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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법률시장의 후진성에 대한 푸념 2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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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법인 산하는 2002년부터 집합건물, 공동주택의 하자소송을 전문적으로 취급해왔습니다. 관련 법령이 수없이 바뀌고 새로운 판례가 형성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하자소송의 흐름을 몸소 겪었고,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지금까지 산하는 400건이 훨씬 넘는 하자소송을 수임해 진행했습니다. 이 분야의 최고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전문로펌으로 인정받아 왔지요. 

    그 사이에 산하는 여러 하자소송 관련 아이템의 발굴과 신규 아이템의 확산에 기여해왔습니다. 층간소음, 조합정산과 분양정산, 방화문 성능미달 하자 등. 때로는 협력 진단업체와, 드물게는 하자소송 전문 변호사들과 시험적인 소송을 함께 추진하기도 하고, 그 성과를 널리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개발했건, 다른 곳이 개발한 아이템을 공유하고 확산시켰던 간에 모두 입주자들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나름의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최근 산하에서는 새로운 하자소송의 아이템을 발굴했습니다. 15년 넘게 하자소송을 진행하면서 누구도 문제 제기 하지 않았던 하자항목을 발견해낸 것이지요. 변호사 사무실 뿐 아니라 하자조사업체, 하자보수공사업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 어느 누구도 생각치 못했던 새로운 하자였습니다. 산하 내부적으로는 하자가 분명하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조심스레 우선 한 아파트단지부터 하자감정을 신청하였고, 감정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다른 하자사건에서도 추가감정을 신청했습니다. 몇 개 단지 감정결과가 나와 변론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하자항목의 발견과 소송에서의 응용은 특허나 실용신안으로 보호받길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곧 다른 하자조사업체나 전문변호사들이 따라오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예상보다도 훨씬 빨리 반응이 오더군요. 모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미 산하에 하자소송을 위임한 아파트 단지로까지 안내문을 보내온 것입니다. 새로이 발견된 하자항목을 바탕으로 소송위임을 권유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그 하자 항목을 자신들이 국내 최초로 발굴했고, 법원 감정결과를 얻어냈으며, 따라서 자신들이 아닌 다른 법률사무소는 이를 수행하기가 매우 곤란하니 관련 하자항목에 관한 소송을 자신들에게 위임하라는 취지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지요. 안내문에 나온 변호사 이름을 검색해보니 변호사 시험을 치뤄 변호사 개업한지 얼마안된 변호사사무실입니다. 

    변호사 업무 광고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특정사건에 관하여 불특정 다수나 특정인에 대해 그 요청에 의하지 아니하고 당해 사건의 의뢰를 권유하는 광고"는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를 하려면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에 뿌려진 안내문은 위 금지된 광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지방변호사회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이런 허위사실이 포함된 광고를 지방회에서 허가할 리도 만무하지요). 위 광고규정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변호사가 변호사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되고 위반할 경우 징계도 가능한 규정을 버젓이 위반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임이 어려운 법률시장 상황에서 발빠르게 정보를 수집해 영업에 활용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것이 젊은 변호사들의 장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조금만 알아봐도 거짓임이 분명한 광고를 통해 수임을 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의뢰인에 대한 사기입니다. 구지 자신들이 발굴한 아이템이다, 우리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거짓말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요? 참으로 씁쓸합니다. 

    거짓과 사기도 불사한 영업을 해야할 정도로 우리 법률시장은 황폐화되고 기준이 없어졌습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자기 것인양 도용하는 것을 가르쳐야할 변호사가 오히려 앞장서고 있으니 참담한 심경입니다.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주요업무분야
    • 재건축, 재개발
    • 공동주택관리
    • 건축물 하자
    • 건설분쟁
    경력
    • (전)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전) 광명시 건축위원회 위원
    • (전) 성남시 공동주택감사 외부전문위원
    • (전) 서울시 공동주택 전문위원
    • (전) 국토교통부 주택관리사(보) 시험위원
    • (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고문변호사, 공제사업단 운영위원 및 심사보상위원
    • (현)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알기쉬운 공동주택관리",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 해설", "아파트변호사 오민석의 공동주택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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