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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촌

    (7) 신설된 위탁자 지위 이전에 따른 취득세 과세 규정은 창설적인 것으로 보아야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두6781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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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0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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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관계

    이 사건에서 부동산을 공유하고 있는 공동사업자들은 신탁법에 따라 채권자(즉, 수탁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목적으로 신탁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탁재산’탁재 그 후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공동사업자들 중 일부(즉, 매도인들)는 2012년 말 대상판결의 원고에게 자신들이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한 채무와 함께 공동사업자로서의 모든 사업상 권리를 이전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신탁재산이 수탁자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기 때문에, 매도인들은 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수탁자 명의로 된 공유지분을 원고에게 이전등기하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수탁자(채권자)는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신탁계약을 해지하여 줄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원고는 매도인들로부터 채무를 인수한 날부터 약 3년이 지난 2015년 수탁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고 신탁계약을 해지하였으며, 그 후 이 사건 신탁재산에 관한 매도인들 명의의 공유지분을 원고 명의로 이전등기하고 취득세를 납부하였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원고가 매도인들로부터 채무를 인수하고 모든 사업상 권리를 이전받은 2012년 말에 이미 이 사건 신탁재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이라고 보아 취득세(가산세 포함)를 과세하였다. 



    2. 쟁점의 정리

    과세당국의 과세논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위탁자 지위가 이전되는 것은 그 자체로 취득세 과세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원고가 부동산 등기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가 매도인들로부터 채무를 인수하고 모든 사업상 권리를 이전받은 2012년 말 이 사건 신탁재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취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과세당국의 첫 번째 과세논거는 다음과 같다. 신탁법이 개정되면서 2012년부터는 위탁자 지위를 승계하는 것이 가능해졌는데, 과세당국은 위탁자 지위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 취득세를 과세하지 않으면 사실상 중간생략등기를 허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과세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과세당국은 위탁자의 지위 이전에 대해서도 취득세를 과세하여 왔다. 그리고 2015. 12. 29.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으로 “신탁법 제10조에 따라 신탁재산의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위탁자가 해당 신탁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이 신설되었는데, 과세당국은 이를 확인적 규정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매도인들로부터 채무를 인수하고 모든 사업상 권리를 이전받은 2012년 말 이 사건 신탁재산에 대한 위탁자의 지위를 이미 취득하였고, 이는 취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해서 취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지방세법상 위탁자 지위 이전에 대하여 취득세를 과세하는 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에도 위탁자 지위 이전에 대하여 취득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다.



    3. 대상판결의 요지

    제1심은, 수탁자는 위탁자와의 관계에서 신탁재산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이 유보된 소유권을 취득하고 있을 뿐이고, 특히 담보신탁의 경우에는 채무자인 위탁자가 채권자에게 채무변제를 함으로써 언제든지 신탁재산을 회복할 수 있어서 수탁자의 신탁재산 보유는 언제나 일시적이고 유동적이므로, 위탁자가 잠재적으로 신탁재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다. 이어서 위와 같은 담보신탁의 특성과 지방세기본법이 실질과세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탁재산에 관하여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그에 대해서 취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제1심은 2015. 12. 29. 위탁자 지위 이전에 대한 지방세법의 신설규정은 확인적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심(제2심)과 대상판결은 “수탁자가 대내외적으로 신탁법상의 신탁재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게 되므로 위탁자의 지위 이전은 취득세의 과세 대상인 부동산의 취득에 해당하지 아니 한다. 그리고 2015. 12. 29. 신설된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은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 취득세를 부과함으로써 과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특별히 마련된 창설적 규정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은 별도의 규정이 없음에도 신탁재산에 관한 구 지방세법상의 규정을 민사법상의 신탁에 관한 법리와 달리 해석하여야 할 근거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4. 해설

    부동산 신탁에 있어서 위탁자가 수탁자 앞으로 신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그 부동산의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이다(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2608 판결 등).


    그런데 대상판결의 제1심은 일반적인 신탁과 달리 담보신탁에서의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는 신탁의 법리는 담보신탁이라고 하여 특별히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제1심은 그 논거의 하나로 위탁자는 신탁기간 중에도 채무변제를 통하여 언제든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렇지만, 법원은 양도담보로 부동산의 소유권등기를 이전받는 것은 물론 그 후 차용금을 갚고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것도 모두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보고 있는바(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두11496 판결), 채무를 변제하여 부동산의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정은 취득세 과세원인이 되는 대외적인 소유권의 이전 여부 판단에 있어서 담보신탁과 일반적인 신탁을 달리 취급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지방세법 제9조 제3항도 신탁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위탁자로부터 수탁자로의 재산의 이전이 취득세 과세대상이라는 전제하에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 신탁재산이 이전되는 경우 등을 비과세대상으로 특별히 규정하고 있다. 즉, 담보신탁의 경우에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관한 소유권을 대내외적으로 취득함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이를 달리 취급할 뚜렷한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신탁재산에 대한 대외적인 관리·처분권이 수탁자에게 있는 이상, 원고가 위탁자인 매도인들로부터 수탁자 소유의 이 사건 신탁재산을 사실상 취득한다고 볼 수는 없다. 즉, 과세당국의 두 번째 과세논거는 타당하지 않다.


    원고가 위탁자인 매도인들로부터 신탁재산을 직접 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면, 과세당국의 첫 번째 과세논거와 같이 신탁재산의 이전과는 별개로 위탁자의 지위가 이전되는 것을 별도로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된다. 그런데 위탁자의 지위 이전은 신탁재산 자체의 소유권 이전과는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므로, 법령의 규정 없이 위탁자 지위를 이전한 것을 부동산 자체를 취득한 것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반한다.


    한편, 지방세법은 2015. 12. 29. 개정되면서 제7조 제15항으로 “신탁법 제10조에 따라 신탁재산의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위탁자가 해당 신탁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제1심은 지방세법상 실질과세원칙과 담보신탁의 특성을 고려하면, 위탁자의 지위가 이전되는 것은 당연히 취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므로, 위 규정은 당연한 법리를 입법한 확인적 규정이라고 보았다. 그렇지만 위탁자의 지위 이전 자체는 신탁재산의 대내외적인 소유권 이전과는 구별되는 것인바, 아무런 법령의 규정 없이 위탁자의 지위 이전이 당연히 취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이에 대상판결은 지방세법상의 위탁자 지위 이전에 대한 취득세 신설규정을 창설적 규정으로 보았다. 


    과세공백을 막기 위한 신설 규정의 취지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신탁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고려하면 신설된 위 지방세법의 신설규정을 확인적 규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위탁자 지위 이전에 대한 취득세 신설규정을 창설적인 것으로 본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위탁자의 지위 이전을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규정한 지방세법 신설규정의 성격에 대해 창설적 규정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판시한 최초 판결로서 그 의미가 있다.



    김준희 변호사 (jkim@yulch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