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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의 승차공유 IT서비스 관련 정책 및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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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6.] 


    들어가며

    최근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를 비롯한 승차공유 IT서비스와 택시업계 간 마찰이 주된화두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우버(Uber)로 대표되는 승차공유 IT 서비스의 등장 및 기존 택시업계와의 마찰은 비단 국내의 문제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베트남도 예외가 아닌바, 최근 호치민시 인민법원은 베트남 택시회사인 비나선(Vinasun)과 ‘동남아의 우버’ 그랩(Grab) 간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현재 베트남 내 운영되는 승차공유 IT서비스업의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호치민시 인민법원의 판결은 어떠한 내용인지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베트남 내 운송업 및 승차공유 IT서비스 관련 법적 근거

    베트남 내 운송업에 관한 법령은 도로교통법(Law No. 23/2008/QH12), 자동차운송업 시행령(Decree No. 86/2014/ND-CP)이며, 주로 시행령에 대부분의 내용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동 시행령은 자동차운송업을 고정 노선 운송, 버스 여객운송, 택시 여객운송, 운송계약에 의한 운송, 여행자 운송, 물품 운송 등으로 나누고, 각 업종 별로 업체 및 종사자가 지켜야 할 세부적인 조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랩과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의 경우 위와 같은 운송업 관련 법령이 아니라, 베트남 교통부가 2016년 발행한 24번 결정(Decision No. 24/QD-BGTVT)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본 결정은 2년의 한시적인 기간 동안 5개 지역(하노이, 호치민, 다낭, 칸호아, 꽝닌)에서, IT기업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운송업체와 고객을 중개하는 전자상거래 계약을 체결/중개하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2018년에 한 차례 연장되어 현재에도 유효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본 결정을 통해 일정 지역에서 한시적으로 그랩과 같은 승차공유 IT서비스업을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향후 그 추이에 따라 정식의 법령(법률 또는 시행령)을 제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치민시 인민법원의 판결

    그랩은 이처럼 교통부의 결정에 근거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왔고, 2018년에는 우버의 동남아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베트남에서 동 서비스에 관한 독점적인 지위에 올랐습니다. 이와 같은 그랩의 사업 확장으로 기존의 택시 회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는데, 예를 들어 베트남 남부 최대 택시회사인 비나선은 2017년 한 해 매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하였고, 경영위기로 1만 7천 명에 달하던 근로자 중 1만 명을 해고하여야 했습니다. 


    이에 비나선은 2017년 6월 호치민시 인민법원에 그랩을 상대로 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비나선 측은, 그랩이 위 ‘24번 결정’에서 정한 승차공유 IT서비스 범위를 넘어서서 사실상의 운송업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여객운송업 또는 택시운송업의 경우 시행령(Decree No. 86/2014/ND-CP)에서 정한 규제를 지켜야 하며, 교통부로부터 관련 라이선스도 취득해야 합니다. 비나선 측은, 그랩이 정부로부터 라이선스 등 운송업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무단으로 운송업을 수행하여 불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였고,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비나선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랩은 실제로 회사의 업종 및 목적사업에 운송업을 등록하고는 있었으나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하지는 않았으므로 정부로부터 운송업 허가를 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아가 그랩 스스로도 자신들이 IT서비스를 수행하였을 뿐 운송업은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므로 결국 본 소송의 핵심 주제는 1) 그랩이 운송업을 수행하였는가, 2) 비나선이 주장하는 손해액이 적정한가(인과관계가 인정되는가) 여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호치민시 인민법원은 1) 그랩이 실제로 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범위를 넘어서서 운송업을 수행하였고, 2)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비나선에게 일정 부분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그랩이 내부 규정에 따라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운전자를 직접 관리하였고, 가격 및 할인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였으며, 운전자 보험을 직접 부담하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그랩이 중개 서비스를 벗어나 사실상 사업 주체로 활동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법원은 우버(Uber)를 IT서비스 업체가 아닌 운송사업자로 판단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 또한 인용하였습니다.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는 이미 1심 소송 진행 과정에서 감정기관에 의한 감정이 이루어진 바 있는바, 감정기관은 그랩의 불법행위로 인한 비나선의 손해액을 약 860억 베트남 동으로 추산하였습니다. 그리고 호치민시 인민검찰은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그랩의 손해배상액이 420억 베트남 동으로 추산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베트남 법령에 따르면 검찰 또한 민사소송의 감시자로 참여하며, 재판 결과에 대한 독립적인 의견을 판결 전에 미리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산정된 비나선의 손해액 중 대부분이 그랩의 불법 영업행위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랩의 손해배상액을 약 48억 베트남 동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향후 예상 및 시사점

    위와 같은 1심 판결이 내려진 후 그랩은 항소를 제기하였으며, 해당 재판은 현재 호치민시 최고인민법원에서 항소심 계류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본 소송에 참여하는 호치민시 최고인민검찰은 그랩이 운송업을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손해와의 직접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하는바, 결국 소송의 추이는 항소심의 최종 판단 시까지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또한 한편으로, 이와 별도로 베트남 교통부는 기존의 자동차 운송업 시행령과 24번 결정을 대체하는새로운 시행령 초안을 제정하여 정부에 승인을 요청 중이라고 하는바, 해당 시행령에는 그랩을 기존 택시와 구별되는 ‘전자택시’와 같은 형태로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기존 법령이 담지 못하는 새로운 영역이 발생하는 현상은 비단 한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베트남과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주요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선진국과 후진국 여부를 떠나서, 한시적 법령을 만들어 사안의 추이를 살펴보는 베트남 정부의 대처 방식이나, 베트남 법원에서 내세운 운송업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등은 유사한 이슈를 다루는 우리 입장에서도 참고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임범상 변호사 (bslim@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