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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사례

    용광로에서 합금과정 거쳐 수천 번 두드림으로 방짜유기 만들 듯 모든 이해관계·분쟁, 하나의 절차에 넣고 최대노력… 일괄 타결 거둬

    분류 : 민사소송/민사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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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면서
    방짜유기는 섭씨 1300도가 넘는 용광로에서 구리와 주석을 녹여 합금을 한 다음 틀에 부어 모양을 만들고 수천 번을 두드려 만든다고 한다.

    2. 사안의 개요
    가. 2011년 4월 선박조립회사인 원고는 하도급업체인 피고를 상대로 40억여원의 미지급 공사대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는 계약에 따라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입장이었다. 양측 모두, 대형법무법인을 선임하여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동안 재판부도 여러 차례 변경되고, 변론종결과 선고기일지정, 변론재개가 반복되다가 2013년 12월 조정센터로 회부되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이외에 피고회사와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피고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공정위의 조사와 결정, 그 취소소송이 이어졌고, 형사 고소·고발, 공탁금 배당이의 소송 등이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다. 원고는 2009년과 2010년 피고로부터 대형컨테이너선박제조에 수반되는 철구조물제작조립공사를 하수급하여 성실히 이행하였음에도 피고가 약속한 인건비를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특히 2010년에는 전년도 대비 대폭 인하된 기본 하도급단가를 강요하였으며, 피고의 책임으로 공기가 지체되어 원고의 인건비가 증가되었고 원고 직원들에 대한 안전장구류 지급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은 공사물량과 단가에 맞춰 공사대금이 확정된 계약으로 원고에게 노임을 정산해줄 책임이 없고, 2010년 하도급단가 인하는 원발주사의 단가인하요구에 따른 연쇄적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원고에게도 당시 그러한 사정을 이해시켜 서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사안이 복잡하고 쟁점이 많아 기록이 매우 방대하였으며 계류중인 관련 소송건도 적지 않아 이 사건만을 분리하여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의미도 없는 것이어서 조정과정에서 모든 사안들을 일괄 해소해줄 필요성이 컸다. 그러기 위해서 정확한 실체파악과 배경 이해가 요구되었기에 기록을 꼼꼼히 살펴 쟁점과 증거관계를 정리하였고,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조선업 종사 전문가들의 자문도 청취하였다. 그 결과, 핵심적인 미지급대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원,피고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심증을 형성하게 되었다.
    나. 법적인 판단과 별개로, 현실적으로 이 사건 사업을 계기로 영업수지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원고회사는 수십억, 피고회사는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그 주된 원인은 원발주사인 대기업 조선사의 갑작스러운 외주가공비 단가 인하에 있었는데, 그 또한 대기업의 전형적인 횡포로 치부될 수만은 없는, 세계적인 추세와 조선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결과로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원고는 사실상 휴면상태에 빠졌고 피고는 몇 년후 대기업 조선회사에 인수되고 말았다.
    다. 원고의 대표이사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이 소송을 통해 새롭게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했으나, 피고는 회사인수합병 이전의 파트너였던 원고에 대하여 지극히 사무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여 조정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전혀 없었다.
    라. 그런데 다행히 실질적으로 이 사건 분쟁을 해소할 여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피고에게 인수합병되기 전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였던 A씨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피고회사는 이 사건 소송을 이유로 A씨에게 지급할 주식대금 중 수십억원의 지급을 유보하고 있어 A씨는 소송종결을 통해 그 유보금의 회수를 바라고 있었다. A씨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 대한 실망, 분노와 함께 현장에서 동고동락한 인연으로 원고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일말의 연민과 이해심 또한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A씨를 조정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었다. A씨의 조정참가를 위한 원,피고 양측의 협력을 구하였다. 원고는 지급자가 누구이건 대금을 회수하면 되는 입장이었고, 피고도 회사의 자금부담없이 분쟁을 해소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A씨 또한 자신과 자신이 양도한 회사를 둘러싼 여러 분쟁을 조기에 해소하고 일정금액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유보된 주식대금을 회수하기를 희망할 것으로 추측되었다.
    마. 결국 4차례의 조정기일을 거쳐 조정참가인 A씨가 원고에게 청구액에는 미치지 못하나 일부 금액을 지급하고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되었다. 덧붙여서 원고가 조정참가인, 피고회사, 피고회사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모든 형사고소, 각종 가압류, 가처분을 취하하고, 피고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관련 조사 및 행정소송의 원만하고 조속한 종결을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기로 합의한 것은 물론이다.

    4. 맺는 말
    가. 고순도의 단일금속은 일반적으로 강도와 경도가 떨어지므로, 금속의 특성을 살리고 결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용광로에서 합금을 하게 된다고 한다.
    나. 이 사건은 관련 당사자 및 이해관계, 분쟁을 모두 하나의 절차에 넣고 많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관련분쟁을 일괄해소할 수 있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용광로에서의 합금과정을 거쳐 수천번의 두드림으로 방짜유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연상하였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다. 최근 우리 조선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거센 바닷바람과 싸우며 함께 땀을 흘렸던 원고와 피고, 조정참가인이 이번 합의를 계기로 공히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여 앞으로 우리 조선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준다면 조정과정에서의 수고는 그 보람이 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