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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레인서 일시 귀국 교포, 사고 난 전철 내리다 골절입고 손배소. 피고 측 무성의에 고국까지 원망… ‘맞춤형 조정’으로 분쟁 해결

    1. 조정실에 들어가면서 저명한 암 전문 외과의사 한 분은 수술 환자를 회진할 때 웃는 얼굴로 환자를 대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병의 회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리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하여야 하는 조정위원에게도 그대로 들어맞는 말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원고는 매우 딱한 처지에 놓인 사람이기에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밝은 표정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오늘 사건의 성격은 어떠한가. 조정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밥이 익어야 하는데, 아직은 생쌀을 물에 담그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조정안 도출을 위한 자료가 거의 제출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아무래도 오늘 조정 성립은 어려울 듯싶다. 2. 사안의 내용 원고는 젊은 나이에 바레인으로 가서 간호사로 일하다가 환갑을 맞아 고국을 방문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사고로 멈추어 선 전동차에서 철로 위로 내려서다가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고,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고생 끝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조기 조정에 회부된 사건의 기록을 보니 원고는 장래 치료비와 위자료 이외에 원고를 간호하기 위하여 바레인에서 날아 온 남편과 아들의 항공료 및 국내 체재비까지 청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손해의 범위와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는 거의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는 사고 발생과 관련한 피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과실이 적지 않고 장래의 치료비 인정을 위하여 감정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었다. 3. 조정실 안에서 조정실에 들어서니 중동 사람으로 보이는 어른과 아이가 원고와 함께 앉아 있었다. 원고의 남편과 아들이다. 조정실 안의 모든 사람에게 부드러운 표정으로 목례를 한 뒤, 원고에게 다친 데는 어떤지 물었다. 원고는 대번에 피고 측의 무성의를 탓하면서, 일주일 뒤에 바레인으로 돌아가는데 다시는 고국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하였다. 조정위원은 오죽 마음이 상하였으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겠느냐고 하면서 원고의 입장에 십분 공감을 표시하는 한편, 담당직원과 대리인(변호사)이 함께 출석한 피고 측에는 원고 측의 특수한 사정을 헤아려 조기에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협조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원고의 응어리가 서서히 풀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슬람교 신자로서 살고 죽는 것은 절대자의 뜻에 맡기겠으나, 사는 동안 고생 안 하도록 장래 치료비만큼은 받아야 되겠다고 하였다. 다행히 장래 치료비 예상액이 나와 있는 영문 소견서 한 통을 꺼내 제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와 관련한 조정위원의 법리 설명을 수긍하여 이제 장래 치료비와 위자료 문제로 쟁점이 좁혀지나 했더니 이번에는 피고 측에서 기왕에 피고가 부담한 입원치료비중 원고가 상급 병실에 입원하여 부담하게 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였다. 진료행위의 성질상 상급 병실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거나, 일반 병실이 없어 부득이 상급 병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할 수 없음을 설명한 뒤, 본격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였다. 다행히 원고는 장래의 치료비 전액을 지급받되 나머지 청구는 하지 않는 것으로, 피고는 손해액에 대한 더 이상의 다툼과 과실상계 주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물러섰다. 피고의 사정상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기로 하면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 원고가 돈을 받는 것도 챙겨 주어야 했다. 돈을 받아 원고에게 보내줄 사람의 은행계좌번호를 알아내게 한 다음 결정내용에 넣어 주었다.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여 사건이 소송으로 넘어 갈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일러 주고, 그에 대비한 국내 우편물 수령 장소의 신고, 대신 소송에 나가줄 사람에 대한 소송대리허가신청 등에 관한 서류들을 하나하나 챙겨 주었다. 말이 안 통해 궁금해 못 견뎌 하는 원고의 남편과 아들에게 간간이 진행 상황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는 것도 조정위원이 할 일이었다. 4. 조정실을 나서면서 원고의 남편은 자기가 바레인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며, 조정위원더러 안내를 잘 해 드리겠으니 바레인을 꼭 한번 다녀가라고 진지하게 말하였다. 조정위원은 웃으면서 원고에게, “이제 마음이 다 풀렸으니 고국에 또 다녀가실 거지요?” 하고 물었다. 원고가 밝은 낯으로 “그럼요”라고 말을 받는다. 조정실을 나서면서, “오랜만에 고국으로 친정나들이 한 딸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챙겨 들려 보낸 때의 느낌이 바로 이런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맞춤형 분쟁 해결이 가능한 조정제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조정제도를 이용하고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숙제의 해결은 사법 정책 당국의 몫”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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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 휘말린 당사자들 감정의 소용돌이 빠져 이성 잃어 이익이 있는 곳에 이익을 돌리는 방법을 찾아 분쟁해결

    1. 들어가는 말 사람의 일이란 하나의 답만이 예정되어 있는 수학문제와는 달라서, 여건과 상황에 따라 언제나 제3의 길이 존재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현재의 사랑만이 지고지순하다고 생각하고, 분노에 휩쓸려 상대방을 굴복시킬 생각만 한다. 특히 소송에 휘말린 많은 당사자들은 순간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때로는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조차 당사자의 주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 냉철하게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갈등을 해결하거나 우회하는 제3의 방법을 찾는 것이 조정의 본령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장에 드러나지 않은 이해관계를 따져 분쟁을 해결한 사안을 소개한다. 2.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자동차부품업체에 일정한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이고, 피고는 원고가 납품하는 부품의 일부분에 용접을 하는 원고의 협력업체였다. 피고가 스스로 용접을 위한 금형을 제작한 후 그것으로 용접가공을 하여 납품하면 원고는 용접비에 금형제작비로 개당 35원씩 추가하여 대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장기간 거래를 해왔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수개월간 납품을 함으로써 3500만원에 해당하는 용접비 및 금형제작비를 지급받은 후 어느 정도의 거래량이 충족되자 원고가 향후에도 상당기간(약 1년 정도) 거래할 것을 기대하고 원고의 요구에 따라 금형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다는 인증을 해 준 후 계속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가 원청회사의 방침이 바뀌었음을 이유로 거래의 종결을 요구하자 피고가 금형의 반출을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횡령혐의로 고소하고, 조속한 해결이 되지 않자 타인에게 2500만원을 들여 제작한 금형제작비 및 기타 영업손실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원고와의 거래가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3000만원을 들여 금형을 제작하였는데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하였음을 이유로 3000원의 손해배상액과 종전의 미정산 거래대금 2000만원을 반소로 청구하였다. 3. 조정의 진행 가. 양측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원고가 피고를 형사고소한 상태였으므로 서로 감정이 극도로 나빠져 조정기일에 양측 모두 조정의사가 없음을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각자의 손해배상금의 지급만을 주장하였다. 조정위원은 양측 모두 손해배상만 구할 뿐 원고가 소송 이전에 반환을 구하였던 피고가 제작했던 금형의 소유 또는 인도에 대하여 전혀 주장이 없음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만약 위 금형이 어느 편에든 다소 재산적인 가치가 있다면 분쟁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 조정위원은 원고에게, 먼저 위 금형의 반환을 거부하여 소송이 되었는데 왜 금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느냐고 묻자 원고는 이는 특정차량에만 필요한 부품에 관한 것이고 현재 대체 금형을 제작하였으므로 원고의 입장에서는 위 금형이 고철의 의미 밖에 없다고 하였고, 둘째 갑작스럽게 거래를 중단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하자 원고는 원청회사의 품질관리요구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고 피고에게 원고의 공장으로 옮겨와 용접가공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피고가 이를 거절하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조정위원은 위 금형이 피고에게는 재산적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 하에 하여튼 원고가 갑자기 거래를 중단한 도의적 책임도 있으므로 혹시 위 기계에 대한 소유권을 피고에게 인정해 주고 피고에 대한 거래대금 채무 2000만원에 대한 지급을 면하게 된다면 이 사건을 마무리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본 바, 원고는 한참 동안을 생각한 뒤 만약 피고가 응한다면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하였다. 다. 조정위원은 피고에게, 피고는 자동차부품과 관련한 용접가공업무에 여러 해 종사해 왔고 위 금형도 직접 제작하였으므로 위 금형을 유사한 일에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피고는 아직도 상당 기간 사용할 수 있고 변형 및 수정을 통한 사용가능성도 있다고 하였다. 조정위원은 먼저 피고가 상당한 기간 거래가 계속될 것을 신뢰한 것은 거래관행상 이해할 수 있는 일이나 법률적인 판단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의 소유를 인정한 이상 반출을 거부함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피고가 금형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다고 인정한 것은 어쨌든 피고가 그 금형으로 인한 본전은 회수했다고 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더 장기간 거래를 예상한다는 것은 도의적인 문제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법적으로 거래의 계속을 요구할 권리는 없어 보이므로)는 점, 배신감 때문에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소송비용 등 더 큰 추가적 손해를 초래하게 되고, 산업현장에서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법원에 쫓아 다녀서야 나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하면서 위 금형과 거래대금 2000만원을 교환할 것을 적극 권유하였다. 라. 결국 원고와 피고 모두 한참 동안 생각 끝에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을 수락하고 합의한 내용 외의 본소와 반소를 모두 포기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조정 후기 이 사건의 경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는 속담에 꼭 들어맞는 사건으로 당사자의 대립된 감정을 조정위원이 누그러뜨리고 주된 논쟁(손해배상 책임)은 아예 분쟁의 대상에서 배제해 버리고, 이익이 있는 곳에 이익을 돌리는 방법(원고에게는 납품대금의 지급을 면하는 이익, 피고에게는 금형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이익)을 찾음으로써 결국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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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쟁의 해결과정은 질병의 치료과정과 유사한 점 많아, 이해관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조기에 분쟁 종결시켜

    1. 들어가면서 암, 치매, 뇌졸중 등 질병에 관한 조기진단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조기진단으로 치료비용과 부작용을 줄이면서 건강하게 수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기진단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법률분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쟁의 초기에 정확한 평가를 받아 자신의 입장을 분석해보고, 협상안을 선택할 수 있다면, 분쟁의 장기화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2. 사안의 개요 사안1) 피고는 원고 부친의 후처로서 혼인신고까지 하였다. 원고의 부친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사망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부동산에는 원고의 부모, 조부모의 분묘가 있다. 원고는 장남으로서 위 분묘들에 대한 분묘기지권이 있다는 확인과 함께 피고가 위 부동산에 대한 원고의 통행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통행하는 것을 방해한 사실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원고가 이 사건 분묘를 돌본 바는 거의 없고 피고가 처(妻)로서 또 며느리로서 이 사건 분묘들을 정성껏 돌보고 있다는 내용의 답변서와 서증들을 제출하였다. 사안2) 신청인은 피신청인으로부터 병원을 임차하면서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약정하고, 임대보증금은 1억5천만원, 월세는 월 1100만원으로 정하였는데, 2년이 채 되지 못하여서부터 운영난으로 중개인을 통하여 계약해지를 요청하였다. 신청인은, 중개인으로부터 제3의 임차인을 구한 후 계약해지하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받았는데, 임차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나 임대인이 10% 이상 임대료 증액을 요구한다고 하여 번번이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열쇠를 관리사무실에 맡기고 퇴거한 후,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을 청구하는 조정을 신청하였다. 3. 조정경위 사안1) 상임조정위원이 양측이 제출한 자료들을 검토하여 보니 피고의 답변이 일응 타당한 것으로 보였고, 조정기일에 출석한 원고는 피고의 답변에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이 수용되어 보상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면서 내심 이 사건 부동산을 자기에게 넘겨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이러한 요구에 응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하였다. 두 번째 조정기일에 상임조정위원은 양측에게 원고는 장남으로서 제사 주재자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은 피고의 소유로 하되, 분묘기지권은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여 양측의 동의를 얻었다. 그 후 분묘들의 기지에 관한 측량 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음을 확인하고, 측량비용은 반반씩 부담한다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안2) 첫 조정기일에 참석한 임대인은 ‘왜 바쁜 나를 이런 자리에 오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중도 해지하려면 나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 임차인의 주장은 중개인을 통하여 들은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라고 하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상임조정위원은 임차인에게 ‘같은 의사이고, 임대인이 연상으로 보이는데 기존의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면서 직접 만나 임차인의 입장을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은 경우가 아닌 것 같으니 직접 이야기할 기회를 한 번 가져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하면서, 날짜를 정하여 주고 임차인의 부담으로 저녁식사와 간단한 반주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라고 하고, 1주일 후로 다음 기일을 지정하였다. 1주일 후 참석한 두 사람은 약속한 날짜에 저녁식사를 하였다고 하면서 계약해지조건에 관한 합의 내용을 제출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분쟁의 해결과정은 질병의 치료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정확한 진단과 질병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처방으로 질병을 치유함과 마찬가지로 분쟁도 판결에서의 승패뿐만 아니라 집행가능성과 실제적인 이해관계의 귀속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책을 세움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종결하고 분쟁자체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나. ‘사안1’의 경우, 그냥 변론이 진행되었더라면 법률상 분묘기지권의 귀속과 사실상 분묘의 수호 상태가 괴리된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불필요한 공격과 방어로 상호 감정이 상하여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깨어져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임조정위원의 안내로 원고는 내심의 의사를 포기하고, 피고는 원고의 법률상 지위를 인정하면서 분쟁이 초기에 조속히 종결되었다. 다. ‘사안2’의 경우, 임차인이 임대목적물에 대하여 점유를 포기한 상태임에도 중개인에게 계약해지과정에 대한 대리권이 있었느냐 여부를 두고 변론이 진행되었더라면, 신청인에게는 월세 및 관리비의 지속발생의 위험이, 피신청인에게는 임대목적물을 장기간 방치함으로써 관리부재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인데, 직접 대화를 해보라는 상임조정위원의 권고에 따라 임차인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태도를 취하고, 임대인은 상대방을 배려할 마음을 갖게 되어 분쟁이 조기에 종결되었다. 라. 분쟁의 초기에 조정센터에서의 조정은 분쟁당사자들이 처한 입장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절한 처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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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거 남편, 사망 전 모친에게 재산상속 유언으로 아내-시댁 분쟁… 13살 된 아들 장래 놓고 많은 대화 끝 쌍방으로부터 양보 얻어내

    1. 사건의 개요 (분쟁의 경위) 가. 원고와 1999년 혼인하였던 원고의 남편은 회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12년 6월경 암으로 사망하였는데, 사망 이틀전 병원에서 망인의 재산을 어머니인 피고에게 전부 상속한다는 취지의 녹음에 의한 유언을 하였다. 위 유언의 검인절차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고서야 망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원고는, 위 유언 당시 망인이 몹시 쇠약하여 위 유언이 망인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유언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망인과 불화하여 2001년 9월경부터 별거하였고 망인은 사망 3일 전 원고와 이혼하겠다는 이혼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으며, 위 유언 당시 망인은 의사능력이 있었고 자유로운 의사로 유언하였다고 주장한다. 다. 재판부에서 변론을 진행하다가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2. 조정과정 가. 제1회 기일 ⑴ 조정기일에 쌍방 대리인인 변호사들 외에 원고 본인과 피고의 남편(원고의 시아버지, 피고는 몸이 아파서 불출석)과 13살 먹은 원고의 아들이 출석하였다. 원고의 아들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서인지 어머니인 원고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할아버지와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누구와 같이 살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대답하였다. ⑵ 위 유언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측에서는 원고에게 유류분보다 조금 더 많은 금원만 지급하겠다는 의사였고, 손자를 현재 피고측에서 양육하고 있으니 손자에 대한 친권 행사도 피고측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며, 원고는 위 유언이 무효인 경우 피고는 상속권이 없고, 원고의 아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원고가 친권자이므로 상속재산의 대부분을 원고가 상속 및 관리하여야 된다는 입장이었다. ⑶ 망인의 재산은 부동산은 없고, 망인이 받을 퇴직금과 사망보험금을 합하여 약 4억 6,000만원, 예금이 약 5,000만원인데, 원고측에서는 원고와 원고의 아들이 약 5억원을 차지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피고측에서는 원고측이 약 3억원, 나머지를 피고측이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조정기일의 속행 ⑴ 원고에 대한 피고측의 감정이 좋지 않아서 조정기일이 속행되는 동안에 피고와 피고의 남편은 원고를 상대로 망인의 장례비 및 치료비, 그 동안 피고측에서 손자를 양육한 비용, 피고가 망인에게 대여하였던 전세보증금,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며 약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는 원고의 유언무효확인 소송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한 소송이었다. ⑵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측을 내보낸 뒤 피고측만 있는 자리에서, 할아버지가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손자를 돌보는 것은 좋으나, 앞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기력이 자꾸 쇠하실 것이고, 원고도 아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 손자를 잘 달래서 손자가 엄마인 원고와 함께 살도록 하는 것이 손자의 장래를 위하여 좋지 않겠느냐고 하였더니, 할아버지(피고의 남편)는 원고를 비난하며 손자도 제 엄마를 따르지 않으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다. ⑶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손자를 원고에게 돌려보내지 않더라도 어린 손자를 조정기일에 출석시켜 할아버지와 엄마가 서로 상속재산을 갖고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손자의 교육상 좋지 않을 것 같으니 다음 기일부터는 데리고 나오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더니 다음 기일에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데리고 나오지 아니하였다. 손자가 잘 있느냐고 물었더니 엄마인 원고에게 돌려보냈다고 하여 사건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조정참가 및 합의의 성립 ⑴ 피고측에서 원고를 상대로 위와 같이 별개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할아버지가 손자를 양육하고 있다가 엄마인 원고에게 돌려보냈으므로 양육권 문제도 조정조항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으며, 또 손자의 유류분을 조정조항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할아버지와 손자를 조정참가인으로 참가시켰다. 할아버지의 대리인은 피고측 변호사가, 손자의 대리인은 원고측 변호사가 각 맡기로 하고 위임장을 제출하였다. ⑵ 많은 대화 끝에, 피고측에서는 마음을 돌려 손자를 엄마인 원고에게 돌려보내기로 하였기 때문에 손자의 장래를 위하여 재산에 집착하지 않아 상속재산의 많은 부분을 원고와 손자의 유류분으로 확인하고, 원고가 아들의 친권자 겸 양육자임을 확인하며,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위 민사소송은 취하하기로 하였고, 원고도 위 유언이 유효임을 인정하여 피고측의 체면을 살려주기로 하여 합의가 성립되었다. 3. 맺음말 만약 위 2개의 사건이 조정으로 해결되지 않고 위 유언이 유효냐 무효냐 하는 법리 싸움, 또 피고측의 위 손해배상청구가 어느 정도까지 인정되느냐 하는 법리 싸움으로 종결되었다면 양측 모두 마음을 많이 상하고 손자(원고의 아들)의 장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많이 끼쳤을 것이다. 조정절차를 거쳐, 조정과정에서 상호 대화를 나누고 경륜이 많은 상임조정위원으로부터 조언을 들으면서 위와 같이 쌍방이 양보하여 순리로 해결됨으로 인하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 왔으니, 이는 조정제도의 장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조정 과정에서 피고측이 손자를 제 엄마에게 돌려보내 양육하도록 한 것은 손자의 장래를 위하여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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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렷한 증거도 없는 부정행위에 기한 손배 청구 사건, 조정 가능성 희박하지만 듣고 또 듣다보니 해결책이…

    1. 들어가면서 사건의 실체파악을 위한 자료가 미흡한 상태에서 조정에 회부되는 조기조정사건에서,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당사자를 설득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특히 부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은, 피고는 부정행위를 부인하고, 행위의 은밀성으로 인하여 입증할 증거도 충분하지 않으며, 부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당사자 사이의 감정은 극도로 악화되어 있어, 양보를 전제로 하는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2. 사건의 개요 원고는 甲의 처이고, 피고는 乙의 처이다. 원고는 피고만을 상대로 甲과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한 직후 조정에 회부되었고, 소장, 각서(甲 작성) 및 피고의 답변서(甲과의 부정행위를 부인하는 내용) 외에 다른 입증자료는 없는 상태였다. 3. 조정과정 가. 답변서에서 피고는 부정행위를 부인하고, 甲이 원고에게 작성하였다는 각서는 甲과 피고가 만난 일시가 기재되고, 甲은 앞으로 피고를 만나지 않겠다는 취지일 뿐 구체적인 부정행위의 내용은 기재되지 않았고 그 신빙성에도 문제가 있어, 조정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진술이나 하소연을 듣다보면 해결책이 보일 수도 있고, 최소한 당사자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면, 조정이 결렬된다 해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조정에 임하였다. 나. 예상했던 대로, 조정이 시작되면서부터 원고와 피고는 상대방에 대한 분노를 여과되지 않은 표현을 써가면서 드러내어 다투기 시작하였고, 원고는 청구금 전액을 요구하는데, 피고는 1원도 줄 수 없다고 하는 등,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이 수용할 것만을 고집할 뿐 아니라, 당사자 모두 사건의 실체에 대한 진술 자체를 거부하여 조정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에 원고와 피고를 분리하여, 일단 당사자들의 진술을 듣기로 하였다. 다. 피고가 퇴실한 후 원고를 상대로 30여분 이상 甲과 결혼하게 된 경위, 가정생활, 자녀문제 등 주변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원고의 마음을 진정시키자, 원고는 자녀들이 어리고, 甲도 각서까지 써가면서 잘못을 반성하여,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려고 하였는데 피고가 甲을 유혹하여 만남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하였다. 원고가 퇴실한 후 피고의 입장을 들었는데 피고는, 원고의 진술과는 달리, 甲의 요구에 의해서 만남이 시작되었고, 원고가 주장하는 부정행위를 한 바는 없으며 자신도 남편이 있는 유부녀로 甲과 만나는 것이 부담되어, 甲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甲에게 만나지 말자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등으로 甲과의 만남을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甲은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피고에게 만나자고 요구하여 자신도 고통스럽다고 하면서, 그와 같은 내용이 담긴 甲과 피고사이에 오고간 문자메시지를 제시하였다. 피고가 甲을 유혹하여 만났다는 원고의 주장과 달리, 피고가 제시한 문자메시지는 그와 반대의 사정을 보여주었다. 피고를 퇴실시킨 후, 원고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자, 처음에는 원고가 이를 믿지 않아 피고가 제시한 문자메세지가 있음을 알리자, 놀람과 당혹감에 말을 잇지 못하던 원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이들 때문에 甲과 헤어질 수는 없으니, 甲이 마음을 돌려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가 甲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고, 피고도 甲을 만나기를 회피하는 등 원고와 피고의 뜻이 서로 다르지 않아, 甲과 피고가 서로 만나지 않겠다는 합의를 시킬 생각에, 원고에게 차회 기일에 甲을 대동하고 출석할 것을 권유한 후 속행하였으나, 속행기일에 원고는 甲을 동반하지 못하였다. 마. 甲과 피고가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원고의 마음과 甲을 만나지 않겠다는 피고의 마음은 일치하였으나 원고는 비록 甲의 요구에 의하여 만났다 해도 부정행위가 없었다고 할 수 없으니 일정금액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였고, 부정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피고가 금전배상에 동의할 리도 없으며, 소송으로 진행하는 경우 부정행위의 존재가 인정된다는 보장도 없어 보였다. 바. 이에 조정위원은 ‘피고는 향후 甲과 연락은 물론 만나지 않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금으로 청구금 전액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밀고 당기는 약간의 긴장은 있었으나, 소송절차에 의할 경우 부정행위의 인정여부에 따른 당사자의 위험부담을 설명하자, 당사자 모두 제시된 조정안에 동의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음 당초 이 사건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를 만나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써놓은 甲이 그 이후에도 피고에게 만나자고 사정을 하였음을 알게 된 원고가 甲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음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에도 자식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한발 뒤로 물러선 원고에게 조정을 마치면서 심심한 위로를 하였다. 조정의 지름길은 경청이라고 한다. 듣고 또 듣다보면, 당사자 사이에 찌꺼기가 전혀 남지 않는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듣는 과정에 많은 인내를 요구하지만,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최소한 두 사람이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정도의 인내는 수고라고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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