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법률정보

    율촌

    대표 핀테크기업 와이어카드의 몰락과 그 후폭풍의 중심에 선 연방금융감독청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2020.09.04.]



    2020년 8월 현재까지 독일을 가장 뜨겁게 달군 사회적 이슈는 단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과 확산입니다. 오죽하면 독일 국영방송의 대표뉴스인 Tagesschau가 매일 코로나 뉴스로 방송을 시작하는 것을 두고 Coronaschau로 프로그램명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지경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올해 6월말과 7월초 해당 방송의 주요뉴스 자리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으로부터 뺏은 사건이 있으니, 바로 독일의 잘 나가던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Wirecard AG)의 파산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입니다.



    와이어카드 사건의 요약

    와이어카드는 1999년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했습니다. 2005년 상장한 와이어카드는 핀테크 붐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하였고, 2018년 9월에는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30위 내의 기업으로 구성되는 DAX 지수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룬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6월 18일 와이어카드가 필리핀 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주장하며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기장한 19억 유로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며,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 회사는 순식간에 추락하였습니다. 와이어카드의 파산 이후 독일 정치권 유력인사들이 와이어카드와 연결되어 연방정부 차원에서 와이어카드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와이어카드 사건은 스캔들로 비화되어 여전히 많은 독일인의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연방금융감독청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

    사실 와이어카드의 회계상 의혹은 무려 2008년부터 있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와이어카드 사건이 터진 이후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에 상응하는 독일의 연방금융감독청(BaFin)이 와이어카드에 대해 적절한 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적절한 감독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와이어카드를 비호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연방금융감독청은 처음에는 와이어카드가 엄밀히 볼 때 연방금융감독청의 감독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습니다. 즉, 와이어카드 은행(Wirecard Bank)이 해당 관청의 감독대상일 뿐 금융업자가 아니라 기술회사로 분류되는 와이어카드는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오히려 연방금융감독청이 스스로 감독기구로서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었고, 결국 연방금융감독청장인 Felix Hufeld는 와이어카드 감독에 있어 "충분히 효율적이지 못했던(had not been effective enough)" 점을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독일의 연방재무부 장관 Olaf Scholz는 연방 금융감독청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였고, 현재까지 다음과 같이 16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감독청의 기구 개편

    - 감독당국간 의사소통 창구의 개선

    - 은행, 보험회사, 지급결제업자 등에 대해 비정상적 상황이 의심될 경우 직접적 개입에 관한 권한 부여

    - 특별 조사관의 임명

    - 재무제표 감독시 2단계 절차의 폐지(현제도상 연방금융감독청은 민간 중심의 재무회계 감사기구인 재무보고 집행패널이 재무제표를 검토한 후 문제를 제기한 경우에만 재무제표 감사 착수)

    - 내부고발자의 개선된 활용 가능성 및 (잠재적) 내부고발자에 대한 강화된 인센티브에 대한 검토

    - 매 10년마다 각 상장회사 감독관 교체

    - 감독관의 민사적 책임에 대한 검토

    - 제재수단의 강화 및 신속화


    상기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에 있으며, 독일정부는 위와 관련한 입법을 2021년 봄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방금융감독청에 대한 투자자들의 단체소송 제기

    일부 투자자들은 연방금융감독청을 상대로 와이어카드에 대한 부실 감독에 관한 책임을 묻고자 프랑크푸르트 법원에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연방금융감독청은 독일법상 일종의 면책특권을 갖고 있어 그 업무와 관련하여 제소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연방금융감독청법 제4조 제4항). 다만, 권한남용의 경우에는 해당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독일법원의 선례인바, 투자자들은 금번 사건 역시 권한의 남용이 있었던 것으로 면책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로펌인 Tilp는 '연방금융감독청이 와이어카드의 중대한 비정상적 상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완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사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서, 기자나 공매도인에 대해 편파적 태도를 취한 것은 법상 부여된 업무와 권한을 중대하게 방치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사건에서 연방금융감독청은 면책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독일 여론은 와이어카드 사건을 '독일의 엔론사태'라 부르며 연방금융감독청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1차적으로 재무제표의 감사를 담당하는 재무보고 집행패널은 이번 사건의 원조격인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와이어카드 사건을 계기로 한 연방금융감독청의 개선이 이번에는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 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고운 변호사 (gwlee@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