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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염' 어린이에 '독감약'만… 병원과 3년 법정공방 끝에
뇌염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를 잘못 진단해 독감 치료만 한 의료진에게 3억여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의료진의 실수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는 간질과 정신지체 등 평생 장애를 짊어지게 됐다. 이모(46)씨 부부는 지난 2010년 5월 아들(14)이 고열과 두통, 기침에 시달리자 Y병원을 찾았지만 의사 김모(48)씨는 해열제와 항생제만 처방한 채 돌려보냈다. 하지만 아이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열이 38.7℃까지 올라갔고 오한과 함께 구토까지 했다. 놀란 이씨 부부는 이튿날 밤 다시 아이를 Y병원에 데려갔다. 김씨 등 의료진은 인플루엔자 B와 편도염으로 진단하고 입원시킨 다음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등 독감 관련 치료를 했지만 아이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배뇨 곤란을 겪으며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씨 부부는 김씨를 찾아가 뇌병변에 대해 물으며 자세한 진단을 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탈수·영양부족으로 판단하고 수액과 영양제 처방을 내렸다. 아이의 상태가 계속 악화되자 이씨 부부는 사흘 뒤 아이를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뇌수막염에 폐결핵, 폐렴 증세가 있다면서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씨 부부는 아이를 다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겼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성 뇌염이란 진단을 내리고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간질과 정신지체, 근력 저하 등 뇌염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이씨 가족은 "김씨 등 Y병원 의료진이 뇌염에 대한 고려 없이 독감이라고 단정적으로 진단함으로써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해 증상을 악화시켰다"면서 소송을 냈다. 김씨 등 의료진은 "입원 당시 신종플루 또는 독감 증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한 것이고 이는 현재 의학 수준에 비춰 필요하고도 적절한 행위였다"고 맞섰다.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법원은 이씨 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지법 민사8부(재판장 심형섭 부장판사)는 이씨 가족(대리인 법무법인 구덕)이 Y병원과 김씨 등 의료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0가합22883)에서 "김씨 등은 이씨 가족에게 3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아에게 두통,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뇌에 염증이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진료하는 것이 일반적일 뿐만 아니라, 걸음걸이 이상, 배뇨곤란 등 신경학적 이상까지 보일 때는 반드시 뇌염, 뇌수막염 등을 예상하고 정확한 진단·치료를 위해 뇌척수액 검사 등을 실시하거나 실시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씨가 뇌수막염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음에도 김씨가 경과를 지켜보자고만 한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Y병원 간호사가 이씨에게 병원을 옮기라고 권유할 정도로 아이의 증상이 악화됐던 것으로 보이는 점, 뇌수막염이나 뇌염은 가능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사망률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김씨 등에게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3-06-07
유명 K대학병원, 복막염 뒤늦게 진단했다 '낭패'
유명 대학 병원이 복막염 의심 환자를 제 때에 진단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게 해 유가족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김윤선 판사는 패혈증으로 사망한 홍모(당시 73세)씨의 자녀 4명이 K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단5048179)에서 "유족 한 사람에게 960여만원씩 모두 3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2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홍씨의 사망 원인은 패혈증에 의한 전신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패혈증은 복막염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피고는 복막염 진단을 늦게 해 홍씨의 증상을 악화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복통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홍씨는 소변량이 감소하고 체중이 증가하는 증세가 관찰돼 복막염 발생이 의심되는 상황에도 병원 측은 복부신체검진이나 혈액검사 등 추가 검진을 하지 않았다"며 "이틀 후 호흡곤란과 열이 나고,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서야 복막염을 의심하고 추가 검사를 통해 복막염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복막염 응급개복수술을 위해 실시한 기관지삽관 시술이 실패하고 29분 후에 성공에 이르는 동안 홍씨에게 심정지가 발생하고 저산소혈증이 15분 이상 지속됐다"며 "심정지와 저산소혈증 등은 기관지삽관술 이후 홍씨의 상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홍씨의 회복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의료진의 잘못과 홍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씨가 고령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 일반 환자보다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홍씨는 지난해 3월 2일 급성 복통으로 K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홍씨는 진통제 처방을 받고 금식하라는 병원 측의 지시에 따랐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은 이틀 후인 4일 추가 검사를 통해 복막염 진단을 내리고 응급수술을 했지만, 홍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김승모 기자
2013-05-20
환자 치아를 16개나 갈아내더니… "4100만원 배상"
환자에게 치료 방법이나 부작용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멀쩡한 치아 16개를 갈아내는 등 보철물 관련 시술을 해 턱 관절 장애를 일으킨 치과 의사에게 법원이 수천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경상남도 양산에 사는 아주머니 A(58)씨는 2000년 9월 충치 치료를 받기 위해 B(49)씨가 운영하는 치과를 찾았다. A씨는 이때부터 9년간 B씨의 치과에서 치주염과 보철 치료 등을 받았다. 그러던 중 2008년 5월에 보철 치료를 받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보철 치료 후 아래 윗니 치아교합이 맞지 않아 통증이 생긴 것이다. B씨는 A씨가 아프다고 하자 어금니 8개를 갈아냈다. 하지만 통증은 계속됐고 오히려 아래 앞니가 입천장에 닿는 현상이 발생해 고통은 더 심해졌다. 그러자 B씨는 문제의 아래 앞니를 중심으로 좌우 8개의 치아를 더 갈아냈다. 모두 16개의 치아를 갈아냈지만 A씨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부정교합 증세가 없어지기는 커녕 양쪽 귀가 붓고, 턱 관절에까지 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두통에 요통까지 생겼다. B씨는 신경을 죽이고 새로 보철을 하는 등 치료를 계속했지만 A씨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B씨가 잘못된 치료 방법을 고수해 치료 기회를 놓친데다 턱 관절 장애까지 생겼으니 82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2011나4216)을 냈다. 울산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흥구 부장판사)는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41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술한 보철의 높이가 다른 치아와 맞지 않아서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철의 두께가 얇아서 치아 교합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었다면 시술된 보철을 철거하고 새로 보철을 제작해 씌워 높이를 맞추는 시술을 했어야 함에도 B씨는 A씨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보철물을 그대로 둔 채 보철을 하지 않은 나머지 치아 16개를 보철한 치아의 높에에 맞춰 갈아내는 시술을 했다"면서 "이는 진료방법의 선택에 관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고령인데다 수선업을 하며 오랫동안 경직된 자세로 일해 치아 상태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B씨의 책임을 60% 정도로 제한했다.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3-03-19
임플란트 하다가 실명이라니… 의사 배상책임
치과의사가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서 환자에게 세균 감염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환자가 실명한 경우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강희석 판사는 지난달 6일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세균감염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윤모(79)씨가 치과의사 나모씨와 나씨가 보험에 가입한 (주)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1가단428735)에서 "나씨와 보험회사는 연대해서 439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윤씨가 감염된 클렙시엘라균은 고령자에게 감염 가능성이 높아 건강 상태를 잘 살펴 감염 가능성이 없을 때만 시술해야 한다"며 "외과 시술인 임플란트는 다양한 후유증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씨에게 감염에 따른 합병증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만성 치주염으로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데다 나이 탓으로 이가 흔들리자 윤씨는 나씨가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앞니 두 개를 교체하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윤씨는 치통과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나씨는 임플란트 수술 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통증이라며 윤씨를 안심시키고 진통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윤씨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열이 심하게 나고 오한까지 느끼다 오른쪽 눈을 실명했다. 김씨는 임플란트 시술로 인한 세균감염이 실명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2011년 11월 소송을 냈다.
신소영 기자
2013-03-11
사지마비증세 호소 불구 늑장 수술 병원에 배상판결
혈종(血腫) 제거 수술 후 사지마비증세가 온 환자에게 늑장 수술을 한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혈종이란 장기나 조직 속에 혈액이 고인 상태를 말한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최근 K씨와 가족이 경기도의 한 대형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1나469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병원은 위자료 등 2억7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씨는 2008년 2월 1,2차 수술 후 양측 팔, 다리의 근력이 호전됐다가 3월 2일에 오른손과 발의 마비를 호소했다"며 "하지만 병원은 K씨가 마비와 근력 저하의 약화를 재차 호소하기까지 12시간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실시해 최초 호소시로부터 20시간 이상 지난 후에야 3차 수술을 실시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결과에 비춰보면 3차 수술과 같은 혈종 제거술이 마비가 진행된 직후 실시됐다면 K씨가 회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병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반복된 출혈이 K씨의 사지마비 증상의 직접적 원인인 점, 당뇨가 있는 환자는 일반 환자에 비해 척수손상에 민감해 예후가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환춘 기자
2013-02-19
우유주사·시신유기 산부인과 의사 1심서 징역 1년6월
'우유주사'를 놔주겠다며 '미다졸람' 등의 약물과 마취제를 여성 환자에게 혼합 주사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는 14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 강남 H산부인과 의사 김모(46)씨에게 징역 1년6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2012고단4499). 또 범행 과정에서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사체유기방조)로 불구속기소된 김씨의 아내 서모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 판사는 "일반적 의료사고와 사건의 성격이 다른 만큼 같은 업무상 과실치사라도 죄질이 불량해 엄격히 죄를 물어야 한다"며 "사망 원인이 부정확한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체를 유기해 유족의 상처가 크고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판사는 다만 "김씨가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 유족을 위해 2억5천만원을 공탁한 점,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작년 7월 자신이 일하는 산부인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이모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 마취제인 베카론ㆍ나로핀ㆍ리도카인 등 13가지 약물을 혼합 주사해 두 시간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사결과 김씨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이씨를 불러 약물을 투여한 뒤 이씨가 갑자기 숨지자 시신을 이씨 차에 싣고 한강시민공원으로 가 주차장에 버려두고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아내 서씨는 남편이 이씨의 시체를 피해자의 차로 옮겨싣는 동안 병원 부근에서 기다리다 한강시민공원까지 뒤따라간 뒤 시신 유기 이후 남편을 자신의 차에 태워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별다른 동기가 없고 범행 장소가 CCTV가 설치된 병원인 점 등을 종합할 때 고의적 살해는 아닌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했다.
김승모 기자
2013-02-14
병원 감염 슈퍼박테리아, 처치 늦은 병원 배상판결
환자가 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을 발견하고도 4일 동안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은 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7부(재판장 김용석 부장판사)는 최근 사망한 이모씨의 아들인 공모씨가 아주대병원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1나1645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피고들은 위자료 5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에게 고열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즉시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슈퍼박테리아(MRSA, 정식 명칭은 메티실린계 항생제 내성 포도상구균) 검출 직후 곧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것은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한 것"이라며 "피고들은 환자 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코마이신 투여 후 6일만에 MRSA가 검출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상당 기간 경과 후 이씨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점에 비춰, 반코마이신 투여를 4일 지연한 것과 이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위자료 1000만원 가운데 공씨의 상속분 4분의 1과 공씨에 대한 위자료 300만원을 더해 배상액을 정했다. 지난 2005년 1월 뇌질환의 일종인 수두증(뇌수종) 진단을 받고 입원해 뇌실-복강 단락술을 받은 이씨는 수술 후 38도 이상의 고열이 났고, 의료진은 뇌척수액 균 배양검사를 통해 21일 MRSA 감염사실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4일 후인 25일 기존 항생제를 반코마이신으로 교체 투여했고, 6일째인 31일에는 MRSA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후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3월 21일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아들 공씨는 의료상 과실을 주장하며 2010년 6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환춘 기자
2013-02-07
'의료사고 배상금 대불제도' 위헌제청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비용을 의료기관 개설자로부터 징수하는 대불(代拂)제도가 헌법에 위반될 염려가 있다며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했다. 대불제도는 의료사고 피해자가 조정 등이 성립됐는데도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하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대신 지급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제도다. 지난해 4월 의료조정중재원 출범 당시 의료계는 이 제도 도입에 강하게 반발해 사회적 논란이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는 최근 병원장 김모씨 등 30명이 낸 손해배상금 대불시행 및 운영방안 공고처분 취소소송(2012구합20304)에서 김씨 등의 신청을 받아들여 "대불비용 부담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법률유보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제청을 했다(2012아3670).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2항은 손해배상금 대불에 필요한 비용을 보건의료기관 개설자가 부담하도록 하면서, 금액과 납부방법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불비용 부담액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게 금전납부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이는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정작용"이라며 "국회의 결정 내지 관여를 배제한 채 대불비용 부담액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대불비용 부담액 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불비용 부담액은 부담자의 범위와 징수절차와 함께 대불비용 부과·징수의 본질적인 요소"라며 "대불비용 부담액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재산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속하므로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조정중재원은 지난해 4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운영에 필요한 34억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손해배상금 대불 시행 및 운영방안'을 공고했다. 김씨 등 병원 운영자들은 공고를 취소해 달라며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이번 위헌제청으로 김씨 등이 낸 행정소송은 헌재 결정이 있을 때까지 심리가 중단된다. 한편 같은 법원 행정5부(재판장 조일영 부장판사)도 박모씨 등 7명이 낸 공고처분 취소소송(2012구합17513)의 심리를 중단했다.
신소영 기자
2013-01-31
알코올 중독 환자 화장실서 낙상… 병원 30% 책임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최근 국립서울병원 알코올 클리닉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던 중 머리를 다쳐 뇌 손상을 입은 백모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34243)에서 "병원은 백씨 등에게 위자료 등 1억4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알코올 중독 환자인 백씨는 금단 현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시간·장소·사람 등에 대해 답하는 지남력이 때때로 사라지는 상태로 의료진은 주의 깊게 관찰·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의료진은 백씨가 화장실을 가겠다는 말에 지남력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고 손발을 묶어놓은 억제대를 풀어줘 혼자 화장실에 보내 쓰러져 머리를 다치게 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의료진은 응급처치 후 뇌 검사를 확인할 CT나 MRI를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가 준비된 상급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야 함에도 1시간 가까이 지체한 과실이 있다"며 "다만 사고의 발생 경위와 의료진의 대처 내용 등을 고려해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국립서울병원 알코올 클리닉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화장실을 혼자 갔다가 쓰러져 머리를 다친 백씨는 지난해 4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백씨는 금단 현상으로 환시와 환청 증세를 보여 손·발을 묶는 사지억제대를 착용한 상태로 지냈다.
김승모 기자
2013-01-03
박피액 너무 많이 발라 피부염 생겼다면 의사 책임
피부과 의사가 화학박피술을 시행할 때 환자 얼굴에 박피액을 조금씩 발라가며 부작용을 확인하지 않고 한꺼번에 발라 피부염 부작용을 초래했다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강희석 판사는 최근 화학박피술 후 부작용이 생긴 A씨와 그 남편이 피부과 의사 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단351623)에서 "정씨는 치료비와 위자료로 3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정씨는 얼굴 전체에 박피액을 한번에 도포해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용액의 위험성에 비춰 회복할 수 없는 나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며 "적어도 시술 부위 중 일부에 박피약품을 바른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즉시 시술을 중단하거나, 이후 다시 같은 방법으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본 뒤 시술 여부를 결정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판사는 부작용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정씨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A씨는 2009년 12월 강남구의 P피부과에서 정씨에게 화학박피술을 받았는데 이마와 우측 볼에 '염증 후 과색소침착'의 부작용이 생겨2010년 9월 소송을 냈다.
이환춘 기자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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