②)을 함께 보유하고 이는 서로 별개의 것이다. 따라서 ①의 권리와 ②의 권리는 어느 하나를 먼저 행사할 수도 있고 동시에 행사할 수도 있으며 ①의 권리에 대하여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받아 만족을 얻었더라도 ②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②의 권리 행사 범위는 보험약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되어 지급된 보험금 중 그 보험금에서 위와 같이 만족을 얻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축소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에서 나머지 보험회사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들의 손해배상채무액을 비율적으로 축소시켜야 하고, 축소 비율은 '(원고가 정당하게 산출하여 지급한 보험금 - 변제받은 분담금) / 원고가 정당하게 산출해 지급한 보험금'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결로 본 예시] 중복보험자인 보험회사 A, B, C, D, E 중 보험회사 A가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 1억 원을 정당하게 산출하여 지급했고,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인데, 보험회사 B, C, D, E가 보험회사 A에 지급할 분담금은 각각 2000만 원씩으로 계산되는 경우. Q. 보험회사 B, C, D, E가 보험회사 A에 분담금 2000만 원씩 합계 8000만 원을 전액 지급한 경우? A. 보험회사 A가 대위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 [= 5000만 원 × {(1억 원 - 8000만 원) / 1억 원}]'으로 축소됨 Q. 보험회사 B, C, D, E가 분담금을 1000만 원씩 합계 4000만 원만 지급한 경우? A. 보험회사 A가 대위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은 '5000만 원'에서 '3000만 원 [= 5000만 원 × {(1억 원 - 4000만 원) / 1억 원}]'으로 축소됨 [대법원 관계자]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중복보험자 중 1인이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이 법리를 명시적으로 판시한 선례가 없었고, 하급심의 실무도 일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판결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중복보험자 중 1인이 피보험자에게 단독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중복보험자들로부터 분담비율에 따른 분담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은 경우 보험자대위 대상이 되는 권리의 범위는 보험약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되어 지급된 보험금 중 그 보험금에서 위와 같이 만족을 얻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비율에 상응하는 부분으로 축소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보험금
보험자대위
분담금
중복보험
박수연 기자
2023-07-12
금융·보험
민사일반
'실제 손해액은 소 제기 시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 특별약관 있었다면
[판결] "자동차 상해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제기한 것은 특별약관상 '소송 제기됐을 경우'에 포함 안 돼"
자동차 상해보험 특별약관 중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실제 손해액은 '소송 제기 시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뜻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자동차 상해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그 자체가 제기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자동차 사고 피해에 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별개의 소가 제기된 경우를 의미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5일 A 씨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1다20669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년 1월 충북 제천 인근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 차로에서 정상 주행하던 덤프트럭과 충돌한 탓에 중상을 입게 됐다. A 씨는 현대해상을 상대로 자동차 상해 담보 특약(보상한도: 사망 또는 상해 5억 원)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 특별약관에는 자동차 상해 담보 특약에 따른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실제 손해액'이 △(약관에 첨부된)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 또는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의미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A 씨는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손해계산 방법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이 실제 손해액"이라며 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해상은 특별약관에서의 실제손해액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일 뿐이라고 맞섰다. 이 사건에서는 특별약관의 해석상 자동차 상해 담보 특약에 따른 보험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도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특별약관상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실제 손해액'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란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자동차 사고 피해에 관하여 손해배상청구 등 별개의 소가 제기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특별약관에 따라 자동차상해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그 자체가 제기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일 여기서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 '이 사건 특별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가 제기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피보험자가 보험사고에 관해 다른 소송이 계속되거나 그에 관한 확정판결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동차 상해보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보험금 지급채무를 부담하는 보험자는 물론 그 채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해야 하는 수소법원도 어떠한 기준에 따라 보험금을 계산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사고
상해보험금
손해액
박수연 기자
2023-07-0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법원 "가상자산은 최고이자율 적용 대상 아니다" 재확인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이자율 상한을 정한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 이어 2심도 가상자산은 해당 법에 정한 '금전'이 아니라고 다시 확인한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차문호, 오영준, 홍동기 부장판사)는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가상자산 청구 소송(2022나2041677)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사가 A 사에 비트코인 30개와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비트코인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사는 2020년 10월 B 사에 비트코인 30개를 3개월 동안 대여해주고 매월 5%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1.5개를 이자로 받는 가상자산 대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변제 기한을 3개월 더 연장하면서 이자율을 연 10%로 조정해 비트코인 0.2466개를 매월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하지만 B 사는 약속했던 변제 기한이 지났는데도 빌려 간 비트코인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 사는 B 사를 상대로 비트코인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사는 "A 사와의 대여 계약에 따라 1, 2회차 이자로 월 1.5개의 비트코인을, 3회차 이자로 월 0.75개의 비트코인을 이자로 지급했다"며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에 따른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된 이자는 원본을 변제하거나 원본 채무와 상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A 사와 B 사가 맺은 최초 계약에 따르면 이자는 월 5%였다. 연이율 60%에 해당하는데, B 사는 이 같은 이자율이 당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정한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크게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은 금전대차와 금전의 대부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은 금전이 아니라 가상자산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지연손해금 연 10% 상당의 이자 지급은 상법에서 정한 법정이율인 연 6% 비율을 초과한 것이라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B 사의 추가 주장에 대해 "약정이율이 법령 제한에 위반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피고들이 지급할 지연손해금에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가산자산
이자제한법
대여금
금전
안재명 기자
2023-06-19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환불 대란' 머지플러스 대표 남매, 항소심도 실형 선고
2021년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대표 남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고법판사)는 14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권남희 대표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권 CSO 등의 항소를 기각하고 권 CSO와 권 대표에게 각각 징역 8년에 53억 원의 추징 명령,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2022노3045). 머지플러스 법인에 선고된 벌금 1000만 원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채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머지머니 발행·관리업과 VIP구독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하는 등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기 혐의와 권 CSO의 횡령 및 배임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원 등의 진술에 의하면 머지플러스는 VIP구독서비스나 수수료 이익, 대규모 투자 등으로 인한 수익모델 실현이 어렵거나 실현되더라도 적자를 탈피해 수익 창출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한 재무구조임에도 고객들에게 허위 사실을 공지했고, 소비자 질의사항 답변도 허위로 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머지머니를 통해 지급액수 이상 혜택을 받은 소비자가 있다며 소비자들을 기망해 머지머니를 구매하게 한 혐의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된다"면서 "설령 일부 소비자가 혜택을 취득했어도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범행 이후 사건이나 증거 은폐한 정황이 다수 보일 뿐 아니아 반성하지도 않았다"며 권 대표는 범행 축소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머지머니 20% 할인 판매로 고액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사업 중단 위기에 놓였음에도, 이를 소비자 57만 명에게 알리지 않고, 2521억 원 상당의 선불충전금인 머지머니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가맹점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대규모 환불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은 머지머니 구매자의 실제 피해액을 751억 원으로,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을 253억 원으로 각각 집계했다. 이들의 남매이자 회삿돈 횡령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머지서포터 대표 권모 씨는 항소심 도중 사망해 지난 4월 공소기각 결정을 받았다.
머리플러스
머지포인트
선불전자지급
한수현 기자
2023-06-1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우울증 9년 앓다 극단 선택했지만… 대법원, "보험금 줘야"
9년 가량 우울증을 앓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다238800)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지난달 18일 돌려보냈다. 2010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 씨는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2018년 11월 경 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을 때 담당의사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물품 배송을 하다 2019년 5월 허리를 다쳐 진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보름 전 쯤에는 일을 그만뒀다. A 씨는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일에는 A 씨는 새벽까지 지인들과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도 했다. A 씨의 유족은 보험사 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A 씨가 사망 당시 정상적인 분별력을 갖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 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A 씨가 사망 직전 유족과 통화하며 '미안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고, 목을 매는 자살 방식 등에 비춰 볼 때 망인의 자살 기도가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그 상황 전체의 양상과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자살 9년 전부터 주요우울병 등의 진단 하에 진료를 받아오다가 자살 1년 전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고 우울증을 겪으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무렵의 신체적·경제적·사회적 문제로 망인을 둘러싼 상황이 지극히 나빠졌고 특히 자살 직전 술을 많이 마신 탓으로 우울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당 기간 우울증 등을 겪은 사람이 자살한 사안에서, 보험자 면책사유와 관해여 당시 그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우울증 진단부터 자살 무렵까지 상황 전체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처음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자살
우울증
박수연 기자
2023-06-07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 대주는 기초자산 실사의무 부담해야
(단독)[판결]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 지급하라”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을 설계하는 주관사(대주)는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實在)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실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4월 27일 신한금융투자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41011)에서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과 A사는 A사가 B사에 대해 가지는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자산유동화대출(ABL)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 같은 유동화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C사를 설립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A사는 매출채권을 하나은행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A사와 C사 사이에 신탁관계에 따른 제1종 수익권을 C사에게 설정해주고 C사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수익권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후 수익권에 따른 수익으로 대출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C사에게 제1종 수익권의 취득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대출약정이 체결됐고, 이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0여회에 걸쳐 1900억여 원이 대출됐다. 한편, 2013년 10월 하나은행은 C사 외에 새로운 특수목적법인으로 D사를 설립해 위탁자를 A사 대신 E사로, 제1종 수익권자를 C사 대신 D사로 하고 선행 자산유동화대출과 동일한 방식의 거래를 계속하기로 하고 신한금융투자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출약정서에는 ‘대주(하나은행)는 매출채권의 확인 등 본건 대출 관련 내용을 성실히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하나은행은 대출약정에 따라 D사에 124억여 원을 대출했다. 2014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A사와 E사가 B사와 사이에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A사와 E사 대표자가 B사 직원 등과 공모해 단말기공급계약서 및 대리점계약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외관을 작출해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방법으로 은행들로부터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음으로써 대출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대출약정에 따른 지급보증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약정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취소돼 하나은행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며 대출약정에 의해 지급받은 지급보증수수료를 E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 원을 송금해 반환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대출 과정에서 하나은행은 사업협약서 및 매출채권확인서 등 매출채권과 관련한 문서가 위조된 채 제출된 것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고 대출을 실행해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대출약정이 하나은행에게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할 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하나은행의 의무 위반과 신한금융투자가 지급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주관사가 자신이 설계한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거래상대방을 유인할 경우 그 거래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담보하려면 상품의 위험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관사는 자신이 설계한 자산유동화대출과 관련해 그 기초자산에 관한 실사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관사의 실사의무는 개별 약정이나 참여자의 유형에 따라 그 구체적 요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선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게을리한 탓에 대출이 실행됐다”고 했다. 다만 “종이세금서 및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령했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 손해배상의무의 지체책임 기산점,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원고의 상고이유), 지급보증인을 위한 대주의 매출채권 확인의무, 처분문서 해석, 구조화금융 주관사의 실사의무, 채무불이행의 증명책임, 지급보증, 손해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피고의 상고이유)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lawtimes.co.kr
하나은행
자산유동화대출
실사의무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6-05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증인이 피고인일 경우 피고인으로서의 지위가 우선”
이른바 '남산 3억 원 사건'으로 알려진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은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범에 대해 증인적격이 애초에 없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대법원 판례에 기초해 증인적격이 인정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피고인으로서의 지위가 증인으로서의 지위보다 우선되기 때문에 허위 증언을 했어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김수경, 김형작, 임재훈 부장판사)는 25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2021노2431). '남산 3억 원 사건'은 이 전 행장이 17대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당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추정되는 신원불상자에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은 사건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신 전 사장은 2005∼2009년 이희건 당시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과 매년 경영자문 계약을 맺은 것처럼 가장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총 15억66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0년 12월 기소됐다. 이 전 행장도 신 전 사장과 공모해 신한은행 법인자금 2억61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이후 신 전 사장은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 전 행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은 변론이 분리된 형사 재판에서 각각 상대방에 대한 증인으로 출석해 현금 3억 원의 조성 및 전달 경위 등에 대해 허위 증언해 2019년 6월 또 다시 기소됐다. 1심은 2021년 9월 이들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단3431). 당시 재판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서로 증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공범관계에 있는 공동피고인은 소송절차가 종국적으로 분리되지 않는 한 공동피고인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고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이 될 수 없다"며 "신 전 사장은 공범인 이 전 행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이 전 행장은 공범인 신 전 사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적격이 없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하며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 부여, 공동피고인의 진술의 신빙성 확인 등을 위해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할 필요성이 있는 점, 공범을 각각 별개로 기소하거나 재판 중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하기 위해 변론을 종국적으로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공범이 수십 명에 달하는 사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인정되고 선서 후 허위증언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며 법리오해의 위법을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진술거부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며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 제1항도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해 진술거부권을 구체적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판시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와 관련된 여러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된 증거 등을 고려할 때,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공소사실에 관해 증인이 될 수 있지만, 증인이 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지위는 여전히 계속된다"며 "그러한 지위는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적이므로 피고인이 자신의 방어권 범위 내에서 허위 진술을 했더라도 이를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심이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다른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지만, 피고인들에게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소송절차가 분리돼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공범인 공동피고인도 증인적격을 가진다'고 본 대법원 판례(2008도3300)와 달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소송절차가 분리돼 증인적격을 갖게 되더라도 자기 범죄와 관련한 질문에 관해서는 피고인의 지위가 여전히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신 전 사장의 변호인 김종복 법무법인 LKB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대법원 판례는 형식적으로 변론만 분리시키면 공범인 공동피고인이라도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위증죄를 인정해 오고 있다"며 "그러나 공범의 증인이더라도 자신이 행한 범죄에 대해 당해 재판에서 무죄를 다투는 지위에 있다면 증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다른 증언을 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이를 위증죄로 처벌한다는 것은 자기부죄금지를 천명한 근대 형사사법의 대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이러한 취지에서 증인인 공동피고인의 피고인으로서의 우선적 지위를 인정하고 진술거부권과 양심의 자유를 강조했기 때문에 향후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관해 대법원에서도 중요한 판단이 나올 것"이라 했다.
이용경 기자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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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2024-02-11 11:56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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