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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땅 밟고 가지 마라”… 통행금지 및 사용료 청구 분쟁, 외나무 다리에서도 같이 우회도로 찾으려 하면 묘책 나와

    1. 들어가면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염소 두 마리가 뿔을 맞대고 싸우다가 모두 다리에서 떨어졌다.’는 우화는 ‘순서를 정해 건넜다.’거나 ‘한 마리가 엎드리고 다른 한 마리가 그 위를 먼저 건넜다.’는 등으로 변질되어 오다가 요즘에는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는 것 같다. 실생활에서도 이해관계가 이렇게 조정되어 공멸을 막고, 나아가서는 충돌하는 일조차 없어지는 것으로 바뀐다면 참 좋겠다. 2. 사건의 개요 가. 피고는 1997년경 건축한 다가구 건물의 소유자이고, 원고는 2003년경 인접 건물을 구입하여 이사 온 사람이다. 피고 건물의 정면 출입문이 원고소유 주차장 방향으로 나 있는데, 공교롭게도 현관 바로 앞이 경계선이어서 피고측은 원고의 토지를 밟지 않고는 도로로 나가지 못하게 되어 있다. 나. 피고는 건물 옆 부분에 새로 출입문을 내면 도로에 출입할 수 있었으나, 피고는 건축당시 원고 건물의 전소유자에게 상당한 금액을 주고 주차장 사용 승락을 받고 출입문 방향을 현재처럼 만든 것이었다. 다. 원고는 종전 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피고측에게 통행금지 및 사용료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측은 점차 실력행사를 하여 경계선부근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전거를 여러 대 세워 놓았고, 피고측이 이를 치우면 다시 놓기를 반복하였다. 원, 피고의 가족들은 여러 차례 말다툼을 하는 등 수년간 다투다가, 감정이 상해 급기야 상호 폭행을 하는 단계까지 악화되었다. 라. 원고는 결국 토지사용금지 및 사용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재판부에서 조기에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 경위 가. 쌍방 이야기 경청 단계 : 첫 조정기일에 원고 부부와 딸, 피고 부부와 아들이 나왔는데, 상호 감정대립이 격심한 상태라서 조심해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원고, 피고 및 가족까지 순서대로 사정을 설명하고 각자 유리한 주장을 하고, 상대방이 반박하고 재반박하는 과정을 거치되, 중간에 상대방의 말을 끊고 반박 내지 비난하는 것은 제지하고, 각자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순서대로 충분히 말하게 하였다. 주로 경위 설명과 분쟁상황 묘사, 상대방에 대한 비난 등이 주류였으나 내용에 대하여는 제지하지 아니하였다. 양측이 다투려고 하면 당사자들을 분리하여 말을 들으면서 충분히 사정을 이해하고 동조하는 태도를 보여주자, 당사자들은 할 말을 거의 다 한 듯하고, 감정도 다소 누그러지게 되었다. 나. 진심 확인 단계 : 당사자들을 분리하여 본심을 묻자 원고는 피고가 건물 옆에 문을 내서 해결하기를 원하고, 피고는 정문 출입문을 못쓰게 한다면건물가치는 형편없이 저하되고 임대차도 불가능하게 되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다. 피고에게 그렇다면 원고의 주차장 부지를 구입하거나 사용료를 내야할 것 아니냐고 설득하니, 피고는 이를 수긍하되 자금사정상 최소한의 부분만 분할하여 매수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일부만 매각하면 주차장 기능을 상실하므로 전부 매매하여야 한다고 하여, 이 해결방법은 실패하였다. 다. 조정과 설득 단계 : 결국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법만이 가능하였는데, 양측 모두 이 방법으로 조정할 의사가 있었다. 기일을 속행하면서, 가족들이 상의하여 구체적방안과 조정조건을 마련해 오라고 하였다. 속행기일에는 양측 모두 감정이 많이 풀려, 다소 시간이 걸리기는 하였으나 조정안이 구체화되었다. 사용할 토지면적, 향후 사용료, 과거 사용료, 사용방식, 기타 조건 등에 관하여 각각 제안을 하고 항목별로 조율을 거쳤고, 합의가 어려운 부분은 조정관이 상황에 맞는 조정안을 제시하고 설득하여 최종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이 사건은 당사자 사이의 감정대립이 극심하여 과연 조정이 될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으나, 이들의 속마음은 수년간에 걸친 분쟁에 염증을 내고 어떻게든 합의를 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당사자들이 직접 협상을 하였다면 자존심싸움이 되어 합의는 결렬되고, 장구한 소송에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마리 염소처럼 될 가능성이 컸다. 나. 여러 시간에 걸친 어려운 조정이었으나, 조정이 성립되어 오랜 분쟁이 해결되자, 당사자들은 즉시 감정을 풀자고 하면서 관계회복을 시도하였고, 밝은 얼굴로 돌아가 평화로운 이웃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다. 이 사건은, 외나무 다리에서 맞닥뜨리게 된 경우에도 우회도로를 찾아 같이 점검을 하다보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니, 쉽게 조정을 포기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조정은 분쟁해결방법으로서 매우 효율성이 높다는 점을 절감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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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회원권‘부당 대여’갈등… 회원자격 정지처분으로 확대, 골프장측의 감정적 섭섭함 해소… 입회계약 합의해제도 성립

    1. 들어가면서 아래의 사례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한 골프장 운영회사와 회원들 사이의 징계처분무효 및 손해배상사건에 관한 것이다. 참고로 서울고등법원이 서울법원 조정센터에 회부하는 사건은 그 규모나 기록의 방대함 등 여러 사유 때문에 성공률이 높지는 않지만 대략 25% 부근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1년에 100여건 정도로 많은 사건이 회부되고 있지는 않으나, 1심 합의부에서 회부한 사건의 조정성공률(2012년 15.9%, 2013년 17.2%)보다는 더 높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 골프장의 정회원(분양가 약 2억원 가량) 또는 무기명회원(분양가 약 3억원 가량)이다. 피고가 이러한 회원권을 가진 회원들이 회원권을 타인에 대여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고 예약 질서를 교란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자, 일부 회원들이 이에 대응하여 권익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 게시판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회원 게시판에 대책위를 구성하여 협상을 예정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글을 올리고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제명 또는 몇 개월의 자격정지라는 징계처분을 하자, 원고들이 징계처분 무효확인 및 징계처분에 따라 골프장을 사용하지 못한 것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1심에서는 원고들의 행위는 회원으로서 정당한 이의를 한 것이라고 보아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하였고,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였다. 원고들과 피고가 모두 항소하였다. 3. 조정 경위 항소심 초기에 조정에 회부하였는데, 이미 1심 판결이 선고된 상황이고, 또 다투고 있는 사안에만 국한하여서는 조정이 쉽지 않았다. 상임조정위원은 조정기일에 원고들이 골프장 측의 조치에 대한 감정적 서운함이 굉장히 컸다고 느껴 2회 조정기일 동안 원고들의 감정적 섭섭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골프장 측은 원고들과의 입회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원하여 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것은 양보할 의사가 있어 보였다. 이에 상임조정위원은 징계처분에 대하여는 1심 판결과 같이 무효임을 확인하되,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에 이른 것에 대하여 사과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원고들에게 상당히 적은 조정금을 지급함으로써 그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원고들과 피고의 회원권 입회계약을 특정일부터 합의해지하고 입회금을 반환하는 것으로 조정안을 마련해 보았다. 또한 해지되는 날까지 원고들이 피고 골프장을 문제없이 이용하도록 협조한다는 방안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쌍방 이의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투고 있는 점은 회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의 무효 및 손해배상금 지급 여부였지만 이 부분은 쉽게 처리하고, 오히려 골프장 측의 사과와 골프장 입회계약 합의해지라는 전혀 다른 대상물이 조정 성립의 촉진제가 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의 흔히 사람들은 이것을 가지고 싸우다가 나중에는 저것을 가지고 싸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재판절차에서는 소송의 대상이 되는 객체를 소송물 혹은 심판의 대상이라고 하여 그 해석을 가지고 학설 대립이 많으며, 소송물에 한하여 재판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조정에서는 그 대상물의 외연이 무궁무진하게 넓다. 지분 공유권자가 해당 부동산 수익에 따른 부당이득을 청구할 때 그 지분의 매매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사건에서는 징계처분의 적법성 및 손해배상이라는 원래의 청구의 당부보다는 서로의 입장에서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감정적 부분을 상호 이해할 수 있도록 조정기일을 운영하였다. 특히 원고들이 분쟁기간 동안의 감정을 vent(해소, 분출)하도록 한 후 그 외연을 넓혀 상징적인 조정금만 지급하고 회원권계약을 합의해지하여 입회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방안으로까지 확대발전할 수 있었다. 이런 방안의 조정은 원래의 징계처분의 당부나 손해배상에 얽매이지 않고 그 쟁점들을 포괄할 뿐 아니라 주변 쟁점들을 조정 대상에 포함하여 조정함으로써 쌍방 만족하는 win-win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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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에 만나 사실상 부부로… 뇌출혈 남편의 아파트 싸고 분쟁, 아내 앞 이전된 등기, 남편 소유 환원조건 6500만원 지급합의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와 피고는 1991년 초경 처음 만났다. 당시 원고는 60대 초반으로 배우자와는 사별하고 아파트 경비일을 하면서 3남1녀를 두었으나 혼자 살고 있었고, 피고는 40대 중반으로 남편과 헤어지고 딸네 집에 기거하며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사귀어 오다가 뜻이 맞아 얼마 후부터 원고의 작은 아파트에서 사실상 부부로서 함께 생활해왔다. 나. 원고는 2001년 초 경비원으로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그 후에도 마비증세가 남아 거동이 불편하고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피고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하였다. 또한 2013. 7월경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쓰러진 후 인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퇴원한 후 현재는 요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원고는 살고 있는 아파트 시가 1억 1천만 원 상당 이외에는 아무런 재산도 없고, 뇌출혈로 쓰러진 다음부터는 아파트 경비일을 그만 두었고 장애연금과 보훈연금으로 매월 수령하는 합계 170만 원의 수입으로 생활하였다. 다. 원고의 자녀들은 원고의 아파트에 관하여 2012. 3. 14. 자로 피고 앞으로 그 전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것을 알아채고 피고에게 원고 명의로 등기를 환원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원고 대리인은 원고는 매매계약 당시 뇌병변장애,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노환으로 사리분별이 분명치 않거나 정신적 궁박상태에 있었고 피고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위 매매계약은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이전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등기원인은 매매로 되어 있으나 실질은 증여이고, 이 소송은 원고의 자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조정과정 가. 재판부에서는 피고의 답변서가 제출된 이후 조기에 조정센터 조정에 회부하였다. 나. 제2회 조정기일에, 원고가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으나 건강상태가 나빠 아무런 진술도 들을 수 없었다. 상임조정위원이 조정의사를 타진하자 양쪽 모두 조정 의사가 있음을 내비췄고 아파트를 원고 소유로 환원시키되 원고가 피고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데는 의견이 일치되었으나 그 금액이 문제였다. 원고대리인이 아파트의 가격 1억 1천만 원을 토대로 5천만 원을 제시한 데 대하여, 피고는 아파트 가격 이외에 장애연금과 보훈연금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면서 8천만 원을 요구하였다. 이에 상임조정위원은 출석한 원·피고를 분리하여 2-3차례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금액 차이가 좁혀지지 아니하여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하였다. 다. 제3회 조정기일에, 원고의 장남은 6천만 원을, 피고 대리인은 7천5백만원을 제시하였고, 20여분의 협상에도 금액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임조정위원이 6,500만 원을 제시하자, 쌍방 대리인이 모두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6,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원고 또한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위 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3. 마치면서 가. 이 사건이 원고가 청구한 대로 재판이 진행되어 판결이 선고될 경우라면 어떨까? 만약 원고 승소라면, 피고는 원고와 20년간 사실상 부부로서 생활해왔다는 점에서, 원고 패소라면 원고의 자녀들이 상속될 재산 전부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결과에 불만을 가질 것이고, 거기에 후자의 경우라면 원고 사후에 유류분청구 등 새로운 소송이 제기될 여지도 남는다. 나. 피고는 원고와 오랜 기간 사실상 부부로 생활함으로써 원고의 자녀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좋은 일 끝에 오랜 인연이 어그러지며 오히려 업을 쌓는 결과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하여 조금씩 내려놓으면 내일은 보다 큰 기쁨과 평화가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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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와 병원 간 양측 입장 충분히 듣고 새로운 협상 이끌어… 표면상 분쟁 해소 못지않게 숨어있는 불안요소 해소도 중요

    1. 들어가면서 몇 십년전만 해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털옷을 풀어 성장한 아이들 몸에 맞게 뜨개질을 하는 일은 흔한 풍경이었다. 얼크러져 있는 털실을 뜨거운 김에 쏘이면서 차곡차곡 쌓았다가 공처럼 감아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새 옷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마술처럼 신비로운 과정이었다. 2. 사건의 개요 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원고가 운영하는 병원의 입원환자인 피고의 입원료 중 일부를 감액조정하였다. 원고는 위 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敗訴하였고, 피고를 상대로 감액된 금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피고는 위 비용은 병원의 수술과정상의 과실에 의한 것이어서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원고는 병원의 정당한 퇴원 지시에 불구하고 환자가 퇴원을 거부하며 장기간 병실을 차지하여 발생한 비용이 감액된 것이므로 이를 환자에게 청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였다. 다. 1심에서 환자가 패소하여 항소한 사건이 조정센터에 회부되었다. 3. 조정의 진행 가. 상임조정위원이 파악한 분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환자는 2004. 1.경 다른 병원에서 자궁적출 및 우측 난관·난소 절제수술을 받았는데 수술과정에서 근막하 혈종이 생겨 곧바로 그 제거수술을 받았으나, 수술부위에 살이 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고, 여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환자는 지속적인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면서 2007. 4.경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한 이래 배뇨·배변 장애 등 여러 증상을 호소하였다.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에 관하여 설명한 후 병명과 수술명을 기재한 수술 및 마취 신청서에 서명을 받았고, 수술에 앞서 수술에 관하여 재차 설명하였다. - 수술후 환자는 병원을 상대로 ‘불필요하고’, ‘환자의 동의없는’ 수술을 시행하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법원은 불필요한 수술 또는 의료과실에 관한 환자측 주장은 배척하고, 일부 수술과 관련하여 수술전 환자에게 설명을 한 사실 내지 환자의 추정적 승낙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데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2,000만원을 인정하였다. 쌍방은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과 동일한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을 하면서 위자료 액수를 1,000만원 증액하면서, 병원의 치료비 상계 항변을 받아들였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되었다. - 병원은 환자를 상대로 병실인도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에서는 입원치료를 계속할 필요성과 병원측 진료거부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되어 환자가 승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통원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므로 퇴원 요구가 진료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병원이 승소하였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되었으며, 2011. 8. 퇴원 및 병실 인도가 이루어져 환자의 4년4개월여의 입원생활이 종료되었다. - 그 외에도, 이러저러한 민사 본안, 가처분, 형사고소 등이 이어져 있었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분쟁을 일거에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조정에 임하게 되었다. 병원은 장기간 환자의 고소고발·민원·소송에 시달리며 적지 않은 비용과 행정력을 소모하였고 이로 인한 대내외적 신인도 유지에 신경을 써 왔기 때문에, 자칫 유화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경우 추가적 분쟁의 소지를 제공할지 모른다는 우려속에 원칙적이고도 단호한 입장이었으므로, 기존 분쟁의 종식은 물론, 향후 환자와의 새로운 분쟁을 분명하게 차단하는 계기 내지 장치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었다. 반면, 환자와 그 가족들은 장기간의 투병 중에 거대 의료기관과의 오랜 싸움에서 엄청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도 핵심적인 의료과오책임을 인정받지 못하여 이삭줍기에 그치고 말았고, 아이러니컬하게도 분쟁 상대방인 병원의 지속적인 치료와 처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자존감을 지키는 가운데 금전적 부담을 다소 해소하고 병원과의 우호적 관계를 회복하면서 안심하고 원래의 삶으로 회귀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제공해야만 하였다. 다. 상임조정위원은 양 당사자와 소송대리인들 모두에게 서로의 진정한 니즈(needs)를 모두 충족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인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요청하였다. 라. 많은 설득과 우여곡절 끝에 세 번째 조정기일에, 환자측은 병원과 병원 소속 직원에 대한 모든 형사고소를 취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사건의 공탁금출급청구권과 소송비용 청구채권을 포기하기로 하였고, 병원측은 현 조정사건의 청구를 모두 포기함은 물론 이미 확정된 민사소송 관련 소송비용 청구채권 포기와 함께 환자에 대한 가압류를 취하하기로 하였다. 또한 향후 상호 민형사상 소송 및 이의를 더 이상 제기하지 아니하고 일체의 소송, 집행, 조정비용을 각자 부담하기로 하였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조정에서는 표면상의 분쟁의 해소 못지않게 양측의 숨어있는 불안요소와 희망사항을 찾아내 그것을 해소하고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 이 사건 조정에서 상임조정위원은 양측의 이해관계와 분쟁들을 양측으로부터 충분한 의견진술을 들으면서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 차곡차곡 정리하듯 현재와 장래의 모든 분쟁을 해결하는 새로운 협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다. 조정은 분쟁당사자들로 하여금 과거의 사실관계와 분쟁에 얽매어 있지 말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창조적 역할을 함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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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문제 예상치 않고 거래관계 정리했다가 분쟁 확산, 조정과정 실질적인 분쟁원인 파악… 협상의 단초 마련

    1. 들어가면서 미국에서는, ‘살아가면서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고 하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던 마피아도 국세청 조사 앞에서는 떨었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세금에 대하여 상당히 무관심하여 세금문제를 도외시하였다가 관계가 어그러지거나, 협상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세금문제가 대두되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 2.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4대강 강바닥 준설공사를 수주받아 처음으로 준설공사를 해 보려고 하는 공사업자이고, 피고는 준설선을 제작하고, 보유하고 있으면서 십 여 년 간 준설공사에 종사해 온 사람이다. 원고는 준설공사 수주로 급히 준설선이 필요하여 2011. 1.경 피고에게 준설선의 제작공급을 의뢰하면서 대금 5억6천만원 중 2억원을 지급하였다. 나. 피고는 준설선 제작이 어느 정도 진척되어 있어 원고로부터 받은 돈으로 대체로 제작을 완료하였으나, 관공서에 등록은 못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가 등록도 되지 않고 하자가 있는 준설선을 만들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를 사기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무혐의로 결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기지급한 2억원의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3개월가량 준설선을 이용하여 1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투자금 이상을 벌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3. 조정의 진행 가. 소장에는 계약해제를 이유로 2억원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간단히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두서없이 동업에 관한 내용을 주장하므로 기록만으로는 사건의 개요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조정실에서 원고는 등록도 되지 않고, 약정보다 성능도 떨어지는 준설선을 만들었다고 하고, 피고는 원고의 형사고소로 가정이 파탄났고, 사업도 망해 인생을 버렸으니 이 사건 준설선을 폭파라도 해 버려야겠다며 쌍방 욕설을 주고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조정은 안되겠지만, 쟁점이나 사실관계라도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2시간에 걸쳐 원, 피고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건의 개요를 파악하게 되었고, 단순한 준설선 제작공급계약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원고가 일정 기간 공사를 해서 투입금 2억원을 회수하도록 하는 일종의 동업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⑴ 원고와 피고의 합의하에 원고 명의(자녀들 명의로 주식명의신탁)로 회사를 설립하여 2011. 3.경부터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피고는 준설공사 현장에서 원고를 도와 일을 하였다. ⑵ 원고는 2011. 7.말경 회사의 주식 등을 피고에게 넘기고 공사에서 손을 떼었다. ⑶ 이후 위 회사에게 부가세 및 법인세로 7,000만원정도가 부과되고, 위 회사가 세금을 내지 않자, 과점주주로 되어 있었던 원고의 자녀들에게 세금이 부과되었다. 다. 원고와 피고의 대화과정에 피고가 “사나이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느냐.”고 하고, 원고는 “세금을 내고나면 몇 개월간 올린 수입을 모두 뱉어내는 꼴이 되지 않느냐”는 내용이 있어,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 별 조건 없이 회사를 넘겨주었다가 세금때문에 말을 바꾸고 소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한바, 원고는 꼭 그런 것은 아니고, 피고가 5000만원정도 손해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라. 상임조정위원은, 세금문제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정을 잘 다룬다면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원고에게 준설선대금이나 손해보전약정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세금의 일부를 지급하도록 피고를 권유해보겠다고 하자, 원고는 세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받는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하였고, 피고는 쩨쩨하게 세금문제로 터무니없는 소송을 한다며 소액의 금원 외에는 지급할 의사가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마.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는 주장사실에 관한 입증가능성과 실질적인 분쟁원인을 고려할 것을 권유하여 일응의 양해를 받았고, 피고에게는 문제의 준설선을 원고가 가압류한 상태이므로 시간을 끌수록 그 가치가 떨어질 수 있음을 고려할 것을 권유하자 배를 매도할 수 있도록 원고가 협조하고 시간을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결국 6개월을 시한으로 하여 준설선을 팔고, 피고가 원고에게 2,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이 사건은 당사자들이 당연히 고려하였어야 할 세금문제를 예상치 않고 거래관계를 정리하였다가 세금때문에 분쟁의 불씨가 지펴졌던 사건이다. 나. 당사자들이 세금만큼이나 재판과정에 대한 지식도 없어 주장 정리가 되지 않아 조정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상임조정위원은 향후 재판과정을 위하여 당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주장, 입증을 정리하다가,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실제 이유를 알게 되어 양 당사자를 적극 설득하여 조정이 이루어진 사건이다. 다. 조정과정에서 실질적인 분쟁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분쟁의 실체를 파악하고, 향후의 진행상황을 예측하여 태도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분쟁상황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당사자들은 보다 쉽게 협상의 테이블에 가까이 가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조정은 그 역할을 다 한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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