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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 디지털세 논의와 국제통상법적 고려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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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9.]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동안 지지부진하였던 디지털세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현재,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소위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project)라고 불리우는 다국적기업의 세원잠식을 통한 조세회피 방지대책의 이행을 논의하는 회의체를 의미합니다)에서는 137개국이 참여하여 국제조세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4월 7일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던 ‘제2차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OECD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세논의가 기존의 합의기한인 2021년 중반내에 다자적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OECD에서는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두 가지 방안 - 필라(Pillar) 1과 필라(Pillar) 2 - 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필라 1은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사업모델에 적합하도록 새로운 과세권 배분 및 이익 귀속 규칙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서비스 사업을 하는 다국적기업에 대한 과세 기준을 기존의 소재지가 아닌 해당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소비자가 있는 시장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필라 2에서는 다국적기업의 세원 잠식을 통한 공격적 조세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최저한세를 12.5% 수준으로 설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OECD의 디지털세 논의에 참여를 중단할 것을 선언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OECD에서 논의 중인 최저한세를 21%로 인상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러한 다자적 차원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 호주 등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이미 디지털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부 국가들이 도입한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프랑스를 시작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한 호주, 인도,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영국에 대하여 통상법 제301조에 따른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디지털세를 도입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OECD의 움직임에 따라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OECD에서도 디지털세에 대한 다자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일방적인 디지털세가 전세계에 도입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매년 전세계 GDP의 1%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디지털세 또는 디지털서비스세에 대해서는 통상법적 관점에서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디지털세는 WTO GATS상의 비차별원칙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연구와 자료들이 나오고 있지만, FTA 차원에서의 분석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의 디지털세 도입과 부과에 대해서는 GATT/WTO협정과의 합치성뿐만이 아니라, 한미 FTA 규정과 합치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있습니다. USTR이 2021년 3월에 발간한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에서도 디지털 서비스세를 무역장벽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서비스세에 대해서는 한-미 FTA의 서비스 챕터 뿐만 아니라 투자챕터, 전자상거래챕터 등 관련 챕터의 규정과의 저촉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한-미 FTA에는 기존 GATT/WTO협정에는 없었던 과세 조항(taxation)을 두고 있어 해당 조항에 대한 분석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한미 FTA 제23.3조 과세 조항은 7개의 항으로 구성된 상당히 상세하게 규정된 조문입니다. 이는 한-EU FTA 제15.7조 과세 조항이 4개의 항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대비됩니다.


    기본적으로 과세 조치에 대해서는 조세협약이 한-미 FTA보다 우선적용됩니다(제2항). 따라서 디지털세에 대한 양자간 혹은 다자간 조세협약이 체결된다면 해당 협약이 우선적용될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1976년 양자조세조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세협약이 디지털세와 같이 새로운 세금을 포함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미 FTA 과세 조항에서는 서비스 챕터와 투자 및 금융서비스 챕터상의 비차별원칙-최혜국 대우원칙 및 내국민대우 원칙-은 소득, 자본소득, 기업의 과세대상 자본계정, 부동산, 상속, 증여, 격세 양도에 대한 과세를 제외한 모든 과세 조치에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제4항 (b)호). 특히 서비스 챕터 및 금융서비스 챕터상의 내국민대우원칙(제12.2조 및 제13.2조)과 금융서비스 챕터에 포함된 국경간 무역(Cross-Border Trade) 규정상의 내국민원칙(제13.5.1조)은 특정 서비스의 소비나 구매와 관련된 소득, 자본소득, 기업의 과세대상 자본계정에 대한 과세에도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제4항 (a)호). 다시 말해, 서비스 및 금융서비스 챕터상의 내국민대우원칙이 소득, 자본소득, 기업의 과세대상 자본계정에 대한 과세를 비롯한 모든 과세조치에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디지털세를 도입하여 부과하기로 한다면 해당 디지털세가 한미 FTA 서비스 및금융서비스 챕터에 규율되어 있는 내국민대우 원칙에 합치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즉, 디지털세 부과가 같은 상황에서(in like circumstances) 한국의 디지털기업에 부여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아니한 대우(treatment no less favourable than that accords)를 미국의 디지털기업에게 부여하였는지가 검토되어야 할 것 입니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 및 금융서비스상의 내국민대우원칙의 적용도 제4항에 제시된 6가지 경우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추가로 언급하고 있으므로 해당 상황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언급된 6가지 예외는 다음과 같습니다; ⅰ) 조세협약에 따라 일방 당사국이 부여하는 최혜국 의무, ii) 기존 과세조치의 비합치 규정, iii) 기존 과세 조치의 비합치 규정의 지속 또는 신속한 갱신, iv) 기존 과세조치의 비합치 규정의 개정이 위의 어떠한 조들에 대해서도 그 개정 시점에서 그 규정의 합치성을 감소시키지 아니하는 한도에서의 그 개정, v) (GATS 제14조라호에서 허용된 대로) 공평하거나 효과적인 세금 부과 또는 징수를 보장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한 과세조치의 채택 또는 집행, 또는 vi) 연금신탁 또는 연금계획에 대한 납입이나 그 소득과 관련된 이득의 수령 또는 지속적인 수령에 대하여 당사국이 그 연금신탁 또는 연금계획에 관하여 지속적인 관할권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조건으로 하는 규정)



    김두식 대표변호사 (dskim@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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