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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법률시장 후진성에 대한 푸념 1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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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여년 전 환경단체에 소속되어 여러 환경소송을 진행할 무렵입니다. 다른 환경전문변호사님들과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일본에는 환경 전문 변호사님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여러 모로 배울게 많았습니다. 일본의 환경분야, 환경변호사들이 전문성을 키워가며 전문분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 있습니다. 

    미나마타 병, 이타이 이타이 병 등 공해로 인한 질병이 많았던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진 변호사들이 모여 환경소송을 활발히 제기했습니다. 공해로 병을 얻은 피해자들을 대리해 책임이 있는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공해금지청구 소송을 한 것이지요. 많은 변호사들이 참여하지만 그중 가장 열정적인 변호사가 간사 변호사가 되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소송에서 승소하거나 정부, 기업과 대타협이 이루어지면 많은 보상금을 받은 피해자들이 일부를 각출해 해당 질병과, 공해 피해의 확산을 막는 정책을 연구하고 피해 사례를 널리 알리는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간사 변호사는 그 재단의 중책을 맡아 해당 질병과 관련된 2, 3차 소송을 준비하거나 다른 공해소송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요. 

    하나의 공해소송이 마무리되면 그 때마다 재단이 만들어지고, 한 명의 전업 환경변호사가 활동할 여건이 조성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또 하나의 이유는 다른 수 많은 변호사들이 해당 분야의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 관행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 분야는 이미 전문가가 있고, 전문가를 존중하여 다른 변호사들이 해당 분야를 지켜주는 것입니다. 변호사 업계 뿐 아니라 일본 특유의 전통인 듯 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장인이 많이 배출되고, 대를 이어 가업을 계승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환경변호사들이 이를 벤치마킹하고자 했습니다. 첫번째 시도는 지방의 미공군비행장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소송이었습니다. 주민들을 원고인단으로 모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후 승소하면 승소금의 일부를 모아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변호사들은 무보수로 참여하되, 재단이 설립되면 그 중 한 사람이 간사역할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은 지난했습니다. 여러 마을을 돌며 설명회를 열었고, 소송과 재단설립의 취지를 역설했습니다. 변호사 비용은 자원봉사로 해결했지만 인지대와 송달료, 그리고 몇 억원에 이르는 소음감정비용이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주민분들이 십시일반을 해주셨고, 법원의 소음감정인도 취지에 공감해주셔서 최소의 비용만 지급받기로 하여 소송은 순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1차로 4천 여명의 원고인단을 모아 소송이 제기되었고 소음감정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미처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주민들을 모아 2차, 3차 소송을 제기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얘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의 모 변호사 사무실에 소속된 사무장들이 주민들을 찾아 다니며 소송위임장을 받고 있었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우리는 주민들에게 인지대, 송달료, 감정비용을 각출하는 반면 이들은 일절 비용부담없이 승소금액의 일정비율로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조건이었습니다. 그 변호사 사무실은 우리 소송을 따라 오면서 우리가 비용을 들여 신청한 소음감정결과를 원용하려는 것이었죠. 손 안대고 코푸는 격입니다. 부장판사를 끝으로 옷을 벗고 변호사를 개업한 전관이셨습니다. 이런 사건 아니더라도 사건이 많으셨을텐데,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결국 우리가 계획했던 추가 소송은 무산되었습니다. 우리 소송은 대법원까지 올라가서 최종 승소했습니다만, 원고인단의 수가 예상에 훨씬 못미치면서 환경재단을 설립하고자 하는 꿈도 허망하게 사라졌습니다. 일본의 풍토와 우리의 풍토가 이렇게나 달랐습니다. 누군가 열심히 노력해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도 우르르 따라 들어와 시장을 초토화시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누구도 열심히 연구하고 선각자의 길을 걸을 수 없지요. 이른바, 전문가나 쟁이들이 발붙이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계기로 환경전문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완전히 놓아버렸습니다. 아파트 전문변호사 오민석은 이런 계기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주요업무분야
    • 재건축, 재개발
    • 공동주택관리
    • 건축물 하자
    • 건설분쟁
    경력
    • (전)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전) 광명시 건축위원회 위원
    • (전) 성남시 공동주택감사 외부전문위원
    • (전) 서울시 공동주택 전문위원
    • (전) 국토교통부 주택관리사(보) 시험위원
    • (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고문변호사, 공제사업단 운영위원 및 심사보상위원
    • (현)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알기쉬운 공동주택관리",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 해설", "아파트변호사 오민석의 공동주택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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