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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명의신탁증여의제에서 주주명부의 요건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과 관련된 증여의제시기
-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5049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은 2003년 12월 소외 회사의 주주로부터 B, C, D(명의수탁자)의 명의로 소외 회사 주식을 매수하고(이하 ‘이 사건 거래’), 소외 회사는 2004년 3월말 2003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세무서에 그 부속서류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4년 9월 원고들이 타인 명의로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각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1심 및 원심 판결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따라 명의수탁자들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여 소외 회사가 2004년 3월 30일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① 주주명부란 주주 및 주권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장부로서 그 형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주의 인적사항, 보유 주식의 수와 종류 등 상법 제352조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데, 소외 회사 임원의 컴퓨터에 보관된 ‘주식이동현황(주)○’ 파일(이하 ‘이 사건 문서’)은 소외 회사로부터 증여세 등의 신고ㆍ납부 업무를 위임받은 공인회계사가 업무의 수행을 위한 필요한 범위에서 주식이동현황을 정리한 문서로 보이며, 상법 제352조에 규정된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각 주식의 취득년월일이 누락되어 있으므로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할 수 없고, ‘○회사 2004년 현금배당액 및 원천징수세액’이라는 전자문서 역시 그 기재내용이나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법상 주주명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주식의 명의신탁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은 원칙적으로 명의개서일인데, 이 사건과 같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이 사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는 2003년 1월 1일부터 2003년 12월 31일까지의 주식 취득 상황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그 명의개서일을 2003년 연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위 명세서가 제출된 2004년 3월 30일로 볼 수는 없다(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의 제출을 명의개서로 본다고 규정하지 않고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증여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04년 1월 1일 이전이므로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완성된 사실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원심 판결문). 나.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원심이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작성ㆍ비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 어떠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지 않고 주주명부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예비적 처분사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심리미진으로 파기환송하였다. ① 소외 회사는 1990년 설립 후 여러 번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이미 일반 주주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상법상 주식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가진다는 뜻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본금변경에 따른 법인등기변경신청을 할 때에는 주주총회의사록과 주주명부를 첨부하여 공증을 받는 것이 통례인데, 일반 주주들이 존재한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존재를 전제로 규정되어 있는 절차들을 밟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② 소외 회사가 2014년에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의 변경등기를 하면서 유상감자 직후의 주주명부를 제출하였던 사실이 원심의 심리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하였는데, 원고는 그때에서야 주주명부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밝히지 못하고 있다. ③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거래 직후인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하였고, 현금배당에 따른 소득세 원천징수의무를 수행하면서 각 주주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한 서류를 매번 정확히 작성하였으며, ‘주식이동현황’문서를 작성ㆍ관리하면서 설립 이후부터 이 사건 주식거래에 이르기까지 각 주주의 주식 수, 취득연월일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 왔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보면 소외 회사는 주주명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3. 평석 가. 비상장법인 주식 관련 명의신탁 증여의제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 증여의제는 실제소유자와 명의인이 달리 주주명부에 명의 개서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비상장회사의 경우 주권을 발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주명부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2003년 12월 30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구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된 주주 등에 관한 서류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실제 소유자가 아닌 자의 명의가 등재되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즉 2003년까지는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되어야 명의신탁증여의제로 과세되고, 2004년 이후부터는 주주명부가 없더라도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 제출이 있으면 이에 의하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한다. 나. 상법상 ‘주주명부’의 요건 대상판결은 실제 주주명부의 존재를 이유로 파기함으로써 주주명부의 요건에 관하여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원심판결에서 논의된 소외 회사가 주주명, 주식수, 각 주식의 취득일, 지분율 등을 파일 형태로 기록한 이 사건 문서를 상법상 주주명부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해 주주명부의 요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주명부 여부가 쟁점이 된 1심 판례는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함과 동시에 본점에 비치되어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 등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상태이고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5. 7. 3. 선고 2012구합3699 판결), 2심법원도 위 내용과 함께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임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서울고등법원 2016. 12. 2. 선고 2015누1573 판결),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하고 대내외적으로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원심판결도 위 판결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문서는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등이 누락되어 있어 상법상 주주명부라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법정 기재사항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였다. 따라서 위 판례들에 비추어 보면, 주주명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ⅰ) 상법상 일정한 법정사항을 포함, ⅱ)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등사권의 보장, ⅲ)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 ⅳ)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을 요구하는 등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다.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양도일과 명의신탁 증여의제 시기 대상판결의 직접적인 쟁점은 아니나, 이 사건과 같이 주주명부가 존재하지 않음을 주장하여 주식양도에 따른 명의개서일을 특정할 수 없고, 세무서에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이 제출된 상태일 경우 증여의제일을 언제로 볼 것인지 문제된다. 실무상 과세관청은 주주 등에 관한 서류, 양도세 신고서 등에 의해 확인된 양도일에 명의개서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양도일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사업연도 중의 주식등변동명세서상 양도일을 증여시기로 보고 과세하여 왔다(기준 2015 법령해석재산-0042, 2015.5.7.). 한편 대상판결의 원심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그 명의개서일을 사업연도 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그 제출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두32395 판결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양도일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에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것과 동등한 효력을 부여할 수는 없고,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주식의 변동사실이 외부에 분명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보아야 한다고 최초로 판시하여, 대상판결의 원심 및 기존 실무관행과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4. 결어 대상판결은 원심에서 ‘상법상 주주명부’가 갖추어야 할 요건임을 적시하였고, 과세관청이 주주명부가 존재한다는 간접사실을 밝힘으로써 납세자에게로 그 입증책임을 전환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편 종래 주주명부가 없을 경우 실무상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에 양도일로 기재된 날을 증여의제일로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판례가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봄에 따라 납세자의 자의에 의해 양도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바, 입법으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에 따른 증여의제시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경진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증여세
주식증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이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11-1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 임원의 과다 보수에 대한 세법상 취급
-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두60884 판결 - Ⅰ. 법인 임원의 과다 보수에 관한 세법상 문제점 최근 법인이 임원에게 거액의 보수 또는 상여금을 지급한 경우 손금에 산입할 수 있는지, 산입한다면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세법상 쟁점이 되어 왔다. 외국의 예를 보면, 미국 내국세법은 합리적인 범위의 급여(a reasonable allowance for salaries)만을 비용으로 인정하므로[IRC § 162(a)(1)],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재무부 시행규칙 §1.162-8). 그리고 일본 법인세법 제34조 제2항은 임원에 대한 보수 중 상당하지 않게 고액인 부분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우리나라의 법인세법 제26조 제1호는 인건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과다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에 의하면, 법인이 임원 등에게 지급하는 상여금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고(제1항), 법인이 지배주주 등인 임원 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지배주주 등 외의 임원 등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하여 보수를 지급한 경우 그 초과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제3항). 위 시행령 규정에 의하면, 임원의 보수를 규율하는 것은 제43조 제3항인데, 비교대상인 지배주주가 아닌 임원이 없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리고 임원 보수의 전체금액이 과다하다고 보이더라도, 거기에는 정상적인 직무집행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보수의 형태로 지급되는 상여금에 관하여는 실질적으로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금에 해당하는 경우 손금불산입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3. 7. 12. 선고 2013두4842 판결,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4두6562 판결), 지배주주 등인 임원의 통상적인 보수에 관하여는 본 사건에서 그 처리방향을 제시하였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Ⅱ. 대법원 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대부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소외 1은 원고의 1인 주주 겸 대표이사이다. 나. 원고는 소외 1에게 월 3000만원 이하의 보수를 지급하다가 2005년 1월부터 월 3억원으로 인상하여 2005 사업연도(2005. 4. 1.~2006. 3. 31.)에는 합계 30억7000만원, 2006 사업연도부터 2009 사업연도까지는 매년 36억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 과세관청은 원고가 2005~2009 사업연도에 소외 1에게 지급한 보수(이하 ‘이 사건 보수’라 한다)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동종 대부업체 12개 중 대표이사의 급여가 높은 3개 업체의 급여 평균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손금에 불산입하여 2005~2009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이익잉여금 처분을 통하여 지급된 것이 아니어서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금’이 아니며, 이 사건 보수 중 실질적으로 이익처분에 의하여 지급된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이 얼마인지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보수는 전부 손금에 산입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을 모두 취소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이익처분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보수의 손금불산입 법인이 지배주주인 임원에게 지급한 보수가 법인의 영업이익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규모, 해당 법인 내 다른 임원들 또는 동종업계 임원들의 보수와의 현격한 격차 여부, 법인의 소득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려는 주관적 의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보수가 임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정상적인 대가라기보다는 주로 법인에 유보된 이익을 분여하기 위하여 대외적으로 보수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이익처분으로 손금불산입 대상이 되는 상여금과 그 실질이 동일하므로,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라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 증명의 어려움이나 공평의 관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된 경우에는 보수금 전체를 손금불산입의 대상으로 보아야 하고, 위 보수금에 직무집행의 대가가 일부 포함되어 있어 그 부분이 손금산입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보수금 산정 경위나 그 구성내역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기 용이한 납세의무자가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나. 이 사건의 경우 ① 2005~2009 사업연도 중 소외 1의 보수를 차감하기 전의 원고의 영업이익에서 소외 1의 보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8~95%에 달하여 동종업체의 평균수치인 5~9%에 비하여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 ② 소외 1의 보수는 원고의 또 다른 대표이사인 소외 2 등의 약 50배에 달하고, 원고와 사업규모가 유사한 동종업체 중 상위 3개 업체의 대표이사들의 평균 연봉과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점, ③ 원고 직원이 작성한 내부 문건에는 ‘세금절약을 위하여 사장의 급료를 높인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소외 1의 보수를 전액 손금으로 인정받아 법인세 부담을 줄이려는 주관적 의도가 뚜렷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외 1의 보수는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정상적인 대가라기보다는 주로 원고 법인에 유보된 이익을 분여하기 위하여 대외적으로 보수의 형식을 취한 것으로서 실질적인 이익처분에 해당하여 손금불산입의 대상이 된다. Ⅲ. 평석 1. 증명필요 부담의 전제조건 : 납세의무자의 증명용이성 대상판결은 납세자가 보수금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기 용이함을 이유로, 보수금에 직무집행대가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의 필요를 납세자에게 지우고 있다. 임원의 보수금에는 임원이 전혀 직무집행을 하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부라도 직무집행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통상적일 것이기 때문에, 증명이 문제되는 것은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는 직무집행 대가의 구체적 범위이다. 그런데 납세의무자인 법인이 반드시 이에 관한 자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서 증명이 용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인에 동일직위의 지배주주 아닌 임원이 없는 경우 그 법인 내에서는 비교대상을 찾기 어렵고, 임원의 직무집행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법인의 임원 보수 등을 참고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자료를 납세의무자가 입수하기가 곤란할 수 있고, 오히려 과세관청이 세무조사 등을 통하여 개개의 납세의무자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납세의무자에게 입증주제에 관한 증명의 용이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건에서 증명의 필요를 납세의무자에게 귀착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때는 이러한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납세의무자가 직무집행대가의 구체적 범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고 입수하기도 어려운 반면, 과세관청이 그 자료를 가지고 있거나 확보할 수 있음에도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대상판결을 적용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2. 직무집행대가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한 증명의 정도 임원의 용역은 법인의 내부에서 사용되는 생산요소로서 소비자에게 대량으로 판매되는 제품과 달리, 그에 대한 대가는 법인의 업종 및 규모 등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수 중 정상적 직무집행대가 부분을 특정하여 증명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임원의 보수금이 정상적 직무집행대가를 초과하는 것이라는 점의 증명책임은 본래 과세관청에게 있는데, 대상판례에 의하여 일정한 사정이 있는 경우 정상적 직무집행대가의 범위에 대한 증명의 필요가 납세의무자에게 전환된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납세의무자가 부담하는 증명의 필요는 원칙적으로 법관으로 하여금 과세요건의 충족 여부에 상당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정도면 족하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향후 대상판결의 적용과정에서 납세의무자에게 정상적 직무집행대가의 범위에 대한 증명을 너무 엄격한 정도로 요구하는 것은 증명책임의 완화를 넘어서서 실질적으로 증명책임의 전환을 의미하게 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개개의 사건에서 대상판결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간의 이해관계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세심하고 유연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Ⅳ. 결론 대상판결은 실무상 문제되는 임원의 과다 보수의 세법적 처리방향에 관하여 중요한 지침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을 구체적 사건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기업의 경영상 자율을 훼손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송동진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법인세법
법인세
대표이사
상여금
보수
송동진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2017-11-07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국세기본법상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의 관계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들은 2008년 11월 5일 A회사에게 자신들이 각 2분의1 지분씩 소유한 이 사건 부동산을 양도한 뒤 전체 양도가액을 35억원으로 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나. 피고는 2012년 1월 2일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가액이 임대차보증금 3억3000만 원을 포함한 38억3000만 원임을 전제로 세액을 다시 계산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추가 납부하도록 각 경정·고지하는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다. 다. A회사는 2014년 12월 1일 원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에서 양도가액을 35억 원으로 정하고 이를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양도가액을 38억3000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추가로 그 지급을 구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라. 법원은 2015년 4월 23일 위 매매계약에 따른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가액은 35억원이고, A회사가 원고들에게 위 양도가액 35억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A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체결된 위 매매계약에 기한 A회사의 매매대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민사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5년 5월 16일 확정되었다. 마. 원고들은 2015년 5월 22일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민사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사유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정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5년 7월 28일 원고들의 위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심 :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6누81361 판결 처음부터 존재하던 사유를 이유로 한 통상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후발적 경정청구까지 허용한다면 원시적 사유임에도 소송을 통하여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로 바꾸는 방법으로 통상적경정청구의 제척기간 만료 후에도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게 되어 통상적 경정청구기간과 쟁송기간을 제한한 입법취지에 반한다. 그러므로 국세기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5조의2 제1항 제1호의 원시적 사유가 나중에 같은 조 제2항 제1호 사유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대법원 : 2017. 9. 7. 선고 2017두41740판결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의 문언 내용과 그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최초의 신고 등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을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납세의무자가 그 판결에서 확정된 내용을 법 제45조의2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통상적경정청구사유로 다툴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납세의무자의 정당한 후발적 경정청구가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 3. 평석 가. 관련 법 규정 흔히 법 제45조의2 제1항의 경정청구를 통상적 경정청구, 제2항의 경정청구를 후발적 경정청구라 부르는데, 이 사건에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45조의2(경정 등의 청구) ①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최초신고 및 수정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 또는 경정을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로 한정한다)에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1.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각 세법에 따라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결정 또는 경정 후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말한다)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 ②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 또는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을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1.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 나. 후발적 경정청구의 입법취지 후발적 경정청구는 통상적 경정청구기한이 경과한 후 당초 신고나 부과처분 시에 예측하기 어려웠던 감액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납세자에게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사정변경의 원칙을 납세자의 영역에서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법원도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둔 취지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는데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일본 국세통칙법도 제23조 제1항에서 통상적 경정청구, 제2항에서 후발적 경정청구를 규정하고 있는데, 입법취지는 우리나라 의 그것과 비슷하다(東京高裁, 平成 10. 7. 15. 平9 (行コ)193호 판결 등 참조). 다.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의 관계 대상판결에서 원고들은 양도소득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통상적 경정청구를 하지 못하다가, 관련 민사판결 확정 후 2월 이내에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제4호도 마찬가지다)는 엄격한 의미에서 사후에 사정이 변경된 경우라기보다는 당초에는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 사후에 판결 등에 의하여 명확해진 경우일 수 있고(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참조), 법 제45조의2 제1항 제1호의 통상적 경정청구의 사유도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와 연관되고, 실무상으로는 경경청구의 기한문제로 직결된다. 경정청구의 본질은 원시적인 과다 신고와 신고·결정·경정처분 후 발생한 사유로 후발적으로 과다해진 경우 모두를 방치할 수 없고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납세자의 권리구제수단이다. 이렇게 본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는 통상적 경정청구의 보완적 관계이지, 다른 종류나 성질의 경정청구는 아니다. 법 제45조의2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 중 특정유형의 후발적 사유를 추출하고 그에 따른 청구기간의 특례를 규정한 것이 제2항이다. 청구기한에 관하여 제2항이 ‘제1항에도 불구하고’라고 규정하지 않고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라고 규정한데서도 알 수 있다. 경정청구제도가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그 취지가 있는 만큼 법규정의 문언상 가능함에도 이를 축소하여 적용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대상판결과 같이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이 만료되었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이 만료되지 않았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반대로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은 도과하였으나 아직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은 도과하지 않았다면 통상적 경정청구는 허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조세실무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있는 경우 경정청구기한이 경과되었더라도 통상적 경정청구기한이 경과되지 않았다면 경정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해석하고 있다(東京高裁, 昭和 61. 7. 3. 昭60(行コ)82호 판결, 神호地裁, 平成 19. 11. 20. 平 18(行ウ)59호 판결 등). 4. 결론 대상판결은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이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이 도과하지 않았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한 최초의 사례로, 경정청구에 관한 납세자의 권리를 더욱 강하게 보호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양도소득세
후발적경정청구
경정청구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2017-10-27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액화LNG 운송도중 자연발생적으로 기화되어 선박연료로 사용된 BOG가 운임인지 여부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321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는 카타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수출자로부터 FOB(본선인도)조건으로 천연가스(이하 ‘LNG’) 도입계약을 체결하여 수입하면서, 국내 운항선사와 LNG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운임을 지급하였고, 각 도입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에 운항선사에게 지급한 운임 등을 가산한 금액을 과세가격으로 하여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였다. 원고는 예를 들어, 수출자로부터 액화LNG 100M/T을 FOB조건으로 톤당 10CU로 산정된 가격인 1000CU에 수입하면 그 운송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기화되는 1M/T의 기화LNG(Boil Off Gas, 이하 ‘BOG’)가 발생하였고, 수입항 도착 후 회항 시 선박 내 저장탱크의 냉각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잔존가스(HEEL) 1M/T만 남겨두고 98M/T을 하역하였다. 이때 운행과정에서 자연발생하는 BOG 및 HEEL 중 일부 BOG를 포집하여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이에 원고는 하역된 98M/T을 수입신고하면서 그 수입가격을 1000CU로 신고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국내 운항선사에게 BOG를 연료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현물로 운임을 지급한 것이므로 관세 등 신고당시 BOG 가액 상당의 운임을 누락하였다고 보아 관세,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합계 820여억원을 추가로 경정·고지(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관세법상 운임은 화주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운송계약에서 운송인에게 운송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보수로서, 화주가 운송인에게 실제로 지급하는 금전뿐만 아니라 금전적 가치를 가지는 현물도 포함하나, 과세관청이 운송계약에서 정하거나 운임명세서 등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데도 이를 운임으로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하여 조정하려면 과세관청이 그러한 운임이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금액을 증명하여야 한다. 운송인이 화주의 동의를 받아 운송과정에서 액화LNG 중 일부가 기화하여 발생하는 BOG를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수송선박의 연료로 무상사용함으로써 운송원가가 낮아지는 경제적 이익을 얻더라도, 이러한 이익은 운송계약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운송인이 운송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는데 부수적으로 이익을 누린 것에 불과하지 운송의 대가로 금전 대신 현물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위 BOG 가액을 운임으로 볼 수 없다. 3. 평석 가. 관세법령상 운임 관련 규정 관세법 제30조 제1항 본문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해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수입항(輸入港)까지의 운임·보험료와 그 밖에 운송관련 비용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 금액(제6호 본문)을 더하여 조정한 거래가격’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관세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항은 위 운임은 ‘운임명세서 또는 이를 갈음하는 서류에 의하여 산출하되, 운임명세서 등에 의하여 산출할 수 없는 때에는 운송거리·운송방법 등을 참작하여 관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LNG 운송계약상 운임 관련 내용 및 BOG 발생의 불가피성 (1) 원고는 카타르 등의 수출자로부터 액화LNG를 FOB조건으로 수입하면서 에스케이해운(주) 등 국내 운항선사와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운임은 자본비, 선박경비, 운항비, 이윤으로 구성되는데, 운항비 중 연료비는 보증된 1일 평균 연료소비량을 한도로 실제 사용한 연료량에 따르고, 이윤은 선박경비와 운항비의 합계액에 연동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운항선사에게 위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작성·청구된 운임명세서상의 금액을 운임으로 지급하였다. (2) LNG는 해상운송 시 약 -162℃로 냉각하여 액화상태로 수입되는데, 운송과정에서 온도와 압력 차이 등으로 액화LNG 중 1일 0.15%가 BOG로 다시 변환되는 특성이 있고, BOG는 저장탱크에 그대로 두면 압력상승으로 폭발할 위험이 있는 반면, 외부로 방출시 화재 및 환경오염의 문제가 있는 등 선박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에 국내 운항선사의 수송선은 처음부터 BOG를 이중연료(dual fuel) 엔진구조를 통해 소각하여 선박의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설계·건조되어 있었다. 다만 2007년도에 이르러 재 액화 시설이 개발되었으나 국내 수송선에는 장착된 적이 없다. (3)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 체결 시 국내 운항선사가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BOG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더라도 해당 액화LNG 대금을 운임에 포함시키지 않고 1일 BOG 허용발생량 0.15%를 한도로 무상사용할 수 있되, 0.15% 초과 시 운항선사는 원고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다. BOG 가액이 운송계약에 따른 운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와 국내 운항선사는 이 사건 운송계약에서 자본비, 선박경비, 운항비, 이윤 등을 감안하여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BOG는 운임의 요소로 삼지 않았다. 그런데도 과세관청이 이를 운임으로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 없이 과세가격에 가산하는 것은 관세법상 운임산정의 기준에 반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운임명세서 역시 그에 따라 작성·교부되었다. 그리고 약정운임은 실제 연료소비량에 연동하므로 국내 운항선사가 BOG를 사용했다고 해서 금전적 이익을 얻은 것도 아니다. (3) 액화LNG 운송과정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BOG는 안전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고, 국내 수송선 구조에 의하면 액화LNG의 물량 감소와 BOG의 연료 사용이 운송의 당연한 전제로서 불가피하게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도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고가의 액화LNG가 소실되는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4) 관세법 제30조 제1항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되는 조정요소의 하나로 ‘수입항까지의 운임’을 들고 있는데, 여기서 운임은 화주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운송계약에서 운송인에게 운송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보수로서, 화주가 운송인에게 실제로 지급하는 금전뿐만 아니라 금전적 가치를 가지는 현물도 포함된다. 이때 운임명세서 등에 운임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위 규정상 운임으로 보아야 하지만, 단지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종량세) 및 LNG요금 산정을 위해 시행하는 하역물량 검정보고서를 현물지급 운임명세서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5) 관세청장이 운송거리나 운송방법 등을 고려하여 운임을 정하는 것은 운송계약과 운임명세서 등으로 운임을 산출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된다. 따라서 운송계약이나 운임명세서 등에 없는데도 운임이라고 인정하고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하여 조정하려면 과세관청이 그러한 운임이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금액을 증명하여야 한다. (6) 수입물품의 운송과정에서 수입물품 고유의 특성으로 운송수단인 선박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선박의 엔진구조를 설계함으로써 화주에게는 해당 물품이 일부 소실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운송인이 화주의 동의를 받아 소실될 물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더라도, 이러한 이익은 운송계약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운송인이 해당 물품의 운송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는 데 부수적으로 이익을 누린 것에 불과하고 운송의 대가로 금전 대신 현물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처럼 수입물품을 운반하면서 소실될 물품을 운송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물품에 해당하는 가액을 운임의 일부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규정에서 정한 운임명세서 등에 의하여 운임을 산출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7) 원고의 수입물품인 액화LNG를 운송과정에서 BOG를 그 수송선의 연료로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운송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였지만, BOG 발생의 불가피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점만으로는 원고가 운임의 일부를 금전을 대신하여 현물로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4. 결론 대상판결은 관세법상 운임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운송계약에서 정하거나 운임명세서 등에 기재되어야 하고 BOG와 같이 액화LNG가 운송도중 자연발생적으로 기화되어 불가피하게 선박연료로 사용되는 경우 비록 실질적으로 운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엄격해석의 원칙에 따라 최초로 해석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부가가치세
운임
관세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7-10-2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와 조세회피목적 부존재 증명의 정도
-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6두51689 판결 - 판결요지: 연대보증인 교체 등 A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이 이루어졌고, A 회사가 한 번도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명의신탁 전후로 주주의 수, 지분율 구성에 큰 변화가 없고, 명의신탁자들과 명의수탁자들이 친족관계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 당시 원고 등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평석요지: 조세회피목적은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요건으로 기능한다. 종래 대법원은 납세자에게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지나치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조세회피목적 요건이 사실상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1. 사실관계 원고와 그 배우자 甲은 2008년 5월 甲이 대표이사로 있던 A 회사의 발행 주식을 乙(원고와 甲의 자녀), 丙(甲의 누나), 丁(甲의 사촌동생의 배우자)에게 명의신탁하고 명의개서를 마쳤다. 피고는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여 2012년 7월 명의수탁자들인 乙, 丙, 丁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원고와 甲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원심판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A 회사가 실제로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처분 이익잉여금의 향후 배당가능성을 고려하면, 원고와 甲은 명의신탁으로 누진세인 종합소득세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②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은 조세를 체납하고 있었고, 주식을 양도한 외관에 의하여 과점주주 및 제2차 납세의무자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③ 설령 원고 주장의 강제집행 회피, 관급공사의 수주를 위한 경영상 필요 등 여러 목적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대상판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와 甲이 명의신탁을 하게 된 것은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연대보증인을 甲에서 乙로 교체하는 등 A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② 명의수탁자들은 원고 및 甲과 친족관계에 있으므로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A 회사는 한 번도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고, 명의신탁 전후로 주주의 수, 지분율 구성에 큰 변화가 없으며, 甲에게 이미 신용불량 사유가 발생하였거나 원고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가 이미 부도처리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수탁자들과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어 그 세액에 있어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배당소득의 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적용을 회피할 목적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3. 평석 가.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에 있어 조세회피목적의 의의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에 대해서는 그 본질이 행정벌인데 세금 형식으로 부과된다는 점, 명의신탁을 통하여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하고 비난가능성도 적은 명의수탁자에게 1차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끊임없이 그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여러 차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여야만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헌법재판소 1989. 7. 21. 선고 89헌마38 결정). 결국‘조세회피목적’은 위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 증명에 대한 판례의 동향 당초 대법원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납세자에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 대부분의 사건에서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납세자의 주장이 배척되었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누1532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판결 등 다수).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은 그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위 판결은“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단지 장래 조세경감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면서 납세자의 손을 들어 주었고, 같은 취지의 판결이 이어졌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두13936 판결,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두2909 판결 등).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법원은 기존의 엄격한 입장으로 회귀하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11220 판결은 “명의자로서는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있어 회피될 조세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여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납세자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 판결 이후 대법원은 일부 사건에서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하였으나(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두24302 판결, 2011. 3. 24. 선고 2010두24104 판결), 대체로 납세자에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서 납세자의 주장을 배척하였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19331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두6988 판결 등 다수). 이러한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다. 대상판결의 입장 원심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 위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11220 판결의 판시를 인용한 다음,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비하여 대상판결은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 등의 판시를 인용한 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러한 차이 외에도 대상판결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들을 살펴보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대법원 판결의 흐름이 다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있어서 향후 배당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익배당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주의 구성이 명의신탁 전후로 유사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배당소득의 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회피목적도 없다고 보았다. 이는 장래 배당의 가능성을 근거로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해 왔던 기존 판결의 흐름과 분명히 구별된다. 라. 조세회피목적에 조세의 징수를 면할 목적도 포함되는지 여부 대상판결에서 하나 더 주목할 것은, 명의신탁자에게 체납세액이 있었다는 사정을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하는 근거로 본 원심판결과는 달리,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을 부정하는 근거의 하나로 들고 있다는 점이다. 조세체납 등의 신용불량 사유가 발생한 상태에서 주식을 제3자에게 명의신탁함으로써 당초 집행가능하였던 재산이 은닉되는 결과가 발생하였지만, 대상판결은 이를 조세회피목적의 명의신탁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조세회피란 개념적으로 과세요건의 충족을 벗어나는 행위, 즉 조세의 확정을 회피하는 행위로 이해된다(이준봉, ‘조세법총론’, 삼일인포마인, 2016년, 106면 등). 따라서 조세 확정 이후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조세 징수의 곤란은 원칙적으로 조세회피라는 개념에 포섭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조세를 체납 중인 명의신탁자가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고 하여 이를 조세회피목적과 결부시키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징수의 면에서도 체납자의 명의신탁은 해당 명의신탁재산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조세의 징수에는 아무런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다. 체납자인 명의신탁자에 대해서는 명의신탁재산의 보유 및 제3자에 대한 처분과정에서 발생하는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의 징수가 어려울 수 있지만, 체납상태가 아닌 명의수탁자로부터 이를 징수하는 데에는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대상판결도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있어 회피 여부가 문제되는 조세는 ‘해당 명의신탁재산과 관련하여(또는 이를 보유 및 제3자에게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세’임을 전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대상판결과는 반대로, 무자력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하고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한 뒤 그 대금은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폭탄업체를 이용한 금지금 거래)에서 조세포탈죄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5도9546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원용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양자를 같이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 결어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대상판결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판결(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두38621 판결)이 이어지고 있어 대상판결이 단순한 1회성의 판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종래 대법원이 납세자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함에 따라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기능을 하는 ‘조세회피목적’요건이 사실상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만큼, 대상판결을 비롯한 최근 대법원 판결의 흐름은 위 규정의 위헌성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증여세
조세회피
명의신탁
조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17-10-11
행정사건
행정청의 재량과 판단여지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 Ⅰ.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원고는 서울에서 OOO안과를 운영하면서 눈미백수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0년 3월 23일 눈미백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민원제기 등을 함에 따라 그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신의료기술평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안과, 성형외과, 연구방법론 전문가 등 총 7인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술의 안정성·유효성을 평가하도록 하고, 2011년 2월 25일 위 평가결과를 토대로 최종심의를 하였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1년 3월 3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눈미백수술이 안정성이 미흡한 의료기술이고,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원고에게 눈미백수술의 중단을 명하였다.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중단명령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판결(서울행정법원 2012. 2. 22, 2011구합17233)을 받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서울고법 2013. 8. 30, 2012누921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하였으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대법원 2016. 1. 28, 2013두21120).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제59조 제1항의 문언과 체제, 형식,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등을 종합하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서 정한 지도와 명령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행정청이 어떠한 종류와 내용의 지도나 명령을 할 것인지의 판단에 관해서는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나 신의료기술의 시술로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고도의 의료·보건상의 전문성을 요하므로, 행정청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목적에서 의료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에 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청이 전문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Ⅲ. 평석 의료법 제53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54조에 따른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59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법률요건에 “안전성·유효성” 및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라는 불확정법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지 또는 이와 구별되는 개념인 ‘판단여지’가 인정되는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특히 독일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행정재량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효과재량),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인정되었다(요건재량). 그러나 전후(戰後) 실질적 법치국가의 구축과정에서 판례와 학설은 행정재량을 축소시키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시도는 특히 법률요건 부분에서 행정재량을 부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재량이란 법률효과 부분에 가능규정을 두어 2개 이상의 동가치적인 행위사이에 선택권을 부여한 경우에 주어지며, 법률요건 부분에서 사용되는 불확정법개념은 하나의 올바른 해석과 적용만을 허용하고, 이것은 완전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관철되었다. 법률요건에 부여되는 요건재량은 불확정법개념의 구체화 과정이며 이는 단순한 인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인식의 영역에서는 법률효과의 영역과는 달리 어떠한 선택이 있을 수 없으며, 단지 하나의 올바른 판단만이 존재한다. 불확정법개념의 적용에 있어서 법적·사실적 문제는 그 시대의 사회, 경제, 문화, 기술분야의 평균적이고 지배적인 견해에 따라 충분하게 특정화된 내용으로 구체화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행정청에게 판단여지가 부여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재량과 상이한 논리적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여지이론은 전후 독일의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발전 되었는바(이에 대하여 상세히는 정하중, 행정법의 이론과 실제, 191면 이하), 오늘날 다수설인 판단수권설에 따르면 행정청의 판단여지는 불확정법개념의 포섭과정에서 주어진다. 확인된 사실관계가 법률요건을 충족시키는지 여부는 인식작용으로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경우에 ‘안정성·유효성의 인정’과 ‘안정성·유효성의 부정’의 두 가지 판단이 동시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둘 중에 하나의 판단만이 옳으며 또한 허용되는 것이다. 포섭에 있어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에 대한 최종적 인식의 권한은 일반적으로 법원에게 주어지나,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는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경험, 행정조직의 구성 등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행정청에게 마지막 인식의 권한이 부여된다는 것이 판단여지의 이론의 핵심이다. 행정청은 유일하게 적법하다고 판단되는 결정에 도달하기 위하여 주어진 법률요건의 의미를 철저히 파악하여야 하나 한계적인 상황에서는 의심이 발생할 수 있다. 판단여지란 그 의심이 근거가 있고, 행정청에 의하여 내려진 결정이 타당하다면 법원이 행정청의 판단을 적법하다고 수인하는데 있다. 독일의 실무에서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대표적인 경우들로 ① 비대체적 결정, ② 합의제 행정기관의 구속적 가치평가, ③ 예측결정, ④ 행정정책적인 결정 등이 있다. 판단여지가 인정되어 사법심사가 제한되는 경우에 있어도 법원은 ① 합의제 행정기관이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 여부, ② 법에서 규정된 절차의 준수여부, ③ 일반적으로 인정된 평가기준이 준수되었는지 여부, ④ 사안과 무관한 고려 내지는 자의성 개입 여부에 대하여 심사를 하여야 하며, 이러한 한계를 넘는 경우에는 행정청의 결정은 위법하게 된다(정하중, 행정법개론, 11판, 176면) 우리 판례는 지금까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대판 1994.10.11, 93누22678 ;2002. 11. 8, 2001두1512), 대상판결과 같이 법률요건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행정재량을 인정하고(대판 2000. 10. 27, 99누264 ; 2005. 7. 14, 2004두6181) 재량의 일탈·남용의 법리에 의하여 사법통제를 하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법이론적 관점에서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재량의 일탈·남용 법리는 법률효과의 선택과 관련하여 발전된 재량의 하자이론으로서, 법률요건의 포섭과 관련하여 적합한 통제기준이 될 수 없다. 법률요건에 포섭은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하는 인식작용으로서, 여기서는 재량의 일탈·남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판단이 판단여지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심사대상이 되는 것이다. 법률요건에 행정재량을 부인하고 아주 한계적인 상황에서만 판단여지를 인정하게 된 배경은 재량이 광범위하게 행사되어 행정권한이 남용되었던 시대에 대한 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독일에서 부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판단여지설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정치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지 않은 사법부가 지나치게 행정을 통제함으로써 행정이 활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주된 논거로 하고 있으나,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그나마 위에서 언급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된 판단여지를 기본권보호의 관점에서 더욱 제한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법률효과뿐만 아니라 법률요건에도 재량을 인정하는 법리는 결과적으로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하게 되어,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도’를 발생시킨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판례는 대상판결과 같이 재량의 일탈과 남용을 개념적 구별 없이 함께 나열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처분이 재량의 일탈에 해당하는지 남용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재량의 일탈, 남용 및 해태는 재량의 하자의 별개 유형으로서 향후 엄격하게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정하중(서강대 로스쿨 명예교수)
눈미백수술
신의료기술
행정재량
정하중 명예교수 (서강대 로스쿨)
2017-08-29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이익소각 대가가 의제배당이고 소득금액 계산시 소각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는지 여부
- 서울고법 2016. 10. 5. 선고 2015누67474 판결, 대법원 2017. 2. 23.자 2016두56998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 설립 당시 甲외국법인은 1531억5947만5978원을 출자하여 보통주 100만1주(지분율 50%, 1주당 취득가액 15만3159원)를 취득하였고, 원고는 2008년 12월 23일, 2009년 4월 13일, 10월 7일 보통주 176만4000주를 균등 이익소각하면서 甲외국법인에게 그 중 50% 지분인 88만2000주(이하 ‘쟁점주식’)의 소각대가(1주당 소각가액 15만원, 15만2400원, 15만2200원)로 합계 1336억1500만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쟁점주식의 소각대가로 甲외국법인에게 지급한 금액이 그 취득가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구 소득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3호의 의제배당소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가 쟁점주식의 소각과정에서 자본감소 없이 주식 수만 감소시켰고, 이익잉여금을 원천으로 소각대가를 지급함으로써 사실상 배당소득이 발생하였다고 보아 구 법인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 제2호 및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원고에게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가. 제1심 서울행정법원 2015. 10. 29. 선고 2015구합61580 판결 제1심은 자본감소를 수반하지 않는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법’) 제343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이익소각의 경우 주식소각 전후의 자본과 주주의 주식소유비율 등 잔존주식의 실질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甲외국법인은 잔존주식을 통해 투자원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의제배당 소득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이하 ‘쟁점조항’)의 당해주식 취득을 위해 소요된 금액 또한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쟁점주식의 소각대가는 그 전부를 의제배당소득으로 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6. 10. 5. 선고 2015누67474 판결 및 상고심 대법원 2017. 2. 23.자 2016두56998 판결 항소심은 이익소각의 방법으로 쟁점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가로 지급한 금원은 의제배당에 관한 쟁점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하고, 쟁점주식의 소각대가 중 주주가 당해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소요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의제배당소득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하였다. 3. 평석 가. 이익소각 대가가 의제배당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익소각의 방법으로 쟁점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가로 지급한 금원은 의제배당에 관한 쟁점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익소각이 자본감소(정확하게는 자본금 감소)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구 상법이 이를 주식소각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고, 쟁점조항이 ‘주식의 소각이나 자본의 감소’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주식의 소각에 이익소각이 포함됨은 규정의 문언상 명백하다. 만일 입법자가 이익소각을 의제배당이 아닌 현금배당과 동일하게 취급하고자 하였다면 쟁점조항 중 주식의 소각이란 문언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주식소각과 자본감소는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구 상법상 자본감소 없는 주식소각이 가능하고 주식소각 없는 자본감소도 가능한데, 위와 같이 주식의 소각이나 자본의 감소라고 규정한 것은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익소각과 자본감소는 그 재원이 잉여금과 자본금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회사의 순자산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고, 특히 소득자인 주주 입장에서 소유하던 주식이 소각되는 대신 그 대가를 받는 것으로서 경제적 효과가 동일하다. 나. 소각되는 당해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 쟁점주식의 소각대가 중 주주가 당해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소요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의제배당소득으로 봄이 타당하다. 쟁점조항은 주식소각의 대가 전액을 의제배당으로 보지 않고 여기에서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본감소가 동반되지 않는 이익소각의 경우에도 쟁점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이상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익소각의 경우 다른 취급을 할 특별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익소각의 경우 자본금은 감소하지 않지만 회사의 현금자산(이익잉여금)이 외부로 유출됨으로써 전체 주식의 순자산가치는 감소하고, 주주도 소각되는 보유주식만큼의 순자산가치를 상실하게 되므로, 주주의 입장에서 이익소각 전후로 보유하는 주식의 실질에 변동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불균등소각이 아닌 균등소각이기 때문에 그 주식소유비율이 유지된다는 이유만으로 달리 볼 수도 없다. 피고는 이익소각의 경제적인 실질이 현금배당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나, 이익소각의 경우 그로 인하여 주주의 보유주식이 절대적으로 소멸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소멸이 없는 현금배당의 경우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 현금배당의 경우 주식의 취득가액이 공제되지 않지만 현금배당 이후 주주가 보유주식을 양도하면 그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전체 보유주식의 취득가액이 공제되게 된다. 한편, 이익소각의 경우 이익소각 당시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더라도 이익소각 이후 주주가 나머지 보유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소멸한 주식에 관한 취득가액은 공제될 여지가 없다.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가 ‘법인의 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함으로써 취득하는 주식의 가액’을 의제배당으로 보면서 이때에는 취득가액을 공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의 경우 주주가 새로이 무상으로 신주를 교부받게 되므로(구 상법 제461조) 이를 의제배당으로 본다는 것이어서 여기에 취득가액의 공제를 고려할 여지는 없다. 판례 역시 자산재평가적립금 등의 전입으로 무상으로 교부받은 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 쟁점조항의 의제배당 소득금액 계산에 관하여 ‘소각 등에 의하여 감소된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실제로 지출된 금액’을 소각대가 등에서 차감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0누2154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두10211 판결 등 참조). 다. 검토 이 사건은 원고가 다른 자산을 보유한 예를 들면 오히려 답은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원고가 전 세계에 2장밖에 없는 우표를 각 1억원씩 2억원에 취득하여 보유하다가 그 중 1장을 9000만원에 매각함과 동시에 소멸된 경우를 예를 들면, 피고는 이때 잔존우표의 가격이 2억원으로 상승하여 투입원본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므로 9000만원 전부가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매각·소멸된 우표만으로 볼 때 1억원에 구입하여 9000만 원에 매각하였으니 1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고,향후 잔존우표를 2억원에 매각하게 된다면 그때 1억원의 이익에 대하여 과세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의제배당과 관련하여 보면 우표의 매각·소멸시를 기준으로 경제적 실질에 따라 잔존우표의 가치상승을 고려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여기서 우선 잔존우표의 가치상승이 2억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는 점, 투입원본이란 근거가 없는데다가 매입과 매각이 반복되는 경우 투입원본의 특정이 어렵고, 세법상 자산인 각 우표 개별적으로 그 손익판단을 하여야 하는 점, 만약 잔존우표를 1억원에 매각한다면 원고로서는 결국 우표를 2억원에 취득하여 1억9000만원에 처분함으로써 1000만원의 손해를 입었음에도 수익을 얻은 것처럼 과세되는 점, 반면 잔존우표를 2억원에 매각하더라도 세법상으로는 최초 매각·소멸된 우표의 취득가액을 반영해줄 방법이 없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대상판결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대상판결은 주주총회의 이익소각 결의에 따른 이익소각은 구 소득세법상 주식소각으로서 이익소각의 대가는 의제배당에 해당할 뿐 현금배당 결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나아가 그 이익소각에 따른 의제배당 계산 시 소각된 당해주식의 취득가액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최초로 판시함으로써, 특히 단체법 관계에 있어서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을 제한하고 엄격해석원칙을 적용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주주총회
이익소각
의제배당
소득세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7-08-08
행정사건
국민의 신청에 대한 행정청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한 조건
-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두47426 판결 - 1. 사안의 정리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와 건물관리도급계약을 맺고 건물관리유지보수업무를 하는 자로, C에게 이 사건 건물의 외벽청소를 의뢰하였고, C는 E를 보냈다. E는 이 사건 건물 외벽청소를 하던 중 5층에서 추락하여 사망(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함)하였고, 이에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를 E의 사업주로 보아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산재보상업무를 처리하였는데, 그러자 원고는 E의 사업주는 C이므로 산재보험적용 사업장을 원고에서 C로 변경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나. 위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2013년 5월 21일 외벽청소업무는 원고의 업무범위 중 일부를 위임·위탁한 것으로서 C에게 도급을 준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사고는 원고소속 직원이 작업범위를 지정하여 청소작업이 진행되던 중 발생하였으므로 E의 사업주는 원고라는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함)를 하자 원고는 이 사건 통지가 산재보험적용사업장변경신청에 대한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함)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1심 및 원심의 판단 1심은 이 사건 거부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성을 구비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함이 없이 바로 본안으로 들어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증거에 의하면 E는 C의 소개로 이 사건 건물외벽 청소를 독자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E를 C의 근로자라고 보지도 아니함)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E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하여 먼저 판단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보험료징수등에관한법률 등 관계법령상 사업주에게 보험관계의 사업주 변경을 요구할 신청권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E에 대한 요양승인처분이 불복기간의 경과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E를 원고 소속 근로자로 취급하여 그에 따른 보험료부과처분에 대하여 이 사건 신청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불복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을 것이어서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조리상 신청권을 특별히 인정해야 할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3. 대상판결의 판시 대법원은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신청권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두11626판결 ,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22966판결등 참조), 본 건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은 사업주가 이미 발생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당시 재해근로자의 사용자가 자신이 아니라 제3자임을 근거로 사업주 변경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법규상으로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보험급여를 받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실의 실질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일 뿐이고, 피고 공단의 결정에 따라 보험가입자(당연가입자) 지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사업주 변경신청과 같은 내용의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근로복지공단이 신청을 거부하였더라도 원고회사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어서, 위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신청권이 없는 경우에는 설령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이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두11626판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22966판결 등 참조). 본 사안도 이러한 종래의 대법원 입장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을 이렇게 엄격하게 해석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약간 의문이다. 특히 법령상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법령해석상 이를 무조건 확대해석 할 수는 없겠으나 조리상 신청권의 존부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이를 확대해석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2)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본 사안에서 원심과 대법원은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5조 제3항, 제7조 제2호 등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고 한다)의 보험가입자가 되는데, 산재보험에 있어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보험급여를 받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사실의 실질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일 뿐이고(대법원 1999. 2. 24. 선고 98두2201판결 참조), 피고의 결정에 의하여 보험가입자(당연가입자) 지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점, ② 피고는 재해근로자의 요양신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사업주를 특정하게 되나, 이는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내부적인 판단에 불과할 뿐이어서, 그러한 판단 자체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권리ㆍ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지 아니하는 점, ③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2항, 제26조 제1항 제1호, 제11조 등에 의하면,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자는 향후 산재보험료가 증액될 수 있고, 만약 산재보험관계 성립 신고를 게을리 한 상태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 중 일부를 징수당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보험료 부과처분이나 보험급여액 징수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청과 같은 내용의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판시처럼 사업주로 하여금 향후 산재보험료가 증액된 경우나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 중 일부를 징수당할 경우 이러한 보험료 부과처분이나 보험급여액 징수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구제 측면에서 보면 매우 우회적이다. 우선 대상판결에서도 인정하고 있다시피, 향후 산재보험료가 증액된 경우에 이를 다툴 수 있다고 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산재보험료가 증액되지 아니할 수도 있고,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 중 일부를 사업주가 징수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사업주는 피재근로자가 자신의 소속사업장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받을 방법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피재근로자가 자신의 소속사업장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구할 신청권(적어도 조리상 신청권)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것이 사업주의 권리구제에 직접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따라서 피재근로자가 사업주의 소속사업장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심리를 통하여 확정할 것이지, 신청권 자체를 대상판결처럼 좁게 해석하여 이 사건 신청자체를 각하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사건 1심판결이 본 건에서 증거에 의하여 E는 C의 소개로 이 사건 건물외벽 청소를 독자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E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음에 비추어 더욱 그렇다. 행정소송에 있어서 소의 이익이라 함은 구체적 사안에서 계쟁처분의 취소를 구할 현실적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가지고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므로, 지나치게 소의 이익을 좁게 해석하여 처음부터 본안 판단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볼 때,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요건을 해석함에 있어 종래 판례입장만을 답습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하겠다.
행정청
항고소송
행정처분
김재춘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07-24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최세영 변호사(전북회)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한 경우에 그 하자가 명백하지 않아도 당연무효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11716 판결- 1. 판결 내용 가. 취득세는 신고납부방식의 조세로서 이러한 유형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납세의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며 지방자치단체는 그와 같이 확정된 조세채권에 기하여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인바, 이러한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취득세 신고행위는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취득세 신고행위의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되지 않아 그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반면, 과세요건 등에 관한 중대한 하자가 있고 그 법적 구제수단이 국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비함에도 위법한 결과를 시정하지 않고 납세의무자에게 그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시키는 것이 과세행정의 안정과 그 원활한 운영의 요청을 참작하더라도 납세의무자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이와 같은 하자 있는 신고행위가(그 하자가 중대하지만 명백하지 않더라도) 당연무효라고 함이 타당하다. 나. 원심은 원고가 1999년 12월 16일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등을 자진신고한 사실, 피고가 2000년 5월 16일 및 2003년 4월 1일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등의 납부를 각 고지하였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까지 과세관청 등에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를 이유로 한 불복청구를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취득세 등에 관한 이 사건 신고행위의 경우에는 그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되지 않아 그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와 같은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대금의 지급과 같은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에 기초한 이익 등을 향유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이 지방세법에 규정된 취득이라는 과세요건이 완성되지 않는 등의 중대한 하자가 있고, 그 법적 구제수단이 국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원고에게 그대로 감수시키는 것이 원고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과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그 하자가 중대한 이 사건 신고행위의 경우에는 이를 당연무효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 이 사건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취득세 신고행위의 당연무효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행정처분의 무효와 취소의 구별기준 가. 기존의 원칙 ① 행정처분의 무효와 취소의 구별기준에 관하여서는 종래의 통설과 판례는 중대명백설의 입장에 서있었다. 즉, 행정처분의 하자의 내용이 중대한(wesentlich) 법규위반이고, 그 하자의 존재가 명백하면(offenbar) 무효, 그렇지 아니하면 취소 사유가 된다{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서는 하자가 중대한 경우에는 무효로 하여야 할 것이나 행정목적의 달성이 저해되고 제3자의 신뢰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하자의 존재가 명백하여야 한다는 요건도 갖추어야 무효로 볼 수 있다. 하자가 중대하다는 것은 행정처분이 중요한 법률요건을 위반하고 그 위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것이고, 명백하다는 것은 하자가 일반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할 때 외관상 명백하다는 것이다(박균성 행정법론上 p378-379면, 김동희 행정법Ⅰ p324-325면 참조, 홍정선 행정법론.上 p350-353 참조)}. ② 명백보충설은, 행정처분의 무효는 그 하자가 중대한 법규위반임은 항상 요구되지만 그 명백성은 법적안정성이나 제3자 신뢰보호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요구된다는 견해이다. 즉, 명백성은 법적안정성, 행정의 원활한 수행, 제3자 신뢰보호의 경우에만 요구되고 따라서 동일한 처분이 대량으로 행하여졌거나 이해관계에 있는 제3자가 있는 경우에만 요구되고 그 이외 경우 요구되지 않는다. ③ 구체적 가치형량설 구체적사안마다 국민의 권리구제요청과 행정의 법적안정성, 제3자 이익보호 요청을 형량하여 무효, 취소여부를 결정하자는 학설로서 하자의 효과의 개별화를 주장한다. 구체적 타당성을 지향하는 장점을 가지지만 행정처분의 무효와 취소의 구별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나. 최근 학설과 판례의 경향 ① 일본 최고재판소의 소화40년 8월 17일 판결은 “과세처분이 과세청과 피과세자간에만 존재하는 것으로서, 당해 처분에 있어 내용상의 과오가 과세요건의 근간에 대한 것이고, 과세행정의 안정과 그 원활한 운영의 요청을 참작하여도 여전히 불복신청기간의 도과에 의한 불가쟁적 효과의 발생을 이유로 하여 피과세자에 위 처분에 의한 불이익을 감수시키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하자는 당해 처분을 당연무효로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했다. 위 판결은 당해 과세처분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은 인정하였으나, 명백성에 대해서는 따로 검토하지 않고, 납세자가 전혀 관계사실을 부지하고 있었던 점, 징세행정상 특별한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당해 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위 판결이후 명백보충설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다수설 및 최근 우리 대법원 판례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② 대법원 95. 7. 11.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중대명백설에 따르고 있으나 소수의견은 “행정행위의 무효사유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명백성은 행정처분의 법적 안정성확보를 통하여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는 한편, 그 행정처분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제3자나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으로써 그와 같은 필요가 없거나 하자가 워낙 중대하여 그와 같은 필요에 의하여 처분의 상대방의 권익을 구제하고 위법한 결과를 시정할 필요가 훨씬 더 큰 경우라면 그 하자가 명백하지 않더라도 그와 같이 중대한 하자를 가진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설시하였고, 헌법재판소는 94. 6. 30. 92헌바23 결정에서 “위헌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하자 중대하기는 하나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당연 무효가 되지는 아니하지만 다만 당해행정처분을 행정처분을 무효로 하더라도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반면에 그 하자가 중대하여 그 구제가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서는 그 예외를 인정하여 이를 당연무효사유로 보아서 쟁송기간 경과 후에라도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관련소송사건에서 청구인이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처분의 진행정도는 마포세무서장의 압류만 있는 상태이고 그 처분의 만족을 위한 환가 및 청산이라는 행정처분은 아직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경우이므로 이 사건은 위 예외에 해당되는 사례로 볼 여지가 있고, 따라서 헌법재판소로서는 위 압류처분의 근거법규에 대하여 일응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여 그 위헌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이른바 명백보충설을 지지하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③ 대상 판결은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한 경우에 그 하자가 명백하지 않아도 이를 당연무효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무효라고 판시하였고, 위 판결은 취득세 신고행위에 관한 것이지만 결국 취득세 신고행위에 터잡은 취득세 부과처분에 관한 하자에 대한 판례이다. 3. 결 행정처분이 중대한 법규를 위반하였음에도 그 하자의 존재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여태껏 수많은 중대한 법규위반의 처분이 유효로 취급되어 국민의 권리구제에 소홀한 점이 많았던 것이 현실이다. 명백성의 요건은 애매하고 재판관의 주관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판단될 위험이 많아서 앞으로는 가급적 제한적으로, 궁극적으로는 처분의 무효원인에서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 점에서 대상판결은 의미 있는 획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득세
행정처분
무효
2017-06-16
행정사건
김중권 교수 (중앙대학교 로스쿨)
직권감차 통보의 처분성 여부에 관한 소고
- 대법원 2016.11.24. 선고 2016두45028판결 - Ⅰ. 사안의 개요 甲시의 택시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甲시장이 2012년 9월 19일 관내 11개 택시회사들과 사이에서 ‘법인택시 총 272대(보유대수의 약 40%)를 3년간 순차적으로 감차하고 감차대수에 따라 감차보상금을 지급하며, 만일 택시회사들이 합의한 바대로 자발적인 감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甲시장이 직권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데, 일부 택시회사들이 3년차인 2014년에 사정변경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거부하였다. 이에 甲시장은 2014년 10월 29일 4개 택시회사(원고)와 甲시 차량등록사업소장에게 ‘법인택시 감차합의서에 따른 직권감차 통보’의 제목 하에, 원고들의 감차계획분에 대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변경인가(직권감차)를 통보하니, 원고들은 감차를 완료한 후 감차보상금을 신청하고 해당 차량의 운행을 2014년 11월 29일부터 중단하기 바라며, 차량등록사업소는 감차대상 자동차 직권말소등록을 의뢰하니 조치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원고들은 직권감차 통보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甲시장은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과 피고의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한 ‘공법상 계약’이고,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직권감차통보의 실질은 공법상 계약에 따른 이행의 촉구일 뿐 공권력의 행사 내지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였다. 제1심(전주지방법원 2014구합3171판결)과 원심(광주고법 (전주)2016누1047판결)은 피고의 주장을 수긍하여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의하면, 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에 조건을 붙인다. 조건을 위반한 경우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변경명령(이하 ‘감차명령’이라 한다)을 할 수 있는데, 감차명령의 사유가 되는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서 ‘조건’에는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일정한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관’도 포함된다. 그리고 부관은 면허 발급 당시에 붙이는 것뿐만 아니라 면허 발급 이후에 붙이는 것도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된다. 따라서 관할 행정청은 면허 발급 이후에도 운송사업자의 동의하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질서 확립을 위하여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허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운송사업자가 조건을 위반하였다면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따라 감차명령을 할 수 있으며, 감차명령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Ⅲ. 검토 1. 양자의 상반된 논증방법 ‘직권감차통보(명령)’의 처분성 여부가 ‘이 사건 합의’의 법적 성질에 연관되어 논해졌다. 하급심은 ‘이 사건 합의’를 공법상 계약으로 보고서 그것에 바탕을 두고서 직권감차통보를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공법적 의사표시로 접근한 반면, 대상판결은 ‘이 사건 합의’를 부관 특히 사후부관(면허조건)의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따른 감차명령의 성립요건에 해당하는 위반된 조건은 분명 강학상의 부관이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합의’에서의 순차적 감차의무 부분을 연관시켜 마치 그것이 부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고서 조건위반으로논증을 하였다. 대상판결처럼 ‘이 사건 합의’를 사후의 면허조건으로 보는 이상,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 인정은 당연한 귀결이다. 2. 대상판결의 의의 부관을 오로지 보조수단인 양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거니와, 행정청이 일방적으로 붙이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지양하여야 한다. 협력적 행정법에서 부관은 규율상대방과의 협력에서 세심한 조종(제어)을 위해 동원될 수 있다. 실제로는 규모가 큰 사업(지하도의 건설, 아파트의 건축 등)에 있어서는 더욱이 행정청과 상대방(허가의 신청자 등)과의 협의·협상(비공식 행정작용)을 통해, 혹은 정식의 계약을 통해 정해지는 예가 많이 있다. 그리하여 교섭이나 합의에 의한 부관의 부가 역시 긍정된다{효시적 문헌으로 김남진, 법률신문 제2453호(1995.11.); 법률신문 제2800호 (1999.6.)}. 판례는 과거 기속행위에 대한 부관 불허용성의 원칙의 견지에서 건축허가를 하면서 일정 토지를 기부채납하도록 한 허가조건에 대해서 무효로 판시하였지만(대법원 94다56883 판결), 판례는 송유관이설협약과 관련하여, “부담을 부가하기 이전에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고 판시하여 부관부 ‘교섭적 행정행위’의 존재를 바탕으로 그 협약을 부담으로 접근하였다(대법원 2005다65500판결). (하지만 사안을 행정계약차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김중권, 법률신문 제3613호, 2007.12.24.). 대상판결은 특히, 합의형식의 부관의 사후부가를 인정한 것이다. 3. 대상판결의 문제점 1) 부관론적 접근의 문제점 행정행위의 발급에 배치될 수 있는 의문점과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시민에게 추가적 의무를 과할 수 있는데, 그 방법에서 일방적으로(부관의 형식으로) 과하거나 합의에(공법상 계약) 의할 수 있다(김중권, 행정법, 2016, 397면). 목표설정에서 양자는 매우 근사하지만, 본질에서 구별된다. 부관은 종종 수범자의 양해를 전제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방적 성격을 지닌다. 반면 공법상 계약은 일단 대등한 당사자의 의사의 합치를 바탕으로 한다. 대법원 94다56883 판결과 대법원 2005다65500 판결의 경우 그 부관의 내용은 시민의 일방적인 의무이어서 부담적 접근이 가능하나. 사안의 경우 급부와 반대급부가 서로 조응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대상판결처럼 행정청과 행정파트너간의 공법적 합의의 내용인 일정한 의무이행을 부관(부담)으로 설정한다면, 당사자 간의 공법적 합의의 존재가 사후에 부인되는 셈이고, 결국 공법적 합의 자체가 치명적으로 무색해질 수 있다. 합의의 내용이 행정청과 사인의 상호간의 급부의무로 형성되어 있는 이상, 그 자체를 부관으로 접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를 사후 면허조건으로 본다면, 구체적으로 부관 가운데 어떤 부관에 해당하는지 궁금하다. 2)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 여부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을 논증함에 있어서, 조건위반의 경우(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바탕을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직권감차통보의 내용에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한다는 의미의 법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여객자동차법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감차처분의 본질은 사업계획변경인가이며, 그것은 기왕의 사업계획인가에 대한 일종의 일부 폐지(철회)에 해당한다. 직권감차를 하여야 한다는 통보는 사업계획변경인가에 따른 후속적인 - 감차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의 - 하명처분이다. ‘원고들이 감차를 완료한 후 감차보상금을 신청하고 해당 차량의 운행을 2014년 11월 29일부터 중단하기 바라며, 차량등록사업소는 감차대상 자동차 직권말소등록을 의뢰하니 조치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 부분은 사업계획변경인가에 따른 후속 절차에 불과하다. 굳이 ‘이 사건 합의’에서 조건(부담)의 존재를 탐문하지 않더라도, 직권감차통보 그 자체를 행정처분으로 보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급심이 직권감차통보를 전적으로 ‘이 사건 합의’에 연계된 행위로 접근한 것은 문제가 있다. 3) 직권감차통보의 법적 근거 직권감차통보의 법적 근거가 문제될 수 있다. 직권감차통보의 근거로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상의 조건위반의 경우를 삼는 것(부관론적 접근)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합의’는 공법상 계약의 일종으로 보되, 직권감차통보는 ‘이 사건 합의’에 연계시키지 않고 여객자동차법의 차원에서 접근할 때,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상의 사유 가운데 제2호(사업경영의 불확실, 자산상태의 현저한 불량, 그 밖의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여 국민의 교통편의를 해치는 경우)를 법률적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사실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는 판례에 의하면 법률적 근거가 없더라도 일정한 철회사유만으로도 가능하여서, 특히 우월한 공익상의 필요를 위한 직권감차통보 역시 가능하다. 다만 ‘이 사건 합의’는 직권감차통보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사를 다루지만, 법원은 과거분석과 과거평가로부터 현재는 물론, 미래를 결정하는 권력이다. 대상판결의 처분성 논증방식이 공법상의 합의(계약)의 존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협력적 행정법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택시회사
감차명령
직권감차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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