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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의금에 관한 한 생각

    임채웅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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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얼마 전에 결혼축의금에 관한 글을 적으면서, 조의금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한 바 있다. 조의금은 장례비용 등에 먼저 사용하고 나머지는 상속인들에게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상속인들에게 귀속되는 비율에 관하여는, 법정상속분에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고(본인의 견해, 이하 '법정상속분설'), 각 상속인별로 들어온 조의금을 따져 그 비율대로 나누어야 한다고 본 하급심판례(이하 '비율설')가 있다. 

     

    * 이에 대해 다룬 것으로, 졸고, "조의금 분배방법", http://blog.naver.com/lcwcos/220548297064

     

    본인이 법정상속분설을 취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조의금이 누구를 보고 들어온 것인지 불분명한 때가 많다. 아울러 상속인이나 여타 가족 중 한 사람이 아니라 복수의 사람과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이 조의금을 낸 경우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둘째, 조의금은 상속인이나 여타 가족들이 아니라, 피상속인과의 친분으로 내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비율설에 따르면 해결할 길이 없다.

     

    2. 이상이 조의금에 관한 일반론인데, 최근 어떤 책(김민섭, 대리사회, 와이즈베리, 2016)을 읽다가 조의금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192면). 즉, 어떤 사람이 사업에 실패하고 마지막에는 도박까지 손을 댔다가 자살하고 말았는데, 장례식장에서 사채업자들이 조의금을 받고 있더라는 내용이었다.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이 조의금을 받아 자신들의 채권에 충당한다는 내용인데, 상속법리의 측면에서 보면 조의금은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주어진 돈이므로, 망인의 채권자들이 손을 대서는 안되는 돈이다. 

    유족들이 상속에 관해 단순승인을 하기 전에는 사채업자들은 유족들에게 자신의 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 유족들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는 기간은 피상속인의 사망 이후 3개월이므로, 유족들이 결정을 할 때까지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은 기다려야 한다. 피상속인을 상대로 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재판조차도 당연히 위 3개월은 기다려준다. 나아가 유족들이 단순승인을 하더라도 법적 절차를 밟아 돈을 받아가야하며 유족들의 허락없이 함부로 조의금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 

     

    3. 만일 사채업자들의 유족들의 허락 없이 조의금을 차지하였다면 범죄행위이다. 조문객들에 대해서는 사기일 수 있고, 유족들에게는 공갈이나 절도가 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사채업자들이 법적으로 자신들에게 권리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졌을 리는 없고, 그보다는 유족 중에 자신들에게 저항할 만한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를 보고 아마도 그런 사람이 없었기에 조의금을 가로챘을 것이다. 그리고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황망함에 사채업자들의 위협적 태도, 그리고 어떻든 망인이 빚을 진 것이고 사채업자들은 받을 것이 있으므로 그들이 조의금을 가져가도 어쩔 수 없다는 도의적 판단으로 저항할 의지를 갖지 못하였을 것이다.

     

    4. 그러나 유족들이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에게 필요이상의 도의적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다. 보통의 경우 조의금은 장례비용에 겨우 충당되는 정도이며, 약간 남는다고 하더라도 유족들이 긴요하게 써야할 생활비 정도의 돈이다. 법리상으로도 이 돈은 어떻게든 상속인들에게 귀속되어야 할 돈이므로 그 처리를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따라서 유족들에게 무리한 태도를 보이는 채권자들에게는, 법집행기관도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5. 위 책의 위 부분을 읽으며, 그 내용과 같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전문가들보다는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었다.

    임채웅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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