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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재건축위한 임차인 상대 조기인도 합의다툼… 상대방에 대한 배려, 사랑의 정신으로 조정 완결

    분류 : 부동산/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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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건의 내용

    이 사건은 본안 사건과는 별도의 건물명도단행가처분 사건이 조정에 회부된 경우이다. 신청인은 주택의 소유자이자 임대인이고, 피신청인은 임차인이다. 신청인은 주택을 재건축하기 위하여 2년 내의 착공을 조건으로 신축허가를 받았다. 신청인은 착공 기간을 넘겨서는 안 되므로 임차인들을 상대로 조기인도에 관한 협상을 하여 피신청인을 제외한 나머지 임차인들과는 합의를 완료하였다.
    신청인은, 임대차기간 중에 있는 피신청인에게도 약간의 이사비를 줄 것을 제시하면서 나가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유독 피신청인과는 합의에 어려움을 겪다가 다른 임차인들에 비하여 좀 더 증액된 금액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의견접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복잡한 사정으로 인도합의가 완결되지는 못하였고, 오히려 그러한 합의 추진 과정에서 많은 오해와 반목으로 다툼이 격렬해지게 되었다.

    신청인은 먼저 나간 다른 임차인들에 비하여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피신청인이 불응하면서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고 하고,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무리하게 조속한 인도를 요구하고 명도단행가처분을 하는 등 일방적으로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등 조정기일에 그 다툼이 너무나 치열하고 감정의 골이 깊어 조정이 성립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었다.

    2. 조정의 경위

    보통 한 번의 조정기일 진행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인데, 기본적인 시간으로는 조정 불성립에 이르기 쉽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당사자들의 다툼이 치열한 속에도 당사자들 스스로 합의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 어렵사리 5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정을 하게 되었다. 신청인은 조정이 불성립되어 본안 재판으로 진행되면 미리 받아 둔 신축공사 착공날짜를 넘기게 될 염려가 있었고, 피신청인은 절차 진행 중에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게 되어 합의금 없이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되므로 합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몇 번이나 결렬될 위기가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당사자들의 욕구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사랑의 정신으로 조정을 진행한 끝에 결국 애초에 한번 거론되었던 이사비를 지급하고 조기에 인도하기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조정 말미에 피신청인이 주택을 인도하고 새로운 주택을 임차하기 위하여 계약금 등을 먼저 지급해주기를 희망하여 동시이행 여부가 쟁점이 되는 바람에 추가로 몇 시간이 더 소요되었는데, 결국 신청인이 예상 계약금 중의 일부를 먼저 지급하기로 양보하여 완결이 되었다.

    3. 맺는 말

    대문호 톨스토이는 젊은 시절 모스크바의 빈민가 인구 조사를 돕는 일을 하다가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을 보고 인생관이 바뀌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소재로 한 많은 명작을 남겼다. 그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천사 미하일을 통해 깨달은 세 가지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의 내면에는 사랑이 존재한다. 둘째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으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람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현실에 있어서는 너무나 격렬하게 충돌하는 양 측의 주장과 감정의 이면을 깊이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웃들을 사랑으로 품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화합하게 하는 경험은 오늘의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조정은 무엇으로 하는가를 생각해본다. 법리나 전문적 지식 또는 조정기법으로 하는가? 그러한 것들도 중요하고 필요하겠지만 조정만큼은 넓은 아량과 사랑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사건의 경우 합의를 통하여 신청인은 신축공사 착공 기일 이전에 부동산을 인도받아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피신청인은 적절한 합의금을 받고 임대차 기간 만료 전에 인도해주고 이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이익보다도 화해를 통하여 이웃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는 정신적 이익이 더 크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