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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서 부당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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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1.11.24 ]



    대체로 공정거래법은 공정 거래를 지키기 위한 법으로 여겨진다. 공정거래법 제1조는 그 목적 중 하나로 ‘부당한 공동 행위 및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을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문구에 포함된 ‘부당한’, ‘불공정’, ‘공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공정위 고시인 불공정 거래 행위 심사 지침은 위 문구의 개념을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첫째, 부당하게(부당성)와 공정 거래 저래성은 같은 의미다.

    둘째, 공정 거래 저해성은 경쟁 제한성과 불공정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셋째, 경쟁 제한성이란 당해 행위로 인해 시장 경쟁의 정도 또는 경쟁 사업자의 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어들거나 줄어들 우려가 있음을 뜻한다.

    넷째, 불공정성이란 경쟁 수단이나 거래 내용이 정당하지 않음을 말한다.

     

    경쟁 수단의 불공정성은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과 질 이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경쟁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정당한 경쟁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거래 내용의 불공정성은 거래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하거나 불이익을 강요함으로써 공정 거래의 기반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경쟁 제한성 또는 불공정성이 있는 행위는 부당하여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 반대로 경쟁 제한성 또는 불공정성이 없다면 부당성이 없어서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경쟁 제한성과 불공정성 요건은 공정거래법 집행의 정당성이 됨과 동시에 한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일반 대중의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 내려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A항공이 H그룹 회장과 그의 자녀들 몫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 일감을 주었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시정명령,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이 있다.


    위 사안에서 적용된 조항은 ‘회사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조항(사익편취 금지 조항, 공정거래법 제23조의 2)인데, 이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경우 친족 등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 등에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다.


    위 조항에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논란이 있다. 이를 ‘부당성’이라는 독립된 요건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지만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귀속시켰으면 그 자체로 부당한 이익이 되는 것이므로 부당성이라는 독립된 요건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서울고등법원 2017누36153 판결은 전자의 견해에 따라 아래와 같이 판시했다.


    ① 사익편취 금지 조항에서도 부당성은 구성 요건이 된다. 다만 이 경우 부당성은 공정거래 저해성뿐 아니라 경제력 집중 등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② 부당한 이익 제공이 성립하려면 당해 거래와 동일한 실제 사례를 찾거나 당해 거래와 비교하기에 적합한 유사한 사례를 선정한 후 그 사례와 당해 거래 사이에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 조건 등의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살펴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정상 가격을 추단해야 한다.

    ③ 그러나 공정위는 판촉물 거래 구조 안에서 최초 거래 당시보다 다소 마진율이 증감할 가능성이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그 적절한 증감 수준을 산출해 본 바가 없고 유사 사례를 선정해 거래 조건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정상 가격을 추단하는 과정도 없이 단순히 마진율이 2.86배나 증가할 가능성은 없다고만 주장하고 있을 뿐이므로 정상 거래와 비교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④ 아울러 계열사가 A항공으로부터 이득을 본 금액이 그 기간 매출액의 1%에 불과하다면 A항공과의 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익 편취로 경제력 집중 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없거나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A항공과 계열사 간 거래에서 그 거래 조건이 동일·유사한 거래에 비해 계열사에 유리하다거나 계열사의 매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부당성이 없으므로 사익편취 금지 조항 위반 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대법원 2016두36345 판결은 대한의사협회 집단 휴진 사건에서 부당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구성 사업자인 의사를 상대로 원격 의료 및 영리병원 허용 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를 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는 휴업 참여 여부를 소속 회원들의 자율적 결정에 맡긴 다음 하루 휴업 실행을 결의하고 회원들에게 통지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은 ① 대한의사협회의 휴업은 의료수가 인상 등 경제적 이익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원격의료제나 영리병원제 도입과 관련된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② 대한의사협회의 결의 이후 휴업은 단 하루 동안만 진행되었고 실제 휴업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 않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 기관은 휴업에서 제외된 면을 고려하면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제한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공정거래법이 열거하고 있는 유형에 부합하는 듯한 행위만 있으면 추가적인 검토 없이 공정거래법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손해배상 책임 등 일반 민사책임과 구별되는 이유는 그 행위가 불공정, 즉 부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당성 여부가 심사되어야 하는데, 최근 선고되고 있는 법원의 판결 역시 부당성 여부를 다소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부당성을 부정한 법원의 판결이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예방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정양훈 변호사 (yanghun.chung@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