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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매매, 계약서 없이 구두계약… 잔대금 싸고 분쟁, 사실상 결정권 있는 부인과 상의 유도해 조정마무리

    1. 들어가면서 가. ‘착하기로 소문난 어떤 부부가 어쩌다가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 후 남편은 곧 재혼했지만 운이 없어서인지 나쁜 여자를 만난 탓으로 새로 얻은 아내처럼 똑같이 나쁜 남자가 되고 말았다. 아내도 이어 재혼했는데, 그녀 또한 나쁜 남자를 만났다. 그러나, 새로 얻은 남편은 아내처럼 어질고 선량한 사람이 되었다.’ 나.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만큼 가족관계에서 혹시 큰 소리나 큰 일은 남자들이 할지 모르지만, 부인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남자는 언제나 여자에 의해서 달라지게 마련임을 강조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2. 사안의 개요 가. 어느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체인형 식당을 운영하던 원고가 지인인 미장원 원장에게 위 식당을 팔려고 하므로 매수인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게 되었고, 피고의 부인이 미장원에서 우연히 이 대화를 듣고 직장에 다니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 남편에게 가게를 운영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가게를 인수하게 되었는데, 서로 믿고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그런데 가게를 인수하고 대금 지불과정에서 원고는 매매대금이 4,000만원이라고 하고, 피고는 2,000만원이라고 하여 분쟁이 발생하였고, 원고가 매매잔대금 2,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다. 원고는 위 미장원 원장과의 대화에서 이 사건 가게를 4,000만원 정도에 팔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피고와 그의 부인이 가게를 방문하여 4,000만원에 가게를 인수하겠다고 하였으며, 시골이고 지인의 소개 등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으므로 쌍방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하고, 피고는 대금 2,000만원을 지급한 상황에서 가게를 인수받아 본사에 가서 연수까지 마치고 온 상황이고 대금을 다 지불하지 않았으면 원고가 가게를 넘겨줄 리가 없고, 가게 사업자 명의도 이전할 리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 및 그의 부인과 다툼을 하는 과정을 녹음하여 그 녹취서를 유력한 증거로 제출하였다. 녹취내용은 원고가 대부분의 이야기를 하고 피고나 그의 부인은 소극적으로 대답만 하고 있어서 그 녹음내용은 다분히 원고가 작위적으로 도출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한편 피고는 대금이 2,000만원이라는 주장 외에 시설물 등의 가치가 2,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사기에 가깝다는 내용의 진술을 단편적으로 하고 있었다. 마. 1심에서 원고가 전부 승소한 후 피고가 항소하였고, 항소심 재판부에서 대구법원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조정기일에 원고는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였고, 피고는 본인이 출석하였으나 앉자마자 대뜸 조정할 의사가 없으니 가 봐도 되겠느냐는 말을 하였다. 상임조정위원은 조정을 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의사이므로 상관없으나 멀리에서 일부러 왔는데 조정위원과 이야기라도 좀 하고 가시라고 하자 마지못해 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당사자들의 진술을 들은 후, 1심의 조정절차에서 1,700만원을 지급하고 분쟁을 종결하는 방안에 대하여 피고가 거부하였다고 하는데 피고가 1심에서 전부 패소한 점, 만약 패소확정이 되면 피고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3년간의 소송기간의 이자 및 소송비용 등을 포함하여 2,700여만원인 점을 고려하여 2,000만원 내외에서 합의할 것을 권유하였던바 원고는 다소 받아들일 가능성이 엿보였으나 피고는 계약서가 없고, 시설비 등에 대하여 자기 나름의 감정평가 방법을 제시하며 절대 응할 수 없다고 하여 일단 기일을 마무리지었다. 다. 그런데 조정기일 종료 후 상임조정위원이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피고가 다시 조정실을 기웃거리며 여러 가지 본인이 억울한 점이 있음을 이야기하여 상임조정위원은 30여분간 피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나서, 피고가 ‘재판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가겠다.’는 말과는 달리 항소심 판결에 걱정을 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 피고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받아 두었고, 다음 날 피고에게 전화를 하여 피고가 1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녹취록의 내용에 따르면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피고나 피고의 부인은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한 것은 맞으나 매매대금이 2,000만원인지 4,000만원인지 배에 가까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나머지 대금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나 피고의 부인이 즉각적이고 확실한 반박을 하지 않은 것과 사기라고 이야기 한 사실은 매매대금은 4,000만원이었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보인다고 하면서 하루 말미를 줄테니 부인과 상의하여 조정의사가 있으면 즉시 연락하라고 하였다. 라. 피고는 몇시간이 되지 않아 연락을 해 왔고 다시 조정기일을 지정하여 1,900만원을 지급하고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분쟁해결과정에서는 선택의 순간들이 여러 번 있다. 이러한 때에, 배우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때로는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하면서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조정실에 동반한 배우자가 ‘당신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데 양보를 하느냐? 끝까지 싸워서 이겨라!’라고 하면서 합의를 반대하여 협상이 결렬되기도 한다. 배우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아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로 결정이 미루어지는 경우 십중팔구는 조정이 어렵게 되고 만다. 나. 이 사건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증언을 꺼려하여 사실상 원고나 피고 어느 쪽도 자기 주장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런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피고에게 소송의 전망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사실상의 결정권이 있는 부인과 상의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조정이 성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다. 분쟁에 처한 남편을 투사로 만들 것인가, 협상의 달인으로 만들 것인가도 부인들에게 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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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악화로 동업관계 청산… 조정금 지급 원만히 합의, 동업 때는 반드시 변호사 선임… 분쟁발생 대비 해야

    1. 들어가면서 인터넷을 보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글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란 신에 가까운 사람」이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제정 러시아 시대 때 황제가 농민들에게 농지를 분배해주겠다고 하면서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사각형으로 말을 달려 원점으로 돌아오면 각자가 달린 면적만큼 땅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땅을 많이 차지하려는 욕심 때문에 제 시간에 돌아온 농민은 없었다고 한다. 사람의 본성이 이럴진대 일순간에 의기투합하여 동업을 하는 경우 잘되기가 어렵고 반목과 불신으로 분쟁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2. 사안의 개요 가. 신청인과 피신청인은 지분 비율을 정하고 지방에서 펜션을 동업하기로 하였다. 그 운영은 신청인이 펜션에 거주하면서 전적으로 도맡아 하기로 하였는데, 펜션 건물 건축에 관하여 각자 맡아서 공사한 부분의 비용 문제, 신청인이 운영하면서 지출한 비용 문제, 피신청인이 펜션 운영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음에 비해 신청인이 전적으로 운영한 인건비 문제, 경기 악화로 펜션 운영이 어려워져 영업 적자가 누적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쌍방 모두 동업관계를 청산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고, 신청인이 동업관계 청산금 조정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나. 신청인은 이제까지 고생하면서 손해만 봤으나 운영 경험을 쌓았으므로 펜션을 계속 운영하고자 하는데, 그 간의 적자와 비용은 물론 부동산 가격의 하락까지 겹치다보니 피신청인에게 분배할 자산이 거의 없으며, 조정을 하기 위해 양보한다 하여도 그 금액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피신청인은 청산금을 지급받고 동업관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데는 동의하지만 청산금의 지급에 있어 요구액이 신청인보다 4~5배 많은 상황이다. 3. 조정의 경위 상임조정위원이 보기에 쌍방의 주장 중 틀린 주장은 없다. 모두 자기 입장에서 옳을 만한 말을 하며, 이는 자기의 주관적 정의에 충실하고 나름의 근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조정이 성립되었다. 피신청인의 처 명의로 펜션 소유 토지와 건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피신청인의 처를 조정참가인으로 결정하여 3자 간의 조정 합의가 성립된 것이다. 즉,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정해진 조정금을 지급하고 피신청인은 동업관계에서 완전히 손을 떼며, 피신청인의 처(참가인)는 근저당권을 말소한다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조정금을 지급할 신청인이 추가 자금이 없어 참가인의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않으면 대출을 받지 못해 조정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정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조정금의 지급에 상호 양보하는 좋은 기운이 흐르자 피신청인 측은 조정금을 지급받기 전에 근저당권을 말소해주겠다고 양보하였고, 근저당권 말소에도 불구하고 이유 여하를 떠나 정해진 기일에 조정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5,000만원의 페널티 금액을 부과하기로 합의하였다. 4. 맺는 말 동업의 장점은 혼자 하기 힘든 일을 할 수 있고 의사 결정이나 운영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고독하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반면 동업의 단점은 빠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며, 이익을 많이 차지하거나 주도권을 차지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업이 잘 되든 못 되든 어느 경우나 헤어질 때 격심한 분쟁으로 인격과 감정을 다치기 십상이다. 이러다 보니 동업관계의 청산은 정말로 다뤄야 할 요소가 많고 복잡한 분쟁이다. 특히 기간이 오래 된 경우 지출 비용과 영업 수익 등에 있어 의견 차가 크고, 감정의 골이 깊어 합리적으로 조정을 진행하기 쉽지 않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경우 당사자들도 차분하였고, 쓸데없이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았으며, 모두 변호사인 조정대리인이 선임되어 있어 합리적인 기준 마련을 위하여 많은 애를 썼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동업은 아버지하고도 안 한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어려운 동업을 너무 쉽게 하는 것이 문제이다. 어느 날 소주 한잔 하면서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쉽게 시작한 동업은 깨지기 쉬운 그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동업을 안 하는 것이 제일 좋고, 동업을 한다면 각자 변호사를 선임하여 동업계약서의 작성부터 세세한 사항까지 치밀한 예측과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며, 분쟁 발생을 대비하여야 한다. 만약 동업관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 본 사건과 같이 조정을 통하여 빠른 시간에 청산 합의를 완료하는 것은 정말로 귀감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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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형이 처남 땅 담보로 융자받아 유용… 누나는 공동책임 거부, 잔대금에 대해 ‘부부 연대책임’·동생에‘형사고소 취소’ 설득

    1. 들어가면서 가. ‘주머닛돈 쌈짓돈’이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이나 쌈지에 있는 돈이나 다 한 가지, 즉 그 돈이 그 돈이라서 구별할 필요가 없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나. 그런데, 요즘에는 뜻밖에 이 말을 비상금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 생활에서 공동의 부분이 점점 없어지고, 심지어 부모와 자녀, 부부 사이에서도 경계가 분명해지다보니 ‘주머닛돈 쌈짓돈’ 할 일이 없어져서 의미가 바뀐 것일까?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시골의 토지를 담보로 1억2천만원 정도 융자를 받아 사용하였고, 하루빨리 토지를 처분하여 채무를 변제하려고 하였으나, 매수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았다. 나. 그러던 중 원고의 자형이며, 피고의 남편인 소외 A가 원고에게 그 토지를 매수하겠다고 제의하면서 먼저 이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게 해달라고 하였다. 다. A는 위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매수대금에 상당하는 2억7천만원을 융자받은 후 그 중 일부로 원고의 채무를 변제하여 원고가 설정한 근저당권은 말소하였으나, 나머지 자금은 자신이 활용하면서 원고에게는 1,500만원만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누나인 피고와 A를 사기죄로 형사고소하고, 피고가 A와 공동으로 매수한 것이라고 하면서 피고부부를 상대로 나머지 잔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마. 1심에서 원고는 A에 대하여는 의제자백으로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피고에 대하여는 공동으로 매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배척되어 패소하였다. A는 항소하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에 대한 패소판결에 항소하였다. 항소심재판부에서 변론전 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의 경위 가. 조정기일에 참석한 원고와 피고는, 원고는 자력이 있는 누이를 보고 자형의 매수 제안에 응한 것이므로 피고가 공동으로 매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남편이 단독 매수한 것이므로 매매잔대금 책임을 질 수 없다며 다투었다. 나. 상임조정위원이 양측에 확인한바, 피고는 아직 A와 혼인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이고, 피고가 원고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었으며, A에게는 뚜렷한 자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였다. 다. 상임조정위원은, 법률상으로는 피고에게 매매계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할 수 없을지 모르겠으나, 사회통념상으로는 피고가 동생에 대하여 남편과 공동책임을 인정함이 합당하지 아니한가 하는 점을 들어 피고를 설득하였으나, 피고가 전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설득에 실패하였다. 라. 비록 설득에 실패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으로 시비를 가리며 남매가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쌍방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잃는 것이 크다.’는 간단한 이유를 내세워 피고에게 남편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할 것과 원고는 피고와 A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양측 모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4. 맺는 말 가. 법률상 부부별산제가 원칙이고, 배우자 일방의 행위에 대하여 다른 일방에게도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하여서는 일상가사의 범위에 속하지 아니하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를 필요로 한다. 배우자가 본인의 의사는 확인도 하지 아니하고,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일으키고 다닌다면, 배우자 일방의 행위에 대하여 다른 일방에게 부부라는 이유로 전부 책임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도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고 때로는 차라리 부부의 인연을 끊고야 말겠다고 할 수도 있는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부부라는 이유로 모든 행위에 대하여 법률상 당연히 공동책임을 지라고 하는 일은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위와 같은 법률상의 원칙을 몰라서, 또는 알고 있지만 다른 일방의 의사도 확인하겠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관계를 깨뜨리거나 당연히 그러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나치게 ‘법으로만 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당연히 그러려니’하고 넘어갔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 이러한 일을 당한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향유할 때는 배우자의 주머닛돈을 제 쌈짓돈으로 삼고, 책임을 부담할 때는 주머닛돈과 쌈짓돈을 가르고자 하는 상대방의 태도나, 이러한 반론을 받아들여 줄 수밖에 없는 법원의 판결이 야속하고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라. 이렇게 법률상 책임과 사회통념상 받아들여야 하는 책임이 괴리되는 경우, 조정은 설득과 권고를 거쳐 당해 사건에 대하여 합당한 분쟁해결을 유도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임의조정이거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수용하는 형식이거나 스스로 책임을 부담할 것을 수용하는 것을 법률로 간섭할 이유는 절대 없으니 말이다. 마. 그러나 저러나, 이제 세상은 속담의 뜻마저도 바꿔버릴 만큼 달라져 버린 모양이니 어느 날엔가는 사회통념상으로도 부부공동책임을 거론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날이 오지 않을까? 그 날이 오면, 부부공동책임을 져야 할 일에 대하여는 비록 상대가 누이 부부라 하더라도 다른 일방의 의사도 확인하자고 하는 것이 체면상 전혀 문제될 것도 없을 것이다. 주머닛돈은 주머닛돈, 쌈짓돈은 쌈짓돈일 뿐인 그 날이 그리 멀지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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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이 재개발사업에 반대 투쟁해 온 조합원상대 손배 청구, “업무 정상화가 우선”… 공감대 형성 후 대화로 오해 풀어

    1.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 김영사, 2011>라는 책에서 우리의 신념과 직관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으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장막을 걷어내야만 진실과 대면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뜻밖의 사실을 잘 보지 못하는 이 현상에는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란 이름이 붙었다. 현재의 자기의 신념에 투철하여 너무나 옳다고 생각하는 자기 주장들로 상대방과 싸움을 계속하다가 더 중요한 것을 못 보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번 사례는 주택재개발조합(이하 ‘조합’)이 재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격렬한 반대투쟁을 해온 반대측 조합원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2. 사안의 개요와 당사자의 주장 조합의 업무에 대하여 격렬한 업무방해(허위사실 유포, 위력행사), 명예훼손(허위사실 적시), 행정소송 등의 부당제소행위를 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조합이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즉, 원고는, 피고들이 조합원인 피고들의 정당한 요구를 원고가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의 모든 문서를 공개하라고 집단행동을 하면서 욕설, 비방 등의 행위를 하고 부당한 행정소송으로 조합의 업무를 방해하고 공사비를 무단 증액 하였다는 등의 허위사실로 임직원을 형사고소하고 행정소송을 하는 등의 조직적인 업무방해를 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무단으로 공사비를 증액시키는 등 월권행위를 한 것을 지적하거나 또는 용적률 상향 조정이 조합설립변경인가 사항이냐 아니냐에 대한 쟁점에 대해 법원 판결을 받아보고자 하는 정당한 행위를 한 것에 대하여 근거 없이 허위라고 주장하거나 조합원들을 억압하여 이에 방어적인 행위를 하였을 뿐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다툰다. 3. 조정과정 이 사건은 3차에 걸쳐 조정기일을 진행하였는데, 다수의 당사자들이 나와 조정 과정에서 억울함이나 주장을 개진하느라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다. 상임조정위원은 “원고 조합의 업무가 피고들의 집단적, 계속적인 업무 방해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한편 조합원인 피고들의 협조 없이는 조합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점, 피고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이 원고 승소로 끝나 피고들이 현실적으로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제는 분쟁을 마치고 상호 화합하여 조합의 업무를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아 달라.”고 설득하였다. 당사자들도 조합의 외부 사업 환경이 나빠졌고, 분쟁과 소송 등으로 경제적 비용 지출도 많았으며, 또 현시점에서는 조합 본연의 업무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여 분위기가 급반전하였고, 결국에는 원 피고들 간의 합의에 이르렀다. 다만 원고 조합의 의결절차의 미완료 등의 사유로 아래와 같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쌍방 이의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취하하고, 피고들은 이에 동의한다. 2. 원고와 피고들 간에 진행 되었던 행정 소송의 소송비용 부담에 관하여는 서울행정법원의 소송비용 확정 절차에서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다. 3. 피고들은 향후 원고 조합 및 임원들에 대하여 명백한 근거 ( 법령 또는 법원의 판결 등 )가 없는 민사, 형사, 행정소송이나 형사고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며, 원고 조합의 적법한 업무를 방해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 4. 소송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으로 한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우주는 낮과 밤의 예에 보다시피 서로 상반되는 것이 조화롭고 균형 있게 하나의 질서를 이루어 운행되고 있다. 나와 반대되는 것이라도 우주나 사회의 일부로서 소중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뇌의 구조는 보기 싫은 것, 알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보를 차단해 버리는 ‘구조’가 있다고 하며, 그로 인해 사회는 분열과 차별의 벽으로 소통이 되지 않는다. 즉,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신념, 행동은 그 자체로 뜻있는 것이기에 그러한 것들을 분출시켜 해소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갈등과 분쟁은 사회를 더 건강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의 조정과정은 상호간의 대면 대화로 어느 정도 오해를 풀고 상대를 인정하게 됨으로써 성립될 수 있었다. 법과 규칙은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행복과 편익을 위한 것이다. 정당한 권리 주장은 가능하지만 그것도 너무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법학자 라드부르흐(G. Radbruch)는 ‘평화라는 애인’을 위하여 ‘권리라는 친우’를 포기하여야 할 때가 있다고 갈파하지 않았던가. 이제 조정과 협의의 장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만나 소통함으로써 상대를 인정하고 그럼으로써 나의 신념과 가치를 고양시켜 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법원 조정센터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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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이 빌려 간 총 1억원 싸고 형제간 금전 분쟁 "고맙다 말만하면 전액포기"… 맏형 제안으로 종료

    1. 서언 상임조정위원직을 맡은 지 어언 3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을 다루었는데, 조정이나 화해가 훨씬 잘 될 것처럼 보이는 부자, 모자, 형제자매 등 피붙이들 사이의 분쟁이 거의 대부분 조정불성립으로 종결되어 언제나 그 뒤 끝이 씁쓸하고 개운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은 형제간의 분쟁인데,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을 만하여 소개한다. 2. 원고의 주장 맏이인 원고는 선친이 경영하던 가업을 이어받아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그 공장부지는 상속인들이 공동 상속하였다. 원고는 10여년전 피고가 수도권에 있던 집을 팔고 서울로 이사하려는데 대금이 부족하다 하여 금 7500만원을 빌려주었고, 공장부지 중 피고의 지분을 팔겠다고 하여 원고가 금 2500만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그 돈을 보내주었다. 그런데 위 토지는 토지거래 허가 구역안의 토지인데 관계기관으로부터 토지 거래 허가가 나오지 아니하였다. 결국, 위 매매 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으므로 위 매매대금 2500만과 대여금 7500만원, 합계 금 일억원의 지급을 구한다. 3. 피고의 답변 피고는, 금 7500만원은 받은 바 없고, 금 2500만원은 받은 바 있으나 이건 토지 거래와 관계없다고 한다. 조정기일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 피고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피고는 원고로부터 금 7500만원과 금 2500만원을 원고 주장과 같은 이유로 받은 사실은 있다고 시인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원고가 선친의 사업을 그대로 경영하면서 형제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공장의 수입으로 형제들을 도와주었고, 이 사건에서 형인 원고가 피고에게 집을 살 때 7500만원을 도와준 것도 그 일환으로, 빌린 것이 아니므로 갚아야 할 돈이 아니라고 한다. 금 2500만원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였으나 결국 갚아야 할 돈이 맞지만 현재 형편이 어려우니 시간적 여유를 주고 또 나누어 갚도록 해 달라고 하였다. 4. 조정의 경과 상임조정위원은 당사자에 대하여 조정을 권할 때의 일반적인 이야기, 즉 시간, 노력, 비용이 많이 들뿐 아니라 민사재판을 하고 있다는 사실자체가 사람을 굉장히 피곤하게 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는데 크게 방해가 된다는 사실, 또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승패가 꼭 예상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패소의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점 등을 말해주었다. 그랬음에도 쉽게 조정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아니하고 형제들은 서로 딴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제간이라는 특수한 관계,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다음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가, 가족과 형제가 아닌가라고 한 후 슬하에 자녀를 몇 명이나 두었느냐고 물었더니 형인 원고는 딸 하나 있다고 하고, 동생인 피고는 1남 1녀를 두었다고 하였다. 원고에게 오늘 집에 가서 딸에게 “오늘 돈 때문에 아무개 삼촌하고 재판하고 왔는데 늙수그레한 조정장이 형제간에 화해하고 잘 지내라고 간곡히 권했지만 거절하고, 돈이 걸려 있는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고 조정을 아니 하고 왔다.”고 말할 것인가 하고 물었더니 대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다시 피고에게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더니 동생도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그 동안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여 이제는 끝을 내야 되겠다고 작심하고 원고와 피고 중 얼핏 보기에 형인 원고의 경제적 형편이 좀 나은 것 같은데 어떤가 하고 물었더니 양측 모두 그렇다고 대답하므로 조정장이 다음과 같은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500만원을 3개월 후에 지급한다.” 쌍방의 의견을 물었더니 피고는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원고는 금방 대답을 하지 아니하고 한참 뜸을 들이더니 옆에 있던 변호사와 귓속말을 주고 받은 후, “피고가 금 7500만원을 지원해준 원고에게 고맙다고 말을 한다면 금 7500만원을 포기하겠다. 나아가 금 2500만원도 받지 않겠다.”라고 하였다. 예상을 뒤엎는 원고의 폭탄발언이 있자 잠깐 동안 조정실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피고에게, 형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그 동안 소원하게 지낸 점을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피고에게 일어서서 그렇게 하라고 했더니 피고가 일어서서 앉아 있는 원고에게 고개를 숙여 고맙다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욱 하고 울음을 터뜨리더니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원고도 일어서서 그런 동생을 보더니 일그러진 얼굴로 동생을 감싸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조정장은 그 광경을 보면서 쌍방에게 말하였다.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저도 오늘 정말 보람있는 일을 하였습니다. 두분 앞으로 잘 지내십시오.” 5. 여론 이 사건이 조정성립으로 끝나는데 있어 원고의 대리인인 최OO변호사의 도움이 컸다. 조정장으로서 고마운 뜻을 표시하고자 한다. 모든 대리인들이 특히 피붙이들간의 소송에서 조정성립을 위해 최OO변호사처럼 애를 써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집안을 살리는 일인데! 아 어느 날에사 절로 그런 날이 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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