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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국가배상
헌법재판소 2019헌가28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 위헌제청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가28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 위헌제청 【제청법원】 광주지방법원 【제청신청인】 [별지] 제청신청인 명단과 같음 【당해사건】 광주지방법원 2019가합50842 손해배상(국) 【선고일】 2021. 9. 30. 【주문】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2006. 9. 22. 법률 제7978호로 개정된 것) 제17조의2 가운데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특임자보상법’라 한다) 제4조에 따라 설치된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제청신청인들이 특임자보상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른 특수임무수행자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2007. 7. 24.부터 2012. 2. 28.사이에 제청신청인들에게 특임자보상법 제6조 내지 제8조의 규정에 의한 보상금·특별공로금·공로금 및 특별위로금(이하 같은 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보상금등’이라 한다)을 지급하는 결정을 하였고, 대한민국은 제청신청인들에게 위 보상금등을 지급하였다. 나. 제청신청인들은 군 첩보부대에 소속되어 특수임무와 관련된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구타 및 가혹 행위를 당하였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국가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19가합50842). 다. 대한민국은 제청신청인들이 특임자보상법에 따라 이루어진 위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같은 법 제17조의2에 따라 제청신청인들과 대한민국 사이에서는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된 교육훈련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제청신청인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위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본안전항변을 하였다. 라. 제청신청인들은 위 소송 계속 중 특임자보상법 제17조의2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광주지방법원 2019카기50038), 제청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19. 11. 19.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 당해 사건은 특수임무수행자인 제청신청인들이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이므로, 심판대상을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2006. 9. 22. 법률 제7978호로 개정된 것) 제17조의2 가운데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2006. 9. 22. 법률 제7978호로 개정된 것) 제17조의2(지급결정 동의의 효력) 이 법에 따른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 이유 심판대상조항은 특수임무수행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소극적 손해의 배상에 상응하는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해 일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특수임무수행자와 그 유족(이하 ‘특수임무수행자등’이라 한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특임자보상법상 보상금등의 내용 군 첩보부대에 소속되어 특수임무를 수행한 특수임무수행자의 존재는 오랫동안 공식적으로 부인되어 왔고, 그 신분도 불분명하였다. 그 결과 특수임무수행 등과 관련한 급여, 보상, 배상 등의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시효로 소멸한 경우가 많아 국가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한 특수임무수행자와 그 유족의 처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입법자는 2004. 1. 29. 특임자보상법을 제정함으로써 특수임무와 관련하여 특별한 희생을 한 특수임무수행자에 대하여 필요한 보상을 하도록 하고 그 신청 및 지급절차를 마련하였다. 특수임무수행자에 대한 보상금등 가운데 보상금은 특수임무 수행 당시의 급여 및 수당의 지급 미흡을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수임무수행당시의 신분, 특수임무의 종류 및 근무시기, 특수임무종결형태, 근무기간을 고려하여 산정하고(특임자보상법 제6조,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참조), 기본공로금은 음성적 모집, 기본권 미보장, 인권유린, 사후관리 미흡 등을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 월 최저임금의 72배 금액을 기준으로 채용·입대시기, 채용·입대경위, 교육훈련여건, 특수임무종결일 이후의 처리사항 등을 고려하여 산정한다(특임자보상법 제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 참조). 가산공로금, 기본특별공로금, 가산특별공로금, 특별위로금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본연금월액을 기준으로 장해등급, 임무수행 공로 등을 고려하여 산정하고 있다(특임자보상법 제7조, 제8조,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14조 제1항 참조). 나. 쟁점의 정리 특수임무수행자는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 당시 신분이 군인·군무원(이하 ‘군인등’이라 한다)이었을 때는 물론이고 민간인이었더라도 보상금 지급대상이 될 수 있다(특임자보상법 시행령 별표 1의2 중 ‘1. 신분별 지급기준금액’ 참조). 그런데 특수임무수행자의 신분에 따라 아래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의 종류와 내용이 달라진다. 우선 보상금등을 지급받은 특수임무수행자가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던 경우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소제기가 금지됨에 따라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된다(헌재 2021. 5. 27. 2019헌가17 참조). 반면, 특수임무수행자가 군인등 신분이었던 경우 헌법 제29조 제2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이하 ‘이중배상금지조항’이라 한다)에 따라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므로(헌재 2018. 5. 31. 2013헌바2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비로소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특수임무수행자등이 위원회의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는데, 재판상 화해에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고 당사자 간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7703 판결 참조),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 따라서 특수임무수행자가 군인등 신분이었던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헌재 2009. 4. 30. 2006헌마1322 참조).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특수임무수행자등의 국가배상청구권 또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를 살펴본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특수임무수행자등이 위원회의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보상금등을 지급받은 경우 보상금등 지급절차를 신속하게 이행·종결시킴으로써 관련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특수임무수행자등이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경우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지 않고 국가배상청구의 소제기를 허용한다면, 보상금등의 지급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정도로 조속히 안정시키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이 없다면, 특수임무수행자등이 보상금등을 수령하고도 재판을 통해 특수임무수행자의 정신적 손해의 회복을 구할 길이 열린다. 이에 따라 국가가 특수임무수행자에 대한 보상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여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심의한 끝에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특수임무수행자의 정신적 손해를 둘러싼 법률관계는 상당 기간 동안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특히 특수임무수행자에 대한 보상은 그 속성상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증거 수집이나 조사를 위한 재판의 장기화로 인하여 통상적인 경우보다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위원회는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관련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고 임기가 보장되며(특임자보상법 제4조,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국방부장관의 위원에 대한 지휘·감독권 규정이 없는 등 제3자성 및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다. 위원회가 보상금 지급심사를 함에 있어 누구든지 보상금등의 지급과 관련하여 특수임무의 수행에 대하여 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거나 자유롭게 증언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아니하며(특임자보상법 제19조 제2항), 지급결정에 이의가 있는 특수임무수행자등이 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특임자보상법 제1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심의절차의 공정성·신중성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또한 특임자보상법은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이를 지급받을 것인지 또는 이의를 제기하여 재심의를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여부를 전적으로 특수임무수행자등의 선택에 맡기고 있으며(특임자보상법 제14조), 위원회의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이를 지급받을 경우 향후 특수임무수행 등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해 어떠한 방법으로도 추가적인 청구를 할 수 없음을 고지하여 재판상 화해조항의 의미내용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특임자보상법 시행령 제22조, 별지 제13호 서식). 더욱이 기본공로금은 특임자보상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채용ㆍ입대경위, 교육훈련여건, 특수임무종결일 이후의 처리사항 등을 고려하여 위원회가 정한 금액으로 지급되는데, 위원회는 음성적 모집 여부, 기본권 미보장 여부, 인권유린, 종결 후 사후관리 미흡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인 액수를 정하므로, 여기에는 특수임무교육훈련에 관한 정신적 손해 배상 또는 보상에 해당하는 금원이 포함된다. 또한 특임자보상법은 ‘특수임무수행자’를 ‘1948년 8월 15일부터 2002년 12월 31일 사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중 군 첩보부대에 소속되어 특수임무를 하였거나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을 받은 자로서 제4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특수임무수행자로 인정된 자’로 정의할 뿐(제2조 제1항 제2호), 보상금등 산정과정에서 특수임무수행자의 피해가 국가의 적법한 행위에 의한 것인지 또는 국가의 불법한 행위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거나 그에 따라 보상금등의 구체적 지급액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 않다. 특수임무수행자등은 구체적인 손해의 항목을 주장ㆍ입증할 필요가 없고, 피해 발생에 관한 특수임무수행자의 과실이 손해액 산정에서 과실상계의 형태로 반영되지도 않는다. 국가배상의 재판상 청구에 상당한 시간·비용이 소요되고 소송결과도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데 비하여 위원회의 지급결정은 비교적 간이·신속한 점까지 고려하면, 특임자보상법령이 정한 보상금등을 지급받는 것이 국가배상을 받는 것에 비해 일률적으로 과소 보상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최소 침해성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3)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과 안정성이라는,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고 달성하는 공익은 가벼운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 제한의 정도는 보상금등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독립성이나 보상금의 내용, 불법행위성 여부나 피해 입증 여부, 그 결정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경미하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심판대상조항이 국가배상청구권 또는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준수하고 있다. (4) 따라서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에 특수임무수행자등이 동의한 때에는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국가배상청구권 또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정신적손해배상
특수임무수행자
특임자보상법
2021-10-05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9헌가3
공직자윤리법 부칙 제2조 위헌제청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가3 공직자윤리법 부칙 제2조 위헌제청 【제청법원】 서울행정법원 【제청신청인】 김○○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8721 주의촉구(경고) 처분 취소 【선고일】 2021. 9. 30. 【주문】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호) 제2조는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제청신청인은 2004. 2. 18. 법관으로 임용되어, 공직자윤리법 제3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재산등록의무를 부담하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이다. 제청신청인은 2004. 4.경 등록의무자가 된 날의 재산을 최초로 등록하면서 구 공직자윤리법(1994. 12. 31. 법률 제4853호로 개정되고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한 후, 2016. 2.경 2015. 1. 1.부터 2015. 12. 31.까지의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할 때까지 계속하여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를 하여왔으나, 2017. 2.경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의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하면서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대상재산 목록에서 삭제하고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본인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하였다. 나.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7. 12. 28. 제청신청인의 경우에는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호) 제2조에 따라 여전히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이 등록대상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제청신청인이 배우자의 모(母)의 재산등록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구 공직자윤리법(2015. 12. 29. 법률 제13695호로 개정되고 2019. 12. 3. 법률 제166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의 주의촉구(경고)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에 제청신청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8721), 소송 계속 중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호)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제청법원은 2019. 1. 3. 위 부칙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호) 제2조(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호) 제2조(경과조치)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는 제4조 제1항 제3호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관련조항] 구 공직자윤리법(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개정되고 2011. 7. 29. 법률 제109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등록대상재산) ① 등록의무자가 등록할 재산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재산(소유 명의와 관계없이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 비영리법인에 출연한 재산과 외국에 있는 재산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으로 한다. 3. 본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다만, 혼인한 직계비속인 여자와 외증조부모, 외조부모, 외손자녀 및 외증손자녀는 제외한다. 구 공직자윤리법(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되고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등록대상재산) ① 등록의무자가 등록할 재산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의 재산(소유명의에 불구하고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 비영리법인에의 출연재산과 외국에 있는 재산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으로 한다. 3. 본인의 직계존비속. 다만, 출가한 여와 외조부모 및 외손자녀를 제외하며, 등록의무자가 혼인한 때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구 공직자윤리법(1994. 12. 31. 법률 제4853호로 개정되고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등록대상재산) ①등록의무자가 등록할 재산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의 재산(소유명의에 불구하고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 비영리법인에의 출연재산과 외국에 있는 재산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으로 한다. 3. 본인의 직계존비속. 다만, 출가한 여와 외조부모 및 외손자녀를 제외하며, 등록의무자가 혼인으로 부 또는 처의 가에 입적한 때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요지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여성 등록의무자 모두 배우자가 아닌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칙조항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 여전히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공직을 이용한 재산취득 및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여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공직자 재산등록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등록의무자의 부담이나 행정비용의 증가 등은 양성평등에 반하는 제도 개선의 적용을 배제하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의 개정연혁 및 이 사건 부칙조항의 취지 공직자윤리법은 1981. 12. 31. 법률 제3520호로 제정될 당시 등록의무자가 등록할 재산을 “1. 본인, 2.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3. 본인의 직계존·비속. 다만, 출가한 여를 제외하며, 등록의무자가 혼인으로 부 또는 처의 가에 입적한 때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에 해당하는 자의 재산”으로 정하고 있었다. 공직자윤리법이 1994. 12. 31. 법률 제4853호로 개정되면서 출가한 여(女) 뿐만 아니라 ‘외조부모 및 외손자녀’의 재산 역시 등록대상재산에서 제외되었으며, 이러한 내용은 2007. 5. 17. 공직자윤리법이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2007. 5. 17. 개정 이전의 조항들은 혼인으로 부 또는 처의 가에 입적한 때에 각자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어 문언 자체만으로는 성별 중립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민법 제826조 제3항에서 처가 부의 가에 입적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는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는 반면,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했다. 2005. 2. 3. 헌법재판소가 호주제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자(헌재 2005. 2. 3. 2001헌가9등), 입법자는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민법을 개정하여 호주에 관한 규정 및 호주제를 전제로 한 입적·복적·일가창립·분가 등에 관한 규정들을 모두 삭제하고,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민법 개정 및 가족관계등록법 제정에 따라,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 역시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본인의 직계존·비속. 다만 출가한 여와 외조부모 및 외손자녀를 제외하며, 등록의무자가 혼인한 때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으로 개정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이 개정된 조항은 문리적으로 혼인한 등록의무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 본인의 직계존·비속이 아닌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이에 당시 행정자치부는 2007. 12.경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를 개정한 것은 민법의 개정 및 가족관계등록법의 제정으로 입적 개념이 폐지됨에 따른 단순 조문 변경을 위한 것이므로 2008년 재산등록 및 변동신고에서는 기존의 예에 따라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는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2008년 공직윤리업무 지침’을 마련하였다(이하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의 적용 실무에 따라 위 조항이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에게는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고,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조항임을 전제로, 이를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이라 한다). 이후 법문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남아있는 남녀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를 재차 개정하여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여성 등록의무자 모두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였다(이하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를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이라 한다). 다만,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할 경우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과거의 재산과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현재의 재산을 모두 등록하게 되어 등록의무자에게 새로운 부담이 발생하고, 이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될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재산등록 및 변동사항 신고 내역의 연속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변동사항에 대한 정기적인 심사를 통해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고자 하는 공직자윤리법의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에는 종전과 동일하게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이 사건 부칙조항을 마련하였다. 나. 쟁점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는 종전부터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해 온 반면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는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의 시행으로 인해 비로소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한 사실이 있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에만 예외를 두어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정함으로써,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이미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하여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를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는 다른 등록의무자들, 즉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 중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 시행 이후에 등록의무자가 되었거나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 혼인하지 아니한 남성 및 여성 등록의무자와도 달리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의 차별취급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심사기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나아가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규정하여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서 특별히 양성의 평등대우를 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해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일부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 간에 등록대상재산의 범위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 비례성 원칙에 따른 심사를 행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8. 11. 27. 2006헌가1 참조).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는 여성이 혼인을 하게 되면 본인의 부(父)가 호주인 가에서 배우자의 부(父)가 호주인 가로 전입하는 이른바 ‘호주제’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호주제는 남계혈통을 중심으로 인위적 가족집단인 가(家)를 구성하고 이를 승계한다는 것이 그 본질인데, 이는 남녀를 차별하는 것으로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만한 사유가 없으며 처의 입적이라는 법률적 제도는 처의 부에 대한 수동적·종속적 지위를 강제하는 것으로 양성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헌재 2005. 2. 3. 2001헌가9등 참조). 입법자는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라 혼인 시 신분관계 형성에 있어 정당한 이유 없이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여 왔던 호주제에 근간을 둔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혼인관계에 있어서의 남녀차별을 바로잡고 양성평등을 도모하고자, 2007. 5. 17. 법률 제8435호로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를 개정하고, 이후 2009. 2. 3. 법률 제9402호로 재차 이를 개정하여 법문언을 바로 잡았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혼인관계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기인한 것이라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 이미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등록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남녀차별적인 인식에 기인하였던 종전의 규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 부칙조항의 적용을 받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는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담긴 차별적 요소를 수인한 채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여야 하며, 이에 따르지 아니할 경우에는 등록대상재산을 거짓으로 기재하였다거나 또는 등록대상재산을 중대한 과실로 빠트리거나 잘못 기재하였다는 이유로 경고 및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일간신문 광고란을 통한 허위등록사실의 공표, 해임 또는 징계의결 요구를 받게 된다(공직자윤리법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제2호 및 제2항). 특히 등록의무자는 매해 재산 변동사항을 등록기관에 신고하여야 하는바(공직자윤리법 제6조 제1항), 이 사건 부칙조항의 적용을 받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는 매해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내재된 남녀차별적인 가족관계를 소극적으로나마 수인할 것이 강제된다.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달리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에만 본인의 직계존·비속이 아닌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양산하고, 가족관계에 있어 시가와 친정이라는 이분법적 차별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 관계로 확장될 경우에는 남성우위·여성비하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게 될 우려가 있는 바,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등록대상재산의 범위를 다르게 정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목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다시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 등록의무자와 등록기관에게 다소 간의 부담을 야기할 수는 있을 것이나, 절차적 편의의 도모가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 남녀차별적 제도의 수용을 강제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처럼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는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면서,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만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예외를 규정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성별에 의한 차별금지 및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양성의 평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2) 기타 비교집단과의 차별취급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칙조항이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이상, 기타 비교집단과의 차별취급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배우자
공직자윤리법
재산등록
2021-10-01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6헌마1034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6헌마1034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청구인】 1. 정○○, 2. 정□□ 【청구인 겸 망 정○○의 소송수계인】 3. 이○○, 4. 정△△, 5. 정▽▽, 6. 정☓☓, 7. 정◎◎,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저스티스 담당변호사 지영준 【피청구인】 1. 행정안전부장관, 2. 법무부장관 【선고일】 2021. 9. 30. 【주문】 1. 청구인 정○○의 심판청구 중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 및 가해자와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아니한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심판절차는 2021. 3. 29. 청구인 정○○의 사망으로 종료되었다. 2. 청구인 정□□, 청구인 겸 망 정○○의 소송수계인 이○○, 정△△, 정▽▽, 정☓☓, 정◎◎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 정○○은 1973. 3. 30. 강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춘천지방법원 72고합131, 이하 ‘춘천강간살인 사건’이라 한다) 그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며, 청구인 겸 망 정○○의 소송수계인 이○○은 그의 배우자, 청구인 겸 망 정○○의 소송수계인 정△△, 정▽▽, 정☓☓, 정◎◎은 그의 자녀, 청구인 정□□은 그의 형제이다(이하 ‘청구인 겸 망 정○○의 소송수계인’을 ‘청구인’으로 표시하고, 청구인 정○○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을 ‘청구인 이○○ 등’이라 한다). 나. 청구인 정○○은 2005. 12. 9.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19조에 따라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하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원회’라 한다)에 진실규명신청을 하였고, 과거사위원회는 2007. 11. 20. 청구인 정○○에게 가혹행위를 가하여 자백을 받고 증거를 조작한 경찰과 수사상의 위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여 청구인 정○○으로 하여금 무고하게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 동안 복역하도록 한 검찰과 법원은 청구인 정○○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결정한 후, “국가는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는 위법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를 구제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재심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권고하였다. 다. 위 진실규명결정 이후 청구인 정○○은 2008. 2. 12.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여 2008. 11. 28.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춘천지방법원 2008재고합1), 위 판결은 항소(서울고등법원 2008노3293) 및 상고(대법원 2009도1603)를 거쳐 2011. 10. 27. 확정되었다. 이후 법원의 2012. 5. 8.자 형사보상결정에 따라(춘천지방법원 2011코169) 청구인 정○○은 2012. 10. 19.까지 총 960,249,600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고,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 제25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위 형사보상결정이 2012. 5. 23.자 관보 제17768호에 게재되어 청구인 정○○에 대해 무죄판결이 확정되어 형사보상청구권이 발생한 사실이 공시되었다. 라. 청구인들은 위 형사보상결정의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2. 11. 28.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수사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13. 7. 15.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40547), 항소심 법원은 2014. 1. 23.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제1심 판결 중 대한민국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3나2015072), 위 판결은 상고기각(대법원 2014다205539)으로 2014. 6. 2. 확정되었다. 마. 이후 청구인들은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 및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청구인들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다며, 2016. 12. 2. 피청구인들이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 등에 따라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와 그 가족인 청구인들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청구인들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아니한 부작위 및 피청구인들이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이하 ‘고문방지협약’이라 한다) 제14조에 따라 고문행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인 청구인들이 구제를 받고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아니한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바. 한편, 청구인 정○○은 2021. 3. 29. 사망하였고, 그 상속인이자 공동 청구인인 청구인 이○○, 정△△, 정▽▽, 정☓☓, 정◎◎은 2021. 5. 18. 소송절차 수계신청서를 제출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피청구인들이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에 따라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가족인 청구인들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아니한 부작위와 고문방지협약 제14조에 따라 고문행위의 피해자 및 가족인 청구인들이 구제를 받고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심판청구서의 전체적인 취지를 살펴보면, 청구인들의 주장은 결국 피청구인들이 피해자 및 그 가족인 청구인들의 피해회복 또는 구제를 위하여 청구인들에게 금전적인 배상 내지 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청구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와 청구인들 사이에 화해를 적극 권유하는 등 명예회복 및 화해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구인들은 앞서 본 것과 같이 이미 형사보상결정에 따라 형사보상금 960,249,600원을 지급받았고,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확정판결을 선고받았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금전지급을 통한 피해 회복과 관련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는 부작위는 국가배상법에 의한 배상이나 형사보상법에 의한 보상과는 별개로 피청구인들이 청구인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으로 금전을 지급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특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그 가족인 청구인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배상법에 의한 배상이나 형사보상법에 의한 보상과는 별개로 금전적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부작위 (이하 ‘배상조치 부작위’라 한다), 청구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이하 ‘명예회복 부작위’라 한다) 및 청구인들과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아니한 부작위(이하 ‘화해권유 부작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2005. 5. 31. 법률 제7542호로 제정된 것) 제34조(국가의 의무) 국가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36조(피해 및 명예회복) ①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제39조(가해자와 피해자·유족과의 화해) 위원회와 정부는 가해자의 참회와 피해자·유족의 용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해자와 피해자·유족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조약 제1272호, 1995. 2. 8. 발효) 제14조 1. 당사국은 자기나라의 법체계 안에서 고문행위의 피해자가 구제를 받고, 또한 가능한 한 완전한 재활수단을 포함하여 공정하고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권리를 보장한다. 고문행위의 결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피해자의 부양가족이 배상받을 권리를 가진다. 2. 이 조의 어떠한 규정도 피해자나 그 밖의 개인들이 국내법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과거사정리법의 목적,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제1항 및 고문방지협약 제14조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들은 적절한 금전적 배상이나 보상을 통해 청구인들의 피해를 회복 또는 구제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로부터 피청구인들이 청구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가해자와 청구인들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도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은 청구인들에게 금전적인 배상·보상을 행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거나 가해자와 청구인들 사이에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아니하고 있는바, 청구인들은 피청구인들의 이와 같은 부작위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재산권 및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받고 있다. 4. 청구인 정○○의 심판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 정○○이 2021. 3. 29. 사망하여 그 상속인이자 공동 청구인인 청구인 이○○, 정△△, 정▽▽, 정☓☓, 정◎◎은 2021. 5. 18. 청구인 정○○의 심판청구에 대한 소송절차 수계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청구인 정○○이 배상조치 부작위로 인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재산권 및 국가배상청구권은 그 성질상 승계가 허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소송수계 의사를 밝힌 청구인 이○○, 정△△, 정▽▽, 정☓☓, 정◎◎은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심판청구를 수계한다. 그러나 명예회복 부작위 및 화해권유 부작위와 관련하여 청구인 정○○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인 인격권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그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으로서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승계되거나 상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상속인들의 수계의사에도 불구하고 청구인 정○○의 사망으로 그 심판절차가 종료되었다. 5. 배상조치 부작위에 관한 심판청구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여기서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함은 첫째,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둘째,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셋째,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한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헌재 2011. 12. 29. 2009헌마621 참조). 나. 헌법이 명문으로 피청구인들이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그의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거나, 헌법 해석상 이러한 작위의무가 도출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우선 헌법은 명문으로 ‘피청구인들이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그 가족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헌법 제10조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국가권력의 한계’로서 국가에 의한 침해로부터의 보호 및 ‘국가권력의 과제’로서 제3자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받을 때 국가의 보호라는 국가의 일반적·추상적 의무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헌재 2016. 5. 26. 2014헌마1002 참조), 위 헌법조항으로부터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가족인 청구인들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의 지급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를 해야 할 작위의무가 직접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3조 제1항이나 국가배상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9조 제1항으로부터 행정청인 피청구인들이 별도 법령의 매개 없이 청구인들의 피해를 보상하거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직접 도출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헌법이나 헌법 해석상으로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 및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직접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다. 다음으로 위와 같은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1) 과거사정리법은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사건 등을 조사하여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과거사정리법 제1조), 단순히 역사적 사실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개별 피해자를 특정하여 피해 경위 등을 밝히고 그에 대한 피해회복까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법률이다. 따라서 국가는 과거사정리법 제34조와 제36조 제1항에 의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바, 정부나 국회는 금전지급 방법에 의한 피해회복을 위하여 후속 입법 등을 통해 그 지급대상이나 기준을 정하는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판결 참조). 그러나 금전지급을 통한 피해회복을 위한 별도의 입법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과거사정리법 자체에서도 금전적 보상 또는 배상의 대상이나 기준, 절차, 지급액 산정 방식 등에 관한 구체적 규정을 전혀 마련하고 있지도 아니한 이상, 피해자 및 그 가족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나 배상은 국가배상청구나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같이 사법적인 구제방법이나 형사보상법 제2조에 의한 형사보상청구를 통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거사정리법이 피해의 금전적 배상이나 보상 방법을 위한 구체적인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청구인들 주장과 같이 별도의 입법 없이도 과거사정리법 제34조나 제36조 제1항의 규정만으로 행정청인 피청구인들이 국가배상법이나 형사보상법 등이 정하고 있는 절차와 별개로 청구인들에게 직접 그 피해를 금전으로 배상 또는 보상하여야 하는 구체적인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고문방지협약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친 가입을 통해 1995. 2. 8.부터 대한민국에서 발효된 다자간 조약으로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러나 고문방지협약이 체결 당사국 사이에 권리의무를 쌍무적으로 부담하기로 하는 양자간 조약이 아니라 다자간 조약이라는 점, 고문방지협약 제14조 제1항이 당사국은 자기나라의 법체계 안에서 고문행위의 피해자가 구제를 받고, 또한 가능한 한 완전한 재활수단을 포함하여 공정하고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효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이 국내에서의 별도의 입법절차를 요하지 아니할 정도로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고문방지협약 제1조 제2항은 이 조항은 적용범위가 더 광범위하거나 광범위할 수 있는 여하한 국제법규 또는 국내입법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4조 제2항 역시 이 조의 어떠한 규정도 피해자나 그 밖의 개인들이 국내법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당사국의 법체계에 부합하는 법률을 통해 피해 구제가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고문방지협약은 각 당사국이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고 개인이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를 확보할 것을 당사국 상호 간의 국제법상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고문방지협약 제14조만으로 개인이 협약의 당사국에 대하여 별도의 입법절차 없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고문방지협약만으로 개인이 국가에게 손해배상 등 구제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별도의 권리가 곧바로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 별도의 입법 없이도 피청구인들이 청구인들에게 적절한 배상이나 보상을 행하여야 할 구체적인 의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3) 그렇다면 헌법,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제1항이나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도 피청구인들이 청구인들에게 직접 금전적인 피해의 배상이나 보상,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이처럼 행정청인 피청구인들이 국가배상법이나 형사보상법 등이 정하고 있는 절차와 별개로 청구인들에게 직접 금전적 배상이나 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작위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6.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 부작위 및 화해권유 부작위에 관한 심판청구 가. 작위의무 인정 여부 (1) 피해자인 청구인 정○○에 대한 작위의무 (가)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이 최고의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목표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기관을 구속하여 국가는 인간존엄성을 실현해야 할 의무와 과제를 부담하고, 나아가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이를 최대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만약 국가가 불법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그러한 기본권을 보호해 주어야 할 행위의무가 있음을 의미한다(헌재 2003. 5. 15. 2000헌마192등; 헌재 2011. 8. 30. 2008헌마648 참조). 한편 과거사정리법은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하여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과거사정리법은 과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진실규명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34조에서 “국가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왜곡되고 은폐된 진실의 규명이 피해자에 대한 실효적인 구제 및 국민화해와 통합으로 이어져야 함을 선언한 후, 제34조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여 제36조 제1항에서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9조에서 “위원회와 정부는 가해자의 참회와 피해자·유족의 용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해자와 피해자·유족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과거사정리법 제32조는 제2항에서 위원회는 활동이 최종 종료될 경우 6월 이내에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하여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제4항에서 종합보고서에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 희생자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국가가 하여야 할 조치(제1호)’, ‘진실규명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에 관한 사항(제5호)’에 대한 권고를 포함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러한 조치들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도 일부 마련하고 있다. 앞서 본 헌법 제10조의 의의와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국가의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불법행위로 인해 기본권을 유린당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당한 피해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는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부담하는 가장 근본적인 보호의무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과거사정리법은 특히 국가의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공권력 행사가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 진실을 규명하며 국가로 하여금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이는 국가에 대하여 이러한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훼손되었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의 일환으로서 위와 같은 명예회복 조치 등의 법률상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0두22856 판결 참조). (나)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과 제39조가 정부의 의무를 다소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하여 본다. 앞서 본 것과 같이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게을리하는 경우에 허용된다. 여기서 작위의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의미는 관련 헌법 규정이나 법령의 규정이 국가의 정치적 책임 내지 정책방향을 선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 주체로 하여금 일정한 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함을 말하는 것으로, 공권력 주체에게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등의 내용이 반드시 특정되어 있어야 할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즉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를 인정하기 위해 요구되는 규정의 구체성의 정도는 모든 사안에서 동일할 수는 없으며, 개별 사안의 특성상 작위의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구체성의 요구가 완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법령의 내용이 다소 포괄적으로 되어 있어 공권력 주체가 그 작위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할 재량을 갖고 있다고 하여 작위의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등의 내용이 포괄적이어서 공권력 주체가 그 이행방법에 관한 재량을 갖는 경우에 공권력 주체가 전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거나 취한 조치가 작위의무를 부과한 취지에 명백하게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부작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문제되는 법령 등이 단순히 국가의 정치적 책임 내지 정책의 방향을 선언한 것인지, 아니면 공권력 주체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부과한 것인지는 해당 법령 등의 입법 배경과 입법 취지, 규정 내용, 규율 대상인 사실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사정리법은 제2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에서 진실규명의 대상을 매우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각 사건별로 가해자와 피해의 내용이 모두 달라 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명예회복이나 화해권유의 방법을 일일이 법문에서 특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 조항들이 정부와 국가의 의무 내용을 다소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가 의무를 부담하는 공권력의 주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채 ‘정부’로 규정한 것은 이와 같이 광범위한 사안에서 명예회복이나 화해권유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각 기관이 서로 협조하여 일련의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일 뿐인바, 이러한 사정과 함께 과거사정리법의 입법 취지와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가 국가의 반민주적‧반인권적 불법행위로 인권유린 등의 피해를 입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 및 제39조는 단순히 정책방향 내지 추상적인 의무를 선언한 규정이 아니라 정부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를 할 것을 명하는 작위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과거사정리법이나 2008. 1. 8. 대통령령 제20532호로 제정된 ‘과거사 관련 권고사항 처리 등에 관한 규정’(이하 ‘권고규정’이라 한다) 등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화해하지 아니하였을 때 화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전혀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외부로부터 강제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화해의 성질에 기인한 것이므로(헌재 1991. 4. 1. 89헌마160 참조), 법령에서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사정리법 제39조를 구체적인 작위의무의 근거조항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 이와 같이 과거사정리법의 제정 경위 및 입법 목적, 과거사정리법의 제규정과 권고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과 제39조는 ‘진실규명결정에 따라 규명된 진실에 따라 국가와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의 각 기관은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으로 볼 것이고, 이러한 작위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2) 청구인 이○○ 등에 대한 작위의무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은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39조는 “위원회와 정부는 가해자의 참회와 피해자·유족의 용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해자와 피해자·유족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유가족과 유족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다. 유가족과 유족은 모두 사전적으로 ‘죽은 사람의 남은 가족’을 의미하기는 하나, 법문을 해석함에 있어 사전적인 의미에 전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률의 입법 목적, 법률 조항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 입법자의 의도 등을 고려하여 이를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살피건대 입법자가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과 제39조에서 유가족과 유족을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유가족과 유족의 범위를 다르게 정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도가 담긴 것이다. 따라서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의 유가족은 유족과 가족을 포함하는 것, 즉 ‘희생자, 사망한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과 생존한 피해자의 가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39조의 유족은 ‘희생자, 사망한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진실규명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 역시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와 명예의 훼손을 감당하여 왔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사망 여부를 불문하고 그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반면, 화해는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피해자가 생존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화해를 이루도록 하되 피해자가 가해자와 화해하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에 보충적으로 가해자와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 사이의 화해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도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과 제39조의 유가족과 유족의 의미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은 청구인 정○○의 사망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부담하는바,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명예회복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피청구인들이 이러한 작위의무를 해태하였는지 여부를 바로 살펴본다. 반면, 피청구인들은 피해자인 청구인 정○○의 생존 당시에는 가해자와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권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만을 부담할 뿐 청구인 이○○ 등에 대해서는 이러한 작위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다가, 가해자와 청구인 정○○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이행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청구인 정○○이 사망한 이후에야 비로소 가해자와 피해자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므로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우선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인바, 그 전제로서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의 생존 당시 가해자와 청구인 정○○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나.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 부작위에 관한 심판청구 (1) 헌법상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피청구인들은 다양한 방법의 장·단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구체적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어떠한 방법이든 전체적인 관점에서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면 설령 이행의 결과가 청구인 이○○ 등이 기대한 바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할지라도 작위의무의 해태가 인정되지 아니하여(헌재 2013. 8. 29. 2012헌마886 참조)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춘천강간살인 사건은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과 증거조작 등으로 청구인 정○○이 무고하게 강간치사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장기간 복역하게 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청구인 정○○의 배우자, 자녀, 형제인 청구인 이○○ 등은 가족 구성원인 청구인 정○○과의 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인격상을 형성해 나갈 기회를 상실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와 명예의 훼손을 감당하여 왔다. 따라서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 직접적인 방법은 바로 청구인 정○○에 대한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선고하여 청구인 정○○의 무고함을 밝히고, 형사보상을 통해 그릇된 형의 집행에 대해 보상하고 그 취지를 공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구인 이○○ 등은 비로소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사회의 부정적 평가에서 벗어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사위원회 역시 과거사정리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작성한 2007년 하반기 조사보고서에서 “국가는 위법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를 구제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기재함으로써, 명예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로서 재심절차를 이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살피건대 청구인 정○○이 2008. 2. 12.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여 2008. 11. 28. 무죄판결이 선고되었고(춘천지방법원 2008재고합1), 위 판결이 확정된 이후 법원의 형사보상결정(춘천지방법원 2011코169)에 따라 청구인 정○○이 2012. 10. 19.까지 총 960,249,600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으며, 위 형사보상결정이 2012. 5. 23.자 관보 제17768호에 게재되어 청구인 정○○에 대해 무죄판결이 확정되어 형사보상청구권이 발생한 사실이 공시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처럼 청구인 정○○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져 청구인 이○○ 등이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고 오히려 국가의 조직적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가족이라는 점이 밝혀진 이상, 피청구인 법무부장관은 청구인 정○○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과거사위원회는 2007. 12. 4.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결정 요지가 첨부된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춘천강간살인 사건이 ‘강간치사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지 못할 경우 관계기관을 문책하겠다는 시한부검거령이 떨어지자, 청구인 정○○을 범인으로 검거해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 및 증거조작으로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한 사건’임을 공식적으로 알렸으며,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하여 춘천강간살인 사건을 포함하여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사위원회가 발간한 조사보고서를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는 등,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와 과거사위원회가 청구인 정○○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아울러 이를 통해 청구인 정○○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음이 인정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처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명예회복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다. 청구인 이○○ 등의 화해권유 부작위에 관한 심판청구 (1)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의견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는 보충적인 것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인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이행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청구인 정○○이 사망한 경우에야 비로소 인정된다고 할 것인바, 이에 관해 살펴본다.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은 2010. 12. 31. 제1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속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과거사 관련 권고사항 등 처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 한다)를 마련하고, 직접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이 되어 위원회로 하여금 과거사정리법 제32조 제4항에 따른 권고의 이행계획, 이행상황의 점검·관리와 그 밖에 권고의 이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하는 등(권고규정 제3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국가기관의 사과나 화해권유를 위한 각종 조치가 적절하게 이행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한 이 사건에 국한된 것은 아니나 역사기록을 정정하거나 평화인권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과거사정리법에 의해 진실규명된 사건의 가해자가 전반적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스스로 뉘우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기 위한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수행해 왔으며, 이는 피해자인 청구인 정○○이 사망한 2021. 3. 29.까지 계속되었다. 다만 구성원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청구인 정○○에게 직접 사과한 사실이 없고(2020. 5. 1.자 경찰청장의 사실조회 회신 참조), 검찰총장 역시 2019. 6. 25. 과거사 관련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춘천강간살인 사건을 포함시키지 아니하는 등 청구인 정○○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청구인 법무부장관은 과거사위원회가 진실규명결정을 한 모든 인권침해사건 등에 대하여 범정부차원에서 일괄 처리하기로 하는 이행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한 바 있고,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은 국민적 화해와 통합을 위한 사과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 단위 화해·위령시설 조성사업과 연계한 포괄적인 국가사과 처리를 계획한 후 추진 중이다. 또한 과거사위원회는 사건의 경위, 피해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된 진실규명결정통지서를 청구인 정○○ 뿐만 아니라 청구인 정○○에게 직접 가혹행위를 하고 증거를 조작한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위법을 발견하지 못한 채 청구인 정○○을 기소한 검사 등을 포함한 참고인 16명에게 모두 등기우편으로 송달함으로써(2020. 4. 14.자 국가기록원장의 사실조회 회신 참조) 가해자가 규명된 진실의 내용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참회의 마음을 가지고 피해자인 청구인 정○○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였다. 물론 이러한 조치들이 청구인 정○○의 기대에 다소 미흡할 수는 있다. 그러나 화해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내심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반성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것이어서 외부에서 강제할 수 없고(헌재 1991. 4. 1. 89헌마160 참조), 피청구인들이 독자적인 의사와 판단만으로는 이를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의 각 기관과 과거사위원회가 포괄적인 국가사과를 계획하고, 진실규명결정통지서를 가해자들에게 송달하는 등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고 피해자가 용서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였다면, 이러한 조치가 청구인 정○○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청구인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인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이행한 이후 청구인 정○○이 사망한 이상,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에 대하여 가해자와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재차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작위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2)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위헌의견 (가) 작위의무 해태 여부 1) 먼저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정○○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였는지를 살펴본다. 과거사정리법 제39조는 위원회와 정부가 가해자와 피해자·유족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청구인들로서는 가해자에게 참회의 마음을 겉으로 표시하거나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내심의 의사에 반하여 화해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나, 최소한 교육이나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화해에 이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는 취해야 한다. 그런데 2020. 4. 14.자 국가기록원장의 사실조회 회신, 2020. 4. 17.자 법무부장관의 사실조회 회신, 2020. 5. 1.자 경찰청장의 사실조회 회신 등을 포함하여 이 사건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이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에 명시된 가해자와 화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없다. 또한 과거사위원회는 진실규명결정에서 ‘이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가혹행위를 가하고 자백을 받고 증거를 조작한 경찰에게 책임이 있고’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춘천강간살인 사건에서는 청구인 정○○에게 직접 가혹행위를 하고 증거를 조작한 개인 뿐 아니라 국가경찰 조직 전체가 가해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 5. 1.자 경찰청장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경찰청장이 국가경찰 조직 전체를 대표하여 춘천강간살인 사건과 관련하여 청구인 정○○에게 과거 자행된 불법행위를 반성하거나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사과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된다. 나아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게 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고 정하고 있고,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에 관해서 사법경찰관리를 지휘·감독하며(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2호), 법무부장관은 다시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므로(검찰청법 제8조),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과 피청구인 법무부장관은 모두 범죄수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국가경찰 조직의 가혹행위 및 증거조작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은 춘천강간살인 사건과 관련하여 청구인 정○○에게 직접 사과한 사실이 없고,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는 검찰총장이 2019. 6. 25. 법무부에 설치된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라 과거사와 관련 대국민사과를 하기는 하였으나, 춘천강간살인 사건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본 조사 권고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청구인 정○○에 대한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비록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이 위령시설 준공 시점 등에 과거사와 관련하여 일괄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는 아직 내부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것만으로 청구인 정○○에 대한 사과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정○○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청구인 정○○이 가해자와 화해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르게 된 이상, 피청구인들은 가해자와 청구인 정○○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과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상 청구인 정○○이 사망한 2021. 3. 29. 이후에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의 각 기관이 청구인 정○○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에게 사과하였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고, 달리 청구인 이○○ 등이 가해자 개개인은 물론 소속 공무원들의 조직적 불법행위를 묵인한 국가를 용서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 사실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의무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1)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과 이를 근거로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피해자의 유족 사이의 화해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된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의 각 기관은 우선적으로는 진실규명결정 사건의 피해자 본인이 가해자와 진심으로 화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와 화해하지 못한 채 사망한 경우에는 그 유족이 가해자와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통합을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만일 피청구인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인 정○○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청구인 정○○과 가해자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청구인 정○○이 사망한 이후에도 유족인 청구인 이○○ 등과 가해자가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등 적절한 화해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작위의무의 불이행은 위헌임을 면할 수 없다. 2) 피청구인들은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루어진 2007. 11. 20.부터 피해자인 청구인 정○○이 2021. 3. 29. 사망할 때까지 십 수 년이 경과하는 동안 청구인 정○○과 가해자 사이의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청구인들은 춘천강간살인 사건을 포함한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사건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포괄적으로 균형 있게 처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1기 과거사위원회는 이미 2010. 12. 31. 그 활동을 모두 종료하여 포괄적인 처리를 위한 충분한 시간 역시 이미 도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사정리법에 제2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진실규명사건의 발생시기는 ‘1945년 8월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로 청구인 정○○을 포함한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진실규명결정이 이루어질 당시에 이미 고령이었으므로, 피청구인들로서는 이들이 가해자와 화해하고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더욱 신속하게 취하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거사위원회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진실규명결정을 한 사건은 총 8,450건으로,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에서 위와 같은 작위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소요되는 예산이나 노력이 정부의 예산 규모나 가용 인력의 규모에 비해 클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나아가 청구인 정○○의 사망사실은 여러 언론기관을 통해 보도된 바 있고, 청구인 이○○ 등은 청구인 정○○이 생존해 있던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청구인 정○○과 청구인 이○○ 등이 입게 된 피해의 회복이나 명예회복 및 가해자와의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의 이행을 요청해 왔으므로, 피청구인들은 피해자인 청구인 정○○의 사망 사실과 유족들의 존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은 가해자를 용서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사망한 청구인 정○○의 유족들에게도 여전히 가해자와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무의 해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처럼 이미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인 청구인 정○○, 유족인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였고, 예산이나 인력 부족 역시 피청구인들이 이러한 작위의무를 이행하는 데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된다고 볼 수도 없는 이상, 피청구인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 사이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다) 소결 가해자와 유족이 화해를 이루는 것은 피해자의 유족이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데, 피청구인들의 화해권유 부작위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피해자의 유족인 청구인 이○○ 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 (3) 주문의 표시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한 결론이 재판관 4인의 각하의견과 재판관 4인의 위헌의견으로 나뉘었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은 “재판부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한다.”고 정하면서, 단서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을 하는 경우 등에 한하여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라는 가중정족수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의 규정상 6인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경우 이외의 사항, 즉 헌법소원의 적법성 충족 여부에 관한 사항 등은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규정상 분명하다(헌재 1994. 6. 30. 92헌바23 참조). 특히 소송요건은 본안심리 및 본안판결의 요건이다. 본안에 관해 심리하기 위해서는 소송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소송요건의 선순위성’은 소송법의 확고한 원칙으로, 이는 헌법재판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심판에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에 대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하며, 이에 이르지 못한 경우 헌법재판소로서는 본안판단에 나아갈 수 없으므로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한다. 나아가 심판청구가 각하된 경우에는 적법요건의 흠결이 보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보정하여 다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나(헌재 2001. 12. 20. 2001헌마484 참조), 심판청구가 기각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 의해 동일한 심판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것이 청구인에게 더 유리하기도 하다. 따라서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가 적법성을 충족한 것인지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과반수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각하함이 마땅하다.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대한 각하의견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뿐만 아니라 위헌의견인 재판관 이미선 역시 4인의 재판관이 각하의견, 4인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인 경우 주문은 각하로 표시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함께 하였다. 7.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 정○○의 심판청구 중 명예회복 부작위 및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청구인 정○○의 사망으로 심판절차가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고, 이 사건 심판청구 중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명예회복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부분 결정에 대해서는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부분 결정에 대해서는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문형배의 위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으며, 아래 10.과 같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주문표시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다. 8.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명예회복 부작위 부분에 관한 반대의견 우리는 법정의견과 달리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는 적법하며 이로 인해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은 위헌의견을 밝힌다. 가. 먼저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였는지를 살펴본다.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에 따라 피청구인들이 부담하는 작위의무는 통상적인 형사소송절차를 통한 구제가 아니라 별도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말한다. 과거사정리법 제36조 제1항이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하여 명예회복을 정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는 것은 과거사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유가족이 오랜 기간 사회적 비난과 고립 속에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명예회복을 통해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매우 절실하고 긴요함을 고려한 것인데, 이러한 고통은 일반적인 형사소송절차나 형사보상절차로는 충분히 회복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춘천강간살인 사건은 국가 소속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청구인 정○○과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고 오랜 기간 고통을 겪게 된 사건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및 형사보상법에 의한 절차인 재심청구와 무죄판결의 선고, 형사보상결정 및 보상결정의 관보 공시 등은 공무원들이 불법적으로 야기한 부당한 상태를 바로잡은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이것만으로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을 위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 검사는 청구인 정○○에 대한 재심무죄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 및 상고를 하였다가 모두 기각되었는데, 이처럼 국가가 피해자의 자발적 명예회복 노력에 협조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항소 및 상고를 하였음이 명백한 이상 재심의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작위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외에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이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홈페이지에 과거사위원회가 발간한 조사보고서를 게시하고 있기는 하나, 그 양이 방대하고 일반인들이 이를 검색하여 찾아보기 어려워 이를 피해자나 그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달리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였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여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러한 작위의무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본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실규명결정이 이루어진 사건의 피해자 및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되는 것으로, 피청구인들을 포함한 정부 각 기관들이 이행하여야 할 매우 중대하고도 긴요한 책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은 이미 진실규명결정이 이루어진 날부터 충분한 시간이 도과하였고, 명예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객관적 장애사유 역시 인정되지 아니함에도 상당한 기간이 도과한 현시점까지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바, 여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일반적인 인격권에는 사람이나 그 인격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객관적·외부적 가치평가를 의미하는 개인의 ‘명예’에 관한 권리가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헌재 2014. 6. 26. 2012헌마757 참조), 피청구인들의 명예회복 부작위는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인격권을 침해한다. 9.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문형배의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관한 위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우리는 화해권유 부작위가 청구인 이○○ 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위헌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나, 명예회복 부작위와 화해권유 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에서 작위의무 이행 여부를 각기 달리 판단하게 된 이유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보충의견을 밝힌다. 가. 과거사정리법은 제32조 제4항에서 과거사위원회가 종합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 진실규명사건 피해자, 희생자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국가가 하여야 할 조치(제1호), 진실규명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법적·정치적 화해조치에 관한 사항(제5호)에 관한 권고를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실규명사건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실규명결정을 한 과거사위원회가 각 사건의 경위와 특성,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범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적절한 구제수단을 특정하여 권고할 수 있을 것임을 전제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사위원회의 구체적인 권고사항이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화해를 권유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일차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사위원회는 과거사정리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작성한 ‘2007년 하반기 조사보고서’ 제1350면에서 춘천강간살인 사건 진실규명결정에 따른 권고사항으로 “국가는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는 위법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를 구제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는바, 이를 기준으로 피청구인들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는지를 살펴본다. 나. 명예회복과 관련하여, 청구인 정○○은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고, 2012. 10. 19.까지 총 960,249,600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으며, 위 형사보상결정은 2012. 5. 23.자 관보 제17768호에 게재되었다.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한 것은 결국 장기간 동안 범죄자의 배우자, 자녀, 형제라는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로 인해 고통받았던 청구인 이○○ 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의 이행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청구인들이 피해자의 유가족인 청구인 이○○ 등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작위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 화해권유와 관련하여, 과거사위원회가 국가에게 춘천강간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청구인 정○○과 그 가족인 청구인 이○○ 등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 법무부장관은 물론 경찰청장도 청구인 정○○이나 청구인 이○○ 등에게 직접 사과한 사실이 없고, 검찰총장 역시 2019. 6. 25. 과거사 관련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춘천강간살인 사건을 포함시키지 아니하였다.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이 전국 단위 화해·위령시설 조성사업과 연계하여 포괄적인 국가사과를 처리할 계획이라고는 하나, 이미 완공된 추모시설은 노근리평화공원, 거창사건추모공원,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제주 4·3평화공원,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이며 현재 조성 예정 중인 위령시설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를 위한 위령시설로 모두 불법행위로 인한 집단학살 또는 전쟁으로 인한 다수의 희생과 관련된 것이다. 반면 춘천강간살인 사건은 가혹행위, 증거조작, 수사상의 위법을 간과한 공소제기 및 판결 선고라는 청구인 정○○ 개인에 대한 국가적 조작사건으로 청구인 정○○이나 유족인 청구인 이○○ 등에게 직접 개별적으로 사과하여야 할 사안이지, 여타의 집단학살 사건 등과 함께 포괄적으로 사과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건도 아니며 이러한 형식의 사과가 적절하지도 아니하다. 따라서 피청구인들이 청구인 정○○에게 사과하지 아니한 채로 청구인 정○○이 사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유족인 청구인 이○○ 등에게 사과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은 청구인 이○○ 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한다. 10.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관한 주문표시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헌법 제113조 제1항은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본문은 이에 열거되지 아니한 결정의 경우에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적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인 각하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 대한 각하의견은 “재판부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본문의 해석상 이 사건에서 기각결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본문의 ‘사건에 관한 결정’은 종국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안판단에 나아가기 위한 전제로서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결정은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본문의 ‘사건에 관한 결정’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일반적으로 본안판단조차 받지 못한 것보다는 본안판단의 기회는 가졌다는 점에서 기각결정이 각하결정에 비해 청구인에게 유리하다. 이론상 적법요건의 흠결이 보정가능한 것일 경우에는 이를 보정한 후 심판청구를 다시 할 수 있다고는 하나 실무상 이러한 예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각하결정이 기각결정에 비해 당사자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대한 각하의견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각하의 이유로 들고 있는바, 이러한 적법요건의 흠결은 보정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또한 심판청구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과 적법요건을 갖춘 것이라는 의견이 동수로 어느 것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 헌법재판소가 각하결정을 선고하게 되면, 헌법소원심판을 통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나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당사자의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제약하는 결과를 야기하는바, 이는 당사자의 권리구제의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아니하다. 다. 결국 청구인 이○○ 등의 심판청구 중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는, 각하의견이 재판관 4인으로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본문에 규정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과반수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므로 각하결정을 할 수 없고, 화해권유 부작위가 청구인 이○○ 등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재판관 4인으로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규정된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하여 인용결정도 할 수 없으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각하의견 4인, 위헌의견 5인으로 위헌의견이 다수이나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한 경우와 동일하게(헌재 2000. 2. 24. 97헌마13등; 헌재 2020. 10. 29. 2016헌마86 참조), 이 부분 심판청구를 기각할 수밖에 없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형사보상법
법무부
국가배상법
과거사정리법
명예회복
행정안정부
화해권유
2021-10-01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9헌마1009
변호사시험법 제6조 제2호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마1009 변호사시험법 제6조 제2호 위헌확인 【청구인】 송○○, 국선대리인 변호사 정기용 【선고일】 2021. 8. 31.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어, 2014. 10. 14.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처하는 형의 선고를 받고(2014고단1714), 항소하였으나 2015. 6. 5. 기각되었고(수원지방법원 2014노6347), 2015. 11. 26. 상고 역시 기각되어(대법원 2015도9695) 그 형이 확정되었다. 청구인은 항소심 판결 선고 시 법정 구속되었고 2016. 8. 13. 가석방되었다. 나. 청구인은 2019. 3.경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2019학년도 1학기에 법조윤리 과목을 이수하고, 2019. 8. 3. 실시 예정인 ‘2019년도 제10회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하고자 하였으나 법무부로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전과기록 때문에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해당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변호사시험 응시 결격사유에 관한 변호사시험법 제6조 제2호가 청구인과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처벌을 받은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9. 9.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변호사시험법 제6조 제2호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적용되는 한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위 조항이 아무런 예외 없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일정한 사람’에 대하여 5년 간 응시를 제한한 것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된 것) 제6조 제2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된 것) 제6조(응시 결격사유) 제4조에 따라 공고된 시험기간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그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2.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집행이 끝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관련 조항]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된 것) 제4조(시험의 실시 및 공고) ① 법무부장관은 매년 1회 이상 시험을 실시하되, 그 실시계획을 미리 공고하여야 한다. 제5조(응시자격) ① 시험에 응시하려는 사람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하여야 한다. 다만, 제8조 제1항의 법조윤리시험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하기 전이라도 응시할 수 있다. 변호사시험법 시행령(2009. 8. 28. 대통령령 제21706호로 제정된 것) 제3조(응시자격) ① 법 제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학전문대학원”이라 한다)의 석사학위를 취득하기 전에 법 제8조 제1항의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하려는 사람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1호의 법조윤리과목을 이수하여야 한다. 사면법(2012. 2. 10. 법률 제11301호로 개정된 것) 제3조(사면 등의 대상) 사면, 감형 및 복권의 대상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 특별사면 및 감형: 형을 선고받은 자 3. 복권: 형의 선고로 인하여 법령에 따른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 제5조(사면 등의 효과) ① 사면, 감형 및 복권의 효과는 다음 각 호와 같다. 2. 특별사면: 형의 집행이 면제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이후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 3. 내지 4. 생략 5. 복권: 형 선고의 효력으로 인하여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실형을 선고받게 된 구체적 사유를 묻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진지한 양심을 지키고자 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법조인이 될 기회를 상당기간 제한하는 것으로 직업선택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여 주는 제도이므로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이를 제기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권리보호의 이익은 헌법소원의 제기 당시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결정 당시에도 존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제기 당시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 등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됨으로써 그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 등을 취소할 실익이 없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고, 다만 그러한 경우에도 동종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다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7. 3. 27. 92헌마273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2019. 8. 3. 실시된 2019년도 제10회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으나,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인 2019. 12. 31. 복권되어, 형 선고의 효력으로 인하여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하였으며(사면법 제5조 제1항 제5호 참조), 2020. 8. 1. 실시된 2020년도 제11회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합격하였다.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제한 상황은 종료되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툴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에 대해 일괄하여 특별사면·복권이 이루어져 청구인이 주장하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없다.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의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변호사시험법 제6조 제3호가 ‘변호사로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자들을 변호사의 업무에서 배제시켜야 할 중요한 공익상의 필요성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범죄행위의 종류를 한정하지 않고 집행유예기간이 지난 후에도 2년간 변호사시험 응시 자체를 제한하였다고 하더라도,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변리사 등 자격시험에서 시험응시의 결격사유를 두지 않거나 결격기간 및 그 기준일시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대한 차별취급이라고 볼 수는 없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헌재 2013. 9. 26. 2012헌마365 참조)고 판단하여 범죄전력에 기초한 응시결격조항에 관하여 헌법적 해명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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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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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20헌마125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마12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1. 박○○, 2. 이○○,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로티스 담당변호사 이진서, 김종현, 안병준 【피청구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선고일】 2021. 8. 31. 【주문】 피청구인이 2019. 10. 31.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19년 형제37276호 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9. 10. 31. 청구인들에 대하여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19년 형제3727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청구인 박○○ 『청구인 박○○은 성남시 분당구에 ‘○○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상호로 등록한 공인중개사이고, 청구인 이○○은 위 사무소에 소속된 중개보조원이다. 개업공인중개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청구인 박○○은 성남시 분당구 (주소생략) 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 임대차계약을 중개함에 있어서 2019. 4. 26. 및 같은 달 29., 같은 해 5. 4. 청구인 이○○으로 하여금 위 오피스텔을 중개의뢰인들에게 설명하게 하였다. 이로써 청구인 박○○은 청구인 이○○에게 자기의 성명과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였다.』 (2) 청구인 이○○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청구인 이○○은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오피스텔을 중개의뢰인들에게 설명함으로써, 청구인 박○○의 성명과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였다.』 나. 청구인들은 2020. 1. 2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청구인 이○○은 청구인 박○○에게 고용된 중개보조원으로서 중개의뢰인들에게 중개대상물을 안내하였을 뿐이고, 이는 중개보조 업무의 범위 내에 있는 행위이므로 공인중개사법 제19조가 금지하고 있는 ‘개업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라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쟁점 및 관련조항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 이○○이 중개대상물을 고객에게 설명한 점이 공인중개사법(이하 개정 연혁에 관계없이 ‘법’이라 한다) 제19조에서 금지하는 ‘개업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조항 구 공인중개사법(2014. 1. 28. 법률 제12374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중개”라 함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 2. “공인중개사”라 함은 이 법에 의한 공인중개사자격을 취득한 자를 말한다. 3. “중개업”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4. “개업공인중개사”라 함은 이 법에 의하여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한 자를 말한다. 6. “중개보조원”이라 함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서 개업공인중개사에 소속되어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 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자를 말한다. 공인중개사법(2014. 1. 28. 법률 제12374호로 개정된 것) 제19조(중개사무소등록증 대여 등의 금지) ① 개업공인중개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거나 자기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양도 또는 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②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양수 또는 대여 받아 이를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공인중개사법(2005. 7. 29. 법률 제763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9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7. 제1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하거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대여한 자 또는 다른 사람의 성명·상호를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거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양수·대여받은 자 4. 판단 가.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들의 지위 청구인 박○○은 성남시 분당구 (주소생략)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이 사건 중개사무소’라 한다)라는 상호로 등록한 공인중개사이고, 청구인 이○○은 청구인 박○○에게 소속된 중개보조원이다. (2)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중개 경위 (가) 이 사건 오피스텔의 소유자인 김○○는 2019. 4. 초순경 청구인 박○○에게 임대차계약 중개를 의뢰하였다. 그 무렵 결혼을 앞둔 장○○, 오○○(이하에서는 두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임차인 측’이라 통칭한다) 역시 청구인 박○○에게 신혼집으로 거주하기에 적당한 부동산을 문의하였고, 중개보조원인 청구인 이○○은 2019. 4. 26. 임차인 측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을 추천하면서 집을 보여주었다. (나) 임차인 측은 2019. 4. 29. 이 사건 중개사무소를 다시 방문하였고 청구인 박○○의 안내와 설명에 따라 이 사건 오피스텔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았다. 이 때 청구인 박○○은 이 사건 오피스텔의 등기부등본을 제시하면서 2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설정되어 있다는 점과 김○○로부터 전달받은 임대차계약 조건(임대차보증금 2억 2,000만 원, 계약금 1,100만 원, 잔금 및 인도일자 2019. 5. 17., 임대인은 2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잔금 이전에 말소하기로 함)을 직접 설명하였다. 이에 임차인 측도 임대차계약 조건에 동의하며 김○○에게 가계약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송금하였고, 정식 임대차계약은 2019. 5. 4. 이 사건 중개사무소에서 체결하기로 하였다. (다) 그 후 청구인 박○○은 김○○와 임차인 측에게 토요일인 2019. 5. 4.에는 선약이 있어 평일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어떤지 문의하였으나 임차인 측은 직장 근무시간 문제로 토요일 외에는 참석이 어렵다고 답변하였다. 이에 청구인 박○○은 계약당사자 쌍방의 승낙을 얻어 임대차계약서를 미리 작성한 후 청구인 이○○이 입회한 상태에서 계약서에 최종 서명·날인하기로 하였다. (라) 청구인 박○○은 2019. 5. 3. 위 (나)항의 조건을 기재한 임대차계약서 3부를 미리 작성·출력한 다음 청구인 이○○에게 전달하였고, 청구인 이○○은 2019. 5. 4. 이 사건 중개사무소에서 김○○와 임차인 측에게 계약서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준비된 위 계약서의 잔금 지급일을 5. 17.에서 5. 16.로 변경해달라는 임차인 측의 요청에 따라, 청구인 이○○은 청구인 박○○에게 연락한 후 잔금 지급일만 수정한 계약서를 새롭게 출력하였고 이어서 ‘임대인’란에 김○○의 서명을, ‘임차인’란에 장○○의 서명을 받은 다음 ‘개업공인중개사’란에 청구인 박○○을 대신하여 서명·날인하였다. (3) 임대차계약 체결 후의 사정 (가) 임차인 측은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약 당일 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2019. 5. 16.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중 1억 7,600만 원을 김○○에게 송금하였다. 그럼에도 계약서에 기재된 날짜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않자 청구인 박○○을 통해 김○○의 의무 이행을 촉구하였다. 청구인 박○○은 김○○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 이행 여부와 계획에 관한 의견을 확인한 다음 ‘계약금 1,1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은 상태에서 임차인이 즉시 이 사건 오피스텔을 인도받고, 2019. 5. 31.까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않으면 임대인은 계약금의 배액과 이사비용을 배상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쌍방에 제시하였다. (나) 임차인 측은 청구인 박○○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는 임차인 측의 요청에 따라 2019. 5. 16. 1억 7,600만 원을, 다음 날인 5. 17. 1,100만 원을 반환하면서 임대차계약이 해제되었음을 통지하였다 . (다) 이후 임차인 측은 2019. 5. 20.과 21. 두 차례에 걸쳐 성남시 분당구청장에게 ‘청구인 박○○의 불성실한 중개로 임대차계약이 해제되어 신고한다. 2019. 5. 4. 개업 공인중개사인 청구인 박○○의 부재로 중개보조인인 청구인 이○○이 임대차계약서의 개업공인중개사란에 서명·날인을 하는 등 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의 민원신청서를 접수하였다. (라) 민원을 접수한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청구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과 오○○에 대한 전화 진술 청취를 거쳐 2019. 10. 11. 청구인 이○○이 청구인 박○○을 대신하여 임대차계약서에 서명·날인한 행위는 관련 판결(수원고등법원 2017. 3. 30. 선고 2016누50183 판결)에 따라 문제 삼지 않으면서도, 청구인 이○○이 이 사건 오피스텔을 중개의뢰인들에게 설명한 점은 법 제19조를 위반하였다며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고,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송치된 기록을 바탕으로 2019. 10. 3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판단 (1) 법 제2조 제1호는 “중개라 함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호는 “중개보조원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서 개업공인중개사에 소속되어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 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부동산중개업법(2005. 7. 29. 법률 제763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38조 제2항 제3호에서 “중개업등록증 또는 공인중개사자격증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대여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양수·대여 받은 자”에 대한 처벌규정만을 두고 있다가, 2005. 7. 29.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면서 위 법률 제49조 제1항 제7호에서 현행 법과 같이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거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대여한 자 또는 다른 사람의 성명·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거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양수·대여 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처벌범위를 확대하였다. 그렇다면 법 제49조 제1항 제7호가 금지하고 있는 ‘중개사무소등록증의 대여’란 다른 사람이 그 등록증을 이용하여 공인중개사로 행세하면서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행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자격증 자체를 빌려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같은 관점에서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란 다른 사람이 스스로 공인중개사로 행세하면서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무자격자가 실질적으로 중개 업무를 행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묵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34 판결,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도2490 판결 참조). 결국 법 제19조의 내용과 체계 그리고 연혁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위 조항이 금지하는 ‘개업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중개의 경위와 내용 및 보수 수령 형태 등 중개행위의 전 과정을 살펴 중개보조원을 비롯한 무자격자가 실질적으로 중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를 검토함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 (2) 이 사건에서 중개보조원인 청구인 이○○이 2019. 4. 26. 임차인 측에게 집을 보여준 사실과 2019. 5. 4. 청구인 박○○을 대신하여 계약당사자들에게 임대차계약서를 교부하고 임대차계약서의 개업공인중개사란에 서명·날인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수사기록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청구인들이 법 제19조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가) 법 제2조 제6호에서는 청구인 이○○과 같은 중개보조원을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서 개업공인중개사에 소속되어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 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청구인 이○○이 2019. 4. 26. 임차인 측에게 집을 보여주고 안내한 행위는 법에서 정한 중개보조원의 전형적인 업무 영역인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개업공인중개사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 피청구인은 2019. 4. 29.에도 청구인 이○○이 임차인 측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을 설명하였다고 보았지만, 수사기록 어디에도 이러한 피의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을 수 없으며, 오히려 수사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은 청구인 박○○이 위 일시에 직접 임차인 측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을 안내·설명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과 민원 신청을 한 오○○ 역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점을 알 수 있다. 청구인들과 오○○의 진술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청구인 박○○은 2019. 4. 29. 이 사건 중개사무소를 다시 방문한 임차인 측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을 직접 안내하고 등기부등본을 제시하면서 위 오피스텔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점과 임대를 의뢰한 김○○로부터 전달받은 임대차계약 조건을 설명하였고, 이러한 설명을 들은 임차인 측은 계약 조건에 동의하면서 가계약금까지 송금하였다. 이와 같이 청구인 박○○은 2019. 4. 29. 임차인 측에게 중개대상물과 계약 조건에 관한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항을 직접 설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 한편 2019. 5. 4.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중개보조원인 청구인 이○○이 단독으로 입회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청구인 박○○은 임대차계약 체결이 예정된 위 일시에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어 계약당사자들에게 계약 체결 일시의 변경을 요청하였는데 임차인 측의 사정으로 날짜를 변경할 수 없게 되자 쌍방의 승낙을 얻어 미리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후 청구인 이○○에게 교부하면서 자신을 대행하여 당사자들의 서명을 받도록 하였다. 또한 임차인 측의 요청으로 임대차계약서의 잔금 지급 일시를 변경할 때에도 청구인 박○○은 청구인 이○○에게 전화 통화로 계약서 수정 업무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라) 더욱이 임대차계약 체결 후 계약의 이행 여부에 관하여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자 청구인 박○○은 직접 당사자들과 연락하면서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중개 의뢰 단계에서부터 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 전체를 놓고 볼 때, 청구인 박○○은 중개대상물의 현황과 계약의 조건 및 이행에 관한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항을 직접 설명하였으며, 반대로 중개보조원인 청구인 이○○으로 하여금 그 업무 범위를 벗어나 실질적으로 중개 업무를 행하도록 지시하거나 묵인하였다고 볼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마) 여기에 청구인들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청구인 이○○은 청구인 박○○으로부터 매달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는 고용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청구인들 사이의 이러한 계약상 내지 법적 지위를 놓고 볼 때 개업공인중개사인 청구인 박○○이 중개보조원인 청구인 이○○에게 실질적인 중개 업무를 지시하거나 묵인할 경제적 이유를 비롯한 다른 동기를 찾기도 어렵다. 다. 소결론 이와 같이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만으로는 청구인 이○○이 중개대상물을 안내·설명한 행위를 두고 ‘개업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중개 업무를 하게 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음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을 상대로 법 제19조 위반을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임대차계약
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법
계약
2021-09-08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20헌바100
구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바100 구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김○○, 대리인 변호사 정재원 【당해사건】 전주지방법원 2019고정175 도로교통법위반 【선고일】 2021. 8. 31. 【주문】 구 도로교통법(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되고, 2019. 12. 24. 법률 제16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1항 본문 중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갓길(「도로법」에 따른 길어깨를 말한다)로 통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분, 구 도로교통법(2016. 1. 27. 법률 제13829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6조 제3호 중 제60조 제1항 본문 가운데 위 해당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4. 14. 승용차를 운전하여 고속도로 갓길로 통행하였고, 교통경찰관에게 단속되어 범칙금 60,000원의 납부통고서를 받았다. 청구인은 위 범칙금 통고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전주완산경찰서장은 청구인에 대하여 즉결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었다(전주지방법원 2018조1경112). 나. 전주완산경찰서는 청구인을 도로교통법위반으로 인지하였고,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 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갓길로 통행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고속도로 갓길로 약 500m를 통행하였다.’라는 도로교통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 청구되어, 벌금 2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전주지방법원 2019고약1618). 이에 청구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그 소송(전주지방법원 2019고정175) 계속 중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제156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0. 1. 8. 기각되자(전주지방법원 2019초기412),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제156조 제3호, 제165조에 대하여 2020. 2.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전체 및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3호 전체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통고처분 불이행자 등에 대한 즉결심판 청구 등에 관하여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165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즉결심판 사건이 아니므로, 위 조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그 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도로교통법(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되고, 2019. 12. 24. 법률 제16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1항 본문 중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갓길(「도로법」에 따른 길어깨를 말한다)로 통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분(이하 ‘금지조항’이라 한다), 구 도로교통법(2016. 1. 27. 법률 제13829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6조 제3호 중 제60조 제1항 본문 가운데 위 해당 부분(이하 ‘처벌조항’이라 하고, ‘금지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도로교통법(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되고, 2019. 12. 24. 법률 제16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갓길 통행금지 등) ①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차로에 따라 통행하여야 하며, 갓길(「도로법」에 따른 길어깨를 말한다)로 통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긴급자동차와 고속도로등의 보수·유지 등의 작업을 하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도로교통법(2016. 1. 27. 법률 제13829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6조(벌칙)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3. 제22조, 제23조, 제29조제4항부터 제6항까지, 제53조의2, 제60조, 제64조, 제65조 또는 제66조를 위반한 사람 [관련조항] 도로교통법(2016. 12. 2. 법률 제14356호로 개정된 것) 제165조(통고처분 불이행자 등의 처리)① 경찰서장 또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즉결심판이 청구되기 전까지 통고받은 범칙금액에 100분의 5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한 사람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제163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2. 제164조 제2항에 따른 납부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사람 ② 제1항 제2호에 따라 즉결심판이 청구된 피고인이 즉결심판의 선고 전까지 통고받은 범칙금액에 100분의 50을 더한 금액을 내고 납부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경찰서장 또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피고인에 대한 즉결심판 청구를 취소하여야 한다. ③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 또는 제2항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벌 받지 아니한다. 도로법(2016. 12. 2. 법률 제14338호로 개정된 것) 제50조(도로의 구조·시설 기준 등)도로의 구조 및 시설, 도로의 안전점검, 보수 및 유지·관리의 기준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되, 도로공사에 따르는 자연생태계의 훼손 및 인근 주민 등의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도로구조나 교통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하여야 한다. 구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2009. 2. 19. 국토해양부령 제101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6. 국토교통부령 제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규칙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9. “길어깨”란 도로를 보호하고 비상시에 이용하기 위하여 차도에 접속하여 설치하는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나.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에 청구인과 같이 졸음쉼터 표지판을 보고 졸음쉼터로 가기 위해서 갓길을 약 500m 통행한 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다. 처벌조항은 갓길 통행금지 위반의 경중에 관계없이 형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청구인은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므로, 금지조항 중 ‘부득이한 사정’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처벌조항이 갓길 통행금지 위반 행위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므로,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살펴본다. (3) 청구인은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에 청구인과 같이 졸음쉼터 표지판을 보고 졸음쉼터로 가기 위해서 갓길을 약 500m 통행한 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국 법원의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금지조항 중 ‘부득이한 사정’ 부분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 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00. 2. 24. 99헌가4 참조). (2) 판단 (가) 고속도로는 자동차의 고속 운행에만 사용하기 위하여 지정된 도로이고, 자동차전용도로는 자동차만 다닐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이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호, 제3호).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이하 ‘고속도로 등’이라 한다)는 일반도로에 비하여 최고속도가 높고 최저속도의 제한이 있는 특징이 있다(도로교통법 제17조 제1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 도로교통법은 제5장에서 고속도로 등에서의 특례를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등에서는 원칙적으로 횡단‧유턴‧후진이 금지되고(제62조), 자동차 외의 차마 또는 보행자의 통행‧횡단이 금지되며(제63조), 정차‧주차가 금지되는 등(제64조)의 통행방법상 특례가 적용된다. 이처럼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고속도로 등에서 도로의 손괴, 교통사고 등이 발생하는 경우,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져 다수인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도로교통법 역시 고속도로 등에서는 경찰공무원이 위험방지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제58조),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59조),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운전자에게 고장자동차의 표지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66조, 제67조). (나) 갓길이란 도로를 보호하고 비상시에 이용하기 위하여 차도에 접속하여 설치하는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앞서 본 것처럼 고속도로 등은 자동차들이 일반도로에 비하여 고속으로 주행하여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긴급자동차 등이 위험 발생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 등에서 비상시에 신속히 갓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제거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수 있게 하려면 평상시에는 이에 대한 통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금지조항은 자동차의 운전자가 고속도로 등에서 갓길로 통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다) ‘부득이’의 사전적 의미는 ‘마지못하여 하는 수 없이’로, 금지조항은 부득이한 사정의 하나로 ‘자동차의 고장’을 예시하고 있다. 고속도로 등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는 경우, 긴급하게 차로로부터 대피하지 않으면 고속으로 주행하는 다른 자동차들과 연쇄적으로 추돌하여 인명과 재산에 상당한 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자동차의 고장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갓길 통행이 허용되는 것이다. 또한 구 도로교통법(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되고, 2019. 12. 24. 법률 제16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1항 단서는 긴급자동차, 예컨대 소방차, 구급차, 혈액 공급차량 등과 고속도로 등의 보수·유지 등의 작업을 하는 자동차 등에 대해 갓길 통행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용도의 자동차에 대해서는 갓길 통행을 허용하는 것이 갓길 설치 목적이나 도로교통법의 목적에 보다 부합하기 때문이다. (라) 한편, 자동차가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는 중에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률에 구체적이고 일의적인 기준이 제시될 경우 갓길 통행이 불가피한 예외적인 사정이 포섭되지 않는 등으로 인하여 오히려 비상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금지조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갓길 통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규정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포섭할 수 있는 ‘부득이한 사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 결국 갓길의 설치 이유와 갓길 통행을 허용하는 위와 같은 도로교통법 조항, 그리고 ‘부득이’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여 보면,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이란 사회통념상 차로로의 통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수범자는 금지조항이 규정한 부득이한 사정이 어떠한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고,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확정될 수 있으므로, 금지조항 중 ‘부득이한 사정’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처벌조항의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야이다(헌재 2015. 3. 26. 2012헌바297 참조). 그리고 어떤 행정법규 위반행위에 대하여 행정질서벌인 과태료를 부과할 것인지 아니면 행정형벌을 부과할 것인지 또한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다(헌재 2014. 1. 28. 2011헌바174등 참조). (2) 앞서 본 것처럼 고속도로 등은 자동차들이 일반도로에 비하여 고속으로 주행하여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긴급자동차 등이 위험 발생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에 도로를 보호하고 비상시에 이용하기 위하여 갓길이 설치된 것이므로[구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2009. 2. 19. 국토해양부령 제101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3. 6. 국토교통부령 제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9호], 갓길이 그 본래의 설치목적에 따라 이용될 수 있도록 갓길 통행 금지의무의 준수를 담보할 필요성이 높다. 따라서 행정질서벌의 부과만으로는 갓길 통행을 충분히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형벌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처벌조항은 법정형을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선택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하한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 처벌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처벌조항으로 규율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162조가 규정한 ‘범칙행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162조 내지 제166조에서 정한 ‘범칙행위의 처리에 관한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갓길 통행 금지의무를 위반한 자에게는 그의 선택에 따라 형사적 제재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전과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절차가 추가적으로 보장되어 있다(헌재 2014. 8. 28. 2012헌바433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처벌조항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도로교통법
고속도로
갓길통행
승용차
2021-09-08
노동·근로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8헌마563
근로기준법 제63조 제2호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8헌마563 근로기준법 제63조 제2호 위헌확인 【청구인】 정○○ 【선고일】 2021. 8. 31.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7. 8. 25.부터 같은 해 10. 14.까지 ○○한우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한우농장’(이하 ‘이 사건 사용자’라 한다)에서 소들의 관리, 사료 제공, 분뇨 정리 등의 업무를 맡아 이 사건 사용자가 제공하는 농장 숙소에서 생활하며 근로하던 근로자이다. 청구인은 토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하여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자신이 예상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장과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2호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권리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8. 1. 29. 국선대리인 선임신청을 하고(2018헌사123), 2018. 6.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2호 전체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은 1일 8시간의 근로시간 제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로를 하더라도 이에 대한 가산임금을 받지 못하며,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 유급 휴일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제2호 중 ‘동물의 사육’ 가운데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일에 관한 규정’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적용의 제외) 이 장과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2. 동물의 사육, 수산 동식물의 채포(採捕)·양식 사업, 그 밖의 축산, 양잠, 수산 사업 [관련조항] 구 근로기준법(2012. 2. 1. 법률 제11270호로 개정되고, 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근로시간) ①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탄력적 근로시간제)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취업규칙에 준하는 것을 포함한다)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2주 이내의 일정한 단위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특정한 주에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특정한 날에 제50조 제2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다. 다만, 특정한 주의 근로시간은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하면 3개월 이내의 단위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특정한 주에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특정한 날에 제50조 제2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다. 다만, 특정한 주의 근로시간은 52시간을, 특정한 날의 근로시간은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1. 대상 근로자의 범위 2. 단위기간(3개월 이내의 일정한 기간으로 정하여야 한다) 3. 단위기간의 근로일과 그 근로일별 근로시간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③ 제1항과 제2항은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근로자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④ 사용자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자를 근로시킬 경우에는 기존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지 아니하도록 임금보전방안(賃金補塡方案)을 강구하여야 한다. 제52조(선택적 근로시간제) 사용자는 취업규칙(취업규칙에 준하는 것을 포함한다)에 따라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하면 1개월 이내의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1주간에 제50조 제1항의 근로시간을, 1일에 제50조 제2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다. 1. 대상 근로자의 범위(15세 이상 18세 미만의 근로자는 제외한다) 2. 정산기간(1개월 이내의 일정한 기간으로 정하여야 한다) 3. 정산기간의 총 근로시간 4. 반드시 근로하여야 할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종료 시각 5. 근로자가 그의 결정에 따라 근로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종료 시각 6.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구 근로기준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연장 근로의 제한) 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②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1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고, 제52조 제2호의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제52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③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와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제1항과 제2항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사태가 급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을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 없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④ 고용노동부장관은 제3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연장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면 그 후 연장시간에 상당하는 휴게시간이나 휴일을 줄 것을 명할 수 있다.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휴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제57조(보상 휴가제)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56조에 따른 연장근로·야간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하여 휴가를 줄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기후, 계절 등 자연적 조건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농업, 임업, 수산업, 축산업(이하 ‘농림수축산 사업’이라 한다) 근로자들에게 공장근로자와 같은 근로시간 등의 규제가 곤란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제정된 것인데, 생산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생산방식의 변화로 점차 이들 산업에 미치는 자연적 제약 요소는 감소되고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농림수축산 사업의 근로자들에게 무제한적인 연장근로를 허용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나. 농림수축산 사업 중에서도 기후, 계절 등 자연적 조건에 강하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존재하여 이들 분야의 근로자들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근로를 수행하는 근로자들과 달리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모든 농림수축산 사업 종사 근로자들을 일률적으로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청구기간에 대한 판단 (1)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헌재 2012. 6. 27. 2010헌마716; 헌재 2019. 8. 29. 2018헌바4). 여기서 청구기간 산정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날’을 가리킨다 할 것이고, 나아가 법령의 시행 후 어느 시점에 청구인이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침해받은 것을 알게 되었는지에 관하여 기록상 이를 인정할 명백한 자료가 없는 경우 권리구제 및 헌법질서의 유지라는 헌법소원의 기능에 비추어 가능한 한 청구인에게 유리한 해석을 함이 타당하다(헌재 2012. 6. 27. 2010헌마716 참조). (2) 청구인은 2017. 8. 25. 무렵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8. 1. 29. 국선대리인 선임신청을 하였으므로,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의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2017. 10. 1.부터 2017. 10. 9.까지의 근로에 대하여 2017. 11. 10. 임금(903,220원)을 수령하면서 기대하였던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음에 따라 급여상세내역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실을 인식하였고, 같은 달 14.에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가산임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와 달리 청구인이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실을 알았다고 볼 만한 명백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은 2017. 11. 14. 경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미지급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므로, 그때로부터 90일 이내에 청구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및 내용 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 및 제2호는 농림수축산 사업 또는 업무의 경우 사업의 성질 또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휴일·휴게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경우를 대비하여, 농림수축산 사업 근로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4장과 제5장의 근로시간·휴게·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농림수축산 사업 가운데 ‘동물의 사육’ 사업(이하 ‘축산업’이라 한다)에 대하여 규율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축산업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취지는 축산업의 경우 가축의 수정, 분만, 양육, 출하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어 가축의 생애 및 성장주기에 절대적으로 구속되고, 기상·기후 등 자연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근로시간과 휴식에 관한 근로기준법상의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축산업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의 제한(제50조), 연장근로 제한(제53조) 등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연장근로라는 개념 자체를 상정하기 어렵다. 또한 휴일 규정 역시 적용되지 않아 1주에 평균 1회 이상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주휴일 규정(제55조 제1항)이나 2018. 3. 20. 신설된 제55조 제2항에 따른 공휴일 규정도 적용되지 않게 되므로 휴일근로라는 개념도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근로자에게는 연장근로나 휴일근로에 대한 경제적 보상에 해당하는 가산임금에 관한 규정(제56조)도 적용될 여지가 없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사용자가 별도 취업규칙에서 근로시간이나 휴일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가산임금을 지급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 이 사건의 쟁점 헌법 제32조 제3항은 근로의 권리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하여 근로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은 육체적 정신적 긴장과 노동력의 과도한 소모로부터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근로자들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여가를 보장하기 위하여 적정한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해 정한 것으로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 따라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근로의 권리를 제한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도록 규정하여,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는 근로자들과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도 살펴보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근로의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여부도 함께 판단하게 될 것이므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라. 재판관 이영진의 기각의견 (1) 근로의 권리 침해 여부 (가) 심사기준 헌법 제32조 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조건이라 함은 임금과 그 지불방법,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휴일, 안전시설과 위생시설, 재해보상 등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하는 것에 관한 조건들로서,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을 법률로써 정한다는 것은 근로조건에 관하여 법률이 최저한의 제한을 설정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헌법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은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의 확보가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사회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는 개별 근로자의 인간존엄성 실현에 중요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와 그 사용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는 사항이어서 입법자가 이를 민주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경제적·사회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을 탄력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근로조건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이것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헌재 2011. 7. 28. 2009헌마408 참조). (나) 판단 심판대상조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사업’의 해당 여부는 당해 사업의 목적과 주된 생산활동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요 생산품, 매출액, 생산과정·기술적 특성, 근로자의 직종별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그 적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축산업의 경우, 가축의 양육 및 출하에 있어 기후 및 계절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농번기와 농한기에 따라 근로시간 및 임금 등의 근로조건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나 휴일에 관한 규정들은 1일이나 주 1회 등을 기준으로 하여 일정한 근로시간 제한이나 고정적인 휴일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시기 및 계절에 따라 근로조건이 크게 좌우되고 근로시간 및 근로내용에 있어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적용하기가 적절하지 않다. 이에 심판대상조항은 강한 계절성을 특징으로 하는 축산업이 가지는 특수한 근로환경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충분히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건강한 작업환경, 정당한 보수, 합리적 근로조건의 보장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의 내용 전부가 적용에서 배제되지는 않는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야간근로 및 야간근로수당에 관한 규정이나 연차유급휴가 등 휴가에 관한 규정은 여전히 적용된다(제56조 제3항, 제60조 등 참조). 이들 조항에 의하여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매년 일정 기간 유급으로 근로의 의무를 면할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 휴양의 기회가 주어지므로, 인간의 존엄을 보장할 수 있는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은 축산업에 적용하기 곤란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만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사적 합의마저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은 축산업 특성상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한 기준을 강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근로조건을 법으로 일괄적으로 정하는 대신 사용자와 근로자가 사적 합의에 의하여 축산업의 특성에 부합하는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입법자는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 고용노동시장의 상황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대부분이 영세하여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을 전부 적용하는 경우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가 우려되고, 그에 따른 상당한 경영 부담도 예상된다. 이에 더하여 축산업에 있어 수입육의 비중 증가나 경기불황 등의 문제까지 더해진다면 자칫 영세 농가의 도산이나 폐업으로 이어져 직접적인 농가에 대한 피해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기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안정한 지위를 악용한 편법적인 근로계약이 성행하거나, 근로자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기 어려운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나 휴일에 관한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대신 축산업의 계절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사업특성에 맞는 근로조건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므로, 입법자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가) 심사기준 특정 산업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배제할 것인지 여부는 해당 산업의 특성, 근로실태, 근로자보호의 필요성 및 사용자의 법 준수능력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경우 관련 산업의 운용 및 고용에 미칠 전반적인 영향에 대한 장래예측도 수반되는 전문적인 경제·노동정책의 문제이므로 입법자에게 폭넓은 입법재량이 인정된다(헌재 1999. 9. 16. 98헌마310; 헌재 2019. 4. 11. 2017헌마820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평등권 침해여부에 대한 판단에는 합리성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나)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조항은 근로시간과 내용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공장직 또는 사무직 근로자(이하 ‘일반 근로자’라고 한다)를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축산업은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고, 가축의 수정, 분만, 양육, 출하에 이르기까지 근로내용이 상이하다는 특성이 매우 뚜렷하여,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무의 성격 및 특성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대한 보호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은 점이 있다. 반면 그 밖의 일반 근로자의 경우에는 비록 근로조건 및 내용이 불규칙한 사업장이 있더라도 이는 사업장의 개별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지 해당 사업 자체의 특성으로 보기는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적용제외대상 여부를 ‘사업’을 기준으로 결정한 것이다. 일본, 유럽연합, 스위스를 비롯하여 축산업 등 농림수축산 사업 근로자에 관한 입법을 두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 역시 일반 근로자와 농림수축산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달리 취급하여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하여는 전면적 또는 부분적 적용 제외를 인정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농림수축산 사업 근로자의 근로시간, 휴일, 휴게 등의 제한을 정하는 협약을 별도로 두지 않는 방식으로 협약의 규율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해당 사업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축산업의 경우 타 사업과 달리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경제적 지위 역시 매우 열악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축산업은 중소농 중심이며, 축산물 생산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순수익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용자의 영세성을 고려하였을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을 보장하고 가산임금의 지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부담을 지울 우려가 있다. 한편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농번기와 농한기의 근로조건을 근로개시 이전에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와 합의하여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정에 맞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축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획일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기준을 강요하는 대신 사적 합의에 따라 사업의 특성에 맞는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차별취급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마.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의 헌법불합치의견 (1) 근로의 권리 침해 여부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근로시간 제한 및 휴일은 근로조건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근로자의 육체적·정신적 건강 유지·회복 및 자유시간 부여에 목적이 있으며, 가산임금제도는 사용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가함으로써 법정근로시간 및 휴일 준수를 강제하면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를 제공하거나 휴일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대하여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근로시간 제한, 휴일, 가산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일과에 따른 근로시간 제한 및 휴일의 부여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와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 또는 휴일 근로로 인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휴식이 보장된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 헌법 제32조 제3항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입법자에게 특별히 위임한 이유는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의 확보가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사회적으로 열위에 있는 개별 근로자들의 인간존엄성 실현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제한, 휴일, 가산임금제도의 적용대상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정책에 관한 문제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 동시에 근로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입법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익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취약한 상황에 놓인 근로자들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1953년 도입될 당시에는 축산업의 근로환경이 자연조건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다른 여타의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근로시간 등을 규율하기 곤란하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도입된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자연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수 있는 영농기술이 출현하고, 사업장 내에서 경영, 회계 등의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근로자가 등장하는 등 축산업의 특성 및 근로 여건에 있어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심판대상조항의 사업에 해당하면 직종 또는 업무의 내용과 관계없이 전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상의 규정들이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축산업 사업장 내에서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조장하고, 축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근로 환경의 개선과 산업의 발전마저도 저해하고 있다. 현재 축산업은 지위가 불안정한 일용직 근로자 내지 임시직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농림수축산 사업 전반에서 이렇듯 일용직 근로자 내지 임시직 근로자 고용이 정착됨에 따라, 업무량이 많은 특정 시기에만 일시적으로 고용되는 형태가 일반화되어 고용 노동력의 계절 진폭 자체가 커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법적·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한 일용직 근로자 내지 임시직 근로자가 사적 합의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입법자는 이러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힘의 불균형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여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축산업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조건을 마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로 심판대상조항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한 최소한의 보호마저도 배제하고 있다. 축산업은 주로 근로자의 육체 노동력에 의존하여 이루어지고, 근로자들의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하므로, 근로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 휴식을 보장해 줄 필요가 요청된다. 또한, 저임금·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축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장시간 근로에 대한 경제적 보상의 필요성 또한 적지 않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근로시간 제한 및 휴일에 관한 규정과 그에 따른 가산임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전면적으로 제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달리 규율하고 있는 관계법령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육체적·정신적 휴식에 관한 최소한의 법률적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저임금·장시간 근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전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도 규정하지 않은 것이므로 입법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 (2) 평등권 침해 여부 근로조건 중 특히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들은 근로자의 적정 근로시간 준수와 충분한 휴식이 인간의 존엄성 보장의 기본전제가 됨을 인정하고, 이를 차별 없이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축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및 휴일에 대한 일정한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님에도,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래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일률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왔다. 또한 축산업 근로자들이 모두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무에만 종사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을 적용제외대상의 기준으로 채택하여 개별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업무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획일적인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한 규정이 어려운 운송업 등에 대하여는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제59조)를 두거나, 탄력적 근로시간제(제51조) 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제52조) 등의 규정을 두어 근로내용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인간다운 근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하고 있고, 일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법 개정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조건 개선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일반 근로자들과의 격차만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에 대한 개념이 점차 변화해옴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근로조건의 기준 또한 현격하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여전히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의 근로조건 기준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산업의 발전이나 기술화의 진전, 축산 사업장 내 업무 분업화 등으로 인해 일반 근로자와의 차별 취급이 오히려 불합리한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전부를 근로기준법 제4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이는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의 불규칙성을 수반하는 타 사업 종사 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3)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전부 배제함으로써 축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적정 근로시간이나 휴일에 관한 어떠한 법적 보호도 마련하지 않은 점에 있으므로, 축산업의 산업적 특성과 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하여 적절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런데 만약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킨다면, 축산업의 특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전부 적용되게 되므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위헌적인 규정을 합헌적으로 조정하는 임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하고, 입법자는 우리나라의 축산업의 특성과 현실, 사업장의 특수성, 입법개선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실과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심판대상조항이 가지고 있는 위헌성을 시정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입법자는 기계화·산업화 등의 진전 상황에 따라 적용제외의 대상이 되는 축산업의 범위를 축소하거나, 축산업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업무의 내용을 분류하여 실내작업이나 제조·서비스·사무 등 계절과 무관하게 수행 가능한 작업에 대하여는 타 사업 종사자와 동일하게 근로기준법의 관련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는 축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인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보완규정을 마련하는 방안,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요건으로 하는 방안,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입법례와 같이 원칙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을 전면적용하되,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을 법이 정하는 하한선 내에서 단축하여 적용하려는 경우 그 내용과 범위를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으로 정하도록 하는 방안 등의 개선입법을 마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단순위헌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결정을 함이 상당하다. 바.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의 각하의견 이 사건에 있어서 본안판단을 하기에 앞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남긴다. (1)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에 따르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1996. 3. 28. 93헌마198; 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등 참조). (2)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위하여 2018. 1. 29. 국선대리인 선임신청(2018헌사123)을 하면서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유’의 기재에 따르면, ‘2017. 8. 25.부터 같은 해 10. 14.까지 하루의 휴일도 없이 농장의 숙소에서 생활하며 근무하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물론 10월의 열흘간의 장기공휴일에도 일을 한 터라 은근히 높은 보수를 기대했었으나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축산업의 특성상 휴일 없이 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는데 왜 그들은 초과수당이나 기타 다른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청구인은 2018헌사123 사건과 관련하여, 2018. 2. 26. 헌법재판소로부터 ‘청구인이 근무한 기간 동안의 임금명세서(9월, 10월치)를 모두 제출하시고, 초과근무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음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보정명령을 받고, 2018. 3. 5. 보정서를 제출하였다. 청구인은 위 보정서에서 ‘권리침해를 안 시기 2017. 11. 10.(급여일)’이라고 기재하였고, 보정서와 함께 2017년 9월분 급여명세서와 2017년 10월분 급여명세서를 제출하였다. 위 2017년 9월분 급여명세서 사본에는 청구인이 자필로 작성한 근무기간(9/1 ~ 9/30)이 기재되어 있고, 부동문자(인쇄문자)로 지급일자 2017년 10월 10일, 지급총액 2,000,000(지급항목 급여 1,700,000, 식대 100,000, 차량유지비 200,000) 등이 기재되어 있다. 청구인은 2018헌사123 사건과 관련하여, 2018. 3. 12. 헌법재판소로부터 ‘“2017. 11. 20. 270,000원 별도 추가지급 – 일요일 추가근무수당”이라는 기재가 있음, 그렇다면 신청인은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수당을 실은 모두 지급받은 것은 아닌지, 아니라면 그 사유와 금액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보정명령을 다시 받고, 2018. 3. 13. 보정서를 제출하였다. 위 보정서에 따르면, ‘청구인은 면접 시 1주일간의 수습기간 종료 후 2017. 9. 1.부로 정식사원이 되며, 대우는 월 급여 200만 원과 정기상여금 연 2회(설날과 한가위 때 각각 50만원씩), 그리고 4대 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신원보증보험을 제출하고 근무를 시작하였음’, ‘근무를 시작한 2017. 8. 25.부터 퇴사일인 같은 해 10. 14.까지 하루의 휴무도 없이 일을 하였으나, 청구인은 급여명세서에 적시된 금액만을 수령하였고, 그 금액에는 정기상여금도, 4대 보험 가입도, 휴일추가근로수당도 일체 배제된 상태임’이라는 주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청구인이 2018. 6. 1.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면서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 따르면, ‘청구인은 농장에서 6시부터 18시까지 점심시간을 제한 총 11시간을 근로하였으며, 토요일·일요일 등의 휴일도 빠짐없이 근로에 매진하였다’, ‘2017. 11. 10. 위 근로기간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어 이를 확인해 보니 청구인이 기대한 것보다 적은 임금이 입금된 것을 알게 되었다’는 주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시점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기록에 현출된 모든 자료와 정황을 종합하여 건전한 상식과 경험칙에 따라 객관적·합리적으로 청구기간의 기산점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근무를 시작한 2017. 8. 25.부터 퇴사일인 같은 해 10. 14.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18시까지 하루의 휴무도 없이 일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근무를 시작한 날인 2017. 8. 25.부터는 1일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의 제한이 없는 ‘근로시간에 관한 근로조건’을, 근무 시작 후 1주일이 지난 2017. 9. 1.부터는 1주에 평균 1회 이상 유급휴일의 보장이 없다는 ‘주휴일에 관한 근로조건’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정식사원으로서 첫 번째로 급여를 수령한 2017. 10. 10.에 근무기간 9월(9/1 ~ 9/30) 한 달분에 상응하는 월 급여 200만 원을 수령하면서 그 지급 내역이 급여 1,700,000원, 식대 100,000원, 차량유지비 200,000원으로 기재된 급여명세서도 함께 받은 점, 청구인은 근무를 시작한 2017년 8월 25일부터 퇴사일인 2017년 10월 14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18시까지 하루의 휴무도 없이 일을 했으나 급여명세서에 적시된 금액만을 수령하였을 뿐이고, 급여명세서상의 금액에는 휴일추가근로수당이 일체 배제된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 인정되므로, 청구인이 정식사원으로 첫 임금을 수령한 2017. 10. 10. 연장근로나 휴일근로에 대한 경제적 보상에 해당하는 가산임금의 지급이 없다는 ‘가산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근로시간에 관한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근무시작일인 2017. 8. 25.에, 주휴일에 관한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근무 시작 후 1주일이 지난 2017. 9. 1.에, 가산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정식직원으로 첫 임금을 수령한 2017. 10. 10.에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18. 1. 29. 이 사건 심판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 선임신청(2018헌사123)을 하였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에서 정한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를 각하함이 타당하다. 5. 결론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관 이영진은 기각의견이고,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은 헌법불합치의견이며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은 각하의견으로, 비록 헌법불합치의견에 찬성한 재판관이 다수이지만,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헌법소원심판 인용 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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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군사·병역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20헌마12·589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4조 등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20헌마12, 589(병합)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4조 등 위헌확인 【청구인】 1. 김○○(2020헌마12), 2. 박○○(2020헌마589),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김경호, 양창호 【선고일】 2021. 8. 31. 【주문】 1. 2020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19-1006호, 2019. 3. 27.자 발령) Ⅳ. 제4장 5. 가. 2) 나) 중 ‘법원조직법에 따른 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한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 및 2021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20-1010호, 2020. 3. 27.자 발령) 제20조 제1항 제2호 나목 중 ‘법원조직법에 따른 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한 청구인 박○○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20헌마12 청구인 김○○은 2020년도 소령 진급선발 대상자에 포함된 육군 장교로서, 2010. 10. 29. 군인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에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그 무렵 확정되었으나,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19. 12. 16. 육군 제5군단장으로부터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4조, ‘장교 인사관리규정’ 제241조 제1항, ‘2020년도 장교 진급 지시’ Ⅳ. 제3장 3. 라. 1) 바) (1), Ⅳ. 제4장 5. 가. 2) 가) 및 나)부분에 대하여, 2020. 1. 2.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0헌마589 청구인 박○○은 2021년도 소령 진급선발 대상자에 포함된 육군 장교로서, 2011. 8. 29. 군인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대전지방법원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그 무렵 확정되었으나,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19. 12. 23.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4조, ‘장교 인사관리규정’ 제241조 제1항, ‘2021년도 장교 진급 지시’ 제20조 제1항 제2호 가목, 나목 및 ‘2009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각 장교 진급 지시’ 중 위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부분에 대하여, 2020. 4. 16.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 박○○은 2009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각 진급 지시에 관하여도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위 각 진급 지시 중 다투는 부분은 2021년도 진급 지시의 해당 부분과 동일한 내용이고, 위 각 진급 지시가 있은 날로부터 이 사건 심판청구일까지 1년이 경과하여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음이 명백하므로, 2021년도 진급 지시에 관하여 판단하는 이상 2009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각 진급 지시에 관한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청구인들은, 2020년도 장교 진급 지시 Ⅳ. 제4장 5. 가. 2) 나) 및 2021년도 장교 진급 지시 제20조 제1항 제2호 나목에서 규정하는 ‘민간기관 처분 사실이 있는 자’ 가운데 ‘법원조직법에 따른 법원(이하 ‘민간법원’이라 한다)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있는 자’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1)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19. 6. 25. 국방부훈령 제2289호로 개정된 것) 제4조(이하 ‘국방부훈령 조항’이라 한다), ‘장교 인사관리규정’(육군규정 110, 2015. 3. 30. 개정된 것) 제241조 제1항(이하 ‘육군규정 조항’이라 한다), ‘2020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19-1006호, 2019. 3. 27.자 발령) Ⅳ. 제3장 3. 라. 1) 바) (1) 및 Ⅳ. 제4장 5. 가. 2) 가)(이하 위 두 부분을 합하여 ‘20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이라 한다), 같은 지시 Ⅳ. 제4장 5. 가. 2) 나) 중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이하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 김○○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및 (2) 국방부훈령 조항, 육군규정 조항, ‘2021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20-1010호, 2020. 3. 27.자 발령) 제20조 제1항 제2호 가목(이하 ‘21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이라 한다), 같은 지시 제20조 제1항 제2호 나목 중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이하 ‘21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 박○○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19. 6. 25. 국방부훈령 제2289호로 개정된 것) 제4조(형사처분사실 보고의무) 군인 또는 군무원은「검찰청법」에 따른 검찰 및 「법원조직법」에 따른 법원(이하 “민간사법기관”이라 한다)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징계권을 가진 직속 지휘관에게 즉시 보고하여야 하며, 보고 받은 지휘관은 국방부(인사복지실 및 법무관리관실) 및 각군본부(인사 및 법무계통)로 보고하고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장교 인사관리규정(육군규정 110, 2015. 3. 30. 개정된 것) 제241조(형사처분 사실 보고의무) ① 민간검찰 및 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징계권을 가진 직속 지휘관에게 즉시 보고하여야 하며, 보고 받은 지휘관은 적법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육군본부(인사사령부, 법무실)로 보고하여야 한다(별지 제30호). 2020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19-1006호, 2019. 3. 27.자 발령) Ⅳ. 세부 시행 지시 제3장 진급선발 평가요소 및 방법 3. 세부평가방법 라. 기타 1) 처벌 및 인사처리 기록(「육규 110 장교인사관리규정」 제239조) 바) 형사처분 사실 보고의무(「육규 110 장교인사관리규정」 제241조) (1) 민간검찰 및 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징계권을 가진 직속 지휘관에게 즉시 보고하여야 하며, 보고 받은 지휘관은 적법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인사사령부, 법무실)로 보고 제4장 평가요소별 시행 지시 5. 기타 가. 처벌 및 인사처리 기록 2) 군인신분을 밝히지 않고 민간기관에서 처분 받은 사실 가) 민간검찰 및 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즉시 징계권을 가진 지휘관에게 보고해야 하며, 보고를 받은 지휘관은 적법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육군본부(인사사령부, 법무실)로 보고해야 함. 나) 진급선발 대상자 중 현재까지 보고하지 않은 민간기관 처분 사실이 있는 자는 계급별 진급심사 개최 전까지 해당부대와 ‘진급선발위원회(진급자료관리과)’에 동시 자진 신고할 것. 2021년도 장교 진급 지시(육군지시 제20-1010호, 2020. 3. 27.자 발령) 제20조(기타) ① 처벌 및 인사처리 기록은 다음과 같다. 2. 군인신분을 밝히지 않고 민간기관에서 처분받은 사실은 다음과 같이 조치한다. 가. 민간검찰 및 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즉시 징계권을 가진 지휘관에게 보고해야 하며, 보고를 받은 지휘관은 적법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육군본부(인사사령부, 법무실)로 보고해야 함. 나. 진급선발 대상자 중 현재까지 보고하지 않은 민간기관 처분 사실이 있는 자는 계급별 진급심사 개최 전까지 해당부대와 ‘진급선발위원회(진급자료관리과)’에 동시 자진 신고할 것.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육군 장교가 민간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보고 또는 자진신고 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법률유보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진술거부권,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4. 국방부훈령 조항, 육군규정 조항, 20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 및 21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에 대한 판단 가. 국방부훈령 조항에 대한 판단 군인이 ‘검찰청법에 따른 검찰 및 법원조직법에 따른 법원’(이하 ‘민간사법기관’이라 한다)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보고할 의무에 관한 조항은, 2018. 7. 31. 국방부훈령 제2185호로 개정된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3조의2에서 처음 규정되었다가 위 훈령이 2019. 6. 25. 개정되면서 조문의 위치만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을 뿐 그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부칙’(2018. 7. 31. 국방부훈령 제2185호) 제1조는 “이 훈령은 2018. 8. 1.부터 시행한다.”라고, 위 부칙 제4조는 “제3조의2의 개정 규정은 이 훈령 시행 후 민간사법기관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국방부훈령 조항은 2018. 8. 1. 이후 민간사법기관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청구인들은 모두 2018. 8. 1. 전에 민간사법기관에서 형사처벌을 받았으므로 국방부훈령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따라서 국방부훈령 조항에 대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나. 육군규정 조항에 대한 판단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령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2016. 12. 29. 2015헌마315 참조). 육군규정 조항은 2015. 3. 30. 현재와 같이 개정되어 시행되었고, 청구인들은 모두 그 시행 전에 민간사법기관에서 형사처분을 받았으므로, 위 조항으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제한사유는 위 조항의 시행일에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하였음이 명백한 시점에 제기된 육군규정 조항에 대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다. 20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 및 21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에 대한 판단 공권력의 행사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당해 공권력의 행사가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하여야 한다. 따라서 만약 당해 공권력의 행사에 앞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다른 공권력의 행사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당해 공권력의 행사는 선행 공권력의 행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으로서 그에 대한 확인적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16. 9. 29. 2013헌마821; 헌재 2019. 11. 28. 2016헌마40 참조). 20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 및 21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은 육군규정 조항과 실질적 내용이 동일하므로, 육군규정 조항에 의하여 이미 확정된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할 뿐 기본권을 새로이 제한한다고 볼 수 없어, 독자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20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에 대한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 및 21년도 육군지시 보고조항에 대한 청구인 박○○의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5.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 및 21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판단 가.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판단 (1) 제한되는 기본권 (가) 일반적 행동자유권에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 즉, 부작위의 자유도 포함된다. 또한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모든 행위를 할 자유와 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로, 가치있는 행동만 그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헌재 2007. 3. 29. 2005헌마1144 참조).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육군 장교로 하여금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경우 자진신고 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고자 하는 청구인 김○○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나) 청구인 김○○은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이 진술거부권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진술거부권에 있어서의 진술이란, 형사상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는 진술로서 범죄의 성립과 양형에서의 불리한 사실 등을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4. 9. 25. 2013헌마11 참조).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만을 자진신고 하도록 하고 있는바, 위 사실 자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고 약식명령의 내용이 된 범죄사실의 진위 여부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므로, 범죄의 성립과 양형에서의 불리한 사실 등을 말하게 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설령 자진신고로 인해 확정된 약식명령에 대하여,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한 신분적 재판권 위반을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441조에 따른 비상상고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오1 판결 참조),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만 다시 판결을 하게 되므로(형사소송법 제446조 제1호 참조), 비상상고 절차가 청구인 김○○에게 형사상 불이익하게 작용할 여지는 없다. 따라서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어느 모로 보나 형사상 불이익한 진술을 강요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진술거부권을 제한하지 아니한다. (다) 청구인 김○○은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이 양심의 자유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을 자진신고 하는 것은,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의 가치적·윤리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단순한 사실관계의 확인에 불과하므로, 헌법 제19조에 의하여 보호되는 양심에 포함되지 아니한다(헌재 2002. 1. 31. 2001헌바43; 헌재 2014. 9. 25. 2013헌마11 참조). 따라서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양심의 자유도 제한하지 아니한다. (라) 이하에서는,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이 법률유보원칙 또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 김○○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본다. (2)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36조 제2항은 “상관은 직무에 관하여 부하를 지휘·감독하여야 한다.”라고, 같은 조 제4항은 “상관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 등을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24조 제1항은 “군인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에 관하여 명령을 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같은 법 제25조는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인 상관은 직무와 관계가 있고,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지 않으며, 자신의 권한 내의 사항이라면, 부하를 지휘·감독하는 내용의 명령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상관’이란 ‘명령복종관계에 있는 사람 사이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국군통수권자부터 당사자의 바로 위 상급자까지’를 말한다(군인복무기본법 제2조 제3호 참조). 육군참모총장은 육군에서 복무하는 현역장교 중 최고의 서열을 가지고 있으므로(군인사법 제19조 제2항 참조), 본인을 제외한 모든 육군 장교의 상관이 된다. 그리고 ‘명령’이란 ‘상관이 직무상 내리는 지시’로서(군인복무기본법 제2조 제4호 참조), 특정인에게 발하여지는 개별적 명령뿐만 아니라 불특정다수인을 대상으로 발하는 일반적 효력이 있는 규범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헌재 2011. 3. 31. 2009헌가12 참조).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육군참모총장이 육군 장교를 대상으로 발한 명령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정은 없으므로, 육군참모총장의 직무와 관계가 있고 권한 내의 사항이라면 군인복무기본법 제24조 제1항, 제36조 제2항 및 제4항에 근거한 명령에 해당한다. (나) 육군참모총장은 군인사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육군 장교의 진급에 있어 대상자를 추천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에 따라 장교진급 선발위원회 회의에 부칠 대상자를 정할 수 있고 같은 영 제29조 본문에 따라 장교진급 선발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다. 그런데 군인사법 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2호 다목에는 장교진급 선발위원회의 진급대상자 평가항목으로 ‘상벌사항’이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 중 형사처벌사항을 파악하는 일환으로서 육군참모총장이 육군 장교를 대상으로 하여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을 자진신고 하도록 명령하는 것은, 위 직무와 관계가 있고 권한 내의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다) 따라서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법률유보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 김○○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1)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육군 장교가 ‘군사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경우’와 그 신분을 밝히지 않아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경우’ 사이에 발생하는 인사상 불균형을 방지함으로써, 인사관리의 형평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적정한 징계권을 행사하고 이를 통해 군 조직의 내부 기강 및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 2) 또한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육군 장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자진신고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위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나) 피해의 최소성 1)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육군 장교에게 자진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입법목적을 같은 정도로 달성하기 어렵다. 2) 경찰청은 2015. 7. 31.부터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형사사법정보시스템과 공무원연금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여 피의자의 공무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형사사법정보시스템과 육군 장교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여 신분을 확인하고, 육군 장교로 밝혀진 경우 군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이송하는 방법을 상정해 볼 수 있으나, 공무원과 달리 군사보안 및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여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의 한계상 대상범죄가 제한되고, 위 시스템에 신분이 자동입력 되더라도 담당자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민간사법기관에서 계속하여 절차가 진행될 경우 더 이상 신분을 확인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다음으로 육군참모총장이 육군 장교에 대한 진급선발 시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이라 한다)에 따른 범죄경력자료를 조회함으로써(군인사법 시행령 제62조 제3호 참조)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을 파악하는 방법도 상정해 볼 수 있으나, 범죄경력자료에는 벌금 미만의 약식명령 확정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한계가 존재한다(형실효법 제2조 제5호 참조). 또한 육군 장교가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날로부터 징계시효(2년 또는 3년)가 지난 시점에 진급선발 대상자가 된 경우라면, 이 시점에 범죄경력조회를 통해 약식명령 확정 사실이 파악되더라도 약식명령 확정 그 자체를 이유로 한 징계처분은 징계시효 도과로 불가능한데, 이러한 상황에서 자진신고의무도 부과되지 않아 해당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징계처분도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결국 군사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된 사실 자체로 징계처분을 받게 되는 육군 장교와의 인사상 불균형이 시정되지 못한다. 4)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1) 육군 장교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보장함을 직접적인 존재의 목적으로 하는 군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그 존립 목적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는 일반인 또는 일반 공무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기본권 제한이 가중될 수 있고(헌재 2010. 10. 28. 2008헌마638 참조), 이는 군 조직의 내부 기강 및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의 보고만 강제하고 있을 뿐이고, 이는 인사상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신분을 밝히지 않은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이미 예상가능한 불이익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보고 강제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이, 인사관리의 형평성 및 적정한 징계권 행사를 담보하고 이를 통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헌법 제5조 제2항 참조) 군 조직의 내부 기강을 바로 잡으려는 공익보다 더 중하다고 할 수 없다. 3) 나아가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 위반 시 징계처분이 부과될 수 있으나, 이때 징계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새롭게 부과된 자진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이지, 약식명령의 대상이 된 범죄사실 자체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 자체가 아니다. 범죄사실이나 약식명령사실에 대한 징계시효가 완성된 경우까지 자진신고의무 위반으로 인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하더라도, 양자는 별개의 징계사유이므로 범죄사실이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 자체에 대한 징계시효가 연장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1995. 5. 25. 91헌바20 참조). 또한 자진신고의무는 해당년도 진급선발 대상자에 대해서만 부과되므로, 자진신고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징계시효도 무한히 연장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징계시효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제한되는 사익의 정도는 크지 않다. 4)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도 충족한다. (라) 소결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 김○○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4) 소결론 이상과 같이,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법률유보원칙 또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 김○○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21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판단 위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판단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21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은 법률유보원칙 또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 박○○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20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청구인 김○○의 심판청구 및 21년도 육군지시 자진신고조항에 대한 청구인 박○○의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육군
민간법원
장교
2021-09-08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9헌바73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9헌바73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신○○ 대리인 변호사 윤용진 【당해사건】 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3949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청구 【선고일】 2021. 8. 31. 【주문】 노인장기요양보험법(2007. 4. 27. 법률 제8403호로 제정되고, 2021. 7. 27. 법률 제18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3항 중 시설 급여비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기관인 ‘○○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구미시장은 2017. 9.경 이 사건 요양원에 대하여 2016. 5.부터 2017. 7.까지를 조사대상기간으로 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청구인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고도 장기요양급여비용을 감액하여 청구하지 아니하는 등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같은 법 시행규칙,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를 위반하여 급여비용을 부당하게 많이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7. 12. 17.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에 따라 이 사건 요양원에 지급한 장기요양급여비용 중 청구인이 부당하게 지급받은 장기요양급여비용 합계 30,783,550원을 환수하였다. 청구인은 2018. 9. 12. 대구지방법원에 위 급여비용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2018구합23949), 위 소송 계속 중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9조 제1항, 제3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1. 23. 기각되자(2018아10557), 2019. 2.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9조 제1항 및 제3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다. 법 제39조 제1항은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액수를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도록 하는 조항이고, 제3항은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산정방법 및 항목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조항이다. 이 사건 요양원은 재가급여가 아닌 시설급여를 제공하는 노인요양시설에 해당하고, 청구인의 주장요지는 시설 급여비용의 산정방법, 특히 감액의 경우를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이와 관련된 범위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2007. 4. 27. 법률 제8403호로 제정되고, 2021. 7. 27. 법률 제18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3항 중 시설 급여비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노인장기요양보험법(2007. 4. 27. 법률 제8403호로 제정되고, 2021. 7. 27. 법률 제18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산정) ③제1항에 따른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관련조항] 노인장기요양보험법(2007. 4. 27. 법률 제8403호로 제정되고, 2021. 7. 27. 법률 제183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산정) ①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은 급여종류 및 장기요양등급 등에 따라 제45조에 따른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을 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장기요양기관의 설립비용을 지원받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2010. 3. 19. 보건복지부령 제1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산정방법 및 항목) 법 제39조 제3항에 따른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이 경우 세부적인 산정기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1. 재가급여 가. 방문요양 및 방문간호 : 방문당 제공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나. 방문목욕 : 방문횟수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다. 주·야간보호 : 장기요양 등급 및 1일당 급여제공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라. 단기보호: 장기요양 등급 및 급여제공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마. 기타재가급여 : 복지용구의 품목별, 제공 방법별 기준으로 산정한다. 2. 시설급여 : 장기요양 등급 및 급여제공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5. 12. 24.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223호) 제10조(전문인배상책임보험 가입) 장기요양기관은 종사자가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자의 상해 등에 대비하여 법률상 배상하여야 하는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하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하여야 한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5. 12. 24.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223호) 제54조(급여비용 가산 산정의 원칙) ② 제5장 제3절의 감액산정이 적용되는 기관은 해당 월에 급여비용 가산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이 경우 기관이 1개 이상의 재가급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급여유형별로 그 가산을 적용한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6. 7. 1. 보건복지부고시 제2016-121호) 제54조(급여비용 가산 산정의 원칙) ② 제5장 제3절의 감액산정이 적용되는 기관은 해당 월에 급여비용 가산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다만, 치매전담실이 있는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치매전담실에서 급여비용 감액 산정 시에도 일반실은 가산을 산정할 수 있으며, 기관이 1개 이상의 재가급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급여유형별로 그 가산을 적용한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5. 12. 24.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223호) 제68조(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 감액)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제10조에 따른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경우 가입하지 아니한 기간 동안 급여비용을 다음 각 호와 같이 산정한다. 1. 가정방문급여의 경우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 종사자가 제공한 급여에 대하여 해당일 급여비용의 90%를 산정한다. 이 때 종사자가 2개 이상의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일방 장기요양기관의 장이 다음 각 목의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급여비용의 100%를 산정한다. 가. 종사자가 다른 장기요양기관에서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된 사실 나. 제가목의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이 종사자가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손해를 배상한다는 사실 2. 시설급여기관, 주·야간보호기관 및 단기보호기관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시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미가입 기간 동안의 급여비용을 미가입 기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산정한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2016. 12. 22.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6-242호) 제68조(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 감액)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제10조에 따른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경우 가입하지 아니한 기간 동안 급여비용을 다음 각 호와 같이 산정한다. 1. 가정방문급여의 경우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 종사자가 제공한 급여에 대하여 해당일 급여비용의 90%를 산정한다. 이 때 종사자가 2개 이상의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일방 장기요양기관의 장이 다음 각 목의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급여비용의 100%를 산정한다. 가. 종사자가 다른 장기요양기관에서 전문인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된 사실 나. 제가목의 전문인배상책임보험이 종사자가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손해를 배상한다는 사실 2. 시설급여기관, 주·야간보호기관 및 단기보호기관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시 수급자 전원에 대하여 미가입 기간 동안의 급여비용의 90%를 산정한다. 3. 제2호의 시설급여기관 중 치매전담실이 있는 노인요양시설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수급자가 있는 해당실 수급자에 한정하여 감액 산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노인장기요양 급여비용의 수급은 노인요양시설 운영의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 구체적인 지급방법, 액수, 특히 감액 지급되는 경우와 같은 침익적 처분이 언제 어떠한 요건 하에 발령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본질적인 사항으로서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규정되어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스스로 이를 규정하지 아니하고 하위법규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침익적 처분인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한 노인장기요양급여비용의 감액에 대해 전혀 규정하지 않고, 보건복지부 고시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였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유도 내지 강제하기 위해서는 가입시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노인장기요양 급여비용을 감액하는 것은 수단의 적절성을 상실한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 4. 장기요양보험제도 개관 가. 장기요양보험제도 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마련된 사회보험제도이다(법 제1조 참조). 장기요양보험사업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관장하고, 보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이다(법 제7조 제1항, 제2항). 장기요양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의 가입자와 피부양자를 가입자로 하고 있으며(법 제7조 제3항), 보험가입자로부터 징수하는 보험료,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을 재원으로 하여 운영된다(법 제8조, 제58조). 보험료 수입은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 부과금액에서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한다(법 제8조, 제9조). 장기요양보험에 지원되는 국고보조는 해당 연도 장기요양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이다(법 제58조 제1항). 나. 장기요양급여 ‘장기요양급여’란 법 제15조 제2항에 따라 6개월 이상 동안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신체활동·가사활동의 지원 또는 간병 등의 서비스나 이에 갈음하여 지급하는 현금 등을 말한다(법 제2조 제2호). 장기요양급여는 크게 ① 재가급여, ② 시설급여, ③ 특별현금급여로 분류된다. 재가급여는 주로 장기요양요원이 가정을 방문하여 제공하는 급여로서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 보호, 단기보호, 기타재가급여가 있다(법 제23조 제1항 제1호). 시설급여는 장기요양기관에 장기간 입소한 수급자에게 신체활동 지원 및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제공하는 장기요양급여를 말한다(법 제23조 제1항 제2호). 특별현금급여에는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요양병원간병비가 있다(법 제23조 제1항 제3호). 다. 장기요양 급여비용 (1) 장기요양기관은 수급자에게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제공한 경우 공단에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야 한다(법 제38조 제1항). 공단은 장기요양기관으로부터 재가 또는 시설 급여비용의 청구를 받은 경우 이를 심사하여 그 내용을 장기요양기관에 통보하여야 하며, 장기요양에 사용된 비용 중 공단부담금(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중 본인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을 말한다)을 해당 장기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한다(법 제38조 제2항). 한편 공단은 장기요양기관이 법 제23조 제3항에 따른 장기요양급여의 제공 기준·절차·방법 등에 따라 적정하게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였는지 평가를 실시하고(법 제54조 제2항),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장기요양 급여비용을 가산 또는 감액 조정하여 지급할 수 있다(법 제38조 제3항). (2)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은 급여종류 및 장기요양등급 등에 따라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여야 하며(법 제39조 제1항), 그에 따라 제정된 고시가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는데, 그 위임을 받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32조에서 ‘시설 급여비용은 장기요양 등급 및 급여제공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한 후 세부적인 산정기준은 다시 보건복지부 고시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이때 ‘보건복지부 고시’ 역시 이 사건 고시를 말한다. (3) 시설 급여비용은 수급자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수급자 1인당·1일당 급여비용을 정액제 형태로 지급하는 포괄수가제가 적용된다. 장기요양보험에서는 급여의 주요 대상이 노인이므로 의학적인 치료나 처치보다는 간병 및 돌봄의 요구도가 높고, 특히 시설급여의 경우 급여비용의 수준을 정함에 있어 비의료적 측면의 각종 비용과 시설 운영 현황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으므로 시설 급여비용을 포괄적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 사건 고시 제44조에서 수급자의 장기요양 등급에 따라 1일당 시설 급여비용의 액수를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고시 제44조 제3항은 “시설 급여비용은 신체활동지원 및 심신기능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비용 등을 포함하며, 이를 별도로 수급자에게 요구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장기요양급여는 월 한도액의 범위 안에서 제공되고, 월 한도액의 산정에는 장기요양등급 및 급여의 종류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28조 제1항). 시설급여의 월 한도액은 장기요양기관의 각종 비용과 운영현황 등을 고려하여 등급별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1일당 급여비용(이 사건 고시 제44조)에 월간 일수를 곱하여 산정한다(시행규칙 제22조 제2항). (4) 시설 급여비용에 대하여 포괄수가제를 채택함에 따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급여제공을 유도하고 급여의 남용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 공급자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의 질을 낮출 염려도 상존한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에서는 급여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시설 급여비용의 가산·감액 제도를 두고 있다. 시설 급여비용을 가산하는 경우로는 인력추가배치, 야간직원 배치 강화, 맞춤서비스 제공 등이 있고, 감액하는 경우로는 정원초과, 인력배치기준 위반,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이 있다(이 사건 고시 제53조, 제63조). 이 중 당해사건에서 문제된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은 장기요양급여 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자의 상해 등에 대비하여 장기요양기관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고 수급자에게는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상책임보험으로, 이 사건 고시는 장기요양기관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였다(이 사건 고시 제10조). 장기요양기관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경우, 가입하지 않은 기간 동안 시설 급여비용을 미가입 기간에 따라 일정 비율로 감액한다(이 사건 고시 제68조). 5.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시설 급여비용 산정에 있어서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이것이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문제된다. 청구인은 그밖에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급여비용을 감액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나 급여비용을 감액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이 사건 고시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설사 그 주장대로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에 위헌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수권법률인 심판대상조항이 당연히 위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헌재 1996. 6. 26. 93헌바2; 헌재 2000. 1. 27. 99헌바23; 헌재 2002. 4. 25. 2001헌바66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살펴본다. 나.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1)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되고 있다.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헌재 2014. 4. 24. 2013헌가4; 헌재 2018. 4. 26. 2015헌가13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법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제공하는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법 제1조). 장기요양보험은 가입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일부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법 제8조, 제58조). 가입자인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가의 재정지원으로 이루어지는 장기요양보험제도하에서는 한정된 재원으로 최적의 요양급여를 제공하면서도 국민에게 재정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급여비용의 산정방법과 항목을 정함에 있어서는 부적절한 급여 제공이나 급여의 과잉 제공을 방지하고 동시에 요양급여의 일정한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급여비용을 정함에 있어서는 요양보험의 재정 수준, 가입자의 보험료 및 본인부담금 등 부담수준, 요양급여의 수요와 요구되는 요양급여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요소들은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을 미리 법률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법은 장기요양급여의 수급자(제15조 제2항)와 요양급여 제공의 기본원칙(제3조), 요양급여의 종류, 내용 및 그 실시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제23조 제1항).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에게 요양급여를 제공한 경우 공단에 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이를 심사하여 지급하는 절차도 이 법에 마련되어 있다(제38조). 특히 시설 급여비용은 급여의 종류 및 수급자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제39조 제1항). 이와 같이 법은 요양급여의 실시와 그에 따른 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사항을 이미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4) 따라서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반드시 법률에서 직접 정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를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과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살펴본다. (1)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95조는 부령에의 위임근거를 마련하면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법률의 위임에 의한 대통령령에 가해지는 헌법상의 제한은 당연히 법률의 위임에 의한 부령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법률로 부령에 위임을 하는 경우라도 적어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부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헌재 2004. 11. 25. 2004헌가15; 헌재 2013. 2. 28. 2012헌가3 참조).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04. 11. 25. 2004헌가15 참조). (2) 위임의 필요성 앞서 본 바와 같이 급여비용을 정함에 있어서는 요양보험의 재정 수준, 가입자의 보험료 및 본인부담금 등 부담수준, 요양급여의 수요와 요구되는 요양급여의 수준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고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을 미리 법률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고, 이를 적절하게 규율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행정기관이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변화 및 장기요양급여 정책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예측가능성 법은 요양급여 제공의 기본원칙(제3조), 요양급여의 수급자의 범위(제15조 제2항), 급여의 종류와 내용(제23조 제1항)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고, 특히 급여비용의 지급과 관련하여 급여비용은 기본적으로 급여종류 및 수급자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점(제39조 제1항), 급여비용의 청구와 심사, 지급절차 등도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제38조). 따라서 법의 전반적인 체계와 위와 같은 규정들, 법의 입법목적(제1조) 등을 종합하면 급여비용은 기본적으로 급여종류 및 수급자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정해지되, 급여의 제공이 법의 입법목적 및 급여 제공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고 급여 제공의 기준·절차·방법이 관련법령에 따라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에 따라 급여비용이 달리 산정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시설급여의 경우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포괄수가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요양기관들이 정해진 수가 안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클 수밖에 없어 일정한 수준의 요양급여가 제공되도록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하위법령으로 정하여질 급여비용의 산정방법으로는 관련법령상 급여제공에 관한 기준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급여비용을 가산하거나 감액하는 경우가 포함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주된 수범자는 장기요양기관이다. 장기요양기관은 이 법과 장기요양보험 제도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위임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급여비용의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하위법령에 위임하였다고 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의회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의회유보원칙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으며, 법치주의는 행정작용에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법률유보를 그 핵심적 내용의 하나로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의회유보원칙). 말하자면, 적어도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 및 기본의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정책 형성 기능만큼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입법부가 담당하여 법률의 형식으로써 수행해야 하지, 행정부나 사법부에 그 기능을 넘겨서는 안 된다(헌재 1999. 1. 28. 97헌가8 참조). 국회의 입법절차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다원적 인적 구성의 합의체에서 공개적 토론을 통하여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이익을 인식하고 교량하여 공동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며, 일반국민과 야당의 비판을 허용하고 그들의 참여가능성을 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관료들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행정입법절차와는 달리 공익의 발견과 상충하는 이익간의 정당한 조정에 보다 적합한 민주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규율대상이 기본권적 중요성을 가질수록 그리고 그에 관한 공개적 토론의 필요성 내지 상충하는 이익 사이의 조정 필요성이 클수록, 그것이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에 의해 직접 규율될 필요성 및 그 규율밀도의 요구정도는 그만큼 더 증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헌재 2004. 3. 25. 2001헌마882 참조). 나. 장기요양기관의 장기요양급여비용 청구권 장기요양에 필요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추어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시장 등으로부터 장기요양기관 지정(법 제31조 제1항)을 받은 장기요양기관이 수급자에게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제공한 경우, 공단에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공단부담금(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중 본인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법 제38조 제1항, 제2항). 이와 같은 장기요양기관의 장기요양급여비용 청구권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규정하는 노인 등의 사회보장수급권인 장기요양급여의 제도적 설계(원칙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을 통한 급여, 법 제27조)에 기초한 장기요양기관의 재산적 권리에 해당한다. 장기요양기관이 공단에 청구할 수 있는 급여비용은 급여의 종류 및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데(법 제39조 제1항), 심판대상조항은 급여비용의 구체적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은 이에 더하여 공단이 장기요양기관의 장기요양급여평가 결과에 따라 장기요양급여비용을 가산 또는 감액조정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면서(법 제38조 제3항) 가감지급의 기준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구법 제38조 제5항, 현행법 제38조 제8항). 다. 심판대상조항의 의회유보원칙 위반 (1) 법에 의하면, 장기요양기관은 장기요양보험료,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 등을 재원으로 하여 노인 등에게 제공되는 장기요양급여를 서비스(제공)하는 기관에 해당한다(제2조 제2 내지 4호). 서비스에 드는 급여비용은 수급자 본인의 일부 부담금(법 제40조)을 제외하고 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급여비용을 기준으로 지급되는데,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같이 기준이 되는 급여비용을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위임하면서 산정방법 및 항목 등을 이루는 내용 중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 장기요양기관의 운영방식과 관련한 급여비용 감산항목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세부사항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다. 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급여의 종류 및 장기요양등급이 급여비용 결정의 요소로 고려됨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급자의 필요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그 밖의 사항을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위와 같은 요소와는 무관한, 급여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의 운영방식의 실태인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가 급여비용 감산의 요소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에 맡겨진 셈이 되었다. 구법 제38조 제3항, 제5항이 급여 제공자인 장기요양기관의 장기요양급여평가에 기초한 급여비용 가감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구체적으로 결정된 급여비용을 전제로 한 규정으로서 가감의 근거도 특정기관을 전제로 한 ‘장기요양급여평가’ 결과에 한정된다. 이와 같은 규정만으로는 장기요양기관의 급여비용청구권의 일반적 한계를 형성하는 급여비용 결정기준에 장기요양기관의 운영방식의 실태로서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가 고려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범위에서 그러한지 알기 어렵다. (2) 장기요양급여의 제도적 목적 달성을 위하여 적정한 장기요양급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한편, 장기요양급여의 재원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장기요양기관의 운영이나 서비스 제공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조정할 필요는 인정된다. 이를 위해 장기요양기관의 운영방식, 급여제공과정 등에 대한 평가 및 바람직한 기관운영방식을 장려하기 위한 일정한 조치가 요청될 수 있고, 장기요양기관의 운영방식의 실태로서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고려한 급여비용의 감액 등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요양급여의 제공이 원칙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 제도적 상황 하에서, 장기요양기관이 공단에 청구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공단부담금 기준이자, 일반적 한계로서의 급여비용에 대한 감액은 사회보장수급권의 내용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장기요양급여기관의 직업의 자유, 재산권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장기요양기관의 기관운영방식의 실태로서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고려한 급여비용의 감액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그에 관한 결정이 전적으로 행정적 의사결정에 맡겨지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이 사건 고시 단계에 와서 장기요양기관에게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의무가 부과되고, 미가입시 급여비용을 필요적으로 감액한다는 사항이 규정되게 된 것이다. 한편 2019. 4. 23. 법률 제16369호로 개정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의5 제1항과 제2항은, ‘장기요양기관은 종사자가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자의 상해 등 법률상 손해를 배상하는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공단은 장기요양기관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그 기간 동안 해당 장기요양기관에 지급하는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감액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 이는 종래 보건복지부 고시에 규정되어 있던, 장기요양기관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시 급여비용의 감액과 관련된 사항을 법률에 직접 규정한 것으로서, 관련 내용이 장기요양기관의 권리·의무 및 급여 수급자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임에도 법률에서 기본적 내용을 정하지 아니한 데 대한 반성적 고려가 포함된 것이라고 보인다. 또한, 개정 법률이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선택사항으로, 미가입시 임의적 감액사유로 정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사건 고시는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사항으로, 미가입시 필요적 감액사유로 정함으로써 급여비용 감액이라는 침익적 사항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3) 이를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갈등의 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의 본질적 부분을 의회가 스스로 정하지 아니하고 행정에 유보한 것으로 의회유보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보건복지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노인장기요양
2021-09-06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14헌마888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제3조의 분쟁해결 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 2014헌마888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제3조의 분쟁해결 부작위 위헌확인 【청구인】 [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담당변호사 장완익, 박기범 【피청구인】 외교부장관 【선고일】 2021. 8. 31.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일제에 의하여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하는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되어 동남아시아 각국에 위치한 연합군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하다가 종전 후 연합국인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 이루어진 국제전범재판에 회부되어 비씨(BC)급 전범으로 처벌받은 사람(이하 ‘한국인 BC급 전범’이라 한다) 내지 그 유족들이다. 피청구인은 외교, 외국과의 통상교섭 및 그에 관한 총괄·조정, 국제관계 업무에 관한 조정, 조약 기타 국제협정, 재외국민의 보호·지원, 재외동포정책의 수립, 국제정세의 조사·분석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행정부 소속의 국가기관이다. 나. 대한민국(이하 ‘한국’이라 한다)은 1965. 6. 22. 일본국(이하 ‘일본’이라 한다)과의 사이에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조약 제172호)을 체결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배상청구권이 위 협정에 의하여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미 소멸되었다고 보는 일본 정부와 소멸되지 않았다고 보는 한국 정부 간에는 위 청구권에 관한 해석상 분쟁이 존재하므로, 피청구인은 위 협정 제3조가 정한 절차에 따라 해석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4. 10. 14.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재산권 등과 같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청구인 이○○는 2021. 3. 28. 사망하여 그 상속인인 강○○이 이 사건 심판청구절차를 수계하였고, 청구인 강○○은 2019. 3. 17. 사망하여 그 상속인인 강△△가 이 사건 심판청구절차를 수계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청구권이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조약 제172호, 이하 ‘이 사건 협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에 의하여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한·일 양국 간 해석상 분쟁을 위 협정 제3조가 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지 아니하고 있는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와 관련된 위 협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규정]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조약 제172호, 1965. 6. 22. 체결, 1965. 12. 18. 발효) 대한민국과 일본국은, 양국 및 양국 국민의 재산과 양국 및 양국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길 희망하고, 양국 간의 경제협력을 증진하길 희망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제1조 1. 일본국은 대한민국에 대하여, (a) 현재에 있어서 1,080억 일본 엔(108,000,000,000엔)으로 환산되는 3억 미합중국 달러($300,000,000)와 동등한 일본 엔의 가치를 가지는 일본국의 생산물 및 일본인의 용역을 본 협정의 효력발생일로부터 10년의 기간에 걸쳐 무상으로 공여한다. 매년 이루어지는 생산물 및 용역의 공여는 현재에 있어서 108억 일본 엔(10,800,000,000엔)으로 환산되는 3천만 미합중국 달러($30,000,000)와 동등한 일본 엔의 액수를 한도로 하고, 한 해의 공여가 본 액수에 미달되었을 때에 그 잔액은 그해 이후의 공여액에 가산된다. 단, 매년 공여 한도액은 양 체약국 정부의 합의에 의하여 증액될 수 있다. (b) 현재 720억 일본 엔(72,000,000,000엔)으로 환산되는 2억 미합중국 달러($200,000,000)와 동등한 일본 엔의 액수에 달하기까지 장기 저리 차관으로서, 대한민국 정부가 요청하고, 또한 제3항의 규정에 근거하여 체결될 약정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업의 실시에 필요한 일본국의 생산물 및 일본인의 용역을 대한민국이 조달하는 데 있어 충당될 차관을 본 협정의 효력발생일로부터 10년의 기간에 걸쳐 행한다. 본 차관은 일본국의 해외경제협력기금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 하고, 일본국 정부는 동 기금이 본 차관을 매년 균등하게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전기 제공 및 차관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유익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2. 양 체약국 정부는 본 조의 규정의 실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권고를 행할 권한을 가지는 양 정부 간의 협의기관으로서 양 정부의 대표자로 구성될 합동위원회를 설치한다. 3. 양 체약국 정부는 본 조의 규정의 실시를 위하여 필요한 약정을 체결한다. 제2조 1. 양 체약국은 양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1951년 9월 8일에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서명된 일본국과의 평화조약 제4조 (a)에 규정된 것을 포함하여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한다. 2. 본 조의 규정은 다음의 것(본 협정의 서명일까지 각기 체약국이 취한 특별조치의 대상이 된 것은 제외한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a) 일방 체약국의 국민으로서 1947년 8월 15일부터 본 협정의 서명일까지 사이에 타방 체약국에 거주한 일이 있는 사람의 재산, 권리 및 이익 (b) 일방 체약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으로서 1945년 8월 15일 이후 통상의 접촉의 과정에서 취득되었거나 또는 타방 체약국의 관할 하에 들어오게 된 것 3. 제2항의 규정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방 체약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으로서 본 협정의 서명일에 타방 체약국의 관할 하에 있는 것에 대한 조치와 일방 체약국 및 그 국민의 타방 체약국 및 그 국민에 대한 모든 청구권으로서 동 일자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기인하는 것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 제3조 1. 본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 체약국 간의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한다. 2.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해결할 수 없었던 분쟁은 어느 일방 체약국의 정부가 타방 체약국의 정부로부터 분쟁의 중재를 요청하는 공한을 접수한 날부터 30일의 기간 내에 각 체약국 정부가 임명하는 1인의 중재위원과 이와 같이 선정된 2인의 중재위원이 당해 기간 후 30일 내에 합의하는 제3의 중재위원 또는 당해 기간 내에 이들 2인의 중재위원이 합의하는 제3국의 정부가 지명하는 제3의 중재위원과 3인의 중재위원으로 구성되는 중재위원회에 결정을 위하여 회부한다. 단, 제3의 중재위원은 양 체약국 중 어느 편의 국민이어서는 안 된다. 3. 어느 일방 체약국의 정부가 당해 기간 내에 중재위원을 임명하지 아니하였을 때, 또는 제3의 중재위원 또는 제3국에 대하여 당해 기간 내에 합의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양 체약국 정부가 각각 30일의 기간 내에 선정하는 국가의 정부가 지명하는 각 1인의 중재위원과 이들 정부가 협의에 의하여 결정하는 제3국의 정부가 지명하는 제3의 중재위원으로 중재위원회를 구성한다. 4. 양 체약국 정부는 본조의 규정에 의거한 중재위원회의 결정에 복종한다. 제4조 본 협정은 비준되어야 한다. 비준서는 가능한 한 조속히 서울에서 교환한다. 본 협정은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2. 5.경 일본 육군성은 한국인을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하였다. 한국인 포로감시원은 일본군에 의하여 연합군 포로를 감시하는 역할로 이용당하다가 일제의 패배로 종전이 된 후 1945. 10.부터 1951. 4.까지 연합국에 의한 전범재판을 통해 억울하게 BC급 전범으로 처벌받았다. 나. 일본 정부는 이 사건 협정 체결 이후 한국인 BC급 전범들에 대한 모든 배상청구권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 정부는 한국인 BC급 전범들의 피해와 관련하여 일본의 책임이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한·일 양국 간에 이에 관한 해석상의 분쟁이 존재한다. 다. 이 사건 협정 제3조는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한·일 양국 간의 분쟁이 있을 경우 외교상 경로나 중재절차에 의한 해결방법을 규정함으로써 체약국에게 위 협정의 해석과 관련한 분쟁해결의무를 부담시키고 있으므로, 한국 정부에게는 이 사건 협정의 해석과 관련한 분쟁의 해결을 위한 작위의무가 있다. 라. 한국 정부로서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국가의 기본적 인권 보장의무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0조 등에 입각한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외교적 보호조치나 분쟁해결수단의 선택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바, 이러한 행정 권력의 부작위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4. 이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을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이 사건의 배경 및 전체적 경위를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가.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경위 및 그 후의 보상처리과정 (1) 해방 후 한국에 진주한 미군정 당국은 1945. 12. 6. 공포한 군정법령 제33호로써 재한 구 일본재산(在韓 舊 日本財産)을 그 국유ㆍ사유를 막론하고 미군정청에 귀속시켰고, 이러한 구 일본재산은 한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 9. 20.에 발효한 ‘한미 간 재정 및 재산에 관한 최초협정’으로 한국 정부에 이양되었다. (2) 한편, 1951. 9. 8. 샌프란시스코에서 체결된 연합국과 일본과의 평화조약에서는 한국에게 일본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지 않았고, 다만, 위 조약 제4조 a항에 일본의 통치로부터 이탈된 지역의 시정 당국 및 주민과 일본 및 일본 국민 간의 재산상 채권·채무관계는 이러한 당국과 일본 간의 특별약정으로써 처리한다는 것을, 제4조 b항에 일본은 전기 지역에서 미군정 당국이 일본 및 일본인의 재산을 처분한 것을 유효하다고 인정한다는 것을 각 규정하였다. (3) 위 조약 제4조 a항의 취지에 따라 한국 및 한국 국민과 일본 및 일본 국민 간의 재산상 채권·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1951. 10. 21. 예비회담 이후 1952. 2. 15. 제1차 한·일 회담 본회의가 열려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7차례의 본회의와 이에 따른 수십 차례의 예비회담, 정치회담 및 각 분과위원회별 회의 등을 거쳐, 1965. 6. 22. 이 사건 협정과 어업에 관한 협정, 재일교포의 법적 지위 및 대우에 관한 협정,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등 4개의 부속협정이 체결되기에 이르렀다. (4) 제1차 한·일회담(1952. 2. 15.~4. 25.) 시 한국 정부는 ‘한·일간 재산 및 청구권 협정 요강 8개항’(이하 ‘8개 항목’이라 한다)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1. 한국에서 반출된 고서적, 미술품, 골동품, 그 외 국보, 지도원판 및 지금, 지은을 반환할 것, 2. 1945. 8. 9. 현재, 일본 정부의 대 조선총독부 채무를 변제할 것, 3. 1945. 8. 9. 이후, 한국에서 이체 또는 송금된 금액을 반환할 것, 4. 1945. 8. 9. 현재, 한국에 본사 또는 주 사무소가 있는 법인의 재일 재산을 반환할 것, 5. 한국 법인 또는 한국 자연인의 일본 및 일본민에 대한 일본채, 공채, 일본은행권, 피징용 한국인의 미수금, 보상금 및 그 외 한국인의 청구권을 변제할 것, 6. 한국 법인 또는 한국 자연인 소유의 일본 법인 주식 또는 그 외 증권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 7. 전기 재산 또는 청구권에서 발생한 과실을 반환할 것, 8. 전기 반환 및 결제는 협정 성립 후 즉시 개시하고 늦어도 6개월 이내에 종료할 것의 8개 항목이다. (5) 그러나 제1차 한·일회담은 위 8개 항목의 청구권 주장에 대응한 일본 측의 대한일본인 재산청구권 주장으로 결렬되었고, 이후 독도 문제 및 평화선 문제에 대한 이견, “일본에 의한 36년간의 한국통치는 한국에 유익한 것이었다.”는 일본 측 수석대표 구보타(久保田) 망언 및 양국의 정치적 상황 등으로 제4차 한·일회담까지는 청구권 문제에 관한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6) 그 뒤 8개 항목에 대한 실질적 토의가 이루어진 것은 제5차 한·일회담(1960. 10. 25.~1961. 5. 15.)이었는데, 8개 항목 각 항에 대한 일본 측의 입장은 대체로, 제1항과 관련하여서는, 지금 및 지은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반출한 것이므로 반환의 법적 근거가 없고, 제2, 3, 4항과 관련하여서는, 한국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미군정법령 제33호가 공포된 1945. 12. 6. 이후의 것에 한하며, 제5항과 관련하여서는 한국 측이 개인의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국 측에 철저한 근거의 제시를 요구, 즉, 구체적인 징용, 징병의 인원수나 증거자료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제5차 한·일회담의 청구권 위원회에서는 1961. 5. 16. 군사정변에 의해 회담이 중단되기까지 8개 항목의 제1항부터 제5항까지 토의가 진행되었으나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였을 뿐, 실질적인 의견 접근을 이루는 데는 실패하였다. (7) 이에 1961. 10. 20. 제6차 한·일회담이 재개된 후에는 청구권에 대한 세부적 논의는 시일만 소요될 뿐 해결이 요원하다는 판단하에 정치적 측면의 접근이 모색되었다. 1961. 11. 22. 박정희·이케다 회담 이후 1962. 3. 외상회담에서는 한국 측의 지불요구액과 일본 측의 지불용의액을 비공식적으로 제시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 한국 측의 순변제(純辨濟) 7억 불에 대하여 일본 측의 순변제 7만 4천 불 및 차관 2억 불이라는 차이가 확인되었다. (8)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측은 당초부터 청구권에 대한 순변제로 하면 법률관계와 사실관계를 엄격히 따져야 될 뿐 아니라 38선 이남에 국한되어야 하며 그 금액도 적어져서 한국 측이 수락할 수 없게 될 터이니, 유상과 무상의 경제협력의 형식을 취하여 금액을 상당한 정도로 올리고 그 대신 청구권을 포기하도록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에 대하여 한국 측은 청구권에 대한 순변제로 받아야 하는 입장이나 문제를 대국적 견지에서 해결하기 위하여 청구권 해결의 테두리 안에서 순변제와 무상조 지불의 2개 명목으로 해결할 것을 처음에 주장하였고, 그 후에 다시 양보하여 청구권 해결의 테두리 안에서 순변제 및 무상조 지불의 2개 명목으로 하되 그 금액을 각각 구분 표시하지 않고 총액만 표시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을 제의하였다. (9) 이후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일본에서 이케다 일본 수상과 1차, 오히라 일본 외상과 전후 2차에 걸쳐서 회담하고, 오히라 외상과의 1962. 11. 12. 제2차 회담 시 청구권 문제의 금액, 지불세목 및 조건 등에 관하여 양측 정부에 건의할 타결안에 관한 원칙적인 합의를 하였고, 구체적 조정과정을 거쳐 제7차 한·일회담이 진행 중이던 1965. 4. 3. 당시 외무부장관 이동원과 일본의 외무부대신 시이나 간에 ‘한·일 간의 청구권 문제 해결 및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1965. 6. 22. 명목을 구분표시하지 않고 일본이 한국에게 일정 금액을 무상 및 차관으로 지불하되, 양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를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협정이 체결되었다. (10) 그 후 한국 정부는 1966. 2. 19. 구 ‘청구권자금의운용및관리에관한법률’(1982. 12. 31. 법률 제3613호로 폐지)을 제정하여 무상자금 중 민간보상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였고, 이후 1971. 1. 19. 구 ‘대일민간청구권신고에관한법률’(1982. 12. 31. 법률 제3614호로 폐지)을 제정하여 보상신청을 받았으나, 그 대상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징용·징병된 사람 중 ‘사망자’와 위 회담 과정에서 대일 민간청구권자로 논의되어 알려졌던 민사채권 또는 은행예금채권 등을 가지고 있는 ‘민사청구권 보유자’에 한정되었고, 그 뒤 1974. 12. 21. 구 ‘대일민간청구권보상에관한법률’(1982. 12. 31. 법률 제3615호로 폐지)을 제정하여 1975. 7. 1.부터 1977. 6. 30.까지 합계 91억 8,769만 3천 원을 지급하였다. (11) 한편, 이 사건 협정의 체결과정에서 한국인 BC급 전범의 문제는 1952. 2. 4. 제1차 한·일회담 제29차 재일한인법적지위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잠깐 언급만 되었다가 흐지부지되어 그 이후 양국 사이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고, 한국인 BC급 전범에 대한 보상도 8개 항목 청구권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으며, 한국 정부가 2005. 1.경 이 사건 청구권 협정과 관련한 일부 문서를 공개하고, 그 후 구성된 ‘한일회담 문서공개 후속대책 관련 민관공동위원회’(이하 ‘민관공동위원회’라 한다)의 공식의견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나. 한국인 BC급 전범에 관한 역사적 배경 (1) 일제의 한반도 강점기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군부의 연합군을 상대로 한 태평양전쟁 수행 과정에서 약 30만 명 내외의 영국·네덜란드·호주·미국 등 연합군 병사들이 일본군에 의해 포로가 되었다. 일본 군부는 대규모로 발생한 연합군 포로들을 수용·관리하기 위하여 1941. 12. 육군성에 ‘포로정보국’을 설치하여 이듬해 5월부터 한반도에서 한국인을 포로감시원으로 강제 모집하였다. (2) 그 결과 약 3,000여 명의 한국인들이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되었고, 이들은 군무원의 신분임에도 부산에 있는 노구치(野口) 부대에 수용되어 2개월간 사격과 총검술 등의 혹독한 군사훈련을 받고 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태국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 산재되어 있던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배치되었다. 한국인 포로감시원은 하급 군무원으로 일하면서 상관인 일본군 장교와 부사관의 명령에 따라서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통제하였다. (3)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갈 무렵인 1943. 10. 모스크바에서 연합국 대표들이 모여 전쟁이 끝난 다음 주요 전쟁범죄자들을 처벌하기로 결정하는 ‘독일의 잔학행위에 관한 선언’을 발표하는 등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 전범(戰犯)의 처리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1945. 7. 26. 미국·영국·중국 등의 정상이 모여서 발표한 ‘포츠담선언’을 통하여 패전국에 대한 전범 처벌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이어서 미국·영국·프랑스·구 소련 4개국 회의가 런던에서 열려 1945. 8. 8. ‘중대 전쟁범죄인의 소추 및 처벌에 관한 협정’이 공포(公布) 되었는데, 이 협정에 부속된 국제군사재판소 헌장이 실제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독일의 전범 소추와 처벌의 법적 근거가 되었다. 한편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연합군 최고사령부에 일본 전범 용의자에 대한 기소와 재판소 설치에 관한 지시를 하달하였고, 이 지시에 따라 극동연합군최고사령부는 사령부 일반명령으로 극동국제군사재판소 헌장을 공포하였으며, 이 헌장에 따라 1946. 5. 3. 일본 전범을 처벌하기 위한 극동국제군사재판정(International Military Tribunal for the Far East, 이른바 ‘도쿄 전범재판’)이 도쿄에서 개정(開廷)되었다. (4) 연합국이 제정한 국제군사재판소 헌장 제6조 및 극동국제군사재판소 헌장 제5조는 전쟁 범죄의 형태를 ‘A항 : 평화에 반하는 죄’, ‘B항 : 통상의 전쟁 범죄’, ‘C항 : 인도에 반하는 죄’의 3가지 형태로 구분하였고, 이 중 침략전쟁을 일으킨 국가 지도자 등이 평화에 반하는 죄를 범한 경우 ‘A급 전범’, 그 외 B항과 C항의 죄를 범한 자를 ‘BC급 전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한 극동국제군사재판소 헌장 제6조에서는 이들 범죄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공무상의 지위, 혹은 피고인이 자신의 정부 기관 또는 상사의 명령에 따라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은 면책사유가 될 수 없고 다만 형의 감경사유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A급 전범은 독일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및 일본의 도쿄 전범재판을 통하여 처벌받은 반면에, BC급 전범은 연합국인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중국 등 해당 전범 피해자의 국가에서 이루어진 전범재판을 통하여 처벌되었다. (5) BC급 전범으로 처벌된 한국인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는 일본 후생성 인양원호국(厚生省 引揚援護局)에서 1955. 12. 1. 생산한 ‘한국, 대만출신전쟁재판수형자명부(韓國, 臺灣出身戰爭裁判受刑者名簿)’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종전 이후 연합국에 의한 국제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연합군 포로들을 학대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전범으로 인정되어 처벌받은 한국인은 총 148명이었는데, 그 중 129명의 한국인 포로감시원들 가운데 14명이 사형되었고, 115명이 유기징역형에 처해졌다. (6)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 전범재판을 한 각국의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1950년 일본의 ○○ 형무소로 이송되어 남은 형기까지 수감되거나 가석방되었다. ○○ 형무소를 출소한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1955. 4. 1. ‘○○회’라는 모임을 결성하여 일본 정부를 상대로 ‘기본적 인권 및 생활권 확보’ 및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국가보상 등을 받아내기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 왔고, 일본 정부로부터 약간의 지원을 받아내기도 하였지만, 이후 보상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완강한 태도로 인하여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하였다. 오히려 1965. 6. 22. 이 사건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일본 정부의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후쿠시마 미즈호 참의원 의원이 제기한 ‘한국·조선인 BC급 전범자들에 대한 인도적 조치에 관한 질문 주의서’에 대한 2006. 6. 20.자 답변서를 통해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 및 제3항을 언급하였고,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역시 아리타 요시후 참의원 의원이 제기한 ‘한국인 BC급 전범자 문제에 관한 질문 주의서’에 대한 2014. 2. 4.자 답변서에서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을 언급하는 등 한국인 BC급 전범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7) 한편 한국은 2004. 3. 5.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의 진상을 규명하여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위 법률과 그 시행령에 따라서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원회’라 한다)가 설치되어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조사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강제동원의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인정되었다. 이후 이 사건 협정과 관련하여 국가가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강제동원 희생자와 그 유족 등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위로금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태평양전쟁 희생자지원법’이라 한다)이 2007. 12. 10.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서 청구인들 중 강○○, 박○○, 변○○, 박△△, 정△△는 유족으로서 위로금을 지급받았다. 한편 2010. 3. 22. 진상규명법과 태평양전쟁 희생자지원법을 폐지하는 대신 두 법을 합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8) 현재까지 한국 정부는 한국인 BC급 전범들에 대한 피해 보상 문제는 이 사건 협정과는 관련이 없고, 일본이 책임을 지고 주도적으로 해결하여야 하는 문제라는 입장이고, [별지 2] 기재와 같이 2010년경부터 외교적 경로를 통하여 일본에서 주도적으로 한국인 BC급 전범들 보상에 관한 입법 등을 하여 해결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다. 5. 판단 가.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문형배의 각하의견 (1) 행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가)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위에서 말하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가 의미하는 바는 첫째,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둘째,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셋째,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나) 헌법 전문, 제2조 제2항, 제10조와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이 일제강점기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배상과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일본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하도록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그 의무의 이행이 없으면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그러나 만약 공권력의 주체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서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갈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헌법소원은 부적법하게 된다. (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피해는 크게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입은 피해 부분(이하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라 한다)과 그 밖의 일제의 강제동원에서 일제에 의한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인하여 입은 피해 부분(이하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라 한다)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각 피해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작위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살핀다. (2)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 부분 (가) 구체적 판단 1)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에 강제동원되어 동남아 지역에 산재해 있던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배치되어 일본군의 명령에 따라서 연합군 포로를 감시·감독하는 포로감시원으로 일하였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될 무렵에 승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구 소련의 주도로 설립된 국제전범재판소에 회부되어 포로감시원으로서 연합군 포로들을 폭행하거나 학대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BC급 전범으로 인정되어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국제전범재판을 통하여 받은 처벌로 인한 피해 보상과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제전범재판이 패전국의 불법행위만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승자의 정의’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였지만, 독일의 나치 전범을 처벌한 뉘른베르크 재판과 일제(日帝) 전범을 처벌한 도쿄 재판 등을 통하여 개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전쟁을 계획·주도하거나 참여한 ‘침략에 대한 범죄’, 전쟁 기간 중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집단학살·학대·노예화 등과 같은 반인도적 행위를 한 ‘반인도적 범죄’, 또는 포로의 살해나 학대 등과 같은 전쟁에 관한 법률이나 관습을 위반한 ‘전쟁범죄’를 범하였을 경우 국제전범재판을 통하여 처벌하여야 한다는 국제법적 원칙이 성립되었다. 이러한 국제전범재판에 관한 국제법적 원칙은 1946년 국제연합(United Nations, 이하 ‘유엔’이라 한다) 총회에서 ‘뉘른베르크 헌장에 의하여 승인된 국제법의 원칙들과 동 재판소의 판결을 확인하기 위한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함으로써 국제관습법으로 확립되었다. 이를 계기로 1948년 유엔 총회에서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이 채택되었으며, 유엔이 1998. 6. 15. 개최한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에 관한 유엔 전권외교회의(United Nations Diplomatic Conference of Plenipotentiaries on the Establishment of an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서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근거하여 집단살해범죄, 반인도적 범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을 다루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설치되었다. 이와 같은 국제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독립된 주권을 가진 국가라고 하여도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 전범에 관한 국제전범재판소 판결의 권위와 효력을 존중하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규범적 질서라고 할 것이다. 3) 우리 헌법 전문은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라고 명시하여 국제평화주의를 천명하고 있고, 제5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여 ‘침략 전쟁의 금지’라는 국제법상의 원칙을 헌법에 수용하고 있으며, 제6조 제1항에서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같은 조 제2항에서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고 각 규정하여 국제법질서의 존중을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제사회에서 개인이 행한 침략에 대한 범죄, 반인도적 범죄, 전쟁범죄 등에 대하여 국제전범재판을 통하여 처벌하는 것은 확립된 국제관습법으로서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 해당하여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유엔이 채택한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대하여 1950. 9. 4. 국회 동의를 거쳐 1951. 1. 12. 조약 제1382호로 발효하였고,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에 대하여도 2002. 11. 8. 국회동의를 거쳐 2003. 2. 1. 조약 제1619호로 발효하였다. 아울러 2007. 12. 21. 법률 제8719호로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인 집단살해죄(제8조), 인도에 반한 죄(제9조), 사람에 대한 전쟁범죄(제10조), 재산 및 권리에 대한 전쟁범죄(제11조), 인도적 활동이나 식별표장 등에 관한 전쟁범죄(제12조), 금지된 방법에 의한 전쟁범죄(제13조) 및 금지된 무기를 사용한 전쟁범죄(제14조) 등을 국제형사재판소와 협력하여 국내에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저지른 침략범죄, 반인도적 범죄 및 전쟁범죄 등에 대하여 국제사회의 재판을 통하여 처벌하여야 한다는 국제관습법에 관한 조약을 국회의 동의를 거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별도의 법 제정을 통하여 이를 국내법체계로 편입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국내의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국제전범재판소의 국제법적 지위와 판결의 효력을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4) 헌법재판소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및 원폭피해자가 일본 정부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청구권의 소멸 여부에 관하여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의 해석상의 분쟁이 존재함에도 이 사건 협정 제3조가 정한 절차에 따라서 해결하지 아니하고 있는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위헌이라고 결정하였고(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헌재 2011. 8. 30. 2008헌마648 각 참조), 대법원 역시 강제동원 피해자가 가지는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이 사건 협정으로 인하여 소멸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3다6138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및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이 사건 협정에 관한 논의의 대상은 일제강점기의 일제의 행위라고 할 것이다. 5)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살던 한국민들이 일본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압제(壓制)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제대로 된 설명이나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되어 일본군의 명령에 따라서 연합군 포로를 감시·감독하다가 국제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제대로 된 통역 및 변호인 등을 제공받지 못한 채 처벌을 받은 안타까운 역사적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나 원폭피해자의 경우와는 달리, 한국인 BC급 전범들에게는 국제전범재판소의 재판을 통하여 BC급 전범으로 인정되어 처벌을 받은 특별한 피해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은 국제법적으로 유효하며 피청구인을 비롯한 국내의 국가기관이 존중하여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처벌로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나 원폭피해자 등이 가지는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청구권의 문제와 동일한 범주로 다루기는 어렵다. 6) 위와 같은 사정을 이 사건 협정 체결의 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유효하게 승인되는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처벌을 받아서 생긴 한국인 BC급 전범 피해 보상 문제는 처음부터 이 사건 협정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소결 청구인들의 피상속인들을 비롯한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처벌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이 사건 협정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3) 그 밖의 일제의 강제동원에서 입은 피해 부분 (가)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일제강점기 일제는 태평양 전쟁에 이용하기 위하여 한반도에서 조선총독부 및 친일파 인사 등에 의한 협박·회유·기망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한국인 포로감시원들을 강제로 모집하였다. 일제는 부산에 있는 노구치 부대에 한국인 포로감시원들을 모아 놓고 잦은 폭행 등 반인도적인 방식으로 혹독한 군사교육을 시킨 후, 동남아 각국에 설치된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이들을 배치하여 일본인 상관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명령에 따라서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강요하였다. 이처럼 당시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처하였던 불행한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인 BC급 전범들에게는 국제전범재판에서 BC급 전범으로 인정되어 받은 처벌로 인한 피해 외에도, 그 밖의 일제에 의하여 강제동원되고 포로감시가 강제되면서 행하여진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피해도 충분히 존재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및 원폭피해자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들에 비추어 보면,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와는 달리, 한국인 BC급 전범들에 대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문제는 이 사건 협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한국인 BC급 전범들에게 발생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의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나) 분쟁의 미성숙으로 인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 불인정 1) 이 사건 협정 제3조는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하여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정부는 이에 따라 1차적으로는 외교상 경로를 통하여, 2차적으로는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문제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갈 작위의무가 부여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이 성숙하여 현실적으로 존재하여야 한다. 이러한 분쟁의 현실적 존재 여부는 피해당사자의 의사,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과정과 그 이후의 상황, 그리고 일본의 책임에 대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입장 및 태도와 같은 역사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첫째, 청구인들은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각종 소송 및 투쟁에서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와 관련하여 국제전범재판에서 BC급 전범으로 인정되어 받은 처벌로 인한 피해문제에 집중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한국인 BC급 전범에 관한 논의도 이들이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전범으로 인정되어 처벌받은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BC급 전범들로 구성된「○○회」단체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자신들이 국제전범재판소에서 BC급 전범으로 인정되어 처벌받은 피해에 대하여 보상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일본 정부는 이러한 ○○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여 1950년 중반부터 1960년 사이 국제전범재판소 판결로 처벌을 받은 한국인 BC급 전범에게 보상차원에서 귀환수당, 위로금 및 생활자금 등을 지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일본정부의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아베 신조는 의회 답변을 통해 한국인 BC급 전범이 입은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셋째, 한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국제전범재판에 의한 처벌로 피해를 입은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는 이 사건 협정과는 무관하게 일본이 주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는 태도를 취하면서, 2010년경부터 일본 측에 외교적 경로를 통하여 입법 등을 통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여 왔다. 3)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한국인 BC급 전범 당사자는 물론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모두 한국인 BC급 전범이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처벌을 받아서 입은 피해를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고, 그와 관련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의 의견 대립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다만 국제전범재판소 판결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 보상 문제는 처음부터 이 사건 협정의 대상이 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 외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책임까지 한국과 일본이 상호 인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국 간의 분쟁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국제전범재판에 의해 BC급 전범이 됨으로써 처형 등으로 입은 손해의 보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요구했던 청구인들의 의사에 주목하고,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입장과 태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4) 그렇다면, 적어도 청구인들의 피상속인들을 비롯한 한국인 BC급 전범들에 대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 해석 및 실시상의 분쟁이 성숙하여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공권력의 불행사 여부 1) 만약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와 관련하여 그동안 피해당사자인 한국인 BC급 전범들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국제전범재판소의 처벌로 야기된 피해와 함께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문제까지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의 이 사건 협정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본다면, 일본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의 청구권을 실현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상의 요청에 따라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하는 작위의무가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다(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참조). 그러나 이러한 입장을 취하더라도 피청구인이 한국인 BC급 전범을 위하여 [별지 2]에 기재된 외교적 조치를 이행하였으므로 그 작위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 헌법재판소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결정에서 이 사건 협정 제3조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에 대하여 설시한 바 있다. 즉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공권력의 불행사는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일본에 대한 배상청구권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해석상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의무의 불이행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판시하여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를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의무’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교관계에서 피청구인의 광범위한 재량을 고려하면, 그러한 작위의무 이행은 이행행위 그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이지 이를 통해 청구인들이 원하는 결과까지 보장해 주는 이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이 원하는 수준의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지 않았다고 해도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를 언제,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국가마다 가치와 법률을 서로 달리한 국제환경에서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다투는 외교행위의 특성과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1항, 제2항이 모두 외교행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청구인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참조). 3) 한국은 진상규명법에 따라서 설치된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를 통하여 청구인들의 피상속인들을 비롯한 한국인 BC급 전범을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인정하였고, 이 사건 협정과 관련하여 국외강제동원 희생자와 그 유족 등에게 위로금을 지원할 목적으로 ‘태평양전쟁 희생자지원법’을 제정하여(제1조 참조), 일부 청구인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였다. 아울러 피청구인은 [별지 2] 기재와 같이 외교적 경로를 통하여 수차례 일본 의원들을 만나고, 한국과 일본 간의 국장 및 과장급 협의를 진행하면서 한국인 BC급 전범에 대한 보상 입법 등을 통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여 왔다(이하 ‘외교적 조치’라 한다). 4)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한국인 BC급 전범을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인정하면서 그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던 태도에 맞추어 피청구인이 한국인 BC급 전범을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희생양으로 보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하여 외교적 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청구인의 광범위한 재량을 고려할 때, 넓은 의미에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존재할 수도 있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을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처벌을 받아서 생긴 피해의 보상 문제가 청구인들의 주된 관심사였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손해 중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입은 피해가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보다 월등하게 큰 점까지 고려할 때, 비록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의 기대만큼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에 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외교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상 분쟁해결절차 이행에 관한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작위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 국제전범재판과는 무관하게 한국인 BC급 전범이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이 성숙하여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이에 따라서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서 분쟁해결에 나아갈 피청구인의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보아도, 피청구인이 지속적으로 이행한 [별지 2] 기재 외교적 조치를 고려하면 작위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한국인 전범에 대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소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 중 국제전범재판으로 인한 처벌로 인한 피해 부분은 이 사건 협정과 무관하므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부분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의 해석에 관한 분쟁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작위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 해석상의 분쟁이 존재한다고 하여도 피청구인은 [별지 2] 기재와 같은 외교적 조치를 통하여 그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재판관 이종석의 각하의견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1) 행정부작위의 헌법소원 대상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뿐 아니라 공권력의 불행사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공권력의 불행사로 말미암아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위 헌법소원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 것이므로,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란, 헌법상 명문으로 작위의무를 규정하고 있거나, 헌법의 해석상 작위의무가 도출되거나, 법령에 구체적으로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헌재 2018. 3. 29. 2016헌마795 참조). 또한, 이러한 공권력 주체의 구체적 작위의무는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에 대한’ 의무를 의미한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3; 헌재 2000. 3. 30. 98헌마206 등 참조). (2)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가 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우선, 헌법 제10조, 제2조 제2항, 전문의 규정 자체 또는 그 해석에 의하여 ‘헌법에서 유래하는 구체적 작위의무’가 도출될 수 있는지를 본다. ‘국민의 불가침의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10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기본권 보장 및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는 국가의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규정한 것일 뿐 그 조항 자체로부터 국민을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행위를 해야 할 국가의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는다. 헌법 전문(前文)이 국가적 과제와 국가적 질서형성에 관한 지도이념·지도원리를 규정하고 국가의 기본적 가치질서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규범화한 것으로서 최고규범성을 가지고 법령해석과 입법의 지침이 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자체로부터 국가의 국민에 대한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나올 수는 없는 것이므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前文)의 문구로부터도 국민을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행위를 해야 할 국가의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는다(헌재 1998. 5. 28. 97헌마282; 헌재 2000. 3. 30. 98헌마206; 헌재 2005. 6. 30. 2004헌마859 등 참조). 따라서 헌법 제10조, 제2조 제2항, 헌법 전문만으로는 청구인들에 대하여 국가가 어떤 행위를 하여야 할 구체적인 작위의무를 도출해 낼 수는 없다(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재판관 이종석의 별개의견 참조). (나) 다음으로,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규정된 분쟁해결절차에 관한 조항이 위에서 말하는 ‘법령에 구체적으로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1) 먼저, 법령에 구체적으로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서의 ‘법령에 규정된 구체적 작위의무’란 국가가 국민에 대하여 특정의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이 법령에 기재된 경우를 의미한다(헌재 2000. 3. 30. 98헌마206). 이는 국가가 위와 같은 구체적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헌법소원에 있어서 기본권 침해 가능성 내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도 당연히 요구되는 전제이다. 기본적으로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이나, 국민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행정법규에 구체적인 권리를 국민에게 부여하는 내용이 있다면 이는 ‘법령에 구체적으로 작위의무가 규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령에 문제된 구체적 작위의무가 행정권력의 국민에 대한 기속행위로 규정되어 있거나(헌재 1998. 7. 16. 96헌마246; 헌재 2004. 5. 27. 2003헌마851 참조), 재량행위로 규정되어 있지만 공권력 불행사의 결과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현저하다는 등(헌재 1995. 7. 21. 94헌마136 참조)의 사유로 기속행위로 해석해야 할 때에 구체적 작위의무를 인정하였고, 반대로 순수한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청구인에 대한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헌재 2005. 6. 30. 2004헌마859). 하지만, 이 사건 협정과 같은 조약 기타 외교문서에서, 체약국이 서로 어떠어떠한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자는 내용과 절차가 규정되어 있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체약국 당사자 사이에서 체약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할 것을 전제로 마련된 것이므로, 일정한 의무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체약국 당사자가 상대방 국가에 대하여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조약에 근거하여 자국이 상대방 국가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조약상 권리의무를 이행하라’고 자국 정부에 요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자국 국민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구체적 문구가 해당 조약에 기재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약에 그러한 내용의 명시적 문구가 없는 이상, 해당 조약이 국민의 권리관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조약상 정해진 절차상 조치를 취할 것을 자국 정부에 요구할 권리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협정은 양국 간 또는 일국 정부와 타국 국민 간, 양국 국민 상호간의 ‘재산, 권리, 이익, 청구권’에 관한 문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 이 사건 협정이 관련국 국민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상의 분쟁해결 절차에 나아갈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 않은 이상, 개별 국민에게 위 협정상 분쟁해결절차를 이행하라고 자국 정부에 대하여 요구할 구체적 권리가 인정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 내용을 근거로 국가의 국민에 대한 구체적 작위의무를 도출해 낼 수는 없고, 이는 이 사건 협정과 헌법 제10조, 제2조 제2항, 헌법 전문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재판관 이종석의 별개의견 참조). 2) 다음으로, 이 사건 협정 제3조가 규정하고 있는 내용 자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정의 해석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제3조의 규정에 따른 외교행위를 할 작위의무’라는 것이 ‘구체적인’ 행위를 해야 하는 ‘의무’라고 볼 수도 없다. ① 이 사건 협정 제3조는, “본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 체약국간의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한다.”(제1항), “1.의 규정에 의하여 해결할 수 없었던 분쟁은 어느 일방 체약국의 정부가 타방 체약국의 정부로부터 분쟁의 중재를 요청하는 공한을 접수한 날로부터 … 로 구성되는 중재위원회에 결정을 위하여 회부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어느 조항에도, 분쟁이 있으면 ‘반드시’ 외교적 해결절차로 나아가야 한다거나 외교적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반드시’ 중재절차를 신청해야 한다는 ‘의무적’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한다.”라는 문구는 외교적으로 해결하자는 양 체약국 사이의 외교적 약속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 “중재위원회에 결정을 위하여 회부한다.”는 것 역시 ‘중재를 요청하는 공한이 접수되면’ 회부되는 것인데, 어느 문구에도 중재를 요청하여야 한다는 ‘의무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해석할 만한 근거는 발견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1항, 제2항 어디에서도 외교상 해결절차로 나아가야 할 ‘의무’, 외교상 해결이 안 되면 중재절차로 나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해 낼 수는 없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재판관 이종석의 별개의견 참조). ② 나아가 이 사건 협정 제3조가 규정하고 있는 ‘외교적 해결’, ‘중재절차회부’에 어떤 의무성이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그것이 ‘구체적인’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협정으로부터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하여도, 이는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 재외국민 보호의무,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할 국가의 의무, 신체장애자 등의 복지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할 국가의 의무,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나 마찬가지로, 국가가 계속하여 추구하여야 할 의무이지만 그 자체로는 일반적·추상적 의무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이러한 국가의 일반적·추상적 의무는 그 자체가 ‘구체적인’, 즉 ‘어떠한 특정한 내용’의 작위의무가 아니므로, 비록 헌법에 명시적인 문구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그 의무의 이행을 직접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위의무로 탈바꿈되지 않는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헌재 2019. 12. 27. 2012헌마939 재판관 이종석의 별개의견 참조). (3) 소결론 이상과 같이 피청구인에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헌법상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이 다투는 부작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라고 할 수 없다. 이를 대상으로 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 6. 결론 그 이유 구성은 다르지만 관여 재판관의 과반수인 5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부분 청구에 관한 반대의견이 있다. 7.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부분 청구에 관한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 중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입은 피해 가운데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 부분은 이 사건 협정과는 관련이 없어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갈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와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의 대일청구권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이 사건 협정의 해석상 분쟁이 존재하여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갈 작위의무가 인정되고, 그럼에도 피청구인이 그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의 성격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살던 한국인들이 일본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압제(壓制)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태평양 전쟁 당시 포로감시원으로서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강제동원되어 동남아 지역에 있던 일본군의 연합군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하면서 일본군 상관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명령에 복종한 채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이러한 일제에 의한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아 진상규명법에 의하여 설치된 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하여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은 일본에 대하여 일제에 의한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청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그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없다. 나.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1) 피청구인의 작위의무 (가)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헌법 또는 법령에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이에 의거하여 기본권의 주체가 행정행위 내지 공권력의 행사를 청구할 수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하면, 이 사건 협정의 해석에 관하여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정부는 이에 따라 1차적으로는 외교상 경로를 통하여, 2차적으로는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데,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본다. (나)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 정부의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아베 신조는 각자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촉구하는 의원의 질의에 대한 공식 답변에서 대일청구권 문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을 규정한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 및 제3항을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가지는 모든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있는 반면에, 피청구인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면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청구권은 이 사건 협정과 관계가 없이 그대로 남아있고 일본이 한국인 BC급 전범에 관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므로, 결국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게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관련한 이 사건 협정의 해석에 대하여 한·일 양국 간에 분쟁이 발생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인간의 존엄성은 최고의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목표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기관을 구속하며, 그리하여 국가는 인간존엄성을 실현해야 할 의무와 과제를 안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은 ‘국가권력의 한계’로서 국가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개인의 방어권일 뿐 아니라, ‘국가권력의 과제’로서 국민이 제3자에 의하여 인간존엄성을 위협받을 때 국가는 이를 보호할 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의 계승을 천명하고 있는바, 비록 우리 헌법이 제정되기 전의 일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수행하지 못한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을 위한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동원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말살된 상태에서 장기간 비극적인 삶을 영위하였던 한국인 BC급 전범 피해자들의 훼손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지금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부담하는 가장 근본적인 보호의무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라) 위와 같은 헌법 규정들 및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이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게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관련하여 위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일본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그 의무의 이행이 없으면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2) 공권력의 불행사 (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작위의무의 이행으로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이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소멸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한·일 양국 간 해석상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절차로서의 조치를 특별히 취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 피청구인은 이에 대하여 [별지 2] 기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 및 의회의 담당자들과의 수차례 면담을 통하여 한국인 BC급 전범들을 위하여 적절한 수준의 지원과 보상 대책을 마련하여 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였고, 이를 위해서 한국인 BC급 전범들과도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하여 왔는바, 이는 한국 정부에 폭넓게 인정되는 외교적 재량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므로 공권력의 불행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한국인 BC급 전범 문제는 이 사건 협정과 관련이 없고, 일본이 주도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이를 토대로 위와 같은 외교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피청구인은 일본과의 접촉에서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해결을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공권력의 불행사는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 정부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해석상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의무의 불이행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이 이 사건 협정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외교적 조치는 피청구인의 작위의무 이행에 포함되지 않는다. (3) 소결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관련하여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본안에 나아가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작위의무의 이행을 거부 또는 해태하고 있는 것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다. 본안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협정 관련 해석상 분쟁의 존재 (가)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은 “양 체약국은 양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1951년 9월 8일에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서명된 일본국과의 평화조약 제4조 (a)에 규정된 것을 포함하여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합의의사록 제2조 (g)항은 위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되는 양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에는 한·일 회담에서 한국측으로부터 제출된 ‘한국의 대일청구요강’(소위 8개 항목)의 범위에 속하는 모든 청구가 포함되어 있고, 따라서 동 대일청구요강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게 됨을 확인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본 정부의 입장은 한국인 BC급 전범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청구권은 모두 포괄적으로 이 사건 협정에 포함되었고 이 사건 협정의 체결 및 그 이행으로 포기되었거나 그 배상이 종료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한국 정부는 2005. 8. 26. ‘민관공동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일본 정부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이 사건 협정에 의하여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였고, 아울러 진상규명법에 따라서 설치된 국가기관인 진상규명위원회에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을 일제에 의하여 불법적으로 강제동원된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 제2조 제1항의 대일청구권에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한·일 양국 간에 해석 차이가 존재하고, 그것이 위 협정 제3조의 ‘분쟁’에 해당한다는 것은 비교적 분명하다. (2) 분쟁의 해결절차 이 사건 협정 제3조 제1항은 “본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 체약국의 분쟁은 우선 외교적인 경로를 통하여 해결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은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위 규정들은 협정 체결 당시 그 해석에 관한 분쟁의 발생을 예상하여 그 해결의 주체를 협정 체결 당사자인 각 국가로 정하면서, 분쟁해결의 원칙 및 절차를 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은 위 분쟁이 발생한 이상,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외교적 경로를 통하여 해결하여야 하고, 그러한 해결의 노력이 소진된 경우 이를 중재에 회부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다. (3) 피청구인의 부작위의 기본권 침해 여부 (가) 피청구인의 재량 외교행위는 가치와 법률을 공유하는 하나의 국가 내에 존재하는 국가와 국민과의 관계를 넘어 가치와 법률을 서로 달리하는 국제환경에서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므로, 정부가 분쟁의 상황과 성질, 국내외 정세, 국제법과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관행 등을 감안하여 정책결정을 함에 있어 폭넓은 재량이 허용되는 영역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헌법상의 기본권은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므로 행정권력 역시 이러한 기본권 보호의무에 따라 기본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행사되어야 하고, 외교행위라는 영역도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특정 국민의 기본권이 관련되는 외교행위에 있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법령에 규정된 구체적 작위의무의 불이행이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기본권 침해행위로서 위헌이라고 선언되어야 한다. 결국 피청구인의 재량은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 기본권 침해 구제의 절박성, 기본권의 구제가능성, 진정으로 중요한 국익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범위 내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나) 부작위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 1)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하여 입은 피해는, 태평양 전쟁 당시 10대 후반 내지 20대의 어린 나이에 일본과 일본군에 의해 협박, 기망 등과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연합군 포로감시원으로 강제로 동원되어, 전쟁포로의 처우에 관하여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오로지 혹독한 정신 세뇌와 반인도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의 군사훈련만을 받은 뒤, 동남아 각국에 흩어져 있던 포로수용소에 배치되어, 그 곳에서 상관인 일본 군인의 강압적 명령에 못 이겨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통제하였고, 그로 인하여 말도 못하는 고초와 피해를 겪는 등의 역사적 경험과 사실에 기인하는 것으로, 달리 그 예를 발견할 수 없는 특수한 피해이다. 일본최고재판소도 1999. 12. 20. 한국인 BC급 전범들로 구성된 ‘○○회’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한국인 BC급 전범들의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이에 관한 입법적 보상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의 실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신체의 자유를 사후적으로 회복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그 청구권의 실현을 가로막는 것은 근원적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침해와 직접 관련이 있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2) 기본권 침해 구제의 절박성 앞서 본 바와 같이 1991년경부터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의 법정에서 진행해 온 소송은 그들의 청구권 실현에 관한 입법적 조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 확정되었다. 이제 일본의 법정을 통한 한국인 BC급 전범들의 사법적 구제, 또는 일본 정부의 자발적 사죄 및 구제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일본에 의하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연합군 포로감시원으로 내몰렸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70여 년이 흘렀고, 이들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지도 30년이 다 되어 간다. 이 사건 심판 중 청구인 이○○가 사망함으로써 현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이미 사망한 사정을 고려하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경우 한국인 BC급 전범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을 실현함으로써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고 침해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 있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3) 기본권의 구제가능성 피청구인은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받은 불이익 중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그 피해 구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침해되는 기본권이 중대하고 그 침해의 위험이 급박하다고 하더라도 구제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를 인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구제가 완벽하게 보장된 경우에만 작위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구제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족하다 할 것이며, 이때 피해자나 그 유족들이 일본 정부에 대한 청구가 최종적으로 부인되는 결론이 나올 위험성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한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그들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2006년 유엔 국제법위원회에 의해 채택되고 총회에 제출된 ‘외교적 보호에 관한 조문 초안’의 제19조에서도, 외교적 보호를 행사할 권리를 가진 국가는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특히 외교적 보호의 행사가능성을 적절히 고려하여야 하고, 가능한 모든 경우에 있어서, 외교적 보호에의 호소 및 청구될 배상에 관한 피해자들의 견해를 고려해야 함을 권고적 관행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청구를 통하여 피해자인 한국인 BC급 전범들을 위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의 이행을 구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의사는 명확하다 할 것이고, 앞서 살펴 본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게 된 역사적 배경,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경위 및 그 전후의 상황, 한국인 BC급 전범들을 위하여 일본에 대하여 공식적 사실인정과 사죄·배상을 촉구하고 있는 일련의 국내외적인 움직임, 그리고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희생자로 공식 인정받은 이상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는 한국인 BC급 전범이 아닌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와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갈 경우 일본에 의한 배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여서는 아니된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4) 진정으로 중요한 국익에 반하는지 여부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조치를 취하면서 일본 정부의 금전배상책임을 주장할 경우 일본 측과의 소모적인 법적 논쟁이나 외교관계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외교행위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의 발전가능성’ 또는 ‘외교관계의 불편’이라는 매우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사유를 들어, 그것이 기본권 침해의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청구인들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는 타당한 사유가 된다거나 또는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국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과거의 역사적 사실 인식의 공유를 향한 노력을 통해 일본 정부로 하여금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하도록 함으로써 한·일 양국 및 양 국민의 상호이해와 상호신뢰가 깊어지게 하고,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적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한·일관계의 미래를 다지는 방향인 동시에, 진정으로 중요한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참조). 아울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입은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는 국제전범재판에 따른 처벌로 인한 피해와는 별개로 일제에 의한 강제동원에서 발생한 일제에 의한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인하여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직접 입은 피해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전범재판과는 관계가 없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간다고 하여 그것이 헌법 제6조 제1항에 규정한 국제법 존중 원칙 및 국제전범재판소의 판결과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4) 소결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게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사이의 이 사건 협정의 해석상 분쟁이 존재함에도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른 분쟁해결절차에 나아가지 아니한 부작위는 청구인들의 중대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라. 결론 한국인 BC급 전범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일제의 불법적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과 관련하여, 헌법 제10조, 제2조 제2항 및 전문과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 할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등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가능성, 구제의 절박성과 가능성 등을 널리 고려할 때, 피청구인에게 이러한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재량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청구인이 현재까지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절차를 이행할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청구인의 이러한 부작위는 헌법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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