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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국제상사법정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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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09.14. ]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18년 6월 29일 <국제상사법정 설립에 관한 최고인민법원의 규정>1)(이하 “<국제상사법정 규정>”)을 공포하였고, 이는 2018년 7월 1일 시행되었습니다. 최고인민법원 제1국제상사법정과 제2국제상사법정은 각각 광동성 심천시와 섬서성 서안시에 설립되어 국제상사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국제상사법정 규정의 구체적인 내용 및 시사점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주 1] <최고인민법원관우설립국제상사법정약간문제적규정>



    1. 최고인민법원 국제상사법정 설립 배경

    중국이 2013년 “일대일로” 사업에 착수한 이래 중국 각급 인민법원이 심리·판결한 국제무역, 국제공사수주, 국제물류 등 국제상사분쟁 사건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각급 인민법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약 20만건의 국제 민·상사 사건을 심리·판결하였는데, 이는 중국 각급 인민법원이 그 전 5년간 심리·판결한 국제 민·상사사건 수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2).


    [각주 2] http://www.court.gov.cn/zixun-xiangqing-104392.html


    국제상사 소송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법원이 국제상사사건을 처리하는 능력도 전반적으로 제고되었으나, 국제상사소송은 여전히 문서송달 기간이 길고 해외에서의 증거 조사·수집이 어려우며, 해외 증거에 대한 공증·인증절차가 복잡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재판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문제점도 존재하였습니다. 최고인민법원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공정성과 전문성이 한층 강화된 효율적인 국제상사분쟁 체계를 갖추기 위하여 국제상사법정을 신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 <국제상사법정 규정>의 주요 내용 및 분석

    (1) 국제상사법정의 관할사건 범위

    최고인민법원 국제상사법정이 심리하는 사건은 다음과 같습니다(제2조).

    ① 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34조3)에 따라 최고인민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약정하였고 소가가 3억 위안 이상인 1심 국제상사사건

    ② 고급인민법원이 자신이 관할하는 1심 국제상사사건에 대하여 최고인민법원이 심리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최고인민법원의 비준을 받은 사건

    ③ 중국에서 중대한 영향력이 있는 1심 국제상사사건

    ④ 본 규정 제14조에 따라 중재보전처분을 신청하거나 국제상사중재판정의 파기 또는 집행을 신청하는 사건

    ⑤ 최고인민법원에서 국제상사법정이 심리하여야 한다고 판단하는 기타 국제상사사건


    [각주 3] <민사소송법> 제34조: 계약 또는 기타 재산권 관련 분쟁의 당사자는 서면계약으로 피고주소지, 계약이행지, 계약체결지, 원고주소지, 대상물 소재지 등 분쟁과 실제 관련이 있는 지역의 인민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본 법의 직급관할과 전속관할 규정에 위배되어서는 아니 된다.


    기존 관련 규정에 의하면 국제상사사건의 당사자는 계약에서 1심 국제상사사건의 관할을 최고인민법원으로는 정할 수 없었는데, <국제상사법정 규정> 시행으로 인하여 소가가 3억 위안 이상인 1심 국제상사사건은 최고인민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약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최고인민법원의 1심 판결이 종국판결이 되고, 2심제 적용의 예외에 해당하게 됩니다.


    (2) 국제상사사건 범위

    아래 각 호 중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사사건은 국제상사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제3조).

    ① 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이 외국인, 무국적인, 외국기업 또는 조직인 사건

    ② 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의 상주지가 중국 역외인 사건

    ③ 대상물이 중국 역외에 있는 사건

    ④ 상사관계의 발생, 변경 또는 소멸한 법률사실이 중국 역외인 사건


    기존 관련 법률에서 섭외민사사건의 범위를 규정함에 있어 “섭외민사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는 기타 상황”과 같은 모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과 비교하여 볼 때, <국제상사법정 규정>은 국제상사사건에 대해 보다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3) 담당판사 및 합의부 구성

    최고인민법원은 재판 경험이 풍부하고 국제조약, 국제관례 및 국제무역투자 실무에 능숙하며, 중국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경력 많은 판사 중에서 국제상사법정의 판사를 선정합니다(제4조). 또한 국제상사법정은 3명 이상의 판사로 합의부를 구성하여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사건을 심리하고 소수의견은 판결문에 기재할 수 있습니다(제5조).


    국제상사사건은 일반 민·상사사건에 비해 절차상, 실질상 상대적으로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종래 일부 판사의 전문성 및 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정확한 판결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하였습니다. <국제상사법정 규정>의 시행 후 자질과 능력을 갖춘 판사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나, 향후 그러한 판사들이 국제상사사건을 담당하게 된다면, 특히 합의부의 소수의견이 판결에 기재될 수도 있을 것이므로, 판결의 공정성과 정확성, 판사의 독립성 및 사법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4) 적용 법률

    국제상사법정은 사건 심리 시 <중화인민공화국 섭외민사관계법률적용법>에 따라 분쟁에 적용되는 실체법을 확정하여야 하는데, 당사자가 관련 법률 규정에 따라 적용 법률을 선택한 경우에는 우선 이를 적용하게 됩니다(제7조). 외국법률이 사건에 적용될 경우, 국제상사법정은 (i) 당사자, (ii) 중국과 외국 법률전문가, (iii) 법률조사서비스기구, (iv) 국제상사전문위원, (v) 중국과 사법협력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의 중앙기관, (vi) 해당 국가의 중국대사관, (vii) 중국의 해당 국가 대사관을 통하여, 또는 기타 합리적인 경로를 통하여 조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상기 경로를 통하여 제공된 외국법 관련 자료와 전문가 의견은 법률 규정에 따라 법정에 제시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각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여야 합니다(제8조).


    다만, 국제상사계약에서 당사자는 적용 법률을 합의로 정할 수 있으나 중국 법률에 강행규정이 있는 경우 해당 강행규정에 따라 중국 법률이 적용됨에 유의해야 합니다. 예컨대 <계약법> 제126조는 중국 경내에서 중외합자경영기업계약, 중외합작경영기업계약, 중국과 외국의 천연자원 협력 개발 관련 계약에는 중국 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섭외민사관계법률적용법 사법해석(1)> 제10조는 근로자 권익보호, 식품 또는 공공위생안전, 환경안전, 외환규제 등 금융안전, 반독점, 반덤핑과 관련된 사건은 중국 법률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해서는 중국 법률을 적용해야 합니다.


    (5) 중국 역외에서 형성된 증거

    당사자가 국제상사법정에 제출한 증거가 중국 역외에서 형성된 경우, 공증, 인증 또는 기타 증명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법정에서 심사하여야 합니다.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자료가 영문이고 상대방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 중문번역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됩니다(제9조). 국제상사법정은 증거수집 및 심사 시 시청각 전송기술 및 기타 정보네트워크 방식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제10조).


    섭외민사사건 심리 시 중국 역외에서 형성된 증거에 대하여 공증 및 중국대사관·영사관 인증, 중문번역본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상사법정 규정> 시행으로 상대방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 영문증거자료에 대해서는 중문번역본을 제출할 필요가 없게 되어 소송비용이 절감되고 심리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6)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 및 조정

    최고인민법원은 국제상사전문가위원회를 설립하고 조건에 부합되는 국제상사조정기구, 국제상사중재기구를 선정하여 국제상사법정과 공동으로 조정, 중재, 소송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분쟁해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제11조).


    또한, 국제상사법정은 사건 수리 후 7일 내에 당사자의 동의를 거쳐 국제상사전문가위원회 구성원 또는 국제상사조정기구에 위탁하여 조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제12조). 국제상사전문가위원회 구성원 또는 국제상사조정기구의 조정을 거쳐 당사자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국제상사법정은 법률 규정에 따라 조정서를 작성하고, 당사자가 판결문을 요구할 경우 판결문을 작성하여 당사자에게 송달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상기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후, 조정 제도의 이점을 이용하고자 하는 당사자는 국제상사계약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 국제상사전문가위원회 또는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상 국제상사조정기구에 조정을 제기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중재를 제기한다고 약정하거나 최고인민법원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약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하부 규정이 제정 및 시행되어야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으므로 그 운영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7) 중재 관련 보전처분 신청 및 중재판정의 파기, 집행

    당사자들이 계약에서 상기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의 하나인 <국제상사법정 규정> 제11조의 국제상사중재기구 중재를 활용하기로 약정한 경우, 일방 당사자는 중재를 신청하기 전 또는 중재절차 개시 후 국제상사법정에 증거, 재산 또는 행위에 대한 보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사자가 국제상사법정에 국제상사중재기구가 내린 중재판정에 대한 파기 또는 집행을 신청할 경우, 국제상사법정은 민사소송법 등 관련 법률의 규정에 따라 심사하여야 합니다(제14조).


    기존 관련 규정에 따르면 당사자가 보전처분을 신청하려는 경우 <중화인민공화국 민사소송법>, <중화인민공화국 중재법>에 따라 섭외중재사건에서 중재기구에 대한 신청, 중재기구 심사 후 피신청인 소재지 또는 재산 소재지의 중급인민법원에 전달, 중급인민법원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하므로,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피신청인의 재산, 증거에 대하여 신속하게 보전처분을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국제상사법정 관련 규정>의 시행으로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 범위 내에 있는 국제중재기구가 수리하는 국제상사사건의 당사자는 국제중재기구에 대한 신청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국제상사법정에 보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 범위 내 국제중재기구가 내린 중재판정에 대한 파기 또는 집행도 중급인민법원이 아닌 국제상사법정에 바로 신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무적인 견지에서 본다면, 원스톱 국제상사분쟁해결 시스템을 활용하는 가장 큰 이점이 이 부분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8) 재심 및 집행

    당사자는 국제상사법정의 판결, 결정, 조정에 대하여 최고인민법원 본부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고인민법원 본부가 해당 재심사건을 수리하는 경우, 별도의 합의부를 구성하여 심리하여야 합니다(제16조). 그리고, 당사자는 국제상사법정의 판결, 결정, 조정에 기한 집행을 국제상사법정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



    3. 시사점

    분쟁해결 조항은 상사계약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분쟁해결기구를 어떻게 약정했는지에 따라 추후 분쟁 발생 시 그 과정 및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국가의 회사간에 비교적 큰 거래를 하는 경우(소위 cross border transaction) 분쟁해결기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됩니다.


    한국과 중국 간 비교적 규모가 큰 합자, 투자, 매매 등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계약에서 홍콩국제중재센터,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 등 제3지역의 중재기구를 분쟁해결기구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국측 당사자의 요구나 기타 사유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중국내 중재기구에서의 중재나 중국 법원에서의 소송을 분쟁해결방식으로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제상사법정에서 분쟁해결을 진행하는 경우 일반 법정에 비해 전문성 있는 판사가 배정되고, 상대방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 영문자료의 중문번역본 제출이 불필요하며, 보전처분 신청절차가 간소화된다는 등의 장점이 있으므로, 향후 소가가 3억 위안 이상인 분쟁에 대해서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을 합의관할로 약정하는 것을 고려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국제상사법정 규정>은 최근 시행된 규정으로 아직 하부 규정이 완비되지 않아 추후 관련 입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고, 또한 국제상사법정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설 법정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예기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대식 변호사 (daeshik.kwon@bkl.co.kr)

    김희진 변호사 (heejin.kim@bkl.co.kr)

    김호연 변호사 (haoran.jin@bkl.co.kr)