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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왕으로부터 배운 교훈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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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입니다. 평소 잘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던 동창 둘이 그 즈음 앞서거니 뒷서거니 부쩍 연락도 하고 찾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변호사 사무실을 열자마자 보험가입 청약서를 들고 왔지요. 보험에 아무 관심도 없던 제게 꼭 필요한 상품이고, 알아서 맞춰 왔으니 가입하라고 종신보험을 권했습니다(사실은 강요였죠). 한달에 삼십만원도 넘는, 당시 저의 형편으로는 상당히 무리가 되는 보험을 각 하나씩 들어주었습니다. 야무지개 보험료도 1년치를 카드로 긁어가더군요. 

    그후 그 친구들로부터 연락은 끊겼고, 저도 개업 후 사는데 정신이 팔려 보험은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3년 쯤 지났을까? 들어두었던 보험이 생각났습니다. 보험료 납부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친구들 보험영업은 여전히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이래 저래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연락처도 바뀐지 오래였고, 보험사에 연락을 해보니 카드로 받아간 1년치 외에는 보험료 납부가 전혀 안되어 보험은 실효된 상태였습니다. 

    다시 보험가입을 알아보니 그 사이 같은 보장성 상품의 보험료가 이미 많이 올랐고, 나이도 세살이나 더 먹은 상황이라 3년전 들었던 보험이 실효되는 바람에 입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지요. 가입시키는 것에만 혈안이 되었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을 그만두면서 친구 보험도 챙기지 않은 것입니다. 그 두 친구와는 지금도 연락하지 않으며 살고 있습니다. 

    나중에 보험영업으로 십년 이상 잔뼈가 굵은, 영업왕도 몇 차례 하신 분의 설명을 통해 사태의 이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몸담았던 외국계 보험사는 보험설계사에게 신규고객 유치에 따른 수당을 오랜기간 나누어 주지 않고 초기에 몰아준답니다. 몇 건만 보험 가입을 성사시켜도 쉽게 대기업 연봉 부럽지 않은 수입이 보장되고, 조금만 발이 넓으면 억대 수당도 쉽게 챙기는 구조입니다. 

    영업이란게 원래 처음에는 지인영업부터 시작하기에 초기에는 그런대로 버틸만 한데, 주변 사람들 죄다 가입시킨 1년 정도 후 부터가 고비랍니다. 예전에 가입시켰던 고객에 따른 수당은 이미 다 끌어당겨 썼고, 신규고객을 끌어와야 하는데 인맥은 바닥을 드러내고. 억대를 넘나들던 수입은 금새 쪼그라들어 생활비 벌기도 급급한 상황으로 급변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걸 느낄 때 쯤이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험일을 그만두기 십상이랍니다.  

    “아니, 선배님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고 지금까지 왕성하게 보험일을 하고 계십니까?”

    “지인이나 지인 소개를 통해 내게 보험을 들어준 분들 덕에 제가 분에 넘치는 수당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 수당은 전부 제 것이 아니지요. 저는 수당의 반 정도는 제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제게 보험을 들어준 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되돌려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고객분들의 생일, 결혼기념일, 경조사를 챙겼고, 제가 읽다 감명받은 책이나 음반, 공연 등은 고객이 함께 느껴보시도록 사드리거나 티켓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시면 비록 성사가 안되더라도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작은 선물이라도 꼬박 꼬박 챙겨드렸습니다”

    “당장의 수입은 반토막이 났지만, 이런 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시간이 지나도 신규 고객이 줄기는 커녕 늘었고, 가끔은 보험왕도 하고 이래 저래 지금까지 왔습니다. 다 고객님들 덕이지요, 허허”

    변호사도 영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살기 쉬운 변호사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가, 사건을 수임하거나 성공보수를 받는 것 모두가 온전히 자기 능력 때문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세상에 혼자 이루는 일은 없습니다. 나는 몰라도, 나를 찾아온 고객은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나에 대한 평을 듣고 찾아온 것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호의적으로 잘 다뤄준 기자분 성의 덕에 언론 기사를 보고 찾아온 고객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현재 얻고 있는 수입의 많으면 50%, 적어도 30%는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십시요. 원래 내것인데 남에게 베푼다고 생각하면 아깝습니다. 베푸는데 돌아오지 않으면 원망과 배신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원래 내것이 아니라서 돌려준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것도, 원망할 것도 없습니다. 

    비우면 더 크게 채워지기 마련입니다. 변호사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주요업무분야
    • 재건축, 재개발
    • 공동주택관리
    • 건축물 하자
    • 건설분쟁
    경력
    • (전)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전) 광명시 건축위원회 위원
    • (전) 성남시 공동주택감사 외부전문위원
    • (전) 서울시 공동주택 전문위원
    • (전) 국토교통부 주택관리사(보) 시험위원
    • (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고문변호사, 공제사업단 운영위원 및 심사보상위원
    • (현)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 "알기쉬운 공동주택관리",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 해설", "아파트변호사 오민석의 공동주택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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